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화
판데모니움 독 지대 협곡.
“캬아아아!”
그 깊은 곳, 맹독의 대악마가 자리한 성역에서 괴성이 울려 퍼졌다.
“한처용 이놈이이이-!”
강제로 소환되어 신나게 얻어맞고 돌아온 맹독의 대악마.
안드로말리우스가 성역 중앙에서 분노를 내질렀다.
-좋아, 어디 한번 그 분노를 풀어 봐.
처용이 대악마 소환 마법진에 걸린 제약을 일부 해제하며 했었던 말.
놈은 인간들이 강해진 만큼, 화신체의 제약을 풀어 훈련 강도를 높였다.
더 강해진 화신체로 인간들을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제길!”
노련한 늑대 무리처럼, 서로를 보호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인간들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안드로말리우스가 분노를 표할 때.
“열 받는 심정은 이해한다만, 당분간은 계속 인간들과 어울려야 할 거야.”
안드로말리우스의 옆에서 느긋한 여성의 목소리가 울렸다.
-우웅. 스르륵. 스륵.
손가락에 보랏빛의 마기를 뭉쳐 판데모니움의 문자를 그리고 있는 대악마.
“네가 소환되어 인간들과 싸우고 싸울수록, 데이터가 축적될 테니까.”
안개의 대악마, 알레인이 허공에 마법진을 그리는 작업을 계속하며 말을 이었다.
그녀가 말을 마친 순간.
-우웅. 스르륵.
마기로 그려지던 마법진이 완성되더니 지면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우웅. 우웅.
지면에 그려진 복잡한 형태의 마법진이 빛을 발광하더니.
-덜컥. 덜컥.
작은 삐걱음을 내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린 마법진은 거대한 원 속에 크고 작은 원들이 서로 붙어 톱니처럼 회전하는 형태였다.
방금 그려낸 마법진이 거대한 마법진 속에 부품처럼 끼워졌고.
-덜커컥. 덜컥.
다른 마법진이 회전하는 방향과 속도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흐으음. 흐음.”
-우웅.
알레인이 여유로운 듯한 콧소리를 내며 또 다른 마법진을 그릴 때.
“그저 관찰만 하는 것이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감시하듯 바라보는 어두운 인영.
짐승의 털이 아닌 검은 깃털이 자라나 있는, 마치 늑대와 까마귀가 반반 섞인 듯한 모습의 대악마.
바알의 심복인 나베리우스가 알레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마치, 알레인과 안드로말리우스가 제 할 일을 잘하는 중인지 지켜보는 듯한 모습.
그런 나베리우스의 모습에 알레인이 마법진을 그리던 손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나보고 여유를 부리고 있다 지적하고 싶은 건가? 나베리우스.”
나베리우스의 감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 한가한가 보군? 그릇의 숙주를 필사적으로 찾아야 할 텐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이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바알 님께서 아셔야 하니까.”
알레인의 차가운 태도에도 나베리우스는 진지한 눈빛으로 알레인이 그려 놓은 마법진들을 관찰했다.
“감찰관께서 이 일의 진행 상황이 느려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야?”
그런 나베리우스의 태도에 알레인이 비아냥을 섞어 말했다.
바알의 충직한 심복이자, 판데모니움의 감찰관.
그는 삼천마를 제외한 모든 대악마들의 성역에 자유롭게 드나들며 그들의 일에 간섭할 권한이 있었다.
모두 바알이 허락한 일.
바알의 눈과 귀가 되는 존재로 인정받은 그였기에 가질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었다.
지금 역시, 알레인과 안드로말리우스가 맡은 임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켜보고 있었다.
혹은.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는 것이 좋겠지.’
최근 일어났었던 하위 서열의 대악마, 변화의 대악마 안드레알푸스.
판데모니움의 대악마가 배신을 저지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었다.
경악할 만한 일이 일어나 버린 이상, 그 일이 두 번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때문에, 나베리우스는 하위 서열의 대악마들을 은밀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특히 안드로말리우스는 대악마 서열 말석에 위치한 자.
게다가 최근에는 인간들에게 치욕을 당하는 일까지 감당하고 있었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일.
너무 과한 생각이라는 판단도 있었지만, 미리 감시하고 대비해서 나쁠 건 없었다.
그리고.
“궁금했을 뿐이오. 그대의 마법진들은 모두, 관찰과 정보 수집을 위한 마법진들이니까.”
지금 알레인이 안드로말리우스의 성역에서 그려 놓고 있는 마법진들.
복잡해 보이는 마법진들은 단 하나만의 목적을 두고 정교하게 만들어져 작동되고 있었다.
바로 정보 수집과 관찰을 위한 마법진이었다.
나베리우스 역시 대악마 소환 마법진에 일가견이 있기에 알아본 것이었다.
“정보를 모으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우우웅.
알레인이 다시금, 손에 마기를 두르며 입을 열었다.
“멋모르고 소환 마법진에 손댔다가 한처용이 눈치채면? 그것으로 일이 틀어지고 더 큰 변수가 발생하면?”
-스륵. 스륵.
하던 작업을 계속 이어서 하며 알레인이 말을 이었다.
“그 책임은 누가 질 텐가? 나를 독촉한 그대가 대신 짊어질 것인가?”
“…….”
변수를 걱정하고 그로 인한 책임을 논하는 알레인의 말에 나베리우스가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고 반박할 말도 없었으니까.
신중해서 나쁠 것은 없다.
특히, 한처용이 대악마 소환 마법진을 개조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른 상황.
이를 역이용하기 위해서는 한처용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괜한 걱정이었나?’
나베리우스가 속으로 생각하며 읊조렸다.
안드레알푸스 일 때문에, 최근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또 다른 배신자가 나와서는 안 되고 만약 나온다고 한다면, 반드시 문제가 터지기 전에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설령, 안드로말리우스가 배신한다 해도, 안개의 대악마가 지켜보는 앞에서 저지르기란 불가능하겠지.’
지금 위태위태한 서열 말석의 대악마 옆에는 무려 서열 9위의 대악마가 붙어 있었다.
그런 그녀 앞에서 배신을 마음먹기란 쉽지 않을 터.
안드로말리우스는 당분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독촉할 생각은 전혀 없었소. 오히려 신중히 접근하는 것은 나도 찬성하는 바요.”
배신에 대한 생각을 그만둔 나베리우스가 알레인의 말에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그보다도 왜 여기에 있는 것이오?”
고개를 돌리고는 경계심 섞인 목소리로 묻듯이 말했다.
나베리우스의 시선이 향한 곳.
그곳에는.
-화르륵.
전신이 불타오르듯, 전신이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대악마.
“무한한 공포의 대악마시여.”
삼천마 중 하나인 무한한 공포의 대악마, 디아블로가 자리해 있었다.
그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허공 위를 응시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알레인이 그려낸 마법진이 빛을 발광하며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 마법진의 중앙에는.
-이 빌어먹을 놈들이! 다 죽여 주마!
인간들을 향해 괴성을 내지르며 포효하는 안드로말리우스.
-몰아붙여라!
-반격할 틈을 주지 마라!
그런 안드로말리우스와 대적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떠올라 있었다.
알레인이 허공에 띄워 올린 정보 수집용 마법진 중 하나.
그 마법진의 용도는 다름 아닌 ‘녹화’였다.
인간들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마법진.
바로 안드로말리우스가 겪은 일들을 녹화하여 저장하는 마법진이었다.
“내 직접 저 싸움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구나.”
디아블로는 마법진 속 인간들의 싸움을 지켜보며 아쉽다는 듯 말하고는.
“인간들의 성장이 너무나도 빠르다.”
나베리우스의 말에 답하듯 말을 이었다.
“내가 처음 지구에 강림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를 정도로군.”
디아블로의 시선 속에 커맨더와 성자의 모습이 담겼다.
그가 차원의 벽을 강제로 찢어 지상에 강림했을 때, 마주했었던 신의 신관들.
그들은 지금, 디아블로와 처음 마주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디아블로는 끊임없이 전투를 갈망하는 대악마.
때문에, 전투에 관해서 만큼은 어느 대악마보다도 깊은 안목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가 인간들의 성장을 뛰어나다 평가했다.
“제길, 인간들을 죽이고 싶어도…… 불가능하오.”
디아블로의 말에 안드로말리우스가 분하다는 듯 읊조렸다.
안드로말리우스는 정말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강제로 불려 나갈 때마다 분노를 곱씹으며 최선을 다해 싸웠다.
그러나, 항상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결괴를 맞이했다.
“확실히, 인간들의 수준은 예상외였습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의견에 동조하듯, 그의 뒤에 있던 베무스가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호오? 독지대 협곡의 수문장이 그리 평가한다라?”
디아블로가 베무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그렇군, 쌍검을 다루는 그 인간…… 놈이 네 ‘반격’을 막아내었지?”
동시에, 베무스와 맞선 인간을 떠올리며 읊조리듯 말을 이었다.
빠른 속도로 쌍검을 휘두르는 이진호라는 이름의 인간.
디아블로 역시 기억하고 있는 인간이었다.
처음 지상에 강림했을 당시, 자신에게 처음으로 상처를 입혔던 인간이었으니까.
그리고 베무스.
대악마 말석인 안드로말리우스의 권속에 불과한 존재.
대악마의 권속들 중 가장 약하다는 평가가 나도는 이.
흔히 이렇게 알려져 있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정보였다.
“나조차도 당했었던 네 반격을 피했단 말이지? 그 인간이.”
디아블로가 과거를 떠올리듯, 작은 미소를 지으며 읊조렸다.
판데모니움에 악의 종주가 나타나기 전, 끝없는 싸움이 일어나던 시기.
그 어떤 대악마도 한 번 막아내기가 버거웠던 디아블로의 도끼질.
베무스는 검은 화염이 휘몰아치는 디아블로의 도끼를 한 번 막아낸 전적이 있었다.
심지어 막아낸 것에 그치지 않고.
-사악!
피할 수 없는 궤적으로 칼을 휘둘러 반격까지 했었다.
판데모니움 대악마의 권속들 중 최약체라 알려진 베무스.
그는 대악마의 권속들 중 삼천마에게 상처를 입힌 전적을 가진 유일한 존재였다.
“참으로 기대가 되는군. 크흐흐!”
디아블로가 다시 마법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시선 속에서는 안드로말리우스와 맞서는 인간들이 담기지 않았다.
바로 그 인간들을 성장시킨 이.
다른 인간들보다도 압도적으로 강한 힘을 지닌 이레귤러.
처용을 바라보고 있었다.
“혈선의 신관…….”
나베리우스 역시, 마법진 속 처용의 모습을 바라보며 경계심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인간들이 대악마에 맞설 정도로 성장한 이유.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처용 때문이었다.
혈선의 성지에 방문한 인간들의 수준이 빠르게 늘고 있다.
나베리우스가 몇 번이나 확인한 사실이었다.
단 한 명의 인간이 모든 인간들에게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위험하고 앞으로의 계획에 크나큰 방해가 될 변수였다.
나베리우스는 처용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림과 동시에.
‘반드시 잡아내야 한다!’
저런 강력한 변수를 만들어낸 존재.
그릇의 숙주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치솟았다.
-스르륵. 파아!
나베리우스가 알레인과 안드로말리우스가 맡은 일을 바알에게 보고하기 위해, 검은 깃털을 남기며 사라졌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이 참으로 재밌어지겠어. 하하하!”
-화르륵! 파아……!
디아블로 역시 화염에 휩싸이고는 점점 불씨가 작아지며 사라졌다.
“후우.”
두 대악마가 사라지자, 안드로말리우스가 불안한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감찰자.
그저 자신의 흥미를 위해 직접 독지대 협곡에 방문한 무한한 공포의 대악마.
둘 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존재들이었다.
안드로말리우스가 다소 편해진 듯한 표정을 지을 때.
“흐음…….”
마법진을 그리고 관찰하는 ‘척’하던 알레인이 조금 전 상황을 생각하며 침음을 흘렸다.
안드로말리우스와 태룡사를 연결해 주는 대악마 소환 마법진.
그 마법진을 이용해 판데모니움과 태룡사를 잇는 통로를 만들어 낸다.
통로가 완성되는 순간, 이곳을 재빨리 탈출한다.
이것이 알레인과 처용의 진짜 계획이었다.
다행히 나베리우스의 눈은 잘 속인 듯 보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을 감시하는 것보단, 대악마 말석인 안드로말리우스를 감시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베리우스는 아직 자신에 대해 의심과 경계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직, 방심해서는 절대로 안 될 시기였지만, 그래도 좋은 상황이었다.
다만, 한 가지 신경쓰이는 부분은.
‘디아블로…… 무슨 생각이지?’
무한한 공포의 대악마 디아블로.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감찰관은 그렇다 치지만, 디아블로가 여기에 온 것은 좀 의왼데?”
알레인이 의문을 담아 읊조리듯 말하자.
“인간들의 수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알레인 님.”
베무스가 알레인의 읊조림에 답하듯 입을 열었다.
“들리는 소문으로 지상의 인간들과 싸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합니다.”
“……제 신관까지 판데모니움으로 불러들였단 말이지?”
알레인이 베무스의 말에 기억났다는 듯, 말했다.
디아블로의 신관이자 마인들을 이끄는 의회주 중 하나, 집행자.
그는 지금 판데모니움, 디아블로의 성역에 있었다.
디아블로가 자신의 신관을 성역에 불러들여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바알이 그런 디아블로에게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는 상황.
“……난 모르겠으니, 할 일이나 계속 해야겠구나.”
알레인은 작게 고개를 저으며 관심 없다는 듯 말하고는, 마법진을 그리는 일을 계속했다.
동시에.
‘서두를 필요가 있겠어.’
겉모습과는 다르게 속으로는 불안감을 느끼며 읊조렸다.
아무리 당장 안전하다고 해도, 여유롭게 시간을 끌 수는 없는 노릇.
죽고 싶지 않다면, 서둘러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
판데모니움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
-화르륵! 화륵! 꾸르륵!
불타오르는 화염과 용암의 강이 끊임없이 흐르는, 영원히 타오르는 강.
이곳은 다름 아닌, 디아블로의 성역이었다.
강렬한 열기를 버틸 수 없는 이들은 발조차도 들일 수 없는 장소.
그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제단.
-슈르륵! 슈륵!
주변에 흐르는 용암과 불길의 강이 제단 중심을 향해 소용돌이치며 모여들고 있었다.
-화르륵!
그곳에 불길이 치솟더니, 독지대 협곡에 방문했었던 디아블로가 나타났다.
“호오? 아직도 버티고 있을 줄이야?”
-쿵. 쿵.
디아블로가 제단 중심을 향해 다가가며 말하자.
-철크럭. 철컥.
팔과 다리가 사슬이 묶인 채, 반쯤 무릎을 꿇고 있던 인영.
“아직…… 버틸 만합니다.”
집행자가 꿇었던 무릎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답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 견디지 못하면 영혼째 소멸한다. 그래도 계속하겠는가?”
디아블로가 활활 타오르는 눈을 치켜뜨며 집행자를 향해 경고하듯 말했다.
그러자.
“강도를 올려주십시오.”
집행자가 굳은 의지를 드러내듯,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관의 의지를 확인한 디아블로가 씨익 미소를 짓고는.
-우웅! 쿠구구!
강렬하게 타오르는 마기를 제단에 불어넣었다.
그러자
-치이이! 화륵! 화르륵!
집행자를 묶은 사슬이 새빨갛게 달궈지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흐아아압!”
집행자가 고통을 견디는 듯, 굵은 비명을 토해냈다.
-쩌적. 쩌저적.
사슬에 묶인 팔·다리에서 마치 불길이 혈관을 타고 번지듯, 새빨간 균열이 점점 번져 나가고 있었다.
디아블로는 집행자가 고통을 견디며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시작하라.”
누군가를 향해 명령하듯 말했다.
그 명령에 반응하듯.
-촤악! 촤아악!
휘몰아치는 불길과 용암의 강 속에서 새빨갛게 달구어진 채찍이 튀어나왔다.
-촤라락! 촤악!
그 채찍들이 일제히 집행자를 향했고.
“흐아압!”
-우우웅!
집행자가 쇄도해오는 채찍들을 바라보며 기합을 내지르고는 마기를 끌어 올렸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