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화
게이트를 연 처용이 왕십리역, 윤아의 학교가 있는 장소로 돌아오자.
-으아!
-거기 막아!
-이단자들을 모두 죽여라!
테러를 수습하는 협회의 헌터들.
대피하는 시민들.
테러를 일으키고 날뛰는 교단의 배신자들과 마인들까지.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 이게!?”
처용과 같이 현장에 나타난 성자가 놀란 듯 목소리를 떨었다.
마인들은 그렇다 치지만, 익숙한 기운을 가진 교단의 헌터들이 눈에 보였으니까.
“당장 모두 멈추세요!!”
그 모습을 본 성자가 분노가 일렁이는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오면서 처용에게 대충 상황을 전해 듣기는 했었다.
추기경이 교단의 배신자들을 이끌고 한국에 테러를 벌였다고.
처음에는 믿지 못했었다.
그러나 성자인 자신이 교단의 배신자들에게 목숨을 노려진 상황.
아니나 다를까 처용을 따라 게이트를 넘어 한국에 와보니.
-이단자를 정화하라!
-교리를 따르라!
교단 소속 헌터들이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마인들과 협력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 중 몇몇은 마기를 내뿜으며 시민들과 헌터들을 향해 칼을 겨누며 공격하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명백한 배신!
게다가 그 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당장 멈춰!”
“교단 소속 헌터들은 모두 싸움을 멈춰라!!”
성자의 말에 이어 안드레아 역시 교단의 헌터들에게 명령하듯 크게 말했다.
그러나.
-듣지 마라!
-성자는 타락했다!
-모두 정화하라!
이미 광기에 잠식된 교단의 배신자들을 그 말을 무시하고 싸움을 계속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성자가 주먹을 말아쥐며 분노를 표했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은.
“상황이 이러니 도와주시겠습니까?”
성자를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일단! 마인들부터 막아야겠소.”
처용의 말에 야스라가 대답하고는 곧장 움직였다.
안드레아 역시 배신자들에게 분노를 불태우며 검을 뽑아 들고는 현장에 난입했다.
“이건…… 이건 아니야.”
성자가 참혹한 테러를 벌이는 교단의 헌터들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읊조렸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성자.”
처용이 성자를 보며 진지하게 다시 말하자.
“…….”
성자가 마음을 수습한 듯 눈빛을 다잡았다.
그리고.
“디바인 생츄어리.”
신성 마법을 발동하여 배신자들과 마인들에 맞서 싸우는 이들을 보조했다.
“성자! 결국, 이단자들을 돕는구나!”
“추기경님의 말씀이 옳았구나!”
“성녀를 역천군주에게 바칠 때부터 알아봤다!”
그 모습을 본 배신자들, 성수의 기사들이 외치자.
“닥쳐!!”
결국, 성자의 분노가 폭발했다.
성자가 된 이후로 이렇게 격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껴 본 적이 있을까?
단언컨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로 모자라서, 죄 없는 나라의 시민들, 헌터들, 호네아까지……!”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추악함을 마주한 성자는 더는 화를 참기가 힘들었다.
“광휘의 칼날!”
성자가 본격적으로 현장에 난입하여 배신자들을 붙잡고 한국의 헌터들을 돕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나서는 성자를 본 처용은.
“……슬슬 시작할 때인가?”
주변을 관찰하며 조용히 읊조렸다.
그때.
-피이이!
멀지 않은 장소에서 하늘까지 솟구친 빛의 기둥이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당장이라도 빛의 기둥이 솟구친 장소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준비는?”
처용이 누군가를 향해 메시지를 보내듯 말하자.
-준비 완료!
머릿속에서 발랄한 여성의 목소리, 메리의 대답이 울렸다.
그 말을 들은 처용이 곧장 움직였다.
***
건물들이 폭발하여 불타오르고 도심에 게이트들이 생겨나며 몬스터들이 막 날뛰기 시작했을 무렵.
“모, 모두 대강당으로 대피하세요!”
교장이 급하게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그 말에 정신을 차린 교사들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챙기려는 순간.
-피이이!
학교 외곽에서 빛줄기가 벽처럼 솟아올랐다.
동시에.
-스르르.
졸업식에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제복을 입은 열 명의 성역의 사제들과.
-척! 척!
그 뒤로 갑옷을 갖춰 입은 열 명이 넘는 성수의 기사들이 나타났다.
총 스무 명이 훌쩍 넘는 A급 헌터들.
그리고 그들 사이로.
“크흐흐흐.”
비열한 웃음을 짓는 화려한 사제복의 노인이 나타났다.
-추, 추기경? 추기경 맞지?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
추기경을 알아본 몇몇 학생들과 교사들이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잠시 구경하듯 바라본 추기경은.
“이단자 한연아, 임윤아는 앞으로 나와라!”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그러면 남은 이단자들은 모두 살려주마.”
추기경의 말이 울리자.
“도,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추기경을 알아본 교장이 마이크를 잡아 영어로 말했다.
“교단의 추기경님이신 것 같습니다만, 왜 우리가 이단이-!”
교장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내 말에 토를 다는 저 이단자를 당장 죽여라!!”
추기경이 분노한 목소리로 교장에게 손찌검하며 명령하듯 말했다.
그 명령에.
“샤이닝 샷.”
두 명의 성역의 사제가 망설임 없이 교장을 향해 빛의 광선을 발사했다.
-콰콰쾅!
교장에게 향한 빛의 광선이 폭발을 일으키자.
“교, 교장 선생님!”
“이게 무슨 짓이야!”
조회대 위에 있던 교사들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저 시끄럽게 구는 이단자들도 전부 죽여라!”
추기경의 명령에 재차 성역의 사제들이 스킬을 발동했다.
-쿠구! 콰콰쾅!!
망설임 없이 민간인을 향해 스킬을 발현하여 살인을 저지르는 사제들.
그 모습을 본 학생들과 남은 교사들이 몸을 웅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지금부터 내 말에 토를 다는 놈들은 전부 죽을 것이다!!”
추기경이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리며 외쳤다.
“당장! 내가 호명한 이단자들은 앞으로 튀어나오거라!!”
그 말에 두 명의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희가 가면 이 사람들은 살려주시는 건가요?”
일어선 학생 중 하나, 윤아가 추기경을 향해 말하자.
“크크, 살려주마.”
추기경이 작은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
윤아와 연아가 추기경의 앞에 도달했을 때.
“잡아라!”
추기경의 말에 성수의 기사들이 윤아와 연아를 붙잡아 땅에 눕혔다.
동시에 검은 고리 형태의 아티팩트를 목에 걸었다.
“크흐흐, 크하하하!”
마치 목표를 달성했다는 듯 추기경이 비열하게 웃기 시작했다.
“네년들이 망가진 모습을 보면 그 이단자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하군! 크흐, 크하하!!”
광기 어린 웃음을 그친 추기경은.
“저 이단자들을 모두 죽여라.”
남은 교사들과 학생들을 가리키며 전부 죽이라 명령을 내렸다.
“이단자들을 정화하라!”
성역의 사제들이 발현한 스킬이 학생들과 교사들을 학살하기 직전!
-푸화화화!!
운동장 외곽에 물기둥이 솟구치며 사제들이 발현한 스킬들을 막아내었다.
“무, 뭔!?”
“무슨 일이야?”
돌연 나타난 물기둥에 사제들이 당황할 때.
“아, 이런 쓰레기 같은 새끼.”
바닥에 눕혀진 상태로 아티팩트가 쓴 연아가 입을 열었다.
“갱생 불가능한 개새끼라고 듣긴 했지만, 설마 추기경이 이 정도로 또라이 새끼일 줄은 몰랐네?”
“……!?”
연아의 독기 어린 욕설에 추기경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당황했다.
연아의 목에 걸린 검은 고리 형태의 아티팩트.
그것은 마인들에게 받은, 정신을 부수는 정신 살상기였다.
저게 씌워지면 영혼이 없어진 듯,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다.
그런데 연아는 추기경을 똑바로 바라보며 비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왜?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지? 이 병신 새끼야?”
“당장 저 주둥이를 막아라!”
추기경이 격노 어린 목소리로 명령한 순간!
“수침격류장(水沈激流戕).”
연아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그러자.
-부그르르르!
붙잡힌 연아와 윤아의 몸이 점점 부풀더니.
-쏴아아아아!!
마치 압축되어 있던 물탱크가 터지듯 강렬한 물줄기가 폭발했다.
“뭔!?”
“피해라!”
당황한 추기경과 근처에 있던 이들이 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그때.
-워터 마엘스트롬!
운동장 중앙에 모인 학생들과 교사들을 보호하던 거대한 물기둥.
그 위에서 나타난 니모가 스킬을 발동했다.
-슈화아아!
연아와 윤아가 폭발한 자리에 강렬하게 회전하는 회오리가 만들어졌다.
“젠장!”
“피할 수 없-!”
두 명의 성역의 사제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광휘의 방패!”
뒤늦게 보호 스킬을 사용했지만.
-콰드드득!
소용돌이에 휘말린 두 명의 사제는 핏물을 튀기며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교단의 유니크 클래스, A급 헌터 두 명이 순식간에 즉사한 상황.
피신한 남은 사제들이 그 모습을 경악한 표정으로 바라볼 때.
“환영 인사는 마음에 들었나요?”
-쏴아아.
교사와 학생들을 보호하던 물기둥이 걷어지며 윤아가 나타나 말했고.
“너~무 감격한 나머지, 두 분은 물귀신 친구가 된 것 같은데? 크흐흐.”
뒤이어 연아가 나타나 비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제 연기는 그만해도 되는 거지?”
루나가 목에 걸린 목걸이를 벗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동시에.
-스르르!
루나의 그림자 속에서 뱀파이어들이 나타났고.
“으아!”
“으어?”
사제들의 공격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교장과 교사들이 그림자 속에서 나타났다.
그들은 사제들에게 당하기 직전, 뱀파이어들에 의해 구출된 것이었다.
“……이 하찮은 이단자들이 감히 잔재주를!”
그 모습을 본 추기경이 이를 갈고는.
“성수의 기사들은 모두 앞으로! 사제들은 저 괴물을 죽여라!”
휘하 헌터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허공에 부유하고 있는 니모를 죽이라 명령했다.
그때.
“수중 수납-오픈!”
연아가 손을 앞으로 뻗으며 스킬을 발동하자.
-쏴아아아!
주변에 퍼진 물이 모여들며 마치 게이트와 비슷한 형상을 취했다.
그리고.
“언니!”
연아가 자신의 언니, 연화를 부르며 외치자.
“들이치는 밀물!”
물로 만들어진 게이트 속에서 환도를 뽑아 든 연화가 튀어나왔다.
물속에 물건을 숨길 수 있는 스킬인 수중 수납.
연아는 그 스킬로 연화를 물속, 정확히는 물로 이루어진 본인의 몸속에 숨겨둔 것이었다.
-쏴아아!
연화의 환도에서 강렬한 물줄기가 반달을 그리며 뿜어져 나왔다.
“막아라!”
“방어 대형으로!”
연화를 본 성수의 기사들이 서로 뭉치며 방패를 들어 올리고는 방어했지만.
-콰콰쾅!
연화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하고 뒤로 밀려났다.
“한연화! 이 천박한 배신자가!”
성수의 기사 중 하나가 연화를 알아보고 일갈하듯 외쳤다.
그러자.
“마침 잘 됐네.”
연화가 눈앞에 마주한 열 명의 성수의 기사 ‘전부’를 알아보고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너희들 전부 내 손으로 직접 죽여 버리고 싶었는데 말이야.”
-스릉!
환도를 치켜든 연화의 목소리에서 살기와 복수심이 일렁였다.
그녀와 마주하는 성수의 기사들은 모두 추기경을 도와 연화를 함정에 빠뜨린 이들이었다.
-우우웅!
연화의 몸에 푸른 신성력이 일렁일 때.
“예고합니다.”
윤아가 하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날씨는 세차게 쏟아지는 비와 몰아치는 천둥 번개가 예상되오니.”
입에 싸늘한 미소를 머금은 윤아가 추기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모두 ‘파도’와 ‘벼락’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윤아의 말이 끝나자.
-쏴아아아!! 쿠르릉!
마른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세찬 비와 천둥이 몰아쳤다.
동시에.
-푸화아아!
지면에 점점 물이 차오르고.
-촤아! 쏴아아!
물이 차오른 지면에서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
한 지역의 날씨와 환경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는 스킬.
윤아의 일기예고가 본격적으로 발휘되었다.
“모두 저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마세요. 아셨죠?”
윤아가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그녀와 사람들이 있는 장소.
학교 운동장의 중앙에는 비와 번개가 전혀 쏟아지지 않았다.
반면에 운동장 외곽, 추기경과 사제들이 있는 장소는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심지어 점점 수위를 높이며 차오르는 물도 운동장 중앙으로는 침범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침을 삼키며 윤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고요한 상태인 중앙과는 다른 외곽에서는 차오르는 물과 몰아치는 비에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젠장! 사제들은 발판과 결계를 만들어라!”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추기경이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추기경의 명령에 사제들이 급하게 빛의 마나로 발판을 만들었다.
그때.
“들이치는 밀물!”
재차 연화가 성수의 기사들을 향해 파도를 쏘아 보냈고.
“전원! 성수를 발현해라!”
성수의 기사들이 그들의 특기인 성수를 내뿜으며 방어에 나섰다.
-콰콰쾅!
조금 전 밀렸을 때와는 다르게 성수의 기사들이 굳건하게 버텨내었다.
“죽여 주마! 한연화!”
“이단을 처단하라!”
연화의 공격이 막히자 성수의 기사들의 기세가 올랐다.
하지만.
“성수를 사용했네?”
연화는 오히려 그들이 성수를 사용하길 노리고 있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끌어오는 썰물!”
상대를 자신의 앞으로 끌어오는 연화의 스킬이 발동되자.
-슈르르르!
연화의 앞에 회오리가 만들어지며 주변의 물을 끌어왔다.
“버텨라!”
“뭉쳐라!”
성수의 기사들이 서로 뭉치고 방패를 앞으로 나열하며 버텼다.
굳건하게 잘 버티는가 싶었지만.
-스르르.
돌연, 그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성수’가 연화에게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무, 무슨!?”
“성수를 제어해!”
상황을 파악한 성수의 기사들이 급하게 외치며 성수를 제어했지만.
“늦었어, 멍청이들.”
이미 그들이 발현한 성수가 모조리 연화에게로 빨려 들어갔다.
바다, 즉 물과 관련된 전장이나 환경에서는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는 연화의 해전군주 클래스.
성수의 기사들이 발현하는 성수 역시 ‘물’이었다.
연화는 끌어오는 썰물을 이용해 성수를 끌어당기고 성수의 제어권을 강탈한 것이었다.
“성수의 기사는 ‘성수’가 없으면 모두 반푼이가 되어버리지 안 그래?”
전 성수의 기사였던 연화.
오랫동안 성수를 다뤄왔던 만큼, 성수의 기사가 가진 약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성수의 기사들은 성수가 없으면 그 클래스가 가진 스킬이 약해진다.
그리고 연화는 성수의 기사들이 가진 성수를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아니, 무력화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파도의 검 – 첫 번째 장, 변형!”
연화가 환도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는 빼앗은 성수를 도신에 응축시켰다.
그리고.
“들이치는 성수의 물결!”
성수의 기사들이 사용하는 스킬 ‘샤이닝 슬래시’를 자신의 스킬에 덧대어 발사했다.
-쏴아아!!
새하얀 물결이 성수의 기사들을 덮쳐드는 순간.
“광휘의 성역!”
추기경과 성역의 사제들이 결계를 펼쳐 성수의 기사들을 보호했다.
성수의 기사들 앞에 빛나는 실드가 형성되었지만.
-콰쾅! 쩌저적!
연화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금이 가며 부수어졌다.
“이 추악한 배신자가! 성수를 약탈하다니!”
추기경이 연화를 향해 일갈하듯 외치자.
“빼앗긴 새끼들이 병신이지.”
연화는 오히려 추기경과 성수의 기사들을 비웃었다.
“이이……!”
뭔가 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추기경의 입에서 이가 갈리는 소리가 울렸다.
추기경은 이단자들에게 끌려다니는 지금의 상황을 타파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방법 하나.
“방어 대형을 유지하고! 중앙으로 나아간다!”
바로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운동장 중앙으로 향하는 것.
운동장 중앙이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마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인 듯 보였다.
버티면서 중앙으로 나아가고 이단자들을 학살하며 난전을 유도하면 다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으리라!
“방어 대형으로!”
“사제들은 결계 유지에 신경 써!”
추기경의 명령을 이해한 이들이 서로 조를 짜 뭉쳤다.
비바람과 파도가 몰아치는 환경에서 추기경과 사제들이 백색의 결계를 형성하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마치, 거친 환경을 뚫고 나아가는 새하얀 배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고합니다.”
윤아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추기경과 교단의 배신자들이 중앙의 세이프 존으로 오는 것을 그녀가 가만둘 리가 없었다.
그리고.
-스르르.
윤아의 옆에 있던 연아가 물속에 스며들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