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319화 (319/726)

#319화

처용은 옥황상제를 짧게 도발한 이후.

“그 외 알아낸 사실들이 아주 많습니다.”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예를 들자면 천교가 성지에서 제례를 벌인 진짜 이유.”

[단순히 재앙을 일으키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것이냐?]

아테나가 처용을 향해 묻자.

“대격변을 일으키는 것이 진짜 목적이더군요.”

처용의 입에서 또 다른 진실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

옥황상제를 포함한 천교 성좌들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어떻게 대격변을?’

천교의 성좌들이 속으로 놀람을 삼키고 있을 때.

[대격변?]

[그게 무엇인가?]

각 성운의 성좌들이 의문을 표했다.

“지구를 보호하는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처용이 대격변에 대해 설명하자.

[시스템의 균열이 발생했을 때…… 혹시?]

아테나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중얼거리며 입을 열었다.

“천교의 성지에 검은 대지가 퍼졌을 때, 시스템의 균열이 발생했었죠.”

처용이 아테나가 중얼거린 말에 대답하듯 말하자.

[맞다. 그 당시 시스템에 균열이 일어났고 주신들이 수습에 나섰지.]

[각 성운의 주신들이 힘을 합쳐 복구시키긴 했지만, 아직 그때 생겼던 균열이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아테나와 라 등, 각 성운의 주신들이 그 당시를 생각하며 말했다.

“네, 성지의 생명체들을 희생시켜 시스템의 구멍을 낸 것, 그것이 ‘1차’ 대격변입니다.”

주신들의 반응을 살핀 처용이 ‘1차’라는 말을 강조하며 말하자.

[1차? 더 있었다는 뜻인가?]

토르가 눈을 가늘게 좁히며 처용에게 물었다.

“각 성운들의 성지가 자리한 주변에 ‘검은 대지’를 퍼트리고 ‘국가 잠식’을 시작한다.”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토르의 말에 대답하듯 말을 이었다.

“이것이 2차 대격변입니다.”

검은 대지에서 양산되는 마수들이 각 성운들의 성지를 습격하고 초토화시키기 시작한다.

성지가 무너진 영향으로 각 성운의 영향력이 빠르게 줄어든다.

그 사이에 시스템의 균열을 더욱 가속시킨다.

처용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모두 회귀 전 있었던 일들이었다.

[그런 터무니없는 짓거리를!]

[믿을 수가 없군…….]

점점 흘러나오는 진실에 성좌들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처용은.

“그리고 3차 대격변.”

입을 멈추지 않고 말을 계속 이었다.

“성좌들과 헌터들을 흡수하고 완성된 뤼장첸이 다른 성운의 신관들을 잡아먹고 길드를 말살시킨다.”

천교의 인간병기, 폭식마 뤼장첸이 완성되고 각 성운의 신관들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신관들을 잃은 성좌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고 이는 성운의 타격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시스템을 지탱하던 각 성운의 힘이 빠르게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시스템의 장막에 발생한 균열이 순식간에 번져 나갔다.

이것이…… 회귀 전 지구를 지키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였다.

그리고 대격변은 3차가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4차 대격변.”

지구를 멸망시킨 마지막 대격변.

“시스템의 장막이 완전히 무너지고 판데모니움에 주둔하는 악마의 군세가 지구로 침공한다.”

바알의 신관이 된 마녀가 대악마의 성물을 모아 만들어낸 거대한 마법진.

회귀 전 처용은 그것을 저지하지 못했고 결국, 그로 인해 시스템의 장막이 완전히 무너졌다.

그러자 판데모니움과 연결되는 검은 게이트들이 열렸고 악마들의 군세가 지구로 침공했다.

생존자들이 처용의 성지 태룡사로 모여 항전했지만.

‘개 같은 배신자 새끼들……!’

동료라 생각했던 이들의 갑작스러운 배신으로 인해 최후의 성지가 무너졌다.

이것이…… 회귀 전 지구가 무너진 과정이었다.

“지구를 대악마들의 손에 넘겨주는 것, 이것이 놈들의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

처용의 말이 끝나자.

[허…….]

[터무니없을 정도로군…….]

성좌들이 충격적인 진실에 혀를 내두르거나 입을 다물지 못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단 성좌들만이 아닌.

“저 말 사실이야?”

“너도 검은 대지 안으로 들어가 봤잖아. 땅에서 몬스터가 계속-.”

“재앙의 나무, 헌터를 잡아먹는 괴물, 그게 그런 병기였다니…….”

헌터들도 일련의 사건들을 다시 생각하고는 서로 이야기하며 떠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 말 모두 사실인가?]

처용의 말을 듣고 생각하던 미카엘이 처용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명확한 사실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조사하여 얻은 정보를 종합해 내린 ‘결론’입니다.”

[……드러난 진실들을 따져 보니, 네가 한 말들은 사실이겠구나.]

미카엘이 처용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결론을 내렸다.

처용의 말을 그저 헛소리로 듣기엔, 드러난 증거가 너무 많았다.

“적어도 마지막 말만큼은 진실입니다. 놈들이 지구와 성운을 악마들에게 팔아넘기려 한다는 것.”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고는.

“저기 있는 피고들…… 순혈자들이 말이지요.”

피고석에 자리한 천교의 성좌들을 싸늘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리고.

“아, 참고로 이랑진군도 순혈자였습니다.”

다시 시선을 돌려 다른 이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아니지…… 대악마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악신이 된 흉수악신이었죠.”

처용이 했던 말을 정정하며 다시 말하자.

[성좌가 악신이 된 것이…… 대악마들과 관련이 있는 것이냐?]

아테나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러고 보니, 그 부분은 그때 말하지 못했었군요.”

처용이 생각났다는 듯, 말하고는.

“성좌가 자신의 신명을 버리고 새로 신명을 얻는 방법.”

목소리를 낮게 내리며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처용의 말에 다시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이전 세계 헌터 회의에서 이랑진군은 악신으로 판명이 났었다.

어떻게 성좌가 자신의 신명을 버리고 악신이 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 당시에 일어났었던 난장판 때문에 처용이 차마 말하지 못했었다.

“‘가장 위대한 자’에게 대가리를 조아리고 충성을 맹세하면 됩니다.”

처용의 말이 울리자.

[……뭐라고?]

[가장 위대한 자?]

성좌들이 처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 중얼거렸다.

“네, 순혈신교와 마인들을 추적하면서 알아낸 사실입니다.”

[제대로 설명해라, ‘가장 위대한 자’가 무엇이냐?]

처용의 말에 야훼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반응을 보였다.

[고작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 신명을 새로 내린다? 태초신의 대리자인 나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야훼는 태초신의 대리자.

어찌 보면 이 자리에 있는 신격들 중, 가장 높은 성좌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야훼조차 다른 성좌의 신명을 지우고 새로 신명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다른 주신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들 위에 군림하는 주신들도 불가능한 일.

하지만.

“가능합니다.”

처용은 ‘가장 위대한 자’라는 존재만은 가능하다 말하고 있었다.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가능합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군! 그건 불가능하다!]

야훼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강하게 말하자.

“두 눈으로 증거를 직접 보고도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네놈들 전부 ‘그분’을 위한 제물이 되어 줘야겠다.”

이전 세계 헌터 회의 당시 이랑진군이 했었던 말을 언급했다.

“여기서 흉수악신이 말한 ‘그분’ 이 ‘가장 위대한 자’일 겁니다.”

신력이 강력한 마기로 바뀌었고 대악마처럼 모습이 바뀐 이랑진군.

아직도 믿어지지 않지만, 이랑진군의 신명이 흉수악신으로 바뀐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악신이 된 그가 천교의 주신인 옥황상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충성하는 모습까지 보인 상황.

[그렇군, 그때 그놈이 그렇게 말했었지.]

[신력도 악마들처럼 마기로 변했었소.]

성좌들이 처용의 말을 듣고 서로 이야기하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네놈들 모두 ‘그분’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에덴의 대천사 중 하나, 우리엘이 입을 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흉수악신을 심문할 때, 놈이 했었던 말입니다.]

에덴의 감옥, 광휘의 나락에 수감되어 고문을 받고 있는 흉수악신.

우리엘의 방금 말은 그녀가 흉수악신을 심문할 때 겨우 들은 한 마디였다.

[너는 흉수악신이 말한 ‘그분’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것이냐?]

“정확히는 모릅니다. 저 역시 추정만 할 뿐…….”

처용이 우리엘의 질문에 대답하며 말을 이었다.

“그분이 대악마를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강력한 힘을 가진 누군가를 뜻하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악을 따르는 이들인 순혈자들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구나.]

아테나가 처용의 말을 이어 말하듯 말하자.

“맞습니다.”

처용이 아테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언제 어떻게 우리의 뒤통수를 치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지 모르는 배신자들이니까요.”

처용의 말이 울리자.

[심각하군……!]

[성좌로서 자존심도 없는 것인가? 악에게 충성하다니!]

성좌들이 심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금, 이 재판에 참석한 이들 중, 순혈자가 있을 수도 있겠군.]

토르가 매서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으르렁거리듯 낮게 말했다.

그는 비겁한 짓을 용납하지 않는 우직한 성향의 전사였다.

토르의 말이 울리자.

[좋지 않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실시간으로 놈들에게 정보가 전해지고 있겠군.]

그와 비슷한 성향을 지닌 성좌들이 주변을 경계하듯 둘러보며 말했다.

내부에 숨어 있는 스파이, 순혈자 때문에 좋지 않은 분위기가 흐르자.

“으음…… 그렇다면, 재판에 참석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가벼운 사상 검증부터 해볼까요?”

처용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사상 검증?]

[무슨 소리냐?]

성좌들이 처용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처용은 성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잠시 침묵하고는.

“나는 악마들에게 몸과 마음을 바쳐 대가리를 조아리고 새로 신명을 하사받은 순혈자다.”

작게 미소를 띠며 도발하듯 입을 열었다.

“자수 좀 해보십시오.”

처용의 말에 성좌들이 의문을 표하며 침묵했고.

“이 자리에 순혈자가 있다면 나와서 해명 좀 하란 말입니다.”

처용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바알의 발바닥을 핥아야 순혈자가 될 수 있다고도 하던데…….”

처용의 입에서 순혈자의 명성을 더럽히고 모욕하는 말이 계속 흘러나왔다.

지금 처용이 벌이는 짓은 이른바 ‘낚시’였다.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고결하다 믿는 자존심 강한 신격들.

자존심과 자만심만이 전부인 그들이 지금 처용이 저지르는 모욕을 그냥 참고 넘어갈 리가 없었다.

“나와서 무슨 말이라도 해 봐라, 대악마의 발바닥이 무슨 맛인지는 별로…… 알고 싶진 않지만.”

솔직히 속으로는 이런 유치한 장난에 성좌가 낚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굳이 낚이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순혈자의 이미지를 진창으로 만들어 버리는 게 중요했으니까.

그때.

[이 쓰레기 같은 하계종이! 감히-!]

누군가가 처용을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그 간악한 혓바닥으로 감히 고귀한 자들을 더럽히는 것이냐!]

고함이 들려온 방향은 아스가르드 신들이 있는 방향이었다.

고함이 들려온 방향으로 처용이 시선을 돌리자, 얼굴이 벌게진 성좌 하나가 눈에 보였다.

처용은 잠시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는.

‘……진짜 병신인가?’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황당한 감정을 숨겼다.

설마, 이런 유치한 장난에 정말로 낚이는 병신(病神)이 있을 줄은 몰랐다.

잠시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낸 처용은.

“너 순혈자냐?”

자신에게 고함을 내지른 성좌를 향해 눈을 치켜뜨며 물었다.

[감히! 신에게 질문하는-!]

고함을 내지른 성좌가 분노를 표하자.

“너 순혈자냐고 지금 묻잖아? 대답해라.”

처용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잘라 버리며 다시 물었다.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고함을 지른 성좌에게 쏠렸다.

[……!]

시선이 쏠리자, 고함을 지른 성좌가 잠시 멈칫하고는.

[나, 나는 고귀한 사명을 지닌 순혈자다!]

다른 이들을 향해 호소하듯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저 간악한 하계종의 말은 듣지 마라! 모두 거짓이다! 거짓이란 말이다!]

순혈자는 고결한 이들을 뜻하는 말이다.

지금 처용이 한 말은 모두 거짓이다.

모습을 드러낸 순혈자가 다른 성좌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네놈들이 말하는 고귀한 사명이 대악마에게 충성하고 성운을 배신하는 거냐?”

처용이 낮게 일렁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결한 이들이 순혈자라 하는데, 다른 성좌들은 고결하지 않고 더럽다는 뜻인가?”

[그 입 다물어라 하계종!]

“대악마의 발바닥이나 핥는 놈들이 스스로 고결하다 말하는 게 기가 차는군.”

[닥치란 말이다!!]

거세게 몰아치는 처용의 비판에 순혈자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소리치자.

“그럼 지금까지 밝혀진 ‘진실’에 똑바로 반박해 보든가 이 개새끼야!!”

-우우웅!

처용이 신력과 신살자의 힘을 섞어 소리쳤다.

[이, 변종 놈이!]

순혈자가 처용을 향해 목소리를 더 높이려는 순간.

[바록.]

토르의 입에서 낮고 굵은 목소리가 울렸다.

[네놈이 정녕 순혈자인가?]

적대심 가득한 토르의 말이 울리자.

[토, 토르! 저 하계종의 말은 거짓이다!]

모습을 드러낸 순혈자, 바록이 당황하며 소리쳤다.

[그럼 지금까지 순혈자가 벌인 짓거리에 변명이라도 해 봐라.]

토르가 지금까지 일어났던 ‘진실’들을 다시 언급하며 강하게 묻자.

[그, 그건……!]

바록이 당황하며 말을 흐렸다.

그는 처용의 모욕에 참지 못해 나선 듯 보였지만.

[사, 사실이 아니다!]

토르의 말에는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사실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아버지.]

바록에게서 시선을 돌린 토르가 아스가르드의 주신, 오딘을 보며 말하자.

[……궁니르여.]

-콰쾅!

오딘이 신물, 궁니르를 소환하여 바록을 향해 던졌다.

[커헉!?]

궁니르에 가슴을 꿰뚫린 바록이 침음을 흘렸고.

[네놈은 이 재판 이후에 내가 직접 심문할 것이다!]

오딘이 바록을 향해 소리치듯 말했다.

-파아아…….

궁니르에서 흘러나온 신력이 바록을 감싸고는 사라졌다.

모습을 드러낸 순혈자가 재판장에서 추방당하자.

“큭, 요즘 성좌들의 비밀단체는 대가리가 깡통인 놈들만 뽑나 봐?”

처용이 입을 열며 비웃음을 자아내고는.

“안 그래? ‘순혈자’ 옥황상제.”

옥황상제를 응시하며 말했다.

[더 볼 것도 없군!]

[당장 저 배신자들을 심판해야 한다!]

각 성운의 성좌들이 천교를 맹렬히 비난하며 소리쳤다.

그때.

[허…… 허허허.]

옥황상제의 입에서 실소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런 우매하고 멍청한 놈들.]

다른 성운의 성좌들을 매섭게 노려보며 읊조리듯 말했다.

[그래, 저 하계종의 말은 모두 사실이다. 그래서 어쩔 텐가?]

옥황상제가 작은 비웃음을 흘리며 말하자.

[상제!]

[어찌 이리 뻔뻔한-!]

성좌들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크흐흐…….]

옥황상제는 그 모습들을 다시 한번 비웃어 보이고는.

[짐이! 이 천황이!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줄 알았느냐!?]

-우우웅!

격렬한 신력을 내뿜으며 분노를 내질렀다.

그러자.

-쿠구구!

재판장 전체가 지진이 들이닥친 듯, 흔들리기 시작했고.

-우우웅!

하늘 위로 거대한 푸른 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감히! 나 천황을 모욕한 대가를-!]

옥황상제가 격노를 내지르며 준비된 ‘하늘 관문’을 활성화시킨 순간.

“본색을 드러낼 거면 좀 빨리빨리 해라, 이 빌어먹을 새끼야.”

-파지직!

처용이 재판장 중앙에 번개처럼 나타나며 말했다.

동시에.

“지금까지 말만 하느라, 지루해 죽는 줄 알았거든.”

마치 준비운동을 하듯, 손아귀를 풀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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