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화
이번 대악마 사냥에 참여한 헌터들이 공동에 발을 들이며 전투를 준비했다.
-우우웅.
헌터들이 준비를 마친 것을 본 처용이 대악마 소환 마법진을 작동시켰다.
그러자.
-슈화아아!
대악마 소환 마법진, 공동 지면에서 마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강렬한 마기가 공동 중앙에 뭉쳐 들었고.
[크아아아!]
안드로말리우스의 화신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처용! 네 이놈!]
강제로 불려 나온 안드로말리우스가 처용의 모습을 확인하자, 분노와 울분을 담아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이 씨익 미소를 짓고는.
“좋아, 어디 한번 그 분노를 풀어 봐.”
-탁! 우웅.
손가락을 튕기며 신력의 파동을 퍼트렸다.
-화아아!
지면에 새겨진 대악마 소환 마법진에서 검녹색의 빛이 스며 나왔고.
-슈우우!
안드로말리우스의 화신체를 구성하는 마기가 더욱 진해졌다.
[이놈이 감히!]
화신체의 힘이 올라간 것을 느낀 안드로말리우스가 다시금 분노를 드러냈다.
처용이 왜 제약의 일부를 풀었는지 눈치챘으니까.
안드로말리우스는 최근 인간들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화신체의 성능이 제약된 자신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이들.
그런 그들이 이제는 나름 수월하게 자신을 상대하고 있었다.
이제 인간들이 강해졌으니, 훈련의 난이도를 더 올리겠다.
처용이 제약을 일부 해제한 것은 그러한 이유였다.
[후회할 것이다!]
-쿠구구!
안드로말리우스가 더욱 진해진 마기를 내뿜으며 소리쳤다.
아직 진짜 모습을 개방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권속을 불러내거나 더 강한 권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내 부름에-!]
안드로말리우스는 우선 바질리스크들을 불러내려 했다.
거대한 덩치와 인간들에게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 권속이었으니까.
그러나 막 안드로말리우스가 바질리스크를 불러내려던 찰나.
-주군, 저를 불러주십시오.
안드로말리우스의 권속 중 하나가 그에게 정중한 목소리로 말을 전해왔다.
‘베무스?’
자신을 소환해달라 요청하는 권속의 말에 안드로말리우스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스스로를 소환해 달라 요청한 권속은 다름 아닌 베무스.
안드로말리우스의 가장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자였다.
-어차피, 한처용이 있는 한, 인간들을 죽이기엔 거의 불가능합니다.
베무스가 작금의 상황을 살피듯,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가 주군을 도와 저 인간들의 전력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인간들에게 주기적으로 소환되어 얻어맞고 돌아오는 대악마, 안드로말리우스.
본래라면, 바알이 이 사살을 안 순간, 안드로말리우스의 무능을 지적하며 그를 처분했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안드로말리우스는 자존심을 접고 악의 제전에서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었다.
처용의 위험성과 인간들의 빠른 성장력, 대악마 소환 마법진의 악용 가능성을 어필하면서.
안드로말리우스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 보이는 것으로 바알의 처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결과 알레인이 안드로말리우스의 소환 마법진을 연구하는 일을 맡았고 안드로말리우스에게도 임무가 주어졌다.
바로 인간들을 상대하며 그들의 성장력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것.
동시에, 처용의 성지 내부의 정보를 추가적으로 알아내는 것이었다.
비록 강제로 불려가는 것이지만, 대악마 중 처용의 성지 내부로 발을 들이는 존재는 안드로말리우스 뿐이었다.
종종 인간들과 안드로말리우스의 싸움을 보기 위해, 신격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도 있었다.
지금만 해도, 처용 옆에 혈선이 직접 모습을 비추고 있었으니까.
처용의 성지에 체류하는 신들의 동향을 살피는 것.
그들에게서 무언가 변화가 있거나 움직임이 포착되면 바로 알리는 것.
그것이 안드로말리우스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저를 소환해 주십시오.
베무스는 그런 안드로말리우스가 맡은 일을 돕겠다 자청하고 있었다.
가장 충직한 부하의 부탁에 안드로말리우스가 짧게 고민했고.
[……오너라!]
-화아아!
본래, 바질리스크를 소환하려던 마기를 이용해 자신의 권속을 소환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오른쪽에 마기가 뭉치며 권속이 모습을 드러냈다.
등 뒤에 보이는 악마의 날개와 코브라의 머리를 한 리자드맨과 비슷한 모습.
[제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군.]
베무스가 안드로말리우스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때.
“저지먼트 헤븐!”
“샤이닝 버스트!”
-화아아! 쿠구구!
성자와 성녀가 빛을 모아 발현한 스킬, 강렬한 빛의 포격이 안드로말리우스를 향했다.
빛무리의 포격이 땅에 닿아 폭발을 일으키기 직전.
-탓! 타닷! 쿠콰콰!
두 악마가 좌·우로 물러나며 빛의 폭발에서 벗어났다.
-샥! 샤샥!
다수의 헌터들이 왼쪽으로 물러난 안드로말리우스를 감싸듯 진영을 짜며 나타났고.
“대악마의 권속인가?”
-촤악! 스릉!
이진호가 오른쪽으로 물러난 베무스의 앞을 가로막고 검을 겨누며 나타났다.
대악마가 불러낸 권속을 이진호가 상대해 시간을 벌고 남은 이들이 대악마를 처리한다.
헌터들이 빠르게 시선을 주고받으며 펼친 작전이었다.
[호오? 칼을 쓰는 인간인가?]
베무스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인간, 이진호의 검을 보며 읊조렸다.
그리고.
-우웅. 스르릉!
양손에 마기를 뭉치고는 자신의 무구를 불러내었다.
칼의 중간 부분이 날카로운 S자형으로 꺾인 형태인 일체형 도검.
칼날의 끝부분과 S자형으로 꺾인 부분이 유독 날카롭게 각져 튀어나온 모습.
흔히, 코페쉬(Khopesh) 혹은 시클 소드(Sickle Sword)라 불리는 낫칼이었다.
“……코페쉬?”
-스릉.
진호가 베무스의 양손에 들린 낫칼을 보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평범한 코페쉬라기에는 각진 부분이 더 날카롭게 꺾인 형태.
무엇보다도 악마가 자신과 같은 쌍검을 무기로 쓰는 것이 신기하면서 의문이었다.
긴장감을 조금 끌어올린 진호는.
‘그래 봐야, 대악마의 권속!’
-샥! 스르릉!
긴장감과 더불어 자신감을 같이 끌어올리며 빠른 속도로 쌍검을 휘둘렀다.
눈앞의 악마는 안드로말리우스가 소환한 권속 악마.
안드로말리우스보다 약하다 판단했으니까.
-스릉! 쐐에엑!
회전력을 실은 진호의 칼날이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사선을 그리며 쇄도했다.
베무스는 빠른 속도로 휘둘러지는 진호의 칼날을 보고는.
-스릉.
왼손에 쥐어진 낫칼을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들어 올렸다.
‘잡았다!’
상대의 속도를 확인한 이진호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속도를 더 끌어올렸다.
대악마가 소환한 권속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
자신 혼자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러나 진호의 자신감이 일렁이는 검격이 베무스의 칼날에 닿은 순간.
-탕! 스르릉!
진호의 칼날이 베무스의 칼끝을 타고 아래로 미끄러져 내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둥글게 휘어진 낫칼의 칼등을 타고 아래로 쭉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이내.
-탁!
진호의 칼날이 낫칼의 S자로 꺾인 부분에 닿으며 딱 걸렸다.
그 순간.
-스릉! 쐐에에!
베무스의 오른손에 들린 낫칼이 빠른 속도로 진호를 향해 쇄도했다.
낫칼의 칼날을 위로 겨눈 채, 오른쪽 아래에서부터 왼쪽 위로 휘둘러져 오고 있었다.
칼날을 들어 올릴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공격.
진호의 몸통과 오른팔을 통째로 베어 버릴 듯한 궤적이었다.
-휘릭!
예상치 못한 속도에 정신을 번쩍 차린 진호가 왼손의 칼날을 아래로 세우고는.
-탓. 휘리릭! 까강!
몸을 오른쪽으로 회전하며 쇄도해오는 베무스의 칼날을 위로 쳐냈다.
동시에 베무스의 칼날에 걸린 자신의 검을 비틀어 빼내었다.
-탓. 탓!
“후-!”
오른쪽으로 두 걸음 물러난 진호가 짧고 굵은 숨을 토해 냈다.
그리고.
-샥. 주르륵.
진호의 왼쪽 어깨와 왼쪽 뺨 부분에 날카로운 선이 그어지더니, 피가 흘러내렸다.
완벽하게 회피하지 못했다는 증거였다.
[호오? 생각보다 능력이 좋구나, 이걸 피할 줄이야.]
베무스가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눈앞의 인간이 자신의 반격을 막아낼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진호의 표정에는 처음 보였던 자신감이 싹 사라져 있었다.
방금의 반격 한 번으로 베무스가 그저 단순한 권속 악마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 보였다.
베무스는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꿔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인간이 흥미로웠다.
그는 지금껏 독 지대 협곡을 정복하려는 악마들과는 수없이 싸워 봤지만.
‘제힘만을 맹신하는 악마들과는 다르구나.’
인간과 칼을 맞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시에, 그저 나약한 줄만 알았던 인간에 대한 평가를 조금 수정했다.
-스릉! 우우웅!
긴장감을 올린 진호가 검을 고쳐 잡고는 마나를 더욱 끌어 올리자.
-우웅!
날카롭게 벼려진 강기가 진호의 칼날에 생성되었다.
-화아아!
그 모습을 본 베무스 역시 마기를 더 끌어 올렸고.
-키잉!
낫칼과 전신에 검녹색의 마기를 둘렀다.
두 쌍검사가 서로를 노려본 채, 팽팽한 긴장감을 보일 때.
‘도마(刀魔)…… 저 녀석이 직접 나타날 줄이야.’
처용이 안드로말리우스가 소환한 권속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도마 베무스, 혹은 소드 킬러 베무스.
회귀 전, 저항군들이 베무스를 향해 지칭하던 말이었다.
상대가 내지른 공격을 칼등으로 부드럽게 넘겨 걸어 낸 다음, 치명적인 반격을 가하는 기술.
또는 상대의 공격을 부드럽게 흘려 궤도를 빗나가게 한 다음, 피할 수 없는 검격으로 반격하는 기술.
공격보다는 방어와 반격의 성향을 띈 검술.
베무스를 상대하던 검사들 대부분이 한 번의 반격기를 이겨 내지 못하고 쓰러졌었다.
[흠, 홀로 맞서기에는 위험해 보이는구나.]
방금의 상황을 관찰한 여래가 처용을 향해 말하자.
“이진호 헌터 혼자 맞서기에 버거운 상대인 것은 맞습니다.”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사실, 베무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고 진호 혼자 맞서려 할 때는 개입할까? 생각도 했었다.
지금의 헌터들, 특히 진호처럼 검을 주 무기로 쓰는 헌터들이 맞서기에는 버거운 상대였으니까.
하지만.
“우선, 지켜볼 생각입니다.”
처용은 진호가 베무스의 카운터를 피한 것을 보고 일단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서로 칼날을 겨눈 채 잠시 대치하던 진호와 베무스.
-우웅! 스르릉!
진호가 다시 한번 칼날에 강기를 피워 올리며, 베무스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이번엔 베기가 아닌 찌르기.
-쐐에에!
날카로운 강기가 일렁이는 진호의 칼날이 베무스의 가슴을 꿰뚫어 버릴 기세로 쇄도했다.
-스릉.
베무스는 방금 전처럼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왼손의 칼끝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탁! 스르릉!
일직선으로 내질러오는 진호의 칼날이 베무스의 낫칼 끝을 타고 흘러내렸다.
-차캉!
또다시 진호의 칼날이 베무스의 낫칼 중앙, 꺾인 부분에 딱 걸렸다.
그 순간.
-스릉! 쐐에엑!
베무스의 오른손에 쥐어진 낫칼 끝이 진호의 가슴을 향해 쇄도했다.
그 역시 베기가 아닌 찌르기.
이전보다 두 배는 빠른 공격 속도였다.
“흐으-읍!”
기합을 내지른 진호가 왼손의 검을 아래로 내리찍으며 베무스의 칼날을 쳐내었다.
그러나.
-촤아!
완벽하게 쳐내지 못해 베무스의 낫칼 앞부분이 진호의 옆구리를 스쳐 지나갔다.
-까강! 촤악!
진호가 걸린 검을 빼내며 뒤로 한 번 물러났다.
그리고 곧장.
-탓! 스릉! 스르릉!
쌍검을 X자로 교차하며 시간차를 두고 휘두르며 앞으로 돌진했다.
양손 검을 연속으로 휘둘러 반격의 틈을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 진호의 판단이 옳았는지.
-차캉! 창!
베무스는 처음 두 번의 검격은 곧장 걸어 내지 못했다.
-스릉! 스르릉!
그 모습을 본 진호가 다시금 검을 교차하며 연속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까강! 깡!
시간차를 두고 뒤이어 휘두른 두 번의 검격이 베무스의 칼날에 걸리며 저지되었다.
“이-!”
진호가 뒤로 스텝을 밟으며 물러나려는 순간.
-쐐에에!
무언가가 채찍처럼 휘어지며 진호에게 쇄도했다.
다름 아닌 베무스의 꼬리.
-쾅!
빠른 속도로 쇄도한 베무스의 꼬리가 뒤로 물러나려는 진호의 왼쪽 옆구리를 가격했다.
“크윽!?”
-촤아아!
진호가 침음을 흘리며 오른쪽 대각선으로 밀려날 때.
-스릉! 스르릉!
베무스가 땅을 박차 양손의 낫칼을 사선으로 휘둘러왔다.
진호가 그 모습을 보며 인상을 구기고는.
-촤아! 타닷!
밀려나려는 힘에 거스르지 않고 몸을 오른쪽으로 회전하며 쌍검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 베었다.
마치, 사선으로 회전하는 팽이처럼 뒤로 물러나며 쌍검을 차례대로 휘두르자.
-차캉! 창!
돌진해오는 베무스의 칼날을 쳐내며 검격을 벗어났다.
그러나.
-촥! 주르륵.
급하게 휘두른 결과였는지, 완벽하게 쳐내지 못하고 상처를 입었다.
[나약하지는 않구나. 인간.]
베무스가 쉽게 당하지 않는 진호를 보며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보통의 인간이었으면 자신의 꼬리에 맞은 순간, 척추가 부러지며 고꾸라졌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눈앞의 인간은 꼬리에 맞는다 판단한 순간, 짙은 마나를 전신에 둘러 방어해 보였다.
이어지는 연속 공격까지 막아 내고 회피하며 최소한의 부상을 입는 것에 그쳤다.
[훌륭하군.]
-스릉.
베무스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칼을 들어 올리자, 진호 역시 쌍검을 치켜세우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그때.
“이진호 헌터!”
“도움을-.”
몇몇 헌터들이 안드로말리우스에게서 눈을 돌려 진호를 도우려 했다.
그러자.
“오지 마!”
진호가 단호한 목소리로 크게 소리치며 그들의 행동을 저지했다.
“대악마에 집중해, 여긴 나한테 맡기고!”
베무스에게 시선을 집중한 진호가 강한 목소리로 말하자, 헌터들이 다시 눈을 돌려 안드로말리우스를 마주했다.
“후.”
-스릉. 탁.
진호가 왼손의 칼을 역수로 고쳐 잡으며 짧은 숨을 내쉬었다.
헌터들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자신이 눈앞의 악마가 내지르는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다른 헌터들은 순식간에 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이런 악마가 안드로말리우스와 합류해 협공한다면,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헌터들이 안드로말리우스를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도록, 눈앞의 악마를 붙잡아 놓는다.
이것이 헌터 이진호의 판단이었다.
“내가…… 도박이나 행운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하는데 말이야.”
인상을 찌푸린 진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리고.
“더블 럭키 코인(Double Lucky Coin).”
지금껏 쓰지 않았던 스킬 중 하나를 사용했다.
-짜랑. 짜랑.
검을 역수로 쥔 진호의 왼손 엄지 아래로 두 개의 코인이 나타났다.
앞면은 네 잎 클로버 문양.
뒷면은 해골 문양이 그려진 동전.
이윽고.
-차랑. 띠띵!
엄지손가락을 가볍게 돌려 두 개의 동전을 위로 튕겨냈다.
-차라라라-!
두 개의 동전이 빠르게 회전하며 공중으로 튀어 올랐고.
-착! 촤악! 스르릉!
진호와 베무스가 동시에 칼날을 세우며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차캉! 차카캉!
칼날과 칼날이 서로 충돌하는 날카로운 소음이 울려 퍼졌다.
-딸그라라-라락!
두 개의 동전이 바닥으로 떨어져 앞면의 문양을 나타낸 순간.
-스릉! 스르릉! 촤악!
진호와 베무스가 동시에 검격을 그으며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촤아. 주르륵.
베무스와 검격을 주고받은 진호의 허벅지에 얇은 선이 그어지며 핏물이 튀었다.
진호가 베무스와의 싸움에서 밀린 듯 보인 순간.
-촤아아.
베무스의 왼쪽 어깨에 검상이 새겨지며 검은 피가 튀었다.
[흠?]
상처를 확인한 베무스가 의문을 표하자.
“오늘은 빌어먹을 행운이 받쳐 주나 보군.”
진호가 고개를 돌려 바닥을 응시하며 읊조렸다.
바닥에 떨어진 두 개의 동전은 모두 네 잎 클로버 문양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