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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634화 (634/726)

#634화

“운명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야.”

성자의 옆으로 다가온 레나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파멸하는 모습을…… 내가 직접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잔잔한 레나의 목소리에는 차가움을 넘어서, 증오, 분노까지 뒤섞여 일렁였다.

정확히는 레나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 엘리스의 감정이었다.

강렬한 원한이 일렁이는 엘리스의 말에 성자가 소리 없는 의문을 표했고.

“위대한 존재들을 거스르는 하계종이 감히 내게?”

라사벨이 핏빛의 눈동자를 치켜뜨며 말하고는.

“잘 되었어. 정말로 예언자라면, 아주 훌륭한 신의 제물이 될 터.”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붉은 머리와 상당한 마기, 판데모니움의 보물인 네크로노미콘을 다루는 모습.

이전에 전해 들었던 ‘예언자’의 특징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여성이었다.

게다가, 분명 처음 마주했을 자신을 알고 있는 듯한 말투의 분위기까지.

신들이 그토록 찾고 있는 하계종, 예언자가 분명해 보였다.

-스스스.

라사벨이 하얀 안개와 같은 기운을 스멀스멀 내뿜으며 힘을 끌어 올렸다.

이곳에서 예언자를 붙잡으면, 현재의 불리한 정황도 단번에 뒤집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마음 같아서는 말이야. 내가 직접 네 면상을 갈아 버리고 싶거든?”

그런 라사벨의 분위기를 본 레나가 차가운 조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원한이 가득한 목소리로 봐서, 당장이라도 라사벨을 찢어 죽일 듯 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널 담당할 사람은 따로 있네.”

-탁.

레나가 네크로노미콘을 탁 접으며, 원한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 순간.

“카오스 스톰.”

-화아! 콰아아!

백색과 흑색의 바람이 날카롭게 휘몰아치며 라사벨을 휘감더니.

-푸화아아-!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 버리며 분쇄해 버렸다.

-후욱. 스르륵.

제단과 조금 떨어진 땅에 육체를 복구한 라사벨이 나타났고.

“저번엔 잘도 도망쳤더라?”

-화아! 탓.

그런 라사벨의 앞에 빛과 어둠이 번쩍이며, 성녀, 호네아가 나타났다.

긴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흑과 백으로 나누어진, ‘혼돈’의 형태를 취한 모습.

그리고.

“어디 신이 만든 인간 병기들끼리 제대로 붙어 보자고.”

-스르륵!

호네아가 남은 절반, 백색 부분을 칠흑으로 물들이며 자신감 어린 미소를 지었다.

아스터 교단의 성녀, 라사벨은 빛과 생명력으로 이루어진 괴물.

빛 한점 없는 어둠 속성으로 상대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완전한 어둠의 형태로 변한 호네아를 본 라사벨이 인상을 찌푸렸다.

스스로를 인간 병기라 칭하는 타락한 성녀는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이전에 방심했다가, 당한 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예언자라 해도, 검은 문을 혼자서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호네아를 노려보던 라사벨은 제단 위에 서 있는 레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전에는 오직 성자를 마주하기 위해 갔었기에 준비가 미흡했었다.

반면에 지금은 달랐다.

이곳에는 자신의 ‘본체’가 있었으니까.

지금은 그저 일부에 불과했던 분신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불사의 군대가 다시 나오는 순간, 모두 신의 제물이 되리라.”

-탁!

라사벨이 손가락에 모인 빛을 터트리며 말하자.

-쿠구!

검은 문이 크게 요동치며 세찬 진동을 퍼트렸다.

-쩌적. 쩌적. 까강!

그 영향인지, 검은 문을 구속한 봉인.

레나가 만들어 낸 칠흑의 사슬에 점점 금이 가며 하나둘 끊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크아아!

-캬아!

검은 사슬에 막혀 나오지 못했던 괴물들이 점차 팔을 뻗으며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듯 몸부림쳤다.

이대로면 사슬이 끊어지고 엄청난 수의 괴물들이 쏟아져 나올 상황.

그 괴물들은 라사벨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에, 성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위험했다.

그러나.

“무려 검은 문을 해결하러 온 건데, 우리만 왔을까?”

레나는 조금씩 끊어지는 칠흑의 사슬을 보면서도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검은 문을 잠시 봉인한 칠흑의 사슬은 어차피 시간 벌기.

진짜 검은 문을 없앨 작전은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꼬마들, 일할 시간이다.”

-우우웅.

레나가 검은 문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마기를 흩뿌리자.

-쿵! 끼이이-!

검은 문과 조금 떨어진 곳에 칠흑의 관이 나타나며 관의 입구가 열렸다.

“죽지 않는 불사의 군단은-.”

-저벅.

관 속에서 나타난 두 소녀 중 하나.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카란디아가 손을 앞으로 뻗으며 읊조리자.

-화아아! 화아!

그녀에게서 잿빛의 기류가 흘러나와 주변에 넓게 퍼졌다.

카란디아를 중심으로 넓고 길게 퍼진 잿빛이 서로 뭉치더니.

-척. 처척. 스르릉.

불사의 기사 중 하나인 네이션을 시작으로, 잿빛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카란디아에게 포용된 룬테라 왕국의 백성들이었다.

“불사의 기사단이여! 룬테라의 원한을 갚을 시간이다!”

-스릉. 화아아!

네이션이 검은 바람을 휘감은 검을 앞으로 내지르며 소리치자.

-철컥! 철컥!

네이션의 뒤로 오와 열을 맞춘 잿빛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검과 창을 앞으로 겨누었다.

이윽고.

-철컥! 철컥! 파창-창!

레나가 소환한 칠흑의 사슬들이 완전히 끊어지며 봉인이 풀린 순간.

-탓! 콰화아아!

네이션이 거칠게 휘몰아치는 검은 바람을 쏘아 보내며 앞으로 돌진했고.

-쿵! 콰아-!

그 뒤를, 호단을 포함한 잿빛의 기사들이 땅을 박차며 돌진해 나갔다.

그들을 시작으로.

-와아아!

잿빛의 병사들이 창과 검을 세우며 검은 문을 향해 돌진했다.

검은 문에서 쏟아지는 괴물들과 잿빛의 군대가 서로 격렬하게 충돌했다.

검은 괴물들이 잿빛의 창칼에 베이고 찔리며 쓰러졌고.

-크악!

-으억!

잿빛의 병사들 역시, 검은 괴물들의 공격을 받아 쓰러져 가루로 변해 흩날렸다.

하지만.

-화아아!

흩날리는 잿빛의 가루들이 카란디아에게 모여들더니.

-화라락. 철컥!

쓰러졌던 잿빛의 병사들이 다시 멀쩡한 모습으로 재생되어 나타났다.

부상을 회복한 잿빛의 병사들과 기사들은 즉시 검은 문을 향해 돌진해 나갔다.

검은 문에서 튀어나오는 괴물들과 맞서 싸우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적들을 향해 돌격했다.

죽어도, 죽어도, 죽지 않는 잿빛의 군대가 검은 문의 입구를 틀어막은 채, 괴물들을 막아 내고 있었다.

다만.

“으으……!”

카란디아가 힘에 겨운 듯, 침음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자신이 포용한 모든 이들을 다루는 만큼, 힘겨워하는 듯 보였다.

그때, 그녀의 뒤에 있던 비슷한 또래의 소녀, 에블린이 다가와 카란디아에게 손을 뻗자.

-콰드드득. 탓.

땅에서 검은 나무뿌리가 자라나며 카란디아의 팔을 부드럽게 감싸 잡았다.

-우우웅.

나무에서 흘러나온 녹색의 에너지가 카란디아에게 흘러 들어갔고.

“후우.”

그 기운을 받은 카란디아가 안정된 호흡을 뱉으며 안색이 편안해졌다.

에블린이 카란디아에게 양분을 나누어 주며 그녀를 안정시킨 것이었다.

검은 문이 불사의 기사단에게 틀어막히자.

“신의 은혜를 거부한 하계종들이 감히 우리를 방해하다니!”

그 모습을 본 라사벨이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화아아!

라사벨에게서 뻗어 나간 안개가 환한 빛을 점멸하더니 그녀에게로 모여들었다.

이윽고 안개가 라사벨의 뒤로 뭉쳐 들며 그 크기가 점점 커지더니.

-캬아아아!

수백 개의 하얀 팔이 여기저기 뻗어 나간, 괴상한 형태의 괴물이 나타났다.

다리 대신 앙상하고 긴 팔이 달린, 해골의 머리를 한 긴 몸집의 벌레와 같은 모습.

그동안, 라사벨이 흡수하고 굴복시킨 영혼들을 한 곳에 집약시켜 불러낸 악령의 집합체였다.

“더럽게 못생겼네.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을 만큼.”

-쿠구구!

그 모습을 본 호네아가 강렬한 어둠을 분출하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호네아에게 뿜어져 나온 어둠이 요동치며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흔들렸다.

이전, 라사벨을 마주했을 때, 사용했었던 올 딜리트를 쓸 듯한 분위기.

“넌 그걸 쓸 수 없어.”

요동치며 흔들리는 어둠을 본 라사벨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전에 보았었던 강렬한 어둠의 대폭발은 아군도 휘말려 위험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 당시 호네아가 성자와 성기사들을 멀리 내보낸 이유였다.

그렇기에, 라사벨은 지금 이 장소에서 호네아가 어둠의 폭발을 사용하기 힘들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넌 응용이라는 말을 모르지?”

-탁! 우우웅!

자세를 낮춘 호네아가 오른손으로 땅을 짚고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어둠을 지면에 퍼트렸다.

그리고.

“올 딜리트-.”

-쿠구구!

완전한 어둠의 형태에서 사용하는 올 딜리트.

강렬한 어둠을 퍼트려 주변 일대를 집어삼키는 스킬을 발동했다.

다만, 그 폭발력을 단순하게 터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크니스 풀 그라운드(Darkness Full ground)!”

손을 짚은 땅, 주변 일대의 지면에 넓게 퍼트렸다.

호네아의 손을 통해 요동치는 어둠이 모두 지면에 흘러 들어갔고.

-쿠궁! 쿠화아아아!

지면이 크게 요동치며 주변 일대가 어둡게 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어둠에 물드는 것 정도가 아니라.

-치이이! 치이!

새까만 아지랑이를 넘실넘실 피워올리는 검은 늪처럼 변했다.

마치, 인공적으로 검은 대지를 만들어 낸 듯한 모습.

호네아의 어둠이 주변의 대지 전체를 잠식하자.

“이 신성한 땅을 오염시키다니…….”

라사벨이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고.

-크아아! 캬아!

그녀가 소환한 악령의 집합체가 고통을 표하듯 울부짖었다.

“이 악마 같은 년이! 타락한 기운에 성자님까지 잠식시킬 생각이냐!”

-화아아! 스르륵.

라사벨이 분노를 내지르며 빛을 퍼트리자, 그녀의 주변에 펼쳐진 검은 대지가 빛에 뒤덮였다.

동시에.

-쓰으읍. 콰아아!

고통을 표하던 거대한 악령의 집합체가 호네아를 향해 새하얀 광선을 내뿜었다.

“흑익(黑翼).”

-우웅! 사라락.

호네아가 어둠을 모으며 읊조리자, 그녀의 왼쪽 등에서 두 장의 검은 날개가 뻗어 나왔고.

-촤라락. 파아아-!

날개가 앞으로 접히며 악령이 쏘아 낸 빛의 광선을 막아 내 흩어 버렸다.

“네 안부나 걱정해라.”

빛의 광선을 막은 호네아가 싸늘한 목소리로 읊조리고는.

-후욱! 촤아아!

앞으로 접었던 검은 날개를 크게 펼치며 라사벨을 향해 검은 깃털을 쏘아 보냈다.

수십 개의 검은 깃털이 검은 빛 꼬리를 그리며 쇄도해 나가자.

“격리 – 고립의 빛.”

라사벨이 검은 깃털을 향해 빛을 쏘아 보내며 대응했다.

-피이! 타아아-!

빛의 구체와 닿은 검은 깃털들은 먼지처럼 사그라지며 사라졌고.

-촤아! 사가각!

미처 막아 내지 못한 몇몇 깃털들은 거대한 악령의 팔을 몇 개 잘라내며 지나갔다.

하지만.

-스르륵.

잘려 나간 악령의 팔이 저절로 절단면에 붙으며 복구되었다.

“흑익.”

-화아아!.

호네아는 검은 날개를 추가로 만들어 내며 세 쌍의 날개를 크게 펼치고는.

-촤자자자! 콰아아!

라사벨을 향해 수백 개의 깃털을 소나기처럼 쏘아 보내며 어둠을 크게 퍼트렸다.

그에 맞서는 라사벨 역시, 빛을 퍼트림과 동시에, 빛의 악령이 앙상한 팔을 길게 뻗으며 대응했다.

칠흑의 깃털과 어둠의 폭발에 맞서는 빛의 구체와 악령의 손톱.

“다크니스 버스트.”

-후우웅. 콰아아!

호네아는 오직 라사벨을 처치하기 위해, 계속 어둠을 크고 넓게 폭발시켰다.

주변에 있는 아군의 피해 따윈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지만.

-스르륵. 스륵.

강렬하게 터지는 어둠은 제단 위에 있는 성자와 레나를 피해 가고 있었다.

호네아는 마구잡이로 어둠을 퍼트리는 듯 보였지만, 확실하게 스스로의 힘을 제어하고 있었다.

게다가, 호네아가 퍼트린 검은 대지 위를 밟고 있는 이들 중 하나.

“어둠이 가득한 검은 대지는.”

에블린이 땅 밑으로 뻗어 나간 검은 나무뿌리에 정신을 집중하며 읊조리자.

“나무에 좋은 양분이 된다.”

-스르르륵.

검은 대지에서 스멀스멀 피워 오르는 강렬한 어둠이 에블린에게 흡수되었다.

어떤 에너지든 흡수하여 자신의 양분으로 만드는 힘.

재앙의 나무가 지녔던 능력을 활용해 검은 대지에 피어나는 어둠을 일부 빨아들인 것이었다.

그리고.

-우우웅!

그 힘을 정제하여 카란디아에게 나눠 주었다.

카란디아에게 에블린의 힘이 전달되자.

-화아아!

검은 문에서 튀어나오는 괴물들을 막고 있는 불사의 기사단.

네이션을 포함한 이들의 기세가, 마치 버프를 받은 것처럼 크게 상승했다.

강렬한 어둠이 들끓는 검은 대지를 퍼트려 라사벨을 압박하는 호네아.

검은 대지에서 양분을 빨아들여 에너지를 흡수하는 에블린.

에블린이 흡수한 에너지를 전달받아 활용하는 카란디아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이점을 부여하며 완벽한 연계를 이루어 내고 있었다.

“하하. 반만 타락한 성녀에, 재앙의 나무에, 마검 카란디아까지…….”

엘리스가 황당한 미소를 지으며 읊조렸다.

성자에게 광기를 보이던 라사벨에게 붙잡혀 고통을 당하던 호네아.

신들의 강욕에 의해 재앙의 나무가 되어 버렸던 에블린.

마찬가지로 에스라 성운의 욕망에 희생되어 마검이 되어 버린 카란디아.

모두가 회귀 전, 비참한 비극을 맞이했었던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지금은 전혀 다른 운명을 맞이했고, 악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이들에게 새로운 운명의 길을 인도한 사람이 누구인가?

“한처용…… 역시 넌,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놈이야.”

엘리스가 새로운 운명과 미래를 만들어 낸 존재, 처용의 이름을 읊조리고는.

“뭐…… 나 역시 마찬가지인가?”

운명을 바꾼 이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바로 회귀 전, ‘학살의 마녀’라 불리며 악마들의 꼭두각시가 되었었던 자신이었으니까.

그런 엘리스와 똑같은 운명을 맞이할 예정이었던 레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준비해 성자. 저 검은 문을 완전히 박살 내 버리자고.”

-촤라라라.

미소를 지은 엘리스는 닫았던 네크로노미콘을 다시 펼치며 성자를 향해 말했다.

성자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웅! 키이잉!

목걸이 형태의 아티팩트, 마를 꿰뚫어 보는 눈동자를 활성화하며 힘을 모았다.

-철컥. 피이이!

목걸이의 장식, 닫혀 있던 눈동자가 열리며 새하얀 안광을 내뿜었다.

파마의 힘과 명환의 힘이 일렁이는 빛이 검은 문을 비춘 순간.

“하갈라즈, 루, 투리샤즈…….”

네크로노미콘을 응시한 레나의 입에서 판데모니움의 언어가 흘러나왔다.

-우우웅!

보랏빛으로 빛나는 네크로노미콘의 문자에서 검은 기류가 피어나 검은 문을 향해 흘러갔다.

빛과 어둠이 서로 얽혀 검은 문에 닿았고 서서히 퍼져 나가자.

-쿵! 쩌적-!

검은 문이 충격을 받은 듯, 흔들리더니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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