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화
역사상, 에스라 대륙에 참회와 회개의 심판이 떨어진 사례는 총 세 번이었다.
그 중, 가장 최근이었던 세 번째는 다름 아닌, 이단으로 낙인찍힌 룬테라 왕국의 사례였다.
나름 강국이었던 왕국조차도, 그 왕국에 소속된 수많은 강자들이 힘을 합쳐도 막지 못했었다.
그런…… 인간이 절대로 막을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종말을.
“다음에는 아스터 보고 직접 내려오라 전해라! 이 머저리 새끼들아!”
-쿠구구!
하늘에 대고 포효를 내지르는 마신이 홀로 막아 내었다.
심지어.
-탁.
“해결했다.”
지상에 다시 착지한 마신, 처용은 상처 하나 없는 말끔한 모습이었다.
마치 간단한 일거리를 처리한 듯, 태연한 처용의 모습과 목소리에.
“…….”
정령의 힘이 풀린 채 주저앉아 있던 아나샤가 멍한 표정으로 앞에 나타난 처용을 보며 침묵했다.
아직도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한 충격적인 광경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그때.
“크, 크크크…… 이, 이걸로 끝이라 생각했느냐? 마신!”
성벽 위에 자리했던 회개의 사제들이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며 광소를 내질렀다.
설마, 신의 심판을 힘으로 해결해 버리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신들은 이러한 결과마저 예상한 듯, 두 번째 계획을 준비해 놨었다.
그 계획은 다름 아닌.
“위대하신 신들의 심판을 막아냈으니 네놈도 지쳤을 터!”
“성스러운 토벌대가 네놈을 찢어발기고 여기를 정화할 것이다!”
아스터 교단 본부에서 보낸 토벌대였다.
무려 2천의 병사와 2백의 성기사, 사제로 구성된 군대.
신의 심판으로 마신이 살아남았을 경우, 그를 끝장내기 위해 차출된 병력들이었다.
“위대하신 빛과 지혜의 심판을 받을지어다!”
“참회하라! 회개하라! 마신 녀석!”
-우우웅!
회개의 사제들이 광기 어린 눈빛으로 소리치며 강렬한 신성력을 내뿜었다.
“회개의 섬광!”
“회개의 섬광!”
회개의 사제들이 일제히 소리치자.
-스르륵. 화아아!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력이 서로 연결되더니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아나샤가 회개의 사제들을 보며,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지금 회개의 사제들의 쓰려는 신성 마법은 다름 아닌 스스로를 희생하는 자폭이었다.
심지어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사제는 열 명.
저들의 신성 마법이 폭발한다면, 신들의 심판 못지않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영지민들이 모두 죽는 것은 매한가지였으니까.
“순교하는 것이다!”
“마신을 토벌하는 성전에 나의 이름이 기록되리라!”
당연히 회개의 사제들은 영지민들의 목숨 따위는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축이나 다름없는 이들을 이용해 마신을 처치할 수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스스로를 희생하는 것조차, 모든 것은 신을 위함이라는 광신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때.
-샥! 샤삭!
자폭을 준비하는 회개의 사제들 뒤에 검은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기척도 없이 난입한 이들에게 회개의 사제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사각! 촤악!
열 명 중, 일곱의 사제가 그 자리에서 머리가 베어졌다.
-툭! 후둑!
성벽 위에서 굴러떨어진 머리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구름과 동시에.
-샤샥! 쿵! 쿠궁!
“크악!”
“커헉!?”
남은 세 명의 사제가 처용 앞에 엎어지며 나타났다.
그리고.
“여!”
사제들을 처리하고 일부 적들을 처용 앞에 잡아 온 이들 중 하나.
연아가 처용을 향해 짧은 인사를 표하며 나타났다.
사제들을 은밀하게 암살하고 처용 앞에 잡아 온 이들은 다름 아닌.
“다녀왔습니다. 용님.”
“증거는 모두 수집했어.”
“갇혀 있던 사람들도 구했고.”
증거를 수집하러 떠났던 뱀파이어들과 연화, 연아였다.
“이, 이 이단자 놈들이 감히!”
“성스러운 사제들을 살해하다니!”
붙잡힌 사제들이 인상을 확 일그러뜨리며 소리치자.
“시끄러워, 이 개새끼들아.”
연아가 경멸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욕을 내뱉었다.
동시에.
“심해에 담갔다 꺼내면 좀 조용하겠지.”
-쏴아아! 슈르륵!
짙은 물결을 내뿜어 사제들을 휘감고는 심해에 영역에 가두어 버렸다.
“딱 좋은 타이밍이야.”
처용이 연아와 연화, 뱀파이어들을 바라보며 말하자.
“저놈들을 상대하면 되는 건가?”
연화가 성벽과 이어지는 길목 아래를 바라보고는 싸늘한 눈빛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지금 있는 이 장소, 라톤 영지는 산 중턱에 자리한 외진 도시였다.
성벽 위나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산 아래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산 아래,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척. 척. 척.
오와 열을 맞춰 다가오는 군대의 모습이 보였다.
그때.
“철갑 전령새!”
-쩌저적! 휘릭!
아나샤가 손아귀에 강철 독수리를 만들어 내고는 군대를 향해 날려 보냈다.
그리고.
“군대를 이끄는 지휘관에게 전합니다. 나는 라톤의 영주인 아나샤, 군대를 물릴 것을 요청-!”
날려 보낸 독수리를 통해 군대의 지휘관과 대화를 나누려 시도했다.
하지만.
-파사사.
군대 앞에 당도한 강철 독수리가 여러 발의 활을 맞아 추락하며 부수어졌다.
명백한 협상 거부.
게다가.
-마신에게 복속된 라톤 영지를 불태우리라!
군대의 가장 앞, 가장 화려한 갑옷을 걸친 말을 탄 기사.
군대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가, 강렬한 적대감을 담아 소리치자.
-이단자들을 참회시켜라!
-모조리 죽여라!
병사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며 답했다.
“어찌…….”
아나샤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허무한 감정을 토로했다.
뭘 시도해볼 새도 없이, 자신을 포함한 영지 전체가 ‘이단자’로 낙인찍힌 상황.
지금껏 발버둥 친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 버린 상태였다.
더는 자신의 힘으로 영지민을 지킬 수도 없었다.
절망적인 상황에 아나샤가 고개를 떨굴 때.
“저런 오합지졸을 보고 절망하지 마라.”
마신, 처용이 아나샤를 바라보고는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아스터 교단의 군대.
처용의 평온한 눈빛은 정말로 그들이 별것 아닌 듯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다.
“조금 전, 네가 한 부탁은 아직 유효하니까.”
이어지는 처용의 말.
즉 조금 전 아나샤가 부탁했던, 도와달라는 말을 계속 이행하겠다는 뜻이었다.
“……왜?”
아나샤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하늘 위에서 신의 심판이 떨어져 내릴 때는, 저도 모르게 도와달라 말했었다.
그렇다면 왜 마신은 그런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었는가?
이것이 너무나도 의문이었다.
“남을 위해 희생하려는 놈들은 멍청하기 짝이 없지, 하지만…….”
처용은 아나샤의 의문에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나는 그런 이타적인 이들을 싫어하지 않아.”
진심 어린 목소리로 질문에 대한 답을 전했다.
과거 저항군의 전사들 중 가장 이타적이었던 존재.
그는 다름 아닌 처용 자신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이타적이고 정의로웠던 수호신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목표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복수자만이 있을 뿐.
그러나 과거 이타적이었던 자신을 버렸다 해서, 비슷한 성향의 동료들까지 배척하는 것은 아니었다.
회귀 전,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동료들이 서로 뭉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정의감 때문이었으니까.
스스로를 버리고 수라가 되는 것은 자신 하나면 족했다.
이제는 과거 절망적인 미래가 아닌,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때였다.
회귀 전, 그 어려운 시기에서도 기꺼이 도움을 준 많은 이들.
처용은 자신이 받았던 도움과 은혜만큼은 보답할 생각이었다.
배신자들에게 두 배로, 아니 열 배로 복수해야 하는 것처럼!
은인에게 받은 은혜는 반드시 은혜로 보답해야 했다.
이것이, 종말을 맞이한 과거를 겪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자신의 의무였다.
“시간 좀 끌어줄래?”
아나샤의 질문에 답한 처용이 연아와 연화, 뱀파이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음…… 대충, 시간만 끄는 거라면 나 혼자 할게.”
연아가 다가오는 군대를 바라보고는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시험해 보고 싶은 게 있거든.”
“2분 정도만 끌고 와라.”
처용이 연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알았어.”
-쏴아아!
연아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몸을 물줄기로 휘감으며 하늘을 향해 뛰어올랐다.
하늘을 부유하며 날아가던 연아가 군대에 접근하자.
-쏴라!
-이단자다!
군대의 중앙에 포진된 궁병들이 활을 치켜들고 마법사들이 마나를 모았다.
-촤아! 촤아아!
-화륵! 파지직!
화살과 마법들이 연아를 꿰뚫고 불태우며 터트릴 기세로 쇄도했지만.
-촤락. 촤라락.
군대가 연아에게 퍼붓는 공격은 타격을 주지 못하고 지나칠 뿐이었다.
활과 마법이 통하지 않자, 회개의 사제들이 신성력을 내뿜으며 공격을 준비하려 했다.
연아는 자신에게 공격을 퍼붓는 군대를 바라보며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정확히는 목과 입에 신성력을 한 점으로 끌어모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신성력을 끌어올리며 정신을 집중한 연아가 숨을 크게 들이쉴 때.
“……풍운부 – 차음의 바람”
-휘리릭!
그 모습을 본 처용이 네 장의 풍운부를 소환해 흩뿌렸다.
옅은 바람이 불며 보이지 않는 결계가 영지 전체를 감쌌다.
그 순간.
“꺄아아아아!!”
숨을 크게 들이쉰 연아가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우우우우-!
연아의 목과 입에 뭉치던 신성력이 푸른 파장을 그리며 넓게 퍼져 나갔다.
그 결과.
-크아아!
-으악!
-귀, 귀를 막-!
군대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머리를 부여잡은 채 주저앉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크, 크허억!?
-커헉!
일반 병사들 중에는 눈, 코, 귀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이들도 있었다.
공포의 괴성.
유령 타입의 몬스터 중 밴시(Banshee)라 불리는 몬스터가 주로 사용하는 스킬이었다.
날카로운 괴성을 지르는 것으로 공포, 환각, 정신착란 등의 상태 이상을 유발하는 힘이 있었다.
연아의 클래스는 유령 타입 몬스터 중,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팬텀.
그것도 평범한 팬텀이 아닌, 태초의 마수에게 선택된 신관이었다.
그런 그녀가 신성력을 모아 내지르는 공포의 괴성은 일개 밴시의 괴성과는 차원이 달랐다.
단순히 군대를 저지하는 것에 모자라.
-이, 이단자! 네놈들은 모두 이단자구나!
-모조리 죽여 주마!
환각을 보고 같은 동료를 향해 칼부림을 일삼는 자들도 있었다.
-회, 회개의 사제들과 참회의 성기사들은 정화를 시작하라!
-당장! 이 사특한 저주를 정화하라!
그나마 연아의 비명에서 정신을 차린 회개의 사제들과 참회의 성기사들이 병사들을 정화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럼에도 당장 혼란을 완전히 수습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진격해오던 군대의 발걸음이 멈추자.
“저놈들, 한 5분 정도는 굴러다닐 거야.”
-쏴아아!
다시 처용 앞으로 돌아온 연아가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훌륭하네, 아주 잘했어.”
처용이 연아가 보인 성과를 보며 만족을 표했다.
동시에.
“화염부, 수류부, 토류부, 풍운부, 뇌격부.”
미리 소환해 둔 자연부들로 진법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각각 여덟 장으로 구성된 자연부가 팔괘를 그리며 고리를 만들어 내었다.
불, 물, 번개, 바람, 땅 속성으로 이루어진 고리 다섯 개가 처용을 중심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천재지변을 쓰게?”
연화가 속성의 힘을 끌어모으는 처용을 보며 말했다.
자연의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선술인 천재지변.
지금 처용의 모습은 천재지변을 준비할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비슷한 거야.”
처용이 사용하려는 기술은 천재지변이 아니었다.
본래는 천재지변을 사용하려 했지만, 연아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끌어준 상황.
“사전 준비에는 천재지변보다 시간이 더 걸리지만.”
덕분에, 새로 만든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천재지변보다 대인 살상에 특화된 새로운 기술이 있거든.”
말을 마친 처용이 두 손을 하늘 위로 뻗었다.
-우우웅! 우웅!
처용을 중심으로 회전하던 속성의 고리들이 일제히 하늘 위로 떠올랐다.
동시에.
“식신부 – 생령 부여.”
각각의 고리들 중심에 식신부를 던져넣었다.
이윽고 식신부를 포함한, 아홉 개의 자연부로 만들어진 속성의 고리들이 하늘 위로 솟구치며 사라졌다.
그 순간.
-쿠구구! 쿠구!
하늘에 먹구름이 일렁이며 묵직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마치, 하메라와 로메라가 힘을 합쳐 발현하는 심판의 권능이 재현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화르륵! 쿠릉! 쏴아아!
검은 먹구름 사이사이로 불꽃과 번개가 튀었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에 겨우 정신을 차린 군대의 병사들이 당황스러운 듯,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띠었다.
-마신이 무언가를 했다! 모두 대비하라!
-사제들은 방어를 준비하라!
지휘관과 사제, 성기사들이 병사들에게 소리치며 방어를 준비할 것을 명령했다.
그 순간.
-파지지직! 파직!
하늘 위, 검은 먹구름을 해치며 벼락이 휘감긴 거대한 용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저게 뭐야!?
-드, 드래곤!? 드래곤인가!
병사들이 하늘 위를 바라보며 경악을 내질렀고.
-마, 마신이 괴물을 불러냈다! 전투를 준비하라!
지휘관과 사제, 성기사들이 병사들을 향해 소리치며 방어를 준비했다.
그러나.
-화르륵! 쏴아아! 휘이이! 쿠구!
구름을 해치고 나타난 거대한 용머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각각 불, 물, 바람, 바위로 이루어진 용머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괴수의 머리들이 지상을 내려다보는 전율적인 광경에.
-…….
-…….
당황하던 병사들도.
방어를 준비하던 사제들과 성기사들도.
군대를 지휘하던 지휘관까지, 모두 입을 크게 벌린 채, 침묵했다.
그리고.
“선술 - 오의!”
-탁!
모든 준비를 마친 처용이 하늘 위로 뻗었던 손을 가슴으로 모아 합장했다.
“오제룡(五帝龍)의 연회!”
처용의 새로운 선술이 완성된 순간.
-크롸라라!
-크롸아!
먹구름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던 다섯 마리의 용이 지상을 향해 돌진하며 날뛰기 시작했다.
-화르륵! 화륵!
화염으로 이루어진 용이 지상에 브레스를 내뿜으며 군대를 태워 버렸고.
-쏴아아! 솨아!
거세게 흐르는 물줄기로 만들어진 용이 해일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군대를 휩쓸었다.
-쿠구! 콰르릉! 콰릉!
뇌전으로 만들어진 용은 불태워지고 해일에 휩쓸리는 인간들에게 벼락을 내렸다.
-쿠구! 쿠콰콰!
바위가 뭉쳐져 만들어진 용은 지상에 지진을 일으키고 직접 몸을 움직여 재앙을 일으켰다.
-휘이이! 화아!
바람으로 만들어진 용은 주변 일대에 태풍을 일으키며, 주변에서 펼쳐지는 재앙들의 위력을 키웠다.
군대가 자리한 지역 일대가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각각의 속성으로 만들어진 다섯 마리의 용을 소환해 자연의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기술.
이것이 천재지변을 업그레이드한 처용의 새로운 기술, 오제룡의 연회였다.
천재지변은 신력과 마나를 계속 집중해야 했기에,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오제룡의 연회로 만들어진 다섯의 재앙룡에는 식신부가 깃들었다.
다섯의 용들은 처용이 굳이 계속 집중하지 않아도, 알아서 재앙을 일으키고 있었다.
단순히 파괴력으로만 따지면, 천재지변보다 위력은 약했다.
하지만.
-으아악!
-아악!
그저 일대 지역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 ‘살상력’ 하나만큼은 천재지변보다 훌륭했다.
의지를 가진 다섯 마리의 용이 스스로 움직이며 주변의 생명체를 사냥했으니까.
“호오, 처음 시도하는 것치고는 생각보다 위력이 좋은데?”
처용이 새로 만들어 낸 기술의 위력을 감상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자.
“와, 이런 엄청난 기술을 직접 보니까, 진짜 신 같다?”
연아가 옆에 서서, 경치를 감상하듯, 흥미로운 표정으로 재앙을 구경했다.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류마를 포함한 뱀파이어들 역시 경이로운 표정을 지으며 재앙을 감상했다.
그리고.
“이, 이……!”
아나샤가 재앙에 의해 갈려 나가는 아스터 교단 군대의 모습을 보며 경악 어린 침음을 흘렸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