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8화
단 하루 만에 모든 일을 끝마친 처용은 다시 아라한 왕국에 돌아왔다.
돌아온 처용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왕궁의 2층.
-샥.
처용이 소리 없이 왕궁 2층에 도착하자.
-바삭. 바사삭. 와그작!
긴 단상에 둘러앉은 이들이 바삭한 무언가를 입에 가져가며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어 왔어?”
처용의 기척을 눈치챈 이들 중 한 명.
연아가 손에 쥔 치킨, 뜯어먹다 만 닭 다리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 말에, 아직 처용이 온 것을 눈치채지 못한 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고.
“컥! 크흠! 죄송합니다. 돌아오셨군요.”
그들 중 하나, 아나샤가 먹던 치킨 조각을 앞접시에 내려놓은 채, 헛기침을 내뱉으며 말했다.
“됐어, 그냥 먹어.”
처용은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아나샤에게 손짓하며 말하고는.
“보물전에 열어 둔 게이트로 태룡사에 갔다 온 건가?”
단상에 나열된 치킨 박스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눈에 보이는 치킨 박스들은 모두 태룡사에 들어온 치킨 브랜드 상표가 부착되어 있었다.
“나랑 언니는 왕복할 수 있게 만들어 놨더라?”
연아가 처용의 물음에 답하듯 입을 열었다.
처용은 비상시를 대비해 태룡사 2층, 보물전으로 지정해 둔 방구석에 게이트를 열어두었다.
“여러모로 고생했으니까. 이 정도 휴식은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게이트를 확인한 연아가 잠시 태룡사로 돌아갔다가 다시 이곳에 온 것이었다.
다름 아닌, 치킨을 포함한 다양한 먹거리를 포장해 들고.
너무 긴장을 놓고 쉬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충직한 정보원을 통해서 알아본 결과, 지금 아스터 교단은 아주 아비규환이라고 하더라고?”
연아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쉬고 싶어서 쉬는 단순한 결정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말하는 충직한 정보원은 다름 아닌, 심장 약탈자 멜리제.
암흑가의 수장을 통해 지금 아스터 교단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휴식을 결정한 것이었다.
-수도 전체가 완전히 불바다로 변했습니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커맨더가 쏘아 보낸 뉴 클리어 한 방.
멜리제는 불타오르는 아스터 제국의 수도를 먼 곳에서 지켜보며 입을 쩍 벌린 채 경악했다.
그녀는 제국의 수도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뉴 클리어의 엄청난 위력에 두려워하면서도.
-화재 진화도 못 하는 상황입니다. 놈들이 당장 공격 태세를 갖추는 건 불가능합니다. 절대로…….
아스터 교단의 상황을 연아에게 상세히 전했다.
“해서, 일단은 이 기회에 우리도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나?”
“아니, 좋은 판단이다. 휴식은 반복적인 수련만큼이나 중요하지.”
연아의 말을 들은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전투와 전쟁에 있어 휴식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컨디션의 유무는 그날의 전투에 상당한 영향을 끼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적들의 동향을 살피고 아군이 재정비할 시간을 갖추는 것은 중요했다.
물론, 이들이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이변이 발생하면, 복이가 내게 곧장 알려 줄 거야.”
“마키나도 저 위에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으니까.”
미리 대비를 갖춘 연화와 커맨더가 이어서 말했다.
아라한 왕국의 상공에는 거대한 거북이, 연화의 주력함인 복이가 지상을 감시 중이었다.
커맨더의 성지, 마키나 또한 아직 아라한 왕국 상공에 자리한 채,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참고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헌터들은 커맨더와 백호, 진호뿐이었다.
남은 이들은 모두 커맨더의 성지, 마키나로 돌아갔다.
그들 역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행동할 수 있도록 준비함과 동시에 휴식 중이었다.
“별일 없었다니, 다행이군요.”
이야기를 들은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별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은 듯 보였다.
그리고.
“사고 안 치고 잘 있었나 보네?”
처용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 자리에 있는 이들.
나란히 앉아 치킨을 뜯고 있던 세 명의 드래곤을 향해 말했다.
“우리는 꼬마가 아니다.”
폴리모프를 유지하고 있는 드래곤들 중 하나.
금발 머리의 소년 모습을 한 비크라가 불만 어린 목소리로 말하고는.
“아암. 음~.”
손에 쥔 치킨을 입에 넣으며 미소를 지었다.
양옆에 앉은 두 드래곤 역시 비크라와 다를 바 없었다.
입가에 묻은 튀김 부스러기와 치킨을 입에 넣고 미소를 짓는 모습.
드래곤들이 보여 주는 모습은 영락없는 꼬마들의 모습이었다.
그때.
“드래곤 슬레이어들은…… 어떻게 된 거야?”
드래곤들과 맞은편에 앉아 있던 루비아가 진지한 목소리로 처용에게 물었다.
그 말에, 치킨에 집중하고 있던 드래곤들 역시 처용을 바라봤다.
처용이 어제 자리를 비우고 지금 나타난 이유.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분리수거 좀 하고 온다.
드래곤 슬레이어들 때문이었으니까.
분리수거를 하고 온다는 말의 의미는 그들을 처리하고 오겠다는 의미.
그 뜻을 모르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굳이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보단, 이것들을 보여주는 게 빠르겠군.”
-우우웅. 딸그락.
처용은 루비아의 말에 답하며 아공간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였다.
마치, 뼈를 깎아 만든 듯한 장식품이 달린 목걸이들.
처용이 손아귀에 뼈 목걸이, 드래곤 슬레이어들의 성물을 들어 보이자.
“그, 그건? 법칙의 성물을 도대체 어떻게!?”
-툭.
비크라가 들고 있던 치킨을 앞접시에 툭 떨군 채 입을 벌리며 경악했다.
옆에 있던 두 드래곤 역시, 소리 없는 경악을 표하고 있었다.
“드래곤 슬레이어들의 성물…… 그게 네 손에 있다는 건-.”
루비아가 경악 어린 목소리로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지금 처용의 손에 들린 것은 드래곤 슬레이어들의 성물들.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살아가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 성물이었다.
그것들이 지금 처용의 손아귀에 있는 상황.
“드래곤 슬레이어들의 마을은 이제 없다. 단 하나도.”
처용이 루비아의 이어질 말을 예상하며 말했다.
드래곤 슬레이어 일족이 살아가는 마을은 이제 에스라 대륙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신이 직접 쳐들어가 그들의 터전을 불태우고 쓸어 버렸으니까.
“법칙의 사원에서 이 일을 알아차리면-.”
루비아가 처용의 말에, 우려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살아가는 마을이 모두 전멸했다 해도, 아직 그들의 성지가 남아있었으니까.
게다가 그곳은 드래곤 슬레이어들의 수장이 있는 곳.
그는 아무 제약 없이 ‘법칙의 힘’을 다룰 수 있는 법칙의 왕이었다.
루비아는 그런 그가 나서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르릉. 쾅!
처용이 뼈로 만들어진 대검을 아공간 속에서 꺼내 보이자.
“그, 그, 그…… 그, 그걸 어떻게? 그게 왜…… 왜 거기서 나와!?”
루비아가 하던 말을 멈추고는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대검을 가리키며 경악을 드러냈다.
“비크라.”
“가짜는…… 아니겠지?”
어린 레드 드래곤과 그린 드래곤, 마티네아와 가네리아가 비크라를 향해 물었다.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믿어지지가 않는 듯, 그녀들도 눈동자와 목소리를 떨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의 물음에.
“가짜일 리가 없다.”
처용의 손에 쥐어진 대검을 자세히 살펴본 비크라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법칙의 왕만이 사용할 수 있는 신물, 저건 로드의 뼈로 만들어진 물건이다. 그래서 알 수 있어.”
법칙의 왕, 지젤이 다루는 대검은 성물이 아닌 신물.
우주를 창조한 가장 위대한 신, 에스라가 최초의 드래곤에게 뼈를 받아 내어 만들었다고 전해졌다.
최초의 드래곤은 바로 드래곤 로드인 바하무트였다.
그런 바하무트의 직계인 비크라는 처용이 꺼내 보인 대검, 신물이 진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무엇보다도.
“저 신물 속에서 흘러나오는 ‘법칙의 힘’이 가짜일 리가 없잖아.”
법칙의 신물에서 흘러나오는 무형의 기운.
그것은 바로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다루는 법칙의 힘이었다.
아니, 더욱 농밀하고 무게감이 짙게 느껴지는 기운.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다루는 법칙의 힘의 원형이었다.
“그게 네 손에 있다는 건…… 법칙의 왕을 죽인 건가?”
비크라가 떨리는 목소리를 바로잡으며 처용에게 물었다.
그러자 다른 두 드래곤도, 루비아도 처용의 대답을 기다리듯, 긴장감을 보였다.
“죽는 것보다 더하게 만들어 줬지.”
처용이 비크라의 말에 찐득한 살기가 일렁이는 감정을 실어 말했다.
잔혹함이 확 느껴지는 처용의 말에 비크라가 복잡한 감정을 내비치며 침묵했다.
“도대체 뭐 어떻게 했길래?”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연화가 처용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대충 처용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예상되었다.
각 마을을 상징한다는 성물인 뼈 목걸이.
드래곤들이 경악을 내비쳤던, 법칙의 왕이 사용하는 뼈 대검까지.
작금의 상황을 볼 때, 최소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존재들의 말살.
혹은 말살에 가까울 정도로 그들을 전부 죽인 것 같았다.
아니, 이는 예상이 아닌 확신에 가까웠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드래곤 슬레이어의 완전한 멸종을 선고한다!
처용은 멸천의 신명을 걸고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존재들의 멸종을 선고한다고 말했었으니까.
“하나하나 자세히 말하면, 다들 체할 텐데?”
연화의 물음에 처용이 단상 위에 놓인 치킨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무리 비위가 좋은 이들이라도,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잔혹한 짓을 한 것은 맞았으니까.
우려와 잔혹함이 일렁이는 처용의 말에.
“하나만 물어보자.”
이번엔 연아가 입을 열어 처용에게 물었다.
“그 새끼들 아스터 교단 놈이랑 한통속인 건 확실하지?”
아스터 교단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감이 일렁이는 연아의 물음에.
“더 잔혹하고 쓰레기 같은 놈들이라 봐도 무방하지.”
처용이 작게 인상을 쓰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의 웃음기도 섞이지 않는 진지하고 단호한 대답이 울리자.
“그렇다면 됐어, 그 개새끼들은 당해도 싼 놈들이야.”
연아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고는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향해 욕을 내뱉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귀신이 악귀가 되어버린 것이여?”
백호가 연아의 욕설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연아가 조금 거칠고 저돌적인 성격이라곤 해도,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여자애였다.
그런 그녀에게서 아스터 교단에 대한 적대감과 살의가 짙게 느껴졌다.
“……그럴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연화가 백호의 말에 대답하듯 입을 열었다.
지금 연아는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는 듯, 인상을 한껏 찌푸린 채, 침묵하고 있었다.
마치, 기억해 내기 싫은 듯한 트라우마가 다시금 떠오르는 듯한 모습.
연화는 그런 연아의 반응에 차가운 눈빛을 띠고는.
“소말리아 사건에 버금가는-.”
백호의 물음에 진지한 목소리로 답하듯 말했다.
그러자.
“아아, 이해했구만. 더 말하지 않아도 알겠네.”
백호가 연화의 말을 다 듣지 않고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에블린을 노릴 때부터 알아봤지만, 아주 쳐 죽일 놈들이었네?”
백호가 소말리아 사건 당시에 겪었던, 머릿속에 남은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읊조리듯 말했다.
비단 백호만이 아니라 진호, 커맨더 역시 인상이 확 일그러지며 적의를 드러냈다.
그들 역시 소말리아 사건의 당사자들.
백호와 같은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이었으니까.
“놈들이 정신없이 방황할 때, 준비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아스터 교단에 대한 헌터들의 적대 어린 반응을 본 처용이 속으로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우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드래곤.”
“으, 으음?”
처용이 비크라를 바라보며 말을 잇자, 침묵하던 비크라가 의문을 표했다.
“성역으로 갈 수 있나?”
“……갈 수 있다.”
비크라가 이어지는 처용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좋아, 이제 방해하는 놈들도 없으니, 오늘 바로 가지.”
비크라의 대답에 처용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판데모니움 독 지대 협곡의 가장 깊은 장소인 안드로말리우스의 성역.
본래 안드로말리우스가 상시 있어야 할 공간.
그러나 맹독의 황제가 자리해 있어야 할 옥좌는 비어 있었고.
“으음…… 흐음.”
-스르륵. 위잉.
독 지대 성역의 중앙에는 알레인만이 혼자 남아 마법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건 빼는 게 좋겠고 대신 여기에…….”
-스륵. 스르륵.
있었던 마법진을 지우고 다시 새롭게 만든 마법진을 빈자리에 끼우는 일을 반복하는 안개의 대악마.
그녀는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며 읊조리고 있었다.
그때.
-화르륵! 화아!
알레인의 집중을 흐리려는 듯한 불길 소리가 울렸고.
“안드로말리우스는 없군, 또 인간들에게 소환된 것인가?”
-파아아!
불길이 걷어지며 디아블로가 나타났다.
알레인은 불청객을 마주한 듯, 작게 인상을 찌푸리고는.
“안드로말리우스는 ‘침략자’를 배제하러 갔다.”
다시 만들고 있던 마법진에 시선을 돌리며 답했다.
맹독의 대악마가 성역에 없는 이유.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이것들이 감히 내 자리를 노리다니!
대악마의 이름을 노리고 독 지대 협곡에 발을 들인 침략자들 때문이었다.
안드로말리우스는 대악마 말석에 자리한 존재.
그런 그의 자리를 노리는 악마들은 많다.
안 그래도 안드로말리우스는 인간들에게 강제로 소환되어 얻어맞고 오는 굴욕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
그 상황은 경쟁자들에겐 그런 안드로말리우스의 자리를 노리기 좋은 기회였다.
지금은 그저 수하들만을 보내며 간만 보고 있지만, 언제 서열 교체 혈전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
안드로말리우스는 작금의 상황에서 더 일이 꼬이기 전에.
-감히 수하들을 보내 나를 감시해!? 내가 직접 죽여 주마!
본인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 침략자들을 처치하기로 한 것이었다.
맹독의 대악마는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대악마중에 아마 가장 바쁜 녀석이지 않을까?”
알레인이 침략자들을 직접 처치하기 위해 나선 안드로말리우스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러자.
“마침 잘 되었군.”
디아블로가 알레인의 말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말에 알레인이 의문을 표하며 디아블로를 바라보자.
“안개의 대악마, 아니…… 진짜 몽환의 군주라고 해야 하나?”
디아블로가 확신이 가득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알레인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 말에.
“……흐음?”
가까스로 경악 어린 심정을 억누른 알레인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의문을 드러냈다.
그런 알레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본 디아블로는.
“아닌가? 너무 억측이었나? 방금 말은 헛소리였다. 그냥 흘려 버려라.”
-화르륵!
고개를 기울이며 말을 잇고는 이내 불길에 휘감기며 사라졌다.
디아블로가 사라지자.
‘젠…… 장! 도대체 어떻게?’
알레인이 속으로 식은땀을 훔치며 읊조렸다.
디아블로는 자신의 말을 흘려 버리라고 했지만, 도저히 흘려 버릴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지금 판데모니움에서 몽환의 군주라 불리는 이는 색욕의 대악마 아스모데우스.
그러나 디아블로는 알레인을 향해 ‘진짜 몽환의 군주’라 말했다.
떠보는 듯한 그의 말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 결과 큰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좋지 않다. 조금 더 서둘러야겠어.’
알레인은 위기를 넘긴 것에 안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각심이 크게 차오르고 있었다.
디아블로가 어떻게 자신의 비밀을 눈치채고 떠봤는지는 알 수 없었다.
-우웅. 스르륵.
마법진을 만들어내는 일에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