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340화 (340/726)

#340화

순식간에 나타난 괴수가 바질리스크 하나를 잡아채고 바닥으로 사라지자.

[무, 뭐?]

안드로말리우스가 당황한 듯,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의문을 토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도대체 뭐가 자신의 권속을 잡아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안드로말리우스는 대악마들 중에서도 나름 예민한 감각을 가진 자였다.

그런 그가 자신의 권속을 노린 괴수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다.

[뭐냐? 어디로 간 거냐?]

-슈르르릅.

안드로말리우스가 혀를 날름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방금 나타났었던 괴수를 수색함과 동시에 잡혀간 자신의 권속을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주변을 감지해 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파지직! 캬아아!

바질리스크를 잡아간 괴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잘했다.”

처용의 옆, 바닥에서 머리만 내민 상태로 나타난 괴수.

처용이 괴수를 손으로 탁탁 두들기며 칭찬하듯 말하자.

-캬아아!

칭찬을 받은 괴수가 울음소리를 내며 응답하고는.

-쿠구궁!

처용의 옆에 조금 전 잡아간 바질리스크를 들어다 놓았다.

바질리스크의 목덜미에는 날카로운 송곳에 꿰뚫린 듯, 두 개의 깊은 구멍이 나 있었다.

피부는 번갯불에 타오른 것처럼, 여기저기가 그슬려 있었다.

디바우러에 의해 잡혀 들어갔던 바질리스크는 살아남지 못하고 순식간에 사냥당해 버린 상태였다.

마치, 자신이 잡은 사냥감을 자랑하는 듯한 분위기.

“……이전하고는 모습이 많이 변했군요?”

제시카가 처용의 옆에 나타난 괴수, 디바우러를 눈짓하며 말했다.

거미와 흡사하게 생긴 괴수.

그것의 정체는 처용이 길들인 디파일리스크, 디바우러였다.

하지만 얼마 전 세계 헌터 회의장에서 봤었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무성한 털처럼 온몸에 자라나 있던 금색과 붉은색의 촉수가 전부 사라지고.

-파지지직!

전기가 뭉쳐져 만들어진, 푸른 빛을 발광하는 산호초 같은 것들이 자라나 있었다.

몸체는 마치 기계로 조립되어 만들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디바우러가 사이보그로 변한 듯 보였다.

로스를 잠식하던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고 디바우러가 나타나자.

“제길! 도대체 무슨 수로 바이러스를……!”

릴이 로스를 잠식하던 바이러스가 사라진 것을 느끼며 경악했다.

로스를 감염시키던 마기의 바이러스는 페러사이트 디맨터를 변형시켜 만든 저주 생명체였다.

로스차일드 기술의 결정체인 로스조차도 빠르게 잠식할 정도로 치명적인 바이러스.

절대로 쉽게 해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아니었다.

심지어 로스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제작된, 기계와 마법이 합쳐진 AI.

그런 복잡한 기계 마법 장치에서 바이러스만 골라 소멸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로스를 완전히 부수지 않는 한, 바이러스 치료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한테는 너무 쉬웠어.”

처용은 그 불가능한 일이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 말은 나름 진심이었다.

굳이 로스를 구성하는 마법과 진법, 기계 장치들을 모두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복잡하게 만들어진, 완벽한 물건이기에 바이러스를 잡기가 더 쉬웠다.

완벽하게 구축된 마법진들 속에서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기운을 찾아 적출하고 없애는 것.

진법의 전문가인 처용에게는 너무나도 손쉬운 작업이었다.

거기에 디바우러의 뛰어난 능력도 한몫했다.

강력하고 정교한 무구를 새로 제조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장인이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무구를 손질하고 관리하는 건 쉽다.

처용에게 있어 마법과 진법의 보수 작업이란, 이런 개념이었다.

“지금처럼 마인들만 집중적으로 마크하십쇼.”

처용이 제시카와 빌리를 향해 오더를 내리자.

“알겠습니다.”

제시카 그 말에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빌리 역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 녀석이 종종 도와줄 테니까.”

처용이 새롭게 변한 디바우러를 빠르게 살피며 제시카를 향해 말했다.

[디바우러(Devourer)]

[등급 : 특정 조건을 가진 에너지에 핵으로 자리 잡아 기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마법 인공지능 AI - 로스’에 기생 중입니다.

디바우러는 기생한 ‘핵’이 무엇이냐에 따라 지닌 능력도 바뀌는 생명체였다.

지금 디바우러가 기생하는 핵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인공지능 AI 로스였다.

로스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저택을 육체로 둔 정신체라고 할 수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나무를 육체로 둔 거대한 정신체, 세계수와 흡사했다.

그런 로스에게 기생한 디바우러는 로스의 육체인 이 저택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로스의 모든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뿐 아니라,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었다.

-슈화아아!

디바우러가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며 숨을 들이쉬자.

-슈르르-!

안드로말라우스를 중심으로 점점 뻗어 나가던 맹독의 안개가 빨려 들어갔다.

그 결과, 보랏빛으로 일렁이던 시야가 확 밝아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독 안개를 빨아들인 디바우러는.

-푸쉬이이-!

다시 숨을 내쉬며 금빛이 일렁이는 증기를 내뿜었다.

그러자.

-스스스.

공기 중에 남아있던 독 안개마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디바우러가 내뿜은 금빛이 일렁이는 증기.

그 안에는 처용의 신력인 파마의 힘이 옅게 일렁이고 있었다.

공기가 맑아지자, 제시카와 빌리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반면에.

[이 천한 것들이 감히 내 영역을 더럽히다니!]

안드로말리우스와 마인들은 파마의 신력에 반응하듯, 인상을 찌푸렸다.

[나와라! 저 쓰레기들을 집어삼켜라!]

-슈화아아!

안드로말리우스가 다시 독 안개와 독 늪지대를 만들어 내며 명령하듯 소리쳤다.

-캬아아! 샤아악!

그러자 독 늪 속에서 두 마리의 바질리스크가 추가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사냥을 시작해라.”

처용이 낮게 읊조리며 디바우러를 향해 말하자.

-파지지직!

디바우러가 전류를 내뿜으며 지면 속으로 사라졌다.

-샤아아!

-샤악!

바질리스크들은 두 번 당하지 않겠다는 듯, 서로 몸을 꼬고 밀착시키며 사방을 경계했다.

그때.

-파지지직!

지면 속에서 스파크가 일렁이며 디바우러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에에!

바로 아래에서 튀어나온 디바우러에 의해 또 한 마리의 바질리스크가 옆구리를 물린 채 잡혔다.

그대로 끌려가려는 찰나.

-샤아아!

-샤악!

다른 세 마리의 바질리스크가 디바우러의 다리와 몸통을 물고 휘감았다.

-파지지직!

디바우러가 파마의 힘이 섞인 전류를 방출하자, 바질리스크들이 고통 섞인 숨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디바우러를 놓지 않고 버텨내었다.

바질리스크들과 디바우러가 힘 싸움을 시작할 때.

[이 더러운 미생물이!]

-스르릉!

안드로말리우스가 자신의 권속을 노리는 디바우러를 향해 갈고리를 치켜들며 달려들었다.

갈고리 칼날이 디바우러를 향한 순간.

-차카캉! 차캉!

열 개의 무구가 안드로말리우스의 칼날들을 막아섰다.

“뭐하냐? 나랑 안 놀고.”

역천의 절을 쥔 처용이 안드로말리우스 앞에 나타나며 말하자.

[지금의 나를 네놈 혼자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쿠구구!

안드로말리우스가 독기와 마기를 격렬히 내뿜으며 소리쳤다.

지금의 안드로말리우스는 모습이 변하기 전보다 두 배 이상은 강해진 상태였다.

지금 시기의 헌터 수준으로는, S급 헌터들이 전부 달려든다 해도,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존재.

그런 존재를 홀로 감당하고 있음에도, 처용은 전혀 밀려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항마의 화신.”

-화아아!

싸움을 즐기듯, 미소를 지으며 항마의 화신을 꺼내 들었다.

[베놈 티스!]

안드로말리우스가 여섯 개의 팔을 크게 펼치며 권능을 발휘하자.

-슈르르륵!

주변에 넘실거리는 독기가 갈고리 칼날에 모여들었다.

칼날 위로 독기가 뭉쳐져 만들어진 보랏빛의 칼날이 추가로 형성되었다.

[그 반쪽짜리 권능을 모조리 찢어주마!]

-스가각! 사각!

안드로말리우스가 여섯 개의 팔을 마구잡이로 휘두르자, 보랏빛의 선들이 사방에 그어졌다.

“항마의 화신 – 방마진(防魔陳).”

처용이 두 손을 합장하며 신력을 집중하자.

-스르륵.

항마의 화신 주변으로 금빛이 일렁이는 방어막이 씌워졌다.

이윽고 안드로말리우스의 보랏빛 칼날과 방어막이 충돌했다.

-까가강! 까강!

처음 몇 번의 칼질은 항마의 화신 주변에 둘러진 방어막이 잘 막아내는 듯싶었으나.

-스가각! 까각!

곧 보라색의 균열이 일어나며 방어막이 부수어지고 갈라지기 시작했다.

방어막이 거의 다 부수어졌을 때.

[갈라져라!]

안드로말리우스가 여섯 개의 팔을 위로 치켜들며 힘을 집중했다.

여섯 개의 칼날에 일렁이는 보랏빛의 기운이 한 곳으로 뭉쳐지며 거대한 하나의 칼날로 변했다.

-쐐에에엑!

항마의 화신을 반으로 갈라 버리려는 듯, 독기가 압축된 칼날이 아래로 내리그어졌다.

칼날이 항마의 화신 머리로 떨어지기 직전.

-타악!

항마의 화신이 내리치는 칼날을, 두 손바닥을 맞부딪혀 잡아내었다.

그렇게 짧은 순간 힘 싸움이 이어질 때.

“검성류 오의.”

-스르릉!

처용이 역천의 절을 치켜들며 안드로말리우스의 앞에 나타났다.

항마의 화신과 치르는 짧은 힘 싸움으로 인해, 바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

[이-!]

안드로말리우스가 뒤늦게 빠지려 행동하기도 전에.

“단절(斷切)!”

-스가가각!

처용의 칼날이 안드로말리우스를 향해 내리그어졌다.

무엇이든 베어 버리는, 검성의 검술 중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검술.

그 검격이 안드로말리우스에게 정확히 명중했다.

날카로운 절삭음이 울리며 공격에 성공한 듯 보였지만.

“칫.”

처용의 입에서 아쉬운 듯한 침음이 흘러나왔다.

-쩌적.

안드로말리우스의 검은 비늘에 길게 그어진 자국을 만드는 데 그쳤다.

‘예상하긴 했지만, 역시나 단단하군.’

빈틈을 노린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시건방진 하계종이……!]

뒤로 물러난 안드로말리우스가 가슴께를 짚으며 분노함과 동시에 경악했다.

지금의 자신은 전력을 발휘하기 위해 진짜 모습으로 변한 상태.

인간들 중 지금의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만한 존재는 없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안드로말리우스가 비록 대악마 말석에 자리했다고 해도, 대악마라는 이름을 거머쥔 악마였다.

그의 몸을 뒤덮은 검은 비늘은 다른 평범한 악마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다.

그런 대악마, 안드로말리우스의 비늘이.

‘고작 칼질 한 번에 내 비늘이 그어졌다고?’

고작 인간의 칼에 의해 손상을 입었다.

[만만히 볼 먹잇감이 아니었구나.]

안드로말리우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눈앞의 인간은 그저 단순한 ‘먹이’로 판단해서는 아니 되었다.

판데모니움에서 끊임없이 싸워오던 다른 악마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고 목숨을 위협하는 천적들.

눈앞에 있는 인간은 그런 천적들과 같은 부류였다.

안드로말리우스의 표정이 차갑게 내려앉으며 분위기가 진지해지자.

-스르릉.

처용 역시 역천의 절을 굳게 쥐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악마는 인간을 얕보며 하찮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눈앞의 안드로말리우스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런 그가 처용을 위험하다 판단하고 다른 대악마를 상대할 때처럼 진지해졌다.

-우드득. 펄럭!

안드로말리우스의 등 뒤에서 두 쌍의 날개가 튀어나오며 크게 펼쳐졌다.

동시에.

[모여라.]

-슈르르륵.

조금 전보다도 강력한 기운이 전해지는 독기가 안드로말리우스의 손아귀에 모여들었다.

이윽고 여섯 개의 손을 앞으로 모으며 힘을 집중하자.

-키이이이!

마치, 드릴처럼 나선으로 회전하는 독기의 덩어리가 만들어졌다.

“이런…….”

안드로말리우스의 권능을 본 처용이 인상을 찌푸리며 읊조렸다.

처용이 대비할 때.

[베놈 스파이어.]

-쐐에에에-!

나선으로 회전하는 독기의 덩어리가 처용에게 쏘아져 나갔다.

“항마의 화신 - 반탄신장!”

-우우웅!

처용이 신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항마의 화신이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쿠궁! 까가각! 까각!

맹렬히 회전하는 독기의 덩어리와 항마의 화신이 충돌했다.

처용이 나름 잘 막아내는 듯 보였지만.

-위이잉! 쩌저적.

독기의 덩어리가 주변에 독을 흩뿌리며 점점 회전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공격을 버텨내던 항마의 화신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있었다.

처용이 재빨리 신력을 끌어올리며 부서진 부분을 수복했다.

동시에.

“독류태극권.”

-우우웅!

두 손에 강기를 모으고 주변에 퍼진 독기의 파편들을 끌어모았다.

-슈르르륵.

처용의 손아귀에 모인 강기와 독기가 나선을 그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안드로말리우스가 쏘아 보낸 독기의 덩어리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회전했다.

“나선 환류!”

-쏴아아!

처용이 손아귀에 모인, 회전하는 독기와 강기를 쏘아 보냈고.

-촤아!

정확히 안드로말리우스가 쏘아 보낸 독기 덩어리의 정중앙에 스며들었다.

-촤아아아…….

맹렬히 회전하던 독기의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 순간.

[터져라.]

안드로말리우스의 말과 동시에.

-꿀럭. 꾸울럭!

독기의 덩어리가 꿈틀거리더니, 당장이라도 터질 듯 진동했다.

그때.

“팔괘봉마진 - 영옥!”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독기의 주변에 여덟 장의 명환부가 나타나 팔괘의 진법을 그렸다.

이윽고.

-푸화아아아!

독기의 덩어리가 강렬한 폭발을 일으켰다.

“닫혀라!”

처용이 ‘팔괘봉마진 – 영옥’에 힘을 집중했고 항마의 화신이 두 손으로 폭발하는 독기를 감쌌다.

-쿠구구! 쿠구! 쩌저적!

강렬한 폭음을 울리자 팔괘봉마진이 흔들리며 깨져 나갔다.

항마의 화신 역시, 두 손에 실금이 일어나며 일부가 부수어졌다.

하지만.

“……막았다.”

안드로말리우스의 권능을 성공적으로 막아내었다.

처용이 안드로말리우스의 권능을 막아낸 순간.

-펄럭! 슈우우-! 쿠궁!

안드로말리우스가 날개를 크게 펴며 천장을 꿇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런……!”

처용이 하늘로 향한 안드로말리우스를 따라 허공을 밟으며 하늘로 향했다.

화신체로 소환된 안드로말리우스는 이 장소에서 일정 영역 이상 벗어날 수 없었다.

소환된 장소에서 너무 멀어지면 화신체가 힘을 잃고 사그라지기 때문이었다.

이는 안드로말리우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행동은 도망치거나 달아나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이 일대를 쓸어 버릴 생각인가?”

처용이 안드로말리우스의 날개에 일렁이는 마기를 보며 침음을 흘렸다.

그런 처용의 우려가 맞다는 듯.

[이곳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주마!]

-우우우웅!

안드로말리우스가 솟구치는 마기를 끌어모아 하늘로 쏘아 보내며 소리쳤다.

-쿠구구! 쿠구!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스스스.

이 주변 일대에 독기가 퍼져나가며 보랏빛의 안개를 피워내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짓을.”

주변을 바라본 처용이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이대로 두면, 검은 대지에 버금가는 재앙이 지구에 발생할 것이다.

이 현상을 멈추는 방법은 안드로말리우스를 처치하는 것뿐.

[어디 한 번 전력으로 막아 보거라!]

안드로말리우스가 미소를 섞어 소리침과 동시에.

[모조리 타올라라!]

-화르르륵!

독기가 섞인 보랏빛의 화염을 일으켜 주변 일대를 태우기 시작했다.

저택과 그 주변에 있는 숲들에 불이 붙었고 이내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곧 이 주변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할 것이다.

그러나.

“……넌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안드로말리우스.”

처용은 안드로말리우스가 일으킨 불을 보고 씨익 미소를 지었다.

[허세를 부려 봐야 소용없다! 네놈은 이걸 막을 수 없으리라!]

안드로말리우스가 확신하듯 광소를 섞어 소리쳤다.

-화르륵! 화륵!

불길이 점점 더 크게 번지고 주변 일대가 불로 가득한 순간.

“소환 – 크루마.”

처용이 지금껏 아껴두었던, 비장의 수를 발동했다.

나 홀로 계승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