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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601화 (601/726)

#601화

두 삼천마가 순간 방어선을 뚫어 내고 악마 중 일부가 태룡사 내부로 진입했다.

지금 시기의 인간들이 정면으로 상대하기 힘든 존재들.

그런 그들을 유일하게 신격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이들, 스피릿 팀이 막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삑. 삑!

-휘리릭!

허공 위에서 반으로 갈라진 새하얀 기둥.

비프로스트 근처에서 처용을 향해 작은 생명체가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왔다.

“유리아?”

-후욱! 탁.

유리아가 처용의 품 안에 가볍게 안겨들었고.

“네가 그런 거야?”

처용이 유리아에게 작금의 상황을 물었다.

반으로 갈라진 비프로스트.

그로 인해 악신들의 모습이 조금씩 흐려지는 상황까지.

아무리 봐도 유리아가 무언가 조치한 듯 보였다.

그런 처용의 물음에.

-삐익.

유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울음소리를 내었다.

그때.

-콰르릉! 콰르르릉!

처용의 위로 흑백의 벼락이 휘몰아치며 떨어져 내렸다.

-파지직!

유리아를 안아 든 처용이 재빨리 뢰신보로 자리를 피하자.

[이대로…… 이대로 물러날 순 없다! 네놈을 죽이고 우주를 거스르는 저 하계종들도 다 없애 버릴 것이다!]

-쿠르릉! 쿠르르릉!

전신에 흑백의 벼락을 휘감은 옥황상제가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소리쳤다.

[보현도! 저 성지도 모두 나의 것이 되어야 한다!]

옥황상제의 목소리에는 집착을 넘어서 광기까지 느껴지는 듯했다.

“미친 늙다리가, 성좌라는 새끼가 치매가 와도 단단히 왔나 보네.”

처용은 그런 옥황상제를 향해 싸늘한 비웃음을 흘렸다.

그 순간.

-휘릭.

처용에게 안겨 있던 유리아가 몸을 돌려 앞을 보고는 처용이 들고 있던 책.

-탓!

진리의 서를 향해 앙증맞은 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빼에에에엑!

입을 크게 벌리며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질렀다.

작은 몸집에 비해 상당히 큰 소리가 귀를 강하게 긁고 지나가며 울렸지만.

“…….”

처용을 포함한 성좌들은 인상만 작게 찌푸릴 정도의 소음이었을 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크으으읍!?]

가장 가까이 있던 악신, 옥황상제가 귀를 부여잡고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침음을 흘렸다.

[크흑!]

[이게 무슨 소리-!]

태룡사를 습격하려던 악신, 악마들도 인상을 강하게 찌푸리며 반응을 보였다.

동시에.

-스스스!

점점 악신들의 육체가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진리의 서를 이용했다고?”

처용이 진리의 서를 조작한 듯 보이는 유리아를 보며 황당한 듯 묻자.

-삑.

유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잘했다.”

처용은 그런 유리아를 향해 황당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칭찬하고는.

-파지직! 스릉!

옥황상제를 향해 돌진하며 오른손에 쥔 역천의 절을 사선으로 내리그었다.

강기와 신력이 일렁이는 검은 칼날이 날카로운 기세로 쇄도해 오자.

[이-!]

-파직! 콰르르릉!

옥황상제가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는 전방에 천벌을 내뿜음과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파직. 휘이이!

처용의 다리에 번개가 사라지고 바람이 휘감기며 풍신보가 발동되었고.

-탓! 휘리릭!

땅을 가볍게 박차 몸을 오른쪽으로 틀며 옥황상제의 천벌을 손쉽게 피해 냈다.

처용은 회전하는 몸의 자세를 바로잡지 않고 그대로 회전력을 실어.

‘검성류 - 돌풍베기!’

-휘이이!

역천의 절을 가로로 크게 휘두르며 옥황상제를 향해 강기와 신력이 휘감긴 칼날을 내질렀다.

[어딜!]

옥황상제가 다급히 천벌이 일렁이는 옥쇄가 잡힌 왼손을 앞으로 뻗었다.

-콰쾅! 콰르르릉!

강기와 신력이 휘감긴 역천의 절과 옥황상제가 내뿜는 흑백의 천벌이 서로 충돌하며 굉음이 울렸다.

지금 옥황상제의 천벌은 파멸의 권능이 일렁이는 상황.

본래라면, 정면승부는 피해야만 했다.

하지만.

“쳐부숴라. 파천!”

-우우웅!

처용이 인과율을 부수는 권능, 파천의 권능을 발동하며 강기와 신력을 더 크게 끌어올리자.

-콰르릉! 콰콰콰-!

역천의 절이 흑백의 천벌을 점차 밀어내기 시작했다.

싸움이 길어지고 옥황상제가 점차 무리하며 파멸의 힘을 끌어올린 결과였다.

처음에 비해 천벌에 담긴 파멸의 힘이 다소 약해진 것.

때문에.

“많이 지쳤나 봐? 이 버러지 새끼야.”

-우우웅! 파지지직!

처용이 신력과 강기로 파멸의 힘이 일렁이는 천벌을 정면으로 밀어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우세를 점한 처용이 도발 어린 목소리를 흘리자.

[이대로 네놈을 파멸시켜 주마!]

-콰릉! 콰르르릉!

눈이 벌게진 옥황상제가 천벌에 담긴 파멸의 힘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며 소리쳤다.

그 순간.

-쩌저적!

옥황상제가 손에 쥔 옥쇄에서, 마치 금이 가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에 당황한 옥황상제가 눈을 돌려 옥쇄를 응시했고.

-쩌적! 쩌적!

옥쇄 끝이 점점 갈라지며 균열이 일어나는 게 눈에 보였다.

파멸의 힘이 응축된 천벌을 계속 담아내며 응축시킨 결과 옥쇄에 과부하가 생긴 것이었다.

오히려, 주신급 성좌의 신물이었기에, 파멸의 권능을 이토록 오랫동안 담는 게 가능했던 것이었다.

[이런!]

옥쇄의 상태를 확인한 옥황상제가 침음을 흘리며 다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본 처용도 역천의 절을 내리며 한 발 뒤로 물러나려 했다.

옥황상제를 더 몰아붙이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쩌적! 쩌저적! 위이이-!

과부하가 걸려 점점 금이 가고 있는 옥쇄에서 불길한 기운이 퍼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칫 잘못하여 옥쇄가 터지고 안에 응축된 파멸의 권능이 폭발한다면, 적지 않은 부상을 입을 테니까.

차라리 뒤로 한 발 물러난 다음, 옥쇄의 상태를 보고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편이 현명했다.

[제길!]

-파지직! 우웅!

옥황상제가 다급히 손에 쥔 옥쇄를 놓으며 천벌과 신력을 끌어모아 옥쇄를 허공에 띄웠다.

옥쇄에 응축된 파멸의 힘을 안정시키고 다시 회수할 생각인 듯 보였다.

그때.

-삐익! 크아-!

옥황상제와 조금 떨어진 옥쇄 앞에 유리아가 나타나 입을 크게 벌리더니.

-크아-합!

옥쇄를 한입에 집어삼켜 버리고는 작은 날개를 펄럭여 뒤로 물러났다.

[무슨 짓을!?]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옥황상제가 당황스러움을 드러내고는.

[감히! 무슨 짓을 한 것이냐!]

-후우욱!

유리아를 향해 오른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옥황상제의 우악스러운 손길이 유리아를 잡아채기 직전.

‘뢰신보 – 검성류.’

-파지지직!

다리에 벼락을 휘감은 처용이 유리아에게 달려드는 옥황상제 오른쪽에 나타났다.

“천둥베기.”

-콰르릉! 사가각!

다리에 뇌전을 휘감아 벼락처럼 쇄도하는 보법인 뢰신보.

그 속도와 벼락의 힘을 칼날에 휘감아 내리치는 검술.

벼락의 힘을 머금은 처용의 칼날이 아래에서 위로 곡선을 그리며 휘둘러졌다.

[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칼날을 휘두르는 처용을 본 옥황상제가 당황하며 뒤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옥쇄를 삼킨 유리아에게 정신이 팔렸었고 옥쇄를 되찾기 위해 팔을 뻗던 상황.

급하게 발을 박차 뒤로 물러나긴 했지만.

-콰릉! 촤아아-!

벼락을 머금은 처용의 칼날이 옥황상제의 오른팔 어깨 아래를 베며 지나갔다.

그 결과.

-촤아!

옥황상제의 오른팔이 깔끔하게 잘려 나가 지면을 뒹굴었다.

무려 오른팔이 잘려 나가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 옥황상제.

하지만.

“칫!”

-파지직! 스릉!

처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침음을 내뱉으며 다시 옥황상제를 향해 칼날을 휘둘렀다.

원래는 단번에 머리를 날려 끝장내 버릴 생각이었다.

옥황상제가 재빨리 발을 뺐기에, 머리가 잘려 나가지 않고 팔만 잃는 것에 그친 것이었다.

[이놈이-!]

-콰르릉! 콰콰콰-!

옥황상제가 자신의 앞에 흑백의 천벌을 내리쳐 지면을 크게 폭발시켰다.

흑백의 천벌이 강렬한 폭음을 내며 크게 터져 나가자.

-파지직! 샥!

처용은 굳이 천벌의 폭발을 뚫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유리아?”

재빨리 유리아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우움. 파직. 파직.

유리아는 한 번에 많은 음식을 집어삼킨 듯, 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모습으로 침음을 흘렸다.

앙다문 입의 틈새에서는 흑백의 스파크가 튀는 것이 보였다.

유리아가 다짜고짜 옥황상제의 옥쇄를 집어삼킨 상황.

처용이 이를 어찌해야 할지 빠르게 생각하며 고민할 때.

-꿀꺽. 꺼어-!

유리아가 입안에 모인 것들을 그대로 집어삼키고는 흑백의 스파크가 튀기는 트림을 토해 냈다.

동시에.

-삑.

자신은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 앙증맞은 손을 들어 보이며 밝은 울음소리를 내었다.

처용은 신수의 격으로 전해지는 유리아의 감정과 의사를 읽고는.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네놈이 옥쇄를 빼앗긴 것 같은데?”

옥황상제를 향해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애가 잘 먹었다고 전해 달란다.”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비웃음이 일렁이는 처용의 말에 옥황상제가 분노와 황당함을 담아 고함을 내질렀다.

옥쇄는 그저 단순한 신물이 아니었다.

천황을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신물로, 어찌 보면 천류관보다도 격이 높은 신물이었다.

그런 신물을, 고작 새끼용으로 보이는 생명체가 집어삼켜 소화해 버렸다?

게다가 그저 옥쇄만이 아닌, 파멸의 힘이 요동치며 불안정한 상태의 옥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처용은 분개하는 옥황상제를 보며 기분이 좋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유리아, 숨어 있어라.”

-스릉.

유리아를 향해 숨어 있으라고 말하며 역천의 절을 들어 올렸다.

옥황상제는 파멸의 힘을 제어하던 옥쇄라는 제어장치를 잃은 상황.

게다가 당황하며 옥쇄를 되찾으려다가 오른팔까지 잘려 나갔다.

옥황상제는 신물을 잃고 큰 부상까지 당한 상태.

작금의 상황에서 더 몰아붙인다면, 그토록 죽이고 싶었던 악연인 옥황상제를 이 자리에서 죽일 수 있었다.

-스스스!

처용이 태극천체일도를 사용할 타이밍을 노리며 멸천의 신력과 강기를 끌어올렸다.

그때.

[이봐 노인네!]

-쾅!

옥황상제의 뒤로 궁니르를 쥔 로키가 날아오며 지상에 내려왔다.

[물러날 때다.]

로키가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자.

[네놈도 나를 도와 저 하계종을 처치해라! 당장!]

옥황상제가 잘려 나간 오른팔 단면을 쥐며 벌게진 눈으로 로키를 향해 소리쳤다.

고집이 가득한 옥황상제의 명령 어린 외침에 로키가 작게 인상을 찌푸리고는.

[……기회는 이번만이 끝이 아니다. 천황.]

사뭇 진지한 눈빛을 보이며 옥황상제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끝장을 볼 거면 남아서 뒤지든가, 나는 더 확실한 기회를 노릴 테니.]

[……이이! 젠장!]

이어지는 로키의 말에 옥황상제가 입술을 부르르 떨더니, 분노를 담아 소리쳤다.

동시에.

-탓!

로키와 함께 발을 박차 뒤로 물러났다.

-스스스!

물러나는 옥황상제와 로키의 모습이 흐려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보는 내내 즐거웠다고. 계승자.]

로키가 뒤로 물러나며 처용을 향해 미소를 담아 말했다.

진심인 듯, 꿍꿍이가 있는 듯, 미묘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는 미소.

그런 로키의 미소를 본 처용이 작게 인상을 쓰고는.

-스릉.

추적하려는 것을 그만두려는 듯, 칼날을 내리며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이미 로키와 옥황상제의 모습이 절반 이상 흐려진 상태였다.

이대로 그 둘을 추적한다고 하여 둘 다 잡기엔 불가능했다.

큰 부상을 입고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옥황상제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우우웅!

로키의 곁에서 불길한 기운을 흩뿌리며 진동하고 있는 검은 창.

궁니르가 창날을 처용에게 겨눈 채 무겁고 싸늘한 신력을 내뿜고 있었다.

마치, 처용이 접근해 오는 것을 대비하려는 듯한 모습.

처용은 대악마로 변한 로키가 어느 정도의 전력을 발휘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토르와 동등, 혹은 그 이상.’

로키가 토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것으로 봐서, 만만히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옥황상제와 로키가 물러난 순간.

-제길!

-역소환이-!

-스스스!

다른 악신들과 대악마들 역시 점차 모습이 흐려지며 역소환이 가속화되고 있었다.

[가브리엘! 죽기 싫다면, 당장 내 옆으로 와 비프로스트를 타라!]

뒤로 물러나던 로키가 가브리엘과 마티엘 등 배신한 천사들을 향해 소리치며 말했다.

[제길……!]

-훅! 탓!

루나를 피해 도망치던 가브리엘이 날개를 크게 펄럭이며 로키를 향해 쇄도했고.

[……크윽. 물러난다.]

가슴에 상처를 입고 힘겹게 우리엘을 상대하던 마티엘 역시 다른 천사들을 향해 명령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때.

[감히! 어딜 도망치려 하느냐!]

-화아아아!!

라가 지키고 있던 태룡사의 입구 다리 위.

그곳에 강렬한 빛이 터지더니.

-화아아! 화악!

다섯 쌍의 날개를 크게 펼친 천사가 나타나며 분노 서린 목소리로 고함을 내질렀다.

“상당히 빡쳤나 본데? 저 엉덩이 무거운 양반이 직접 올 줄이야.”

다리 위, 라의 근처에 빛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천사를 본 처용이 읊조렸다.

야훼처럼 여러 색으로 일렁이는 빛을 온몸에 두른 다섯 쌍의 날개를 지닌 천사.

천사들의 성운인 에덴을 다스리는 자이자 하늘의 서기관.

태초신에게서 태어난 최초의 천사, 메타트론이 태룡사에 나타났다.

그가 자리를 털고 직접 이곳에 행차한 이유는 다름 아닌.

[가브리엘! 그리고 네놈들 전부!]

에덴에 속한 천사 중 배신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격분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그냥 천사들이 아닌, 에덴의 다섯 하늘 중 하나, 가브리엘를 포함한 높은 직위의 천사들이었다.

메타트론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이들 중 배신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분노한 상태였다.

[감히 나를! 에덴의 천사들을 배신하고 도망치려 하다니!]

-키이잉! 파아!

분노를 내지르며 나타난 메타트론이 오른손에 강렬한 빛을 모으며 터트리자.

-차카캉!

반투명한 하늘색의 창날과 창대에 천사 날개 장식이 돋보이는 창이 나타났다.

겉모습은 대천사들이 다루는 무구, 양산형 롱기누스처럼 보였다.

하지만, 메타트론이 다루는 롱기누스는, 복제품이자 양산형이 아닌 ‘진짜 롱기누스’였다.

[네놈들에게 주어진 ‘빛의 권한’을 모두 거두겠다!]

메타트론이 가브리엘과 마티엘 등 배신한 천사들을 향해 롱기누스를 겨누며 소리치자.

-우웅! 파아아!

롱기누스의 반투명한 푸른 창날이 새하얀 빛의 파동을 내뿜었다.

옅고 빠르게 퍼져 나간 빛의 파동이 주변 일대를 뒤덮은 순간.

-쿵! 쿠쿵!

도망치려던 배신한 천사들이 모두 지상으로 추락하며 바닥에 떨어졌다.

[제길!]

[이곳을 벗어난다!]

가브리엘과 마티엘 등, 일부 고위 천사들은 빛을 내뿜으며 롱기누스의 힘에 저항했다.

롱기누스의 힘에 저항하며 이곳에서 도망칠 생각이었다.

그때.

“어딜 가시나?”

-촤라락. 우웅!

처용이 진리의 서를 펼치며 미소를 지어 보였고.

“배신자들은 모두 대가리 박아.”

-우우웅!

진리의 서에 신력을 불어넣으며 언령을 사용했다.

그러자.

-쿠궁! 콰콰쾅!

도망치려던 가브리엘과 마티엘 등 롱기누스의 힘에 저항하던 이들까지 모두 지면에 고꾸라졌다.

[로키! 당장 비프로스트와 궁니르로-!]

가브리엘이 다급한 목소리로 로키를 향해 소리쳤다.

아군이자 같은 순혈 의회 일원으로서 도와 달라는 것.

그런 가브리엘의 도움 어린 목소리가 울린 순간.

[……유감이네?]

로키가 한쪽 입꼬리를 들어 보이며 비웃음 어린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비프로스트의 길을 열어라. 궁니르.]

반으로 갈라진 비프로스트 중 하나.

검붉은 신력에 휘감긴 비프로스트를 향해 궁니르를 겨누며 신력을 내뿜었다.

그 순간.

-파아아!

점점 옅어지던 로키가 빛무리로 변하며 사라졌고.

-파아!

-파아아!

옥황상제와 검은 별들, 대악마와 악마 군단.

비프로스트를 통해 이곳에 강림한 모든 이들이 빛무리로 변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후화아아아!

태룡사 주변을 뒤덮던 검은 안개와 검은 대지 역시 순식간에 옅어지며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자네도, 사라질 시간이네.]

-우웅! 화아아!

황룡이 눈앞에 있는 악의 종주를 노려보며 손에 쥔 여의주, 태초의 조각에 신력을 불어넣자.

-우우웅! 우웅!

반으로 갈라진 비프로스트 중 하나.

금빛 신력에 뒤덮인 비프로스트가 은은한 파동을 내뿜었다.

-후우우!

그 파동이 악의 종주를 뒤덮으며 감쌌고.

-쩌저적! 쩌적! 쿠구구!

악의 종주가 점점 뒤로 밀려나며 그가 나타났던 균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저항하던 악의 종주가 황룡을 잠시 노려보고는.

[……이렇게 발버둥 친다고 하여, 정해진 운명을 거스를 순 없다.]

-스르륵.

이내 눈을 돌려 처용을 노려보며 말함과 동시에, 균열 속으로 점점 사라져 갔다.

균열이 완전히 닫혀 악의 종주가 사라지기 직전.

[네놈이 만들어내는 모든 희망은 부질없는 짓이다…….]

-스르륵! 쩌저적!

많은 의미가 함축된 한마디를 내뱉으며 균열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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