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화
왼손에 검은 책을 펼친 채 나타난 마녀.
정확히는 학살의 마녀인 엘리스가 전장에 난입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 위에 들린 검은 책.
-촤라라라!
손대지 않았는데도, 책의 페이지가 자동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우웅. 우우웅. 우우-!
불길한 기운이 확 퍼짐과 동시에 엘리스의 주변으로 보랏빛을 빛내는 검은 문자가 떠올랐다.
처용이 고개를 들어 엘리스를 응시했다.
동시에 그녀가 손에 든 책에 눈길이 닿았다.
“……네크로노미콘!?”
엘리스가 손에 든 검은 책.
검은 종이 위에 보랏빛으로 빛나는 문자들.
그 책은 다름 아닌, 회귀 전 학살의 마녀가 다루던 가장 강력한 신물이자.
판데모니움의 보물, 네크로노미콘이었다.
“가라앉아라.”
엘리스가 네크로노미콘을 보며 읊조리듯 말하자.
-차라락.
페이지가 끊임없이 넘어가던 네크로노미콘이 멈추었다.
동시에 검보라색의 빛이 네크로노미콘에서 쏟아졌고.
-스르륵. 스륵.
엘리스의 주변에 있던 문자들이 가루처럼 부수어지며 지면을 향해 흩뿌려졌다.
그 결과.
-스아아……!
제단 주변에 펼쳐진 검은 안개.
판데모니움의 환경을 만들어 내던 권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그러자.
-캬아아?
-크아……!
검은 안개 속에서 튀어나오던 마수들도 이변이 생긴 듯, 몸을 비틀며 몸부림쳤다.
[무슨 일이냐.]
[도대체 무슨 일이?]
검은 안개가 약해지자, 나베리우스와 아스모데우스가 당황을 표했다.
무려 상위 대악마 둘이 제단을 이용해 힘을 합쳐 발현한 권능.
지상에 강림한 성좌라 해도 쉽게 걷어낼 수 없는 힘이었다.
그런데 그 권능을 이리 손쉽게 걷어냈다?
두 악신이 이변을 일으킨 원흉을 노려보자.
[네년은…….]
나베리우스가 엘리스를 알아본 듯,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
얼마 전,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 바알의 추적을 지우고 도망친 인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태초의 그릇을 지닌 숙주라 해도.
[도대체, 무슨 수로-.]
판데모니움의 안개를 혼자서 걷어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나베리우스가 엘리스의 손에 들린 검은 책을 보고는.
[그…… 그건! 네년이 그걸 어떻게!?]
눈에 띄게 당황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 냉정하고 침착하던 그의 모습과는 다른, 크게 당황한 모습.
나베리우스가 의문이 가득 담긴 당황스러운 모습을 드러내자.
“이걸 지구에 숨겨놓은 건 실수였어, 머저리 같은 악마 놈들.”
엘리스가 비틀린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검은 책.
네크로노미콘이라 불리는 판데모니움의 보물.
엘리스는 과거 바알이 신관이었던만큼, 마인들과 악마들에 대한 비밀을 거의 모두 알고 있었다.
그중에는 의회주들 중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비밀 시설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었다.
처용의 성지에서 나온 엘리스는 곧장 그 비밀 시설들에 하나하나 잠입하여 중요한 무언가를 찾았다.
그녀가 찾은 물건은 다름 아닌, 지금 손에 들린 네크로노미콘이었다.
“흩어져라. 사라져라.”
엘리스가 네크로노미콘에 오른손을 가져다 대며 말하자.
-파아아!
눈에 띄게 희미해지던 검은 안개가 확 퍼지며 사라졌다.
그 모습에 나베리우스의 눈동자가 더욱 커지더니.
[이건 불가능하다! 아무리 그릇의 숙주라 해도 인간이 그걸 다룰 수 있을 리가-!]
경악을 드러내며 소리쳤다.
네크로노미콘은 악마들도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보물이었다.
대악마들 중 바알만이 네크로노미콘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아무리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라 해도 인간에 불과한 존재.
그런 나약한 존재가 네크로노미콘을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인간들 중 네크로노미콘을 다룰 자격을 지닌 자는 단 하나뿐이었다.
추후 나타날,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에게 선택을 받은 인간.
바알에게 인정을 받고 거대한 어둠을 내려받은 악의 신관만이 네크로노미콘을 다룰 자격이 주어진다.
네크로노미콘은 그 신관이 악마들을 지상으로 인도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 물건이었다.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나베리우스가 경악하며 소리칠 때.
-안개가 걷혔다!
-공격을 퍼부어!
안개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타격대와 섀도우 헌터들이 제단으로 향했다.
대피하던 마인들을 지켜 주던 장막이 사라진 상황.
마인들이 무방비로 공격에 노출된 순간.
-파아아!
제단에서 다시 짙은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나베리우스와 아스모데우스가 힘을 합쳐 만들어 낸 안개보다도 더욱 짙은 안개였다.
안개가 뿜어져 나옴과 동시에.
-쿠구구!
불길한 기운이 주변에 확 퍼지며 공동 전체가 흔들렸다.
갑작스럽게 생긴 이변에.
[알겠습니다…….]
나베리우스가 누군가의 메시지를 들은 듯, 굳은 표정을 짓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아스모데우스 역시 표정을 굳히며 나베리우스를 따랐다.
그리고.
“하, 직접 모습을 드러내시겠다?”
엘리스가 불길한 기운을 퍼트리는 제단을 내려다보며 표정을 구겼다.
제단의 중심에 열린 검은 포탈.
-쿵! 쿠구!
그 포탈이 크게 꿈틀거리며 요동치더니.
-쩌저저적!
거대한 검은 해골이 몸을 비틀어 빼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제단 위에 나타난 두 대악마보다도 압도적으로 불길한 마기를 내뿜는 존재.
“안녕하신가?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
엘리스가 비틀린 표정을 지어 보이며 제단 위에 모습을 드러낸 대악마의 분신.
바알을 향해 분노가 일렁이는 목소리로 읊조렸다.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 네크로노미콘.]
균열을 찢고 모습을 드러낸 바알의 입에서 낮고 시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해골 속 눈동자에서 검게 불타오르는 눈동자를 돌려 엘리스를 응시했다.
[참으로 황당할 노릇이구나.]
바알이 엘리스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했다.
겉으로는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바알이었지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속으로는 황당한 마음을 감추고 있었다.
추후 중요한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해 두었던 계획.
그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바로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와 네크로노미콘이었다.
그런데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가 무단으로 탈주해 버린 데다가.
‘태초의 그릇이 지닌 힘이라 해도 저것을 다룰 수는 없을 터인데…….’
그 숙주가 네크로노미콘을 다루고 있었다.
비록 온전히 그 힘을 모두 다루는 것은 아닌 듯 보였지만, 일부라도 다룬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가 놀란 모습을 보니, 내 기분이 다 좋은걸?”
엘리스가 자신을 노려보는 바알을 똑바로 응시하며 작은 미소를 띠었다.
[벌레 같은 것, 정녕 내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생각하느냐?]
“……네놈이 하찮게 여기는 그 벌레에게 더 놀라도록 만들어 주마.”
가소롭다는 듯한 분위기를 내는 바알의 말에 마녀가 시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상급 악마 양산화 계획…….”
[……뭐라?]
엘리스의 읊조리는 듯 흘리는 말에 바알이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인피니티 하이브.”
이어지는 엘리스의 말이 끝난 순간.
[……!]
바알이 눈이 크게 떠지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무어냐.]
목소리와 분위기가 확 변한 바알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엘리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인피니티 하이브’라는 말.
그것은 바알이 홀로 오랜 세월 연구하며 세운 계획 중 하나였다.
오로지 자신과 단 하나의 존재만이 이 계획을 알고 있었다.
무려, 판데모니움 서열 1위인 자신이 따르는 존재.
악의 종주 조크-크타니드.
새로운 질서이자 새로운 우주의 지배자.
이렇게 두 존재밖에 모르던 계획이었다.
단 한 번도 다른 대악마들에게 언급하지조차도 하지 않았던 비밀.
그 은밀한 비밀 계획이 인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어떻게? 네년이 무슨 수로?]
바알이 싸늘한 목소리로 의문을 담아 읊조리자.
-쿠구구!
제단 주변에 펼쳐진 마기가 그에 반응하듯 거칠게 요동쳤다.
판데모니움 서열 1위,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 바알.
그는 다른 대악마들, 삼천마들 앞에서조차도 큰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는 존재였다.
그런 바알이 고작 인간에게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악의 제전에서조차 보인 적 없는 바알의 모습에.
[……!]
나베리우스가 바알을 조심스럽게 눈짓하며 경악을 감추었다.
대악마들 앞에서 언제나 위엄과 권위적인 모습만 보였던 악마들의 군주 바알.
그런 바알을 오랜 세월 따라온 측근 중의 측근이었던 나베리우스조차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비단 나베리우스만이 당황한 게 아니었다.
[으음…….]
그와 마찬가지로 바알을 따르는 최측근, 아스모데우스조차도 경악을 감추듯 침음을 흘렸다.
대악마들의 위에서 군림하는 자가 어째서 인간 따위에게 분노를 드러낸단 말인가?
의문이 들었던 아스모데우스는 바알이 왜 감정을 드러내는지 이유를 찾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바알에서 그가 노려보고 있는 숙주의 그릇으로 향했다.
바알이 분노와 경악을 드러내는 이유.
‘인피니티 하이브…….’
아스모데우스는 그 이유로 짐작되는, 그릇의 숙주가 내뱉은 말을 떠올리며 속으로 읊조렸다.
바알의 측근인 자신조차도 모르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바알이 홀로 은밀하게 진행하는 비밀스러운 계획이라는 의미.
그런 극비 중의 극비인 비밀을 그릇의 숙주가 파악하고 있는 듯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잠시 파악하며 생각하던 아스모데우스가 눈을 돌려 나베리우스를 마주했다.
마침, 같은 생각을 하던 나베리우스 역시 눈을 돌려 아스모데우스를 짧게 바라봤다.
너는 바알의 계획을 알고 있었나?
두 대악마가 서로에게 보낸 시선은 이러한 질문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확인 결과 서로가 모르는 것으로 판명났다.
서로에게서 눈을 뗀 두 대악마가 다시 바알과 그가 노려보는 그릇의 숙주를 바라봤다.
바알의 최측근인 두 대악마조차도 모르던 계획을…… 일개 인간이 알아냈다?
도대체 무슨 수로?
그릇의 숙주는 도대체 어떻게 이 계획을 알고 있단 말인가?
두 대악마가 당황스러운 모습을 감추며 생각할 때.
[……네년은 누구냐?]
바알이 의문과 경악을 감춘 채 엘리스를 응시하며 물었다.
그릇의 숙주가 언급한, 단 한마디의 말.
그 말로 인해, 바알은 눈앞의 인간을 ‘고작 하계종’ 따위로 보지 않았다.
앞으로 있을 중요한 계획에 ‘위협’이 되는 인물로 판단했다.
엘리스는 바알의 반응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나? 거대한 어둠.”
분노와 증오가 일렁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놈의 완벽한 계획들을 짓밟은 게…… 과연 누구일까?”
잘 생각해 보라는 듯, 도발이 섞인 엘리스의 목소리.
그 말에.
[……하, 하하.]
바알이 낮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엘리스의 말을 듣고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기 때문.
[미래를 예지하는 권능인가?]
직접 말하면서도 믿기지가 않는 상황.
그러나 이러한 가정이 아니라면 자신이 비밀스럽게 계획한 일을 알 리가 없었다.
다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은 있었다.
아무리 미래를 예지하는 권능이라 해도.
‘예지는 짧은 미래만을 점칠 수 있을 텐데…….’
먼 미래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예언 능력이 있는 성좌라 해도, 곧 벌어질 일이나 위험이 닥쳐온다는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정확히 무슨 일이 어디서 어떻게 벌어지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태초의 그릇이라면……?’
우주의 비밀과 원시적인 힘이 담겨 있는 태초의 그릇.
그 그릇이 이식된 숙주가 예언의 능력을 깨우쳤다면?
무언가 조건을 갖추거나 대가를 바치는 것으로 먼 미래를 볼 가능성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쿠구구!
바알의 입에서 분노가 일렁이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금껏 지구를 차지하기 위해, 정교하게 짠 계획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이유.
고작 지구의 하계종들이 천교라는 거대 성운의 음모를 손쉽게 막아내었던 이유.
대악마가 직접 나섰음에도 실패한 이유.
악의 종주를 위해서 치밀하게 짠 계획에 오점이 새겨진 된 이유!
바알은 그 모든 이유의 원흉이 바로.
[네년의 짓이었구나!]
눈앞에 있는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 때문이라 생각했다.
“…….”
엘리스는 바알의 말에 입꼬리를 살짝 내리고는 침묵해 보였다.
마치, 당황을 감추고 태연한 모습을 유지하려는 듯한 모습.
바알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그러나.
‘뭐 하는 거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처용이 속으로 의문을 토로했다.
지금 엘리스가 보이는, 당황하지 않은 척 태연함을 유지하는 모습.
처용의 눈에는 지금 보이는 엘리스의 모습 자체가 ‘연기’로 보였다.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 바알은 바보가 아니었다.
대악마 서열 1위, 모든 대악마를 통솔하는 존재이니만큼, 신중하고 치밀한 자였다.
엘리스는 일부러 당황하지 않은 척,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것으로.
‘바알의 착각을 유도했다?’
바알이 스스로가 생각한 것이 맞다고 착각하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처용이 엘리스의 진의를 파악하자.
“…….”
“……?”
찰나의 순간, 허공에서 엘리스와 처용의 눈이 스치듯 마주쳤다.
그리고.
‘그런 의도였나.’
처용이 무언가를 알았다는 듯,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읊조렸다.
학살의 마녀.
그 누구보다도 간악하고 치밀하게 두려움을 선사해 주었던 적.
처용에게 있어서 바알보다도 더욱 성가신 적이 바로 학살의 마녀였다.
그 어떤 악마보다도 더 악마 같고 잔혹한 존재였던 숙적.
그런 학살의 마녀와 과거 수십, 수백 번을 충돌하던 사이였기 때문이었을까?
처용은 엘리스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엘리스가 하고자 하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가 왜 바알을 도발했는지.
왜 바알이 스스로 착각하도록 만들었는지.
자신의 위험성을 왜 굳이 드러냈는지 알 수 있었다.
대악마들의 시선은 내가 끌겠다.
그동안 네 할 일을 해라.
학살의 마녀, 엘리스의 행동은 이런 의미였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바알에게 이를 갈고 강렬한 증오를 품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방금 바알을 도발하기 위해 했었던 말, ‘인피니티 하이브’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나를 도와주면, 바알 그 새끼를 조지는 것만큼은 적극적으로 협력해주마.
엘리스가 바알에게 품은 증오와 원한은 진짜였다.
처용이 엘리스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다시 상황을 살필 때.
-띠링.
처용의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정확히는 엘리스가 처용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그 메시지를 확인한 처용은.
‘……좋아, 그 간악한 작전에 한 번 놀아나 주마. 학살의 마녀.’
바알을 노려보며 속으로 기대감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 바알의 신관이자 학살의 마녀라 불리던 마인.
악마보다도 더 악마 같았던 인간.
회귀 전 처용을 끝없이 곤경에 빠뜨렸던 최악의 적.
그런 무시무시한 존재가 품은 적의와 사악함이 지금 바알을 향하고 있었다.
판데모니움의 지배자와 한때 그를 따르며 악마다움을 배웠던 신관.
‘참으로 기대되는군.’
처용은 앞으로 일어날 그 둘의 치열한 싸움을 상상하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