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2화
“헬리오폴리스가? 벌써!?”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처용이 인상을 확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거대 성운의 성역이 이토록 빠르게 절반이나 함락되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신계의 성운이란, 지구로 따지면 하나의 국가나 다름없었다.
헬리오폴리스는 거대 성운, 지구로 비교하면 미국과 중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강대한 세력의 성역이, 순식간에 절반이나 함락되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예상이 가는 부분은 있었다.
바로 내부의 배신자들.
헬리오폴리스 성운 내부에 숨어있는 순혈자들.
그들이 본색들 드러내 반란을 일으켰고 헬리오폴리스 함락에 기여한 것은 충분히 예상되었다.
하지만, 내부의 배신자들이 손을 쓴다고 해도, 그 거대한 성운이 이토록 빠르게 함락되는 것은 이상했다.
처용이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작금의 상황을 생각할 때.
[보살님이 헬리오폴리스를 방문했을 때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하필이면 여래에게서 가장 좋지 않은 소식이 추가로 들려왔다.
전에 예상했었던 최악의 상황 중 하나.
자비의 대신이 라를 만나러 헬리오폴리스에 방문했을 때를 노릴 것이다.
그 예상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제-엔 장……!”
-으드드!
처용이 주먹을 강하게 쥐며 이를 갈았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벌어진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보살님은 걱정하지 마라,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상하고 그곳에 간 것이었으니까.]
여래에게서 안심하라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전, 악신들이 헬리오폴리스를 습격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도, 보살은 라를 만나겠다 말했었다.
그녀 스스로도 본인이 노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상황.
그런 그녀가 스스로 무모한 짓을 자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살님이 놈들에게 잡힐 리는 없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헬리오폴리스에 가기 전에, 안전장치는 마련하고 간 상황이라는 것이 다행이었다.
여래의 말에 처용이 거칠게 찌푸리던 인상이 조금 펴졌다.
그리고.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구나.]
처용을 잠시 살핀 아테나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하며 물었다.
“헬리오폴리스 성운이 습격받았습니다.”
아테나의 말에 처용이 짧게 현재 상황을 이야기했다.
[헬리오폴리스가?]
[……거긴 쉽게 습격을 허용할 만한 성역이 아닐 텐데?]
처용의 대답에 아테나와 하데스가 경악 어린 의문을 드러냈다.
동시에.
[헬리오폴리스 내부에도 순혈자가 있다면…… 그들이?]
페르세포네는 악의 종주에게 충성하는 성좌들의 비밀단체.
순혈자들을 떠올리며 읊조렸다.
[당장, 도와야-.]
아테나가 다급한 목소리를 내려는 순간.
-화아아!
[아테나! 지금-!]
허공에 신력이 뭉치며 헤르메스가 나타나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너는…… 그렇군. 모두 소식을 들으셨군요.]
헤르메스가 이 자리에 있는 처용을 보고 아테나와 다른 이들을 쭉 둘러보며 말했다.
[헬리오폴리스가 습격을 받았다는 게 사실이야?]
아테나가 바로 본론을 물었다.
평소처럼 주신으로서의 격식 어린 말투가 아닌, 다급함이 일렁이는 말투.
[습격을 받은 정도가 아니야. 벌써 반이나 함락되었다고! 태양신이 항전하고 있다곤 하지만……!]
헤르메스 역시 격식 없이, 다급한 목소리로 아테나를 향해 현재 상황을 이야기했다.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합니다.”
-탓.
처용이 테이블에서 한 발 멀어지며 말하자.
[헤르메스, 신군과 군단장들을 소집하고 헬리오폴리스로 향한다.]
[주신의 뜻대로.]
아테나가 헤르메스를 향해 명령을 내렸고 헤르메스가 즉답했다.
[숙부님-.]
명령을 내린 아테나가 하데스를 보며 말을 잇자.
[걱정하지 말거라. 저승의 일은 내가 책임지고 집행하겠다.]
하데스가 아테나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알고 있다는 듯, 진지하게 말했다.
아테나가 하데스의 믿음 어린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른 성운에도 우리가 소식을 전하겠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가 보거라.]
처용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알겠습니다. 아테나 님.”
-우웅. 스르륵.
아테나의 말에 대답한 처용은 즉시 게이트를 열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
신계의 가장 거대한 성역 중 하나인 헬리오폴리스.
금빛 모래바람이 은은하게 불어오는 고대 이집트의 사막 도시 같은 풍경.
그 중앙에는 거대한 피라미드로 보이는 듯한 정사각뿔 형태의 거대한 신전이 보였다.
태양신 라의 비호를 받는 헬리오폴리스 성역.
그 신성하고 웅장한 도시와 같은 장소가.
-쿠구! 쿠구구!
-콰쾅!
도시 곳곳이 폭발하고 터져 나가며 테러가 일어나고 있었다.
-막아라!
-저 사악한 놈들을 성역에서 몰아내라!
붉은 갑옷을 입고 장창을 쥔 병사들과 도신이 넓고 휘어진 곡도와 방패를 든 병사들.
그들이 진형을 갖추고 성역에 침입한 이들을 향해 무기를 겨누며 항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약하구나!
-고작 이것인가?
헬리오폴리스의 신군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침입자들.
날개와 뿔이 달린 인간형에 가까운 모습.
길고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을 휘두르는 괴물들.
침입자들의 형태는 제각각이었지만, 하나 공통되는 부분이 있었다.
-우우웅!
-우웅!
불길함이 확 느껴질 정도로 짙고 어두운 마기가 일렁인다는 것.
그들은 모두 판데모니움에서 살아가는 이들, 흔히 ‘악마’라고 불리는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악마들을 이끄는 존재.
-약하구나!
-모조리 불태워라!
판데모니움에서 ‘서열’을 부여받은 이들.
대악마들이 선두에 서서 신군들을 학살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런 대악마들보다도 가장 앞서 선봉에 서 있는 존재.
“어둠 속에 수장될지어다.”
-우웅! 쿠구구구!
도시 일대를 단번에 뒤덮어 버릴 정도로 ‘거대한 어둠’의 파도를 다루는 대악마.
삼천마 중 하나이자 판데모니움 서열 1위.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 바알.
그가 선두에 서서 헬리오폴리스를 초토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었다.
신군들을 이끄는 성좌들이 그 어둠을 막기 위해 앞으로 나섰지만.
-커헉!
-으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는 바알의 어둠에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고 있었다.
“모조리 찢어 주마.”
-쿠구! 쿠콰콰!
바알이 두 손을 위로 뻗자 그 주변에 거친 파도처럼 몰아치던 어둠이 위로 솟구쳤다.
-콰아아!
솟구친 어둠의 파도가 곧 덮쳐들 해일처럼 앞으로 휘어진 순간.
“태양의 바람이여!”
-콰화아아!
금빛이 일렁이는 붉은 바람이 소용돌이처럼 몰아치며 곧 쏟아지려는 바알의 어둠을 저지했다.
잠시, 바알의 어둠이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하찮은 권능이도다.”
-쿠구구!
바알이 손을 앞으로 뻗으며 마기에 힘을 더하자.
-콰아아! 파아!
해일처럼 솟구친 어둠의 파도가 붉은 바람을 집어삼키며 앞으로 쏟아졌다.
-크아아!
-으아!
헬리오폴리스의 신군들이 바알의 어둠에 휩쓸리며 비명을 내질렀다.
악마들과 대치하던 신군들의 상당수가 단번에 소멸하자.
“네 이놈!”
-파아아!
신군을 덮친 파도 중앙에 붉은 바람이 다시 생겨나며, 휘몰아쳤다.
주변을 뒤덮은 바알의 어둠이 붉은 바람에 갈려 나가며 잠시 밀려났을 때.
“전선을 뒤로 물려라! 대악마와 정면으로 맞서지 말고 방어에 전념해라!”
-탁!
신군들 앞으로 누군가가 나타나 명령하듯 크게 소리쳤다.
탄탄한 근육이 돋보이는 구릿빛 피부의 상체와 매를 형상화한 듯한 투구를 쓴 남자.
왼손엔 둥글게 휘어진 곡도, 오른손에는 지팡이에 가까울 정도로 창날이 짧은 단창(短槍).
“더는! 성역의 파괴를 허락할 수 없다!”
헬리오폴리스의 신군들을 이끄는 군단장 중 하나이자 열풍(熱風)의 신.
호루스가 성역에 침입한 대악마, 바알을 향해 인상을 거칠게 찌푸리며 크게 소리쳤다.
“크흐흐, 허락이라…….”
바알이 앞을 가로막은 호루스를 보며 낮은 웃음소리를 흘리고는.
“감히 내게 허락을 말하느냐!”
-쿠구구! 콰아아!
거대한 고함을 내지름과 동시에 나선으로 휘몰아치는 어둠의 폭풍을 쏘아 보냈다.
“태양 방풍(防風)!”
호루스가 주변을 집어삼키는 어둠의 폭풍을 저지하기 위해 단창과 코페쉬를 앞으로 뻗으며 신력을 내뿜었다.
-우웅! 푸화아아!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담은 바람이 상승기류를 형성하며 바람의 벽을 만들어 내었다.
-쿠궁! 콰콰콰!
호루스가 만들어 낸 붉은 바람의 장벽이 바알의 어둠을 저지하는 듯 보였지만.
-콰콰! 콰콰콰-!
휘몰아치는 바알의 어둠에 붉은 바람이 갈려 나가며 점점 사그라졌다.
이윽고.
-파아앙!
호루스가 만들어 낸 붉은 바람의 장벽이 무참히 깨져나갔다.
“이-!”
압도적인 바알의 힘에 호루스가 경악을 내지르고는 다가오는 어둠을 막기 위해 신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크허억!?”
-콰콰쾅! 쾅!
밀려오는 어둠을 혼자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호루스가 검은 칼날에 베인 듯한 상처를 무수히 입으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럼에도.
“커흐…… 윽!”
-탁!
어떻게든 바알을 저지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해 단창을 세워 땅을 짚으며 일어섰다.
“하찮은 발버둥이다.”
-콰아아!
바알은 더 뜸 들이지 않고 호루스를 끝장내기 위해 손아귀에 어둠을 모아 앞으로 쏘아 보냈다.
-촤자자작-!
어둠이 뭉쳐져 만들어진 검은 창들이 호루스를 향해 석궁처럼 쏘아져 나갔다.
서 있는 것이 고작인 호루스가 검은 창에 닿아 찢겨나가기 직전.
“태양 성벽.”
호루스의 앞에 그보다 덩치가 큰 이가 나타나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쿠구! 쿠콰콰!
지면에서 붉은 바위들이 솟구치며 바알이 쏘아 보낸 창들을 위로 튕겨냈다.
“……이모우시스.”
호루스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구해준 이를 향해 읊조렸다.
양쪽 어깨 위에 씌워진, 녹색의 문양이 새겨진 금장식과 그 아래로 흘러내린 망토와 갑옷.
마치 로브와 갑옷이 반반 합쳐진 듯한 모습의 갑옷을 걸친 성좌.
호루스를 구한 이는 태양신의 성역을 지키는 문지기.
성벽과 건축의 신, 이모우시스였다.
“방해다.”
-콰아아!
바알은 자신을 방해한 이모우시스를 노려보고는 어둠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읊조렸다.
-쿠콰! 콰콰!
마치 파도 와류처럼 거칠게 휘몰아치는 어둠의 소용돌이.
그 칠흑같이 어두운 소용돌이가 이모우시스의 붉은 바위들을 거칠게 부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
-스스스!
호루스가 다급한 표정으로 이모우시스를 돕기 위해 신력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시간을 벌어 준 덕분입니다. 열풍의 신.”
이모우시스가 호루스의 어깨를 잡으며 무리하게 전투에 임하려는 그를 저지했다.
동시에.
“태양 송환!”
-화아아!
신력으로 자신과 호루스를 감싸며 소리쳤다.
-콰콰! 쿠콰콰콰!
바알의 어둠이 붉은 바위들을 쳐부수고 이모우시스와 호루스를 덮치기 직전.
-피이이!
이모우시스와 호루스가 붉은빛에 휘감기며 사라졌다.
“쥐새끼 같은-.”
바알이 도망친 두 신격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피이! 피이! 피이이!
주변 일대 곳곳에 붉은빛이 점멸하는 것이 보였다.
악마들과 처절하게 맞서며 그들을 저지하고 있던 신군들과 성좌들.
무너져가는 성역에서 혼비백산 도망치는 성역의 신민들.
그들이 붉은빛에 휘감기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피잉! 콰아아!
헬리오폴리스 성역 중심.
거대한 피라미드 형태의 신전인 태양신의 성역.
그 주변 일대를 감쌀 정도로 넓은 원형의 붉은 기둥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태양신의 성역을 보호하는 결계가 작동된 것.
그리고 붉은 빛에 휩싸여 사라진 이들은 모두 그 결계 안으로 피신한 듯 보였다.
“이 하찮은 수작질이-.”
바알이 태양신의 성역을 감싸는 결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며 읊조렸다.
-치이이!
결계 주변에 넘실거리는 태양열이 바알을 불태울 듯 일렁였지만.
-츠츠츠……!
바알에게서 넘실거리는 어둠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태양열이 팍 식어 버리며 사그라졌다.
결국, 바알이 결계 앞에 도달했고.
“얼마나 갈 것 같으냐!!”
-콰콰콰쾅!
결계를 향해 짙은 어둠을 내뿜으며 분노한 듯 소리쳤다.
바알이 끝도 없이 솟구치는 듯한 거대한 어둠을 결계에 쏟아 내자.
-쿠구! 쩌적!
태양신의 성역을 보호하는 결계에 조금씩 금이 갔다.
***
헬리오폴리스 성역, 거대한 피라미드 신전인 태양신의 성역 안.
“걱정하지 말거라. 모두가 대피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 줄 것이다.”
신전 최심부에 있는 헬리오폴리스 성운의 주신.
태양신 라가 주변에 모여든 신격들을 향해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그리고.
“부상이 심합니다. 열풍의 신.”
라의 옆에 있던, 헬리오폴리스 성운 소속이 아닌 대신급 성좌.
자비의 대신, 보살이 부상을 입어 가쁜 숨을 몰아쉬는 호루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우우웅.
자비의 손길이 호루스에게 닿았고 검은 칼날에 베인 듯한 상처가 조금씩 아물었다.
“감사합니다. 자비의 대신이시여.”
호루스가 보살을 향해 감사를 전했고.
“어떻게, 판데모니움의 악마들이 이곳에 도달했단 말인가!”
헬리오폴리스 소속 대신급 성좌 중 하나, 생사의 신 오시리스가 경악 어린 표정을 내비치며 소리쳤다.
“성역 외곽이 아닌…… 내부에서 갑자기 적들이 나타났습니다.”
그 말에 호루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바알과 대악마들, 악마 군단은 헬리오폴리스 외부에 나타나 쳐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성역 ‘내부’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내부에서 갑자기 나타난 바알로 인해 주변 일대가 초토화되고 악마 군단이 성역을 휩쓸었다.
헬리오폴리스의 신군들과 성좌들이 적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였다.
“그게 말이 되는가!”
호루스의 말에 풍요의 신, 이시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하자.
“……말도 안 됩니다.”
방금 상황을 이야기한 호루스 역시 말도 안 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어떻게 성역 내부에서 악마들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자리에 모인 다른 성좌들 역시 말도 안 된다는 듯 말했다.
그때.
“당장은 그것을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보살이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상황을 빠져나가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작금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보살의 말에.
“이 결계가 성역의 주민들이 대피할 때까지 버텨 줄 겁니다.”
라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대답했다.
그러나.
“내부의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는 한, 성역 내에서 악마들이 나타날 리가 없겠죠.”
보살이 경각심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동시에.
“이 안에도…… 악마들의 조력자가 있을지 모릅니다.”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주변을 쓱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보살이 주변을 경계하며 다소 차갑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할 때.
“네년의 예상이 맞다.”
-탁.
중후한 목소리가 보살의 말에 답하듯 울렸고 조금 떨어진 신전 기둥 뒤에서 여러 인영들이 나타났다.
검고 불길한 신력을 넘실넘실 내뿜고 있는 이들.
그들은 다름 아닌 검은 별들이었다.
그리고.
-탁.
검은 별들의 뒤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내자.
“……어떻게 여기에?”
라의 눈이 점점 커지며 경악을 드러냈다.
태양신의 성역 내에서 검은 별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존재.
그는 다름 아닌.
“드디어, 나 천황의 뜻에 따라 하늘이 움직이는구나!”
악의적이고 탐욕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하늘 위의 황제.
천교의 주신, 옥황상제였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