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379화 (379/726)

#379화

처용과 커맨더가 도착한 후 몇 시간이 지나자.

-예선전을 시~작 합니다!

월드 헌터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콜로세움에서 예선전의 시작을 알렸다.

토너먼트는 총 세 단계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첫 번째로 예선전.

두 번째로 패자부활전.

세 번째로, 앞서 두 경기에서 승리한 이들이 겨루는 결승전.

이렇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예선전을 지켜보는 관중들.

좌석에 앉은 모두가 중앙을 잘 볼 수 있도록 넓은 원형으로 높게 자리해 있었다.

세계 헌터 회의장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당연히 헌터들이 자리한 1층의 위, 2층의 좌석에는.

[저 병사는…….]

[이번 병사들은 다들 수준이 나쁘지 않군.]

예선전을 관람하기 위해 강림한 소수의 성좌들이 있었다.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예선전이 여러 번 지나가고.

-10번 참가자 김정훈.

이내, 한국인 참가자, 김정훈의 차례가 되었다.

“오? 첫 번째는 김정훈 헌터가 나왔네?”

관중석에 앉아 예선전을 지켜보던 커맨더가 전광판을 바라보며 말했다.

“웬만한 A급 헌터는 지금의 김정훈 헌터를 이기지 못할 겁니다.”

커맨더의 옆에 앉은 처용이 정훈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그리고.

-12번 참가자 올리버 프렌시브.

정훈의 상대가 결정되었다.

전광판에 김정훈의 상대가 떠오르자.

“이런…… 웬만한 A급 헌터가 아니게 됐는데?”

커맨더가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읊조렸다.

-저벅.

이내 호명된 참가자, 정훈이 콜로세움 중앙에 모습을 드러냈고.

-철컥.

정훈의 상대, 올리버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금색의 드래곤 문양이 새겨진 흉갑과 그 뒤로 휘날리는 붉은 망토.

다부진 체격과 짧지 않은 금발을 휘날리는 미남자.

어깨에 걸친 채, 오른손에 쥐고 있는 대검.

칼날이 물결무늬처럼 휘어져 있는, 흔히 츠바이핸더(Zweihänder)라 불리는 서양식 양손 대검을 쥔 헌터.

“아서인가……?”

처용이 정훈의 상대로 나온 고레벨 A급 헌터를 보며 읊조렸다.

혼자서만 입장할 수 있던 S급 던전, 아서왕의 시련.

신관들조차 공략에 실패한 S급 던전을 끝없이 도전하여 공략한 A급 헌터.

그로 인해 신화급 아티팩트에 인정을 받고 신물에 버금가는 무구를 다루는 전사.

영국 헌터 협회 소속이자, 세계에서 순위에 꼽히는 강력한 헌터.

아서(Arthur)라는 이명을 가진 헌터였다.

그 역시 회귀 전, 지구가 멸망할 때 살아남았던 헌터 중 하나였다.

처용은 지금 시기에 그를 직접 마주치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는 여러 번 봤었다.

처음 열린 세계 헌터 회의와 신들의 재판 때도 그가 영국의 대표로 참석했었으니까.

그 외 검은 대지를 정화하는 일이라던가, 마인들을 대대적으로 토벌하는 일 등.

처용이 계획한, 거대 성운의 길드들이 펼치는 대대적인 작전에 함께 참여했었다.

그만큼.

“확실히, 지금의 김정훈 헌터에게는 버거운 상대겠군요.”

올리버, 아서라는 이명을 가진 헌터는 최상위 헌터라 불릴 만한 강자인 것은 사실이었다.

아무리 천재라 불리는 정훈이 지옥 같은 훈련을 견디고 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해도, 아서보다는 아래였다.

아서 역시 각성하고 2년도 되지 않아 A급 헌터 반열에 든 천재였으니까.

그것도 처용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이룬 성취였다.

하지만, 아무리 지금의 아서가 정훈보다 강하다 해도.

“승부의 결과는 모릅니다.”

처용은 함부로 승패를 단정 짓지 않았다.

무조건 지닌 힘이 강하다 하여 100% 승리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런 처용의 말에.

“레벨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잖아?”

마찬가지로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처용의 옆에 있던 메리가 의문을 표했다.

메리는 올림포스 정보의 신, 헤르메스의 신관.

그녀는 주시 대상의 정보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찰의 눈과 비슷한 스킬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굳이 스킬을 쓸 필요도 없었다.

지금 경기장 위에 떠 오른 전광판 위에는.

[제8차 예선전]

[김정훈 / 창병 / 153 레벨]

[올리버 프렌시브 / 기사왕 / 172 레벨]

예선전을 펼치는 헌터들의 이력이 간략하게 출력되어 있었다.

각 대결을 펼치는 헌터들의 레벨도 표기되어 있었다.

무려 20여 단계나 차이 나는 레벨이었다.

게다가 클래스의 차이도 컸다.

정훈의 클래스는 ‘노말’ 등급인 창병이었지만.

아서는 기사왕(King Of Knights)이라는 상위 ‘유니크’ 클래스였다.

백 명에게 물어도, 백 명 모두 아서가 이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대결이었다,

“스텟이라던가, 스킬이라던가, 경험이라던가…… 솔직히 말해서 김정훈 헌터가 밀리는 건 사실이야.”

메리가 안경을 고쳐 쓰고는 두 선수를 면밀하게 관찰하며 말했다.

그러자.

“레벨이 높은 헌터가 더 강하다. 이건 맞는 말이야. 하지만…….”

처용이 작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오직 레벨 하나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법이다.”

레벨만으로는 싸움의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런 처용의 말에.

“뭔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네.”

메리가 조금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레벨이나 등급으로 측정할 수 없는 강력한 존재인 대악마.

옆에 있는 처용은 그런 대악마와 싸워 이겨 온 존재였다.

아니, 대악마 뿐 아니라, 거대 성운의 성좌조차도 처용을 이길 순 없었다.

레벨이 강함의 전부가 아니다.

처용은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몸소 보여준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런 처용에게 가르침을 받은 헌터.

“진짜로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메리가 정훈을 바라보며 읊조리듯 말했다.

그때.

-제8차 예선전이 곧 시작됩니다. 준비하십시오.

경기장의 시스템 음성이 울렸고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철컥.

정훈이 예선전을 치르는 상대를 향해 인사를 건네고는 창을 들어 전투를 준비했다.

그 말에.

“상대가 나빴군요.”

-스릉.

아서가 어깨에 걸치던 대검을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아쉽겠습니다.”

마치, 본인의 승리가 확정되었다는 듯한 아서의 말에.

“……제게 창술을 가르쳐 준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훈이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이죠.”

-철컥!

창끝을 아서의 머리를 향해 겨눈 정훈이 말을 이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 하여 포기한 이의 태도와 눈빛이 전혀 아니었다.

그 모습에 아서 역시 눈빛이 진지해지며, 전투를 준비했다.

이윽고.

-8차 예선전을 시작합니다.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시스템 목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지잉. 지이잉.

아서와 정훈이 입고 있는 보호구에 불빛이 점멸했다.

정확히는 그들이 입고 있는 옷에 부착된 아티팩트였다.

월드 헌터 토너먼트는 엄연히 따지면 친선 경기.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 잔혹한 싸움이 아니었다.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이들은 모두 특수 제작된 아티팩트를 몸 여기저기에 부착한다.

그 아티팩트의 역할은 다름 아닌 ‘보호’와 ‘측정’이었다.

보호는 헌터가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측정의 경우는 일정 이상의 데미지를 입은 경우 울리는 알람 기능이었다.

경기 중 치명적인 일격이라 판단되는 공격을 받으면 알람이 울리고 이는 ‘패배’ 처리된다.

안전한 친선 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룰이자 장치였다.

친선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스템 알림이 울리자.

-샥!

정훈과 아서가 동시에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장 먼저 움직인 이는 정훈.

-쐐에엑!

창술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찌르기.

날카로운 창날이 아서의 머리 쪽으로 쇄도했다.

‘생각보다 빠르다!?’

아서는 정훈이 내질러 오는 창의 속도에 흠칫 놀라고는.

-차캉!

즉각 대검의 옆면을 앞으로 세워 정훈의 창을 막아내었다.

동시에.

-스르릉. 후욱!

막아낸 창날을 부드럽게 흘려내고는 몸을 한 바퀴 회전하며 대검을 크게 휘둘렀다.

아서의 대검이 정훈의 창대를 가격하기 직전.

-탓. 차카캉!

정훈이 빠르게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창대를 아래로 내렸다.

창날과 대검의 날이 허공에서 충돌했고 아서와 정훈이 뒤로 물러났다.

‘창을 회수하지 않았으면…… 부러졌다.’

정훈이 조금 전 아서의 반격을 떠올리며 표정을 굳혔다.

두 헌터가 서로의 실력을 가늠하며 짧은 접전을 펼칠 때.

“상대를 잘못 만났군.”

예선전을 지켜보던 커맨더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읊조렸고.

“역시나…… 불리해 보이네.”

마찬가지로 경기를 관람하던 메리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애초에 츠바이핸더는 창을 상대하기 위해 설계된 대검이니까.”

처용이 정훈과 아서의 전투를 냉정하게 분석하며 말했다.

투 핸디드 소드, 서양식 양손 대검의 한 종류인 츠바이핸더.

이 무구의 기원은 전쟁의 최전방에 선 적의 장창부대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에서 비롯됐다.

넓은 범위를 휩쓸어 장창의 대를 베어 버리거나 쳐 내고 후속 타격으로 다수의 적을 베어 버리는 대검.

말 그대로 창을 상대하기 위해 설계되어 만들어진 검이었다.

지금 역시.

-까강! 깡!

빈틈을 노린 정훈의 찌르기가 아서의 대검에 가로막히고 있었다.

칼날을 비틀어 가볍게 휘두르는 것으로 창을 쳐내거나 넓은 폼멜로 방어했다.

정훈의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모습.

반면에.

-쐐에엑!

마나가 일렁이는 아서의 대검이 넓고 빠르게 휘둘러오자.

-스-아악!

정훈은 그 일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창으로 막을 수 없는 위력이었다.

막으려 시도하는 순간, 창이 부러질 가능성이 컸으니까.

정훈은 모든 공격을 회피해야 하는 한편, 상대인 아서는 공방일체이기에 수월했다.

무기의 차이나, 힘이나, 레벨이나, 정훈이 아서에게 밀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하지만, 아직 승부는 장담할 수 없다.”

처용은 정훈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지금 정훈의 눈빛은 절대 포기한 이의 모습이 아니었으니까.

“이만 끝내죠.”

-우우웅!

뒤로 잠시 물러난 아서가 대검 위로 강렬한 마나를 피워 올리며 말했다.

“승리의 검, 엑스칼리버(Excalibur).”

-화아아!

아서의 대검에 빛이 모이더니, 다른 형태의 대검이 덧씌워졌다.

물결처럼 휘어진 칼날이 아닌 매끈하고 곧게 뻗은 칼날.

옅은 금빛이 일렁이는 검신.

폼멜이 조금 짧아지고 손잡이가 조금 더 넓어진 형태로 변했다.

아서(Arthur)라는 그의 이명을 상징하는 신화급 아티팩트.

옛 영웅의 혼이 깃든, 구전이나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던 무구였다.

아서가 주력 아티팩트를 소환한 이유는 나름 정훈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불리한 상성, 보다 낮은 레벨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거의 대등하게 맞서 싸웠으니까.

보통의 상대였다면, 아서가 신화급 무구를 꺼낸 시점에서 기권이 나와야 했다.

그러나.

-철컥!

정훈은 오히려 더 날카로운 눈빛을 띠며 창을 굳게 쥐었다.

아서가 그 모습에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여명을 밝혀라. 엑스칼리버.”

-스르릉.

두 손으로 굳게 쥔 엑스칼리버를 부드럽고 빠르게 내리그었다.

엑스칼리버의 칼날이 허공을 긋자.

-화아아!

금빛이 일렁이는 마나의 물결이 정훈을 향해 반달을 그리며 쏘아져 나갔다.

‘피할 수 없다!’

정훈이 표정을 굳히고는 장창을 강하게 쥐며 마나를 끌어올렸다.

눈앞에서 쇄도해오는 금빛 검기.

보법으로 피하기에는 다가오는 검기의 크기가 너무 컸다.

전장의 넓은 범위를 휩쓸어 버리는 공격.

신화급 아티팩트, 엑스칼리버의 스킬이었다.

공간이 한정된 경기장 위에서는 그 공격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결전기 - 군용창병!”

-우우웅!

정훈이 마나를 거칠게 내뿜으며 자신의 결전기를 발동했다.

-스르륵. 스륵.

정훈의 근처에 여섯의 분신이 나타났고.

-철컥! 철컥!

양옆에 세 명씩 서며 전방을 향해 창을 겨누었다.

일곱 명의 정훈이 일렬로 서서 창을 겨누는 모습.

“결전기라고?”

아서가 정훈의 결전기를 보며 놀람을 표했다.

헌터들 중 극소수만 가진 것으로 알려진 최강의 스킬인 결전기.

눈앞의 정훈이 결전기를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걸 막을 순 없다.’

아무리 결전기라고 해도, 자신의 공격을 막을 순 없다고 판단했다.

신화급 무구, 엑스칼리버의 위력은 S급 헌터들도 막기 버거운 공격이었으니까.

“군용창병 – 장창진(長槍陣)!”

-우우웅!

일곱 명의 정훈이 일제히 마나를 내뿜자, 창끝에 강렬한 마나가 일렁였다.

그리고.

-탓!

일제히 아서를 향해 돌진했다.

엑스칼리버가 만들어 낸 금빛 검기를 향해 무모한 돌진을 감행하는 모습.

이윽고.

-콰쾅! 까가각!

아서의 검기와 일곱 명의 정훈이 충돌했다.

강렬한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흩날리며 시야가 잠시 가려졌고.

-화아아!

이내 정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의 기류로 인해 흙먼지가 걷어지며 시야가 드러났다.

-까가가! 까각!

놀랍게도 일곱 명의 정훈이 아서의 검기에 맞서 버티고 있었다.

“크윽!”

하지만 버티기 버거운 듯, 정훈의 입에서 침음이 흘러나왔고.

-파사사. 파사…….

가장 외곽에 있던 두 명의 정훈이 마나로 흩어지며 사라졌다.

검기의 위력을 버티지 못한 것.

-파사사…….

또다시 가장 외곽에 있던 두 명의 정훈이 사라지려는 찰나.

“군용창병 – 봉시진(鋒矢陣)!”

-쿠구구! 탓!

가장 중앙에 있던 정훈이 강렬한 마나를 내뿜고는 다리에 힘을 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쿠구구! 탓!

바로 양옆에 있던 분신 둘이 반 박자 늦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 옆에 있던 두 분신 역시 반 박자 늦게 움직였다.

마치 다섯 명의 정훈이 삼각형을 그리며 나아가는 모습.

그 결과는 놀랍게도.

-까가각! 까각!

정훈이 아서의 검기를 정면으로 뚫어 내며 나아가고 있었다.

이내.

-파차창!

아서의 검기를 완전히 돌파해 냈고.

-쐐에에엑!

다섯 명의 정훈이 아서를 향해 일제히 창을 내질렀다.

큰 공격을 내지른 직후인지, 아서의 방어는 허술해 보였다.

그러나.

“대단하군요.”

아서는 위험해 보이는 상황임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정훈의 창이 지척에 다가온 순간.

“결전기 - 아발론(Avalon).”

아서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자신의 결전기를 발동했다.

그러자.

-지이이!

아서의 앞에 반달 모양의 반투명한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두께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아 보였지만.

-까가강!

놀랍게도 그 얇아 보이는 보호막에 다섯의 정훈이 내지른 창이 모두 가로막혔다.

아서의 결전기는 공격 스킬이 아닌, 방어 스킬이었다.

결전기를 사용한 정훈의 반격을 결전기를 이용하여 수월하게 막아 내었다.

그리고.

-스르릉!

칼날을 아래로 내린 채 쥐고 있던 엑스칼리버를 위로 강하게 휘두르며 올려 베었다.

그 검격에.

-스가가-!

정면에 있던 다섯 명의 정훈이 전부 베어졌다.

“내가 이겼습니다.”

아서가 미소를 지으며 승리를 확신한 순간.

“아니, 내가 이겼다.”

아서의 등 뒤에서 정훈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목소리에 아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유성 찌르기!”

-콰쾅!

맹렬한 속도로 나아간 정훈의 창이 아서의 등 뒤를 강하게 타격했다.

“크허!?”

등 뒤에서 다가온 의문의 충격에 아서가 앞으로 붕 뜨며 날아갔고.

-삐비빅!

전광판에 붉은 불빛이 들어오며 경고음이 퍼졌다.

경기를 관람하던 모든 관중들의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한 순간.

[심장 관통.]

[즉사 급 치명상으로 판단.]

[12번 참가자 올리버 프렌시브가 패배했습니다.]

곧,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펼쳐졌다.

아니, 정훈의 승리를 나름 예상했던 단 한 명.

“훌륭합니다. 김정훈 헌터.”

처용이 정훈을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대견한 미소를 지으며 읊조렸다.

나 홀로 계승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