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196화 (196/726)

#196화

[대련이 종료되었습니다.]

수련탑의 1층.

넓게 펼쳐졌던 결계가 해제되며 대련이 종료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그러자 난장판이었던 주변이 깨끗하게 정리되며 원래대로 돌아왔다.

“후-.”

환도를 치켜든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연화와.

“아으……!”

“으…….”

반쯤 물이 된 채 바닥에 널브러진 연아, 무릎을 꿇은 채 지친 기색을 드러내는 윤아가 나타났다.

그리고.

“하하…… 이것 참.”

세 사람과 대치하고 있던 처용이 헛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무리 연화가 도와줬다고는 하지만…….’

처용이 왼쪽 어깨의 옷깃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치, 날카로운 무언가가 긋고 지나간 듯 베인 자국.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내가 이겼어.”

연아가 슬라임처럼 흐물흐물해진 몸을 일으키고는.

“약속은 지켜라. 한처용.”

마치 승리했다는 환희가 담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처용의 어깨를 스친 공격의 주인이 다름 아닌 연아라는 사실이었다.

“방심…… 아니, 방심하게 만든 거 자체가 훌륭하네.”

“흐, 흐흐흐.”

연아가 처용의 칭찬에 지친 듯 웃어 보였다.

그리고.

“네가 봐줬다…… 고 하기엔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네.”

대련을 지켜본 커맨더가 처용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윤아와 연아가 이번 계획에 참여하는 것을 거세게 반대했던 커맨더였지만.

“어쩔 수 없지…….”

약속은 약속, 마지못해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저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직접 대련을 했었던 처용 역시 생각이 바뀌었다는 듯 커맨더를 향해 말했다.

그리고.

“이 셋이 서로 이 정도까지 시너지를 낼 줄은…… 하하.”

자신과 대련했던 세 명을 바라보고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동시에 조금 전까지 자신을 거칠게 몰아붙였던 공격들을 떠올렸다.

주변의 환경을 아군에게 유리하도록 바꾸고 통제하는 윤아.

유리하게 변화된 전장에서 매섭게 몰아치는 연화.

그리고.

막 각성했을 당시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변한 사람.

팬텀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변한 연아까지.

연아의 클래스인 아쿠아 팬텀.

[물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상대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생명체입니다.]

통찰의 눈이 알려준 대로, 어째서 팬텀이 ‘극도로 위험한 생명체’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게다가 세 명 모두 ‘물’과 가까운 이들이었기에 서로 간에 시너지가 어마어마했다.

강기를 되찾기 이전이었다면, 진심으로 상대해야 했을 정도였다.

“특히 연아 너.”

생각을 마친 처용이 손을 들어 연아를 가리키고는.

“그 기술은 다른 사람이랑 대련할 때, 웬만하면 쓰지 마라.”

진심을 담아 경고하듯 말했다.

“트라우마 걸릴라.”

“……우리를 노리는 놈들한테는?”

연아가 처용을 향해 질문하자.

“‘적’이라 판단되는 놈들은 더 심하게 해도 상관없어.”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오-케이.”

연아가 처용의 말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처용은 연아와 윤아, 연화를 번갈아 보고는.

“오늘 하루 동안만은 내가 직접 제대로 알려 주마.”

진심 어린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이들과 대련하며 나름대로 빈틈과 단점을 어떻게 보완하며 좋을지 생각해 두었으니까.

지금만 해도 처용을 몰아붙일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서 더 성장한다면, 웬만한 S급 헌터는 찜쪄먹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아니, 화신체로 강림한 하위 서열의 대악마를 상대로도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아까 내가 네 공격을 가볍게 피했을 때, 이렇게 하면…….”

처용이 이런저런 설명을 하며 보충 수업을 할 때.

“……와.”

커맨더와 마찬가지로 대련을 지켜본 메리의 입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처용의 동생이 각성자라는 사실은 상호 협력 계약서에 승인할 때부터 알고는 있었다.

문제는 처용과 대련했었던 이들의 실력.

“이 정도일 줄은…….”

메리는 조금 전 있었던 대련을 떠올리며 헛웃음을 흘렸다.

대련이 벌어지는 결계 안은 거의 자연재해가 벌어지는 현장에 가까웠다.

잠시, 대련을 떠올린 메리는.

“리차드라면 방금 상황을 이겨낼 수 있어?”

옆에 있던 헤라클레스의 신관, 리차드를 향해 물었다.

“하하, 당연한 걸 묻는 거 아닌가? 메리.”

리차드는 확신이 가득한 미소를 짓고는.

“당연히 못 버티지.”

당당하게 패배를 선언했다.

그저 짐작이 아닌 최상위 헌터로서 지닌 감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내가 저 세 명과 맞섰으면 고작 5분은 버틸까? 스티븐이라면 10분은 넘길 수 있겠네.”

올림포스의 방패라 불리는 데메테르의 신관 스티븐.

리차드는 같은 동료이자 방어의 스페셜리스트인 스티븐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 확신했다.

방금 본 대련에서 처용에게 쏟아지던 공격들이 자신에게 향한다고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쳤으니까.

“어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쉰 리차드는.

“그보다도 미스터 박은?”

메리를 바라보며 박지원에 대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리차드는 올림포스의 S급 헌터 중에서도 최상위.

그 역시 제시카와 로스차일드 가를 돕는 인물이었다.

“조만간 한국으로 입국해.”

“그렇군.”

메리의 말에 리차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미스터 박은 한국인이지? 그 집착 강한 인종 차별자 놈들이 의심할 수도 있겠는데?”

교단에 숨어 들어간 동료를 걱정하며 말했다.

“그는 전문가야. 그렇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이네.”

메리는 내일 만날 지원을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가 얻어오는 추가적인 정보가 아주 중요한 만큼, 주의에 주의를 기울일수록 나쁠 건 없었으니까.

그리고.

-추기경을 만만히 보지 마라.

처용이 전한 경고가 생각났다.

‘미스터 박이 들킬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오버로드의 말이니.’

메리가 교단의 잠입해 있는 지원을 생각하며 속으로 말했다.

동시에.

‘오버로드의 말대로 보험이 있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처용이 전한 경고대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

‘그때 이후로 두 번째 인가?’

지령에 맞춰 몇몇 일반 신도들과 함께 고향에 입국한 박지원이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성자의 부름 때문이었다.

고위 사제 중 한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은밀하게 부름을 받은 것이었다.

덕분에 거대 길드, 아니 ‘가문들’ 중 가장 먼저 처용에 대한 정보를 로스차일드에 전달할 수 있었다.

처용을 처음 마주할 당시에는 그를 위험인물로 보고를 올렸지만.

지금은 올림포스, 로스차일드 온건파 세력인 제시카와 협력 관계였다.

‘역천군주라…….’

지원은 처용을 처음 마주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거대 길드와 신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그 당시에는 처용이 ‘강자’이기에 그저 오만함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헌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었다.

처용은 강자인 정도가 아니라 신과 길드를 부숴버릴 수 있는 재앙이었다.

인간들 중 유일하게 성좌에게 맞설 수 있는 인간.

역천군주, 그의 이명대로 처용은 역천(逆天) 그 자체였다.

‘어떻게 보면, 협력하는 지금 상황이 다행인 것인가?’

지원은 지금 상황이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다.

강력한 힘을 가진 이를 적으로 두는 것보다 서로 동맹을 맺고 협력하는 것이 좋으니까.

그리고.

‘제시카 님이 역천군주와 협력하는 이상, 추기경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제시카와 동맹인 처용을 공격하려는 추기경에 대해 생각했다.

오늘, 그가 무슨 짓을 저지르려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으니까.

자신을 포함한 추기경의 세력들이 모두 비밀리에 한국으로 모이게 된 상황이었다.

지원이 처용에 대해, 추기경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 교단의 한국지부에 도착했다.

“어서 오십시오. 사제님.”

교단의 한국 지부장, 대주교가 지원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추기경께서는?”

지원은 그의 인사를 받아주며 본론을 물었다.

“이미 와 계십니다.”

대주교가 지원이 말에 대답하고는 그를 비밀스러운 장소로 이끌었다.

본래 교단의 한국지부 지하층은 2층이 끝이었다.

그러나 대주교가 지원을 안내하는 곳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지하 3층이었다.

지원이 대주교가 안내한 곳으로 들어가자.

“……먼저 와 있었던 건가?”

먼저 도착해 있었던 듯 보이는 동료들을 향해 말했다.

“지령이 있어서 말이야.”

같은 교위 사제 중 하나가 지원의 말에 흔쾌히 대답했다.

“그렇군.”

지원은 더는 관심이 없다는 듯 짧게 대답하고는 빈자리 중 한 곳에 앉았다.

그저 주어진 명령에만 충실히 하고 나머지는 관심을 두지 않는 타입.

첩자인 지원이 고수하는 태도였다.

이런 타입의 사람은 보통 의심받을 일이 없으니까.

“데니얼 박 사제의 고향이 한국 아니었나?”

동료 중 한 명이 지원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데니얼 박은 그가 교단에서 불리는 외국 이름이었다.

“오랜만에 고향에 온 셈이네?”

고위 사제 중 동양인은 정말 드문 편이었고 그 중 한국 출신은 지원이 유일했으니까.

“내가 태어난 나라로만 알고 있지,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몰라.”

지원은 자신에게 질문하는 동료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내 고향은 교단이다.”

진심을 담아 마지막 말을 이었다.

“아니 뭐……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니었는데.”

“제대로 답해주지 못해 미안하군, 난 정말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

대부분 외국에서 자라고 생활한 지원이기에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

“…….”

소수의 몇 명이 그런 지원의 뒷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모이기로 했었던 고위 사제들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다들…… 내 결정에 따라 주어서 정말 고맙다.”

추기경이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나타났다.

“너희들 덕분에 ‘대업’을 이룰 수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속으로 잔혹한 미소를 숨기며 추기경이 말하자.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치 그 말에 호응하듯 자리에 모인 사제들이 외쳤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그 가증스러운 이단자 한처용을 어찌할 방법이 없다.”

추기경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그 이단자와 이단의 무리를 돕는 커맨더의 목줄을 잡고 이단자에게 붙잡힌 성녀도 되찾아야 한다!”

성녀는 붙잡힌 것이 아니다.

성자가 치료를 위해 처용의 성지에 머무르게 한 것이 진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진실 따위가 어찌 되었든 그저 성녀가 이단자에게 ‘붙잡혔다’라고 믿을 뿐이었다.

‘……미친놈들.’

지원은 추기경의 말에 겉으로 적당히 호응하면서도 속으로는 욕을 내뱉었다.

아무리 첩자로 있으면서 여러 번 경험했다지만.

이들의 집착과 광기는 정말 두 번 다시 상종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다.

겉으로는 교리를 위해, 모두를 위해서라는 말을 반복하지만.

이들은 그저 개개인의 욕망과 사리사욕을 위해 움직일 뿐이었다.

더 끔찍한 사실은.

이들이 추구하는 강욕이 교단을 위하는 행동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는 것이었다.

지원의 눈에 이들은 교단의 사제들이 아닌 사이비 광신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광신도들을 이끄는 교주가 바로 추기경.

“먼저 온 형제들이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추기경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연설을 계속해 나갔다.

지원은 속으로 치를 떨면서도 추기경이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었다.

이윽고 추기경의 모든 계획을 들은 지원은…….

‘미쳤군! 정신이 나갔어!’

굳건하게 유지하던 포커페이스가 찰나의 순간 무너뜨렸고.

‘제정신이냐!? 추기경!’

추기경을 향해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이 저지르려는 짓은, 거의 테러에 가까운 짓이었다.

아니, 테러 그 자체였다.

심지어 더 큰 문제는.

“따르겠습니다!”

“모든 것은 빛을 위해!”

“추기경님을 위해!”

이곳에 모인 광신도들이 추기경의 미친 계획에 환호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애초에 이 자리에 모인 사제들은 모두 추기경을 따르는 이들.

성자나 교황의 명령보다 추기경의 명령을 우선시하는 이들이었다.

추기경의 계획이 그 무엇이라 해도, 신성하게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광신도들이었다.

‘……알려야 한다!’

지원은 다른 이들을 따라 추기경의 말에 환호하면서도 서둘러 이 일을 알릴 생각을 했다.

“대업을 위해!”

모든 계획을 알린 추기경이 성공을 다짐하듯 말하자, 모두가 크게 환호했다.

그리고 내일 있을 계획을 위해 모두가 각각 배정받은 자리로 돌아갔을 때.

“미친! 정신 나간 또라이들……!”

지원이 메리에게서 전달받은 좌표를 향해 은밀하게 움직였다.

서둘러 이 모든 사실을 알려야 했다.

이미 추기경의 지령으로 인해 먼저 온 고위 사제들이 테러 준비까지 마친 상황이다.

서둘러 막지 않으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다행히, 자신이 배정받은 위치는 강원도와 가까운 장소.

서둘러 가면 빠르게 도착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때.

“어딜 그리 급하게 가시나? 데니얼 박.”

추기경이 연설할 때, 같이 있었던 몇몇 고위 사제들이 지원 앞에 나타났다.

“…….”

지원은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나한테 무슨 볼일이냐? 케빈.”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연기하며 가로막은 이들 중 한 명에게 물었다.

“내 ‘일’을 방해하러 온 거냐?”

“큭, 일이라고?”

지원의 말에 케빈이라는 고위 사제가 비웃으며 말했다.

“내 지령은 ‘경계 임무’다. 너도 알고 있을 텐데?”

케빈을 싸늘하게 응시한 지원이 다시 한번 진지하게 말했다.

“왜 날 방해하는 거냐? 추기경님께 말씀드려서-.”

지원이 추기경을 언급한 순간.

“아, 난 여기에 있네. 데니얼 박 사제.”

추기경이 케빈의 뒤편에서 나타났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지원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추기경에게 물었다.

“이 부근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겁니까?”

추기경은 지원이 말에 작은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 도움이 필요하다.”

지원을 향해 손을 내밀며 말을 이었다.

“같이 가지.”

추기경의 말을 들은 지원은.

“알겠습니다. 추기경 님.”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지원의 고개가 숙여지며 얼굴과 입이 가려진 순간.

“플래시 버스트.”

눈을 감고 입을 열어 스킬을 발동했다.

-콰쾅! 삐이이-!

지원을 중심으로 눈부신 빛이 터지며 사방을 메꿨다.

“퀵 스텝!”

섬광을 터트린 지원이 이동 스킬을 사용하여 빠르게 현장을 벗어났다.

‘젠장! 어떻게 안 거지?’

지원은 추기경이 눈앞에 나타난 순간, 자신의 정체가 들통났음을 알아챘다.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파악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이곳을 빠져나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메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지원이 스킬을 발동하며 쭉 나아갈 때.

-쿵!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혔다.

‘……설마?’

지원이 무언가를 깨닫는 순간.

“감히! 내 명령을 거부하다니!”

지원의 뒤로 추기경을 포함해 교단의 한국지부 지하에 모였던 모든 고위 사제들이 나타났다.

“결계…….”

일그러진 표정으로 지원이 읊조리자.

“실력을 숨기고 있었군! 이 배신자 새끼가!”

추기경이 화가 일렁이는 표정으로 일갈하듯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지원이 중얼거리듯 말하자.

“난, 원숭이 새끼는 믿지 않거든. 큭큭.”

케빈이 지원을 향해 비웃으며 말했다.

“케빈 사제의 공은 내 크게 치하하겠네.”

“영광입니다. 추기경!”

추기경의 칭찬에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는 케빈을 본 지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설마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트집을 잡혀 뒷조사를 당할 줄은 상상도 못 했으니까.

“더러운 인종 차별자 새끼들이…….”

“너 같은 원숭이 새끼야말로 더럽고 추악한 놈들이다!”

케빈이 지원의 말에 비웃음으로 대답한 순간!

-쿠구구!

추기경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지원을 향해 공격을 준비했다.

“……젠장.”

지원은 빠져나갈 방법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자, 얼굴에 낭패감이 일렁였다.

“……죄송합니다.”

지원이 누군가를 향해 전하듯 말한 순간.

“지옥으로 떨어져라! 더럽고 추악한 배신자! 크하하!”

-콰콰콰!!

케빈의 말과 동시에 모든 공격이 지원 한 명에게 집중되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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