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397화 (397/726)

#397화

처용이 심문을 위해 감옥에 들어서고 10분 정도 지나자, 다시 감옥 문이 열리며 처용이 걸어 나왔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직접 저놈들을 조지고 싶었는데…….”

처용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 보이는 연아가 처용을 보며 말했다.

“아서라, 이런 건 전문가한테 맡기는 거다.”

“그래? 전문가 씨께서는 원하는 정보를 얻었는지?”

“아주 많이 얻었지.”

연아의 물음에 처용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하고는.

-시, 신선한 제물을 신들께 바치면 더 많은 신성력을-.

-붙잡은 이단자들에게 극한의 고통을 주고 이를 에너지로-.

-여기서 혼종 실험을-.

조금 전, 사제들이 내뱉었던 정보 들을 다시 떠올렸다.

‘이런 시설이 적어도 근처에 세 개는 더 있단 말이지?’

처용이 얻은 정보를 다시금 떠올리며 복잡한 눈빛을 보일 때.

“……그 개 같은 놈들은?”

연아가 감옥 내부를 눈짓하며 물었다.

사로잡은 사제들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물음.

그 질문에 처용이 생각을 그만두고는 잔혹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제로서, 이 땅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들어 줬지.”

곱게 녹여 거름으로 만들어서.

처용은 뒤에 이어지는 말을 굳이 덧붙이지 않았지만.

“사이비 사제에게 어울리는 결말이네.”

연아는 처용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조금 누그러진 표정으로 지으며 말했다.

처용이 사제들을 살려 두었을 가능성은 적었지만, 혹시나 해서 한 질문이었다.

연아의 대답에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루나, 청이랑 아이들과 같이 이쪽으로 건너와라.’

-우우웅.

게이트를 열며 루나를 향해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전음은 보낼 수 없었지만, 루나와 처용은 피의 계약을 맺은 사이.

악몽과 같은 장소에 갇히지 않은 이상,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말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알았어.’

처용의 말을 들은 루나에게서 즉각 답이 들려왔고.

-스르륵. 스륵.

게이트 속에서 루나와 청이, 아이들이 걸어 나왔다.

“여, 여긴?”

루나를 뒤따라온 아이들 중 하나, 청이가 주변에 난자된 피와 살점들을 보며 움츠러든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말한 이단 심문소 내부 지하 감옥이다.”

처용은 당황하는 청이를 향해 조금 전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제들은 모두 죽었다. 이제 친구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다.”

“아…… 가, 감사합니다. 신님.”

청이가 처용의 말에 고개를 크게 숙이며 감사를 전하고는.

“느껴집니다. 저 안쪽에 있군요.”

복도의 끝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너와 같은 이들을 감지할 수 있나?”

처용이 청이의 반응을 보며 물었다.

에스퍼 중 뛰어난 초상 능력을 보이는 이들은, 근처에 있는 다른 에스퍼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동족을 알아보고 감지하는 능력이었다.

“그럼 앞장서라.”

처용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몰랐던 척하며 청이에게 말을 이었다.

청이가 처용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장서 나아가자 처용이 뒤따라 걸어 나갔다.

청이를 따라온 아이들도 어미를 따르는 새끼 오리처럼 옹기종기 붙으며 뒤따랐다.

이윽고 복도 끝에 도달하자.

“오셨습니까. 용님.”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류마가 처용을 보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처용은 류마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이곳에 갇힌 이들을 빼돌리려 했군?”

주변에 널브러진 사제들의 시체를 보며 류마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용님.”

처용의 질문에 류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고는 이곳에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연아와 윤아가 사제들을 학살하기 시작했을 무렵.

-중요 실험체들만큼은 챙겨야 한다!

일부 사제들이 이곳에 들어서며 갇힌 이들을 다른 장소로 옮기려 했었다.

물론, 그들은 이곳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류마에게 모두 처치당했다.

입구에 서 있던 류마가 옆으로 비켜서자.

“얘들아!”

“무사했구나!”

류마가 지키던 실험실 안쪽에서 서로 똘똘 뭉쳐 있던 아이들이 청이와 같이 온 아이들을 알아보며 소리쳤다.

서로 떨어졌던 아이들이 다시 마주하자, 분위기가 금세 눈물바다로 변했다.

“……왜 애들밖에 없지?”

처용이 헤어졌던 에스퍼들, 아니 룬티르 일족들의 만남을 지켜보며 의문을 드러냈다.

서로 안부를 묻는 룬티르 일족들은 모두 청이 또래의 ‘아이들’ 뿐이었으니까.

“그게…… 이쪽으로 와 보시겠습니까?”

류마가 아이들을 눈짓하고는 처용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처용이 류마의 안내를 받아 더 안쪽으로 들어섰고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을 들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복도에서 있었던 잔혹한 실험과 같은 일이 룬티르 일족에게도 일어났었다.

이곳에 잡혀 들어온 룬티르 일족의 어른들은 이미 모두 죽은 상태였다.

아이들의 경우는 다른 실험을 위해 살려 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아…… 이 씨발 새끼들이 진짜.”

처용이 류마의 말을 들고 잔혹한 실험의 흔적들을 살펴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동시에.

‘아무리 봐도…… 아스터 교단 놈들의 행보는 회귀 전보다 심각하다.’

다시금 의문을 드러냈다.

지금 이곳의 설비, 실험 강도, 잔혹성, 사제들이 보이는 광기까지.

현재 아스터 교단은 회귀 전, 처용이 처음 에스라 대륙을 밟았을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했다.

심지어, 에스라 대륙은 지구보다도 과학력이 떨어지고 마법이 더 발달한 문명이었다.

그런데 지하 시설 여기저기에는 지구의 실험 기기와 비슷한 것들이 눈에 보였다.

‘지구에서 넘어온 누군가가 협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처용이 머릿속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을 때.

“안쪽에…… 아직 살아 있는 룬티르 일족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류마가 더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고 앞장서 나아갔다.

처용이 의문을 품으며 류마를 따라가자.

“…….”

이내 알 수 없는 상형 문자가 조각된 제단 위에 죽은 듯이 누워있는 소녀를 발견했다.

먼지 한 톨 없는 새하얀 백발과 감긴 눈 사이로 보이는 속눈썹까지 새하얀 소녀.

“흐음?”

처용이 소녀를 살펴보며 의문을 표하고는 가까이 다가가려 하자.

“조심하십시오!”

류마가 경고하듯 말했다.

그 순간.

-화아아!

새하얀 소녀에게서 어두운 안개가 솟구쳐 나오더니.

-스르릉!

검은 안개 속에서 어두운 잿빛 갑옷을 입은 기사가 튀어나오며 처용에게 검을 휘둘러 왔다.

처용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잿빛 기사를 똑바로 응시하고는.

-스릉! 차카캉!

역천의 절을 뽑아 세로로 세우며 다가오는 칼날을 막아 내었다.

“호오……?”

-까각! 까가각!

처용이 칼날을 타고 전해져 오는 묵직한 감각에 놀람을 드러냈다.

소녀에게서 뿜어져 나온 검은 안개 속에서 나타난 기사는 나름 ‘강자’였다.

지구의 헌터들로 비교하자면, 성운 결전에서 맞섰던 S급 헌터들보다 조금 웃도는 수준.

처용이 놀람을 드러낼 때.

-차카캉!

잿빛 기사가 내질렀던 검을 거두며 뒤로 조금 물러났다.

처용을 만만치 않은 상대라 여겼는지, 자세를 낮추고 기운을 더 끌어올리는 듯 보였다.

“데스나이트가 지키는 룬티르 일족의 소녀라……?”

눈앞의 잿빛 기사와 그 뒤에 누워있는 소녀를 번갈아 응시한 처용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 처용의 말에.

“……뭐냐. 네놈은 누구냐!”

잿빛 기사, 아니 죽음을 거부하고 되살아난 언데드, 데스나이트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빌어먹을 참회의 여신과 회개의 여신이 보낸 졸개냐!?”

-스르릉!

검을 세운 데스나이트에게서 증오와 분노가 서린 목소리가 이어졌다.

“네놈은 아스터를 따르는 신관 중 하나인가!”

-쿠구구!

죽음의 기운을 격렬하게 내뿜는 데스나이트의 고함에.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나는 그 빌어 처먹을 개새끼들을 짓밟아 버리기 위해 왔으니까.”

-쿠구구!

처용이 분노 서린 목소리로 읊조리고는 강기와 신력을 내뿜었다.

-치지직! 치직!

데스나이트가 내뿜는 죽음의 기운이 처용의 강기와 신력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 이 기운은……!?”

데스나이트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경악을 표했다.

처용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크게 두 가지.

경지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단련된 마나.

그리고 온전한 신의 기운, 신력이 느껴졌다.

데스나이트는 처용의 기운에 경악하며 그에 압도되면서도.

“천사인가? 아니…… 제단 없이는 강림이 불가능할 텐데…….”

-스르릉!

오히려 더 물러설 수 없다는 듯, 기세를 피워 올렸다.

마치, 뒤에 있는 소녀를 반드시 지키려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런 데스나이트의 분위기를 잠시 관찰한 처용은.

‘이 녀석…… 뭔가 익숙한데?’

데스나이트에게서 익숙한 느낌을 받으며 속으로 의문을 표했다.

그리고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통찰의 눈을 발동했다.

[네이션 이그나이츠]

[등급 : S급]

[특징 : 불사의 계약을 맺고 계약자에게 영혼과 육체가 귀속된 기사.]

[스킬 : 확인 불가…….]

처용이 데스나이트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

눈이 크게 떠지며 소리 없는 놀람을 드러냈다.

검은 기사 네이션.

회귀 전, 아스터 교단에 밀려 패퇴하던 반란군을 결집시키고 이끌던 이.

이후, 데스나이트 킹이 되어 아스터 교단에 의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망자들까지 이끌었던 존재.

종국에는 아스터 교에게 의뢰를 받은 처용에 의해 최후를 맞이했었다.

처용이 단순히 에스라 성운의 부탁을 받아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놈을 처치해 주면, 에스라 대륙의 땅을 일부 양도해 주겠다.

지구에서 온 피난민들, 그들이 거주할 땅을 대가로 받았다.

처용은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사람들을 해치려는 네이션을 저지하기 위해, 그를 처치하러 나섰다.

에스라 성운의 성좌들, 아스터에게 이용당하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처용은 아직도 그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어리석구나! 정녕 진실에 귀를 닫고 그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인가!?

네이션이 소멸당하기 직전, 처용에게 했었던 말이었다.

당시에는 녀석이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 당시 처용은 데스나이트이자 적인 네이션의 말을 듣지 않았다.

지금은…… 그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머저리가 될 생각은 없다.’

처용이 눈앞의 데스나이트, 네이션을 잠시 바라보고는 눈을 돌려 그 뒤에 있는 소녀를 응시했다.

회귀 전, 데스나이트 킹이었던 자가 지키는 소녀.

그녀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처용이 통찰의 눈을 발동하자.

[카란디아 룬티르]

[등급 : ?]

[특징 : 자연의 축복을 받은 일족.]

[확인 불가.]

[스킬 : 확인 불가…….]

새하얀 소녀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처용이 그 이름을 확인한 순간.

‘……카란디아!?’

데스나이트, 네이션의 정체를 확인했을 때보다도 더 크게 경악했다.

새하얀 소녀가 ‘룬티르’ 일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문제는 그런 그녀의 이름 ‘카란디아’였다.

‘……우연일 리가 없다.’

처용은 소녀의 이름에 시선을 떼지 못하며 속으로 읊조렸다.

백귀마검(百鬼魔劍) 카란디아.

회귀 전 악의 종주, 조크-크타니드가 사용하던 주력 무구.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 온갖 강력한 악령들을 소환해 내던 마검이었다.

그리고 그 마검은.

-위대하신 분께 드리는 제 작은 성의입니다.

빌어먹을 에스라 성운의 주신, 아스터가 조크-크타니드에게 선물로 바친 검이었다.

많은 저항군들을 죽음으로 몰고 그들의 영혼을 붙잡아 타락시켜 악령으로 만들었던 극악무도한 마검.

종국에는 수많은 희생과 전투를 거치고 처용이 가까스로 그 마검을 부숴 버리는 데 성공했었다.

백귀마검, 혹은 악령의 마검이라 불리던 카란디아.

처용에게는 절대로……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이름이었다.

‘데스나이트 킹 네이션, 마검 카란디아, 룬티르 일족, 그리고…… 아스터 교단!’

처용이 작금 일어난 상황과 알아낸 정보들을 나열해 보았지만.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내가 놓친 게 무엇이냐……!’

이 상황을 도저히 정리할 수 없어 머릿속이 복잡했다.

-쿠구구!

네이션은 생각에 잠긴 처용을 경계하며 죽음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고.

“…….”

류마는 차마 함부로 행동할 수 없어 지켜보고 있었다.

이 기묘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 때.

“요, 용님.”

멀리서 청이가 처용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부, 불사의 기사단?”

놀랍게도 청이가 데스나이트, 네이션을 알아본 듯한 반응을 보였다.

“너는……?”

네이션 역시 청이를 알아본 듯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생각을 잠시 멈춘 처용은 그런 둘의 분위기를 빠르게 살피고는.

“청, 이쪽으로 와라.”

청이를 향해 눈짓하며 말했다.

“네. 신님.”

처용의 부름에 청이가 처용 뒤로 다가와 섰다.

그리고.

-스르르.

처용이 거칠게 뿜어대던 기세를 잠재웠다.

그런 처용의 분위기와 태도에 네이션이 의문을 표할 때.

“아무래도, 서로 풀어야 할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스릉.

처용이 역천의 절을 집어넣고 진지한 목소리로 네이션을 향해 말했다.

회귀 전에는 그의 말과 사정을 무시했지만, 이제는 그 사정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했다.

“불사의 기사단이시여, 이분은 저희를 구해주신 분입니다.”

처용의 말에 이어서 청이가 네이션을 향해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스스…….

청이의 말을 들은 네이션이 기세를 잠재워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짓고는.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아스터 교단을, 에스라 성운을 짓밟아 버리기 위해 다른 세계에서 왔다.”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른 세계라고?”

그런 처용의 말에 네이션이 놀람을 드러냈다.

“나에 대해 말해주지, 대신-.”

처용은 그런 네이션의 반응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너와 이 아이들, 그리고 저 소녀가 가진 사정이 무엇인지 자세히 말해라.”

청이와 소녀, 네이션을 번갈아 본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묻자.

“…….”

그런 처용의 말에 네이션이 고민하는 듯 침묵했다.

얼굴이 가려진 잿빛 투구 속, 처용을 응시하던 붉은 안광이 그 뒤에 있는 청이에게 향했다.

이어서 청이를 뒤따라온 아이들을 바라봤다.

짧은 침묵의 시간이 흐르자.

“……나는 룬티르 일족의 수호자, 마지막 남은 불사의 기사단이다.”

네이션의 입에서 회귀 전에는 듣지 못했던, 이들이 가진 사정이 무엇이었는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카란디아는 룬티르 일족의 마지막 남은 왕족이자…… 우리를 인도하고 이끌어야 할 무녀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네이션의 말에 처용의 눈이 점점 가늘어졌다.

동시에.

‘……더 과감하게 행동해야겠군.’

머릿속에 구상하던 계획들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본래는 아스터 교단에 탄압받는 이들을 모으며 천천히 세력을 구축할 생각이었지만.

‘차라리 잘 되었군. 이 기회에-.’

느긋하게 세력을 모으기보다는 더 과감하고 과격하게 나아가는 것이 더 좋으리라 판단했다.

그 첫 번째 계획은 다름 아닌.

‘국가 정벌을 서둘러야겠어.’

에스라 대륙에 자리한 국가 중 하나를 정복하는 것이었다.

이는 지구의 세력이 자리 잡을 발판을 마련한다는 기존의 계획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볼 때, 이를 더 앞당길 필요가 있었다.

처용이 머릿속에 구상하던 계획들을 수정해 나가며 싸늘한 눈빛을 빛냈다.

그리고.

‘어쩌면, 만날 시기가 조금 더 빨라지겠군.’

이곳에서 만날 누군가를 기대하며 속으로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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