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화
추기경은 어떻게든 파도와 빗줄기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려 해 보았지만.
-쏴아아!
쏟아지는 빗줄기가 점점 더 거세지고 파도가 더욱 심하게 범람하기 시작했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로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젠장! 외부 결계를 해제하고 밖에 있는 사제들과 합류한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추기경은 학교 외부에 세운 결계를 해제할 것을 명했다.
지금쯤 이단자들을 학살하는 숭고한 명령을 받은 사제들이 테러를 마치고 밖에 있을 테니까.
밖에 있는 사제들과 힘을 모으면 날씨를 조작하는 스킬쯤은 충분히 뚫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추, 추기경님! 결계가…… 통제되지 않습니다!”
추기경의 명령을 받은 성역의 사제 하나가 결계를 조작해 보고는 급하게 대답했다.
주요 목표인 연아와 윤아를 확보하고 외부의 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결계.
주요 목표를 가두기 위해 설치한 결계가 해제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추기경이 성역의 사제를 다그치며 직접 신성력을 결계에 뿜었다.
본래 추기경의 신성력에 반응해 결계가 해제되어야 했지만.
-쿠우웅!
그들이 설치한 빛의 결계는 오히려 추기경의 신성력을 거부하듯 튕겨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추기경이 당황할 때.
“흐음? 생각보다 별것 아닌데?”
윤아의 옆에 있던 루나가 핏빛 혈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결계는 완전히 장악했어.”
“고마워요. 루나.”
루나의 말에 윤아가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전했다.
추기경과 그를 따르는 배신자들이 작금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뭉쳤을 때.
루나는 뱀파이어들을 결계 외곽 쪽으로 보내며 조심스럽게 혈기를 움직였었다.
루나와 뱀파이어들이 할 일은 결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닌, 결계의 제어권을 빼앗는 것.
즉, 그들이 윤아와 연아를 잡기 위해 만든 덫은 오히려 그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감옥이 되어 버린 셈이었다.
“이! 간악하고 천박한 괴물들이!!”
상황을 파악한 추기경이 혈기를 내뿜는 루나를 보며 이를 갈았다.
그녀가 뿜고 있는 붉은 기운이 결계와 연결된 것이 느껴졌으니까.
아마 다른 뱀파이어들 역시 결계를 오염시키고 있으리라 판단했다.
“젠장 어쩔 수 없다! 대형을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결국, 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추기경은 무리를 해서라도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폭풍우를 뚫고 안전지대로 가면 방법이 생기리라.
그리고 비장의 수단 역시 가지고 있었다.
되도록 쓰고 싶지 않은 수단이었지만…….
이 이상 시간이 지체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니 아직은 아니다.’
추기경은 목에 걸린 목걸이에 손이 가는 것을 멈추고 다시 전장에 집중했다.
추기경과 사제들이 대형을 유지하며 앞으로 전진할 때.
“예고합니다.”
그런 적들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윤아의 입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곧, 거센 파도와 함께 높은 ‘해일’이 몰아칠 예정이니.”
윤아가 싸늘한 미소를 짓고는 말을 이었다.
“흩어지지 않게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윤아의 말이 끝난 순간!
-쿠구구구!
주변의 물이 높게 솟구치기 시작했다.
“파도가 온다!”
“모두 대비해!”
10M가 넘어가는 파도가 덮쳐들자 교단의 헌터들이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대비했다.
성수의 기사들이 정면에 서서 파도에 맞서고 성역의 사제들이 뒤이어 신성 마법을 사용해 보조했다.
이윽고.
-쿠구구…… 콰쾅!
파도가 추기경과 헌터들을 휩쓸었다.
하지만.
“버틸 수 있다!”
“이대로 나아간다!”
전원 A급 헌터, 방어에 특화된 이들답게 파도를 버텨내었다.
“또 온다! 버티고 나아간다!”
계속 몰아쳐 오는 파도를 뚫고 앞으로 한발 한발 전진할 때.
-쿠구구!!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기의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신성한 보호!”
“샤이닝 가드!”
그 모습을 본 추기경과 사제들이 대비를 갖추려는 순간.
“파도의 검 – 다섯 번째 장!”
환도를 치켜든 연화가 밀려오는 파도를 타며 나타났다.
-쏴아아아!!
마치, 연화의 칼날에 거센 해일의 힘이 더해지는 듯 푸르게 일렁이고 있었다.
해일을 타는 연화가 교단의 헌터들에게 거의 다가왔을 때.
“해룡의 격노!”
연화의 칼날이 앞으로 내리그어졌다.
그러자 맹렬한 기세로 몰려오는 해일이 용머리의 형상으로 변했다.
-쿠화아아아아!!
마치 분노한 해룡이 입을 크게 벌려 집어삼킬 듯 추기경과 헌터들을 향해 들이닥치자.
-쩌적! 파창창!!
성역의 사제들이 펼친 신성 마법과 결계가 모조리 깨어졌다.
“버티-!”
“으아아!”
그간 굳건하게 버티던 성수의 기사들이 비명을 질렀고.
-쏴아아!
들이닥치는 해일과 함께 뭉치던 헌터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푸허! 흩어지지 마라!”
파도에 휩쓸려 흩어졌던 이들이 재빠르게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
이런 극한의 환경 속에서는 흩어져 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까.
다행인 점은 거대한 해일이 지나간 탓인지 차오르던 물과 파도가 사라졌다는 거였다.
이제는 고작 발목이 잠길 정도의 물만 있을 뿐.
“라이트 실드!”
“빛의 사슬!”
추기경과 성역의 사제들이 결계를 펼치고 주변에 흩어진 동료들을 빠르게 구해내고 있었다.
그때.
“푸! 흐업!?”
동료들에게 합류하던 성수의 기사 하나가 단말마를 내뱉었고.
-꼬르르르.
마치 물속으로 빠진 듯, 바닥으로 빨려 들어갔다.
고작 발목에서 종아리까지만 차오른 물속임에도 마치 깊은 바다에 잠긴 듯 사라졌다.
뒤이어.
-커헙!? 풍덩!
-무-! 푸화!
아직 합류하지 못한 성수의 기사와 성역의 사제 둘이 추가로 물속에 빨려 들어갔다.
-꺼르르르!
물속에 잠긴 이들이 거품을 내뿜으며 빠져나가려 안간힘을 쓸 때.
“몸이 잘 안 움직이지?”
-스르르.
몸이 바다처럼 투명해진 연아가 보랏빛으로 빛나는 눈동자를 번뜩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숨도 쉬어지지 않을 거야. 흐흐흐.”
아무리 헌터가 되어 초인적인 힘을 가졌다 해도 인간. 숨을 쉬지 못하면 질식한다.
-끄르르르!
-꾸르릅!
붙잡힌 이들이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안간힘을 써봤다.
그러나 무거운 갑옷과 물에 젖은 사제복은 몸을 점점 더 가라앉도록 만들 뿐이었다.
-우우웅!
마나를 모아 스킬을 사용하기도 해 봤지만.
-푸르르! 꾸르르!
빛을 머금은 칼날은 물속을 휘젓기만 할 뿐이었고 사제가 발현한 마법은 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이 장소는 연아가 만들어낸 그녀만의 영역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클래스, 악령인 아쿠아 팬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히히히.
-캬하하하.
투명한 물이 일렁이는 듯한 형태의 유령 비슷한 것들이 나타났다.
모두 아쿠아 팬텀인 연아가 만들어낸 물의 악령들이었다.
-스가악!
악령들이 손톱을 치켜세우며 물에 점점 가라앉는 이들을 공격했다.
“푸허허-!”
“끄르르-!”
공격을 받은 이들이 물거품을 뿜으며 괴로움을 토했다.
숨이 막히는 상황에서 무기를 들고 제대로 방어할 수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꾸르르-!
가라앉는 헌터들이 점점 더 많은 거품을 뿜으며 거세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더는 숨을 참지 못한 이들이 물을 먹기 시작한 것.
“코와 입을 통해서 폐에 물이 차오르는 게 느껴지지?”
-꼬르르-!
“방금 너희가 삼킨 물 중에는 내가 다루는 악령도 있거든?”
연아가 점점 죽어가는 헌터들을 향해 죽음을 속삭이듯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 악령을 삼킨 너희들은 어떻게 될까? 흐흐흐.”
귀신처럼 속삭이는 연아의 말을 끝으로 수장되던 헌터들의 시야가 완전히 잠겼다.
이윽고.
-푸화아아!
물에 잠겨 사라졌던 헌터들이 마치 익사체처럼 등을 보이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구해라!”
“빛의 사슬!”
사라졌다 나타난 동료를 본 사제들이 신성 마법을 사용하여 그들을 구출해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놀랍게도 그들은 아직 살아있는 듯 몸을 옅게 떨며 경련하고 있었다.
“힐을-!”
성역의 사제 하나가 손을 대며 힐을 사용하려는 순간!
-스가악!
구출된 성수의 기사가 반쯤 하얗게 뒤집힌 눈을 번쩍 뜨더니 힐을 쓰려던 성역의 사제를 공격했다.
“커헉!?”
가슴이 크게 베인 성역의 사제가 쓰러지고.
“무슨 짓이야!”
갑작스러운 배신에 경악한 헌터들이 소리쳤다.
문제는.
-그어어…….
-크으으…….
같이 구출된 이들 또한 괴상한 소리를 내며 동료들을 공격했다.
“……이 녀석들 뭐가 이상하다.”
곧 상황을 눈치챈 이들이 돌변한 동료들을 경계하며 뒤로 물러났다.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부하들이 이상하게 변한 것을 본 추기경이 노성을 질렀다.
그러자.
“히히, 마음에 들어?”
-스르르.
연아가 물속에서 천천히 솟아오르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물귀신 밥으로 만들어 줬거든.”
비웃음을 담아 연아가 말했다.
그녀가 스킬을 통해 소환한 물의 악령.
연아는 그 악령을 씌워 헌터들을 조종한 것이었다.
하나의 스킬이라기 보다는 스킬의 응용법에 가까웠다.
-스킬을 스킬 그대로만 사용하려 하지 말고 응용을 해봐.
처용이 특훈을 통해 스킬의 응용법을 알려준 덕분이었다.
“익사체 좀비라고 불러야 하나?”
연아가 적들을 향해 비웃으며 말하자.
“감히! 간악한 이단자가 고귀한 사제를 살해하다니!!”
추기경이 조종당하는 사제들을 보며 격노했다.
동시에.
“천벌을 받을 것이다. 새파란 이단자 년이!”
당혹스러운 감정을 담아 외쳤다.
연아의 나이, 입고 있는 교복을 봤을 때,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새파란 애송이였다.
그런 꼬마가 아무 망설임도 없이 사제들을 살해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고귀한 사제? 큭.”
추기경의 당황한 모습을 본 연아가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비웃었다.
“그 고귀한 새끼들이 나랑 윤아도 모자라서! 죄 없는 학교 사람들까지 죽이려 들어!?”
보랏빛으로 일렁이는 눈빛으로 추기경과 사제들을 노려본 연아가 분노를 담아 외쳤다.
아직도 자신이 미리 만들어냈었던 분신들을 붙잡은 추기경의 모습이 떠올랐으니까.
거리낌 없이 교장을 향해 공격을 내뿜는 모습.
아무 망설임 없이 광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학교의 학생들과 교사들을 죽이라 명령하는 모습.
그 명령을 즐겁다는 듯 이행하는 사제들까지.
모두 용서할 수가 없었다.
-망설이지 마! 놈들은 인간이 아니야. 몬스터지.
이번 작전에 돌입하기 전 처용이 진지하게 했었던 말이 떠올랐다.
백번 공감하는 말이었다.
아니, 추기경과 저 미친 광신도들은 몬스터보다도 더 추악한 이들이었다.
자비를 베푼다 한들 등 뒤에 칼을 꽂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 이들에게 손속을 봐줄 필요는 없었다.
잘못 틈을 보였다가는 자신만이 아니라 연화, 윤아에 이어 학교의 사람들까지 위험해지니까.
그리고.
“너흰 용서할 수 없어.”
연아가 보랏빛으로 빛나는 눈동자를 흉흉하게 빛내며 읊조렸다.
지금의 연아는 그녀의 성좌인 카투라와 ‘동조’ 상태였다.
간단히 말하자면 절반 정도 ‘강림’ 상태라고 할 수 있었지만, 강림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연아의 성좌는 평범한 성좌가 아닌 태초의 마수.
그런 카투라에게 가호를 받은 연아의 클래스는 몬스터, 악령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아쿠아 팬텀이었다.
적을 살해하는 데 아무런 감정도 가지지 않는, 극도로 위험한 괴물.
카투라와 동조 상태인 연아는 보다 몬스터, 즉 ‘악령’에 가깝게 변한다.
이것이 추기경이 알아차리지 못한 사실이었다.
“살아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연아가 얼음장처럼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스르르.
물속으로 스며들며 사라졌다.
“조심해라! 적어도 A급이다!”
“저 이단자 년은 각성자가 아니었을 텐데……!”
남은 사제들이 경계하듯 소리쳤다.
일반인으로 알려진 연아가 사실은 각성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상당히 강력한 클래스를 가진 듯 보인다는 사실.
“이게…… 도대체!”
추기경이 이를 갈았다.
이제 갓 각성한 커맨더의 조카, 윤아는 고작 잉어 하나 소환하는 연약한 소환사로 파악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실체는 날씨를 조작하고 기상이변을 불러일으키는 기상천외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심지어 그녀가 대놓고 소환한 잉어는 적어도 A급 상위 몬스터였다.
S급 헌터로 알려진 연화 역시 예상을 웃도는 강함을 보였다.
더 황당한 것은 비 각성자로 알려져 있었던 연아가 각성자였다는 사실이었다.
클래스가 무엇인지 어떤 스킬을 쓴 것인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추기경이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머리를 굴릴 때.
-그아아!
-크어어!
악령에게 조종당하는 헌터들이 하얗게 뒤집힌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달려들었다.
“젠장!”
“어쩔 수 없다! 죽여라!”
결국,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성수의 기사들과 성역의 사제들이 좀비로 변한 동료를 공격했다.
“그 친구들 아까 내 분신처럼 폭발할 텐데?”
그 모습을 본 연아가 물속에서 스르륵 솟아오르며 말했다.
-꾸르르!
그녀의 말대로 좀비의 몸이 일렁이며 마치 폭발할 듯 보이자.
“젠장! 물러나라!”
좀비를 공격하던 이들이 뒤로 크게 물러났다.
하지만.
-……그아아.
좀비가 되어버린 이들은 폭발하지 않았고.
-워터 마엘스트롬!
물러나는 성수의 기사들 뒤편으로 니모가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었다.
연아가 발휘한 페이크에 속은 적들을 뒤에서 급습한 것이었다.
“젠장!”
“모두 피해-!”
기겁한 성수의 기사들과 사제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물러났다.
그러나.
“으아아아-!”
성수의 기사 하나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소용돌이에 집어 삼켜졌다.
-콰드드득!
그리고는 마치 믹서에 갈리듯 핏물을 뿜으며 소용돌이 속으로 사그라졌다.
“이런 같잖은 수를!”
“죽여 버려!”
연아의 페이크에 속고 동료까지 살해당하자 성수의 기사들이 격노하며 연아에게 달려들었다.
-그어어!
악령에 씐 세 명의 좀비가 성수의 기사들을 가로막았다.
“죽여!”
“샤이닝 슬래시!”
-푹! 푸화아!
성수의 기사들이 망설임 없이 좀비를 공격했다.
좀비의 몸이 찔리고 갈라지며 그 속에서 물이 쏟아졌다.
“흐흐.”
그 모습을 본 연아가 싸늘한 미소를 짓고는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갈(喝).”
연아가 손가락을 튕기며 좀비의 몸에서 흘러나온 물, 아니 악령을 자폭시키자.
-푸화아아아!
분신이 폭발했을 때처럼 강렬한 물줄기가 퍼지며 주변을 휩쓸었다.
“신성한 보호!”
“빛의 차단!”
그 모습을 본 추기경과 성역의 사제들이 다급하게 성수의 기사들을 보호했지만.
“커……!”
가까이서 폭발을 크게 맞은 성수의 기사 하나가 추가로 사망했다.
“젠장!”
“이! 이 이단자가 감히!”
폭발에 밀려나 흩어진 성수의 기사들이 몸을 일으키며 분노에 휩싸일 때.
“해일 가르기!”
기회를 노리고 있던 연화가 흩어진 성수의 기사 둘을 향해 참격을 내질렀다.
-쏴아아아!!
날카로운 물줄기의 참격이 성수의 기사 둘을 휩쓸었다.
-촤아아! 털썩!
참격을 버티지 못한 성수의 기사 둘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안 돼!”
“한연화!!”
그 모습을 본 다른 성수의 기사들과 성역의 사제들이 연화를 향해 스킬을 내질렀다.
-스가악! 지잉!
각각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과 광선이 연화에게 향할 때.
“디펜드 팬텀.”
-슈르르르!
연화의 앞에 물이 솟아오르더니 연아가 나타났다.
마치 연화를 대신해서 공격을 맞아주려는 듯 팔을 벌린 순간.
-푸화! 푸화아아!
공격을 대신 맞은 연아가 물줄기가 터지듯 터져나갔다.
누가 봐도 공격에 당한 듯 보였지만.
-스르르르.
터져나간 물이 모이더니 멀쩡한 모습의 연아가 솟아 올라왔다.
“이 무슨 괴물 같은!”
그 모습을 본 성역의 사제 하나가 질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내 클래스가 불사신이거든.”
연아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그런 연아를 향해 추기경이 이를 갈며 소리쳤다.
“이것만큼은 쓰지 않으려 했거늘!!”
추기경이 분노가 일렁이는 목소리로 말하며 목에 걸린 목걸이를 잡아챘다.
벌써, 교단의 정예 중 절반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에 씹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이단자들은 모두 멀쩡했다.
더는 시간을 끌어서도, 수단을 아껴서도 안 될 상황이었다.
“네놈들 전부 지옥 속에 처박아 주마!”
추기경이 일갈하며 잡아챈 목걸이를 강하게 쥐자.
-샤아아!
목걸이에서 불길한 어둠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