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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320화 (320/726)

#320화

옥황상제가 본 모습을 드러내자.

[상제! 정녕 악에게 충성한 건가!?]

[이 간악한 배신자들!]

성좌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며 옥황상제를 비난했다.

동시에.

[어떻게 신법재판소에서 하늘 관문을?]

[불가능합니다. 이곳에서는 권능이 제약될 텐데…….]

주신들은 옥황상제가 만들어낸 하늘 관문을 보며 놀람을 표했다.

지금 있는 이 장소에는 여래의 권능, 신법재판소가 펼쳐져 있었다.

그러므로 신성한 신들의 재판이 이루어지는 신법재판소 안에서는 함부로 싸움을 일으킬 수 없었다.

그러나.

[흉수악신도 신법재판소 안에서 난동을 일으켰지요.]

여래가 마치 이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 침착하게 말했다.

[마찬가지로 ‘가장 위대한 자’에게 충성하는 옥황상제 역시 가능할 겁니다.]

[정녕! 악마들의 발을 핥은 것인가? 옥황상제!]

토르가 여래의 말을 듣고 분노하며 옥황상제를 향해 소리쳤다.

그가 한 말은 진실이 아닌, 처용의 ‘선동과 날조’로 만들어진 유언비어에 가까웠지만.

[이 더러운 놈들!]

[네놈들은 성좌라 불릴 자격이 없다!]

이미 추악한 배신자가 되어 버린 천교는 이런 유언비어에 변명할 기회조차 없었다.

[닥쳐라! 이 머저리 같은 놈들!]

사방에서 쏟아지는 거친 비난에 옥황상제의 눈에 핏발이 서며 고함이 튀어나왔다.

하고 싶은 말은 무척이나 많았지만, 이미 옥황상제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한 상태.

[우매한 네놈들이야말로 내 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지금까지 받은 모욕을 두 배, 세 배로 돌려줘야 할 때였다.

-우우웅!

드넓게 펼친 하늘 관문에서 밝은 빛들이 쏟아졌고.

-화아! 화아아!

천교의 성좌들 주변으로 다른 화신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상제.]

새로 나타난 화신체들은 다름 아닌 검은 별들.

그 중 조제군이 대표로 나와 옥황상제 앞에 서며 말했다.

그때.

“역시, 검은 별의 배후가 옥황상제 네놈이었네.”

재판장 중앙에 나타난 처용이 옥황상제를 노려보며 말했다.

[허, 저 하계종이 그 이단입니까?]

조제군이 처용을 보며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옥황상제를 향해 물었다.

옥황상제는 다른 성좌들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드높은 성좌.

그런데 눈앞의 인간은 옥황상제와 천교의 성좌들을 향해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미물 따위가!]

조제군이 처용을 깔보듯 하대하며 소리치자.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버러지는 네놈이지, 이 개 같은 새끼야.”

처용은 조제군의 고함을 욕으로 받아치며 비웃음을 지어 보였다.

[감히! 하계종 따위가-!]

-우우웅!

조제군이 칙칙하고 불길한 신력을 내뿜으며 분노를 표할 때.

[오랜만이오. 승상.]

-샥.

처용의 옆에 운장이 나타나며 입을 열었다.

[어찌 죽어서도 그 광기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오?]

[운장! 다시 한번 네놈의 머리를 가질 수 있겠구나!]

조제군이 생전의 일을 언급하며 운장을 향해 광기를 드러냈다.

동시에.

[시작해라!]

다른 검은 별들을 향해 명령하듯 외친 순간.

[심연의 나락.]

[심연의 나락.]

다수의 검은 별들이 땅을 짚으며 검은 신력을 분출했다.

-스르륵!

땅을 타고 번지는 검은 신력이 기하학적인 문양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츠즈즈즈!

옅은 전류가 흐르는 듯한 소음과 함께 사방으로 검은 전류가 튀기 시작했다.

그러자.

-파아아……!

주변에 일렁이던 신법재판소의 금빛 기운이 점점 검은 전류에 휩싸이며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크윽!?]

[신력이……!]

주변에 일렁이는 검은 번개의 영향 때문인지 성좌들이 침음을 흘리며 당황을 표했다.

[이건…… 그때와 같은!]

-파지지직!

토르가 강렬한 전류를 내뿜으며 읊조렸다.

검은 전류에 저항하는 듯 보였지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전 세계 헌터 회의에서 흉수악신이 보였던, 화신체를 약화시키고 제약을 거는 권능.

지금 사방에 번진 검은 전류의 힘은 그때의 권능과 흡사했다.

아니 흡사한 정도가 아니라 더 강력했다.

심지어.

-쩌적! 쩌저적!

검은 전류가 퍼진 순간, 하늘 위에 열린 관문에서 검은 균열들이 나타났다.

그 안에는.

-캬아아!

-크아아!

붉은 눈동자를 빛내는 마수들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듯, 몸부림치고 있었다.

[당장 하늘궁에 공격을 퍼부어라!]

옥황상제의 완전한 배신이 드러나자 메타트론이 크게 소리치듯 말했다.

다른 주신들 역시 메타트론처럼 신계에 대기 중인 병력에 공격 명령을 내렸다.

그 모습을 본 옥황상제는.

[멍청한 놈들.]

주신들을 향해 비웃음을 흘렸다.

그러자.

[……뭐라?]

[무슨 소리냐!?]

하늘궁을 향해 공격 명령을 내린 주신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하늘궁이 사라졌습니다!

그들이 방금 받은 보고였다.

조금 전 명령을 받고 하늘궁을 포위하던 각 성운의 신군들.

그들이 하늘궁을 향해 진군한 순간.

-화아아.

옥황상제의 성역, 하늘궁이 신기루처럼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역시…… 하늘 관문으로 하늘궁의 위치부터 옮긴 건가.’

상황을 파악한 처용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른 성운들은 옥황상제의 하늘 관문을 그저 이동수단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처용은 하늘 관문의 진짜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중 가장 성가신 능력이 바로 ‘성역 워프’였다.

옥황상제와 천교의 성좌들이 힘을 모아 성역을 순식간에 다른 장소로 옮기는 힘이었다.

자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성역이 위험할 때 즉시 탈출할 수 있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옥황상제는 하늘궁의 위치를 은밀하게 옮기고 더미를 놓은 것 같았다.

심지어.

[무슨 소리냐!?]

[성역이 공격을 받고 있다니!]

주신들이 새로운 보고를 받고 심각한 분위기를 보였다.

지금 각 성운의 성역은.

-천교의 신군들이 기습 공격을-!

-검은 신력을 쓰는 놈들이-!

-첫 번째 관문이 뚫렸습니다!

천교의 신군들과 검은 별들에게 기습 공격을 당한 상태였다.

하필이면 천교의 성지를 포위하기 위해 주력 병력을 뺀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심지어 각 성운의 주요 성좌들은 재판에 참석한 상황.

게다가 그들은 심연의 나락이라는 사이한 권능에 발까지 묶였다.

[네놈들의 성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네놈들의 병사들을 그분에게 바치겠노라!]

옥황상제가 환희의 함성을 지르며 말했다.

하늘궁을 옮기고 더미를 만들어 각 성운의 신군들을 유도한다.

주력 병력이 빠진 틈에, 검은 별들과 천교의 신군들이 다른 성운의 성역을 습격한다.

동시에.

[성역도 망가지고 병사들도 모두 잃고! 보기 좋구나!]

이 자리에 모인 신관들과 강력한 병사들을 모두 말살한다.

그동안 축적해온 많은 자원을 써야 했지만, 상관없었다.

이번 기회로 각 성운에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입힌다면, 자신이 따르는 그분에게 이득이 되니까!

비록, 이 세계에서 쌓아 온 모든 걸 버려야 했지만, 다른 세계에서 새로 시작하면 되기에 문제없었다.

[무능하고 어리석은 놈들! 천교의 천벌을 달게 받거라! 당장 저놈들을-!]

옥황상제가 광기를 드러내며 검은 별들과 휘하 성좌들을 향해 명령을 내리려는 순간.

“그래, 가진 패는 다 깠냐? 옥황상제.”

처용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옥황상제를 향해 말했다.

그러자.

[당장! 혈선의 신관부터 죽여라!]

옥황상제가 분노를 가득 담아 소리치며 명령했다.

-샤샥!

세 명의 검은 별이 처용을 둘러싸며 쇄도해왔다.

옆에 있는 운장은 심연의 나락으로 인해 몸이 묶인 상황.

처용을 도와줄 수 없었다.

[머리는 내가-.]

[팔은 내가 가져가지.]

세 명의 검은 별들이 잔혹한 미소를 보이며 처용을 향해 검은 칼날을 휘두르려는 순간.

“팔괘봉마진 – 억압.”

-탁!

처용이 손가락을 튕기며 미리 준비해두었던 진법을 활성화시켰다.

-화아아!

그러자 검은 신력이 퍼진 땅 위로 금빛이 솟아나더니.

-쿠구구!

처용 근처로 접근해 온 검은 별들을 땅으로 강하게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무, 무슨!?]

[뭔!]

갑작스러운 인력에 검은 별들이 당황하며 발이 묶인 순간.

“절권 – 붕격(崩格)!”

-우드드득!

처용이 두 주먹을 강하게 쥐고는.

-콰콰쾅!

좌·우에서 덮쳐오던 두 검은 별들의 심장을 가격해 꿰뚫어 버렸다.

상대를 쳐부수는 소룡의 권법.

거기에 강완에게 받은 권능, 축력까지 더한 일격이었다.

“난, 네놈들의 심장을 가져가마.”

처용의 입에서 싸늘한 음성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스르륵!

검은 별들의 심장을 꿰뚫은 두 손에 신력이 모이기 시작했다.

두 명의 검은 별이 당한 순간.

-후우웅! 푸화악!

처용의 옆에 있던 운장이 언월도를 휘둘러 처용 뒤에 있던 검은 별의 머리를 날려 버렸다.

[어, 어떻…… 게?]

처용에게 심장이 꿰뚫린 검은 별이 침음을 토하며 의문을 드러냈다.

운장의 화신체는 분명 제약에 걸렸다.

그러나 운장은 아무런 제약도 없다는 듯, 화신체를 움직였다.

더 의문인 것은 눈앞에 있는 하계종, 처용.

심연의 나락은 ‘그분’의 축복을 받지 않은 이들의 신력을 짓누르는 권능이었다.

아무리 신력을 개화한 인간이라 해도, 가장 위대한 자의 권능에서 벗어날 리가 없었다.

검은 별이 의문에.

‘포확(捕攫)!’

처용은 굳이 대답하지 않고 새로 얻은 힘을 시험했다.

“지금부터…… 아주 재밌는 광경을 보여주마.”

-푸화아아!

검은 별의 심장을 꿰뚫은 처용의 손아귀에서 강렬한 신력이 터져 나갔고.

-우드득! 우득! 우득!

검은 별의 화신체를 잠식하며 갉아먹기 시작했다.

포확(捕攫).

천교의 인간병기 뤼장첸을 흡수하고 얻은, 대상의 에너지를 강탈하는 능력.

처용의 포확이 화신체 안에 담겨 있는 힘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본래 성좌의 화신체를 흡수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처용은 단순히 포확만을 쓰는 것이 아니었다.

-우우웅!

처용의 신력 안에는 신살자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신살자의 힘으로 화신체를 부수며 약화시키고 그 틈에 포확으로 에너지를 강탈한다.

이게 처용이 포확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찾은 방법 중 하나였다.

지금 그 방법이 아주 훌륭하게 통하고 있었다.

[크허……!]

[으어…….]

-우드드득!

처용에게 당한 두 검은 별의 화신체가 점점 쪼그라들더니.

-파사사…….

이내 가루처럼 흩날리며 사그라졌다.

그리고.

-스르르.

처용의 손아귀에 검은 신력이 일렁였다.

화신체를 이루던 에너지의 일부를 강탈한 것.

심지어 처용이 강탈한 것은 단순히 에너지만이 아니었다.

[팔괘축기에 ‘검은 흉터’가 저장되었습니다.]

검은 별들이 기본적으로 가진 능력 중 하나를 빼앗았다.

처용의 손에 두 검은 별의 화신체가 완전히 쓰러진 순간.

[당장 저 쓰레기 같은 하계종을 죽여라!]

불길함을 느낀 옥황상제가 명령을 내리듯 소리쳤다.

-우우웅! 스르릉!

더 많은 수의 검은 별들이 손아귀에 검은 칼날을 형성하며 재판장의 중앙에 나타났다.

동시에.

-스르릉! 샤샥!

이번엔 다섯의 검은 별이 처용을 포위하며 쇄도해왔다.

검은 칼날이 다가오는데도 처용에게는 다급한 표정이 없었다.

오히려.

“……이렇게 쓰는 거로군.”

손아귀에 뭉쳐진 검은 신력을 보고 주먹을 쥐어 보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검은 별들이 내지른 칼날이 처용에게 닿기 직전.

“검은 흉터 – 칼날 바늘 꿰기.”

-우우웅!

처용이 두 손을 앞으로 교차하고 손바닥을 펴며 손아귀에 모인 검은 신력을 퍼트렸다.

-촤자자자-작!

손아귀에서 퍼져나간 검은 신력이 얇은 실과 같은 형태로 퍼지며 검은 별들을 향해 쇄도했다.

-푸부부부북!

마치, 바느질을 하듯 검은 별들의 육체를 무수히 꿰뚫고는.

-촤아악!

검은 별들을 거미줄 위에 걸듯 허공에 매달아 놓았다.

[무, 무슨?]

[우리의 권능을!?]

검은 별들이 처용의 기술을 보며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처용의 만들어낸 새까맣고 날카로운 검은 선들.

그것의 기운은 다름 아닌.

-우우웅!

검은 별들이 다루는 신력과 같은 기운,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었다.

검은 별들이 당황하며 움직임이 묶였을 때.

“검은 흉터 – 개(改).”

처용이 뒤로 살짝 빠짐과 동시에 손을 앞으로 뻗었다.

-촤아아! 촤아!

검은 실에 꿰뚫린 채 꽁꽁 묶인 검은 별들의 화신체가 처용의 앞으로 끌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암철(暗鐵) 천라지망(天羅蜘網).”

-촤르르륵! 촤아!

제압된 다섯의 화신체가 처용 앞에 모이며 더 강하게 구속되었다.

그 순간.

‘검성류-.’

-스르릉!

처용이 역천의 절을 꺼내 오른손으로 쥐고는.

‘영검(影劍) - 백 갈래 베기’

-스-사가각!

정확히 열 번을 베었다.

그러자.

-촤자자자-작!

처용이 내지른 검격에 따라 그림자로 만들어진 칼날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1초도 되지 않아, 그림자 칼날이 백 번이 그어졌고.

-푸화아아악!

처용의 검격에 난도질당한 다섯의 검은 별이 그 자리에서 모두 찢겨 나갔다.

화신체가 터진 영향으로 검은 안개가 퍼지듯 일렁였고.

‘포확.’

처용이 손을 뻗어 흩어지는 에너지를 모두 붙잡아 흡수했다.

[팔괘축기에 저장된 ‘검은 흉터’의 기운이 더 강해집니다.]

무려 다섯의 화신체를 추가로 흡수한 덕분에, 처용이 빼앗은 능력이 더 강해졌다.

순식간에 여덟의 검은 별들이 당하자.

[젠장! 모두 물러난다!]

[섣불리 나서지 마라!]

주변을 포위하던 검은 별들과 천교의 화신체들이 멈칫하며 뒤로 물러났다.

[이런 괴물 같은 하계종이!]

조제군이 처용을 향해 고함을 내지르고는.

[암철비도(暗鐵飛刀)!]

-스르릉! 촤자자자-!

허공에 검은 칼날들을 만들어내어 처용에게 쏘아 보냈다.

“그렇군, 이렇게 쓰는 건가?”

처용이 쇄도해오는 검은 칼날들을 응시하며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암철비도(暗鐵飛刀).”

-스르릉! 촤자자자!

손아귀에 모인 검은 신력을 퍼트려 검은 칼날들을 만들어내었다.

이윽고.

-차카캉! 차캉! 차카-캉!

처용이 허공에 생성한 칼날과 조제군이 쏘아 보낸 칼날들이 서로 충돌하며 사그라졌다.

[뭣!?]

조제군의 입에서 당혹스러운 경악이 흘러나왔다.

누가 봐도 눈앞에 있는 하계종이 자신의 기술을 따라 한 상황.

심지어 ‘검은 흉터’는 ‘그분’이 내려준 권능.

그 권능의 힘을 가장 강하게 내려받은 존재가 바로 조제군이었다.

검은 흉터의 힘을 모아 만들어낸 검은 칼날들, 암철비도(暗鐵飛刀).

패웅무신에게도 치명상을 입혔던 이 권능을 고작 인간이 막아낸 것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게다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처용은 단순히 막은 것이 아니라, 조제군의 권능을 흉내 내어 공격을 상쇄시켰다.

두 눈으로 보고도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 상황.

“크크크, 신기하지?”

처용이 다시 한번, 손아귀에 검은 신력을 뭉치며 비웃음을 짓고는.

“암철비도(暗鐵飛刀).”

-쩌저저적! 스르릉!

조제군의 권능, 암철비도를 만들어내며 말을 이었다.

그 모습을 본 검은 별들과 천교의 성좌들이 얼굴에 경악이 드러났다.

그리고.

[혈선의 신관…… 네놈이!]

처용의 모습을 보며 무언가를 떠올린 옥황상제가 눈을 크게 뜨며 읊조렸다.

처음 처용을 기습한 세 명의 검은 별이 처용에게 당하고 에너지를 흡수당하는 모습.

뒤이어 공격을 나섰던 다섯 명의 검은 별마저 처용에게 역으로 당했다.

검은 별들의 화신체를 흡수한 이후에 처용이 ‘검은 권능’을 다루기 시작했다.

옥황상제의 눈에는 지금 처용의 모습이 과거 ‘여래’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피를 뒤집어쓰고 성좌들을 찢어 가르며 잡아먹는 ‘혈선’.

지금 잔혹하게 웃는 처용의 모습이 그 당시 여래의 모습과 같았다.

“나 역시 네놈들처럼 만반의 준비를 했거든.”

처용이 당황하는 적들, 특히 옥황상제를 향해 잔혹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덕분에, 내가 가진 ‘역천’이 완전해졌다.”

옥황상제의 눈에 일렁였던 찰나의 ‘공포’를 읽으며 말했다.

그러자.

[여, 역천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천교의 성좌들이 저도 모르게 한발 물러서며 소리쳤다.

옥황상제 역시 자신의 짐작이 맞았음을 깨달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크크크, 스승님에게 천존이 뒤질 때가 생각나지 않나? 옥황상제.”

처용이 옥황상제를 향해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굳이 포확의 힘을 역천이라 말한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 뤼장첸의 악식을 흡수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리고.

[인간이…… 역천을 완벽하게 다룬다고?]

[불가능하다!]

화신체가 묶인 다른 성좌들도 처용을 보며 경악했다.

검은 별이라 불리는 사악한 성좌들의 화신체를 순식간에 제압하고 에너지를 흡수해 보였다.

심지어, 흡수한 적들이 다루던 권능까지 완벽하게 구사했다.

신계에 피바람이 불 당시의 여래와 아주 흡사한 모습.

성좌들에게 ‘공포’로 각인된 힘을 보여주기 위해.

이것이 처용이 포확과 관련된 능력을 역천이라 말한 이유였다.

모두가 처용을 보며 경악을 드러낼 때.

“이봐, 옥황상제.”

-쿠구구!

처용이 신력과 신살자의 힘을 내뿜고는.

“고작 이것이…… 네가 보인 패의 전부라면, 내가 정말 실망할 거야.”

살기가 가득 담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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