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화
“잠시.”
커맨더가 이진호에게 눈짓하며 말하자.
“다녀와.”
이진호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시카와 메리의 안내를 받아 처용과 커맨더, 하오찬이 장소를 옮겼다.
이동한 장소는 올림포스의 헌터들이 대기하는 숙직실이었다.
“오랜만입니다. 한처용 헌터, 그때 이후로 처음 뵙는군요.”
처용이 들어서자 헤라클레스의 신관, 리차드가 악수를 청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올림포스의 모든 이들이 처용을 좋게 보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처용이 여래의 신관이라 알고 있는 올림포스의 성좌들.
그들은 아직도 과거 여래가 일으킨 사건을 잊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처용과 같은 헌터인 신관들은 처용을 마냥 싫어하지는 않았다.
가장 거대한 악에 맞서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이가 처용이었으니까.
헌터들에게 있어 처용은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였다.
물론, 포세이돈으로 인해 희생자가 생겼었던 만큼, 모두가 처용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 해도 제시카의 노력 덕분인지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할 말이 중요한가 보네요. 제시카.”
숙직실 내부를 둘러본 커맨더가 제시카를 보며 말을 이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야 할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는 걸 보니.”
숙직실 내부에는 올림포스의 신관 중 ‘최정예’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대부분 있었으니까.
“최근 복잡한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말이에요.”
붉은색에 웨이브가 진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푸른 눈동자를 지닌 여성.
그녀는 화로의 신 헤스티아의 신관이자, 블레이즈 길드의 길드장 도로시였다.
“캐나다 전역을 이 잡듯이 뒤졌으니, 이젠 지형을 외울 정도라니까요?”
도로시가 작은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덕분에 대륙이 조금 깨끗해지지 않았나?”
옆에 앉은 암갈색의 중장 갑옷을 입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
투구와 갑옷을 갖춰 입은, 백호와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미국인 남성.
그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신관이자 올림포스의 방패라 불리는 이.
그랜드 실더 길드의 길드장, 스티븐이었다.
“빌리, 그 친구는 아직도 미국 전역을 뛰어다니고 있으니까.”
스티븐이 이 자리에 없는 S급 헌터를 언급하며 말했다.
‘전보다 레벨이 꽤 올랐는데?’
처용이 통찰의 눈으로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현재 올림포스의 ‘최정예’ S급 헌터들은 모두 160레벨 초중반 정도.
이전 안드라스를 소멸시킬 때는 모두 150레벨 후반대였다.
아마도 자극을 받고 그간 열심히 노력한 듯했다.
그리고 이들의 대화로 유추해 볼 때, 미국 쪽에 자리한 마인들을 정리한 영향도 컸으리라 생각했다.
“여러분을 이곳으로 모신 건 천교 때문입니다.”
제시카가 처용과 커맨더를 향해 본론을 이야기했다.
미국 전역에 숨어있는 마인들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천교와 연결된 끈이 발견되었다.
문제는…….
“천교에서 저희 성운에 경고를 보내 왔습니다.”
제시카의 말에 커맨더와 하오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반면에 처용은 예상했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제시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방해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천교는 계획이 있어 마인들과 ‘잠깐’ 협력하는 것이니 방해하지 말라고 올림포스에 전해왔다.
“웃기는군.”
처용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락한 것은 아니겠지요? 제시카.”
커맨더가 제시카를 향해 묻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제시카가 진심이라는 듯 강하게 말했다.
“제대로 조사해 보니까 수상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어.”
메리가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마인들과 천교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어떤 실험을 했는지 등.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무슨 몬스터를 만드는 실험을 하더라고.”
“마수.”
메리의 말에 처용이 대답했다.
“마수 실험장이 또 있었나 보네?”
처용이 표정을 살짝 일그러뜨리며 입을 열었다.
“그 마기를 뿜는 몬스터를 말하는 거지?”
커맨더가 처용의 말에 얼마 전 생포한 몬스터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애초에 디아블로가 나타난 마인들의 아지트가 바로 마수 실험장이었습니다.”
처용은 이곳에 있는 이들에게 ‘마수’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강력한 몬스터…….”
제시카가 처용의 말을 듣고 중얼거리더니.
“하오찬 헌터.”
하오찬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시카의 말을 들은 하오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품속에서 어떤 사진을 꺼내 보였다.
“얼마 전, 후난성 부근에서 잡은 이상한 몬스터입니다.”
하오찬이 꺼낸 사진 속에는 전체적으로 색이 검은 몬스터의 사체가 있었다.
그리고 몇 장의 사진을 더 꺼내며 말을 이었다.
“이건 베이징 쪽 던전에서 갑자기 나타난…….”
하오찬은 각각 몬스터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떤 능력을 사용했는지 등 자세히 설명했다.
“동방불패 길드의 협력을 받아 겨우 알아낸 정보였습니다…….”
제시카가 처용을 바라보며 말을 흐렸다.
동방불패 길드와 천교는 널리 알려진 앙숙.
제시카는 천교의 수상한 부분을 더 알아내기 위해 동방불패 길드장, 하오찬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마침, 같은 이유로 천교를 조사하고 있던 하오찬은 제시카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 와중에 천교의 영역에서 디아블로까지 나타난 상황.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고 두 길드의 협력으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중국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이 사진과 비슷한 몬스터들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오찬이 여러 사진들을 더 꺼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흠…….”
설명을 듣고 사진을 자세히 살핀 처용은.
“모두 마수네요. 확실합니다.”
확실하다는 듯 진지하게 말했다.
하오찬이 보여준 사진 속 몬스터들은 모두 마수 실험장에서 본 프로토타입 마수와 같았다.
그리고.
“정확한 건 아니지만, 마수를 만드려면 몇 가지 ‘재료’가 필요합니다.”
처용은 마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단 하나, 태초의 마수가 필요하다는 말만 제외하고.
처용의 설명이 끝나자.
“감히! 우리나라의 국민들을! 헌터들을!!”
하오찬이 주먹을 거세게 쥐며 분노를 드러냈다.
분노하는 이는 하오찬 만이 아니었다.
이 자리에 있는 헌터들 모두의 표정이 분노와 경악으로 일렁였다.
“시스템을 뽑아낸다니…….”
제시카가 얼굴을 쓸며 참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가 생포한 마수 한 마리를 넘겨드리죠. 그쪽에서 조사하는 게 확실할 겁니다.”
처용은 보물전 감옥에 있는 마수 중 하나를 넘겨주기로 했다.
이런 분야에 전문가가 많은 올림포스라면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도 있었으니까.
“후-, 회의가 열리기 전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입니다.”
짧은 한숨을 내쉰 제시카가 처용과 커맨더를 보며 말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처용은 제시카의 감사에 작은 미소를 짓고는.
“그보다도 성과를 얻었나 봅니다?”
제시카의 기운을 관찰하며 말했다.
본래 메리, 제시카와 마주할 때는 말을 편히 한 처용이었지만.
이 장소는 올림포스 길드장들이 자리한 숙직실, 나름대로 그녀를 존중한 것이었다.
“훈련을 게을리하진 않았군요.”
지금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신성력은 다른 올림포스 신관들보다 더욱 뚜렷하고 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레벨 : 178]
본래 170 중반대였던 그녀의 레벨은 이제 커맨더를 따라오고 있었다.
“덕분입니다.”
제시카가 처용의 말을 알아듣고 감사를 전했다.
“길드장에게 알려준 특별한 수련법 말이군요.”
리차드가 제시카를 보며 처용에게 말했다.
“알려달라고 애걸복걸을 해도 알려주질 않으니…….”
“이 수련법의 저작권은 저에게 없습니다.”
제시카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본 처용은.
“아테나님께서 허락하신 분에 한에서는 알려도 됩니다.”
제시카에게 넌지시 말했다.
처용의 말을 바로 알아듣지 못한 이들이 잠시 침묵하다가, 이내 점점 눈을 키웠다.
“그게 정말입니까?”
리차드가 놀람과 기쁨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네, 어차피 그건 ‘일부’에 불과하니까요.”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 커맨더에게 눈짓하자.
“그렇군, 제시카에게 ‘일부’를 이야기해 준 건가?”
처용에게 전음을 받은 커맨더가 미소를 감추며 말을 이었다.
“이게…… 일부였다고요?”
제시카가 커맨더의 말에 의문과 놀람을 섞어 말했다.
처용이 알려 준 방법은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매우 힘들긴 했지만.
무려 ‘신력’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이었고 그 과정에서 레벨까지 올랐다.
이런 엄청난 수련법이 ‘일부’에 불과했다니?
“제시카.”
커맨더는 그런 제시카를 자극하기 위해 한마디를 더 했다.
“제가 레벨이 올랐습니다.”
“……네?”
커맨거의 말에 놀란 것은 제시카만이 아니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 중 자리를 박차 일어난 이들이 있을 정도.
커맨더는 헌터들에게 있어서 가장 앞서 나가는, 선구자와 같은 이였다.
커맨더의 레벨과 그가 1년 이상 레벨업을 하지 못한 사실은 유명했다.
덕분에 레벨의 ‘정체’라는 말이 생겨났고 고레벨의 헌터들 사이에서 두 번째 한계라 불리고 있었다.
그런 커맨더가 두 번째 한계를 돌파하고 레벨이 올랐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할 뉴스거리였다.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커맨더의 두 번째 한계를 돌파시켜준 사람.
그 방법을 알고 있는 유일한 헌터.
“그……!”
제시카는 처용에게 너무나도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차마 뭐라 말하지 못했다.
방금 묻고자 했던 말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정보였으니까.
처용은 미소를 감추고 잠시 침묵하고는.
“이후 아테나 님과 성지에 한 번 찾아오시죠.”
제시카에게 협상의 기회를 주었다.
올림포스 측에 부탁할 게 하나 있긴 했지만,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처용이 이들에게 수련법을 알려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대악마, 그것도 삼천마 중 하나가 지상에 강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그렇기에 헌터들의 수준을 더 빠르게 높일 필요가 있었다.
물론, 모두가 아닌 ‘확실하게 아군’으로 확인된 이들의 수준만 높일 생각이었다.
추후 다가올 재앙이 더 빠르게 올 수도 있는 이상, 대비할 필요는 있었다.
‘아테나는 협력을 약속했으니.’
또 전력이 강해진 올림포스를 통해 다른 성운의 세력이 쓸데없는 짓을 하지 못하게 억제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이 수련법이 소문으로나마 알려지게 되면, 더 명확하게 아군과 적군을 추가로 가려낼 수가 있었다.
처용이 이들에게 공개하는 수련법의 일부는 선인의 수련.
바로 금오도의 인간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여래가 만든 수련법이었으니까.
이 수련법이 알려지고 처용을 적대하는 성좌들은 아테나와는 달리 아군이 될 수 없는 이들이었다.
예상으로…… 야훼는 적대감을 보일 것이라 확신했다.
회귀 전, 동맹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여래를 적대하던 모습.
카투라가 보여준 신법재판소에서 있었던 일들.
이 모든 정보를 종합해 볼 때, 확실했다.
마찬가지로 여래와 보살을 적대하는 거대 성운의 대신들.
그들 모두가 적대감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아마 대부분 적의와 불쾌감을 드러낼 것이다.
그들은 아테나처럼 신뢰 있는 아군이 될 수 없었다.
추가로 처용은 수련법을 알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메로나 씨.”
처용은 이 자리에 있는 올림포스의 신관 중 하나.
연녹색의 곱슬기가 심한 머리에 둥근 안경을 쓴,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여성.
축제와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신관이자 넥타르 길드의 길드장, 메로나를 불렀다.
“네, 네?”
메로나가 안경을 고쳐 쓰며 대답하자.
“의뢰를 하나 해도 괜찮을까요?”
처용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넥타르 길드는 전 세계에 최상급 포션과 엘릭서를 보급하는 길드였다.
올림포스의 자본을 담당하는 길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 엘릭서를 제작하는 길드이니만큼, 생산과 연구 계열 길드 중에서는 상위라 할 수 있었다.
처용은 그런 넥타르 길드와 메로나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네, 말씀하세요. 한처용 헌터.”
메로나가 대답하는 순간.
-탁!
처용은 그녀의 앞에 투명한 포션병을 하나 내려놓았다.
“이걸 희석해서 강화 포션과 회복 포션 제작이 가능할까요?”
“우움…….”
메로나가 안경을 고쳐 쓰며 처용이 내민 유리병을 관찰했다.
눈이 빛나며 감정이 시작되자.
“에……, 에? 에에에엑!?”
메로나가 몸을 뒤로 크게 물리며 괴성을 질렀다.
“왜 그럽니까?”
“그…… 그, 그게.”
제시카의 물음에 말을 더듬은 메로나가 처용에게 눈짓했다.
처용이 허락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메, 메리, 상황판을!”
메리에게 상황판을 불러낼 것을 요청했다.
“으응? 알았어.”
메로나가 메리에게서 받은 화이트보드에 손을 얹자.
-스르르륵!
화이트보드에 처용이 보여준 물을 메로나가 감정한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자 또 한 번 숙직실이 뒤집어졌다.
“레전더리…….”
“그냥 레전더리 정도가 아니야! 이걸 그냥 마시기만 해도 레벨이 오를 거라고! 거기에 스텟까지-.”
제시카가 중얼거린 말에 메로나가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그때.
“성공적으로 의뢰를 수행해 주신다면.”
처용이 메로나를 향해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거와 같은 영약을 한 병, 통으로 드리죠.”
-탁!
처용이 단상 위에 500cc 맥주잔 정도 크기의 포션병을 올려놓았다.
모두의 시선이 포션병으로 몰리자 처용이 말을 이었다.
“영약의 복용법과 적정 용량은 더 잘 아실 테고…….”
처용의 말에 메로나가 침을 삼키며 속으로 순식간에 계산을 끝냈다.
엘릭서를 제작할 줄 아는 그녀는 포션과 영약에 대해서 전문가였으니까.
“의뢰를 받겠-.”
처용이 의뢰를 받겠냐고 다 묻기도 전에.
“하겠습니다! 아니 시켜만 주십시오!”
메로나가 고개를 크게 숙이며 대답했다.
그 모습에 처용이 작은 웃음을 지으며 처음에 보여 준 포션 병을 몇 개 건넸다.
그러자.
“다 꺼져! 가까이 오지 마! 이건 내 꺼야! 아니, 고객님 꺼야!”
메로나가 포션 병이 든 가방을 꼭 쥐고 관심을 보이는 동료 헌터들을 밀어내며 소리쳤다.
“일단, 진정하세요. 메로나.”
제시카가 넌지시 말하며 흥분하는 메로나를 진정시키고.
“대가가 너무 큽니다. 한처용 헌터.”
처용을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
“디아블로와 싸울 때, 스퀴테가 없었다면 제가 죽었을 겁니다.”
제시카의 말에 처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스퀴테 자체가 넘치는 보상이었으니, 아테나 님에 대한 감사라 생각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처용의 진지한 말에 제시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처용은 메로나에게 의뢰를 맡긴 후, 이번 세계 헌터 회의에 대해 추가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끝낸 처용이 밖으로 나오자.
“감히! 빛의 신의 자비를 거부하는가? 한연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다른 이들이 시비가 붙은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먼저 날 버린 건 빛의 신이다.”
연화가 상대방을 향해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머저리들.”
“감히 빛을 모욕하다니!”
연화와 대치하는 이들은 교단의 헌터들이었다.
그중 중앙에 선,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남자가 처용의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의 눈에 살기가 일렁였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