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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586화 (586/726)

#586화

태룡사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전각인 운룡전.

그 중심부에는, 이전 처용과 소수의 헌터들, 신격들이 모였을 때보다 넓게 좌석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태룡사로 초대받은 각 성운의 대표들이 모여들었고.

[……천찰과 내가 허가를 하면, 이쪽과 통하는 문이 열려 서로의 성운을 오갈 수 있지요.]

미륵이 손에 들린 청동검, 황룡의 신물인 천부인을 들어 보이며 성좌들을 향해 말했다.

각 성운의 성역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어떻게 문을 열고 오갈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그런 와중에.

“…….”

[…….]

[…….]

처용과 아테나, 여래가 서로 빠르게 시선을 마주했다.

마치, 무언으로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

처용이 에덴 성운 측을 빠르게 눈짓하자, 아테나와 여래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태룡사에 모여든 각 성운의 대표들 중, 순혈자가 있다.

심지어, 보통 순혈자도 아닌, 순혈 의회의 일원이 잠입해 올 가능성이 있다.

이는 같은 순혈 의회 일원인 오시리스의 확신이었다.

그 확신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태룡사에 방문한 신격들을 오시리스가 직접 마중하러 나간 것.

아니나 다를까. 순혈 의회 일원 중, 두 명이나 이번 화합을 빌미로 태룡사에 잠입했다.

진리의 대천사 가브리엘.

죽음의 대천사 마티엘.

문제는 순혈 의회 일원의 정체를 정확하게 확인했지만, 그들이 순혈 의회 일원이라는 것을 밝힐 수 없다는 것.

눈으로 딱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르는 상태에서 뒤를 급습당하는 것과, 적을 알고 습격을 대비하는 것은 천지 차이였다.

적이 누구인지, 잠입한 배신자가 누구인지 확정된 이상, 대비만 갖추면 충분히 반격할 수 있었다.

‘언제 움직일 것이냐?’

처용이 무표정을 고수한 채, 속으로 읊조렸다.

이렇게 순혈 의회 일원이 잠입했을 때가 바로 수작질을 벌이기 좋은 타이밍이었다.

문제는 그 타이밍이 언제냐는 것.

은밀하게, 시선을 신경 쓰며, 가브리엘과 마티엘을 지켜보고 있지만, 수상한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두 순혈자는 진심으로 이번 화합이 중요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들이 순혈자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전혀 의심하지 않았을 것 같은 모습.

처용은 시커먼 속내를 감춘 두 순혈자를 향해 혐오감을 씹어 삼키며 계속 지켜봤다.

그들이 이대로 ‘정찰’만 하고 돌아갈 가능성도 있었다.

순혈자들이 하도 처용에게 당했던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하도 당했던 그들이기에, 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칠까?

그 자만적이고 오만한 순혈자들이?

그들이 단순 정찰만 하고 넘어갈 리는 절대 없다고 생각했다.

처용이 은밀하게 두 순혈자를 응시하며 감시할 때.

[놈들이 비프로스트를 악용하는 이상, 언제 어느 성운이 습격받을지 알 수 없다네.]

미륵이 설명을 이었다.

왜 태룡전을 중심으로 각 성운의 성역과 연결되는 문을 개설했는지에 대한 이유였다.

미륵의 말이 끝나자.

[한 가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카엘이 미륵을 향해 물었다.

[악신들이 무슨 수로 비프로스트를 악용하는 겁니까? 제가 알기로 그건…….]

비프로스트(Bifrost).

태초신에 의해 아스가르드가 처음 세워질 때부터 있었던 태초의 신물.

오직, 아스가르드의 주신만이 다룰 수 있는 신물이자 장치.

무려,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할 수 있는 태초신의 신물이었다.

이는 미륵에게 질문한 미카엘도, 이곳에 모인 신들도 잘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건…… 이용한다고 해서 쉽게 이용할 만한 물건이 아닌 것으로 압니다.]

태초신의 신물인 비프로스트를 도대체 무슨 수로 악용한단 말인가?

미카엘은 이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른 신들도 미카엘의 질문에 공감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러자.

[내가 짐작되는…… 아니, 거의 확신하는 게 있소.]

그 질문에 입을 연 것은 다름 아닌 토르였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비프로스트를 이용해 헬리오폴리스 습격을 주도한 이는…… 아버지였소.]

이전, 아테나와 처용 앞에서 한 번 밝혔던 이야기.

토르는 가장 처음 악마들에게 습격받았던 헬리오폴리스의 몰락을 조력한 것이 오딘이라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도대체 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미카엘의 물음에.

[계승자와 천찰의 대신이 지닌 태초의 힘을 빼앗아 유일신이 되려고 했었다더군.]

토르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왜 오딘이 순혈자인 로키를 이용해 판데모니움에 협력했는지.

로키는 그런 오딘을 이용해 무엇을 계획했는지 등.

[로키가 그 사악한 존재의 힘을 받고 배반의 대악마가 되며 얻은 권능의 힘 때문인 것 같소.]

어떻게 궁니르를 강탈하고 비프로스트를 악용할 수 있게 되었는지 등.

사실로 밝혀진 부분과 짐작되는 부분을 모두 이야기했다.

그리고.

[내가 이러한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부디…… 그대들이 이런 머저리 같은 짓을 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오.]

같은 일이 반복되기를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듯, 토르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일신이라…… 우리 올림포스에도 그것에 집착하는 멍청이가 하나 있었지요?]

그런 토르의 말에 올림포스의 대표로 이 자리에 참석한 성좌 중 하나.

헤르메스가 이전 사건을 떠올리며 읊조리듯 입을 열었다.

올림포스에도 ‘유일신’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 성좌가 하나 있었으니까.

[같은 사례가 두 번이나 반복되었는데, 또 같은 사례를 만드는 머저리가 이 자리에 없으리라 믿습니다.]

싱긋 미소를 머금은 헤르메스의 말에.

[그런 놈이 있다면, 내 기필로 그놈의 머리를 반으로 쪼개 버리겠다.]

토르가 진심 어린 혐오감을 담아 강하게 말했다.

다른 성좌들 역시, 토르의 말에 공감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

처용은 찰나의 순간, 미세하게 미간을 꿈틀거렸던, 두 성좌의 모습을 포착했다.

특정 대상을 향한 헤르메스의 도발 어린 웃음과 토르의 진심 어린 혐오가 거슬렸다는 듯한 모습.

순간적으로 진심을 드러낸 두 성좌는 다름 아닌 가브리엘과 마티엘이었다.

다른 성좌들은 그들의 순간적인 동요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 새끼들이……!’

그들을 은밀하게 주시하고 있던 처용은 그 순간적인 변화를 잡아내었다.

[각 성운들 간에 치졸한 세력다툼을 하기보단, 이번 일을 계기로 화합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오.]

[동의합니다. 천둥의 신.]

이어지는 토르의 말에 미카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다른 성운의 성좌들 역시 마찬가지, 각 성운끼리의 연결을 긍정적으로 보는 듯했다.

[혹여나, 각 성운들 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새로운 관리자인 천찰이 중재에 나서 줄 것이오.]

미륵이 이후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입을 열었다.

태초신의 성역인 태룡전이 각 성운의 중심이 된 만큼, 중재자의 역할을 맡은 셈.

[어느 한 성운의 편파 없이, 공정할 것을 약속하지.]

혹여나, 각 성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느 한쪽의 편파적인 혜택 없이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그런 이후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미륵의 말에.

[……그걸, 믿을 수 있나?]

정화의 대천사 우리엘이 날 선 목소리로 물었다.

태룡전의 성좌들과 유독 친밀한 이들을 꼽자면, 아테나, 즉 올림포스가 있었다.

만약, 문제가 발생한 두 성운 중 하나가 올림포스라면, 제대로 중재할 것인가?

[태초신의 성역에, 신법재판소까지, 모든 권한과 권력이 이곳에 모여 있다.]

우주를 좌지우지할법한 권력이 태룡전에 모여 있다.

그런 그들이 친분에 흔들리지 않고 중립을 지킬 수 있느냐?

우리엘은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었다.

[우리엘.]

[…….]

다소 공격적인 느낌이 일렁이는 우리엘의 말에, 미카엘과 가브리엘이 불편한 눈빛을 보냈다.

그때.

[신법재판소라면, 언제든 그 주인이 바뀔 수 있다.]

신법재판소를 지닌 신법의 대신, 여래가 입을 열었다.

여래의 말이 울리자.

[…….]

[……?]

모든 신격들이 여래를 보며 의문을 표했다.

여래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 듯한 분위기.

[신법재판소의 주인이 바뀐다? 그대가 짊어진 신법의 신명이 다른 이에게 옮겨진단 말입니까?]

아테나가 의문 어린 목소리로 여래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렇습니다. 자격이 있는 자가 나타나기만 한다면 말이죠.]

여래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선천적 신격들 중, 신법을 짊어질 고귀한 자가 나타난다면, 신법의 봉인이 풀릴 것이다.]

태초신이 여래를 새로운 신법의 대신으로 임명하며 걸었던 봉인.

그리고 그 봉인을 해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여래가 그 방법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신법을 짊어질 고귀한 자라 함은……?]

미카엘이 여래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며 의문을 표하자.

[선천적 신격들이 신법재판소를 악용하여 그 자격을 잃었으니, 그 잘못을 되돌릴 방법이겠지요.]

여래가 다소 차가운 목소리로 답하듯 말했다.

과거 선천적 신격들이 신법재판소를 악용하여, 그 권한을 태초신에게서 몰수당한 것.

[천교 같은 악신들이 아닌, 진정 고결한 신이 나타나, 신법의 신명과 제게 인정을 받으면 됩니다.]

여래는 태초신이 구비해 놓은, 선천적 신격들의 잘못을 되돌릴 방법도 언급했다.

그런 여래의 말에, 몇몇 성좌들이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

특히.

[…….]

[……!]

순간적으로 큰 감정의 동요를 보였다가, 빠르게 감춘 두 성좌.

“…….”

가브리엘과 마티엘을 지켜보는 처용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부디, 스스로에게 주어진 고결함을 잊지 않길 바라오. 그렇다면 신법 또한, 본래 자리로 돌아갈 테니…….]

많은 의미가 함축된 여래의 말에, 성좌들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그 고결한 자를 그대가 알아보는 겁니까?]

아테나가 여래에게 궁금한 듯 묻자.

[내가 아니라, ‘신법’이 반응할 것이오. 신법재판소가 선택하는 것이지.]

여래가 명확하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었다.

그런 여래의 답에 몇몇 성좌들이 작게 인상을 쓰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새로운 신법의 주인이 되려면, 여래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거슬리는 것이었다.

게다가.

[만약…… 고귀한 자가 나타나 신법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면……?]

우리엘이 우려 어린 목소리로 여래를 보며 물었다.

여래의 말대로 신법을 짊어질 고귀한 신격이 나타나 신법을 짊어진다면?

신법을 짊어지고 있던 여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우리엘의 질문에 다른 신격들 역시 의문을 품고는 이내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오랜 구속에서…… 해방되는 것이지요.]

여래가 그런 신격들의 반응을 살펴보며 답하자.

[역천의 신으로 돌아가겠군요.]

아테나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래가 신법의 신명을 내려놓으면, 태초신의 봉인이 풀린다.

그러므로, 여래 역시 본래의 신명으로 돌아가는 것.

[그건……!]

우리엘을 포함한 몇몇 신들이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침음을 흘렸다.

신계를 멸망 직전까지 도래하게 만들었던 극도로 위험한 신명과 권능.

그 힘이 다시 풀려나는 일만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신법재판소를 되찾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었다.

신법을 되찾아오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선천적 신격들이 신법을 되찾으면, 여래가 역천을 되찾는다.

신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한가?

여래의 역천이 풀려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가?

선천적 신격들에게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때.

[저지른 잘못을 스스로의 손으로 씻을 기회를 준다라. 좋군!]

잠시 생각을 잇던 토르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신법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가장 고결한 자라는 증거, 충분히 목표로 삼을 만하겠지!]

신법의 신명에게 가장 고귀한 자로 선택된 선천적 신격이 새로운 신법재판소의 주인이 된다?

토르는 여래가 밝힌 사실을 기회로 여겼다.

가장 고귀한 자가 되어 신법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면, 아스가르드의 새로운 부활이 될 테니까.

[토르.]

우리엘이 토르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그를 부르자.

[신법의 대신, 역천을 되찾으면 또다시 신계에 피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오?]

토르는 우리엘의 말을 무시하고 여래를 바라보며 물었다.

성좌들이 차마 입 밖으로 말하지 못했던 말을 직설적으로 묻는 모습.

그런 토르의 질문에.

[어리석은 만행이 반복하지 않는 한, 같은 비극이 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오.]

여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토르의 말에 답했다.

[그렇다면 문제없군. 신법의 인정을 받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어.]

그 말을 들은 토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법재판소를 신들이 또다시 악용한다?

그러면, 또다시 신계에 피바람이 불 것이다.

반대로, 선천적 신격들이 신법의 중립성을 지키고 고귀함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신계가 뒤집히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토르는 여래의 말을 바로 이해하고는 간편하게 생각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그대들은 신법을 되찾으면, 그 힘을 악용할 생각부터 하는 것인가?]

토르는 우리엘을 포함한 몇몇 이들을 노려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물론, 토르가 신들의 경계 어린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 역천의 힘이 얼마나 위험한지 겪어 봤으니까.

하지만, 신계가 피바람에 휩쓸린 이유는 다름 아닌 신들이 저지른 잘못 때문이었다.

만약, 자신이 신법의 선택을 받아 가장 고귀한 자가 된다면?

절대로, 천교가 했던 비겁한 짓을 반복할 생각이 없었다.

[그럴 리가요. 토르.]

아테나가 토르의 말에 부정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의 잘못을 스스로 청산할 기회가 있다는 것. 그것에 감사해야겠군요.]

그녀 역시 토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혹여나, 천교가 저질렀던 짓을 반복하려는 이가 있다면, 내가 직접 그 어리석은 자를 심판할 것입니다.]

아테나가 서늘한 눈빛으로 경고를 담아 말하자.

[그 머저리들이 벌인 일을 반복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우리엘이 강한 부정을 담아 답했다.

우려를 표하던 다른 성좌들 역시, 납득한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때.

“한 가지 더, 전할 말이 있습니다.”

작금의 회담을 지켜보던 처용이 입을 열었다.

“예언자가 제게 메시지를 하나 보냈더군요.”

‘예언자’를 언급하는 처용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악신들이 태룡전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경고하면서 말입니다.”

처용의 말이 울리자.

[태초신의 성역을?]

[감히, 그 놈들이!]

토르를 포함한 몇몇 성좌들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

[……!]

순간적으로 동요를 보였던 두 순혈자, 가브리엘과 마티엘.

‘……역시나.’

처용은 순간, 포커페이스를 잃은 두 순혈자를 보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악신들은 비프로스트를 이용해 예언자를 노리지 않았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태룡전이다.

처용은 두 순혈자의 반응으로, 확신했다.

[언제라는 말은 없었느냐?]

아테나가 처용에게 묻자.

“아마도…….”

처용이 곰곰이 생각하듯 말을 흐렸다.

그때.

-쿠구!

처용의 귀로, 다른 성좌들의 귀로 신경을 거스르는 소리가 울려 왔다.

태룡사 전체가 울리듯, 짧고 강하게 울린 듯한 느낌.

“……지금인가 보네요?”

처용이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흐렸던 말을 이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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