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287화 (287/726)

#287화

“폭식마와 마인들의 함정이라…….”

처용이 잭키가 사라진 자리를 보며 중얼거렸다.

“놈들의 목표가 나란 말이지?”

조금 전 잭키가 전달해주었던 정보.

-당신을 노리는 함정입니다.

옥황상제의 신관인 뤼장첸과 마인들이 협력하여 자신을 노린다는 정보를 주었다.

사실…… 어느 정도 납득, 아니 예상한 부분이기는 했었다.

회귀 전.

-수호신의 신력! 나의 것이다!

폭식마가 죽기 전까지 집요하게 노렸던 대상이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차라리 잘 되었군.’

처용은 오히려 좋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뤼장첸이 회귀 전처럼 자신을 노린다?

그건 처용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천교에 저지른 모든 테러가 바로 폭식마를 처리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게다가 천교에 행한 테러 외에도 뤼장첸을 죽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갖추었다.

그리고 이제 폭식마를 잡기 위한 또 다른 준비를 갖출 시간이었다.

“과장님, 타친핑과 양천이 수감된 WHU 사무국이 어디입니까?”

처용이 라이센스를 활성화하며 태민에게 연락을 취하자.

-동방불패 길드가 자리한 상하이 지부입니다.

태민에게서 곧장 답변이 들려왔다.

“그쪽에 연락 한 통만 넣어주세요. 제가 바로 찾아갈 거라고.”

-예? 거길 왜…… 일단, 알겠습니다.

태민은 처용의 말에 의문을 표했지만, 곧장 부탁을 들어주었다.

-우우웅.

연락을 끊은 처용이 곧장 게이트를 열고 성역, 태룡전으로 향했다.

그곳에 보관된 물건 중 필요한 것들을 챙겨야 했으니까.

그간 정리한 것들을 모두 챙긴 처용은 즉시 상하이로 향했다.

남은 일주일 동안, 위태롭게 겨우 서 있는 천교를 완전히 무너뜨려야 했다.

아니, 그냥 무너뜨리는 정도가 아닌, 두 번 다시 지구에서 나타나지 않도록 완전히 멸(滅)하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

중국 상하이 지부의 WHU 사무국.

갑작스럽게 전해진 연락 한 통과 동시에 처용이 방문하자.

“어서 오십시오.”

스미스가 서둘러 처용을 국장실로 맞이했다.

“연락을 주신지 겨우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조금 전, 한국으로부터 처용이 사무국에 방문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긴 했었다.

한국과 중국이 서로 가깝긴 해도, 곧장 바로 올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처용이 연락을 전달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도착한 상황.

아무리 빠르게 이동하는 스킬이 있다고 해도, 과연 이게 가능한지가 의문이었다.

“일주일 뒤에 성운 재판이 열리는 건 알고 계시죠?”

처용은 스미스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성운 재판에 대해 물었다.

“저희도 불과 조금 전에 연락받았습니다.”

스미스가 거대 성운의 길드장들이 성운으로부터 전달받은 지시를 떠올리며 답했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놈들이 입을 열지 않고 있죠?”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묻자.

“네, 타친핑을 제외하고는 모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스미스가 처용의 말을 바로 이해하고는 답했다.

지금 WHU 상하이 지부 사무국에는 천교의 S급 헌터들이 수감되어 있었다.

이번에 벌어진 일에 대한 취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폭로자인 타친핑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말을 못 하고 있었다.

그 어떤 질문에도 그저 하늘을 응시하며 불안한 눈빛으로 침묵할 뿐이었다.

마치 말을 하면 성좌에게 살해당한다는 듯한 분위기였다.

“천교 부길드장의 말만으로는 모든 걸 확정 지을 순 없습니다. 증거도 부족하고…….”

무려 거대 성운들이 엮인 대사건이니만큼, 이번 일에 대한 조사는 신중해야 했다.

타친핑이 아는 것을 모두 말했지만, 그의 말만으로 모든 정황을 파악하기란 힘들었다.

무엇보다 부길드장인 타친핑이라 해서 모든 것을 아는 건 아니었다.

다른 S급 헌터, 양천은 무언가를 아는 눈치였지만,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말할 수 없는 처지였다.

스미스가 작금의 상황을 설명하자.

“두 가지,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처용이 오른손을 들어 검지와 중지를 펴 보이고는 작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우선 첫 번째, 영체석을 모두 찾았습니다.”

“아, 다행입니다. 조금 전 올림포스로부터 연락도 받았습니다.”

스미스가 제시카로부터 받은 연락을 떠올리며 말했다.

처용이 영체석을 수색한 결과 100여 개의 영체석을 확보했다는 것.

그 영체석들 중 다른 거대 성운 소속의 영체석을 올림포스가 받아 각 성운에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탁.

처용의 말과 동시에 스미스 앞에 서류 하나가 놓였다.

“영체석을 수색하면서 찾은 새로운 증거.”

“이건……?”

-촤라락.

스미스가 처용이 건넨 서류를 빠르게 살피고는.

“이, 이…… 이게 무슨!?”

눈을 점점 키우며 경악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은.

“성좌들만 희생된 게 아닙니다. 이 사건.”

-탁.

스미스의 앞에 프로토타입 스킬석을 놓으며 말을 이었다.

-탓. 촤락. 촤락.

처용이 건넨 스킬석을 집어 든 스미스가 서류와 스킬석을 번갈아 살펴봤다.

그리고.

“엠마, 국장실로.”

헌터 라이센스를 활성화하며 누군가를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스미스의 부름에 30대 정도로 보이는 금발의 여성이 국장실로 들어왔다.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까?”

처용이 눈을 가늘게 뜨며 스미스를 향해 묻자.

“저와 15년을 함께 한 친구입니다. 신뢰가 남다르니, 문제없습니다.”

스미스가 믿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강하게 말했다.

“이렇게 인사드리는 건 처음이군요. 엠마라고 합니다.”

스미스가 부른 여성, 엠마는 자신을 WHU의 총괄 비서라 소개했다.

처용 역시 엠마를 보며 조금 익숙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녀를 어디에서 마주했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이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 헌터 회의에서도.

얼마 전, 상하이에서 열린 긴급 세계 헌터 회의에서도.

항상 스미스 옆을 지키고 서 있던 여성이었다.

스미스가 처용에게서 건네받은 서류와 스킬석을 엠마에게 보여주며 조금 전 있었던 일을 말하자.

“바로 살펴보죠. 스캔 디텍팅.”

엠마가 바로 스킬석을 향해 감정 스킬을 사용했고 동시에 서류를 살폈다.

‘레벨은 147, 클래스는 하이 디텍터, 감정과 탐지 계열인가?’

처용이 엠마를 통찰의 눈으로 살펴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엠마가 감정을 시작하고 1분가량 지나자.

“서류의 내용은 사실로 보입니다. 헌터를…… 희생해서 만든 스킬석입니다.”

줄곧 무표정을 보이던 엠마가 눈을 감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사실을 확인한 스미스가 참담한 표정을 짓자.

“무엇 때문이긴요. 저 위에 있는 양반들이 시켰으니까.”

마치 하늘 위를 가리키듯, 검지를 세워 보인 처용이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잘난 천교의 성좌 놈들이 까라는데, 까야지 뭐 어쩝니까?”

“…….”

신성모독이 담긴 처용의 말에 스미스와 엠마의 표정이 멍해졌다.

세계 헌터 회의 때부터 여러 번 본 모습이지만, 도무지 익숙해 지지가 않았다.

“크흠,! 하지만, 그들은 성운……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헛기침을 한 스미스가 조심스럽게 성운을 언급하며 말했다.

처용의 말은 사실이었다.

다른 거대 성운의 성좌들을 잡아들이고 끔찍한 실험을 자행한 것은 천교였다.

하지만, 인간이 어찌 신에게 맞설 수 있으리라.

WHU는 그저 성운 재판 전까지 명목상으로만 조사를 진행할 뿐이었다.

신에 의해 입이 막힌 천교의 헌터들을 어찌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나한테는 상관없죠.”

처용은 성좌와 성운의 압박이 통하지 않는 존재였다.

그는 천교의 주신인 옥황상제를 똑바로 마주하면서도.

-그 ‘재판’의 피고는 네놈으로 바뀌었어. 알아들어?

전혀 물러서지 않고 천교의 주신이 저지른 범죄를 비난했다.

평범한 인간, 아니 다른 신관들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처용이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행동.

“나한테 맡기시죠. 내가 입을 열게 만들어 줄 테니까.”

처용은 스미스에게 WHU에 연행된 S급 헌터들을 자신이 만나보겠다 말했다.

애초에 이것이 처용이 사무국에 방문한 이유였다.

“그, 고문이라던가….”

스미스가 혹시나 싶어 물었지만.

“그럴 리가요.”

처용이 작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저…… 그들이 모르던 진실을 말해 줄 뿐입니다.”

“…….”

스미스가 처용의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엠마가 안내해 줄 것입니다.”

엠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스미스는 이번 기회에 엠마를 통해 처용을 관찰할 생각이었다.

“제가 동행해도 괜찮을지요?”

엠마 역시 스미스의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처용을 향해 물었다.

“그러시죠.”

처용은 엠마의 말에 크게 상관없다는 듯, 대답했다.

아니, 처용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상황이군.’

이번의 일이 알려진다 해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가시죠.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엠마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서 나가자 처용이 그 뒤를 따랐다.

처용이 엠마를 따라 나가자.

“알 수가 없군.”

스미스가 처용이 나간 자리를 보며 중얼거리듯 읊조렸다.

한국의 두 번째 S급 헌터.

혈선…… 아니 신법의 대신이라는 강력한 신의 신관.

지구에서 최초로 신격에 오른 인간.

지구에서 최초로 성좌를 폭행한 인간.

단신으로 신의 성지를 박살 낼 정도로 아주 강력한 인간.

그리고…… 과거가 베일에 싸여 있는 인간.

처용은 그저 전설처럼 그간의 업적(?)만이 있을 뿐, 뭐 하나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는 이였다.

언뜻 보면, 거침없이 정의를 실현하는 이와 같았지만, 분명 무언가가 달랐다.

당장 정의롭다고 여겨지는 성자와 커맨더랑 비교해 보아도 확연히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대악마와 협력하는 놈들과 인류의 미래를 논하면 그 미래가 참 잘도 굴러가겠다!

세계 헌터 회의 당시 처용이 외쳤던 말.

마인과 악마에 관해서는 확 전달될 정도로 엄청난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처용을 선과 악, 두 개만 놓고 따져봤을 때.

스미스가 개인적으로 판단한 결과 처용은 ‘선’이 맞았다.

처용이 과격하다고는 해도, 그는 분명 불의와 악을 상대로 최전선에 서서 맞서 싸우는 이였다.

최근에 일어났었던, 신의 검객 길드의 데미갓 프로젝트 사건.

이자나기 성운 성좌들에 의해 희생당할 뻔한 성자를 구한 것도 처용이었다.

당장 검은 대지만 해도 처용이 나서서 사전 정찰을 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간의 행적만 대충 나열해 봐도 처용의 업적은 상당했다.

그리고 솔직히…… WHU라는 인류를 대표하는 기관의 총장으로서 처용은 나름 희망이었다.

인간은 성좌에게 맞서거나 반항할 수 없다.

이번 사건만 해도 천교라는 아주 거대한 성운에 의해 인간은 아무것도 못 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처용만큼은 달랐다.

그는 천교의 주신인 옥황상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었다.

신이 인류에게 불공정한 짓을 저지르면 처용은 그것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응징할 수 있었다.

인류에게 있어 유일하게 신이라는 절대자들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

문제는.

‘한처용이 폭주한다면?’

처용이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다면, 막을 방법이 없었다.

당장 커맨더가 폭주한 것만 봐도, 하나의 국가가 지구에서 사라진 결과를 초래했다.

스미스는 처용의 폭주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분명한 사실은, 유례없는 대재앙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처용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필수였다.

***

-화르르륵! 우득! 우지직!

화마에 휩싸여 불타오르는 거대한 저택.

-전부 죽여라!

-단 한 사람도 살려두지 마라!

불타오르는 저택을 감싼 채, 사람들을 학살하는 병기들.

그리고.

-레나, 반드시 살아남거라!

연합에게서 탈취한, 단 한 명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전이 장치.

그곳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 르블랑 가의 가주, 에드워드.

그 뒤에 서로를 껴안으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까지.

-화아아!

전이 장치에 빛이 뿜어져 나오고.

-푸화아아아!

강렬한 화마가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을 집어삼킨 순간!

“으아아아-!”

마녀가 눈을 부릅뜨고는 괴성을 지르며 일어났다.

동시에.

“으……!”

온몸에서 느껴지는 격통과 머리를 울리는 두통이 몰아쳤다.

“젠…… 장.”

인상을 찌푸리며 읊조린 마녀가 주변을 둘러보자.

“닥터의…… 병실이군.”

익숙한 형태의 새하얀 병실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있는 장소는 닥터의 스킬인 백병원이었다.

“어떻게?”

마녀는 왜 자신이 백병원에 있는지 조금 의문이 들었다.

분명.

-네년도 먹어 치워 주마!

완전히 광기에 잠식된 오거에게 당해 기절했었으니까.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건만, 자신을 살아 있었다.

마녀가 의문을 가질 때.

-……!

-……그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목소리를 들은 마녀는 다시 침상에 눕고는 눈을 감았다.

잠시 뒤.

-위이잉.

병실 문이 열리며 점점 다가오던 두 명의 발소리가 들렸다.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건가?”

잭이 닥터를 향해 묻자.

“저를 포함해 살아남은 네 명 중 가장 상태가 심각했다고요? 게다가 폭주한 오거의 공격까지-.”

닥터가 손에 들린 차트를 바라보며 답했다.

“다음 계획 준비 전까지-.”

“아마 그 전에 일어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리고-.”

잭의 말에 닥터가 답하는 형식으로 몇 번 말이 오가더니.

“깨어나면 즉시 말하게, 그 망할 역천군주와 악몽이라는 것에 대해 물어야 하니.”

마지막 말을 건네고는 잭이 병실을 나갔다.

병실 문이 닫히자.

“본인 일이나 똑바로 좀 하지…… 안 그래 레나?”

닥터가 한숨을 쉬고는 마녀를 향해 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그 역시 병실을 나갔다.

모두가 사라지고 마녀 혼자 남자.

“제이크 로스차일드……!”

마녀가 조금 전까지 있었던 의회주 ‘잭’을 떠올리며 읊조렸다.

“우리 가문을 불태우고 학살을 주도한 놈이! 네놈이었어!”

힘없이 도망만 다니다가 결국, 악마에게 손을 빌렸던 과거의 자신.

그런 자신의 과거가 악몽에 의해 재현되었다.

문제는…… 구현된 과거 속에 역천군주가 난입한 것.

그는 과거의 자신처럼 도망가는 것이 아닌, 연합에 정면으로 맞서며 판을 뒤집어 엎어버렸다.

그 덕분에…… 보지 못했던 과거의 이면을 알아챌 수 있었다.

다만.

“도대체 정체가 뭐냐…… 역천군주.”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 중 가장 의문인 것은.

-어떻게든 살아남아, 더는 악마 새끼들한테 이용당하지는 말고.

악몽이 구현한, 미래의 자신으로 보이는 여성.

-너는…… 나처럼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마라.

그녀는 분명 처용이 두려워하는 적으로 구현되었다고 했었다.

처용이 두려워하는 것이 미래의 자신이다?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도대체가……?”

마녀가 차분히 생각을 정리할 때.

[……이식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권능, 리딩 브레인(Reading Brain)이 생성됩니다.]

[아직 권능에 대한 ‘격’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권능을 활성화할 신력이 부족합니다.]

[능력의 일부분만 활성화됩니다.]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동시에.

-스스스.

두통이 지끈했던 머리가 차분하게 가라앉고 복잡하게 엉켜 있던 정보들이 차곡차곡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권능 활성화에 필요한 신력을 대체합니다.]

[태초의 그릇이 미세하게 깨어납니다]

새로운 시스템 창이 울렸다.

“……뭐?”

마녀의 시선이 시스템에 고정되었고 의문을 자아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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