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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409화 (409/726)

#409화

파란만장한 하루가 지나고 밤과 새벽이 지나 아침이 밝아왔다.

“어제 그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아침은 오는군요.”

영주성 앞으로 나온 아나샤가 퀭한 눈으로 이른 아침 하늘을 보며 읊조렸다.

밤잠을 설친 듯, 전혀 쉬지 못한 안색.

그런 분위기가 말해주듯, 그녀는 온갖 생각과 잡념에 사로잡혀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겨우 아침을 맞이한 아나샤의 귓가에.

“오늘, 로스톤 왕궁을 장악하러 갈 것이다.”

믿기 힘든 내용이 담긴 처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나샤는 아득해져 오는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머리를 흔들고는.

“지, 지금 말입니까? 수도로 곧장 가신다고요?”

확인차, 처용을 향해 다시 질문했다.

“그래, 수도로 곧장 갈 것이다. 너도 같이.”

처용은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묻는 아나샤의 말에 답하고는.

“저기, 로스톤 왕국의 수도로 바로 갈 수단도 있지 않나?”

영지 중앙, 광장 끝에 자리한 건축물을 보며 말을 이었다.

정확히는 아스터 동상이 있던 자리의 뒤쪽.

그곳에 아치형으로 세워진 15미터 정도 크기의 건축물이 하나 있었다.

다섯 걸음 정도 올라설 수 있는 높이의 넓은 제단.

그 위에, 뻥 뚫린 관문처럼 보이는 아치형의 기둥 건축물 세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나열되어 있었다.

“이런 낡은 영지에 게이트웨이가 있는 것이 좀 의외이긴 하지만…… 왕녀가 있어서 그런 건가?”

처용이 아치형 기둥이 나열된 제단을 보며 말했다.

게이트웨이(GateWay)라 불리는 건축물.

마탑의 마법사들과 대장장이들이 힘을 합쳐 세운 건축물의 이름이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멀리 떨어진 두 장소를 연결하여 빠르게 오갈 수 있게 만든 편의 시설이었다.

“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라톤 영지 자체가 남부 끝자락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나샤가 처용의 물음에 답했다.

게이트웨이는 단순한 편의 시설이 아니었다.

각국의 주요 시설이나 주요 거점을 방어하기 위한 용도가 주된 목적이었다.

주요 시설이나 거점이 공격받기 전에 그곳을 방어하기 위한 지원을 빠르게 보낼 수 있었으니까.

다만 문제가 있다면, 게이트웨이를 건설하기 위한 비용이 너무나도 크다는 것.

각 왕국에도 게이트웨이가 있는 영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때문에, 각 국가의 중심부가 되는 영지이거나, 반드시 방어해야 하는 곳에만 게이트웨이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 게이트웨이를 사용하면, 로스톤 왕국의 수도로 바로 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국왕께서는…… 저를 버림패로 선택하자마자, 곧장 게이트웨이의 연결부터 끊어 버렸습니다.”

아나샤와 라톤 영지를 희생양 삼아 마신을 잡으려는 아스터 교단의 계획.

로스톤 국왕은 그 계획을 전달받자마자, 망설임 없이 아나샤를 버렸다.

게다가 아나샤가 게이트웨이를 타고 도망쳐올 것까지 고려했는지, 수도와의 연결을 끊어 버렸다.

“어차피 사라질 영지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처용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로스톤 국왕이 어떤 성향을 가진 인간인지, 처용은 잘 알고 있었다.

국익보다는 자신의 이득을 중요시하는 권력자.

아스터 교단에 충성하며, 그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협조하는 충신.

그 대가로 아스터 교단에게 값비싼 사료를 받아먹으며, 욕망으로 제 배를 불리는 돼지 같은 왕.

회귀 전, 아나샤가 이 대륙으로 피난 온 지구인들을 돕는 것을 끝까지 방해했던 인물이었다.

그랬기에.

‘앞으로의 싸움에 방해될 것들은 짓밟아 버려야지.’

처용은 지금부터 그 돼지 같은 왕을 짓밟으러 갈 생각이었다.

돼지 저금통처럼 불러온 배를 갈라 쏟아져 나오는 재화들을 모조리 쓸어 담을 생각이었다.

놈이 지배하던 왕국 전체를 집어삼키고 에스라 대륙 동부를 차지할 계획이었다.

“저쪽에서 연결을 끊어 버렸다 하여, 못 갈 이유는 없다.”

처용이 곧 도달할 왕국의 수도를 생각하며 말하자.

“무슨 수로 말입니까?”

아나샤가 처용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게이트웨이는 양쪽의 관문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이었다.

그런데 처용은 연결이 끊긴 게이트웨이를 활용하겠다 말하고 있었다.

아나샤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끊어진 연결을 강제로 다시 연결하면 되겠지.”

처용이 워프 게이트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게이트웨이는 마탑의 대마법사들이 지식을 모아 만들어진 물건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었다.

대마법사들이 힘을 모아 만들긴 했지만, 단 한 명이 없었다면, 게이트웨이는 발명되지 않았을 테니까.

그 한 명은 다름 아닌, 훗날 대마도사라 불리게 될 마법의 정점, 루비아였다.

그녀가 가진 마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아이디어가 아니었다면 게이트웨이 발명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서 마법 지식과 이론을 배운 자.

-우우웅!

처용이 작동 중지된 게이트웨이 기둥에 손을 대며 마나를 흘려보냈다.

그 결과.

-우웅! 우우웅!

게이트웨이 곳곳에 새겨진 마법진과 마법 문자들이 점멸하며 진동을 토해 냈다.

“……도, 도대체…… 어떻게?”

서서히 작동되는 게이트웨이를 본 아나샤가 눈을 크게 뜨며 읊조렸다.

“말했잖아. 끊어진 선을 다시 연결하면 간단하다고.”

처용이 아나샤의 반응을 보고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하자.

“그, 그렇게 간단하다고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만!?”

아나샤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아나샤의 말에 처용이 미소로 답하고는 작동 중지된 게이트웨이를 다시 활성화시킬 때.

“준비는 끝났어.”

-탓.

연화와 연아, 루나를 포함한 뱀파이어들이 처용 뒤에 나타났다.

“이쪽도 곧 끝나.”

처용이 연화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는 게이트웨이 연결 작업을 계속했다.

게이트웨이가 완전히 활성화되기 직전.

“연화와 루나는 이곳에 남고 연아랑 류마, 그리고 다섯만 나를 따라와.”

처용이 일행 중, 자신을 따라올 이들과 이곳에 남아 주변을 지킬 이들을 나눴다.

룬티르 일족도 청이만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따라가겠습니다.”

카란디아가 진지한 목소리로 처용을 따라가겠다 말했다.

처용이 카란디아 뒤에 있는 네이션을 눈짓하자.

“……이미 말려 보았소.”

네이션이 처용의 질문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 가는 곳은 로스톤 왕국의 수도, 즉 적진 한복판이었다.

위험한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카란디아는 그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처용을 따라가겠다 말했다.

당연히 네이션이 말려 보았지만.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습니다.

처용의 행보를 직접 보고 싶다는 카란디아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신님, 저희도 데려가 주십시오.”

처용이 나아가는 길에 함께 하겠다 말하는 이들은 또 있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아나샤를 따르는 영지민들.

총괄 행정관인 벤과 영지를 지키는 일부 병사들이었다.

“지금 가는 곳은 위험합-!”

아나샤가 벤과 그 뒤에 있는 병사들을 보며 만류하듯 말하자.

“영주님이 가는 곳이 지옥일지라도! 저희는 함께하기로 맹세했습니다.”

벤이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영주님 혼자 가게 둘 수는 없습니다!”

“죽더라도!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그와 함께 온 삼십여 명의 병사들도 굳은 의지를 드러내며 강하게 말했다.

“마신님, 저는 4써클 마법사입니다. 이들은 오러를 깨우친 이들이고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흐음.”

처용이 자신의 쓸모를 어필하는 벤의 말을 들으며 침음을 흘렸다.

“부탁입니다…….”

아나샤를 혼자 보낼 수 없는 듯, 간절함이 느껴지는 벤의 말이 계속되자.

“상관없다.”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벤의 부탁을 수락했다.

라톤 영지의 총괄 행정관이자, 아나샤의 측근인 벤.

그는 회귀 전, 아나샤를 끝까지 보필한, 그녀의 충신이었다.

그리고 앞에 모인 병사들 중 몇몇은 처용의 눈에 익숙한 얼굴을 한 이들도 있었다.

회귀 전, 아나샤를 따르는 친위대였던 이들.

그들 모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아나샤를 보필하다가 그녀를 대신해 죽기까지 한 이들이었다.

벤과 그를 따르는 병사들이 보이는 충성은 진심이었다.

“으…….”

처용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나샤가 불안한 침음을 흘렸다.

자신과 함께 왕궁으로 향하면, 위험천만한 일을 마주할 가능성이 컸으니까.

벤을 포함해 동행을 요청한 이들은 모두 아나샤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들.

아나샤는 그들이 죽는 상황만큼은 원하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라.”

그런 아나샤의 불안한 마음을 눈치챈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언컨대, 이들 중 죽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확신이 가득한 처용의 말에.

“……알겠습니다.”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아나샤가 안정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간 처용이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모습 때문인지, 그 말에 신뢰감이 확 와닿았다.

이윽고.

-위이잉!

게이트웨이가 완전히 활성화된 듯, 밝은 빛을 내뿜었다.

“모두, 내가 지시하기 전까지, 함부로 행동하지 마라.”

처용은 게이트웨이에 들어서기 전, 함께 하는 이들을 향해 지시하듯 말했다.

그 말에 모두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동한다.”

처용이 완전히 활성화된 게이트웨이를 작동시키자.

-화아아!

제단 위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며, 그 위에 있던 이들을 집어삼켰다.

-스르르…….

빛이 점점 가라앉고 시야가 드러나자, 새로운 환경이 펼쳐졌다.

흙바닥이었던 라톤 영지와는 다른, 보도블럭으로 정돈된 단정한 거리.

그 거리 외곽을 따라 정갈하게 나열된 유럽풍 양식의 건축물들.

그리고 보도블럭의 끝에는 화려하고 웅장한 성이 있었다.

“저, 정말로 될 줄이야…….”

아나샤가 익숙한 거리와 왕궁을 눈에 담으며 놀란 듯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리고.

“왜 거리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지?”

주변이 휑한 것을 보며 의문을 표했다.

게이트웨이가 자리한 곳은 수도의 중앙.

그리고 게이트웨이와 정면으로 마주한 웅장한 성은 로스톤 왕국의 왕궁이었다.

사람들이 북적이고 떠들썩한 분위기가 흘러야 하는 장소.

하지만,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인기척 또한 없었다.

아나샤가 의문을 표하며 주변을 둘러보자.

“아무래도, 우리가 올 것을 알고 환영 인사를 준비해 놓은 것 같다만?”

처용이 보도블럭 너머, 황궁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그때.

-이단자들이 나타났다! 포격을 준비해라!

멀리 보이는 왕국의 성벽 위에서 큰 고함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우우웅! 우웅!

성벽 위에 자리한 마법사들이 지팡이를 앞으로 뻗으며 공격을 준비했고.

-위이잉!

성벽 중앙에 자리한 거대하고 긴 대포가 포구에 강렬한 마나를 모으며 환한 빛을 내뿜었다.

“수도 방위 마도포를 거리에 겨누다니! 제정신입니까!?”

아나샤가 성벽을 향해 경악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정확히는 성벽 위에서 병사들과 마법사들을 향해 명령을 내리는 화려한 옷의 남자.

“당장 그만두십시오!”

그녀의 배다른 형제이자 로스톤 왕국의 제1 왕자를 향해 소리쳤다.

아나샤의 경악 어린 외침에.

“건방진 년! 감히 왕국을 배신하다니!”

성벽 위에 선 왕자가 비열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아나샤의 외침에 고함을 내질러 답했다.

마치, 작금의 상황을 반기는 듯한 모습.

“마도포의 위력을 최대치로 올려! 이 거리가 사라져도 상관없다!”

왕자가 잔혹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명령하듯 소리쳤다.

그 명령에 수십의 마법사들이 마나를 한곳에 모아 대포에 주입했다.

-위이이잉!

거대한 대포의 포구에 모여든 마나가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환한 빛과 진동을 토했다.

“이 미친놈이!”

아나샤가 거대한 대포에 모이는 마나를 보며 사색이 된 채 소리쳤다.

수도 방위를 위해 설계된 마도포는 평범한 마도포가 아니었다.

영지를 지키는 마도포의 적어도 열 배 이상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제1 왕자는 마도포에 다른 마법사들의 마나까지 모을 것을 명령한 상황.

수십 명의 마법사들이 마나를 주입한 수도 방위 마도포의 위력은 이 도시 일대가 날아갈 정도였다.

주변의 사람들이 얼마나 대피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

“저 빌어먹을 머저리가……!”

아나샤가 극단적인 짓을 저지르려는 제1 왕자를 보며 읊조릴 때.

“모두, 내 뒤에 서라.”

-저벅. 스르릉.

처용이 앞으로 나서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역천의 절을 뽑아 들었다.

“안 됩니다! 피해야 합니다!”

마도포를 막으려는 듯 보이는 처용을 본 아나샤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믿어.”

처용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아나샤를 향해 단 한 마디만을 전했다.

자신을 믿으라는 말.

작금의 상황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듯, 편안함이 일렁이는 목소리에.

“…….”

아나샤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함을 되찾으며 침묵했다.

처용은 무려 ‘참회와 회개의 심판’을 정면으로 깨부수고 막아낸 존재였다.

제아무리 수도 방위용 마도포라 해도, 신들의 권능보다 강력할까?

신들이 힘을 모아 발현한 권능도 막아낸 처용에게 마도포가 위협이 될까?

냉정함을 되찾은 아나샤가 머릿속으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릴 때.

“쏴라! 흔적도 없이 날려 버려!!”

-위이이잉! 콰아아아!!

왕자의 명령과 동시에 수도 방위용 마도포가 발사되었다.

-쿠콰콰콰콰!!

두껍고 거대한 포격이 주변 일대의 거리를 초토화시키며 쏘아져 나갔다.

포격이 나아가는 방향은 수도 거리 중앙에 있는 게이트웨이.

처용이 있는 방향이었다.

강렬한 마나가 응축된 포격이 점점 다가올 때.

-스르릉.

처용이 역천의 절을 두 손으로 쥐어 검도 자세를 취하고는 칼날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천마신공 – 천마강림’

-쿠구구!

처용이 천마의 의지를 불러내자, 강기로 형성된 천마의 의지가 처용을 갑옷처럼 감쌌다.

동시에 처용과 같은 자세로 칼날을 들어 올렸다.

-우우웅!

역천의 절에 강기와 신력이 압축되며 환한 빛을 내뿜었다.

검은색의 도신에 황금빛이 일렁였고 그 위에 붉은빛이 타올랐다.

천마의 의지를 불러낸 처용이 사용하려는 기술은 다름 아닌.

‘검성류 - 오의!’

검성의 검술이었다.

천마의 의지를 불러낸 상태에서 사용하는 검성의 검술.

마도포가 역천의 절을 들어 올린 처용을 집어삼키기 직전.

“천검(天劍) - 단절(斷切)!”

처용이 강기와 신력을 압축한 역천의 절을 부드럽게 내리그었다.

-스르륵.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정직하고 곧은 내려 베기.

칼날이 공기를 거스르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조차도 울리지 않았다.

아무런 특별함 없는 그저 평범한 내려 베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칼날이 아래로 완전히 내려간 순간.

-콰아-!!

게이트웨이와 수도 거리 전체를 집어삼킬 듯 쇄도해오는 마도포가 반으로 쩍 갈라졌다.

-쿠콰콰! 파아……!

반으로 갈라진 마도포가 워프게이트를 스쳐 지나가며 흩어졌다.

“아…….”

눈앞에서 덮쳐오던 거대한 포격이 반으로 쩍 갈라지자, 아나샤가 멍한 표정으로 침음을 흘렸다.

그리고 앞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점점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으로 갈라진 포격으로 인해, 그 사이로 드러난 광경.

그 광경을 바라보는 아나샤의 눈동자에.

-사각! 쿠구! 쿠구구!

왕궁을 가로막는 거대한 성벽이 반으로 갈라지며 무너지고 있었고.

-사가각! 쩌저적! 쩌적!

그 성벽 뒤에 있는 왕궁마저 반으로 쪼개진 채 흔들리고 있었다.

처용이 강기와 신력을 담아 내지른 단 한 번의 검격.

천마의 의지를 불러낸 상태에서 발현한 검성의 검술.

무의 정점에 닿았던 두 전사의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기술.

처용이 내지른 단 한 번의 검격은.

-쿠구! 쿠구궁!

로스톤 왕궁의 수도가 반으로 갈라지는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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