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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591화 (591/726)

#591화

[하계종…… 신을 받들어야 할 하등한 것들이-!]

옥황상제가 왼손에 쥔 옥쇄를 하늘 위로 들어 올리며 읊조리자.

-파지지직!

하늘 위에서 새하얀 번개, 천벌이 내리치며 옥쇄로 모여들었다.

-쿠구! 쿠구구!

검은 기류가 일렁이는 새하얀 벼락이 하늘 위에서 쉴 틈 없이 몰아쳤다.

마치, 하늘 전체가 옥황상제의 지배하에 놓여 움직이는 듯한 모습.

[이 잘못된 우주의 법칙을, 천황(天皇)인 내가 바로잡겠노라!]

-쿠릉! 콰르르릉!

옥황상제가 옥쇄로 증폭시킨 천벌의 힘을 모아 앞으로 쏘아 보냈다.

맹렬한 기세로 천벌이 쏘아지는 대상은 다름 아닌 처용.

“뇌류태극검.”

-스릉. 파지지직!

처용은 역천의 절에 뇌전을 휘감고는 칼날로 크게 원을 그리며 태극을 형성했다.

이윽고 옥황상제의 천벌이 처용의 태극에 닿았고.

“반탄의 검무.”

-콰르르릉! 파직! 파직!

역천의 절이 그려 내는 태극을 따라 옥황상제가 쏘아 보낸 천벌이 휩쓸리며 모여들었다.

처용이 태극 속에 가둔 천벌을 다시 옥황상제에게 튕겨 내기 위해, 칼을 내지르려는 순간.

[같은 수법이 통할 것 같으냐!]

옥황상제가 손에 든 옥쇄를 처용에게 겨누고는.

[저 천벌 받을 죄인을 하옥해라!]

-우우웅! 파지직!

분노 어린 목소리로 크게 소리치며 오른손으로 무언가를 쥐듯 손아귀를 들어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파직! 파직! 콰지지직!

처용의 태극에 휩쓸리던 천벌의 기운이 순식간에 수축되더니.

-콰르르릉!

주변에 여러 개의 원형 고리를 형성하며 압축되었다.

마치, 뇌전으로 이루어진 원형의 고리들이 처용을 가두는 감옥처럼 나열된 모습.

처용이 천벌의 기운에 구속된 순간.

-……피이이!

은빛의 화살이 예리함을 빛내며 처용에게 쇄도해 왔다.

처용은 눈앞에서 쇄도해 오는 은빛 화살을 보며 작은 미소를 흘리고는.

“비틀어라. 역천.”

-우우웅!

멸천의 신명 속에 깃든 권능 중 하나.

역천의 권능을 퍼트리며 읊조렸다.

-우웅!

인과율을 비트는 힘이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휘감았고.

-피이이!

처용을 ‘명중’시켰어야 할 화살의 방향이 틀어졌다.

-타앙! 파지직!

달빛을 머금은 화살이 틀어박힌 곳은 다름 아닌 옥황상제가 만들어 낸 감옥의 중앙.

-파지지직! 파직!

처용을 가둔 원형의 고리 중, 정 중앙의 고리였다.

그 결과.

-파직! 파지직! 쿠구!

옥황상제의 권능이 일순간 흔들리며 중앙의 고리가 갈라졌다.

“무너뜨려라. 파천! 압제!”

-우웅! 파아아!

그 틈을 노린 처용이 압제와 파천의 힘을 동시에 방출하여 옥황상제의 천벌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제압해라. 역천.”

아직 거두지 않은 역천의 권능을 이용해, 주변에 퍼진 천벌을 손아귀에 휘감았다.

처용의 신력이 천벌의 힘을 제압하여 한 지점으로 끌어모으자.

“천벌부(天罰符)-.”

-파지직! 파직!

처용의 앞에 새하얀 뇌전이 일렁이는 부적이 한 장 만들어졌다.

옥황상제가 쏘아 보낸 뇌전을 역으로 강탈해 자신의 힘으로 역이용한 모습.

“하늘의 심판!”

-휙!

처용이 손아귀에 형성된 천벌부를 강하게 내던지자.

-쿠르릉! 쿠릉! 콰르르릉!

붉은 기류와 금빛 기류가 일렁이는 새하얀 번개가 옥황상제를 향해 쇄도했다.

[이-!]

-파지직! 콰르릉!

옥황상제가 옥쇄에 모인 천벌을 바로 앞에 내리쳐, 처용이 쏘아 보낸 천벌을 튕겨 냈다.

“같은 수법이, 아주 잘 통하는데?”

처용이 인상을 일그러뜨린 옥황상제를 보며 비웃음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늘 아래 제일 무능한 신격이라 그런가?”

그런 처용의 가벼운 도발에.

[네놈이 감히이이-!]

-쿠구구!

옥황상제가 이를 아득바득 갈며 분노 가득한 신력을 내뿜었다.

“제 힘을 빼앗긴 놈이 병신이지.”

처용은 그런 옥황상제의 분노에 재차 비틀린 비웃음을 흘리고는.

“나한테 유감이 많아 보이는데? 아르테미스.”

옥황상제의 뒤편, 기척과 제 모습을 숨기고 있는 저격수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나한테 사냥당하던 기억이 아주 짜릿했나 봐?”

처용이 이전의 사건을 언급하며 아르테미스를 향해 도발 어린 말을 흘리자.

[이 개 같은 하계종이!]

-우웅! 지이잉!

아르테미스가 그 도발로 인해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린 듯, 인상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린 채 나타났다.

화살에 은빛 신력을 한가득 응축시키고 활시위를 강하게 당긴 모습.

이윽고.

-피이이-잉!

분노가 가득 서린 아르테미스의 화살이 처용을 향해 쏘아졌다.

‘검성류-.’

-스릉. 우우웅!

처용은 역천의 절에 강기를 날카롭게 압축시키고는.

“달빛 베기.”

-사각!

날아오는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향해 칼날을 사선으로 내리그었다.

강기가 날카롭게 벼려져 만들어진 얇은 선이 처용의 앞에 그어졌고.

-피잉! 촤아아!

정면에서 날아오는 아르테미스의 화살이 반으로 갈라지며 처용의 좌·우로 흩어져 지나갔다.

“내가 강해지긴 많이 강해진 모양이야.”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갈라낸 처용이 옅은 미소를 보이며 읊조렸다.

아직 제약을 받고 있다지만, 상대는 엄연히 본신 상태의 성좌들.

처용은 그런 적들과 정면 승부가 가능할 정도까지 강해졌다.

정확히는 회귀 전, 전성기 시절의 힘을 빠르게 되찾고 있었다.

“여기서 네놈들 다 죽여 버리고 300레벨 찍는다.”

이제 300레벨까지 남은 레벨은 단 10 정도.

이곳에서 운 좋게 주신급 악신, 옥황상제를 처치한다면, 가능할 것 같았다.

-스릉. 우우웅!

처용이 기회를 노리는 듯, 날카로운 눈빛을 치켜뜨며 역천의 절에 강기와 신력을 더할 때.

-우웅! 쿠구궁!

하늘로 솟구친 새하얀 기둥, 비프로스트가 또 진동을 토해 내더니.

-스르륵. 스륵.

비프로스트에서 악마들과 악신들이 추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하계종 새끼! 오늘이야말로 죽여 버리겠다!]

처용에게 강렬한 적의가 담긴 고함을 내지르는 아레스와 아폴론 등의 배신자들.

그리고.

-우웅. 쿠구구!

강렬한 마기를 넘실넘실 내뿜는 대악마들이 비프로스트의 빛 속에서 나타났다.

[삼천마들이 가장 앞서 나섰음에도, 아직도 놈들을 쓸어버리지 못한 것인가?]

-쿵!

개 중, 가장 강력한 마기를 넘실넘실 내뿜는 상당한 덩치의 대악마가 입을 열었다.

검붉은 비늘이 빼곡하게 박혀 있는 역삼각형 근육질의 덩치와 늑대와 같은 형태의 얼굴.

마치, 늑대인간 형태의 몬스터인 웨어울프와 비슷한 모습.

그는 판데모니움 서열 7위, 염수(炎獸)의 대악마 아몬이었다.

[눈에 보이는 적들을 모두 찢어 죽여라.]

아몬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명령하듯 말하자.

-화륵! 탓!

그의 휘하에 있는 판데모니움의 악마족 중 하나인 염수(炎獸)들이 일제히 흩어지며 전장에 난입했다.

영원히 타오르는 강 일대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발록 다음으로 강력하다 손꼽히는 악마들이었다.

아몬이 휘하 권속 악마들에게 명령을 내리고는.

[네놈이 그 이례귤러로군!]

-화르륵! 사가각!

강렬한 화염이 일렁이는 붉은 손톱을 치켜세우며 처용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몬인가?”

-스릉!

처용이 전장에 난입한 대악마, 아몬을 알아보고는 역천의 절을 두 손으로 쥐어 세로로 세웠다.

“화류태극검 – 발화.”

-화르륵! 화륵!

두 손으로 잡은 역천의 절에 화염이 일렁이며 처용 주변으로 태극을 그려 내었고.

“반탄검 – 환류 베기!”

-스르릉! 촤아악!

쇄도해 오는 아몬의 손톱을 향해 칼날을 사선으로 내리쳤다.

다가오는 공격을 같은 속성의 힘으로 받아쳐 밀쳐 내는 환류와 반탄장을 검술의 묘리에 담은 기술.

처용의 검격과 아몬이 내지른 손톱이 충돌하자.

-차카캉! 화륵! 화륵! 콰아아!

선명한 불꽃을 튀기며 주변 일대로 화염의 폭발이 퍼져 나갔다.

처용이 아몬의 공격을 잘 받아친 듯 보였지만.

-치이이!

이내 타오르는 아몬의 마기와 폭발력에 의해, 처용이 뒤로 밀려났다.

옥황상제의 천벌에도 밀리지 않았던 처용이 밀려난 상황.

“과연, 한 자릿수 서열의 대악마인가?”

-우웅!

처용이 밀려난 자세를 고쳐 잡고 역천의 절에 강기를 더 강하게 두르며 읊조렸다.

무려 10위 이상의 서열을 지닌 한 자릿수 서열의 대악마.

그들은 그 밑의 서열을 지닌 대악마들보다도 독보적으로 강한 힘을 지닌 이들이었다.

삼천마 다음으로 강하다 불리는 존재들, 숱한 싸움을 반복해 오며 한 자릿수의 서열을 지킨 대악마들.

그들은 전투 능력으로만 따지면, 옥황상제보다도 성가신 존재들이었다.

[과연, 무한한 공포의 대악마가 인정할 만하구나!]

아몬이 디아블로를 언급하며 말하고는.

-화륵! 차카캉!

불타오르는 마기를 더 강하게 끌어 올리며 새빨갛게 달구어진 손톱을 더 크게 키웠다.

동시에.

-타앗! 샤가각!

아몬의 손톱이 다섯 개의 붉은 궤적을 그려 내며 다시금 처용을 향해 쇄도했다.

그때.

-화아아!

처용의 앞에 빛이 번쩍였고 네 쌍의 날개를 펼친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났다.

[정의를 집행하라. 티라루인.]

-우웅! 화아아!

미카엘의 읊조림에, 그녀가 손에 쥔 검이 밝을 빛을 내뿜으며 점멸했다.

네 쌍의 하얀 날개가 검 손잡이를 감싸는 듯한 형태인 한손검.

정의의 대천사, 미카엘만이 다룰 수 있는 ‘집행검 티라루인’이었다.

-스르릉!

처용을 지키려는 듯, 앞에 선 미카엘이 아몬을 향해 티라루인을 휘둘렀고.

-화르륵! 쐐에엑!

아몬 역시 앞을 가로막는 미카엘을 향해 손톱을 내뻗었다.

티라루인의 칼날과 아몬의 손톱이 서로 충돌했고.

-차캉! 콰아아-!

화염과 빛줄기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며 굉음과 충격을 퍼트렸다.

강렬한 충격이 사방 일대에 퍼졌음에도.

-차캉! 차카캉! 끼긱!

대천사도, 대악마도 어느 한쪽도 밀려나지 않은 채, 서로를 노려보며 힘 싸움을 이었다.

마수와 다름없는 크기인 아몬에 비해, 미카엘은 상당히 왜소한 체격이었음에도.

-차카캉!

가녀려 보이는 손으로 쥔 그녀의 검, 티라루인은 전혀 밀려나지 않았다.

[대천사?]

[간악한 악마 놈들……!]

아몬과 미카엘이 숙적인 서로를 노려보며 힘 싸움을 이을 때.

[저 사악한 악마를 정화시켜라. 셀라리온!]

-화르륵! 스르릉!

미카엘의 위로 네 쌍의 날개를 펼치며 나타난 다른 대천사.

우리엘이 샛노랗게 타오르는 창을 쥐고 아몬을 향해 내질렀다.

아몬이 우리엘의 창을 피하려 할 때.

[악을 구속해라. 티라루인.]

-화아아! 촤라라락!

미카엘이 읊조리자, 그녀의 검, 티라루인에서 얇은 빛줄기가 세어 나왔다.

실처럼 뿜어져 나온 수백 가닥의 빛이 아몬을 묶으며 구속했다.

아몬이 우리엘의 공격에 당하기 직전.

[하아압!]

-후욱! 콰쾅!

방패를 밀착한 아레스가 우리엘을 향해 몸통박치기를 하듯, 몸을 날려 돌진해 왔다.

-콰콰쾅!

몸을 날린 아레스가 손에 든 방패로 우리엘의 창을 막아섰고.

-화륵! 피이이! 피이!

그런 아레스의 뒤에서 화염이 휩싸인 화살과 달빛이 휩싸인 화살이 날아와 우리엘에게 향했다.

[이 배신자들이-!]

-스릉. 차카캉!

우리엘이 손에 쥔 창, 정화의 신창, 셀라리온을 뒤로 빼내 쳐내며 물러났다.

그때.

[진리를 들으라.]

-촤라락.

우리엘과 미카엘의 뒤, 하늘 위로 가브리엘이 나타나며 읊조렸다.

그의 손에 쥐어진 녹색과 청색이 일렁이는 책이 펼쳐졌고.

[천상의 빛이 삿된 자들을 무력하게 만들지어다.]

-우우웅.

가브리엘의 목소리를 타고 옅은 파동을 내뿜었다.

에덴의 신물인 천상의 서, 그중 하나인 ‘진리의 서’였다.

진리의 대천사인 가브리엘이 다루고 관리하는 신물.

그 신물의 권능이 주변에 넓게 퍼지자, 미카엘과 우리엘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곧, 진리의 서에 담긴 힘이 적들을 크게 약화시키고 아군을 강하게 만들 테니까.

하지만.

-우우웅.

처용은 확 일그러지려는 표정을 숨기며 몸에 신력과 강기를 둘렀다.

마치, 진리의 서에서 퍼져 나오는 파동을 차단하려는 듯한 모습.

이윽고.

-파아아!

진리의 서에서 퍼진 파동의 빛이 주변에 크게 퍼지며 점멸한 순간.

[어?]

[……무슨!?]

-차캉! 차카캉!

미카엘과 가브리엘이 일순간 힘이 빠진 듯, 무기를 떨구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동시에, 가브리엘과 함께 나타난 대천사 중 하나.

[삿된 자들을 ‘처형’한다.]

-스릉!

죽음의 대천사, 마티엘이 대낫을 움켜쥐고는 앞으로 쇄도하며 크게 휘둘렀다.

그의 대낫이 휘둘러지는 방향은 다름 아닌.

[이게 무슨 짓-!?]

순간, 힘이 빠져 쓰러진 미카엘과 우리엘을 향해 있었다.

게다가.

[천상의 심판!]

[천상의 심판!]

-위이이잉!

마티엘과 마찬가지로 가브리엘과 함께 나타난 대천사와 천사들이 일제히 태룡사를 향해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천상의 심판.

강렬한 빛의 힘으로 대상의 영혼까지도 소멸시키는 권능.

그 빛이 향하려는 방향은 다름 아닌.

-뭐, 뭐야?

-왜 여기를 겨누는데!?

다름 아닌 태룡사를 지키려는 헌터들과 성좌들이 있는 방향이었다.

[우주의 진리를 거부하는 ‘삿된 자’들은 모두 사라지리라.]

가브리엘이 입꼬리를 작게 들어 올리며 읊조리듯 말했다.

그가 말하는 삿된 자란, 악마들과 악신들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었다.

바로, 태룡사를 지키려는 모든 이들.

악의 종주에게 거스르려는 모든 이들이, 가브리엘이 언급한 삿된 자들이었다.

가브리엘의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며 비열한 미소를 그려 내고.

-지이잉!

천상의 심판이 당장이라도 터질 듯 점멸하며.

-스르릉!

마티엘의 대낫이 미카엘과 우리엘을 베어 버리려던 찰나.

[생령의 모래탑!]

-쿵! 쏴아아아!

배신한 천사들의 앞에 거대한 모래 해일이 솟구치며 오시리스가 나타났다.

-쿵! 쿵! 쏴아아!

미리 준비한 오시리스의 권능에 의해, 순식간에 견고하고 드높은 모래탑이 성벽처럼 넓게 구축되었고.

-파아아아!

천사들이 쏘아 보낸 천상의 심판을 굳건하게 막아 내었다.

동시에.

“항마의 화신.”

-콰아아아!

처용이 항마의 화신을 불러내며, 주변 일대에 강렬한 파마의 힘을 분출했다.

-까강!

미카엘과 우리엘을 노리던 마티엘의 대낫이 잠시 멈칫하고.

[불쾌하도다!]

재차 공격을 감행하려던 아몬 역시 인상을 찌푸리며 뒤로 한발 물러났다.

쓰러진 미카엘과 우리엘을 노리려던 배신자와 대악마가 잠시 저지된 순간.

“반탄신장!”

-후우욱! 콰쾅!

항마의 화신이 마티엘을 손바닥으로 후려쳐 뒤로 날려 버렸다.

“뒤통수가 계속 따끔따끔했는데, 이제야 본모습을 드러내셨나? 버러지들.”

처용이 가브리엘과 그 뒤의 천사들을 노려보며 짙은 혐오감을 담아 말했다.

그러자.

[배신…… 이라고?]

[가브리엘이!? 도대체 왜!]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미카엘과 우리엘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리고.

[열풍의 창!]

-화륵! 콰화아아-!

열풍의 신, 호루스가 오리시스의 뒤에서 나타나 천사들을 향해 신력을 내뿜으며 돌진했다.

강렬한 열기를 품은 모래바람이 배신한 천사들을 휩쓸었고.

[가브리엘과 마티엘은 순혈자다! 놈들과 같이 온 천사들도 모두 배신자들이다!!]

호루스가 모두 똑똑히 들으라는 듯, 목소리를 크게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 말에, 태룡사를 지키려던 모든 이들이 즉각 상황을 파악했다.

[이런……!]

가브리엘이 지금껏 내비쳤던 평온한 표정을 내던지듯, 인상을 거칠게 일그러뜨리며 침음을 흘렸다.

미카엘과 우리엘을 단번에 처리하고 적들에게 큰 피해를 입혀 방어선을 단번에 돌파한다.

그 계획이 대차게 어긋나 버린 상황이었다.

미리 이 계획을 알고 있던 옥황상제와 아레스 등의 순혈자들도 모두 인상을 찌푸렸다.

순혈자들이 세운 계획 중 하나가 어그러지자.

[서둘러라…… 이 빌어먹을 년아.]

아르테미스가 누군가를 향해 독촉하듯, 작게 읊조렸다.

가장 중요한 계획을 실행 중인 순혈 의회 일원.

그 계획이 성공해야만, 이 지긋지긋한 교착 상태를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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