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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540화 (540/726)

#540화

뱀파이어들의 반란이 진압되고 약 사흘이 지난 시점.

처용은 태룡사의 수련탑 지하, 극비 수련장이라고 불리는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안드로말리우스의 소환 진법이 설치된 훈련장.

각 길드의 신관들과 주요 헌터들을 안드로말리우스와 대련시키는 장소였다.

처용이 이곳에 방문한 목적은, 안드로말리우스의 화신체를 소환해 그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다른 헌터들이 그를 사냥하는 것을 지켜보기 위함도 아니었다.

-저벅.

극비 수련장 안으로 처용이 발을 들이자.

“왔어?”

그곳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이들 중 하나, 루나가 처용을 보며 반가움을 표했고.

“일족들은 준비가 되었소.”

그 옆에 있던 뱀파이어 군주, 체페슈가 처용을 보며 말했다.

“도움에 감사합니다.”

처용이 체페슈를 보며 도와주러 와서 고맙다 전하자.

“다른 일도 아니고 꿈의 종주님을 구하는 것이니, 당연히 와야지요.”

체페슈가 진지한 목소리로 답하듯 말했다.

그리고.

“비록, 반나절밖에 둘러보지 못했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본 도시 중 가장 아름다운 도시였소.”

단 하루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태룡사를 둘러본 감상을 이야기했다.

신과 지상의 종족들이 함께 거니는, 동화나 구전에서나 나올 법한 도시.

나름 오랜 시간을 살아온 체페슈임에도 태룡사의 경치와 풍경은 그의 마음을 울릴 정도였다.

“루세핀 님과 함께 가끔 휴식하러 오시죠.”

처용은 체페슈의 말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루나에게 전해 들었겠지?”

루나의 뒤에 서 있는 몽마, 타라샤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타라샤는 처용의 눈빛에 순간 몸을 움츠리고는.

“어, 어차피 나한테 거부권은 없다고!”

-샥.

뒤로 물러나 누군가의 뒤에 몸을 숨기며 소리쳤다.

그녀가 처용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음?]

지면에 설치된 진법을 살펴보고 있던 신격 중 하나.

자비의 대신, 보살이었다.

타라샤는 이곳에 있는 다른 신격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했었다.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두려워하지 않는 신격이 바로 보살이었다.

아니, 두려워하지 않는다기보단.

“저 좀, 살려 주세요. 여신님.”

아이가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의지하는 듯이, 보살을 의지하고 있었다.

[……계승자는 그대를 해치지 않을 거랍니다.]

보살이 타라샤의 어깨를 작게 두드리며 따듯한 미소를 담아 말하자, 타라샤가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음이 한결 편해진 듯한 표정을 지은 타라샤는 다시 루나의 뒤로 다가와 섰다.

“참나…….”

몽마가 신성한 여신에게 마음의 안정을 받는 모습을 본 처용이 어이없는 한숨을 흘리고는.

“그러고 보니…… 너도 모습이 좀 변했군?”

타라샤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며 말을 이었다.

본래, 타라샤는 변화하기 전 루나보다 조금 더 성숙한 외형이었다.

루나가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앳된 여학생의 외형이었다면.

타라샤는 조금 더 어른의 티가 나는 여대생으로 보이는 외형이었다.

그랬던 타라샤의 외형이 각성을 마친 루나처럼 변화해 있었다.

한 쌍에 불과했던 날개는 두 쌍으로 늘어나 있었고 뿔이 한 바퀴 휘어지며 더 길게 자라났다.

짙고 길었던 푸른 머리는 더 길어졌고 키 역시 조금 더 길고 유려하게 자라났다.

어린 티가 거의 다 사라지고 그 사라진 자리를 성숙함이 대체했다.

몽마, 서큐버스 종족답게 아름답고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성인 여성의 모습.

게다가 겉모습이 변화한 만큼.

-스스스.

타라샤에게서 옅게 흘러나오는 어둠의 기세가 더욱 깊고 짙어진 것이 느껴졌다.

“나도 몰라, 루나가 그 알을 출산하고 얼마 안 가, 나도 갑자기 이렇게 변했으니까.”

처용의 질문에 타라샤가 손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답했다.

본인 역시 왜 갑자기 성장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듯한 모습.

‘루나의 진화와 함께, 영향을 받은 건가?’

그런 타라샤의 대답에 처용이 속으로 읊조렸다.

유리아와 에테르에 의해 루나가 밤의 마신으로 진화할 때, 타라샤 역시 영향을 받은 듯 보였다.

“……이 녀석의 힘이 강해진 만큼, 이번 일에 도움이 되겠지.”

변화한 타라샤를 보며 잠시 생각한 처용이 읊조리듯 말했다.

판데모니움에 갇혀 있는 태초의 신수, 니알라 크타니드.

그녀를 구하기 위해선, 뱀파이어와 같은 밤의 일족인 몽마.

그것도 고위 몽마로서 나름 상당한 수준의 어둠을 지닌 타라샤는 유용한 도움이 되는 존재였다.

루나와 체페슈를 포함한 피의 일족들과 꿈의 일족인 타라샤.

본래 하나의 일족인 ‘밤의 일족’들.

그들이 이번 일의 핵심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번 일에 도움을 자처해,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다른 이들.

[우리 역시 준비는 끝났다.]

올림포스 성운 소속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처용에게 다가오며 말함과 동시에.

-우우웅.

손에 들고 있는 길지 않은 황금빛의 지팡이를 들어 보였다.

두 마리의 뱀이 꽈리 모양으로 지팡이를 감고 있는 모습.

지팡이 윗부분에 펼쳐진 작은 천사의 날개와 지팡이 끝에 부유하고 있는 고리.

그것은 전령신 헤르메스를 상징하는 그의 신물, 케리케이온이었다.

[이번 계획이 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구나.]

헤르메스의 뒤로 아테나가 다가오며 말했고 그런 그녀의 뒤로 티케가 말없이 뒤따랐다.

“이번에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테나 님.”

[꼭 성공해야 하는 일이지 않느냐? 당연히 도와야지.]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처용의 말에 아테나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악의 종주가 태초의 마수들을 잡아먹고 힘을 키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번 일은 악의 종주가 힘을 키우는 것을 저지하고 아군의 전력을 늘리는 계획.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계획이었다.

[부활한 천찰의 대신에 이어, 또 다른 태초의 신수라…… 다시 한번 신계가 떠들썩해지겠구나.]

아테나가 얼마 전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읊조리듯 말하자.

“그때 역시 도움을 주셨다 들었습니다.”

처용이 고마운 감정이 일렁이는 목소리로 답했다.

얼마 전, 태초룡 유리아에 의해 다시 태어난 황룡, 천찰의 대신.

소멸한 줄 알았던 대신급 성좌가 부활하자, 신계가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하지만 혼란은 잠시였을 뿐.

이는 부활한 천찰의 대신이 직접 별들의 의회를 열어 자신이 누구인지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황룡은 관리자의 사명을 부여받은 자로서 각 성운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그 말에 아테나를 포함한 일부 성좌들은 황룡을 환영했다.

지금은 우주를 안정시키는 시스템의 방벽을 무너뜨리고 우주를 멸망시키려는 이들과 맞서 싸우는 시기.

이런 와중에, 시스템의 방벽을 더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대신급 성좌가 나타나는 것은 환영이었다.

하지만 몇몇 일부 성좌들은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시 태어난 천찰의 대신이라는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었다.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들은 그리 큰 문제가 없었다.

그들은 그저 작금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었으니까.

무엇보다, 문제라고 할 만한 이들은 따로 있었다.

-태초신의 힘을 지녔다고?

바로, 황룡을 향해 경계심을 드러내는 몇몇 대신급 성좌들이었다.

개중 일부는 노골적으로 황룡이 달갑지 않다는 듯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아스가르드 성운의 주신인 오딘.

[태초신의 권한과 힘을 경계하는 듯 보였다.]

아테나가 별들의 의회에서 황룡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던 이들을 떠올리며 말하자.

“……온전한 경계심이라기보단, 태초의 힘이 제 손에 쥐어져 있지 않으니,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겠지요.”

처용이 차가운 눈빛을 띠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하듯 말했다.

황룡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

처용은 그들이 지닌 공통점이 무엇인지, 눈에 훤히 보였다.

바로 데미갓 프로젝트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라는 것.

태초의 그릇 안에 담겨 있는 강력한 힘을 원했던 이들.

그 태초의 그릇이 이식된 숙주인 예언자, 엘리스에게도 집착을 드러냈던 이들.

‘아스가르드의 주신이라…….’

처용이 그런 그들 중 하나, 아스가르드 성운의 주신인 오딘을 생각하며 속으로 읊조렸다.

제우스와 같이 데미갓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주신급 성좌.

회귀 전, 악의 종주가 벌이는 대신급 성좌 사냥에 희생당한 성좌.

오딘에 대해 아는 정보는 대략 이 정도였다.

처용이 오딘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그와 마주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딘보다는 같이 전장에서 악신들을 상대로 함께 싸웠던 토르가 더 익숙했다.

그랬기에.

‘설사, 오딘이 다른 마음을 먹는다해도, 토르가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지.’

처용은 당장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오딘에 대해 잘 모르기에, 오딘이 배신을 저지를지 아닐지 확신할 순 없었다.

하지만 토르는 회귀 전, 아스가르드 성운이 완전히 무너졌음에도, 끝까지 저항군에 남아 싸웠던 성좌였다.

처용이 아는 토르는 성운을 위해 어느 정도의 타협은 할 줄 알지만.

-배신을 납득이나 합리적이라는 말로 포장하려 들지 마라!

그는 진심으로 악의적인 행동이나 마음가짐을 싫어하는 이였다.

회귀 전, 그가 끝까지 저항군에 남아 싸웠던 이유도, 배신자들처럼 추악해지기 싫다는 이유였으니까.

‘……토르를 믿어 봐야지, 당장 내가 오딘을 견제하기 위해 나서는 것도 좀 이상하고.’

처용은 오딘의 행동과 집착이 조금 거슬렸지만, 토르를 믿기로 했다.

토르는 악마들에게 무릎을 꿇고 복종하여 목숨을 연명할 바엔, 스스로 소멸을 택하는 전사.

그랬던 토르였기에 그는 나름 믿을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 시기에 배신을 저지르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배신을 저지른 천교가 어떤 꼴을 당했는지, 지금 어떤 취급을 받는지 모르는 성좌는 없었으니까.

그런 대차게 망해 버린 타락자의 길을 아스가르드의 주신이 선택할 가능성은 적었다.

[아스가르드 주신이 수상한 짓을 한다고 해도, 천둥의 신이 그 행동을 간과하기만 할 리가 없다.]

처용과 비슷한 생각을 하던 아테나가 입을 열자.

“같은 생각입니다.”

아테나의 말에 동의하듯 처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혹여, 수상한 정황이 포착되면 내 미리 알려주마.]

“감사합니다. 저도 신경 쓰고 있겠습니다.”

처용이 아테나의 말에 답할 때.

[슬슬 시작해도 되겠구나.]

바닥에 새겨진 진법에 신력을 흘려보내며 집중하던 여래가 처용을 바라보며 말했고.

[이쪽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제로야.]

그 옆에서 여래와 같이 진법에 신력을 흘려보내던 성좌.

기계 장치의 여신,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입을 열었다.

그녀 역시 아테나와 헤르메스처럼, 이번 일을 돕기 위해 자처했다.

지금 그녀의 주변에는.

-우웅. 딸각. 딸가각.

마치, 기계 장치의 톱니바퀴를 연상케 하는 신력으로 만들어진 진법들이 형성되어 있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 장치의 진법들이 서로 톱니를 맞대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

[대악마 소환 마법진이라…… 이것을 만든 이가 누구인지 궁금한걸?]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바닥의 진법을 보며 흥미 어린 눈빛으로 읊조리듯 말하자.

[곧 만나볼 수 있을 거네.]

조금 떨어진 곳, 진법의 중앙에 서 있는 미륵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말에 답하듯 말했다.

진법의 중앙에 선 미륵의 손 위에는.

-우우웅.

배구공 크기의 구체, 태초의 심장이 들려 있었다.

깨져 있던 모습이 모두 사라진 완전한 형태의 태초의 심장이 황금빛 파동을 은은하게 내뿜고 있었다.

황룡 역시 이번 일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우리 역시, 준비는 끝났다.]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일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또 다른 이들.

바로 니알라와 같은 태초의 마수, 카투라와 크루마가 입을 열었다.

극비 수련장 지하 지면에 넓게 그려진 대악마 소환 마법진.

둥근 원형으로 그려진 마법진 안에는 정삼각형의 진법이 추가로 만들어져 있었다.

정삼각형의 선에 닿지 않는 빈 부분.

가장 외곽의 원과 정삼각형 진법 사이에는 작은 원형의 진법 세 개가 형성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진법의 중앙에는 태초의 심장을 쥔 미륵이 섰다.

각 정삼각형의 꼭짓점 부분에는 이번 일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이들.

밤의 일족인 루나와 타라샤, 체페슈를 포함한 뱀파이어 열 명.

케리케이온을 쥔 헤르메스.

카루라와 크루마가 섰다.

이어서 작은 원형의 진법 세 개.

그곳에는 여래와 데우스 엑스 마키나.

“작전대로만 된다면 이번 일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탁.

마지막으로 처용이 빈 마지막 자리에 올라서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법 안에 각각 사람들이 자리를 잡자.

-탓. 탁.

대악마 소환 마법진 외부로는 아테나와 티케, 해전무신, 청룡을 포함한 성좌들.

그리고 커맨더와 연화를 포함한 신관들과 헌터들이 자리했다.

[그럼, 시작하겠다.]

-우우웅!

미륵이 태초의 심장을 들어 보이며 입을 연 순간.

-우우웅! 우웅!

각각 진법 내에 자리한 이들이 신력을 내뿜었다.

가장 먼저.

[문이 성공적으로 열리는지부터 확인하지요.]

여래가 발아래에 있는 원형의 진법에 신력을 부여하며 입을 열었고.

-우웅. 딸깍. 딸까각!

그에 맞춰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주변에 펼쳐진 톱니 형태의 진법들을 조작했다.

-우우웅!

처용 역시 그런 둘을 보조하듯, 진법에 신력을 부여하며 집중했다.

대악마 소환 마법진 안에 자리한 작은 원형의 진법 위에 자리한 이들이 행동을 개시하자.

-쿠구!

미륵의 앞에 지면과 천장을 잇는 검은 선이 그어졌고.

-쩌저저적!

마치, 공간이 좌우로 벌어지듯 밀려나며 검은 선의 크기가 조금씩 커졌다.

점점 크기가 벌어지던 검은 선의 넓이가 손 한 뼘 정도 되었을 때.

-우우웅.

-우웅.

이번엔 정삼각형 진법의 각 꼭짓점에 자리한 이들이 행동을 개시했다.

루나와 체페슈가 진법에 혈기를 흘려보냈고 타라샤 역시 어둠을 흘려보냈다.

카투라와 크루마 역시 진법에 신력을 흘려보내며 집중했다.

그리고 정삼각형 진법 꼭짓점에 자리한 마지막 인물.

[케리케이온, 그 누구도 눈치챌 수 없도록, 은밀하게 소식을 전하라!]

-탁! 우우웅!

헤르메스가 자신이 자리한 진법 위로 케리케이온을 꽂으며 신력을 끌어올렸다.

그 순간.

-스르르륵.

케리케이온 위로 붉은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편지 한 장이 만들어졌다.

밤의 일족들이 지닌 기운과 카투라, 크루마의 기운이 합쳐져 만들어진 편지.

-파파팟.

그 편지가 몇 번 접히더니, 종이로 만들어진 새의 형태로 변했다.

동시에.

-휘리릭.

검붉은 빛깔의 꼬리를 그려내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편지로 만들어진 새가 날아간 방향은 다름 아닌.

-스르륵.

미륵의 앞에 나타나 점점 크기가 벌어지는 검은 균열 속이었다.

***

판데모니움 독 지대 협곡 가장 깊은 장소.

대악마 안드로말리우스의 성역.

“으음?”

그곳에서 마법진을 만들고 지우는 일을 반복하던 알레인이 의문을 표했다.

동시에, 빠르게 표정을 감추고는 주변을 의식했다.

이곳의 본래 주인인 안드로말리우스는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

즉, 지금 성역 내에는 알레인 외엔 아무도 없었다.

‘타이밍이 좋구나.’

-우우웅.

미소를 지은 알레인이 손을 뻗어 새까만 어둠을 내뿜었다.

-슈르륵.

알레인에게서 뻗어 나간 어둠이 마법진을 감싼 순간.

-스륵. 탁.

마법진 안에서 종이로 접은 새가 날아와 알레인의 손에 잡혔다.

알레인의 손에 새가 잡힌 순간.

-스르륵.

종이 새에게서 검붉은 기운들이 흘러나와 알레인에게로 스며들었다.

알레인이 잠시 눈을 감으며 침묵했다.

마치, 새 안에 담겨 있던 정보를 읽는 듯한 모습.

잠시 침묵에 잠긴 알레인은.

“드디어 때가 되었구나.”

이내 안도감이 일렁이는 목소리로 미소를 지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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