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화
빛의 신, 야훼가 자신의 신력을 소모해 태룡전에 강제로 강림하자.
“허가도 없이 어디서-.”
-스스.
처용이 즉각 신력을 내뿜고는 야훼를 추방시켜 버리려 했다.
그때.
[잠시, 기다려 보거라.]
미륵이 손을 뻗어 처용을 저지했다.
[혹시나 했거늘, 방금 그 기운을 느끼자마자 곧장 찾아올 줄이야.]
불청객처럼 난입한 야훼를 바라본 미륵이 복잡한 감정이 일렁이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어떻게…….]
야훼는 미륵의 말에 곧장 대답하지 않고 황룡을 보며 침음을 흘렸다.
그는 온몸이 빛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심하게 당황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던 야훼가 황룡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미륵을 향해 물었다.
[나도 아직 정확히는 파악하지 못했다네.]
미륵이 어깨를 으쓱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하자.
[관리자! 이건 심각한 상황이다! 알고 있는 것이냐!?]
야훼가 가벼운 미륵의 태도에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치듯 말했다.
그리고.
[천찰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다 하여, 내가 알아보지 못할 것 같은가!]
황룡을 노려보며 적대적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스스로의 육체를 쪼개 내 눈앞에서 소멸했었던 자가! 어째서 계속 되살아나는 것이냐!]
[나는 야드가 아니라네. 야훼.]
이어지는 야훼의 말에 황룡이 단호한 목소리로 답하듯 말했다.
그러자.
[말장난은 집어치워라! 그놈도 태초신이자 태초신이 아닌 존재였다!]
야훼가 적대가 가득한 눈빛을 치켜뜨며 소리쳤다.
스스로 소멸을 택한 태초신에게서 태어난 어두운 존재.
악의 종주, 조크 – 크타니드.
부수어져 사그라진 줄만 알았던 태초신의 망가진 육체에 온갖 부정적인 사념들이 붙어 있는 존재.
야훼가 처음 악의 종주를 보았을 때, 눈에 비추어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눈앞에 태초신의 흔적이 짙게 느껴지는 존재가 나타났다.
천찰의 대신으로 보이는 육체에 태초신의 힘과 흔적이 여기저기 붙어 있는 모습.
악의 종주와 비슷하면서, 반대되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무슨 수로 소멸한 신이 육체가 온전히 부활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만약, 조크 – 크타니드 같은 존재가 하나 더 발생한 것이라면-.]
중요한 건, 또다시 태초신의 힘을 지닌 위험한 존재가 나타났다는 것.
[올포원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이 자리에서 네놈을 없애 버릴 것이다.]
-위이잉!
야훼가 짙은 빛줄기를 스멀스멀 내뿜으며 적대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성지 내의 모든 적대 행위를 금지한다!]
-우웅. 탁!
미륵이 관철의 조정자를 소환해 땅을 찍으며 소리쳤다.
-짜랑. 짜라랑.
석장에 달린 고리들이 서로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내었고.
-우웅! 우우웅!
그 소리에 옅은 신력의 파동이 담겨 주변에 옅게 퍼져 나갔다.
잔잔하지만 빠르게 퍼져 나간 파동이 야훼에게도 닿았고.
-피이이……!
야훼에게서 뿜어져 나오던 강렬한 빛이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이게 뭐 하는 짓-!]
[당황하는 건 이해하지만, 행동하기 전에 생각부터 좀 해라.]
따지려 드는 야훼의 말에 미륵이 짧은 한숨을 섞어 말했다.
그리고.
[대리자에겐,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전달해 줄 필요가 있어 보이는군.]
-우우웅.
황룡이 손에 쥔 여의주, 태초의 심장에 신력을 불어 넣으며 말했다.
-화아아.
태초의 심장이 밝게 빛나더니, 황금빛 가루가 일렁이는 바람을 주변에 일으켰다.
그 바람이 잔잔하게 흐르며 야훼에게 향했고.
[……새로운 ‘관리자’라고?]
마치, 무언가를 보거나 읽은 듯, 침묵하던 야훼가 입을 열었다.
[새로 태어난 나의 역할이지.]
그 말에 황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나는 대리자인 그대와 관리자인 관철과 비슷한 존재라 칭하는 것이 맞을 것이네.]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태초신에게 받았던 ‘관리자’의 역할은 이미 끝났지.]
황룡의 말에 미륵의 말이 이어졌다.
본래라면, 제 역할을 다한 미륵은 다른 관리자들처럼 안식에 들어야 했었다.
하지만, 관철이라는 신명을 짊어지고 새로운 역할을 받은 덕분에 살아남았다.
[지금의 나는, 엄연히 관리자가 아닌 관철의 대신이라네.]
[……알고 있다.]
야훼가 미륵의 말에 답하고는.
[그래서, 새로운 관리자가 나타났다?]
황룡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처음 보였던 강렬한 적대감은 조금 누그러진 듯 보였지만, 아직은 남아있는 모습.
[관리자의 자리가 비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태어난 것은 아니네.]
그런 야훼의 태도에 황룡이 대답하고는.
[계승자여, 내게 시간을 좀 주지 않겠는가?]
처용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천찰과 태초신이 지닌 기억과 정보가 내게 깃들어 있지만, 나는 지금의 세상을 잘 모른다네.]
막 태어난 그는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때문에, 지금 세계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 황룡의 말에 이어.
[이 일은 우리에게 맡기거라.]
[지금은 네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 보이는구나.]
미륵과 여래가 처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황룡에 대한 일과 이번 일로 인해 벌어질 법한 신계의 문제는 본인들이 맡겠다는 것.
“알겠습니다.”
처용은 가장 신뢰하는 두 신격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리고.
[계승자여, 그 아이가 궁금하다면,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거라. 그러면 답해 줄 것이다.]
태초룡을 잠시 바라본 황룡이 처용을 향해 말했다.
[그 아이는 너에 대해서라면 거의 모든 걸 알고 있을 테니까.]
“이 녀석이요?”
처용이 황룡의 말에 의문을 표하자.
[그래, 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어린아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겠구나.]
태초룡을 바라본 황룡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했다.
처용에게 할 말을 마친 황룡은.
[서로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소.]
-화아아!
황금빛을 내뿜으며 다른 신격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황룡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금빛의 기류가 운신전을 뒤덮었고.
-파아아!
이내 처용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이 사라졌다.
‘태룡전으로 간 건가?’
처용은 황룡과 이 자리에 있던 신격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채며 속으로 읊조렸다.
“하아, 일단…… 돌아가자.”
-우우웅.
답답하고 복잡한 한숨을 내쉰 처용은 일단 에스라 대륙으로 돌아가기 위해 게이트를 열었다.
***
밤의 성채 별궁.
-우우웅.
처용이 게이트를 열고 사라졌던 분수대 앞에 게이트가 열렸고.
-스륵.
그곳에서 복잡한 표정을 내비치는 처용이 걸어 나왔다.
처용이 나타나자.
“왔어?”
바로 근처에서 연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화의 말이 들려온 방향으로 처용이 고개를 돌리자.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분수대 앞 테이블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있는 연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기다렸어.”
쓰러져 잠들었었던 루나가 연아의 옆에 앉아 처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둥근 원형 테이블 위에 차려진 각종 과자와 커피가 담긴 머그컵.
그곳에 앉은 연화와 연아, 루나는 처용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 보였다.
“큰 문제는 없어 보여서 다행이야.”
-탁.
처용이 세 사람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고는 루나의 말에 답했다.
“그래서, 이 녀석에 대해서는 알아봤어?”
-쪼르륵. 탁.
연아가 처용의 앞에 커피를 내주며 물었다.
처용이 잠시 태룡전에 갔었던 이유가 바로 태초룡 때문이었으니까.
그런 연아의 질문에.
“하아.”
처용은 답답하고 복잡한 한숨을 내쉬며 연아가 건네준 커피를 전부 들이켰다.
아직도, 조금 전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잘 정리가 되지 않았으니까.
항상 침착한 모습을 보이던 처용이 답답하고 복잡한 심정을 숨기지 않자, 사람들이 표정이 미묘해졌다.
“……설명하기 힘들면, 우리 얘기부터 하는 게 좋을까?”
그 모습을 본 연아가 연화와 루나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처용은 그런 연아의 말에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래도, 처용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해줘야 하기에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으니까.
“문제라기보단, 루나가 너한테 해야 할 말이 있다고 하던데?”
연아가 처용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할 때.
“삐익.”
처용의 팔에 안겨 졸고 있던 태초룡이 깨어난 듯 울음소리를 내었다.
동시에, 주변을 둘러보듯,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두리번거렸고.
-후욱.
이내 루나를 바라본 후, 처용의 품을 벗어나 그녀에게 안겨들었다.
“삑!”
루나에게 안긴 태초룡이 반가움을 드러내듯, 머리를 비비며 울음소리를 내자.
“……나도 만나서 반가워.”
-스륵.
루나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안겨든 태초룡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당장 큰 문제는 없어, 걱정하지 마.”
처용을 향해 말을 이었다.
조금 전 문제가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
“다행이네.”
처용이 그런 루나의 말에 다행이라고 답한 순간.
“내가 서약자에게 해야 할 말은 이 아이에 대한 거야.”
루나의 말이 이어졌다.
그녀가 말한 아이는 다름 아닌 품 안에 안겨 있는 태초룡이었다.
태초룡을 가리키는 루나의 말에 처용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조금 전, 그 태초룡으로 인해 엄청난 사태가 벌어진 것을 보았었으니까.
처용이 속으로 또 무슨 문제가 일어난 것인지 걱정을 내비칠 때.
“……밤의 왕족, 블라디미르의 축복을 받은 이들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어.”
잠시 생각을 정리하듯, 한 번 숨을 고른 루나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이 인연의 선을 ‘블러드 라인’이라고 불러.”
밤의 왕족의 일원이 된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이어주는 짙은 인연의 실이 생겨난다.
왕족의 일원이 되는 방법은 바로 왕족과 서약을 맺어 블라디미르의 축복을 받는 것.
예시로 군주와 피의 서약을 맺어 그의 반려가 된 루세핀이 대표적이었다.
“알고 있어.”
처용이 루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 말에 루나가 짧게 침묵하고는.
“……설명하는 것보단, 직접 보여주는 게 낫겠네.”
-우우웅. 탁!
혈기가 일렁이는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화아아!
핏빛의 파동이 루나의 손가락에서 옅게 퍼져 나갔고.
-스르륵.
그 결과, 일행들의 눈에 보이지 않던 무언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실선?”
-스륵. 스륵.
연아가 눈앞에 드러난 붉은 선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들겨 보며 읊조렸다.
붉은 선에 연아의 손가락이 닿았지만, 만져지지 않는 듯, 손가락이 선을 통과했다.
“블러드 라인은 왕족의 증명이자, 밤의 축복을 내려받은 자라는 증거이기도 해.”
붉은 선을 드러나게 만든 루나가 말을 이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루나의 뒤로 길게 뻗어 나간 두 개의 선.
그 선은 다름 아닌 그녀의 부모인 체페슈와 루세핀이었다.
동시에 뻗어 나간 두 개의 선 사이를 이어주는 다른 선 하나도 보였다.
그것은 체페슈와 루세핀이 서로 피의 서약을 맺었다는 증거.
그리고.
-우우웅!
유독 가장 강하게 빛나는 굵은 선 하나.
“이게 우리가 피의 서약을 맺은 증거인, 블러드 라인.”
그 선은 처용과 루나를 서로 이어주고 있었다.
루나가 처용과 자신을 이어주는 블러드라인을 가리키며 말했을 때.
“……선이 두 개인데?”
연아가 고개를 기울이며 의문을 표했다.
처용과 루나를 이어주는 유독 굵고 환한 붉은빛을 내는 블러드 라인.
그 아래에 하나의 선이 더 이어져 있었다.
연아의 시선이 점점 그 선을 따라 이동했고.
“……어?”
이내 그 선의 끝에 도달하자 연아의 입에서 의문이 흘러나왔다.
처용에게서 뻗어 나온 두 개의 선.
그중 하나는 서약자인 루나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던 다른 선 하나는.
“이, 이거…… 이 용이랑 이어져 있는데?”
바로 태초룡과 이어져 있었다.
연아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태초룡을 바라보며 말한 순간.
“하나가 더 있어.”
태초룡에게서 뻗어 나온 또 다른 선을 발견했다.
그 선이 이어진 곳은 다름 아닌.
“이건 루나랑 이어져…… 있는데?”
루나였다.
처용과 루나는 피의 서약으로 인해 서로 블러드 라인이 이어졌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이어주는 블러드 라인 말고 또 다른 블러드 라인이 있었다.
처용과 루나에게서 뻗어 나온 두 번째 블러드 라인이 이어진 곳은.
“삑.”
바로 루나의 품에 안겨 있는 태초룡이었다.
“그러니까…….”
서로 이어져 있는 블러드 라인들을 관찰한 처용이 작게 인상을 찌푸리며 읊조렸다.
서약을 맺은 서로가 서로에게 이어진 인연의 선, 블러드 라인.
블러드 라인은 뱀파이어 왕족의 가계도를 의미하기도 했었다.
즉, 블러드 라인이 연결된 이들은 서로 가족이라는 것.
그런데, 그 가족을 의미하는 선이 처용과 루나만이 아닌, 태초룡과도 연결되어 삼각형을 그리고 있었다.
마치, 체페슈와 루세핀, 루나처럼.
“이 아이는-.”
태초룡을 지긋이 바라보던 루나가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에 처용과 연화, 연아의 시선과 귀가 집중되었다.
이윽고.
“서약자와 나의 아이야.”
루나의 입에서 진실이 흘러나오자.
“…….”
“…….”
연화와 연아가 입을 벌린 채 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확실한 거야? 서약이나 계약으로 이 녀석과 이어진 게 아니라?”
처용이 루나를 바라보며 확인 차 다시 한번 묻자.
“블러드 라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슈르르륵.
루나가 오른손 검지를 들고 혈기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
그러자.
“삐익.”
-스륵. 슈르륵.
태초룡이 아담한 손을 들어 올리고는 손아귀에 붉은 기운을 끌어 올리며 울음소리를 내었다.
작은 용의 손아귀에 뭉친 붉은 기운.
그 기운은 다름 아닌 혈기였다.
심지어.
-우웅. 우우웅.
루나가 끌어 올린 혈기와 서로 공명하듯 잔잔한 파동을 흩뿌렸다.
“그러니까…… 신에 닿은 인간과 밤의 마신이 된 뱀파이어 사이에서 드래곤이 태어났다?”
침묵하던 연화가 작금의 상황을 정리하듯, 입을 열어 말했다.
그 말에.
“안 그래도 이 녀석의 정체가 복잡한데, 더 복잡해졌군.”
처용이 곤란한 듯, 얼굴을 쓸어 보이며 침음을 흘렸다.
“성좌님들께 무슨 이야기라도 들은 거야?”
그 모습을 본 연화가 처용에게 물었다.
처용이 단순히 곤란한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게, 드래곤이 자기 자식인 이유만은 아닌 듯 보였으니까.
“드래곤이 네 자식이라는 사실보단, 덜 충격적일 것 같은데.”
멍한 표정을 짓던 연아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고는.
“도대체 뭐길래 그래?”
-호록.
처용에게 그 이유를 물음과 동시에 머그컵을 들어 커피를 들이켰다.
“이 녀석은-.”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을 잇던 처용의 입이 열렸고.
“차기 ‘태초신’이다.”
처용의 입에서 태초룡에 대한 정체가 흘러나왔다.
그 말이 세 사람의 귀에 울린 순간.
-주르르르-.
연아는 마시던 커피를 그대로 머그컵에 쏟아내며 멍한 표정을 지었고.
“다…… 다, 다시 한번 말해 줄래?”
“……뭐라고?”
연화와 루나 역시 충격 어린 표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처용에게 되물었다.
“하아, 차기 태초신이라고 하더라.”
처용이 그런 그녀들의 질문에 다시 한번 또박또박 ‘태초신’을 언급하며 말했다.
그 말에 세 사람이 뭐라 말하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리며 침묵했다.
충격적인 침묵이 무거운 고요함을 드러내며 주변을 감쌀 때.
“삑.”
루나의 품에 안겨 있던 태초룡이 처용의 말에 긍정하듯 밝은 울음소리를 내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