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화
성지 태룡사에 자리한 협회 지부.
-째깍. 째깍.
대회의실에 모인 이들의 시선이 모두 벽에 걸린 시계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윽고.
-째깍. 띵.
시계가 정확히 정각을 가리킨 순간.
[성운결산이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전 세계 모든 헌터들의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방금 시곗바늘이 정각을 지난 순간, 1월 1일이 되었고 새해가 밝았다.
그 결과.
[성운결산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스킬의 숙련도가…….]
.
.
시스템이 측정한 성운결산의 보상이 각각 헌터들에게 지급되었다.
일부 헌터는 레벨이 올랐고 다른 이들은 스텟이 상승했다.
또 일부는 새로운 스킬을 얻거나, 지닌 아티팩트가 강화된 이들도 있었다.
물론, 1년 동안 제대로 노력하지 않은 이들은 페널티를 받았겠지만.
-레벨이 올랐다!
-난 올 스텟이 올랐어.
-마력하고 체력 위주로 올랐네.
이 자리에 모인 이들 중, 페널티를 받은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 다들 표정이 좋아 보이네요.”
태민이 사람들의 반응을 쭉 살펴보며 말했다.
지금 대회의실에 모인 이들은 한국의 주력 헌터들.
그들이 모인 첫 번째 이유는 성운결산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모두, 1년간 꾸준히 노력한 이들이었기에, 나름대로 보상을 받은 듯 보였다.
“하하, 우리 현아가 세계에서 4위라고 4위!”
혁수가 자신의 딸인 현아를 가리키며 자랑하듯 말하자.
“센터장님도 100위권 안에 드셨잖아요?”
현아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비전투 클래스인 룬 인첸터 장혁수.
한국 헌터 협회에서 아티팩트를 관리하는 재고관리 센터장.
동시에 백호와 같은 커맨더의 파티원이었던 헌터.
그 역시 월드 헌터 토너먼트에 참가했었다.
혁수는 비전투 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결승전까지 올라갔었다.
그런 그의 순위는 100위.
결승전 참가자 100인 중 마지막 순위를 차지했다.
심지어 혁수는 비전투 클래스 중 전투 능력이 거의 없다고 여겨지는 생산직 클래스였다.
그런 그가 세계 헌터 순위 100위에 들었다.
힐러인 샬럿이 10위에 자리한 것만큼이나 세계적으로 놀랄 만한 이슈였다.
“센터장님이 커맨더의 파티원이라는 건 알지만, 도대체 어떻게 결승까지 올라가신 겁니까?”
“생산직이 뭐로 싸우겠나? 템빨이지.”
궁금하듯 묻는 태민의 질문에 혁수가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는 팔을 들어 올렸다.
그의 오른팔에는 룬 문자가 새겨진 검은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이번에 내가 직접 시험하면서 개선점을 찾았으니, 곧 모두한테 보급할 수 있을 거야.”
“그걸 시험하기 위해 월드 헌터 토너먼트에 참가실 줄은 몰랐지만요.”
처용이 혁수의 말에 답하며 검은 팔찌를 응시했다.
혁수의 손에 채워진 아티팩트.
그것은 다름 아닌 카투라의 허물로 만들어진 아티팩트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직접 카투라의 허물을 다뤄 제작한 아티팩트라는 사실이었다.
혁수는 루돌프에게 카투라의 허물을 전달하고 그와 함께 연구한 사람이었다.
그 역시 그랜드 스미스 마스터, 루돌프에게 대장장이 기술을 배운 직계 제자 중 하나.
혁수는 루돌프가 찾아낸 카투라의 허물 활용 방법에 자신의 인첸트 기술을 더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그가 착용하고 있는 시험용 아티팩트였다.
-우웅!
혁수가 아티팩트에 마나를 부여해 보이자.
-슈르륵. 촤라라락!
팔지에서 검은 가루들이 뿜어져 나오더니, 단단하게 뭉치며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마치, 검은 가루가 온몸을 뒤덮으며 슈트로 변하는 모습이었다.
“A급 헌터의 공격도 너끈히 버틸 수 있더라고.”
-탁. 탁.
혁수가 검은 슈트로 뒤덮인 자신의 팔을 툭툭 치며 말했다.
그가 새로 만들어 낸 아티팩트는 다름 아닌, 전신 슈트 갑옷이었다.
심지어 평범한 갑옷이 아닌, 곱게 갈아낸 카투라의 허물에 다양한 금속을 융합하여 제작한 갑옷이었다.
“공격을 받아 파손된다 해도, 가루가 다시 뭉치며 즉시 손상이 복구되지.”
혁수가 자신이 만들어 낸 아티팩트의 성능을 이야기했다.
비록 슈트의 두께가 얇아 보였지만, 카투라의 허물로 제작된 만큼 내구도가 상당했다.
강한 공격을 받아 부수어진다 해도, 자가 수복 기능이 발동하며 자동으로 고쳐진다.
혁수는 이 아티팩트의 도움을 받아 레벨이 높은 A급 헌터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물론, 아티팩트의 힘만으로 그가 결승전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혁수가 비전투 클래스라 해도 그는 커맨더와 함께 수많은 전투를 함께 해온 노련한 전사였다.
게다가 그 역시 시간이 날 때마다 처용의 성지에서 단련을 했었다.
어중간한 A급 헌터는 제대로 무장을 갖춘 혁수를 이길 수 없었다.
“진짜, 네 말대로 되었네.”
커맨더가 이전 처용이 했었던 말을 다시금 떠올리며 말했다.
한국에서 참가하는 헌터들 전원 100위 안에 들 것.
10위 안으로는 절반이 차지할 것.
처용이 장담하며 말했던 두 가지 말이 전부 현실이 되었다.
참고로 10위인 샬럿은 외국인이었지만, 소속은 한국 헌터 협회였다.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처용은 커맨더의 말에 답하고는.
“조사는 어떻게 됐나요?”
태민을 향해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이 자리에 주요 헌터들이 모인 이유 중 두 번째.
“처용 님 말씀대로 바로 조사를 진행해 봤습니다.”
태민이 그 이유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모든 던전의 난이도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 상승했습니다.”
태민의 말이 울리자.
“보호 단계가 낮아진다는 게, 던전의 난이도 상승을 의미한 거였나?”
백호가 진지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200레벨을 돌파한 헌터가 나타났을 때,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이야.”
처용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전 월드 헌터 토너먼트 당시.
처용과 스무 명의 신관들이 벌이는 특별 경기인 성운 결전.
그 성운 결전이 끝나자.
[최초로 200레벨을 돌파한 자가 나타났습니다.]
[시스템의 ‘평가’가 전체적으로 완화됩니다.]
[기존에 한계를 돌파한 이들은 추가 보상을 지급받습니다.]
[시스템의 보호 단계가 1단계 낮아집니다.]
시스템의 혜택을 받는 모든 각성자들의 눈앞에 시스템이 떠올랐었다.
가장 먼저, 최초로 200레벨을 돌파한 대상자는 다름 아닌 처용이었다.
성운 결전이 시작되긴 전 그의 레벨이 199라는 것은 모두가 보았었으니까.
그런 처용이 200레벨을 찍자 ‘세계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첫 번째로 시스템의 평가가 전체적으로 완화되었다는 말.
이는 성운 결전이 끝나고 하루도 되지 않아 그 의미가 밝혀졌다.
-어? 이렇게 쉽게?
99레벨의 벽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던 수많은 B급 헌터들.
그들이 손쉽게 100레벨에 도달해 A급 헌터가 되었다.
전에는 시스템의 혹독한 평가를 이겨 내고 인정을 받아야 A급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평가의 수준이 조금 내려간 상황.
그 영향인지, 기존에 혹독한 평가를 받고 A급에 달성한 헌터들은 추가적인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마지막 문항.
시스템의 보호 단계가 낮아진다는, 다소 불길한 느낌이 전해지는 문항이 문제였다.
태민이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조사를 시작할 때.
-즉시 모든 던전을 통제하고 조사대를 투입하십시오.
처용이 태민에게 연락을 보냈었다.
태민은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하고 그 말대로 던전의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했다.
그 결과, 던전의 난이도가 상승한 것이 밝혀졌다.
“이계에서 넘어온 몬스터들을 약하게 만들어 주던 시스템의 힘이 조금 풀린 것 같습니다.”
태민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자.
“이제 더 성장할 때가 되었다. 앞으로 있을 일을 대비해라. 이런 뜻으로 들리는군요.”
그런 태민의 말에 처용 역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사실, 처용의 말은 어느 정도 진실이었다.
헌터들이 성장하고 상향 평준화가 된다면, 시스템은 그에 맞춰 제약을 하나둘 해제한다.
그 상향 평준화의 기준은 누군가가 한계를 돌파하여 벽을 넘어선 경우였다.
마치, 변화하는 세계에 맞춰 인류가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느낌이었다.
“추후 던전의 등급을 전체적으로 재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태민이 던전의 등급 조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자.
“안 그래도 스미스 씨가 그 계획을 추진하고 있더군요.”
커맨더가 WHU 총장, 스미스의 말을 떠올리며 말했다.
스미스는 이번 사태를 신속하게 조사하고는 전체적인 던전 등급의 재조정을 시작했다.
던전의 등급 자체를 한 단계 격상하거나, 던전 공략의 필수 인원을 더 추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우선, 한국은 각 던전보다 등급이 높은 헌터를 한 명 이상씩 배치했습니다.”
커맨더의 말에 태민이 한국 헌터 협회에서 임시로 조치한 사항을 이야기했다.
C급 던전에는 B급 헌터를, B급 던전에는 A급 헌터를 무조건 배치한다.
피해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기 위한 임시 조치였다.
“위험한 던전은 스피릿 팀에 소속된 분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한국 내에 발생한 던전에서 다칠 일은 없겠죠.”
처용이 태민의 적절한 조치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스피릿 팀은 전원 세계 랭킹 100위안에 드는 강자 중의 강자들.
그들이 한국 내의 던전 속에서 다치거나 죽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안 그래도 이 일 때문에 WHU에서 지원을 요청하더라.”
커맨더가 스미스에게 받은 연락을 떠올리며 말했다.
모든 던전의 난이도가 상승한 일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이변이었다.
그로 인해 손쉽게 던전을 클리어했던 이들 중에도 피해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가장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던전들.
그곳들 역시 난이도가 상승했다.
커맨더의 걱정 어린 말에.
“당장 국내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지원 요청을 수락해도 될 것 같습니다.”
국내 상황을 다시금 생각한 태민이 대답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A급 헌터 열 명 중 다섯이 한국에 있으니까.”
진호 역시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자신감을 보이며 말했다.
“미리 준비를 잘 갖춘 덕분에 국내는 안정적이군.”
마찬가지로 백호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조금 걱정하긴 했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 같군요.”
상황을 살핀 처용이 입을 열었다.
곧 에스라 대륙과 연결되는 게이트가 열리고 자신이 직접 상황을 살피러 가야 한다.
그런 와중에 지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좋지 않았지만, 아직은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여기는 걱정하지 말고 갔다 와도 될 것 같다.”
“사전 조사이니, 전체적으로 살펴보기만 할 생각입니다.”
처용이 커맨더의 말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는.
‘아주 꼼꼼하게 말이죠.’
살기를 감추며 뒷말을 삼켰다.
***
대회의실을 나온 처용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닌 수련탑으로 향했다.
이제 에스라 대륙과 연결되는 게이트가 곧 열린다.
그동안 나름대로 준비를 해 둘 필요가 있었다.
-탁.
처용이 수련탑 안으로 들어서자, 자정이 넘었음에도 아직 수련 중인 이들이 보였다.
아니, 오히려 밤이 되었기에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밤의 일족인 뱀파이어.
처용과 함께 에스라 대륙으로 갈 이들이었다.
에스라 대륙으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뱀파이어들의 내전 때문이었으니까.
게다가 처용은 뱀파이어들의 거주지인 밤의 성채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밤의 성채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뱀파이어들과 동행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뱀파이어 왕족인 루나의 동행은 필수였다.
루나 역시 에스라 대륙으로 갈 준비에 매진하는 중이었다.
수련탑에 들어선 처용이 고개를 들어 앞을 응시하자.
-쿠구구! 쿠구!
중앙에서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루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루나는 날개를 크게 펼치고 허공을 부유함과 동시에.
-슈르르! 슈륵!
주변에 파도처럼 거칠게 넘실거리는 혈기를 휘감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모습.
그런 루나와 맞서는 이는 다름 아닌.
-우우웅!
강렬한 강기를 내뿜고 있는 금강역사, 소룡이었다.
“혈옥 – 블러드 비스트!”
-슈르르!
루나가 주변에 넘실거리는 혈기의 파도를 모으고는.
-캬아아!
날카로운 이빨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는 괴물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크와아!
혈기로 만들어진 괴물이 입을 크게 벌리며 소룡을 향해 돌진했다.
소룡은 두 주먹을 굳게 쥐며 오른손에 강기를 휘감았다.
괴물이 소룡을 덮치기 직전.
-후-우욱!!
소룡이 간결한 동작으로 오른손 주먹을 앞으로 내뻗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정직한 형태의 정권 지르기.
루나가 발휘한 공격에 비해서는 다소 초라해 보였지만.
-쿠구!
혈기의 괴물과 소룡의 주먹이 충돌한 순간.
-콰쾅! 콰콰콰!
강렬한 폭음과 동시에 소룡의 주먹에서 강기가 터져나갔다.
-푸-화아아!
루나가 만들어 낸 혈기의 괴물이 소룡의 강기에 의해 사방으로 찢겨 나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쿠구! 푸화아!
강기가 넓게 퍼져 나가듯 휘몰아치며 태풍을 형성했다.
“윽!? 꺄아아-!”
루나가 소룡이 강기로 만들어 낸 태풍에 휘말리며 비명을 토해냈다.
이윽고 태풍처럼 넓고 광활하게 퍼졌던 강기가 잠시 가라앉자.
-쿵!
소룡이 일으킨 강기의 태풍에 의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루나가 지면에 추락했다.
그리고.
[대련이 종료되었습니다.]
결계가 해제되며 루나와 소룡의 대련 시간이 종료되었다.
“악! 열 받아!”
몸을 일으킨 루나가 짜증 어린 목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벌써 소룡에게 도전한 것이 백 번을 훌쩍 넘었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을 소룡에게 이기지 못했다.
혈옥을 각성했을 때만 해도, 소룡을 이길 것이라 확신했다.
다수의 상급 몽마와 상급 마인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소룡에게 혈옥을 보인 순간.
-쿠구구!
소룡에게서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렬한 에너지가 흘러나왔다.
마치, 대련 상대가 강해진 만큼, 그에 맞춰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결국, 소룡을 혈옥 속에 가뒀음에도 그를 이기지 못했다.
에스라 대륙, 즉 밤의 성채로 돌아가기 전에 소룡을 반드시 이기고 싶었지만.
“왜 저 녀석을 이기질 못하는 거야!?”
도저히 소룡을 이길 수가 없었다.
루나가 짜증을 토로할 때.
“소룡이 3단계까지 힘을 개방할 줄이야……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다.”
처용이 루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수련탑의 일부 금강역사들은 수련자의 수준에 맞춰주는 이들도 있었다.
소룡을 예시로 들자면.
처용과 소룡이 처음 맞붙었던 기본기 대련은 1단계.
강철의 힘을 얻은 루나가 소룡을 몰아붙일 때, 소룡이 사용했었던 권기가 2단계.
그리고 지금, 강기를 내뿜으며 본격적으로 절권의 위력을 선보이는 것이 3단계였다.
“밤의 성채로 돌아가도 너 때문에 다시 와야겠어!”
루나가 소룡을 향해 선언하듯 말했다.
처음에는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소룡에게 도전했었다.
그러나 계속 패배한 이후에는 오기가 생겼다.
그 이후에는 집착으로 변했고 소룡에게 이길 때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었다.
-탁.
소룡은 그런 루나의 말에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하는 것으로 답했다.
그때.
“……?”
짜증을 토로하던 루나가 소룡을 보며 짧게 의문을 표했다.
포권을 취하며 아래로 잠시 드러났던 소룡의 입이 웃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포권을 해제하고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무표정의 소룡을 보고는.
‘……착각인가?’
고개를 기울이며 속으로 읊조렸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