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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325화 (325/726)

#325화

옥황상제의 테러가 끝난 직후, 성좌들은 곧장 신계로 돌아가서.

-당장! 천교의 성역을 수색해라!

사라져버린 천교의 성역부터 수색했다.

그러나 이미 천교의 성역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완전히 사라진 상황.

다른 성운들이 힘을 합친다 해도, 당장 찾아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천교에 의해 습격을 받은 공동 성역의 수습 문제와 이번 사건에 대한 논의, 대처 등, 할 일이 많았다.

결국, 모든 상황이 수습되기까지 약 사흘이 소요되었고 그 이후 두 번째 회의가 열렸다.

[젠장! 결국, 찾아내지 못하다니.]

세계 헌터 회의장에 강림한 야훼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말에 다른 화신체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드러냈다.

천교가 벌인 테러에 복수해야 했지만, 하늘궁을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

상대는 때리고 도망갔는데, 이쪽은 제대로 공격조차 하지 못한 상황.

여러모로 답답한 분위기였다.

“아마도…… 당장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으로 향했을 겁니다.”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며 말했다.

회귀 전, 사라졌던 옥황상제의 하늘궁이 다시 발견된 장소는 다름 아닌 판데모니움이었다.

지금 역시 회귀 전처럼, 판데모니움으로 하늘궁을 옮겼을 가능성이 컸다.

“어쩔 수 없죠. 차후를 기약할 수밖에…….”

처용의 말에 다수의 성좌들이 분노가 일렁이는 침음을 흘렸음에도, 반박하지는 못했다.

분하지만 처용의 말이 틀리지 않았으니까.

[다행히, 준비를 미리 갖춘 덕분에 큰 화를 면했구나.]

아테나가 처용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칭찬하듯 말했다.

옥황상제가 작정하고 벌인 테러를 성공적으로 막아낸 이유.

테러 당시 벌어졌던 모든 방어 작전을 고안한 자는 다름 아닌 처용이었다.

“운이 좋았습니다. 천황이 우리를 깔보며 방심하기도 했고요.”

처용은 아테나의 말에 겸손을 표하며 말했다.

옥황상제가 벌인 테러는 다행히 모두 예상 범위 안에서 벌어졌다.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대비했기에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크타니드가 모습을 드러낸 것만 제외하고…….

처용의 말에.

[어떻게 그 많은 대비를 준비한 거지?]

미카엘이 의문을 표하며 말했다.

옥황상제가 벌인 대규모 테러는 절대로 단순하지 않았다.

농도가 짙은 검은 대지를 퍼트릴 때만 해도 정말 위험했었다.

성좌들이 신력을 모아 권능을 발현했음에도, 쉽게 몰아낼 수 없었던 재앙.

자칫 잘못하면 지구라는 세계 자체가 멸망할 수도 있었다.

그런 검은 대지를 포함한 위험한 테러들을 적은 피해로 막아 내었다.

테러 당시의 상황과 분위기를 봐서는, 처용이 올림포스, 무신전과 협력하여 준비한 듯 보였다.

“전 옥황상제가 배신자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처용은 미카엘의 말에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 욕망을 위해서 악마의 발을 핥는 인성 파탄 난 늙은이가 곱게 물러날 리가 없죠.”

옥황상제의 명예와 위신을 추락시키는 말이 처용에게서 흘러나오자.

[미리 언질이라도 주지 그랬느냐?]

미카엘이 감정 없는 일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순혈자 때문에 그랬습니다. 제가 준비한 대비책이 들통나면 위험하니까요.”

처용이 미카엘의 눈빛을 마주하며 대답했다.

내부에 숨어든 순혈자가 옥황상제를 도울 수도 있었다.

혹은 처용이 미리 준비한 대비책을 은밀하게 방해하거나 망칠 가능성도 존재했다.

처용이 여러 이유를 덧붙이며 설명하자.

[그렇군. 이해했다.]

미카엘이 이해했다는 듯, 말했다.

‘당신은 믿습니다. 미카엘. 하지만…… 당신 주변에 있는 이들은 믿을 수 없습니다.’

처용이 미카엘을 향해 속으로 말을 전하듯 말했다.

에덴은 천사들로 이루어진 성운.

그들 전체가 악(惡)과 어둠에 혐오감을 가진 이들이니만큼, 대악마들에게 적대적이었다.

회귀 전에도 천사들은 대악마들과 격렬하게 싸웠던 이들.

특히 미카엘은 회귀 전 어깨를 맞대며 같이 싸웠던 동료였기에 그녀만큼은 믿을 수 있었다.

때문에, 에덴 성운에는 배신자가 없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에덴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지.’

처용은 회귀 전 일들을 다시 떠올리며 생각했다.

천사들이 악마들에 비해 약한 것은 사실이다.

악마들이 끝없는 싸움을 반복하며 강해질 때, 천사들은 게으름에 빠져 살았었으니까.

그러나 그렇다 해도, 우주를 관할하는 거대 성운 중 하나가 바로 에덴이었다.

아무리 천사들이 악마들에 비해 약하다 해도, 에덴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진 것은 조금 이상했다.

심지어 에덴의 주신, 메타트론은 악마들이 준비한 함정에 빠져 허무하게 소멸했다.

에덴의 주신이자 하늘의 서기관 메타트론.

그는 천사들을 이끄는 수장이니만큼, 나름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향을 가진 천사였다.

그런 이가 함정에 빠져 허무하게 소멸했다?

무언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에서는 회귀 전에는 몰랐던 일들을 많이 알아낸 상황이었다.

마인들의 탄생 비화와 섀도우 헌터들의 과거만 해도 회귀 전에는 몰랐던 일들이었으니까.

때문에.

‘회귀 전의 정보를 무조건 맹신하기에는 위험하다.’

더욱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행동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처용이 에덴에 대해 생각할 때.

[옥황상제도, 천교도, 검은 별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아테나가 심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천황조차도 고개를 조아리는 자…… ‘가장 위대한 존재’라는 자 말입니다.]

그녀가 말하는 이는 다름 아닌, 위대한 존재라 칭해지는 자.

-나는 새로 태어난 태초신이다.

스스로를 다시 태어난 태초신이라 일컫는 존재였다.

[새로 태어난 태초신…… 그게 정녕 사실인지-.]

태양신, 라가 검은 균열 속 존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읊조리듯 말하자.

[미친 소리!]

-쾅!

야훼가 주먹을 쥐고 좌석을 내리치며 일어나 소리쳤다.

[내가 대리자의 권한으로 그것부터 확인해보았다! 그놈은 태초신이 아니다!]

스스로를 다시 태어난 태초신이라 소개한 악의 종주.

야훼는 그 말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강하게 말했다.

[자네 말이 맞네.]

미륵이 그런 야훼의 말에 동의하듯 말했다.

[전부 파악하진 못했지만, 태초신의 잔재에 온갖 사악한 사념들이 뭉쳐 있는 존재더군.]

[관철의 대신님 말에 동의합니다.]

운장이 미륵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입을 열고는.

[무신전은 태초신의 안배로 태어난 성운입니다.]

자신의 성운, 무신전에 대해 말했다.

무신전은 태초신이 연옥에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의해 탄생한 성운이었다.

때문에 태초신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 존재를 마주했을 때…… 제가 받았던 느낌은 태초신과는 달랐습니다.]

운장이 검은 균열 속 존재를 마주했을 때를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아주 불길하고 사악한 무언가…… 태초신의 유해를 집어삼킨 마귀(魔鬼)와 같았지요.]

세 명의 대신이 검은 균열 속 존재에 대해 말하자.

-그런 존재가 있다니…… 믿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사악하고 거대한 힘은 진짜였소.

성좌들이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대부분은 그 당시 마주했었던 압도적인 힘을 떠올리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그런 거대하고 사악한 존재와 충돌하기 싫다는 듯한 분위기.

그때.

[무엇을 그리 생각하고 있느냐?]

운장이 생각에 잠긴 듯, 침묵하고 있는 처용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확히는 처용이 내보이는 눈빛과 뿜어져 나오는 눈빛을 보고 물었다.

그 모습이 무신의 시험을 치를 당시처럼 보였다.

마치, 전투를 치르기 직전의 각오와 기백이 전해졌다.

그런 운장이 받은 느낌이 맞다는 듯.

“더 강해져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용은 앞으로의 전투를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서 더 강해지겠다고?]

에덴의 대천사, 우리엘이 처용의 말에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비단 그녀만이 아닌, 성좌들, 헌터들도 황당한 표정을 드러냈다.

처용은 이미 인간들 중 최강이라고 불릴 만한 강자였다.

성좌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괴물.

그런 괴물이 더 ‘강해져야겠다’라 말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보이는 반응을 잠시 살핀 처용은.

“그놈을 잡아 죽이기 위해서는-.”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이 조금 전 다짐한 각오를 이야기했다.

“지금 가진 힘만으로는 어림도 없겠죠.”

처용이 잡아 죽이겠다고 말한 존재.

그 존재는 다름 아닌 악의 종주, 조크-크타니드라 불리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태초신에 가까운 놈을 죽이겠다고?]

야훼가 처용의 말에 황당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정말 분하고도 인정하긴 싫지만.

얼마 전 마주했었던 거대한 존재는 태초신의 대리자인 자신조차도 가늠이 안 되는 존재였다.

그런데 고작 인간이 그런 거대한 존재를 죽이겠다 말하고 있었다.

[그게 그리 쉽게 말할 문제인 줄 아느냐?]

야훼가 질책을 담아 말하자.

“못 할 이유는 없지요.”

처용이 고개를 들고 야훼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말을 이었다.

“나는 헌터(Hunter)니까.”

헌터는 몬스터를 사냥하는 사냥꾼이었다.

그런 헌터 중 하나가 성좌보다도 더 거대한 존재를 사냥감으로 찍었다.

처용의 말이 울리자.

-무모하다.

-어리석군!

주변에서 술렁이는 반응이 들려왔다.

특히, 성좌들은 그런 처용을 무모하다 말하고 있었다.

상대는 신보다도 거대한 존재로 추정되는 자.

그런 존재를 고작 인간이 사냥하겠다 말하는 것은 무모함 그 자체로 보였다.

부정적인 반응이 계속 들려올 때.

“태초신이고 나발이고 내가 사는 세계를 놈이 파괴하려는 이상!”

-쿠구구구!

처용이 목소리에 신력과 신살자의 힘을 담아 강하게 말했다.

“그 개새끼는 내 적이야.”

강렬한 적의와 살의가 일렁이는 처용의 목소리가 회의장 전체로 퍼지자.

[…….]

“…….”

회의장에 짧은 침묵이 감돌았다.

모두가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요함을 자아낼 때.

[허허…… 이거 반성해야겠군.]

운장이 작은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그 당시 운장도 처음 마주하는 압도적인 존재감에 몸이 굳어 주춤거렸었다.

비단 운장만이 아닌, 모든 성좌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때.

-절대로! 네놈 뜻대로는 되지 않을 거다!

단 한 명의 인간, 처용만큼은 강렬한 적의를 드러내며 공격을 감행했다.

그리고 그 당시 처용이 보였던 적의는 아직도 꺾이지 않은 듯 보였다.

아니, 신보다도 더 거대한 상대를 죽이겠다 말하며 더욱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훌륭하구나.]

운장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처용을 향해 말하자.

[역시! 무신의 시험 첫 번째 통과자답군!]

[훌륭한 투쟁심이다! 하하하!]

무신전의 성좌들에게서 환호와 웃음소리가 울려왔다.

그리고.

[그래, 이 아이조차도 세계를 지키겠다며 싸울 의지를 보이는데…….]

미륵이 다른 성좌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성좌라는 양반들이 겁쟁이처럼 쫄아 있을 건가?]

질책이 일렁이는 듯한 미륵의 말이 울리자.

[무슨 소리!]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조금 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던 성좌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신들, 특히 선천적 신격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드높은 이들.

인간과 비교되는 것은 물론, 인간보다도 못한 존재로 인식되는 것만큼은 사절이었다.

[……내가 나약해졌었군.]

토르가 자기 자신을 질책하는 듯, 입을 열며 말했다.

[나는 천둥의 신, 이 우주를 책임지는 성좌 중 하나로서, 겁쟁이처럼 구경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전투 의지를 드러내는 토르를 시작으로.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 더러운 놈들은 내가 처단할 것이다!]

여러 성좌들이 토르를 따라 싸울 의지를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악의 종주, 거대하고 압도적인 적으로 인해 침체되었던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그러자.

[네 덕분이니라, 고맙구나.]

운장이 처용을 향해 전음을 보내며 감사를 전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켜준 이는 다름 아닌.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단 한 명의 인간이자 헌터, 처용이었다.

그런 운장의 감사 어린 말에.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태무신 님.’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운장의 말에 전음으로 대답했다.

조금 전, 크타니드를 향해 보였던 살의와 적의는 진심이었다.

아무런 의도 없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진심.

운장은 그런 처용의 투지와 진심을 보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이용한 듯 보였다.

지금 같은 상황은 처용 역시 환영이었다.

회귀 전에는 크타니드와 싸울 생각조차 하지 않고 투항하는 성좌들도 여럿 있었으니까.

분위기가 바뀌고 다시 차후를 대비하는 여러 말들이 오갈 때.

[시스템의 장막이 완전히 뚫리는 것만큼은 막아야겠군요.]

아테나가 나름 중요한 문제를 언급했다.

[그런 존재가…… 직접 이 세계에 강림하면 위험하다.]

야훼가 아테나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 악의 종주라는 자가 힘을 쓴 영향인지 시스템의 장막이 조금 손상되었습니다.]

아테나가 찢어진 장막을 복구해야 한다며 말을 덧붙이자.

[동의합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태양신 라 등, 각 성운의 주신들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때.

“저…… 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돌연 침묵하고 있던 스미스가 입을 열었다.

“지상에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스미스의 말에 모두가 그에게 이목을 집중했고.

[무슨 일인가?]

아테나가 스미스를 향해 물었다.

“러시아 북동쪽 지점에…… 거대한 게이트가 발견되었습니다.”

스미스는 불과 이틀 전 발견된 게이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러시아 북동쪽…… 설마?’

처용이 무언가 떠오른 듯, 눈을 가늘게 뜨며 속으로 읊조렸다.

“S급 던전입니까?”

커맨더가 스미스를 향해 진지하게 묻자.

“그게…… 평범한 S급 던전이 아닙니다.”

스미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잠시 침묵하고는.

“WHU는 이번에 나타난 던전을…… ‘세계(World)급 던전’이라 표명했습니다.”

지금껏 발견된 전례가 없는 거대한 게이트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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