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화
“아…… 안 돼, 호네아…….”
성자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처용은 그런 성자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봤다.
그가 야훼의 신관이 되어 헌터가 된 이유.
그 이유는 바로 성녀인 호네아 때문이었다.
물론, 성자가 빛의 신과의 상성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선택받은 것도 있었지만.
그는 아픈 동생이 아니었다면, 빛의 신의 선택을 거부하고 평범하게 살았을 것이다.
처용은 회귀 전,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하아…….”
눈빛이 점점 죽어가는 성자를 본 처용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때.
[저 하계종의 말이 진짜인지 어떻게 알아!]
우리엘이 자리에서 일어나 처용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저놈의 말을 믿는 건가!? 명확한 증거도 없는 그저 헛소리-!]
“하아…….”
처용의 입에서 답답함이 가득한 한숨이 흘러나와 우리엘의 말을 잘랐다.
“증거? 보여주마.”
우리엘을 향해 인상을 구기며 말한 처용은.
“데메테르 님.”
올림포스 성좌들이 자리한 곳을 바라보며 한 성좌를 불렀다.
그러자.
[무엇인가?]
이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던 올림포스의 대신 중 하나.
마치 대지와 같은 진한 갈색 웨이브 머리에 녹색 빛이 일렁이는 여신.
대지와 농업의 여신 데메테르가 처용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받으십시오.”
처용은 그런 데메테르에게 토스하듯 무언가를 던졌다.
-탁.
데메테르가 처용이 던진 것을 가볍게 받아 확인했다.
검고 불길한 기운이 흐르는 광석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마수 실험장에서 얻은 판테라움 조각입니다.”
처용은 자신이 건넨 것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대지를 관장하는 대신인 당신의 눈에는 그게 어떤 광석인지 보일 겁니다.”
[이건…….]
데메테르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때.
“우선!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십시오.”
처용이 그런 그녀를 만류했다.
“지금부터 제가 판테라움이 무엇인지 쭉 말하겠습니다.”
처용의 제안은 간단했다.
자신이 판테라움에 대해 쭉 설명을 하면.
“제 말이 끝난 다음 그 말이 맞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처용의 말이 진실인지 데메테르가 확인하는 것이었다.
[말해 보거라.]
데메테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마계 가장 깊숙한 곳에서, 마기와 마기가 판데모니움의 지맥을 따라 고여 만들어진…….”
처용은 판테라움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어떻게 채굴되는지 등을 설명했다.
“판테라움에 접근하면 점점 힘이 빠지게 됩니다. 정확히는 힘을 분해하고 흩어지게 만드는 거지만…….”
판테라움에 대해 쭉 이야기한 처용은 가장 중요한 내용을 언급했다.
“성녀의 몸에 들어간 판테라움 가루는 그녀의 몸속에 뭉치고 엉켜 있는 기운을 ‘분해’했을 겁니다.”
가루약처럼 꾸민 판테라움을 먹은 성녀가 왜 호전되는 증상을 보였는지.
그리고.
“계속 먹인다면 판테라움 가루들은 성녀의 몸 어딘가에 뭉쳐 그녀를 좀먹기 시작할 겁니다.”
이대로 놔둔다면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했다.
“제 말이 맞습니까?”
이야기를 끝낸 처용이 데메테르를 보며 확인을 요청했다.
[…….]
처용을 보며 눈이 살짝 커진 채 잠시 침묵한 데메테르는.
[이 광물에 대해 저 아이가 설명한 말은 모두 진실입니다.]
처용의 말이 진실임을 밝혔다.
그러자.
[혈선의 신관을 감싸주는 거라면-!]
우리엘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할 때.
[함부로 말하지 마라! 대신의 이름을 걸고 저 아이의 말은 진실이니라!]
데메테르가 표정을 굳히고 우리엘을 노려보며 강하게 말했다.
그 모습에 우리엘이 낭패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우리엘을 향해 한심한 시선을 보낸 처용은.
“올림포스의 저력이라면 그 광물에 대해 더 자세히 연구할 수 있겠죠.”
데메테르를 포함한 올림포스 성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제가 뒤이어 말한, 성녀가 앞으로 어찌 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이걸 그냥 주는 것이냐?]
아테나가 처용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아무리 판데모니움에서 채굴되는 불길한 광석이라 해도, 강력한 힘을 품은 광석이었으니까.
“당신이 그걸 악용할 리가 없으니까요.”
처용이 아테나를 향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그 말에 아테나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왜…… 올림포스는 믿는 겁니까?”
저스티스 길드장, 라리네가 처용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신들을 향해 거침없는 모습을 보인 처용이 왜 유독 올림포스에는 믿음을 보이는 것인가?
라리네의 질문에 다른 성좌들 역시 궁금한 듯 시선을 모았다.
그러자.
“올림포스 길드장님.”
라리네의 질문을 받은 처용은 제시카를 불렀다.
“아, 네.”
제시카가 답하자.
“아테나 님이 위선적인가요?”
처용이 진지하게 질문했다.
그 말에.
“절대로!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제시카가 확신을 담아 강하게 대답했다.
처용은 성좌와 신관 간에 신뢰가 느껴지는 그 모습에 작은 미소를 짓고는.
“대답이 되었습니까?”
라리네를 향해 말했다.
보통 성좌와 신관은 수직적인 관계, 명령을 내리고 이행하는 관계가 대부분이었다.
반면에 아테나와 제시카는 처용과 여래와 비슷한,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였다.
제시카는 신계의 일을 담당하는 아테나를 믿고.
아테나는 지상의 올림포스를 관리하는 제시카를 믿는다.
올림포스 성운은 이런 아테나로 인해 점차 분위기가 바뀌고 있었다.
신관과 길드를 소모품이 아닌, 신뢰하는 파트너로 대하는 것.
처용의 대답은 이러한 의미의 질문도 품고 있었다.
너희는 이들처럼 서로를 믿고 신뢰할 수 있냐고…….
“……그렇군요.”
그 의미를 알아차린 라리네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동시에……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단 라리네만이 아닌, 다른 신관들 중 일부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처용은 그런 그들의 반응을 관찰하며 속으로 웃었다.
아직 먼 미래일 수도 있었지만, 수직적인 관계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셈이었다.
앞으로 상대할 재앙들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구와 신계 간의 협력은 필수였으니까.
“이야기가 잠시 샜군요.”
처용은 자리로 돌아와 본론을 말했다.
“웬 돌팔이가 성녀에게 수은을 먹인 것을 포함해서…….”
에덴을 노려보는 처용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마인들과 거래한 것, 어떻게 ‘책임’질 생각이신지요?”
WHU총장도 함부로 성좌들 앞에서 꺼내지 못한 ‘책임’이라는 말이 처용에게서 흘러나왔다.
처용의 말에 에덴의 천사들이 인상을 세차게 구겼다.
그때.
[그러게 그 방법은 좋지 않다고 했거늘…… 쯧!]
야훼가 에덴 측을 향해 혀를 차며 말했다.
그 모습에.
[당신도 가만히 있었지 않았소!]
[빛의 신! 그대는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는가!?]
당연히 천사들이 난리가 났다.
[성녀를 독점할 생각인가? 빛의 신.]
메타트론이 야훼의 속셈을 읽고 굳은 표정으로 말하자.
[그럼 성녀한테 이런 짓을 저질러 놓고 계속 손을 댈 생각인가?]
야훼가 메타트론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
본래 빛의 신과 에덴은 상호 연합 관계였다.
그런데 야훼가 에덴을 손절해 버린 상황.
그러자 동맹 관계였던 두 대신이 마찰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역시…… 과거로 돌아와도 바뀌지 않는 놈은 바뀌지 않는군.’
처용은 야훼의 태도를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절대로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 오만한 빛의 신.
그에게 있어서 동맹은 상호 이득을 위한 협력일 뿐, 그 안에 신뢰라는 감정은 일절 없었다.
처용에게 있어 지금 상황은 계획해 놓은 시나리오의 일부였다.
성녀를 공유하는 것으로 상호 협력하는 에덴과 빛의 신.
그러나 에덴이 성녀를 잘못 치료한 일로 인해, 빛의 신과 에덴 사이에 마찰이 일어났다.
앞으로는 서로를 감싸주거나 하는 분위기는 보이기 힘들 것이다.
처용은 그런 분위기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어쩌면…… 성녀를 신들의 마수에서 빼낼 방법이 생길 수도 있었다.
“성자, 아직 늦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교단에는 사제들이 많으니까요.”
아직 참담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성자를 향해 처용이 작은 위로를 전함과 동시에.
‘교단에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도와드리죠.’
전음을 보내 본론을 이야기했다.
야훼가 처용의 전음을 듣지는 못해도 눈치챌 수는 있었지만.
그는 지금 메타트론과 기 싸움을 하는 상황이었다.
처용이 자신의 신관에게 전음을 보내 말을 걸었다는 사실을 야훼는 알지 못했다.
전음을 들은 성자가 고개를 들어 처용을 바라봤다.
그 눈빛이 마치 왜 자신을 도와주냐고 묻는 듯했다.
처용은 작은 미소를 짓고는.
‘당신은 선을 추구하는 사람이니까.’
한 번 더 전음을 보내 성자의 물음에 답했다.
성자는 이기적인 빛의 신을 상대로 중립과 선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회귀 전, 모두가 처용을 향해 편견을 가질 때도, 그는 중립과 선을 기준으로 처용을 평가했었으니까.
처용 나름대로 은혜를 갚는 셈이었다.
그리고…… 성녀 역시 꼭 살려야 하는 인물 중 하나였다.
그녀가 죽으면 성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포기할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성녀는 추후 아주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죽으면 곤란했다.
“……감사합니다.”
성자가 처용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처용은 성자의 대답에 미소를 보이고는.
“자 그럼 하나만 남았는데……?”
아직 언급되지 않았던 길드와 성운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성녀를 조종한 범인은 에덴의 대천사 중 하나.
교단은 배신자의 소행.
이제 혐의가 남은 길드와 성운은 하나였다.
“으…….”
지목을 당한 길드의 대표, 타친핑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침음을 흘렸다.
“왜 마인들과 ‘협력’해 이종족들을 공격한 겁니까? 왕저우 헌터!”
커맨더가 분노 섞인 목소리로 강하게 말했다.
그러자.
[내 신관은 그런 적이 없다!]
천교의 성좌 중 하나, 이랑진군이 결백을 주장했다.
“맞소……. 나는 이종족들을 공격한 적이 없소.”
이랑진군의 신관, 왕저우 역시 정말로 아니라는 듯 억울함을 담아 말했다.
“증거와 증인이 있는데 발뺌을 하시겠다?”
커맨더가 거세게 묻자.
“난 정말로 아니오!”
왕저우가 진심으로 호소하듯 외쳤다.
그러자.
[이랑진군.]
옥황상제가 그것을 보며 입을 열었다.
[신명을 걸고, 그대의 신관은 정말로 범인이 아닌가?]
이랑진군을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며 옥황상제가 말하자.
[‘천수(天守)’의 이름을 걸고 맹세합니다. 상제!]
이랑진군이 자신의 신명, 하늘을 지키는 자 ‘천수’를 언급했다.
[그런가…… 다행이군.]
그 모습에 옥황상제가 표정을 풀며 말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제.]
이랑진군이 옥황상제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고는.
[내 신관은 ‘확실하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 놈이 범인 아닌가!]
모두가 들으라는 듯 다른 성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계종들 중에 타인으로 ‘변신’하는 놈이 있다고 들었다.]
이랑진군의 말에 성운들과 길드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울려왔다.
[이상한 가면을 쓴 광대 같은 놈! 그놈이 범인이다!]
확신에 찬 이랑진군의 목소리가 울리자.
“혹시…… 조커를 말씀하는 겁니까?”
제시카가 혹시나 싶어 질문했다.
[그래! 그렇게 불리는 놈이었다!]
이랑진군이 맞다는 듯 강하게 긍정했다.
[내가 볼 땐 놈이 범인이다!]
확신에 찬 목소리가 이랑진군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러자.
“조커는 섀도우 헌터…….”
“그들이 왜……?”
“그보다도 조커가……?”
1층에 자리한 사람들, 특히 아는 정보가 많은 길드장들에게서 의문이 가득한 말들이 흘러나왔다.
[왜 그런 반응들이냐! 그놈이 확실하다!]
이랑진군이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을 향해 윽박을 지를 때.
“큭, 크크크.”
처용의 실소가 울려 퍼졌고.
“하하하! 어이가 없네…….”
크게 웃던 처용이 진심으로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감히! 나를 능멸하려는-!]
이랑진군이 분노가 섞인 말을 내뱉으려 하자.
“이봐 문지기.”
웃음기를 싹 지운 처용이 이랑진군을 싸늘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지금 조커가 누구인지는 알고 그놈을 범인으로 모는 겁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냐! 나를 조롱하는 것이냐? 혈선의 신관!]
이랑진군은 처용이 자신을 조롱한다 판단하고 분노를 드러냈다.
그러나 처용은 이랑진군의 반응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듯,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1층에 계신 여러분? 조커가 누구인지 대충만 이야기해 보십시오.”
길드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섀도우 헌터들의 수장.”
처용의 말에 커맨더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고.
“국적불명, 정체불명,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인물입니다.”
제시카가 조커에 대해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이며 이야기했다.
그런 그들을 시작으로.
“조커뿐 아니라 섀도우 어벤저 길드 자체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조커가 집행자와 충돌한 적이 있었지요?”
“아! 그 정보는 저희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성자의 스킬을 사용했다고…….”
“타인의 스킬을 사용하는 헌터…… 말 그대로 광대이지요.”
“그러고 보니 요 몇 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네요.”
헌터들이 조커에 대해 그나마 알고 있는 정보들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다른 이의 스킬을 쓰는 하계종! 맞지 않느냐? 그놈이 범인이다!]
이랑진군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다시 한번 외쳤다.
“하아.”
처용은 그런 이랑진군을 보며 한숨을 쉬고는.
“섀도우 헌터들, 섀도우 어벤져 길드가 뭔지는 알고 그렇게 말하는 겁니까?”
이랑진군을 향해 미간을 구기고는 말을 이었다.
“섀도우 헌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인들을 죽이는 게 목표인 놈들이다!”
처용의 말이 끝나자.
“그렇죠. 애초에 놈들의 목표는 명확하지요.”
“그놈들의 무식한 테러에 저희 길드도 피해를 본 적이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섀도우 헌터 하나가 자폭 조끼를 입고…….”
그 말이 맞다는 듯 그들을 목격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겪은 헌터들이 증언했다.
종합하자면, 그들은 마인들을 가장 앞서 방해하고 성가시게 만드는 이들이었다.
“그런 섀도우 헌터들의 수장이 마인들과 협력을 한다? 웃기는 소리!”
처용이 이랑진군을 향해 일갈하듯 말했다.
[네놈들이야 말고 어찌 그리 단정하느냐! 놈도 목적이 있으니 그리 한 것 아니냐!]
“섀도우 헌터의 목적은 마인들의 말살이니까!”
이랑진군의 말에 처용이 단호하게 부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커는 다른 헌터의 스킬을 ‘흉내’내는 놈이지 ‘변신’하는 놈이 아니야.”
처용이 싸늘한 미소를 숨기며 이랑진군에게 말했다.
그러자.
“이랑진군께서 처음에 변신하는 놈이라고 하셨었지?”
“조커가 변신을 할 수 있었나?”
“아니,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낸 조커는 모두 ‘광대’의 모습이었습니다.”
헌터들이 입을 열어 한 마디씩, 조커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했다.
처용은 그런 헌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싸늘한 미소를 드러냈다.
조커는 다른 이의 스킬을 ‘흉내’낼 뿐, 타인으로 ‘변신’하는 이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랑진군은 왜 조커가 다른 이로 ‘변신’한다고 말한 걸까?
조커가 다른 이로 ‘변신’한다고 ‘누구’에게 들었을까?
과연, 조커가 다른 이로 ‘변신’한다라는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이 누구일까?
처용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
처용의 미소를 본 이랑진군은 돌연 불길한 느낌을 확 전해 받았다.
마치…… 함정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처용은 이랑진군의 눈빛이 조금 흔들리는 것을 보고 짙은 미소를 지었다.
이미…… 사냥개를 잡을 덫은 완성된 상태였으니까.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