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191화 (191/726)

#191화

무라키 요키라.

무리카 가의 장남이자 차기 가주.

가문 내의 입지도 탄탄하고 지지하는 세력도 많은 자.

동생보다도 높은 레벨에 강하기까지 한 고레벨의 헌터.

차기 군주로서 완벽한 듯 보였지만, 한 가지 흠이 있었다.

그는 신의 신관, 즉 S급 헌터가 아니었다.

헌터로서의 재능도 많고 강하기까지 했지만, 이자나기 성운의 그 어떤 신과도 상성이 맞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동생인 야스라가 스사노오의 신관이 되었다.

가주가 되어 일본을 휘어잡고 더 큰 야망을 이루려는 그에게는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동생인 야스라는 요키라의 강압적인 정책과 지배에 항상 반대해 왔었다.

본래라면 이미 차기 가주로 선택된 요키라에게 거슬리기만 할 뿐 방해까지는 아니었지만.

문제는 야스라가 스사노오의 신관이 되어 가문 내에서 입지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네까짓 놈이 감히…….’

요키라의 입장에서는 동생인 야스라가 자신의 권력을 뺏으려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물론, 가주인 아버지와 집안의 어르신 대부분이 자신을 지지하고는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요키라에게 있어 동생인 야스라는 불안한 존재였다.

[스사노오 녀석, 돕지는 못할망정…….]

아마테라스가 중얼거리듯 말하자.

“야스라가 저희를 더 방해한다면 곤란합니다. 태양신이시여.”

요키라가 아마테라스의 눈치를 살피며 넌지시 말했다.

동시에 속으로 미소를 삼켰다.

성운의 주신이 야스라와 스사노오를 직접 견제한다면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스사노오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

“……알겠습니다. 태양신이시여.”

아마테라스의 입에서 애매한 답변이 나오자 요키라가 아쉬운 표정을 숨겼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역천군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테라스를 향해 간언을 올리듯 말했다.

“마수 실험장에서 야스라가 역천군주를 도운 것으로 봐서, 둘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역천군주, 처용이 비밀스럽게 진행하는 이 일을 방해할 수도 있다.

요키라는 야스라와 처용을 엮는 것으로 동생을 견제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도 아니었다.

실제로 마수 실험장에서 시노비들을 방해하고 처용을 도운 것이 야스라였으니까.

[혈선의 신관…….]

아마테라스의 입에서 싸늘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설마 그놈의 신관이 반신의 경지에 닿았을 줄이야.]

“덕분에,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태양신이시여.”

요키라가 아마테라스의 말에 대답하자.

[가능성은 애초부터 존재했었다.]

아마테라스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혈선 그리고 보현까지 모두 하계종 출신이니까.]

“그…… 동방불패 길드의 성좌들도 본래 인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키라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하자.

[연옥에서 기어 나와 신이 된 하계종들과는 다르다! 애초에 그놈들은 표본으로도 쓸 수 없어!]

아마테라스가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

“그, 그렇군요.”

[가장 좋은 건 혈선의 신관을 죽이든 잡아내든 하는 것인데…….]

“그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요키라가 세계 헌터 회의에서 보았던 처용을 떠올리며 말했다.

[알고 있느니라. 그래서 그놈과 비슷한, 가능성이 있는 놈을 찾아야 한다.]

“준비는 차차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마테라스의 말에 요키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심지어 그쪽에서 먼저 연락을 취해 왔으니, 협상에 우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기울여라, 여차하면 놈들과의 연결고리를 곧장 끊어라.]

“알겠습니다. 태양신이시여.”

여차하면 도움을 요청하고 협력하기로 한 이들을 배신해라.

요키라는 아마테라스의 말을 바로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처용은 우선 일행들에게 성지에 있는 수련탑을 보여주었다.

“이런 시설이 있으셨군요.”

아테나가 수련탑의 내부를 쭉 둘러보며 감탄 어린 말을 흘렸다.

한국의 협회 소속 헌터들과 대련하는 금강역사들.

외부의 방해를 차단하기 위해 각각 펼쳐진 결계.

처용의 지도대로 각 개성에 맞게 훈련에 임하는 헌터들.

그리고.

“……이분들 전원 A급 헌터 같습니다만?”

제시카가 훈련에 임하는 헌터들의 기운을 살펴보며 놀란 듯 말했다.

“맞습니다.”

처용이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협회의 정예 헌터들은 얼마 전 99레벨을 돌파한 김정훈을 마지막으로 전원 A급 헌터가 되었다.

“더 높은 경지를 목표로 잡은 사람들인데 99레벨은 가뿐하게 넘어야죠.”

처용은 놀람을 표하는 제시카를 향해 한 마디를 더했다.

“더 높은 경지…….”

그 말에 제시카가 중얼거리듯 말을 흐렸다.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납득이 되었다.

무려 신력을 개화할 수 있는 수단을 아는 처용이었으니까.

그런 처용이라면 99레벨을 빠르게 돌파하는 방법 또한 알고 있으리라.

처용은 수련탑 내부를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듯 고민에 빠진 제시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제시카에게 수련탑을 보여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약속대로 이틀 정도 성지에 체류하는 제시카에게 수련법을 알려주기 위해.

두 번째는 수련탑을 보여주는 것으로 또 다른 거래를 하기 위함이었다.

지금 시기에는 평생 던전을 돌아도 99레벨을 돌파하지 못하는 이가 많다.

올림포스 또한 99레벨에서 멈춰선 B급 헌터들이 수두룩할 터.

그런 그들이 맞이한 한계를 돌파시키기 위해, 올림포스는 아주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확실하게’ 99레벨을 돌파하는 수단을 처용이 가지고 있다?

거대 길드를 이끄는 길드장으로서 엄청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비단 제시카만이 아닌, 메리, 아테나를 포함한 다른 이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때.

-띠릭.

처용의 라이센스가 울리며 메시지가 도착했다.

-성자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성지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연락을 받은 태민이 처용에게 즉시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하나의 메시지가 더 도착했다.

-성녀까지 같이 있다고 하더군요.

메시지를 확인한 처용은.

“너무 급하게 왔는데……?”

중얼거리듯 말을 흐렸다.

“성녀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가?”

“뭔가 일이 생긴 것 같군요?”

제시카가 처용을 바라보며 말하자.

“성자가 왔다고 하네요. 성녀랑 같이.”

처용은 성자와 성녀가 찾아왔다고 말해주었다.

“……아! 치료?”

제시카는 성자가 왜 찾아왔는지 바로 눈치챘다.

처용이 제시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구경하십시오. 아무래도 제가 직접 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우리는 괜찮으니라.]

아테나의 대답을 들은 처용은 곧장 성지의 입구로 향했다.

처용이 성지의 입구에 도착하자.

“다시 뵙는군요.”

성자가 처용을 바라보며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이렇게 마주하는 건 처음이네요.”

성자의 옆에 있던 하얀 사제복의 여성.

“안녕하세요. 오버로드.”

성녀가 처용을 향해 반가움을 표했다.

처용은 고개를 살짝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받고는.

“성녀가 당신과 같이 왔다는 건?”

성자를 향해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도움이 필요합니다.”

성자가 떨리는 목소리를 바로잡으며 말했다.

“하아.”

처용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예상대로 성녀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았으니까.

“따라오시죠.”

“감사합니다.”

처용의 말에 성자가 감사를 표하며 성녀와 함께 성지로 들어왔다.

성지 내부로 성녀가 발을 들이자.

-파직.

그녀의 몸에서 기류가 튀더니.

“어?”

의문을 내뱉으며 어지럼증을 느낀 듯 잠시 비틀거렸다.

“호네아!?”

성자가 놀란 듯 성녀를 부축했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은.

“당신과 연결된 성좌들의 고리를 강제로 끊어버렸습니다.”

성녀를 향해 넌지시 말했다.

“이 성지 안에서는 저 위에 있는 양반들이 당신을 강제하지 못할 겁니다.”

“그렇…… 군요.”

성녀가 신들과의 연결이 끊어진 것을 느끼며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처용 헌터.”

성자가 성녀를 부축하고 처용을 따라가며 말했다.

“제가 호네아와 함께 찾아올 수 있게 도와주신 것도…….”

본래, 성자가 성녀를 이끌고 처용의 성지에 방문하는 것을 야훼가 용납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야훼는 지친 목소리로 성녀를 고쳐오라고 지시했다.

그 말을 들은 처용은.

‘덕분에 수월하게 풀린 것 같습니다. 미륵님.’

미륵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별것 아니었느니라.]

처용의 감사를 들은 미륵이 대답했다.

[대리자가 쓸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내가 잠궈 버렸으니, 놈도 답답할 것이다. 하하하!]

미륵이 야훼를 찾아간 이유는 그가 쓸데없는 짓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미륵은 성공적으로 그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 멍청한 놈과는 협상이 잘 끝났으니 당분간은 걱정하지 말거라.]

미륵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덕분에 성녀를 해방시킬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용이 미륵에게 감사를 전하고는.

“바로 성녀의 상태부터 살펴보죠.”

성자에게 곧장 본론을 이야기했다.

***

처용이 성자와 성녀를 이끈 곳은 의료전이었다.

성녀의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 파악하기 위해 이종국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성녀가 정밀 검사를 받을 때.

“……교단의 저력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했습니다.”

의료전 옆에 있는 정자에서 성녀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성자가 처용에게 말했다.

“호네아의 몸에 자리 잡은 판테라움 가루를 꺼내거나 없앨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는 왜 교단에서 성녀를 치료할 수 없었는지 이야기했다.

그러자.

“성녀께서 만드는 성수로도 해결이 불가능한 겁니까?”

이야기를 듣던 제시카가 성자에게 말했다.

그녀는 나름대로 성녀가 걱정이 되어 찾아온 것이었다.

“호네아에 몸에는 저보다도 강력한 신성력이 흐르고 있습니다.”

제시카의 말에 성자가 힘 빠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성수와 신성력, 신성마법 등등 갖은 수단은 다 써 봤지만…….”

“다 분해되면서 사라지죠?”

처용은 성자가 행했던 방법의 결과를 예측한 듯 말했다.

“네, 외부로 발현하는 신성마법은 문제가 없지만, 호네아의 몸에 깃드는 순간 사라지더군요.”

“아무래도…… 판테라움이 성녀의 몸에 완전히 자리 잡은 것 같네요.”

“하아…….”

처용의 말에 긍정하듯 성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도 도울 일이 있다면 돕겠습니다.”

제시카가 성자를 위로하듯 말했다.

그녀 역시 성자와 성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었으니까.

게다가 성녀가 직접 만들어내는 성수는 올림포스에게도, 다른 헌터들에게도 중요한 물품이었다.

메로나가 만들어내는 엘릭서의 핵심 재료이기도 했기에, 성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좋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올림포스 길드장님.”

성자가 제시카를 향해 감사를 전할 때.

“끝났습니다.”

이종국이 처용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어떤가요? 원장님.”

처용이 이종국에게 묻자.

“그게……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이종국이 태블릿을 보여주며 검사 결과를 말해주었다.

“심장, 그리고 혈관을 타고 판테라움 가루들이 뭉쳐 있습니다. 아니.”

잠시 한숨을 내쉬며 말을 끊은 이종국이 말을 이었다.

“장기들과 ‘융합’되어 있다. 라는 표현이 맞겠군요.”

성녀의 몸에 들어간 판테라움 가루.

그 가루들은 성녀의 몸에 달라붙은 정도가 아니라 스며들고 합쳐진 상태였다.

“아직 융합이 덜 된 판테라움 조각을 제거하려 시도는 해 봤습니다만.”

“불가능하죠.”

“맞습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피하고 도망가더군요.”

이종국이 처용의 말이 맞다는 듯 긍정하며 말했다.

“게다가 점점 성녀의 몸을 잠식하며 영역을 넓히는 듯 보였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

처용은 이종국이 차마 잇지 못한 다음 말을 알고 있다는 듯 어두운 표정으로 침묵했다.

“방법이…… 없는 겁니까?”

성자가 간절한 목소리로 이종국을 향해 말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자비의 대신님의 권능에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처용의 부탁을 받은 보살이 의료전에 찾아와 성녀에게 권능을 발현했었다.

그 결과, 보살의 권능은 분해되지 않았고 성녀의 상태가 조금 좋아지기까지 했다.

다만.

“조금 나아지는 듯 보였지만, 금방 원래대로 돌아오더군요.”

조금 사라졌던 판테라움 가루들은 마치 분열되듯 늘어나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처용이 이종국의 말에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회귀 전, 성녀의 상태가 최악에 치달았을 때는 보살의 권능조차 먹히지 않았었으니까.

‘아직 늦은 건 아니네.’

처용이 속으로 미소를 지을 때.

“다녀왔어요. 오라버니.”

조금 안색이 좋아진 성녀가 다가오며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신님.”

성녀가 같이 의료전을 나온 보살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

보살이 그런 성녀를 보며 미소를 지어 보일 때.

보살과 같이 있었던 아테나와 헤르메스가 나타났다.

[저 아이 몸속에 그 판테라움이라는 광석이 있다는 거지?]

헤르메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확히는 판테라움 가루가 성녀의 몸에 융합된 듯 보입니다.”

[하아, 그거 지독한 돌덩이던데.]

처용의 말에 헤르메스가 이마를 잡으며 말했다.

세계 헌터 회의 당시 처용이 건네준 판테라움.

올림포스는 자체적으로 그 광석을 연구했었다.

덕분에, 판테라움이 얼마나 위험한 힘을 가졌는지 파악하고 있었다.

[내 눈에는 저 어린 것이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헤르메스의 말에 성자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보살님, 성녀가 보살님의 권능에는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죠?”

처용이 보살을 향해 물었다.

[제 신력에 거부 반응은 없었습니다.]

“흠…….”

보살의 말을 들은 처용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성녀, 손을 주십시오.”

성녀를 향해 악수를 청하듯 오른손을 손을 뻗었다.

처용의 요구에 성녀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자, 처용이 그녀의 손을 잡아챘다.

동시에.

“암영부-녹아드는 어둠.”

왼손으로 암영부 한 장을 불러내어 어둠 속성 마나를 뿜었다.

어둠이 처용의 오른손을 타고 성녀에게로 향했다.

“아무 느낌이 없습니까?”

어둠이 흘러들어오려 할 때, 성녀가 꺼리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딱…… 히요?”

막상 닿았을 때 아프거나 하는 반응이 없었다.

처용이 어둠 속성 마나를 갈무리하고 성녀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어떤 에너지든 받아들일 수 있는 성녀만의 특성.’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듯 침묵했다.

“혹시, 치료할 방법이 있습니까?”

성자가 희망을 찾듯 처용에게 묻자.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끝낸 처용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대가를 요구하더라도 받아들이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성자가 간절함을 담아 말했다.

처용은 그런 성자를 잠시 응시하고는.

“성녀.”

진지하게 성녀를 불렀다.

“살고 싶습니까?”

“……살고 싶습니다.”

처용의 말에 성녀가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각오를 묻는 겁니다.”

살기 위해서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느냐?

처용은 그런 각오를 물은 것이었다.

“……네.”

그 말을 알아들은 성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성녀,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으십시오.”

처용이 미소를 머금으며 성녀를 향해 말했다.

“딱, 반만.”

“……반만?”

성녀가 처용의 말을 따라 읊조렸다.

“타락하십시오.”

처용의 말을 끝나자.

“네, 타락하겠-.”

성녀가 처용의 말을 따라 대답하려다 말고.

“네!?”

놀란 듯 소리쳤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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