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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172화 (172/726)

#172화

[다시 한번 말해 봐라……!]

라구엘이 핏발이 선 눈으로 처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감히! 버러지 같은 하계종이-!]

“명확한 증거에! 증인에! 피해자까지 있는 상황이다!”

처용은 라구엘의 말을 자르며 싸늘한 목소리로 모두가 들으라는 듯 말했다.

“신의 뜻? 좆까 이 새끼야!”

“……!”

[……!]

[…….]

처용의 입에서 라구엘, 성좌를 향한 욕설이 울리자 장내가 경악에 잠겼다.

역사상 그 어떤 인간도 신의 면전에서 대놓고 모욕을 저지른 경우는 없었다.

“이 닭대가리 같은 비둘기 새끼가.”

지금 이 순간이 역사상 최초가 되어버린 상황.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겪는 사람들은 충격 때문인지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죽여 버리겠다!!]

면전에 대고 모욕을 들은 라구엘이 노성을 질렀다.

[천상의 결계!]

라구엘이 처용을 향해 손을 뻗으며 대천사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권능을 사용했다.

그러자 처용을 중심으로 일정 영역이 빛으로 일렁였다.

상대를 일정 범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묶는 권능이었다.

[에덴의 신역이 펼쳐진 이상 혈선도 네놈을 도울 수 없다!]

처용의 앞으로 라구엘의 화신체가 내려왔다.

[신력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신의 힘! 불순분자인 네놈을 처단하겠다!]

라구엘의 손에 새하얀 창이 생성되었다.

긴 마름모 형태로 날이 서 있는 창날.

창날 아래에 빛을 내뿜고 있는 세 쌍의 작은 천사 날개.

대천사들만이 다룰 수 있는 무구, 양산형 성창(聖槍) 롱기누스였다.

분노한 성좌의 화신체가 권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거, 말 더럽게 많네.”

처용은 아무렇지 않은 듯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스릉! 쿵!

아공간에서 차륜 도끼를 꺼내 오른손으로 쥐고.

-우우우!

강렬한 어둠을 내뿜는 목도, 어둠의 찬가를 왼손으로 쥐었다.

“덤벼, 새대가리.”

처용이 비웃음을 섞어 말하고는 어둠의 찬가 끝을 라구엘에게 겨누고 까닥거렸다.

마치 덤비라는 듯.

[하찮은 하계종 따위가!!]

-번쩍!

창을 움켜쥔 라구엘이 처용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

시야에 보이는 장소 중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빛의 길’이라는 권능이었다.

[죽어라! 하계종!]

-푸욱!

롱기누스의 창날이 처용의 등 뒤를 꿰뚫었다.

[해치웠-!]

처용이 당한 듯 보일 때.

“머저리. 크크.”

등 뒤를 기습당해 치명상을 입은 처용의 입에서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화르르륵!!

라구엘의 뒤에서 차륜격과 파쇄격의 힘이 담긴 처용의 도끼가 날아왔다.

[무-!]

라구엘은 급히 롱기누스의 창을 회수하여 창대로 막았지만.

-콰쾅!

[커허!?]

처용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크게 밀려나며 나가떨어졌다.

“어이 비둘기 양반?”

“너무 약한데?”

두 명의 처용이 라구엘을 비웃으며 순서대로 말했다.

[하찮은 사술을!]

오히려 역습을 당한 라구엘이 이를 갈며 말하자.

“그 하찮은 사술에 당한 네놈은 얼마나 한심한 놈일까? 크크크.”

그림자로 더미를 만드는 암영부의 기술, 그림자 허수아비.

처용이 작금 사용한 기술은 그림자 허수아비의 상위 기술이었다.

‘암영부-그림자 꼭두각시.’

레벨이 오르고 강기를 되찾았기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움직이지 못하는 허수아비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그림자 분신이었다.

“음 시간이 다 됐나?”

처용이 ‘일부러’ 입을 열어 말하자.

-철퍽!

그림자가 검은 물감처럼 흐려지며 사라졌다.

그러자.

[죽여 버리겠다! 하계종!]

농락을 당했다고 느낀 라구엘이 창을 강하게 움켜쥐며 처용을 겨누었다.

[저지먼트 라이트닝!!]

-파지지지직!!

롱기누스의 창날에서 처용을 향해 강렬한 번개가 쏘아졌다.

어둠을 없애 버리는 빛의 힘이 응축된 번개.

[네놈이 어둠을 다루는 이상! 반드시 죽을 것이다!!]

-콰콰콰쾅!!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쏘아진 번개가 처용을 태워버렸다.

-파사사-!

[크하하!! 혈선의 신관을 처치했-!]

재가 되어 부수어지는 처용을 보며 라구엘이 환희를 내뿜는 순간.

“이봐? 닭대가리.”

라구엘의 바로 뒤에서 처용의 목소리가 울렸고.

-화르르륵!!

강렬한 화염을 머금은 도끼날이 위에서 내리쳐 왔다.

[이! 도대체 무슨 사술인 것이냐!]

라구엘이 급히 창대를 머리 위로 올려 방어를 시도했다.

그러나.

-콰콰쾅!!

[커허!?]

이전에 역습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파괴력에 라구엘이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라구엘의 자세가 무너지는 순간.

“아직 하나 남았다.”

-샤아아!

칠흑처럼 검은 강기가 서린 어둠의 찬가가 라구엘의 등을 사선으로 베었다.

[이!]

-번쩍!

라구엘은 ‘빛의 길’ 권능을 발현하여 처용에게서 떨어졌다.

그러나.

[크학!?]

처용의 공격을 전부 피하지 못하고 등 뒤에 상처를 입었다.

[도대체 어떻게?]

라구엘이 얼굴을 세차게 구기며 의문을 내뱉자.

“크크크.”

처용이 그런 라구엘을 비웃었다.

그림자가 없는데도 처용이 나타난 이유는 간단했다.

이 장소, 세계 헌터 회의가 열리는 돔 형태의 회의장은 하나의 거대한 경기장과 같은 형태.

중앙의 넓은 공동 바닥은 웬만한 충격에도 부수어지지 않는 견고한 ‘타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타일과 타일 사이의 작은 ‘틈’.

하늘 위의 별빛들이 반짝이며 내는 빛으로 인해 생기는 얇은 그림자.

처용은 속성 마나의 기술을 수십 년 다뤄 온 속성 전투 전문가였다.

강기의 경지까지 되찾은 이상, 미세한 그림자를 다루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지금, 이 전장은 처용의 전용 무대와 같다고 볼 수 있었다.

파훼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간 평화와 오만함에 찌들어 살아온 라구엘은 절대로 파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커, 커허!? 무, 무슨 짓을!?]

라구엘은 등의 상처 부위의 격통과 동시에, 무언가가 화신체를 좀먹는 것을 느꼈다.

“‘신살자’의 힘에 당해본 소감이 어때?”

처용이 고통스러워하는 라구엘을 비웃으며 모두가 들으라는 듯 말했다.

어둠의 찬가에 흐르고 있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는 신살자의 힘이 서려 있었다.

게다가 어둠의 찬가의 고유 능력.

[공격 대상이 빛에 가까운 존재일수록 더 치명적인 피해를 가합니다.]

라구엘은 ‘완전한 빛’이라 할 수 있는 대천사였다.

어둠의 찬가는 그런 라구엘을 상대하는 데 전용 무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

그런 어둠의 찬가의 고유 능력 효과까지 적용받은 신살자의 힘이 라구엘을 좀먹고 있었다.

지금 라구엘은 처음으로 ‘맹독’에 감염되는 기분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었다.

[하계종 네놈!! 네놈은 이단이다!! 있어서는 안 될 하계종이다!!]

라구엘이 신살자의 힘에 저항하며 노성을 질렀다.

처용이 대천사의 화신체를 압도하는 그 모습에.

“…….”

“……도대체?”

1층에 자리한 모두가 경악과 충격으로 물든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

[저건 위험하다!]

성좌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처용이 라구엘을 모욕했을 때는, 그가 심판을 받고 죽으리라 생각했다.

라구엘이 여래가 개입하지 못하게 에덴의 성역까지 펼친 상황.

처용이 죽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신관이 위험에 처했음에도 여래의 표정은 평온했고.

“어이, 비둘기 양반? 아무리 화신체라지만 너무 약한데?”

[이 건방진 하계종 따위가!!]

죽으리라 생각했던 처용이 오히려 대천사를 압도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게다가…… 인간이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될, 신살자의 힘을 보였다.

이 믿어지지가 않는 상황에 성좌들이 경악과 분노, 위기감을 드러낼 때.

[이야! 아주 잘 싸우는구만!]

[양손 도끼와 검을 같이 쓰는데도 군더더기가 없군!]

[저 오만한 놈의 콧대를 꺾어라!]

[훌륭한 투쟁이로다! 하하하!]

단 하나의 성운, 무신전의 성좌들만이 처용의 전투를 구경하며 즐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 천박한 하계종 놈들이!]

[감히! 저 인간을 두둔하는가!]

그런 무신전을 향해 몇몇 성운, 특히 라구엘의 성운 에덴 측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울렸다.

무신전의 성좌들은 그 말에 반응하지도 않고 계속 처용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응원했다.

[죽여 버리겠다.]

이런 상황을 참다못한 라구엘이 싸늘한 음성을 내뱉었다.

[천상의 심판!]

라구엘이 권능을 발현하자.

-화아아아!!

그의 전신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감시의 대천사로서! 이 이단자의 소멸을 선고한다!!]

라구엘이 오른손을 올려 처용을 겨누었다.

그러자.

-키이이이!!

라구엘의 전신에서 빛나는 빛들이 곧 폭발할 듯 세차게 뿜어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은.

‘천상의 심판인가?’

라구엘이 어떤 권능을 발현했는지 바로 알아보았다.

대천사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권능인 천상의 심판.

강렬한 빛의 힘으로 대상의 영혼까지도 소멸시키는 권능이었다.

회귀 전, 악마들과 전쟁 당시에도 종종 봤었던 권능.

그리고…… 처용은 그 권능이 파훼당하는 것도 자주 봤었다.

‘정면으로 깨부숴주마!’

처용은 차륜 도끼를 아공간에 집어넣고는 어둠의 찬가를 두 손으로 잡았다.

검도의 준비 자세를 취한 처용은 신력과 강기를 섞어 내뿜었다.

그러자.

-콰아아아!!

어둠의 찬가에 검게 물든 강기가 넘실거렸고.

처용의 몸 위로는 붉은 기류가 넘실거리는 황금빛 신력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스르르르!

처용이 기술을 발현하자 분출하는 강기와 신력이 어떤 형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강기를 되찾은 지금,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

회귀 전, 저항군에 합류했었던 동료, 검술의 지존이라 불렸던 검성.

그리고…… 그런 검성과 ‘호각’으로 다뤄졌던 또 하나의 동료.

무록천마(武錄天魔)라 불리는 자의 기술이었다.

-검 하나만으로 극의(極意)에 도달하기 힘들거늘…….

검성이 검술 하나만의 끝을 추구하는 전사였다면.

-하! 모든 병기(兵器)를 통달해야만 정점(頂點)에 오를 수 있느니라!

천마는 모든 무기를 연마하여 무술(武術)의 끝을 추구하는 이였다.

모든 무기와 병장기술을 기록하고 연마하는 자라 하여 무록(武錄)이라 불렸던 자.

저항군에 속한 이들이 검성을 검의 정점,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 불렀었다면.

무록천마를 모든 무기를 통달한 자, ‘웨펀 마스터’라 불렀었다.

본래 그들이 살던 세계에서는 숙적이자 라이벌이었던 검성과 천마.

그러나 악의 종주로 인해 고향을 잃고 동료가 되었었던 둘.

처용의 검술이 검성에게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하고 개성 있는 무기들의 묘리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지 않은가!

처용은 다른 전사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해머, 대낫, 투창 등의 장병기는 대부분 천마에게서 배웠다.

그리고…… 그런 그가 모든 무기를 다룰 수 있게 해주었던, 천마만의 독문무공(獨門武功).

‘천마신공.’

처용이 내뿜는 기운들이 서로 섞이더니, 천마(天魔)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천마강림!’

넘실거리는 검은 강기를 내뿜는 황금빛의 전사.

천마의 형상이 눈을 뜨자 붉은 눈빛이 번뜩였다.

항마의 화신보다는 작은 형태의 천마.

그 형상이 마치 처용을 보호하는 갑옷처럼 덧씌워졌다.

다양하고 많은 기술을 연마했었던 전대 천마들의 내공과 경험들.

그 모든 무(武)의 정수가 담긴, 천마의 의지와 힘을 이어받는 것.

그것이 바로 천마신공이었다.

-자네가 천마의 이름을 이어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 되어주게나.

회귀 전, 전쟁 막바지쯤 천마는 크타니드에 의해 치명상을 입고 죽어가고 있었다.

-먼저 가버린 그 녀석을 다시 만날 수 있겠구나. 하하.

먼저 죽어버린 검성을 그리워하던 천마는 처용에게 천마신공의 마지막 구결을 알려주었다.

처용에게 너라면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

‘감사합니다. 무록 님……!’

천마가 남긴 의지를 상기한 처용이 어둠의 찬가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천마의 형상이 처용을 따라 어둠의 찬가와 비슷한 목도를 형성하고 처용의 자세를 따라 했다.

처용이 검 형태인 어둠의 찬가로 검성의 검술이 아닌 천마신공을 쓰는 이유가 있었다.

어둠의 찬가는 대천사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무기였다.

그리고…… 강력한 어둠을 품은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천마신공의 초식이 하나 있었다.

처용이 천마의 화신을 유지하며 라구엘의 공격에 대비할 때.

[심판을 받아라!! 하계종!!]

라구엘이 눈부시게 발광하는 빛을 폭발시켜 처용에게 쏟아내었다.

그 모습을 침착하게 바라본 처용은.

‘천마신공-오의(奧義)!’

천마의 의지를 불러낸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을 사용했다.

‘백귀야행(百鬼夜行)!’

처용이 위로 치켜올렸던 어둠의 찬가를 부드럽게 내리긋자.

-캬아아아!!

-크아아!

어둠이 섞인 처용의 강기가 백귀(百鬼)들의 형상을 취하고는.

-캬하하!!

-크하하!!

붉은 눈동자를 흉흉하게 빛내며 라구엘에게 쏘아져 나갔다.

이윽고 빛과 어둠이 서로 충돌하자.

-콰콰콰!!

주변을 흔드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이까짓 쓰레기 같은 잡귀 따위!]

라구엘이 힘을 더욱 쏟아내며 백귀들을 지워 버리려 했지만.

[이 무슨!?]

백귀들은 더욱 난폭한 괴성을 지르며 빛에 맞섰다.

게다가.

-촤아악!

-콰드득!

백귀들이 빛을 가르고 잡아 뜯으며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천마신공의 오의 중 하나인 백귀야행.

이 기술은 상대의 공격을 잡아먹고 점점 더 위력을 키우는 기술이었다.

단 한 순간이라도 기세에 밀리는 순간!

백귀들에 의해 모든 공격을 잡아먹히게 된다.

[이, 이건, 이건! 하계종 따위에게 허락되어서는 안 될 힘이다!!]

그 모습을 본 라구엘이 더욱 힘을 쏟으며 외쳤다.

그때.

“나태한 평화와 오만함으로 살을 찌운 네놈은.”

처용이 다음 공격을 준비하며 라구엘을 향해 싸늘하게 말했다.

“‘우리’가 쌓은 의지와 투쟁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마치 처용의 말에 반응하듯.

-우우우!

천마의 의지가 옅은 울림을 토하며 반응했다.

동시에.

-사아아!

처용에게서 떨어져 나온 천마의 의지가 라구엘에게 돌진했다.

-쐐에에에에!!

천마의 의지가 가장 앞서 돌진하며 라구엘의 빛을 가르자.

-케케케!

-캬하하!

백귀들이 천마의 뒤를 따르며 라구엘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이! 이럴 수는 없다!!]

기겁한 라구엘의 괴성이 울림과 동시에 천마의 의지가 그 앞에 당도했다.

-촤아아!

천마의 의지가 라구엘의 가슴을 크게 베어냈고.

[커허-!]

그가 비명을 다 지르기도 전에.

-촤자자자자!!

백귀들이 천마를 따라 라구엘에게 돌진하며 그를 찢어발겼다.

[……!]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라구엘의 화신체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라구엘이 당한 그 순간!

“뢰신보.”

처용이 라구엘의 앞으로 순식간에 다가왔다.

동시에 아공간에서 거대한 검은 기둥을 꺼내고는.

-콰쾅!!

쓰러진 라구엘의 화신체 하반신 쪽에 박아 버렸다.

[커-!]

육중한 압박감에 짓눌린 라구엘의 화신체가 꿈틀거렸다.

[이, 이건! 마기…….]

“마인 놈들한테서 슬쩍했거든 아주 좋더라고.”

처용이 라구엘을 비웃으며 말했다.

그가 꺼낸 것은 마수 실험장에서 쿠루타를 구속하던 ‘신을 묶는 묘’였다.

심지어 이날을 준비하기 위해 암영부를 추가로 부여하여 더욱 강화시킨 아티팩트였다.

-촤르르르르!

신을 묶는 묘에서 사슬이 튀어나와 라구엘을 구속했다.

[이 모욕을 잊지 않을 것이다!! 네놈을 반드시 멸절하리라!!]

라구엘이 처용을 향해 분노를 담아 외쳤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은.

“크크…… 이제 시작일 텐데?”

싸늘한 웃음을 보이며 말을 이었다.

“멍청한 네놈이 발현한 결계가 해제되려면 10분은 더 있어야 할 테고.”

넌지시 말한 처용은 라구엘의 등을 밟고는.

-우드득!

그의 ‘날개 한 쌍’을 양손으로 잡아챘다.

[네, 네놈이! 설마-!]

라구엘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10분은 아주 긴 시간이지.”

싸늘한 음성이 처용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동시에.

-우드드드득!!

처용이 잡아챈 라구엘의 날개 한 쌍을 뜯어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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