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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462화 (462/726)

#462화

처용이 항마의 화신을 사용하자.

-쿠구구!

강렬한 신력이 퍼지며 사방을 짓눌렀다.

제아무리 이 세계에서 최강자에 손꼽히는 대마법사라 해도.

“크으!”

“마신…….”

처용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신력의 압박은 무시할 수 없었다.

6서클의 정예 마법사들은 물론, 대마법사들도 표정을 굳히며 긴장감을 보였지만.

“마신! 이 강렬한 힘! 바로 이것이다!”

용기사를 조종하는 제1 마탑주.

제르멜은 그런 처용의 신력을 느끼며 집착 어린 광기를 드러냈다.

“네놈을 잡는다면, 나 또한 신에 닿을 수 있으리라!”

신에 대한 갈망.

인간을 벗어나 초월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

제르멜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였다.

“날 잡겠다는 새끼들이 어떤 꼴을 당했는지.”

처용은 그런 제르밀을 향해 경멸 어린 미소를 짓고는.

“내가 직접 가르쳐 주마.”

-샥!

눈 깜빡할 사이에 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

처용이 사라지자, 용기사를 조종하는 제르멜이 싸늘한 한기를 느끼고는.

“드래고닉 포스 실드!”

-지이잉!

드래곤 오러와 7서클의 마나를 합쳐 원형의 실드를 펼쳤다.

“디펜시브 가드!”

“얼티밋 실드!”

한발 늦게 세 명의 대마법사가 용기사에게 모여 방어 마법을 펼쳤다.

그 순간.

“검의 비명.”

-……촤자자자!

뭉쳐 있는 마법사들과 용기사의 위로 신력을 머금은 강기의 칼날이 쏟아졌다.

-까가가강! 까강!

강기의 파편이 용기사와 대마법사들이 힘을 합쳐 펼친 실드를 긁으며 지나갔다.

그들과 가까이 있는 마법사들, 한 발 더 늦게라도 실드를 발현한 이들은 무사했지만.

“크아아!”

“억-!”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던 6서클 마법사 두 명은 팔다리가 조각나며 즉사했다.

나무토막처럼 썰려 나가떨어지는 두 명의 마법사를 본 생존자들이 간담 써늘한 표정을 지어 보일 때.

“항마의 화신 – 홍염신장.”

-화르륵!

이번엔 새빨갛게 불타오르는 5미터 크기의 손바닥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항마의 화신이 만들어내는 신장은 속성을 머금은 신력으로 만들어진 공격.

아무리 대마법사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실드라 해도.

-쿠구! 콰아아! 파차창!

무작정 버틸 수만은 없는 위력이었다.

겹겹이 쌓인 실드들이 무참히 깨져 나가며 새빨간 화염이 마법사들을 휩쓸었고.

“제길……!”

“플래시 워크!”

마법사들이 짧은 거리를 재빠르게 이동하는 마법을 발현하며 제각기 흩어졌다.

그럼에도.

“으아악!”

“살려-!”

두 명의 마법사가 홍염신장의 불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며 사라졌다.

“이런!”

“대마법사가 넷이나 있는데도!”

공격을 피해 흩어진 마탑의 마법사들이 잿더미처럼 흩날리며 사라진 이들을 보며 침음을 흘렸다.

마신에 대한 소문은 질리도록 들었었다.

단 하루 만에 동쪽의 로스톤 왕국을 집어삼켰다.

단 하루 만에 아스터 교단의 신전 수십 개를 불태웠다.

단신으로 수십의 천사들을 찢어발겼다.

단신으로 에스라 성운 전체와 전쟁을 벌일 수 있다.

그저 전설이라 치부해도 코웃음부터 나올 만한, 헛소리에 가까운 이야기들.

물론, 정황 증거들이 있는 이상, 전부 헛소문이라 치부하기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신, 처용에 대한 소문이 과장되었다 믿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마탑의 마법사들.

이 대륙의 절대자들인 에스라 성운을 맹신하는 이들이 그러했다.

그래도 마신이 상당한 강적이라 가정하고 비밀리에 개조한 용기사와 대마법사, 정예 마법사들을 이끌고 왔지만.

“소문 이상이구나……!”

마신에 대한 소문은 과장된 것이 아닌 진실에 가까웠다.

순식간에 마탑의 정예 마법사 넷을 잃자, 제1 마탑주, 제르멜이 침음을 흘렸다.

생각보다 마신의 전투력이 압도적인 상황.

이대로라면 마신을 잡기는커녕, 기껏 육성한 마법사들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그 강력한 힘을 가져야겠다!”

제르멜은 손해만 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더 큰 광기를 보였다.

마치,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상관없다는 듯한 분위기.

“네놈만 얻는다면! 나 역시 불사자가 될 수 있으리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들을 내던지고 희생할 수 있다는 광기였다.

그때.

“불사신이라면 여기에 있는데?”

-쏴아아!

용기사와 조금 떨어진 오른쪽 방향 허공에 물줄기가 뭉치더니, 연아가 나타났다.

그런 그녀의 앞에는.

“마신과 함께 온 침략자다.”

“방어 마법을-!”

한 명의 대마법사와 세 명의 정예 마법사가 조를 짜듯 뭉쳐 있었다.

대마법사와 정예 마법사들이 갑자기 난입한 연아를 향해 마법을 발현하기 직전.

“심해의 영역.”

-쏴아아-! 촤악!

연아가 주변을 물로 감싸 눈앞의 적들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동시에.

‘전리품이 필요해서 말이야. 이 정도는 가져가도 되겠지?’

심해로 사라지기 직전 처용을 바라보며 전음을 보냈다.

-촤르륵.

이미 처용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연아가 사라져 버렸지만.

“마음대로 해라.”

처용은 그런 연아의 전음과 행동에 미소를 지으며 뒤늦은 답을 보냈다.

“마신보다도 약한 침략자 따위가, 마탑의 대마법사와 정예들을 이길 것 같으냐!”

용기사에게서 제르멜의 목소리가 울렸다.

연아에게 끌려간 대마법사는 제5 마탑주.

탑주의 칭호를 받은 대마법사들 중, 나름 실력이 뛰어난 이였다.

아무리 마신과 함께 이 세계로 넘어온 침략자가 강하다 해도, 대마법사를 이기진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큭, 마탑의 대마법사가 불사신을 이길 리가 없지.”

처용은 그런 제르멜의 믿음을 부수듯, 비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불사신?”

“그래, 네놈이 갈망하는 그 불사신, 방금 사라진 그 녀석이 불사신이다.”

미묘한 표정을 지은 제르멜의 말에 처용이 확신 어린 목소리로 답하고는.

“뭐, 조만간 알게 되겠지.”

-스르릉. 스릉. 스릉.

아공간에서 열두 개의 무구를 소환했다.

“결전기, 팔괘 – 태극천체진.”

-스르릉! 우웅!

처용이 결전기를 사용하자, 열두 개의 무구들에 신력과 강기가 씌워지며 처용 주변을 맴돌았다.

항마의 화신에 이은 결전기.

처용은 조금 전에 언급한 대로 10분 안에 마탑의 세력을 모조리 정리해 버릴 생각이었다.

작금의 상황이 1차 대격변이 맞다면, 이대로 전투를 오래 끌어 봐야 좋을 게 없었으니까.

“극 이기어술 – 천체극섬.”

-스르릉! 쐐에에!

신력이 둘러진 열두 개의 무구들이 칼날을 앞세워 마법사들에게 쇄도하자.

-쓰으읍! 콰아아!

용기사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전방을 향해 브레스를 내뿜었다.

제르멜이 직접 조종하기 전, 용기사가 내뿜었던 브레스보다 더 강한 위력이었다.

-키이이! 키이!

처용이 쏘아 보낸 무구와 용기사의 브레스가 힘겨루기를 시작했지만.

-피이! 스가가-!

처용의 결전기가 용기사의 브레스를 갈라 내며 앞으로 서서히 나아갔다.

설상가상.

“항마의 화신 – 뇌격신장.”

-파지지직!

용기사의 좌·우로 뇌전이 휘감긴 손바닥 네 개가 나타나, 용기사를 향해 돌진했다.

“마운틴 가드!”

“그랜드 실드!”

두 명의 대마법사가 용기사의 곁으로 다가와 뇌전에 강한, 지 속성 방어 마법을 발현했다.

속성의 우위에 더불어 대마법사가 발현한 방어 마법.

그 어떤 강한 뇌전 속성을 머금었다 해도, 충분히 막아낼 듯 보였다.

그러나.

-콰쾅! 파지지-지직!

두 명의 대마법사가 만들어낸 지 속성 실드가 거침없이 깎여나가며 빠르게 부수어지기 시작했다.

“크윽!”

“이대로는…… 좋지 않다!”

예상을 한참이나 웃도는 강력한 위력에 대마법사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침음을 흘렸다.

애초에 처용이 발휘한 신장은 끊임없이 단련된 강기와 신력으로 만들어진 공격.

제아무리 대마법사가 속성의 우위를 계산하여 만들어 낸 방어 마법이라 해도, 온전히 막기란 불가능했다.

-콰콰콰! 콰지직!

방어 마법이 거의 다 깎여 나가 무너지기 직전.

“샤이닝 텔레포테이션!”

“샤이닝 텔레포테이션!”

처용의 거침없는 공격에서 살아남은 마탑의 정예 마법사들.

그들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서로 마나를 모아 탈출 마법을 발현했다.

좌표를 계산하여,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이를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마법.

-화아아!

처용의 공격에 용기사와 대마법사들이 당하기 직전, 밝은 빛이 그들을 감쌌고.

-파아! 콰콰콰!

그들이 빛에 감싸여 사라진 후, 처용의 공격이 들이닥쳤다.

“제길……!”

무사히 위기를 빠져나온 용기사의 입에서 짜증 어린 제르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신의 무력이 너무나도 압도적인 상황이었기에, 답답함이 담긴 목소리였지만.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느냐?”

제르멜은 다시 미소를 보이며 옆에 있는 대마법사에게 물었다.

“곧 대규모 요격 마법이 발동합니다.”

대마법사 중 하나가 그의 대답에 즉각 대답했다.

그때.

“뭘, 그리 열심히 준비하나 했더니 고작 그거였나?”

멀리 떨어져 도주한 마법사들 앞에 처용이 곧장 나타나며 말했다.

“고작? 어디 한번 막아 봐라!”

용기사의 입에서 제르멜의 대답이 들려왔고.

-우웅. 우우웅……!

아라한 왕국을 중심으로 주변 하늘 위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떠올랐다.

“네놈이 참회와 회개의 심판을 막은 것이 사실이라 해도! 이것만큼은 온전히 막지 못할 것이다!”

제르멜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금, 드높은 하늘 위에는 두 명의 대마법사가 은밀하게 준비 중인 대마법이 있었다.

이곳에 몬스터들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준비하던 대마법.

무려 마탑에 축적된 마력까지 끌어다가 사용하는 대규모 폭격 마법이었다.

당연히 위력은 참회외 회개의 심판보다는 떨어졌다.

인간이 발휘하는 마법이 신의 권능을 넘어설 수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참회와 회개의 심판보다 더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었다.

심지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무려 30분 동안 폭격을 쏟아붓는다.

아무리 마신이라 해도, 30분 동안 모든 폭격을 온전히 막아내기란 불가능.

그렇다면 둘 중 하나였다.

마신의 이단국을 포기하면 이단국이 멸망한다.

마신이 이단국을 지키면, 그 틈을 노려 마신을 처치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하나의 거대한 진법을 만들어 낸 건가?”

처용이 하늘 위를 잠시 바라보며 읊조렸다.

대마법사들이 마탑의 마력을 끌어와 벌이는 대규모 폭격 마법.

회귀 전 여러 번 보았었던 마법이었다.

그랬기에.

“크크, 완성되지도 못할 대마법을 믿었던 건가? 멍청한 새끼들.”

처용은 작금의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긴커녕, 실소를 흘렸다.

이미, 대마법에 대한 조치는 진작 완벽하게 끝내 버렸으니까.

“당장, 폭격을 퍼부어라! 놈들을 끝장내 버려!”

제르멜이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대마법을 만들어낸 대마법사들에게 명령을 내린 것.

-우우웅!

그런 제르멜의 명령에 반응하듯, 하늘 위의 마법진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때.

-파차창!

하늘 위를 뒤덮던 수십 개의 마법진 중 하나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깨져 나갔다.

그것을 시작으로.

-파차창! 파창! 차창……!

하나, 둘 하늘 위의 마법진이 차례대로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무슨?”

대마법을 구성하는 마법진이 하나둘 깨져 나가는 것을 본 제르멜이 당황스러움을 드러냈다.

동시에.

-화아아!

대마법, 하늘 위로 솟구치는 무지갯빛의 작은 기둥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서 퍼져 나가는 여러 속성의 마나가 대마법을 하나, 둘 해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둥을 만들어내는 존재.

-화아아!

무지갯빛으로 일렁이는 마나를 내뿜고 있는 루비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년 혼자서 해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르멜은 눈에 보이는 현실을 부정했다.

하늘 위의 대마법은 마탑에 축적된 거대한 마나를 대마법사들이 다뤄 펼치는 대마법.

같은 대마법사가 방어에 나선다 해서, 절대로 막을 수 있는 마법이 아니었다.

심지어 루비아는 혼자이기에 더더욱 불가능했다.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현실은, 루비아가 혼자서 하늘 위의 대마법을 해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르멜은 그런 루비아를 더 자세히 관찰하듯 바라보고는.

“감히 중립의 법칙을! 위대한 우주의 법칙을 거스르려 하는 것이냐!”

루비아를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지금 루비아의 등 뒤에는.

-우웅. 화아아!

선명하게 빛나는 여덟 개의 고리가 빛을 내고 있었다.

대마법사들 사이에서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경지, 8서클.

지금 루비아에게서는 다수의 대마법사들을 압도할 거대한 마나가 솟구치고 있었다.

추가로.

-스르륵.

파충류의 눈동자처럼 세로로 길게 찢어진 금빛 눈동자와 눈 주변을 뒤덮은 작은 금빛 비늘들.

머리 위에 자라난 외뿔까지.

그런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운은 8서클의 마나가 끝이 아니었다.

드래곤들만이 지닌 힘, 드래곤 포스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루비아 네 이년! 신들과 드래곤들이 이 사실을 알면-!”

제르멜이 루비아를 향해 고함을 내지를 때.

“시끄러 이 새끼야.”

처용이 순식간에 제르멜의 지척에 나타나 그의 말을 잘랐다.

게다가.

-스르릉! 스릉!

제르멜이 루비아에게 한눈을 판 찰나, 열두 개의 무구가 사방을 포위하고 있었다.

“극 이기어술 – 천체극섬.”

-스릉! 쐐에에-!

강기와 신력이 둘러진 열두 개의 무구가 사방에서 몰아쳤다.

“막아라!”

“탈출로를 확보해라!”

대마법사들과 마탑의 정예들이 방어를 준비하며 소리쳤다.

“드래고닉 포스 스피어!”

-지이잉!

제르멜 역시 작금의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손아귀에 드래곤 오러를 끌어모았다.

그가 조종하는 용기사의 손에 칙칙한 검은빛이 일렁이는 누런 창이 만들어졌다.

창을 쥔 용기사가 처용을 향해 내지르려는 순간.

“단절.”

-차캉!

이미 발도 자세를 취하고 있던 처용이 지척에 다가온 용기사를 향해 역천의 절을 뽑아 내질렀다.

-사아-!

얇고 날카로운 선이 용기사를 향해 그어졌고.

-파차창! 촤아아!

용기사의 창이 반 토막남과 동시에 그의 양팔이 잘리고 가슴이 크게 갈라졌다.

단 일격에 용기사가 검은 피를 흩뿌리며 무력화된 순간.

“항마의 화신 – 염마귀면(炎魔鬼面).”

-화르륵!

처용의 주변에 화염으로 만들어진, 여덟 개의 도깨비 얼굴이 나타났다.

“염화멸각(炎火滅却)!”

-푸화아아!

화염으로 만들어진 도깨비의 입에서 강렬한 화염의 브레스가 마법사들을 향해 쇄도했다.

마법사들은 처용의 결전기, 열두 개의 무구를 힘겹게 방어하고 있었던 상황.

그런 그들의 뒤를 신력이 섞인 뜨거운 화염이 급습하자.

“으아-!”

“억-!”

-화륵! 파사사……!

마탑의 정예 마법사들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며 사그라졌다.

그나마 대마법사들은 다가오는 화염을 향해 수 속성 실드를 펼쳐 가까스로 막았지만.

-스릉! 스릉! 스르릉!

그런 그들의 뒤를 열두 개의 무구들이 날아와 급습했다.

“안-!”

-사각!

용기사를 보조하던 대마법사 하나가 대낫에 머리가 잘려 나가며 즉사했고.

-촤아아!

다른 한 명은 차륜 도끼에 의해 세로로 쪼개지며 잘려 나갔다.

포위 후 압도적인 화력을 집중하여 순식간에 마법사들을 전멸시킨 상황.

이제 남은 것은 용기사, 제르멜 혼자였다.

그런 그 역시.

-스릉! 스르릉! 푸부북!

등 뒤에 다섯 개의 무구가 틀어박혔고.

-촤아!

처용이 쥔 역천의 절에 가슴이 재차 크게 베이며 갈라졌다.

이전, 단절로 인해 새겨졌던 검상과 방금의 검상이 합쳐져 용기사의 가슴이 X자로 크게 벌어졌다.

-푸욱!

처용은 용기사의 벌어진 가슴 속, 박동하고 있는 그의 검은 심장에 역천의 절을 박아넣었다.

이것으로 끝인가 싶었지만.

“다음엔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

용기사의 입에서 제르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는.

-푸화아아! 우웅!

칼날이 박힌 용기사의 심장에서 검고 칙칙한 마기가 흘러나와 그의 몸을 감쌌다.

동시에 마치 사라지려는 듯, 용기사의 몸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처용은 그런 용기사를 향해 싸늘한 미소를 짓고는.

“나베리우스에게 마지막 안부를 전해 놓는 것이 좋을 거야.”

-푸욱! 파파팟!

역천의 절과 다른 무구들을 용기사에게서 회수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처용의 목소리가 끝난 순간.

-피잉!

검은 마기에 휩싸인 용기사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이리 빨리 채워질 줄 알았으면, 5분 안에 끝낼 걸 그랬군,”

왼쪽 손목에 장착한 아티팩트에서 흘러나오는 보랏빛을 보며 읊조렸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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