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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179화 (179/726)

#179화

조커가 정말로 타인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조커가 타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한다고 ‘믿는’ 이들은 단 하나.

변신한 조커에게 호되게 당한 ‘마인들’ 뿐이었다.

물론, 이 모두가 조커를 흉내 낸 처용의 작품이었다.

그동안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고 놈들을 뒤흔든 결과가 나타난 것이었다.

“조커가 타인으로 변신한다? 조커를 목격한 여기 최상위 헌터들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처용이 이랑진군을 향해 싸늘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그 말에 다른 헌터들 역시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조커가 베일에 싸인 존재이긴 해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려져 있었다.

-재미있지 않나? Bro들? 하하하!

그는 타인의 스킬을 흉내 내는 광대 그 자체, 컨셉 하나는 확실한 인물이었다.

조커는 타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는 것이 아닌, 광대로서 ‘흉내’만 낸다는 것이었다.

“조커가 제 스킬을 그대로 재현했을 때는 심히 당황했었습니다.”

성자가 과거의 일을 떠올리는 듯 이마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몇 년 전, 마인들과 마찰이 일어났을 때.

웬 금이빨이 번쩍이는 괴상한 가면을 쓴 놈이 나타나 ‘성자’만이 쓸 수 있는 신성 마법을 사용했다.

교단과 대치 중이던 마인들은 뒤에서 신성 마법으로 급습한 조커에 의해 모두 전멸 당했었다.

성자의 말이 끝나자.

“텍사스에서 조커가 내 스킬도 흉내 냈었다!”

아스가르드 성운의 길드, 라이트닝 워리어 길드의 S급 헌터이자 토르의 신관.

루이스가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벼락이야! Bro들! 하하하!

그 당시 괴상한 가면을 쓴 광대가 자신의 스킬을 쓰던 모습을 다시 떠올리고는.

“그 광대 녀석이 뿅망치를 들고 내 스킬을 따라했다고!”

루이스가 짜증이 일렁이는 표정으로 외쳤다.

“하하하! 뿅망치 들고 마인들을 뒤쫓고 있었었죠?”

“열 받은 루이스가 그런 조커를 추적했었고.”

살아남기 위해 진심으로 도주하는 마인들.

그런 마인들을 향해 강력한 전류를 내뿜는 뿅망치(?)를 휘두르며 추적하는 조커.

그 모습을 보고 열 받은 루이스가 조커를 추적하던 당시 상황.

같은 라이트닝 워리어의 S급 헌터들은 그 모습이 기억난다는 듯 말했다.

그러자.

[나 역시, 내 신관을 통해서 그 녀석의 모습을 봤소.]

라이트닝 워리어 길드의 2층, 아스가르드 성운에서 굵은 목소리가 울려 왔다.

마치 번개처럼 샛노란 빛깔의 머리를 짧게 올려친 강인한 인상의 성좌.

그는 루이스의 성좌이자 천둥의 신, 토르였다.

[참 해괴한…… 놈이었소.]

토르가 그 당시 루이스를 통해 조커를 관찰한 감상을 이야기했다.

[그놈이 누구인지, 놈의 성좌가 누구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더군.]

진지한 표정으로 성좌들을 둘러본 토르가 말을 이었다.

[놈은 악마의 하수인들을 죽이는 데 ‘진심’이었다는 것이오.]

루이스의 패시브 스킬, 투사의 감각은 토르의 전투 감각에서 파생된 스킬이었다.

토르는 자신의 눈으로 조커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 그에 대해 단 한 가지는 알아낼 수 있었다.

바로 마인들을 죽이는 데 악랄함과 잔혹함을 가졌다는 것.

마치 ‘순수한 악’처럼 느껴졌다.

[조커라는 녀석이 정말로 타인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소. 놈이 능력을 숨길 수도 있으니까.]

토르는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들을 쭉 이야기했다.

[하지만, 조커라는 녀석은 마인들과 협력할 놈은 아니라고 판단되오.]

[같은 의견이오. 천둥의 신.]

토르의 말에 헤라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역시 자신의 신관, 리차드를 통해 조커를 본 적이 있었다.

헤라클레스의 말에 이어서.

[나도 내 신관을 통해 한 번 보았었지.]

[그때도 악마의 하계종들을…….]

[내 신관의 스킬도…….]

조커를 목격한 일부 S급 헌터들의 성좌들이 입을 열었다.

종합하자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그 섀도우 헌터라는 하계종들은 악마들과 원수를 진 것이 분명해 보이더군.]

바로 조커가 마인들과 협력할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이…….]

이랑진군의 입에서 침음이 흘러나왔다.

그때.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데…….”

처용이 이랑진군을 응시하며 말했다.

“다짜고짜 조커를 범인으로 낙인찍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문지기 씨?”

싸늘한 처용의 목소리가 울리자.

[감히! 나를 심문하려 하지 마라! 나는 결백을 증명했느니라!]

이랑진군이 표정을 세차게 구기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처용은.

“크크, 하하하!”

비웃음이 섞인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결백이라고?”

곧장 웃는 표정을 지우고 분노가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나는 말이야?”

이랑진군을 노려보며 나지막하게 말한 처용은.

“성좌가 ‘거짓’으로 신명을 걸고 맹세하는 방법을 알거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성좌가 놀랄 만한 말을 꺼냈다.

[그…… 무슨!]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헛소리 하지 마라! 혈선의 신관!]

당연히 처용의 말에 성좌들이 엄청난 반응을 보였다.

성좌가 자신의 신명을 걸고 맹세하는 행위.

그 맹세에 거짓이 섞이면 신격이 추락하기에 성좌는 웬만해선 신명을 걸지 않는다.

이랑진군은 옥황상제의 명령을 받고 자신의 신명을 걸어 결백을 증명했다.

그 모습에 모두가 이랑진군의 신관, 왕저우가 누명을 썼다는 것에 긍정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를 사칭한 범인을 찾으려 한 것이었고…….

그러나, 처용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궁금해? 알려줄까?”

처용은 마치 이런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장난치지 마라! 네놈도 신격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 신격의 맹세가 어떤 의미인 잘 알지 않느냐!]

이랑진군이 처용을 향해 일갈했다.

처용은 그런 이랑진군을 보며.

‘머저리 같은 똥개 새끼.’

속으로 비웃었다.

겉으로는 티를 안 내고 있지만, 지금 그의 속이 까맣게 타는 것이 보였으니까.

사실…… 처용도 반신반의했지만, 그가 조커의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확신했다.

그리고 그를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보내버릴 준비까지 이미 끝낸 상황이다.

“난 신화경의 경지에 닿기만 한 반쪽짜리라서 신명이 없는데?”

처용이 이랑진군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수호신이라는 이름도 우주가 지명한 ‘아라한의 길’이라는 칭호로 주어졌을 뿐이었다.

즉, 수호신은 처용이 ‘나아갈 길’이었을 뿐, 완벽하게 얻은 신명이 아니었다.

그래서 회귀 전, 선천적 신격들이 처용을 수호신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말 그대로 ‘반쪽짜리 신격’이었으니까.

물론, 이제는 선천적 신격들이 자신을 보고 뭐라 하든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수십 년간 들어먹은 말이었으니, 익숙해진 탓도 있었다.

처용의 말이 끝나자.

[고작 신격에 닿기만 했을 뿐인데…… 그 정도로 강하다고?]

[그게 더 말이 안 되는데?]

몇몇 성운의 성좌들은 그런 처용을 보며 놀람을 표했다.

처용은 ‘수호의 대천사’라는 에덴의 상위 신격을 때려눕혔다.

분명, 처용이 지닌 신명의 힘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처용은 스스로가 신명이 없다고 밝힌 상황.

그렇다면 신명도 없이 스스로 갈고 닦은 기술만으로 상위 신격을 때려눕혔다는 뜻이었다.

[그렇군, 저 아이는 분명 병사들의 ‘결전기’를 써서 라파엘을 쓰러뜨렸소.]

[그 결전기 자체가 엄청나긴 했지요.]

특히, 무신전의 성좌들이 처용이 보여준 전투를 다시금 떠올리며 놀람을 표했다.

그때.

[역천! 네놈은 역천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

라파엘이 처용을 향해 분노를 섞어 외쳤다.

그는 처용이 보여준 역천을 직접 마주한 만큼, 크게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래! 네놈은 역천을 가지고 있었지!]

라파엘의 말에 이랑진군이 속으로 미소를 숨기며 외쳤다.

[어디 역천의 신명에 대고 말해-!]

“역천의 신명을 걸고 아닙니다.”

이랑진군의 말을 자른 처용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라고 하면 믿으실 건가? 크크.”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

[…….]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신격들이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침묵했다.

역천을 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처용이 역천의 신명을 걸고 신격이 없다고 말했다?

처용이 정말 역천을 지니고 있다면 방금 말로 무언가 반응이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

[나는 네가 정말 역천을 쓰는 줄 알았다.]

아테나가 처용을 향해 진지하게 물었다.

어제 처용이 역천을 다루는 모습은 그녀에게도 나름 충격적이었으니까.

아테나는 라파엘의 말로 인해 처용이 ‘역천’의 신명을 이어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처용의 반응을 볼 때, 아닌 것 같았지만…….

[어떻게 된 것이냐?]

“뭐, 간단합니다.”

아테나의 말에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역천이 무엇인지 그 묘리를 알고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하겠군요.”

처용은 성좌들의 반응을 구경하며 넌지시 말했다.

사실, 처용이 보여준 역천은 회귀 전의 경험과 선술을 이용한 흉내에 불과했지만.

성좌들에게 말한 ‘역천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라는 말도 사실이었다.

카투라가 보여준 생생한 과거를 직접 경험했을 당시 가까이서 목격했던 역천.

그 모습을 본 처용은 여래에게 선술을 하사받은 자로서, 역천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네놈들이 나를 마신으로 만들었지.

당시 여래가 천존을 싸늘하게 노려보며 했었던 말.

역천은 선술과 선인의 힘이 타락한 모습이었다.

모든 속성을 다루고 자연을, 더 나아가 만물을 ‘지배’할 수 있는 선술.

모든 것을 잡아먹고 자신의 힘을 키우는 ‘포식자’와 같은 역천.

지배자과 포식자.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처용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신의 권능을 안다고 함부로 재현할 수 있는 줄 아느냐!?]

라파엘이 믿지 않겠다는 듯 소리치자.

“어렵지는 않던데요?”

처용이 태연하게 받아쳤다.

그리고.

“다시 보여드립니까?”

어제 전투로 얻은 일반 천사의 날개 깃털을 아공간에서 꺼냈다.

-화아아!

밝은 빛이 처용의 등 뒤에 뭉쳤고 한 쌍의 천사 날개가 생성되었다.

“이게 고작인데, 설마 자기들끼리 확대 해석을 해서 그렇게까지 쫄 줄은 몰랐습니다.”

처용이 라파엘을 향해 말하자.

[…….]

라파엘이 여러 감정이 일렁이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마음 같아서는 ‘천상의 심판’같은 걸 역천의 묘리로 쓰고 싶었는데.”

처용이 에덴 쪽으로 손을 들어 올리며 말하자.

[……!]

“……!”

에덴의 천사들과 그 밑에 자리한 저스티스 길드원들이 움찔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본 처용은.

“쯧. 역시 안 되네.”

혀를 차며 진심으로 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권능의 묘리를 알고 있다 하여 역천을 일부분 쓸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아테나가 그런 처용을 보고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뭐,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 정도 재현하는 게 끝입니다.”

처용이 아테나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가볍게 말했다.

그 모습을 본 성좌들의 표정이 다양하게 변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으니까.

처용이 역천을 쓰는 것이 아닌 묘리만 알고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권능의 묘리를 아는 정도로 그 권능을 일부분 재현할 수 있는 것에 경계를 해야 하는지.

이 자리에서 처용이 한 말은 과연 사실인지.

도저히 정확한 판단이 서질 않았다.

‘어디 고민하고 계~속 고민해 봐.’

처용은 이리저리 흔들리는 성좌들을 보며 속으로 웃었다.

다른 성좌들에게 있어 자신이 종잡을 수 없는 놈이 될수록 좋은 상황이었다.

“자, 이야기가 잠시 샜습니다만.”

처용은 다시 본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성좌가 ‘거짓’으로 신명을 걸고 맹세하는 방법.”

처용의 말에 모든 성좌들과 사람들이 집중했다.

“일단, 그 방법을 이야기하기 전에…… 커맨더.”

“준비됐어.”

커맨더가 처용의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주 고개를 끄덕인 처용은.

“이랑진군과 그의 신관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부터 증명하죠.”

속으로 미소를 숨기며 말했다.

그리고.

“총장님.”

커맨더가 WHU 총장 스미스를 불렀다.

“왜 그러십니까?”

스미스가 묻자.

“저들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증명해줄 증인이 있습니다.”

커맨더가 증인을 요청했다.

“혹시, 피해를 받은 이종족입니까?”

스미스가 혹시나 싶어 질문하자.

“맞습니다.”

커맨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고는.

“이랑진군의 신관, 왕저우에게 ‘공격’을 받고 살아남은 제 친구입니다.”

왕저우를 노려보았다.

그때.

“지금! 세계 헌터 회의장에 이종족을 들이겠다는 겁니까!?”

불길함을 느낀 왕저우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에 동조하듯.

“감히! 이 신성한 장소에 이종족을 들이겠다니!”

추기경이 커맨더를 향해 윽박을 질렀다.

“사전에 논의되지도 않은 증인에! 이종족이라니!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왕저우와 추기경을 시작으로 교단과 천교의 헌터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종족을 이곳에 들이는 건…….”

“서로 개입을 안 하기로…….”

다른 헌터들도 조금씩 꺼리는 기색을 보였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을 때.

“증인을 거부하겠다?”

처용이 목소리에 신력을 섞어 싸늘하게 읊조렸다.

“흠……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드드득!

처용이 손에 힘을 주고 까닥거리며 넌지시 말하자.

“…….”

“…….”

장내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하, 함부로 결정할 사안이 아닙니다. 투표를 해야 하는데…….”

WHU 총장 스미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세계 헌터 회의는 모든 길드와 성운이 모이는 자리이니만큼, 총장 혼자 결정권이 있는 게 아니었다.

어제처럼 건의와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건의는 하겠습니다. 찬성이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스미스가 마른 입술을 축이며 말하자, 왕저우와 추기경이 빠르게 시선을 교환했다.

이를 눈치챈 처용은.

“내 말 잘 들어.”

-쿠우우!

신력을 내뿜으며 경고를 담아 입을 열었다.

“이종족들의 정신을 파괴하고 저주를 건 놈은!”

이종족들의 몸에 저주를 심은 자.

“판데모니움 서열 32위 색욕마신 아스모데우스였다!”

처용의 입에서 상위 대악마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지금부터 증인을 반대하는 새끼들은 대악마와 손을 잡은 것이라 판단하고.”

교단과 천교, 에덴 등 몇몇 성운과 길드를 쏘아본 처용이 말을 이었다.

“내가 직접 그 길드를 향해 성전(聖戰)을 선포할거야.”

처용이 말이 울리자.

“지, 지금 협박하는 것이오!?”

“이 무슨 억지 같은!”

1층의 자리한 길드들이 난리가 났다.

그러자.

“억지라고!?”

처용이 증인 출석을 반대하는 분위기를 보이는 길드들을 향해 소리쳤다.

“대악마를 감싸주기 위해 증인을 반대하는 네놈들의 행동은 억지가 아니고 뭐냐!”

“그렇게 단정 짓는 게 어디 있소!”

“대, 대악마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처용의 말에 1층에 자리한 헌터들이 반박했다.

그러자.

“잘 봐라.”

-우우웅!

처용이 아공간에서 한 손에 잡히는 검은 덩어리를 꺼냈다.

그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저건?]

[대악마의 기운이군.]

빛을 대표하는 두 성좌.

메타트론과 야훼가 처용이 꺼낸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보고 말을 흐렸다.

“이게 이종족들의 정신을 파괴하고 몸을 잠식하고 있던 저주의 덩어리다.”

처용이 말함과 동시에 어둠 속성 마나를 조금 주입해 저주를 증폭시켰다.

-슈와아아!

처용이 쥔 저주의 덩어리에서 농밀한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으…… 무슨!?”

“이, 이건 전쟁신의 신전과 같은!”

몇몇 헌터들, 특히 아레스의 신전 정화에 참여했었던 헌터들이 침음을 흘렸다.

그 당시 신전을 잠식하던 마기와 아주 흡사한 느낌이었으니까.

“틀림없습니다. 신전에서 느꼈던 마기와 비슷한!”

“……부정할 수 없군. 같은 기운이다.”

전쟁신의 신전 정화에 참여했었던 제시카와 라진이 인상을 찌푸리며 확신하듯 말했다.

처용은 그런 그들의 반응을 잠시 관찰한 후.

‘명환부-악령 구속.’

명환부를 소환해 저주를 다시 봉인했다.

“지금 보니 이런 생각이 드는군.”

봉인한 저주의 덩어리를 굳게 쥔 처용이 증인 출석을 반대하는 헌터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증인을 반대하는 놈들 중에 전쟁신의 신전을 오염시킨 놈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처용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한국에 대악마의 마기를 퍼트리고 이종족들을 저주에 감염시키는데 협력한 놈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처용의 말이 울리자, 헌터들을 포함한 성좌들까지 웅성거렸다.

각, 길드들을 이끄는 길드장들은 처용의 말에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잠시 관찰한 처용은.

“다시 한번 말하지.”

경고를 담아 다시 한번 말했다.

“증인 출석에 반대하는 놈들은 대악마를 ‘적극적’으로 돕는 이들이라 판단하고.”

1층의 헌터들은 처용이 말한 ‘대악마를 적극적으로 돕는 이들’이라는 말에 모두가 인상을 찌푸렸다.

“성전을 선포해서 내가 직접 다 쓸어버릴 거야.”

말을 마친 처용은.

“투표 시작하시죠.”

스미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스미스는 이마를 부여잡은 채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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