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화
검은 대지 정화 작전이 끝나고 이틀이 지났을 무렵.
“이번 일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성운 재판을 연다고 하시더군요.”
제시카가 처용의 성지로 찾아와 소식을 전했다.
올림포스의 주신, 아테나와 다른 성운의 주신들이 의논한 결과.
끔찍한 실험을 자행한 천교에 대해 공식적인 신들의 재판이 열리게 되었다.
“당장 천교를 향해 전쟁을 선포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제시카의 말을 들은 처용이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
성운 재판.
별들의 의회처럼 각 성운들이 모여 의논하는 자리였다.
다만, 별들의 의회가 성운들끼리의 정치와 거래를 위한 자리였다면.
성운 재판은 크나큰 범죄를 저지른 성운에게 심판을 내리는 자리였다.
“사실…… 아테나 님께서도 전쟁을 생각하셨습니다.”
검은 대지에서 발견된 영체석.
제시카가 그것을 살펴보고 그 정체를 파악했을 때.
-이…… 이것들이 감히! 당장 신군을 소집해라!
아테나의 격렬한 분노가 올림포스 전체에 울렸었다.
당장이라도 전쟁을 벌일 듯한 분위기였다.
“영체석의 주인은…… 노래와 음악의 신이신 판(Pan)님이셨습니다.”
제시카의 말이 끝나자.
“나랑…… 디오니소스, 헤르메스, 모두가 좋아하던 신이었어.”
옆에 있던 메리가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 말하는 이는 메리가 아닌, 행운의 여신 티케였다.
그녀는 판이라는 신이 아테나와 같은 2세대 성좌들과 많은 친분이 있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올림포스 소속 노래와 음악의 신인 판.
그는 제우스의 실종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올림포스를 잠시 떠나 있었다.
그 후 아테나가 올림포스의 주권을 완전히 장악하자 판에게서 곧 돌아가겠다는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소식이 끊긴 게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렇게 되었을 줄은…….”
메리의 목소리를 빌린 티케가 슬픔이 담긴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생각보다 천교에게 당한 성좌들이 많더군요.”
티케의 말을 들은 처용이 굳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틀 동안 찾은 것들 중 일부입니다.”
-화아아!
처용이 테이블 위에 영체석들 중 일부를 꺼내 보였다.
“이게…… 일부라고요?”
제시카가 영체석들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처용이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꺼내 보인 영체석은 열 개 정도.
“이거보다 열 배는 더 있습니다.”
“그런……!”
제시카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리고.
-화아아!
제시카의 옆으로 밝은 빛이 모이더니, 아테나가 나타났고.
-화아!
처용의 뒤로는 여래가 나타나 옆에 자리했다.
“어찌 되었습니까?”
제시카가 아테나를 향해 묻자.
[성운 재판은 일주일 뒤다.]
아테나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동시에.
[혹시…… 선별이 끝났나?]
처용을 향해 물었다.
“곧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아테나의 질문을 알아들은 처용이 짐작하듯 대답한 순간.
-화아아!
또 한 명의 성좌가 나타났다.
새로 나타난 성좌는 다름 아닌 헤르메스.
다만, 평소 웃는 듯한 인상은 모두 사라지고 표정이 굳은 채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헤르메스…….]
아테나가 헤르메스의 분위기를 보고 옅게 인상을 쓰며 묻자.
[하아, 더…… 있었어.]
헤르메스가 탄식 섞인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올림포스 소속 정보와 전령의 신 헤르메스.
방금까지 그는 처용이 모아둔 영체석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영체석 안에 일렁이는 신력을 관찰하고 해당 신력의 주인이 누구인지.
어느 성운의 성좌인지, 언제쯤…… 이런 일을 당한 것인지 등.
정보의 신으로서 권능을 사용해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그 결과, 영체석들의 주인을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문제는.
[세 명을 더 찾았어.]
그 영체석들 중, 판 말고도 희생된 올림포스 성좌가 더 있었다는 점이었다.
헤르메스가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 세 개를 펴며 말하자.
[……!]
아테나의 인상이 일그러지며 표정에서 분노가 드러났다.
“전 신계에 전쟁이 일어나리라 생각했습니다.”
분위기를 살피던 처용이 아테나와 헤르메스를 향해 말했다.
보통 사건도 아닌 성운의 성좌들이 살해당한 사건이었다.
심지어 그냥 살해당한 것도 아닌, 끔찍한 실험을 당하며 살해되었다.
절대 그냥 좌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 역시 지금 당장이라도……! 천교를 쓸어버리고 싶구나.]
아테나가 처용의 말에 눈을 감으며 입을 열었다.
[허나, 주신이라고 하여 내 마음대로, 감정대로 행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올림포스는 아테나가 주신으로 인정받고 분위기가 안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의 안정된 평화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올림포스 안에서도 여려 의견이 갈렸고 다른 성운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해서 나온 결과가 성운 재판이었다. 옥황상제 역시…… 동의했고.]
별들의 의회에서 여러 의견이 오갔고 성운 재판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었다.
아테나의 말이 끝나자.
[이번 성운 재판에서 신법재판소를 요청하더구나.]
여래가 별들의 의회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신법이라는 신명을 가진 여래.
아직도 그를 혈선이라 하며 증오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신법재판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수락하셨군요.”
처용이 짐작하듯이 묻자.
[그래.]
여래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일주일…… 일주일 뒤에 열리는 성운 재판이라…….”
처용이 짐작하듯, 중얼거리며 말하자.
“이번 성운 재판은 세계 헌터 회의처럼 진행된다고 합니다.”
제시카가 처용을 향해 말했다.
단순히 신들만이 참석하는 재판이 아닌, 그 신의 세력들 모두가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흠, 준비할 게 많겠네요.”
처용이 제시카의 말을 듣고 무언가를 생각하며 말하자.
“저희가 할 건, 참관밖에 없지 않습니까?”
제시카가 처용을 향해 의문을 던졌다.
무려 하나의 성운을 향한 신들의 재판이었다.
인간인 이들은 그저 상황을 지켜보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가능했다.
하지만.
“영체석을 수색하면서, 이런 걸 찾았거든요.”
-탁.
처용이 제시카와 아테나 앞에 서류 하나를 던지며 말했다.
“이건?”
제시카가 서류를 들고 하나하나 넘기며 살펴보았다.
그리고 서류를 살피던 제시카의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비단 제시카만이 아닌.
[……!]
아테나 역시 표정이 점점 굳어졌고.
[이, 이게, 가능하다고!?]
헤르메스가 경악을 드러냈다.
처용이 건넨 서류는 다름 아닌.
[프로젝트 : 이터]
왜 천교가 영체석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드러나 있는 서류였다.
“천교는 성좌만 잡아서 이렇게 만든 게 아닙니다.”
-탁.
처용이 테이블 위로 푸른 문자가 새겨진 돌 조각을 올려놓았다.
“……스킬석?”
제시카가 익숙한 모양의 돌 조각을 보며 중얼거리자.
“한 번 감정해 봐, 그럼 이게 뭔지 알 테니까.”
처용이 메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알았어, 뷰어 포스.”
메리가 처용의 말에 감정 스킬을 사용하며 스킬석을 관찰했다.
그리고.
“어…… 어어, 어.”
메리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고 뭐라 말하기 힘든 듯, 입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메리가 감정한 스킬석은 다름 아닌, 천교가 헌터를 생체 실험하여 만들어낸 인공적인 스킬석이었다.
“오, 오버로드! 이, 이게?”
메리가 처용을 향해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촤라락.
처용이 프로젝트 이터와 관련된 새로운 서류를 꺼내고는.
-탁탁.
마치, 보라는 듯 손으로 두드리며 넘겼다.
-탓.
메리가 재빨리 처용이 건넨 서류와 스킬석을 번갈아 바라봤다.
지금 메리가 바라보는 서류에는.
[이름 : 량메이]
[클래스 : 파이어 워리어]
[특징 : 화염 스킬이 주력인 근접 클래스.]
[실험 결과 : 추출 성공.]
[주력 스킬 중 하나인 ‘화염 채찍’을 성공적으로 추출…….]
실험당한 헌터의 명단과 그 정보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메리가 다시 시선을 돌려 스킬석을 바라보자.
[프로토타입 스킬석 / ??]
-스킬 ‘화염 채찍’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실험의 결과물에 대한 정보가 다시 나타났다.
몇 번 더 서류와 스킬석을 관찰한 메리는.
“이 실험을 벌인 이유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곧 ‘프로젝트 : 이터’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챘다.
“정답이다.”
처용이 메리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메리?”
제시카가 메리를 향해 궁금한 듯 묻자.
“……상황판.”
감정을 마치고 생각을 정리한 메리가 상황판을 소환하고는 설명을 시작했다.
천교가 ‘프로젝트 : 이터’를 계획한 이유.
스킬석의 정체 등등, 자신의 생각을 모두 이야기했다.
그리고.
“넌, ‘이터’가 누구인지 알고 있지?”
말을 마친 메리가 처용을 향해 진지하게 물었다.
모두의 시선이 처용에게 집중될 때.
“이렇게 생긴 놈, 아마 익숙할 거야.”
처용이 속성 마나를 손가락에 모으며 어떤 남자의 얼굴을 그려내었다.
비열하게 웃는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
메리가 처용이 그린 그림 속 남자를 본 순간.
“양천이랑 같이 체르노빌로 갔던 S급 헌터!”
곧장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
“천교가 만들려 하는 이터가 이놈이다. 옥황상제의 신관이기도 하고.”
처용이 뤼장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 년에 영체석 하나, 스킬석 두 개씩을 먹어 치웠더군.”
“그래…… 여기 마지막에 적혀 있어.”
메리가 처용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프로젝트 이터…… 인간병기…… 무언가 익숙한데, 으으……!”
머릿속이 복잡한 듯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분명, 무언가 연관이 더 있어 보이는데, 당장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
“데미갓 프로젝트.”
처용이 메리가 떠올리지 못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었다.
“맞아! 그거야! 방법도 비슷하고!”
-짝!
메리가 박수를 치며 자리를 박차 일어나고는 소리쳤다.
“이거와 연관된 중국의 고위 관료들도 과거 연합 소속이었어! 또…….”
마치, 머릿속에 나열된 퍼즐이 맞추어지는 듯, 그간 조사한 정보들이 합쳐지기 시작했다.
이전 처용이 건네주었던 서류로 인해 조사를 시작했었던 세계 가문 연합.
그 연합에는 지금 시기에 천교의 고위 관료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이번 사건으로 WHU에 연행된 이들.
프로젝트 이터에 대해 알고 그 일을 진행한 이들이었다.
“7년 전 시작된 최초의 데미갓 프로젝트를 여러 곳에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었군.”
처용이 헛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일본, 무라키 가문과 이자나기 성운이 진행한 데미갓 프로젝트.
그리고 중국, 천교가 진행한 프로젝트 : 이터까지.
“이걸로 두 번째…… 앞으로 얼마나 더 있으려나?”
-탁탁.
처용이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고는.
“이번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면, 우선 이놈을 잡아야 합니다.”
아테나와 제시카를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
“옥황상제의 신관을요?”
제시카가 묻자.
“백 퍼센트 사고를 칠 테니까.”
처용이 확실하다는 듯, 강하게 말했다.
“그 오만한 옥황상제가 평화롭게 재판을 받을까? 잘 생각해 보십쇼.”
“그렇군요.”
“일단, 이놈부터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한 처용이 말을 이었다.
“이번 재판이 끝나고 로스차일드 가주를 좀 만나고 싶은데.”
제시카를 보며 본론을 이야기했다.
“가주님을요?”
“묻고 싶은 말고 많고 확인해 봐야 할 것들도 있고…….”
“으음…….”
처용의 요구에 제시카가 곤란하다는 듯 침음을 흘렸다.
로스차일드의 일원인 제시카가 가주에게 연락은 취할 순 있었다.
하지만 만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었다.
제시카라고 해도, 가주를 만나고 싶다고 하여 언제든 찾아가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처용의 말을 전했을 때, 가주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때.
“기회일 수도 있어 제시카.”
메리가 제시카를 향해 말을 건네고는.
‘어쩌면…… 오버로드라면 우리가 알아내지 못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귓속말을 보내며 말을 이었다.
메리의 말을 들은 제시카는.
“알겠습니다. 연락을 취해 보겠습니다.”
처용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제시카의 답변에 미소를 지은 처용은.
“선별이 끝난 영체석을 각 성운에 돌려주는 게 좋겠습니다.”
아테나와 헤르메스를 향해 말했다.
[고맙구나, 그들도…… 고마움을 전해줄 것이다.]
처용의 말에 아테나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했다.
“아, 물론 이것들만…… 빼고요.”
아테나의 대답에 처용이 영체석 중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다.
처용의 손에 잡힌 영체석은 천교 소속 성좌가 희생되어 만들어진 영체석이었다.
“성역 깊숙한 곳에 보관해 놓지요.”
[그래, 너라면 그것을 악용할 리가 없겠지.]
아테나의 신뢰 어린 대답에 처용의 인상이 살짝 일그러질 뻔했지만.
“믿어주셔서 감사하군요. 하하.”
곧 미소를 지어 보이며 태연하게 말했다.
영체석을 건네받은 아테나와 헤르메스가 올림포스로 돌아갔고.
“뤼장첸이라는 자에 대해서 저희도 수색해 보겠습니다.”
제시카 역시 뤼장첸 수색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하고는 돌아갔다.
“자, 그럼…….”
처용이 다음 일을 위해 움직이려는 때.
-띠릭. 띠릭.
돌연 라이센스가 울려왔다.
수신자는 태민이었다.
“무슨 일이시죠?”
연락을 받은 처용이 묻자.
-지금, 누군가가 처용 님을 만나겠다며 찾아왔습니다.
태민이 처용에게 용건을 전했다.
“수상한 사람입니까?”
처용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성지로 찾아와 처용을 만나고 싶다는 이들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들 대부분은 별 볼 일 없는 이들.
태민 선에서 모두 정리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태민이 처용에게 연락을 전달한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는 몇 없었다.
이전의 성자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길드의 중요 인물들.
혹은, 방금 처용의 말처럼 수상한 이들이었다.
-제게 종이를 건넸는데, 흑백으로 나누어진 하회탈 가면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건…….
태민이 자신이 건네받은 종이를 펼쳐 보이며 말하자.
“……조커!”
처용은 곧장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맞습니다. 그냥 내보내기에는 조금…… 꺼림칙하더군요.
“입구에 있습니까?”
처용이 진지하게 묻자.
-네, 아직 입구에 있을 겁니다.
태민에게서 대답이 들려왔다.
“제가 직접 가죠.”
처용이 말을 끝내자마자.
-파지직!
순식간에 성지 입구를 향해 나아갔다.
-탓.
처용의 발이 입구에 닿은 순간.
“안에 있었나 보네요?”
셔츠와 청바지 차림인, 평범한 옷을 입은 밋밋한 얼굴의 남자가 말을 건넸다.
처용이 말을 건넨 밋밋한 얼굴의 남자를 잠시 바라보고는.
“분명, ‘지미’라는 이름의……!”
남자의 얼굴이 기억났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읊조렸다.
눈앞의 남자는 악몽 속에서 마주했었던 마인들 중, 온갖 사고를 치던 마인.
지미라는 이름의 B급 마인이었다.
-콰아아!
상대가 마인임을 알아채자 처용이 징벌의 선고를 발동하여 지미를 끌어들였다.
붉은 결계 안에 지미와 처용, 둘만이 자리했다.
“죽고 싶어서 제 발로 찾아왔나?”
처용이 살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자.
“음, 신기한 결계네요.”
지미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관찰하고는 여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아? 제 소개를 먼저 해야겠군요. 역천군주.”
오른손을 배를 향해 접고 고개를 숙이며 처용에게 인사를 전했다.
마치, 연극의 시작을 알리는 배우와 같은 모습이었다.
“섀도우 헌터, ‘단장’이라고 합니다.”
인사를 전한 지미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자신의 진짜 정체를 드러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