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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604화 (604/726)

#604화

“……악의 종주가 마지막에 내지른 공격.”

처용이 몇 시간 전, 전투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읊조렸다.

악의 종주는 태룡사를 점령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시스템의 제약을 순간적으로 풀어내어 마지막 일격을 내질렀다.

그 결과 파멸의 힘이 태룡사 곳곳에 떨어졌다.

다행히, 악의 종주가 발휘한 마지막 공격들을 성좌들이 서로 힘을 합쳐 막아 내었다.

하지만 그중 막지 못한 하나가 하필이면 병원을 향해 떨어졌고.

-고귀한 헌신.

그 공격을 의학의 신이 홀로 막아내었다.

‘고귀한 헌신…… 크타니드의 파멸을 단신으로 막아 낸 권능.’

처용은 의학의 신이 떨어지는 파멸의 힘을 막기 위해 사용한 권능을 떠올리며 속으로 읊조렸다.

악의 종주가 발휘하는 파멸의 힘은, 제아무리 성좌라 해도 쉽게 막을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이곳에 있던 주신급, 대신급 성좌들도 모두 서로가 힘을 합쳐 파멸의 덩어리를 막아 냈었으니까.

그런 강력한 파멸의 힘을 의학의 신은 단신으로 막아 내었다.

처용은 의학이 신이 발현한 권능이 그저 단순한 권능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강력한 힘은 그에 맞는 대가를 요구하는 법이었으니까.

처용 역시 거대한 대가를 바치고 발휘하는 강력한 권능을 가지고 있기에 잘 아는 사실이었다.

바로, 최후의 희생.

회귀 전, 처용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며 발휘한 권능이었다.

그런 대가를 바치고 발휘하는 권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스스로를 희생하는 권능이었던 겁니까?”

생각을 마친 처용이 의학의 신을 향해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네.]

의학의 신은 처용의 말에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에 처용이 인상을 찌푸렸고.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종국이 처용과 의학의 신을 번갈아 보며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전쟁 중이라 해도, 그 누구라 해도, 병원만큼은 공격할 수 없다.]

“특정 대상을 절대적으로 보호하는 권능이군요.”

이어지는 의학의 신의 말에 처용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수호에 대한 대가는…….”

[나 자신이지.]

조심스럽게 말을 잇는 처용의 말에 의학의 신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확답한 순간.

[쿨럭! 쿨럭!]

의학의 신이 가래가 끓는 듯, 굵은 기침을 토해냈다.

마치, 지금껏 참고 버티다가 더 견디지 못해 기침을 흘린 듯한 모습.

“괜찮으십니까!?”

이종국이 화들짝 놀란 듯 소리치며 의학의 신에게 다가갔고.

“보살님, 그리고…….”

처용은 재빨리 다른 신들에게 작금의 상황을 알렸다.

의학의 신은 거대한 대가를 바치고 악의 종주가 쏘아 보낸 공격을 막았다.

그로 인해, 지금 그는 소멸할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대충 처용이 파악한 작금의 상황이었다.

대가를 바치고 결과를 얻은 이상, 작금의 상황을 막을 순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대가를 완화할 수 있다.’

처용은 의학의 신이 소멸하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신의 생명력을 대가로 바쳐 ‘죽어라’를 사용했던 태민도 살릴 수 있었으니까.

처용이 생각을 이으며 의학의 신을 살릴 방안을 모색할 때.

-파아아! 화아!

하늘 위에 금빛이 번쩍이며 황룡이 나타났고.

-화아! 샥!

마찬가지로 처용이 알린 소식을 들었는지, 다른 신격들도 나타났다.

“지금-.”

[이미 알고 있었다. 계승자여.]

처용이 황룡에게 상황을 알리려 입을 열자, 황룡이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의학의 신을 구할 방법을 찾아온 듯 보였지만.

[그대의 선택을 존중하겠다. 의학의 신명을 짊어진 자여.]

황룡의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에는 단념과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다.

작금의 상황을 막을 수 없다는 듯, 의학의 신이 소멸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듯한 분위기였다.

처용은 황룡의 말에 인상을 확 찌푸리고는.

“뒤집어라. 역천.”

-우우웅!

의학의 신을 향해 신력을 내뿜으며 멸천의 권능을 사용해 보았다.

인과율을 뒤집고 비틀어 원인과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권능인 역천.

그 힘을 이용해 의학의 신이 바친 대가, 그의 생명을 다른 무언가로 대체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쿠구! 파아아!

돌연, 처용이 큰 충격을 받은 듯, 반쯤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떨구었다.

강렬한 중력의 충격이 작용한 듯, 처용의 발 주변으로 지면이 갈라진 듯한 모습.

“이 개 같은 세계의 법칙 새끼가-.”

-쿠구구!

인상을 확 일그러뜨린 처용이 고개를 들고 하늘 위를 노려보며 강렬한 신력을 내뿜었다.

방금 자신의 권능이 튕겨 나온 것으로 의학의 신을 살리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미 대가는 바쳐졌고 그로 인해 의학의 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 거래에 응하지 않으면, 진심으로 이 우주의 모든 법칙을 파괴해 버릴 것이다.”

처용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하늘 위로 손을 들어 올린 처용이 손아귀를 강하게 쥐자.

-쿠구!

세계 전체가 충격을 받은 듯, 일순간 흔들렸다.

-스스륵! 쿠구구!

처용의 눈동자가 점점 짙은 붉은빛으로 변하며 내뿜는 신력의 힘이 점점 짙어지자.

-쿠구구!

세계 전체가 점점 더 강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때.

[그만해 주게나.]

-탁.

의학의 신이 처용에게 다가와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처용은 의학의 신이 멸천의 신력을 견디며 다가온 모습을 보고는.

-스르륵.

멸천의 권능을 해제하며 신력을 가라앉혔다.

[그대가 짊어진 그 힘은…… 더 중요한 목적을 위해 써야 하지 않겠나.]

의학의 신이 처용을 향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것은 오롯이 내가 선택한 운명이네.]

“…….”

스스로가 선택한 운명이라는 의학의 신의 말에 처용이 인상을 찌푸리며 침묵했다.

하지만.

“……제길.”

이내 납득한 듯, 작은 한숨을 섞어 침음을 흘렸다.

의학의 신은 불공정한 우주의 법칙에 희생당한 것이 아니었다.

병원과 의사, 간호사, 환자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기로 선택한 것이었다.

오롯이 죽을 운명에 처한 이들을 살리기 스스로를 희생한 것, 자신이 선택한 운명이었다.

[형제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대의 의지를 존중하네.]

황룡과 함께 나타난 무신전의 성좌.

창무신과 강완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의학의 신을 향해 말했다.

무신전의 성좌들도 모두 의학의 신이 선택한 희생을 존중해 주었다.

[의학의 신, 그대의 고귀한 희생을 존중하겠습니다.]

아테나 역시 의학의 신을 향해 존중을 표했다.

다른 성운의 성좌들도 모두 아테나처럼 존중을 표했다.

“정녕…… 방법이 없는 겁니까?”

이종국이 떨리는 목소리로 의학의 신을 바라보며 말하자.

[미안하지만, 호프리스 디스차지(Hopeless Discharge)라네.]

의학의 신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이종국의 말에 답했다.

호프리스 디스차지(Hopeless Discharge).

의학적 용어로 가망 없는 퇴원을 뜻하는 말.

소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 사망이 곧 임박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었다.

[쿨럭! 크흠! 내가 소멸하는 것이 두려운가?]

기침을 내뱉은 의학의 신이 이종국을 향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물었다.

점점 안색이 좋지 않게 변하는 의학의 신을 본 이종국이 고개를 떨구었다.

“지금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무력합니다.”

이종국이 작은 목소리로 솔직함이 담긴 답을 말하자.

[그 두려움과 무력함을 잊지 말게나.]

기침을 삼킨 의학의 신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가 앞으로 마주할 환자들…… 악과 싸워 죽어갈 이들 앞에서도 느껴질 그 두려움을…… 말일세.]

두렵다고 말한 이종국을 향해 지금 그가 느끼는 두려움을 잊지 말라고 조언하는 의학의 신.

[그 두려움의 무게를 견디고 일어서 나아갈 수 있는 의지, 그것이…… ‘진짜 의사’의 마음가짐이니까.]

의학의 신이 진짜 의사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언급하자.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이종국이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의학의 신이 말한 진짜 의사의 마음가짐은 사실 대부분의 의사가 일고 있었다.

하지만, 그저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의학의 신은, 그 실천하기 어려운 진짜 의사의 마음가짐을 의사들이 실천하기를 원했다.

이종국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비단 이종국만이 아닌, 주변에 있던 의사와 헌터들도 고개를 숙이며 무언으로 답했다.

[쿨럭! 크흐윽!]

미소를 짓던 의학의 신이 돌연 강한 기침을 토하며 쓰러지려 하자.

-탁.

가장 가까이 있던 처용이 그를 잡아 쓰러지려던 몸을 지탱해 주었다.

[고맙네.]

의학의 신은 자신을 부축해 준 처용에게 감사를 표하고는.

[마지막 부탁이 있네, 들어주겠나.]

이종국을 바라보며 마지막 부탁을 이야기했다.

[스스로…… 의사라는 고된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읊는 선서가 있다지?]

“……예.”

마지막 부탁을 이야기하는 의학의 신의 말에 이종국이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나를 배웅해 준다 생각하고 그 선서를 읊어 주겠나?]

의학의 신이 자신의 마지막 부탁을 이야기하자.

“나는……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이종국이 떨리는 목소리로 삼키며 입을 열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의학의 신이 마지막으로 한 부탁, 의사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기억하고 있는 선서였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이름 앞에 엄숙히 서약하노라.”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세계 의학을 창시하고 의사의 윤리 규정을 설립한 최초의 인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의학의 아버지’라는 명예로운 이름으로 불리는 자.

지금 이종국이 읊는 선서에서 언급된 존재가 바로 의학의 신 본인이었다.

이종국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읊자.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주변에 있던 의사들도 고개를 숙이며 이종국을 따라 선서를 읊었다.

그 순간.

-화아아.

의학의 신에게서 옅은 백색의 빛이 퍼져 나왔다.

-후우욱!

그 빛이 처용을 감싸며 은은하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의학의 신을 부축하던 처용의 시야가 갑작스럽게 백색으로 변했고.

[계승자의 권한이 발동됩니다.]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뭐지?”

처용이 시스템 창을 확인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의문을 읊조렸다.

평안한 느낌이 가득한 백색의 방.

오래된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책상과 의자, 햇볕이 은은하게 비춰 오는 창문.

의자 옆 나무 옷걸이에 걸려 있는 의사 가운과 청진기.

방 안, 벽면에 가득 붙어 있는 사진 액자들까지.

그 액자의 사진 안에는, 환한 미소를 짓는 노인과 침상에 누워 미소를 짓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했다.

마치, 환자와 의사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한 것 같았다.

처용이 방 한가운데 서서 주변을 둘러볼 때.

[계승자란, 타인의 의지를 읽고 그 의지를 계승해 주는 존재였나?]

-후우욱!

의학의 신이 처용의 앞에 안개처럼 나타나며 말했다.

조금 전, 죽어 가는 듯 보였던 그와는 전혀 다른 멀쩡한 모습.

“……여긴, 의학의 신님의 심상세계로군요.”

처용이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고 의학의 신을 바라본 후 확신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오래된 느낌이 가득한 의사의 방.

이곳은 바로 의학의 신이 지닌 심상세계가 구현된 장소였다.

[맞네.]

의학의 신이 오래된 책상 위를 손으로 쓸며 말했다.

[내가 마음속으로 강한 염원을 담자, 이곳으로 자네를 초대한 것 같군.]

“강한 염원이요?”

처용이 의학의 신의 말에 의문을 표하자.

-저벅.

의학의 신이 벽면으로 다가가 한 액자를 바라보았다.

처용이 의학의 신 옆으로 다가가 그가 바라보는 액자를 보았다.

그 액자 속 사진 안에는.

“이종국 원장님하고 병원의 직원들이군요.”

태룡사 병원의 원장인 이종국과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직원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미소를 짓는 병원 사람들의 한가운데에는, 의학의 신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이 늙은이가 가진 지식과 힘이 이 친구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었다네.]

의학의 신이 액자 속의 인물 중 하나.

자신의 옆에 서서 자신감 어린 미소를 짓고 있는 의사, 이종국을 바라보며 말했다.

“의지를 전달하는 힘…… 한계를 부수고 더 앞으로 나아가게 인도해 주는 권능.”

처용이 의학의 신의 말을 듣고 작은 목소리로 읊조리며 생각했다.

그리고.

“관천(貫天).”

자신이 의학의 신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권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의학의 신명이 이대로 사라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네.]

의학의 신이 처용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 친구가 이 무거운 신명을 짊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네.]

“의학의 신명을 이종국 원장님께 계승(繼承)해 달라는 것이로군요.”

처용이 의학의 신이 하는 말을 이해하며 말하자, 의학의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히포크라테스 님.”

사진 속 이종국을 보며 잠시 생각한 처용이 의학의 신의 본명을 언급하며 답했다.

의학의 신이 한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처용의 말이 울리자.

-화아아!

주변에 다시 백색이 차올랐고 처용이 의학의 신을 부축한 모습, 현실로 돌아왔다.

심상세계를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온 처용은.

“……인도하라, 관천.”

-우우웅!

신력을 내뿜으며 관천의 권능을 사용했다.

처용의 신력이 의학의 신에게 깃들었고.

-스르륵.

의학의 신에게서 백색의 기류가 흘러 나와 이종국에게로 향했다.

주변에 모여든 다른 신격들과, 헌터들, 의사들은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듯 보였다.

오롯이 처용과 의학의 신의 눈에만 보이고 있었다.

“이상의 서약을…… 나는 나의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

이종국이 눈물을 떨구며 선서의 마지막 내용을 읊자.

-스스스.

의학의 신에게서 빠져나온 백색의 기류가 모두 이종국에게 깃들었다.

그리고.

[나의 삶은…… 내가 쌓아 올린 의학(醫學)의 길은…….]

-파사사.

의학의 신이 점점 새하얗게 변하며 눈처럼 흩날려 갔다.

[헛되지…… 않았도다.]

스스로가 살아온 삶이 헛되지 않았었다는 그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

-파사사사……!

의학의 신이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새하얀 눈처럼 흩날리며 사라졌다.

그때.

-후우우!

새하얀 눈처럼 흩날리던 잔해가 일부분 모여들더니 처용의 주변을 맴돌며 그에게 깃들었다.

그러자.

[의학의 힘을 계승합니다.]

마치, 카투라와 크루마 등, 다른 신격들에게 신력을 받았을 때처럼,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선인의 육체가 크게 성장합니다.]

[체력 스텟이 30 증가합니다.]

[선인의 육체에 깃든 ‘세포 재생’ 능력이 두 배로 상승합니다.]

[의학의 신명에 깃들어 있던 의료 지식의 일부를 이어받습니다.]

[자연부에 의료(醫療)부가 추가되었습니다.]

-자생하는 백염, 세포 재생 능력의 일부분을 대상에게 부여합니다.

새로운 능력과 스텟을 얻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고.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그 결과.

[최초로 300레벨에 달성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100 증가합니다.]

처용의 레벨이 드디어 300레벨에 들어섰다.

이윽고.

-화아아……!

처용의 주변을 휘감으며 힘을 전해 주던 새하얀 기류가 완전히 사라졌다.

“함께 해서…… 크나큰 영광이었습니다…….”

이종국이 사라진 의학의 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주변에 있는 다른 이들 역시 묵념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리고.

“크나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용이 오른손의 주먹을 강하게 쥐고 신력을 끌어 올려 보며 소멸한 의학의 신을 향해 읊조렸다.

의학의 신은 자신에게 새로운 힘과 지식을 주었고 300레벨에 들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감사합니다.”

처용이 그런 의학의 신을 향해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동시에.

‘반드시…… 정해진 운명을 뒤바꾸겠습니다.’

악의 종주가 몰고 오는 파멸의 운명을, 반드시 막겠다고 다시 한번 강하게 다짐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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