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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335화 (335/726)

#335화

“로스차일드 저택이 적에게 장악당하는 일이 발생할 줄이야.”

상황을 파악한 빌리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동시에.

“체인지.”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헌터 라이센스 팔찌에 마나를 부여했다.

-화아아!

빌리의 몸이 짧게 발광하며 빛에 휩싸였고.

-스르륵.

빛이 사라지자 연미복이 아닌, 이전 전투 중 마주했었던 노출도가 높은 복장으로 바뀌었다.

“참……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되네.”

메리가 빌리의 복장을 보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하자.

“이래 봬도 에로스 님께서 직접 주신 성물이라고?”

빌리가 바뀐 복장을 툭툭 치며 말했다.

“긴장해라, 이 앞에 대악마가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이니까.”

처용은 빌리의 옷 같은 건 개의치 않는다는 듯, 앞으로 나아가며 말했다.

왜 빌리가 전투 중 저런 기괴하고 노출도가 높은 옷을 입는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지닌 스킬의 위력을 높이기 위함이었으니까.

겉보기에는 이상할지 몰라도 나름 전투력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투복이었다.

이윽고 처용이 복도 끝 문 앞에 도달하고는.

“누가 또 나를 위해, 어떤 성대한 준비를 해 주셨을까?”

-콰쾅!

굳게 닫힌 문을 거세게 열어젖히며 들어섰다.

눈앞에 나타난 공간은, 50미터가 넘어가는 드넓은 원형의 홀이었다.

한 층이 4미터에 달하는 높고 호화로운 디자인의 넓은 공동.

외벽은 각 층이 보이는 유리 벽과 난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처용이 고개를 들어 건너편 중앙 위층을 바라봤다.

무언가 중요한 장소인 듯, 앞으로 조금 돌출되어있는 건너편 중앙 4층.

처용이 시야를 집중하자, 중절모를 쓴 노신사가 유리 벽 난간에 가까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주가 먼저 만난다는 손님이…… 마인들이었나 보군?”

인기척과 마기를 감지한 처용이 읊조리듯 말했다.

그 말에 제시카와 메리, 빌리도 처용을 따라 4층을 응시했다.

“제이크 로스차일드!!”

4층의 광경을 올려다본 제시카가 격노 어린 표정으로 말하자.

“이 시건방진 년이, 감히 웃어른의 이름을 함부로 언급하느냐!”

양손으로 지팡이를 쥔 노신사, 제이크 로스차일드.

아니, 마인들의 수뇌부 중 하나인 의회주, 잭이 인상을 구기며 제시카를 향해 소리쳤다.

“가주님께 무슨 짓을 한 거냐? 제이크!”

제시카가 잭의 말을 무시하고는 잭의 옆에 있는 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잭의 옆에는 의자에 앉은 채 정신을 잃은 로스차일드 가주, 월리엄이 있었다.

제시카의 말이 울리자.

“그래…… 어쩐지 익숙하다 했더니, 그 새끼였나?”

처용이 잭을 보며 읊조리듯 말했다.

“그놈이 의회주 잭이었네.”

악몽 속에서 마주했던 과거.

그곳에서 데미갓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제이크 로스차일드.

그가 의회주 잭이었다.

처용이 그를 바로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단순했다.

의회주, 잭은 현장에 나타나 직접 전투를 치르거나 행동하는 마인이 아니었다.

뒤에서 암약하는 전략가에 가까운 인물.

때문에, 처용도 회귀 전 잭을 마주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그것도 제대로 마주친 것이 아닌, 스쳐 지나가듯 마주친 것이 전부였다.

“내가 로스차일드에 올 건 어떻게 알고 이리 환영 인사를 준비해 주셨을까?”

처용이 4층에 있는 잭을 노려보며 말했다.

살기 어린 미소를 지은 처용의 말에.

“너 같은 괴물을 초대한 적은 없다. 역천군주.”

잭이 인상을 와락 구기며 처용을 향해 말했다.

사사건건 모든 일에 방해되는 처용이 너무나도 거슬렸다.

그러나 처용은 당장 처리하고 싶어도 처리할 수 없는 존재였다.

자칫 잘못 건들면, 이쪽의 사지가 뜯겨 나가게 될 테니까.

하지만, 지금만큼은 이쪽 역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처용을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굳이 처용을 죽이는 데 심혈을 기울일 필요는 없었다.

원하는 목표를 얻는 즉시, 전력을 보존한 채 도주한다.

이것이 가장 큰 목표였으니까.

“모두 시작해라!”

-쾅!

잭이 지팡이로 땅을 찍으며 명령하듯 크게 소리치자.

“다크니스 데몬 필드.”

“어둠 속의 고독.”

-우우웅!

-우웅!

각 층에 숨어 있던 상급 마인들이 마기를 모아 흑마법을 발현했다.

-스르르.

원형 공동 주변에 검은 안개가 피어올랐고.

-철퍽! 철렁!

발밑에 질척이는 검은 액체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주변 환경이 마치, 검은 늪처럼 변했다.

동시에.

“통로를 폐쇄해라. 로스!”

잭이 로스를 향해 명령을 내리듯 말하자.

-쿵! 쿠궁! 쿵!

지금까지 지나왔던 복도 통로를 두꺼운 벽들이 가로막았다.

도주로가 차단된 상황.

“내가 도망갈 거라 생각했나?”

처용은 마인들이 벌인 짓을 둘러보며 비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우우웅!

파마의 신력을 모아 주변에 퍼트렸다.

-파아아!

파마의 힘에 닿은 검은 안개가 흩어지며 사라졌고.

-스르륵!

발 위로 차오르던 검은 액체가, 처용을 중심으로 일부분 증발했다.

주변을 메우던 마기가 약해진 순간.

-우웅웅!

처용이 다리에 파마의 신력을 모아 응축시키고는.

-콰쾅! 쿠구-쿠구구!

땅을 거세게 밟았다.

지진이 들이친 듯, 지면이 거세게 울려 퍼졌다.

처용은 이 일대 주변을 완전히 부수어 놓은 다음 싸울 생각이었다.

상급 마인들이 준비한 흑마법 말고, 발밑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마기가 더 거슬렸으니까.

그러나.

“……생각보다 단단하군?”

처용이 축력의 힘까지 더해 밟았음에도, 바닥에는 금만 조금 갔을 뿐, 멀쩡했다.

“멍청하긴! 이 저택이 쉽게 부서질 것 같으냐?”

잭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드러내며 말했다.

로스차일드 저택은 평범한 저택이 아니었다.

구조물 하나하나가 마나를 머금은 특수한 광석과 목재를 가공하여 건축한 저택이었다.

여러 마법과 결계까지 둘러져 있어, 하나의 요새라 봐도 무방했다.

거기에 인공지능 AI 로스가 저택을 더 견고하게 강화해 주고 있었다.

미사일에 폭격을 당해도 무너지지 않을 정도였다.

‘천마신공-.’

처용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 강기를 모으려는 순간.

“……열려라.”

잭의 뒤에서 은밀하게 주문을 외던 릴이 말을 끝마쳤다.

-콰아아아!

그러자 공동 바닥에서 스멀스멀 새어 나오던 마기의 안개가 확 짙어졌다.

동시에.

-캬아아아!!

검은 안개가 뭉치며 괴성을 지르는 무언가가 나타났다.

보랏빛 광택이 일렁이는 검은 비늘.

길고 두꺼운 몸체와 등 뒤에 달린 두 쌍의 악마 날개.

육체를 지탱하고 있는 근육질의 도마뱀 다리와 날카로운 손톱이 자라난 팔.

머리 위에 달린 코브라 형태의 뱀 머리와 그 위에 달린 두 개의 뿔.

[캬하하하하!]

뱀과 도마뱀의 형태가 적절히 섞인 10미터 크기의 괴수가 입을 크게 벌리며 포효했다.

“안드로말리우스…….”

처용이 눈앞에 소환된 악마를 보며 읊조렸다.

판데모니움의 대악마 서열 72위, 말석에 자리한 존재.

베놈 엠퍼러(Venom Emperor), 즉 맹독의 황제라 불리는 대악마.

눈앞에 나타난 괴수는 안드로말리우스의 화신체였다.

그것도 완전한 상태로 소환된.

하지만, 상대가 대악마라 해도 서열 말석에 자리한 존재.

안드로말리우스보다 상위의 대악마와 싸워 이겨온 처용이기에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하필이면…….’

처용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불화의 대악마 안드라스는 그가 지닌 특성 때문에 화신체 자체가 약한 놈이었다.

게다가 놈을 직접 처치한 이들은 처용이 아닌, 올림포스의 신들이었다.

그리고 디아블로.

놈은 정말로 운이 좋아 처치한 것뿐이었다.

심지어 완전하게 소환되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반면에.

[캬하하하! 천년 만에 마주하는 밖인가?]

눈앞에 나타난 안드로말리우스의 화신체는 완전하게 강림한 상태였다.

그리고 대악마라는 존재는 단순 서열만으로 공략 난이도를 구분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무엇보다도 안드로말리우스가 대악마 말석에 자리한 이유는 그가 약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그가 지닌 특성, ‘독’ 때문이었다.

독은 같은 악마들을 상대할 때, ‘상성’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으니까.

특히, 상위 대악마일수록 ‘독’이라는 힘 자체가 통하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대악마들을 상대로 싸울 때는 상성이 좋지 못한 대악마.

이것이 안드로말리우스가 대악마 말석에 자리한 진짜 이유였다.

하지만…… 그 상대가 ‘인간’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벌써 놈이 소환된 순간.

-치이이!

주변에 깔린 마기의 안개가 독성을 띠기 시작했다.

“커헉! 커-!?”

“콜록!”

그 영향인지 메리와 빌리, 제시카가 기침을 토하기 시작했다.

내뱉는 기침 속에는 옅은 피까지 섞여 있었다.

단순히 마기의 안개에 닿았음에도 벌써 독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평범한 독이 아닌, 대악마가 발휘하는 맹독.

“명환부, 풍운부, 백염부.”

처용이 명환부와 풍운부, 백염부를 소환해 하나로 합쳤다.

그러자 백염을 중심으로 빛과 바람의 기운이 나선을 그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회전하던 빛과 바람의 힘이 백염 속으로 스며들며 합쳐졌다.

“정화의 숨결.”

처용의 손 위에 세 개의 새하얀 구슬이 만들어졌고.

-휘릭.

그 구슬들이 각각 메리와 제시카, 빌리에게로 날아갔다.

새하얀 구슬들이 사람들의 목 부근에 스며들 듯 사라지자.

-스르르.

몸을 좀먹던 독이 정화되고 더 이상 기침이 나오지 않았다.

“그 방독면은 두 시간 정도 유지될 겁니다.”

처용이 일행들을 돌아보며 말하자.

“감사합니다. 역천군주.”

제시카가 막혔던 숨을 골라 쉬며 감사를 전했다.

[네놈이 그 이레귤러(Irregular)구나!]

코브라처럼 머리를 치켜든 안드로말리우스가 처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현재 판데모니움 내에서도 처용에 대해 많은 말들이 퍼진 상태였다.

신계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었던 혈선의 제자.

보살, 여래에 이어 세 번째로 신력을 각성한 인간.

다수의 성좌를 힘으로 때려눕힌 이단자.

그리고 같은 대악마들조차 마주하기를 꺼리는 삼천마.

그중 가장 과격하고 괴팍한 성향을 띠는 디아블로를 상대로 살아남은 인간이 처용이었다.

[네놈을 집어삼킨다면, 나의 위계(位階)를 드높일 수 있겠구나!]

-슈르르륵!

안드로말리우스가 먹잇감을 훑어보는 뱀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말했다.

악마가 자신의 서열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높은 서열의 악마와 싸워 이기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약한 존재들을 잡아먹고 힘과 격을 키워야 했다.

그러나 약한 존재들을 잡아먹기만 한다고 해서 격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끊임없는 싸움을 반복하며 생사를 수시로 넘나드는 것.

그런 위험천만한 싸움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만이 대악마의 서열에 들 수 있었다.

안드로말리우스는 그 끝없는 싸움 속에서 살아남아 대악마가 된 존재였다.

비록, 불리한 상성 탓에 대악마 말석에 자리했지만.

[기대가 되는구나!]

안드로말리우스는 그 상성을 뒤집고 보다 상위 서열로 올라서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강력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를 잡아먹고 탈피(脫皮)하여 육체 진화를 이루는 것.

그런 진화를 통해 상성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강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상에 현현한 지금, 그런 기회가 찾아왔다.

최대한 많은 인간, 특히 강한 잠재능력을 지닌 성좌들의 신관들을 잡아먹을 수 있었으니까.

게다가 인간들은 대악마들과 다르게 독이라는 물질에 취약한 나약해 빠진 존재들이었다.

완벽한 화신체로 현현한 안드로말리우스의 입장에서는 지금이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쓰으으읍.

안드로말리우스가 고개를 젖히며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푸화아아!

처용을 향해 보랏빛의 브레스를 내뿜었다.

보라색의 구름이 뭉쳐진 듯, 맹독의 덩어리가 뭉게뭉게 퍼지며 다가오자.

“독무부.”

처용이 독무부를 네 장 소환하고는 각각 두 장씩 양손에 쥐었다.

그러자.

-슈르르륵.

보랏빛으로 일렁이는 독의 기운이 처용의 손을 타고 팔꿈치까지 일렁였다.

“독류태극권(毒流太極拳).”

처용이 양손을 펼치고 팔을 회전하며 태극을 그리자.

-슈르륵. 슈화아아!

안드로말리우스의 브레스가 처용의 태극에 말려들 듯, 나선으로 회전하며 끌려오기 시작했다.

처용이 태극 속에 안드로말리우스의 브레스를 빨아들여 압축시킨 순간.

“나선 반탄장!”

양손을 앞으로 뻗으며 압축된 브레스를 전방을 향해 터트렸다.

처용은 단순히 독의 브레스를 안드로말리우스에게 되돌리지 않았다.

전방을 향해 넓은 방향으로 손아귀에 모은 독을 퍼트렸다.

그 결과.

-이런.

-모두 나와! 자리를 피해라!

곳곳에 숨어 있던 적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수는 열, 모두 160레벨 이상인 상급 마인들…….’

처용이 2~3층으로 자리를 피한 마인들을 빠르게 둘러보고는 속으로 읊조렸다.

모두 평범한 상급 마인이 아닌, 고레벨의 상급 마인들.

게다가.

‘몇몇 놈은 얼굴이 익숙하군.’

상급 마인들 중 몇몇의 얼굴이 처용에게 익숙했다.

그들은 악몽 속에서 제이크와 함께 있던 가문 소속 헌터들이었다.

“실종되었다던 헌터들이!?”

제시카가 상급 마인들 중 일부 얼굴을 알아보며 경악하고는.

“감히, 가문의 헌터들을 마인으로 만든 거냐? 제이크 로스차일드!”

잭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실종된 줄 알았던 가문 소속 헌터들이 마인이 되어 나타난 상황.

그들은 이미 오래전에 마인이 되어 상당한 마기를 쌓아 온 듯 보였다.

“이들은 나의 명령만을 따른다. 그리고…… 로스차일드도 곧 나의 것이 된다!”

잭이 제시카를 향해 비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하고는.

“로스! 에너지 출력을 더 높여라!”

로스를 향해 명령하듯 소리쳤다.

그러자.

-우우웅!

건물 외벽 여기저기에서 마나가 흘러나오더니.

[하하하! 화신체의 힘이 넘치는구나!]

안드로말리우스에게 향하며 힘을 더해주기 시작했다.

게다가.

-우우웅!

-우웅!

상급 마인들에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어떻게 로스의 권한을……!”

그 모습을 본 제시카의 얼굴이 굳어졌다.

상황을 보아하니, 제이크가 로스를 제어하는 듯 보였다.

아직 로스의 모든 권한을 얻지는 못한 듯 보였지만, 시간문제인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때.

“로…… 스, 가주의 권한으로…… 코드 J(Code : J)를 활성화한다!”

정신을 잃은 채 구속되어있던 월리엄이 힘겹게 고개를 들고는 로스를 향해 말했다.

그러자.

-우우웅.

제시카의 왼쪽 손목에 채워져 있던 헌터 라이센스가 빛을 발하더니.

-모든 권한을 초기화하고 재설정합니다.

-본 개체의 지휘권은 ‘제시카 로스차일드’에 의해 통제됩니다.

로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월리엄은 힘겹게 마지막 말을 전하고 제시카와 잠시 눈을 마주치고는.

“……으윽.”

다시, 정신을 잃은 듯 고개를 떨구었다.

-제시카, 외부에 침입한 바이러스가 제 시스템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20초 후, 제 모든 시스템이 장악당합니다.

로스가 제시카를 향해 현재 상황을 보고하자.

“로스! 모든 시스템을 종료해라!”

제시카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로스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시스템 종료.

로스의 말을 마지막으로.

-스스스…….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던 마나가 뚝 끊어졌다.

“월리엄, 끝까지 방해를……!”

잭이 월리엄을 노려보며 읊조리고는.

“로스를 정지시켰다 해서, 달라질 건 없다!”

-우우웅!

품속에서 검붉은 구슬을 꺼내며 소리쳤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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