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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520화 (520/726)

#520화

“폭풍우에 의해 범람한 물이 홍수를 일으킬 것입니다.”

일기예고를 읊던 윤아의 말이 끝나자.

-스스스. 촤아아!

땅 위로 물이 차오르더니, 사람들의 발목을 타고 올라 점점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쏴아아아!

유속이 점점 빨라지며 물결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수상비.”

서쪽, 적들을 향해 달려 나가던 진호가 다리에 마나를 두르며 스킬을 발동하자.

-촤악. 촤아아!

파도를 타듯, 유속이 빠른 물 위를 밟으며 신속하고 유연하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비단 진호만이 아니라.

-쏴아! 촤악!

-촤아악!

그와 같이 달려 나가던 헌터 전원이 급류를 밟아 물살을 타고 나아갔다.

헌터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이용하여, 더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반면에.

-제길, 물살이……!

-결계를 펼치고 유속을 견뎌라!

마인들과 뱀파이어들은 점점 수위를 높여 오는 물살에 저항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들이 조종하는 마수들과 몬스터들 역시 윤아가 만든 환경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놈들을 저지해라!”

“고작 그 인원으로? 정신이 나갔군!”

상급 마인들은 자신들이 수에서 압도적이라는 이점을 내세워 공격을 명령했다.

근접 클래스 마인들을 선두로 마수와 몬스터들이 거친 환경을 뚫고 앞으로 나아갔다.

-쿠워워!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코뿔소 형태의 마수들이 가장 앞서 돌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폭풍우와 거친 물살이 몰아치는 극한의 환경쯤은 가볍게 무시하며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육중한 덩치를 무기로 돌진해 나가는 마수들과 헌터들의 거리가 점차 좁혀졌다.

마수의 날카로운 뿔이 가장 앞서 달려 나온 진호 앞에 도달했다.

본래의 인간이라면, 절대로 막을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비켜.”

-스릉.

진호가 옆구리에 찬 쌍검을 X자로 교차하며 발도하자.

-촤아아!

육중한 덩치의 코뿔소 마수가 네 조각으로 갈라지며 즉사했다.

뒤이어.

-우웅. 촤악! 촤아악!

발도한 쌍검에 강기를 부여하고는 전방을 향해 다시 X자로 교차하며 칼날을 두 번 휘두르자.

-우우웅! 촤아아!

쌍검에서 쏘아져 나간 강기가 반월을 그리며 전방을 휩쓸었다.

날카롭게 벼려진 강기에 닿은 마수들의 몸이 조각나며 쓰러졌다.

진호가 전방을 휩쓸어 버린 순간.

-스킬을 사용했다! 쿨타임 일 때를 노려!

-측면을 공격해!

마수들의 뒤에 숨어 기회를 노리고 있던 암살자 클래스 마인들이 칼을 빼 들며 진호에게 달려들었다.

“……이거 스킬 아닌데?”

진호는 위와 양옆으로 덮쳐 오는 마인들을 향해 코웃음을 치고는.

-우우웅! 촤아!

아직 강기가 일렁이는 쌍검을 가로로 교차하며 두 번 휘둘렀다.

다시 마수들을 휩쓸어버리는 강기가 전방으로 넓게 반월을 그리며 쏘아졌고.

-촤아악!

그로 인해 좌·우로 덮쳐오던 마인들이 휩쓸리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즉사했다.

동시에.

-파지직! 콰쾅!

뇌전이 타오르는 주먹을 쥔 백호가 진호의 머리 위를 습격해 오는 마인들을 후려치며 나타났고.

-피이! 샤아악!

두 손으로 창을 쥔 정훈이 백호를 공격하려는 마인들을 단번에 꿰뚫었다.

숫자와 덩치로 밀어붙이려던 마인들과 마수들의 돌진이, 단 스물에 불과한 이들을 뚫지 못하고 저지되었다.

“인간 따위가!”

“그 나약한 육체를 찢어 주마!”

이번에 나타난 이들은 마르크의 반역에 가담한 뱀파이어들.

마수와 마인들의 그림자에 숨어 있던 이들이 기회를 틈타 헌터들을 기습했다.

-샤악!

날카롭게 벼려진 어둠이 일렁이는 손톱이 정훈의 머리를 향해 쇄도한 순간.

-스르륵.

정훈의 발밑 그림자가 일렁이며 앞으로 튀어 나가더니.

-우웅. 촤아악! 촤악!

처용과 루나를 따르는 뱀파이어들이 나타나 반역자들을 단번에 처치했다.

비단 정훈의 그림자뿐만 아니라.

-스르륵. 스륵. 촤악!

백호와 진호 등 다른 헌터들의 그림자에서도 뱀파이어들이 튀어나와 반역에 가담한 뱀파이어들을 처리했다.

그리고는.

-스르륵. 스륵.

다시 헌터들의 그림자에 동화되며 모습을 감추었다.

그들은 모두 극한의 환경을 이겨내고 적응하는 훈련을 받은 이들.

그런 헌터들과 뱀파이어들이 거친 환경 속에서 서로의 장점을 살려 팀을 이뤄 싸우고 있었다.

“원거리에서 공격해라!”

상급 마인 하나가 휘하 마인들을 향해 명령하고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늘 위에서 마기를 모아 헌터들을 습격할 생각이었다.

그때.

-……휘이이!

그런 상급 마인을 향해, 날개를 펼친 무언가가 거친 폭풍 속에서 빠르게 쇄도해왔다.

“뭣-!?”

상급 마인이 순식간에 쇄도해 오는 적을 제대로 인지하기도 전에.

-촤아악! 촤악!

강기가 일렁이는 날카로운 맹금류의 발톱이 상급 마인의 육체를 찢어발기며 지나갔다.

비단 상급 마인 뿐 아니라.

-촤아! 촤자자작!

그 뒤를 따라 하늘 위로 날아오른 마인들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순간, 네놈들은 죽는다.”

전장의 제공권(制空權)을 장악한 차루스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지상을 쏘아보며 읊조렸다.

비단 차루스 뿐만 아니라.

-으아악!

-하늘에 뭔가 있-!

-커억!

맹금류의 특징을 지닌 조인족 전사들이 하늘 위로 날아오르려는 마인들을 처치했다.

비바람과 폭풍이 거칠게 몰아치는데도 하늘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

그들이 거친 환경에 적응하는 선인의 훈련을 받았기 때문도 있었지만.

“운사의 가호.”

-우우웅.

일기예고를 사용해 이 거친 환경을 만들어 낸 장본인.

윤아가 전장의 아군들에게 신성력을 부여해 청룡의 가호를 준 도움도 있었다.

그런 청룡의 가호 덕분에.

-쿵! 쿵! 철컥.

진형을 갖추고 앞으로 나아가는 커맨더의 안드로이드들도 폭풍우의 영향을 적게 받았다.

전장이 교착화되자.

[이 하계종들이 감히!]

-우우웅! 쾅!

보다 못한 악신들의 화신체들이 마기를 내뿜으며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전장에 가장 앞서 달려 나가는 이는 다름 아닌 아레스.

[어딜 감히 신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냐!]

-우웅! 스르릉!

아레스가 전장의 한복판으로 달려 나가며 마기를 끌어모아 검을 소환했다.

“결전기 – 뇌호!”

-파지지직!

이를 눈여겨보고 있던 백호가 자신의 결전기, 뇌호를 소환하며 아레스의 앞을 가로막았다.

“벽력권.”

-파지직! 콰쾅!

뇌호와 백호가 동시에 지른 정권에 아레스가 휘두른 검이 가로막혔다.

[하계종 따위가!]

-스릉! 우우웅!

아레스가 마기를 더 끌어 올리며 검을 쥔 손아귀에 힘을 주었지만.

“……고작 이건가? 악신 나으리.”

-파지직! 파직!

강렬한 뇌기를 내뿜는 백호는 기세에 밀리지 않고 강기를 끌어 올리며 맞섰다.

악신의 화신체를 정면으로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때문에, 긴장감을 드높이며 결전기를 사용해 악신의 앞을 막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할만하군.’

악신과 한 번 충돌한 결과, 백호는 악신의 화신체를 상대로 충분히 맞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간, 대악마를 상대로 꾸준히 훈련한 결과였다.

아레스의 앞을 백호가 가로막자.

-쐐에엑! 샤악!

백호의 좌·우로 검은 별의 화신체가 나타나 칼날을 내질렀다.

그 순간.

-파지직!

그런 백호의 곁으로 두 명의 인영이 번개처럼 나타났고.

-파지지직! 콰쾅!

백호를 습격하려던 검은 별의 화신체를 걷어차 저지했다.

동시에.

-촤르르륵! 촤륵! 스릉!

수백 개의 삼각형 판들이 튀어나와 서로 이어 붙었고 수십 개의 조립식 무구들이 나타났다.

“이 자는 우리가 맡겠습니다.”

“다른 악신을 저지해 주십시오.”

백호를 도운 이비와 나인이 번갈아 말했다.

처용과 처음 마주했을 때 보였던 뚝뚝 끊기는 말투가 아닌, 또렷한 목소리였다.

“……맡기지.”

-파지직!

고개를 끄덕인 백호가 다른 악신을 상대하기 위해 발을 돌렸다.

[생명체도 아닌 것들이, 감히 내 앞을 가로막느냐!]

-쿠구구!

아레스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이비와 나인을 보며 분노를 내질렀다.

마기를 넘실넘실 내뿜는 아레스가 검에 마기를 휘감아 내지르자.

“전투 데이터에 기록된 악신.”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우우웅! 콰쾅!

나인과 이비가 은빛의 신성력을 내뿜음과 동시에 조립식 무구들을 앞세워 아레스의 공격을 저지했다.

비단 아레스뿐만이 아니라.

[이 하계종들이-!]

[그 변종과 함께하는 이들이다. 방심하지 마라.]

다른 악신들의 화신체들 역시 헌터들을 밀어내지 못하고 저지되었다.

악신들이 전장에 합류했음에도, 전황이 뒤집힐 기미가 보이질 않자.

“……그것을 다시 불러내라!”

마르크가 인상을 거칠게 찌푸리며 소리쳤다.

“가짜 마신이 소환한 괴물을 상대하느라 조금 손상된 상태입니다. 바로 사용하기엔-.”

그런 마르크의 말에 제나 후작이 작은 우려를 담아 답했다.

처용이 소환한 역천룡을 큰 피해 없이 저지할 수 있었던 이유.

그 이유가 바로 악신들에게서 마르크가 받은 ‘병기’ 덕분이었으니까.

문제는 그 병기가 처용의 역천룡을 상대하느라 손상된 상태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병기를 다시 보관해둔 상황이었다.

제나 후작은 그런 병기가 완전히 망가지는 것을 우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당장 소환해라! 제나 후작! 저 잡것들을 쓸어 버리기 위해 받은 병기이지 않나!”

마르크는 개의치 않다는 듯, 당장 병기를 불러낼 것을 명령했다.

그 말에, 제나 후작이 고민하듯 짧게 침묵하고는.

“위대하고 거대한 어둠이시여…….”

-우우웅.

마기를 모아 마법진을 만들어내며 읊조렸다.

제나 후작의 앞에 검은 마기가 서로 뭉치며 판데모니움의 문자를 그려내었고 마법진이 완성된 순간.

-쿵! 쿵! 콰쾅!

지면을 뚫고 거대한 덩치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쯤 썩어 문드러진 녹색의 비늘.

거의 30미터에 달하는 육중한 덩치와 붉은 안광을 피워내는 파충류의 눈동자.

제나 후작이 소환한 ‘병기’는 다름 아닌 드래곤.

아니, 드래곤을 희생하여 만들어 낸 병기, 데스 드래곤(Death Dragon)이었다.

-캬아아아아!

소환된 데스 드래곤이 피어를 내뿜으며 크게 울부짖자.

“……데이베른 장로!?”

동쪽의 후방,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며 대기하고 있던 어린 드래곤.

비크라가 떨리는 목소리를 흘리며 경악했다.

비단 비크라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온 두 어린 드래곤도 침음을 흘리며 소리 없는 경악을 내비쳤다.

제나 후작이 소환한 데스 드래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바하무트를 배신한 에인션트급 드래곤, 데이베른이었다.

-캬아아!

-후욱! 화아악!

데스 드래곤이 되어 나타난 데이베른이 날개를 펼치며 하늘로 날아오르자.

[젠장!]

-화아아! 후욱!

비크라가 본래의 모습, 드래곤의 형태로 변하며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동시에.

[내게 다가오지 마라! 지상의 인간들을 도와!]

데스 드래곤을 경계하며 그를 저지하기 위해 다가온 조인족들을 향해 소리쳤다.

“……맡기겠소.”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차루스가 비크라를 향해 말하고는 고도를 낮추며 날개를 돌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저게 진짜…… 장로님이야?]

-후욱! 훅!

비크라를 따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며 곁에 선, 두 어린 드래곤.

마티네아와 가네리아가 경악을 지우지 못한 목소리로 말했다.

[데이베른 장로!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냐!]

비크라가 데스 드래곤이 되어 나타난 데이베른을 향해 소리치자.

-우웅! 크롸아아아!!

데이베른 장로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마기를 담은 피어를 내질렀다.

마기에 오염된 드래곤 포스가 파동을 흩뿌리며 퍼져나가자.

-우우웅! 파아아!

비크라가 금빛이 일렁이는 드래곤 포스를 흩뿌리며 저지하려 했다.

아무리 비크라가 바하무트의 이름을 받은 골드 드래곤이라 해도 이제 갓 어덜트에 들어선 어린 드래곤.

반면에, 데이베른은 수천년을 살아온 에인션트급 드래곤이었다.

비록, 악신들의 병기가 되어 본래의 격이 떨어진 듯 보였지만.

-우웅! 파사사삭……!

아직 어린 드래곤인 비크라가 데이베른의 힘을 홀로 감당하기에는 무리였다.

비크라의 드래곤 포스가 크게 밀려나자.

[비크라!]

[이런!]

-우우웅!

마티네아와 가네리아가 비크라에게 힘을 보태며 드래곤 포스를 끌어올렸다.

마기에 오염된 드래곤 포스의 파동을 세 어린 드래곤들이 힘을 합쳐 겨우 저지하자.

-쓰으으읍!

이번엔, 마기에 오염된 드래곤 포스가 데이베른의 입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드래곤에게 있어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 브레스였다.

[제길!]

-쓰으읍!

그 모습을 본 비크라 역시 드래곤 포스를 끌어모으며 브레스를 모았다.

-콰아아!!

데이베른이 들이쉰 숨결을 내뱉자, 칙칙한 검녹색의 브레스가 일직선으로 쏘아졌고.

-파아아!

그를 저지하기 위해 비크라가 금빛의 브레스를 내뿜었다.

강렬하게 타오르는 두 드래곤의 힘이 맞붙었지만.

-치이이-!

금빛이 일렁이는 비크라의 브레스가 데이베른의 브레스에 밀려났다.

-콰아!

-파아!

옆에 선, 두 드래곤 역시 비크라를 도와 브레스를 내뿜었다.

그럼에도 힘에 부친 듯, 데이베른의 브레스에 밀려났다.

이대로 데이베른의 브레스가 어린 드래곤들의 브레스를 뚫고 그들을 직격하려는 찰나.

-위이잉! 피이잉!!

동쪽의 하늘 위에 부유하는 거대 함선.

커맨더의 성지, 마키나의 머리 부분에서 강렬하게 타오르는 함포가 데이베른을 향해 쏘아졌다.

-피이! 콰아아아!

순식간에 쇄도한 함포가 데이베른을 직격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크롸아! 캬아아!

강렬한 충격을 받은 데이베른이 브레스를 끊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뒤로 밀려났다.

[으어……!]

[윽.]

도움을 받은 세 어린 드래곤들이 안도를 내비칠 때.

“파트너, 괜찮아?”

-샥!

어린 레드 드래곤, 마티네아의 머리 옆에, 현아가 나타나며 말했다.

[위험해! 이건 인간이 개입할 상황이 아니야!]

마티네아가 현아를 향해 걱정을 담아 소리치듯 말했다.

에이션트급 드래곤이 적들의 노예가 되어 나타난 상황.

드래곤에게 일어난 문제는 드래곤이 해결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봐 파트너, 아니 너희들 모두…….”

데이베른을 노려본 현아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홀로 감당하려 하지 마.”

현아의 말이 끝난 순간.

-……피이이!

강렬한 마나가 일렁이는 백색의 화살 두 발이 데이베른을 향해 쏘아졌다.

-콰아아! 캬아아!

화살에 직격당한 데이베른이 뒤로 더 밀려나며 괴성을 내질렀다.

데이베른에게 쏘아진 화살이 날아온 방향은 동쪽의 후방.

-우우웅!

강기와 정령의 힘을 화살에 휘감아 다시 활시위에 걸고 있는 백발의 두 하이 엘프.

테시아와 리카가 현아를 향해 미소를 보였다.

현아가 그런 두 하이 엘프를 향해 고맙다는 듯, 짧게 손을 흔들 때.

-크롸아아! 쓰읍!

고통에 몸부림치던 데이베른이 분노한 듯, 괴성을 지르고는 재차 숨을 짧고 깊게 들이켰다.

-파아! 파아아! 파아!

이전처럼 길고 강하게 내뱉는 브레스가 아닌, 짧게 여러 번 내뱉는 브레스가 쏘아져 나갔다.

-우우웅!

그 모습을 본 어린 드래곤들이 드래곤 포스를 끌어 올리며 방어막을 형성했다.

-콰쾅! 쾅!

데이베른의 브레스가 방어막을 강타했다.

아무리 위력이 현저히 낮아진 브레스라 해도, 에인션트급 드래곤의 힘이 담긴 브레스.

그 힘이 여러 번 방어막에 직격하자.

-쩌적! 쩌저적!

어린 드래곤들이 힘을 모아 발현한 방어막이 빠르게 금이 가며 부수어지기 시작했다.

[제길 힘이……!]

비크라를 포함한 어린 드래곤들이 힘겨운 침음을 흘릴 때.

“결전기 – 라바 가디언.”

-샥. 탓.

현아가 마티네아의 머리 위로 올라서 손을 짚고는 결전기를 발동했다.

-화르륵! 우우웅!

뜨거운 열기가 넘실거리는 용암의 기운이 현아에게서 흘러나왔다.

본래 그녀의 결전기는 용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수호자 골렘을 소환하는 것이었지만.

“변형 - 드래곤 라바 아머(Dragon Lava Armor).”

-스르르륵.

격렬하게 타오르는 용암의 기운은 골렘을 소환하는 것이 아닌, 현아의 손을 타고 마티네아에게 흘러갔다.

그 결과.

-화아아아!!

마티네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드래곤 포스가 증폭되며 격렬하게 타올랐다.

동시에.

-슈르륵. 쩌적!

레드 드래곤의 비늘 위에 용암이 생성되며 그 뒤를 덮기 시작했다.

마치, 레드 드래곤 위에 용암의 갑옷이 덧씌워진 듯한 모습.

[이건?]

마티네아가 갑작스럽게 끓어 넘치는 힘에 의문을 표했다.

“마티, 저 빌어먹을 놈을 날려 버려.”

현아가 진지한 목소리로 마티네아를 향해 말하자.

-쓰읍. 콰아아아!

마티네아가 의문을 거두고는 넘치는 힘을 입에 모아 브레스를 날렸다.

본래 그녀가 내뿜었던 브레스보다 적어도 두 배는 거대해진 브레스가 내뿜어졌고.

-파사사사!

데이베른이 쏘아대는 짧은 브레스들을 뚫어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콰아앙! 캬아-!

화염의 브레스가 데이베른에게 직격하며 화염의 폭발을 일으켰다.

[어……?]

마티네아가 자신이 쏘아낸 브레스의 위력을 예상 못 했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으며 침음을 흘렸다.

“어때, 이제 좀 파트너 계약에 대해 진지한 생각이 들어?”

그 모습을 본 현아가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도와줘서 고맙다. 인간.]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비크라가 도움을 준 현아에게 감사를 전하고는.

[진형을 바꾼다. 나와 가네리아가 마티네아를 보조한다.]

뒤로 조금 물러나 마티네아의 옆에 서며 말을 이었다.

본래는 세 명 중, 그나마 강한 비크라가 중심에 서서 데이베른을 저지했었다.

하지만, 현아의 도움으로 마티네아의 힘이 증폭된 상황.

비크라는 그런 마티네아와 자신의 역할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꼬맹이들, 저 배신자에게 겁먹지 마라.]

-지이잉.

마키나에서 한 줄기 빛이 쏘아지더니, 비크라의 옆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말도 못 하는 짐승으로 영락해 버린 저 어리석은 드래곤을 처치해라, 내가 도와주마.]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말과 동시에.

-지잉. 철컥. 철컥.

지상을 겨누며 헌터들을 돕던 마키나의 함포 중 일부가 데이베른을 향해 포구를 겨누었다.

[도움에 감사합니다. 여신님.]

비크라가 진지한 목소리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게 감사를 전하며 눈빛을 다잡았다.

더 이상, 상대가 에인션트급 드래곤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일절 없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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