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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234화 (234/726)

#234화

언데드가 되어버린 세 마리의 괴수와 마인들이 막 충돌했을 무렵.

-쿠와아아!!

오른쪽에서 100미터에 달하는 바다 괴수보다 더욱 거대한 무언가가 괴성을 지르며 다가왔다.

“썩어 빠진 놈이 목청도 좋네.”

처용이 공중에 떠오르며 다가온 거대한 괴수를 마주했다.

[심연 도깨비 구울]

[등급 : S급 던전보스]

[특징 : 전설로만 전해지는 존재.]

[심연의 바다, 어비스의 가장 깊은 곳을 배회하는 폭군입니다.]

[현재 ‘언데드’화가 진행되어 있습니다.]

[스킬 : 고속 재생, 분해의 마안…….]

날카로운 이빨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는 메기의 머리와 미간에 있는 커다란 외눈.

생선의 비늘 같은 갑각이 둘러진 외피.

오른손에 쥐고 있는, 바다의 바닥을 질질 끌고 있는 거대한 몽둥이까지.

전체적인 모습은 메기의 머리를 한 어인과 비슷했다.

다만 그 크기가 100미터는 가볍게 넘을 정도로 거대할 뿐.

게다가 언데드화의 영향으로 본판 자체가 흉측했던 녀석이 더욱 끔찍하게 변해 있었다.

심연 도깨비가 썩은 피를 줄줄 흘리는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쿠웨에에!!

눈앞의 나타난 처용을 발견하고는 입을 크게 벌리며 괴성을 토해냈다.

-후둑! 후두둑!

길게 찢어지고 살점이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입에서 썩은 핏물과 내장 조각들이 튀어나왔다.

“쯧.”

처용이 인상을 찌푸리고는.

“화염부-작열방패”

-화르륵!

자신의 앞에 화염부 세 장을 회전시키며 둥글고 넓은 화염을 피워냈다.

-화륵! 화르륵!

처용에게 떨어져 내리던 썩은 핏방울과 살점 조각들이 화염을 뚫지 못하고 태워졌다.

처용을 빗겨 간 썩은 피와 살점 조각들은 땅으로 향했고.

-치이이!

마치 독극물처럼 땅을 오염시키며 보랏빛 아지랑이를 피워냈다.

언데드화의 영향으로 생긴 강력한 시독(屍毒)이었다.

그럼에도 처용이 만들어낸 작열 방패는 뚫지 못하고 있었다.

화염이 효과적으로 독과 썩은 살점들을 차단하고 있을 때.

-시이이! 시익!

밧줄처럼 가늘고 긴 무언가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화염을 뚫고 들어왔다.

50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하얀 지렁이처럼 생긴 괴상한 생명체.

그것은 작열 방패를 뚫은 것을 넘어서.

-샤악!

처용의 팔을 휘감고는 머리로 보이는 부분을 십자 모양으로 열었다.

그러자 마치 칠성장어의 입처럼 빼곡하게 들어찬 이빨들이 드러났다.

-콰직!

지렁이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이빨을 세워 처용의 오른팔을 물자.

[육체에 강력한 시독이 퍼집니다.]

[해독하지 못하면 언데드화가 진행됩니다.]

녀석이 문 피부 주변이 보랏빛으로 물들더니, 독이 퍼지기 시작했다.

[선인의 육체가 저항합니다.]

[천독지체의 힘이 시독을 분해, 흡수합니다.]

곧장, 선인의 육체에 깃든 천독지체의 힘이 시독을 분해했다.

-스스스.

보랏빛으로 물들어가던 피부가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왔다.

독을 해독한 처용은 곧장 지렁이처럼 보이는 무언가의 머리를 왼손으로 잡아채며 떼어냈다.

[어비스 패러사이트]

[등급 : A급]

[특징 : 어비스 속 생명체의 육체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기생충.]

[현재 ‘언데드’화가 진행되어 있습니다.]

[스킬 : 시독 감염, 강철 이빨…….]

처용이 기생충을 잡아채자.

-샤악! 샤아악!

마치, 낚시꾼 손에 잡힌 장어처럼 거칠게 날뛰었다.

“화염부-작열장갑”

처용이 화염부 두 장을 소환해 손에 둘렀다.

-치이이!

화염부가 처용의 손에 깃들며 용암처럼 타오르는 새빨간 장갑으로 변했다.

-화르르륵!

손아귀에서 피어오르는 강렬한 화염에 기생충이 순식간에 바싹 마르며 불태워졌다.

처용이 기생충을 처리한 순간.

-후우웅!

심연 도깨비가 오른손에 쥐어진 거대한 몽둥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는.

-부우웅!!

처용을 향해 빠르게 내리쳤다.

“뢰신보.”

-파지직!

처용이 뢰신보를 이용해 그 자리를 벗어났다.

-후욱! 콰콰콰!!

도깨비의 몽둥이가 섬의 지면을 강타하자 지면이 크게 들썩이며 흙이 솟구쳤다.

흙이 처용이 있는 높이까지 솟구친 순간.

“토류부-대지의 손.”

처용은 토류부를 이용해 솟구친 흙들을 뭉쳐 거대한 손 네 개를 만들어냈다.

동시에.

“부여-작열장갑.”

화염부로 왼손에 만들어냈던 작열장갑을 대지의 손으로 옮겼다.

-치이이!

흙이 뭉쳐져 만들어진 거대한 손에 화염이 깃들더니 붉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화산의 손.”

마치 용암이 뭉쳐져 만들어진 듯, 강렬한 열기를 내뿜는 네 개의 손이 처용 주변에 나열되었다.

처용이 왼손을 뻗어 주먹을 쥐자.

-쿠구구!

용암이 뭉쳐져 만들어진 화산의 손들이 주먹을 쥐며 처용 앞에 섰다.

“천마신공-폭렬권(爆裂拳)!”

처용이 천마신공 중 권법의 초식을 발현하자.

-화르륵! 후욱!

화산의 손에 불길이 거세지며 심연 도깨비를 향해 쇄도했다.

-쿠워워!

심연 도깨비가 괴성을 지르며 몽둥이를 움켜쥐고는.

-후욱! 부웅!!

크게 휘두르며 불타오르는 주먹들을 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휘릭! 휘릭!

거대한 몽둥이가 가로질러 오는 순간 화산의 손이 가볍게 방향을 틀며 몽둥이를 피해냈다.

심연 도깨비가 몽둥이를 휘둘러 몸에 빈틈이 생긴 순간!

-슈웅!

화산의 손 두 개가 심연 도깨비의 오른쪽 옆구리를 향해 쇄도했다.

용암처럼 일렁이는 주먹이 심연 도깨비의 옆구리를 강하게 타격하자.

-타앙! 콰아아!!

시원한 타격음과 동시에 화산의 손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크웨웨!

심연 도깨비가 썩인 피를 게워내며 비틀거렸다.

동시에 목표를 완수한 화산의 손 두 개가 처용의 곁으로 돌아왔다.

-치이이.

폭발을 일으킨 탓인지 불길이 꺼졌고 용암이 식어 있었다.

“화염부-작열장갑.”

처용이 다시 화염의 힘을 부여하자.

-치이이!

거대한 손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며 용암처럼 일렁이기 시작했다.

두 개의 손이 에너지를 충전할 때.

-타앙! 콰콰콰!!

다른 두 개의 손이 비틀거리는 심연 도깨비의 오른쪽 다리와 왼쪽 어깨를 가격했다.

-크워워!

심연 도깨비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진 그 순간.

-스릉!

처용이 역천의 절을 굳게 쥐며 심연 도깨비의 머리 부분으로 쇄도했다.

도깨비의 머리, 정확히는 목 부근에 도달한 순간!

‘검성류-봉우리베기!’

강기가 일렁이는 역천의 절을 가로로 크게 휘둘렀다.

-슥.

예리하고 날카로운 절삭음과 동시에 얇은 선이 도깨비의 목에 그어졌다.

그리고.

-쩌저적! 촤아아!

썩은 피를 흩뿌리며 도깨비의 머리가 베어졌다.

거대 괴수의 머리를 단번에 베어버렸기에 처용이 손쉽게 이긴 듯 보였으나.

-후웅!

머리를 잃은 심연 도깨비가 처용을 향해 몽둥이를 내리쳤다.

“칫!”

-파지직!

처용이 혀를 차며 뒤로 물러났다.

그때.

-푸화아아!

도깨비의 잘린 목에서 썩은 핏물이 거세게 튀더니.

-샤아! 샤아아!!

수십 마리의 기생충들이 처용을 향해 쇄도했다.

“화류 태극권-나선방호!”

처용은 마침 충전이 끝난 화산의 손으로 태극을 그리며 기생충들을 모조리 쳐내었다.

-치이이! 화륵! 화르륵!

용암과 불길이 일렁이는 화산의 손에 닿은 기생충들이 모조리 불타며 사그라졌다.

처용이 뒤로 물러난 순간.

-턱!

머리가 잘린 심연 도깨비가 왼손으로 잘려 떨어진 머리를 움켜쥐고는.

-철퍽!

잘린 목에 머리를 박았다.

그러자.

-스멀. 스멀.

잘린 부위의 살점이 꿈틀거리더니 자동으로 이어졌다.

“쯧.”

그 광경을 본 처용이 괴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고는 혀를 찼다.

만약 눈앞에 녀석이 언데드가 아닌 평범한 괴수이거나 다른 특성이 붙었었다면?

방금 머리를 베어버린 것으로 처치했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녀석은 이미 죽은 육체, 언데드로 부활한 상태였다.

생명체가 가진 고유의 약점이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심연 도깨비는 머리가 잘렸는데도 죽지 않았고 머리를 다시 붙였으니까.

“이래서 언데드 만큼은 나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회귀 전에는 언데드가 되어버린 거대 괴수에 의해 정말 많은 저항군이 희생되었었다.

그것이 처용이 마지막 주사위에서 언데드라는 문구를 보고 인상을 구긴 이유였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나타나는 S급 몬스터.

당연히 나타날 몬스터는 바다 괴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마지막 주사위가 하필이면 언데드.

언데드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몸이 완전히 부수어질 때까지 싸우는 성향까지 있었다.

지치지도 않고 살아있는 상대가 죽을 때까지 증오를 불태우며 끊임없이 싸운다.

물론, 파훼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빛 속성이라는 명확한 천적이 있었고 불에도 약한 모습을 보이니까.

수많은 언데드와 싸워본 처용이기에 잘 알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심연 도깨비 역시 처용의 화염 폭발 공격에 유효한 피해를 받았다.

하지만 까다로운 점은 지금 싸우는 언데드의 베이스가 ‘거대 바다 괴수’라는 것.

덩치가 큰 만큼, 단번에 태우거나 정화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머리를 날려버리는 등 치명적인 일격을 가해도, 도로 재생한다는 것 역시 까다롭다.

그리고 거대 괴수가 언데드가 되면 가장 까다로운 점이 하나 더 있었다.

-샤아! 샤아아!

지금도 도깨비의 살점 파편과 입에서 튀어나오는 벌레들.

바로 괴수의 몸속에서 서식하는 언데드 기생충들이었다.

거대 괴수와의 싸움에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 주기적으로 튀어나오는 기생충까지 상대해야 했다.

물려서 잘못 시독에 감염되는 순간 언데드가 되어버리니까.

게다가 S급 몬스터의 몸에 기생하는 벌레답게 놈들의 등급은 A급.

베테랑 헌터들도 기생충들을 함부로 무시할 순 없었다.

본래 기생충들은 던전의 청소부들처럼 ‘중립 생명체’에 속했다.

기생충들은 숙주가 죽으면 같이 죽을 뿐.

괴수의 몸에 서식하는 기생충이 밖으로 튀어나와 헌터를 공격하는 일은 일절 없다.

하지만 숙주가 언데드가 되는 순간…… 놈들은 아주 공격적인 언데드로 변한다.

“……마음에 안 들어.”

처용이 도깨비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흉측하고 위협적인 거대 괴수가 언데드가 되어 더욱 끔찍한 모습으로 변했다.

전투력 또한 더욱 강해지고 위험해졌다.

덤으로 날뛰는 기생충까지…….

거대 괴수가 언데드가 되어 나타나면 공략 난이도가 배는 높아지는 이유였다.

“화염부, 풍운부.”

처용은 양손에 각각 화염부와 풍운부를 세 장씩 만들고는.

“겁화의 해일!”

두 손을 합장하며 도깨비를 향해 화염 폭풍을 쏘아 보냈다.

-크워워!

들이닥치는 화염 폭풍에 도깨비가 고통 섞인 괴성을 토해내며 뒤로 조금 물러났다.

그 틈에 처용 역시 뒤로 물러났고 눈을 돌려 잠시 마인들의 전황을 살폈다.

-이 기생충들은 뭐야!

-야! 나 물렸-!

-해독! 해독이-!

아니나 다를까 괴수의 몸속에서 튀어나온 기생충들로 인해 곤욕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팬텀 클라우드! 사무치는 악령! 포이즈너 팬텀! 다크니스-!”

성물을 움켜쥔 마녀가 속사포처럼 입을 움직이며 스킬을 발현했고.

“네놈들은 뒤로 빠져! 팬텀 월! 가장 앞에 있는 놈부터 견제해! 백병원은 해독을 집중적으로-!”

적재적소에 스킬을 쓰며 피해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주변을 지휘하고 있었다.

마인들답지 않게 나름 팀워크를 보이는가 싶었지만.

“오거! 적당히 때리고 빠져! 네가 이쪽을 도와야-!”

마녀가 오거를 향해 외치자.

“나한테 명령하지 마라!”

오거가 마녀의 말을 무시하며 독자적으로 움직였다.

“이 망할 새끼가! 이런 상황에서 제멋대로-!”

마녀가 오거를 향해 욕을 내뱉고는.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난다!”

빠르게 차선책을 강구하며 오더를 내렸다.

잠시 마인들의 상황을 관찰한 처용은.

‘나름대로 잘 버티는군.’

마인들을 향해 오더를 내리는 마녀를 응시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지막 주사위에서 언데드라는 괴팍한 특성이 붙은 상황.

처용은 마인들의 수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지만, 놈들을 아주 잘 버티고 있었다.

마녀가 최적의 판단을 내리며 마인들을 이끄는 것도 있었지만, 더 큰 활약을 보이는 이가 또 있었다.

“포이즌 클리너.”

닥터가 기생충의 공격에 감염된 마인을 향해 새하얀 마기를 내뿜자.

-스르르.

마인을 감염시키던 시독이 곧장 해독되었다.

마인들 중 유일한 힐러.

감염된 마인들을 즉시 해독하는 닥터의 역할이 너무나도 돋보였다.

‘더 시간 끌어봐야 의미는 없겠군.’

마인들에게서 시선을 돌린 처용이 다시 눈앞의 괴수를 마주했다.

“화염부.”

처용이 이번에 불러낸 화염부는 무려 여덟 장이었다.

여덟 장의 화염부가 처용 앞에 원을 그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화르륵! 콰아아!!

불타오르는 화염의 고리가 점점 영역을 넓혀가더니, 새와 비슷한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봉황진격!”

화염이 뭉쳐져 만들어진 20미터 크기의 봉황이 날개를 크게 피며 도깨비를 향해 돌진했다.

-케에에!

도깨비가 다가오는 봉황을 두 손으로 잡아채 멈춰 세웠다.

처용의 공격이 막힌 듯 보였으나.

-치이이!

도깨비의 양팔이 봉황이 내뿜는 강렬한 열기를 버티지 못하고 타오르기 시작했다.

살점 속에 묻혀 있던 기생충들이 봉황을 향해 튀어 나갔지만.

-타닥! 타다닥!

모두 열기를 버티지 못하고 새까맣게 타버렸다.

불타오르는 봉황이 거칠게 도깨비를 밀어붙이고 있을 때.

“명환부.”

처용이 명환부 여덟 장을 소환하고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화아아!

밝은 빛을 내뿜는 여덟 장의 명환부가 처용의 앞에 둥글게 나열되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지이잉!

빠르게 회전하는 빛의 고리에서 강렬한 빛이 충전되기 시작했다.

그때.

-화르륵! 파아아!

불타오르는 봉황이 여러 갈래의 화염 줄기로 흩어지더니.

-크웨에에!

도깨비의 전신에 달라붙으며 시야를 가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구속했다.

끈질긴 불길에 도깨비가 발이 묶이며 당황한 순간.

“광룡(光龍)의 포효.”

-콰아아!!

처용의 앞에 빠르게 회전하던 빛의 고리에서 강렬한 빛의 광선이 발사되었다.

목표는 아직도 화염을 걷어내지 못하고 묶여있는 도깨비의 상반신, 머리 부분이었다.

이윽고 광선이 도깨비의 머리를 지나가는 순간.

-파사사!

도깨비의 상반신 살점을 모조리 태워버리고 순식간에 뼈만이 남았다.

-쿵!

가슴 윗부분부터 머리까지 백골이 되어버린 도깨비가 무릎을 꿇었다.

-파사사…….

그나마 남아있던 뼈마저 조금씩 금이 가더니 가루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완전히 쓰러지지는 않았고.

-스멀. 스멀.

아직 남아있는 하반신의 살점들이 꿈틀거리더니 마치 재생하듯 상반신 쪽으로 증식하며 올라왔다.

그때.

-스르릉!

처용이 역천의 절을 두 손으로 쥐고 머리 위로 치켜들며 도깨비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검성류 오의!’

-우우웅!

칼날에서 거칠게 솟구치는 강기가 점점 커지더니 10미터를 넘어갔다.

거대해진 강기가 날카롭게 벼려진 순간!

‘단절(斷切)!’

-사악!

처용이 칼날을 아래로 부드럽게 내리그었다.

-키잉!

하늘과 땅을 잇는 투명한 선이 나타났다.

뼈만 남은 도깨비의 두개골부터 썩어 버린 하반신까지 처용이 만들어낸 선이 이어졌다.

그러자.

-촤아아!

도깨비가 깔끔하게 두 쪽으로 쪼개지며 무너져 내렸다.

그 순간.

[‘단독처리’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악몽 속에서 뛰어난 솜씨를 보였습니다.]

[악몽 포인트 100점을 추가로 얻습니다.]

처용의 앞에 시스템 문구가 떠올랐다.

“나쁘지 않네.”

시스템을 본 처용이 예상했다는 듯 무심하게 말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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