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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147화 (147/726)

#147화

“그게 사실이야!?”

커맨더가 분노가 가득 담긴 표정으로 리카에게 되물었다.

“나도…… 믿어지지 않았어.”

리카가 배신감이 담긴 울먹이는 표정으로 말을 흐렸다.

이종족들과 조화를 추구하는 커맨더의 의견에 동의했던 성자.

성녀는 그런 성자를 도와주던 인물이었다.

성자는 진심으로 커맨더를 도와주었기에 그를 도와주는 성녀 또한 신뢰하고 있었다.

그런데 리카를 뒤에서 기습 공격한 것이 성녀였다.

심지어.

-저도 빛의 기운에 당했습니다.

-나도 성녀를 봤어!

-하얀 사제복을 입은 자들이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린 다른 이종족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들의 증언을 들은 커맨더는.

“감히…… 감히!”

주먹을 거세게 쥐며 분노를 표출했다.

“소말리아에서 놈들하고 협력해 놓고 내 앞에서…… 나를 기만해!?”

그간 교단의 태도를 되짚은 커맨더가 노성을 내질렀다.

커맨더는 이종족들을 치료하기 위해 교단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비극적인 일의 사후 처리에 대해 협력을 간곡하게 부탁했었다.

첫 번째로 부탁했을 때에는 교단에서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그래도, 커맨더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가를 지불할 테니 도와달라고 한 번 더 요청했다.

그러자 교단에서 생각을 해 보겠다고 답변이 날아왔다.

커맨더가 교단의 답변을 간절하게 기다리던 중 윤아의 일이 터졌고 처용과 만났다.

덕분에 교단의 도움 없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감히! 이딴 식으로 내 뒤통수를 쳐!?”

커맨더는 성자가 보여준 모습을 보고 교단을 믿었었다.

성자의 모습이 진실됐다면 그들이 추악한 짓을 저지를 리가 없었으니까.

그러나.

교단이 소말리아 사태에 개입하고 이종족들을 공격한 정황이 드러났다.

교단이 정의롭다고 진심으로 믿었던 커맨더였기에 배신의 충격이 크게 다가왔다.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커맨더는.

“후배! 나 말리지 마라, 당장 바티칸에 가서 뉴 클리어를 날려 버릴 테니까!”

진심으로 바티칸에 뉴 클리어를 날리겠다는 듯 강하게 말했다.

“바티칸에 뉴 클리어를 날리시는 건 상관없지만, 범인을 정확히 특정한 후가 좋겠습니다.”

처용은 커맨더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진지하게 조언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었으니까.

“무슨 말이야?”

커맨더가 처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하자.

“혹시, 성녀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처용이 커맨더에게 물었다.

“흠…….”

커맨더는 처용의 진지한 말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머리를 식혔다.

그가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질문을 할 리가 없었으니까.

잠시 생각을 정리한 커맨더는.

“성자랑 같은 S급 헌터, 빛의 신의 신관이잖아?”

처용의 질문에 대답했다.

“어떻게 신관을 둘이나 가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군요.”

커맨더의 말을 들은 처용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즉, 이들은 성녀가 어떤 존재인지 아직 잘 모르고 있었다.

“성녀에겐 비밀이 있습니다.”

처용이 모두를 향해 잘 들어보라는 듯 진지하게 말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까? 교단의 유니크 클래스들이 모두 ‘신성력’을 다루는 것이.”

빛의 신의 정예 병사들인 성역의 사제와 성수의 기사.

그들은 성자만큼 강력하진 않지만, 모두 ‘신성력’을 가지고 있었다.

신성력은 신이 신관에게 자신의 힘을 가공하여 내리는 힘이었다.

즉, 원래라면 신관만이 신성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빛의 신의 정예 병사들은 모두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빛의 신의 특성이거나 사제라서 그런 거 아냐?”

커맨더가 처용의 말을 듣고 곧장 말했다.

그리고.

“잠깐만……, 생각해 보니까 조금 이상한데?”

잠시 처용이 말한 ‘신성력’에 대해 생각하던 커맨더가 의문을 품었다.

“성녀가 신성력을 내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처용은 커맨더의 의문에 대한 답을 해주었다.

“헌터가 헌터한테 신성력을? 그게 가능해?”

“야훼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요.”

커맨더의 말에 처용이 작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성녀는…… 빛의 신이 만든, 살아있는 신성력 가공 공장이자.”

이야기를 이어가는 처용의 눈빛에 작은 측은함이 담겼다.

“빛의 신의 인형입니다.”

성녀.

그녀는 성자의 여동생이자, 인공적으로 탄생한 S급 헌터였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신관…… 그런 게 가능한가?”

커맨더가 처용의 말에 진지하게 질문을 건넸다.

“성녀는 자신이 받아들이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육체에 어떤 에너지를 받아들여도 안정적으로, 대량으로 담아 둘 수 있는 성녀만의 특성.

그리고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에너지에는 ‘신력’도 포함되었다.

빛의 신은 그런 성녀의 특성을 알아보고 그녀를 나름대로 활용한 것이었다.

성녀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악의적인 방법으로…….

“야훼 혼자가 아닌 에덴 쪽에 도움을 받아 만든 것이 성녀입니다.”

처용이 대천사들이 모인 성운인 에덴을 언급했다.

“메타트론 역시 야훼의 계획에 동의했고요.”

야훼는 에덴의 수장, 메타트론에게 성녀의 활용 방법을 논의했고 메타트론은 그에 동의했다.

정확히 어떤 방법을 거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성녀의 체질을 활용한 실험은 성공했다.

그 결과 성녀는 체내에 신력을 저장하여 안정시키고 교단의 헌터들에게 그것을 나눠줄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그렇게 교단과 에덴은 정예 병사들도 신성력을 다룰 수 있게 되어 세력이 강해졌다.

대신, 한 소녀는 신들에 의해 자유를 빼앗기고 그들의 병기가 되었다.

“신성력에 대해서는 알겠어. 그녀가 인형이라는 건 무슨 말이야?”

이야기를 들은 커맨더가 처용을 향해 질문했다.

“성녀는 야훼의 가호만 받은 게 아닌, 대천사들의 가호도 함께 받았습니다.”

처용이 눈을 감고 성녀를 생각하며 말했다.

놈들이 성녀를 만든 이유는 오직 자신들만을 위해서였다.

그런 그들이 훌륭한 병기로 탄생한 성녀를 그냥 둘 리가 없었다.

“야훼나 대천사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성녀의 인격을 빼앗고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습니다.”

체내에 강력한 신성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생체병기.

그런 성녀가 뜻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곤란하니, 목줄을 채운 것이었다.

“하…….”

이야기를 들은 커맨더의 입에서 기가 막힌다는 듯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성자는 자신의 여동생이 그런 꼴을 당했는데도 가만히 있던 건가?”

커맨더가 진심으로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럴 리는 없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윤아를 개조하려 한다면, 커맨더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었다.

“아픈 여동생을 치료하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다…… 이딴 식으로 말했겠죠.”

처용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말은 일부 사실이기도 했다.

성자의 동생 성녀는 그 특유의 체질 때문에 많이 아픈 환자였다.

그녀가 성녀가 된 이후로는 통증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랬던 건가?”

커맨더는 성자와 함께 있는 성녀를 생각하며, 마치 의문이 풀린 듯 말했다.

성녀는 성자처럼 온화하고 선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지만, 강압적이고 고압적인 분위기를 보일 때도 있었다.

아마도 그중 하나는 조종당하는 상태였을 것이다.

“이종족들을 공격한 게 ‘성녀의 의지’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커맨더는 처용이 말했던 ‘범인을 특정해야 한다’라는 말도 깨달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커맨더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처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귀 전, 성자, 성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처용이었다.

그는 성녀의 진짜 인격이 어떤 성향인지 잘 알고 있었다.

“빛의 신과 에덴의 대천사들…… 놈들 중 하나가 진범이다?”

커맨더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읊조렸다.

이젠 상대가 성좌라 하여 존중하는 듯한 태도도 없었다.

그만큼 그가 화가 난 상태였으니까.

“놈들 전부가 범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처용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성녀의 조종 권한을 그들 모두가 가진 만큼 누가 조종했는지도 서로 알 수 있었다.

“……성자를 좀 만나봐야겠어.”

커맨더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 침묵한 끝에 말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는 선을 추구하는 자이니까요.”

처용이 작은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예 WHU와 성자에게 대놓고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증인은 리카 뿐이 아니었다.

깨어난 이종족들 중 성녀를 목격한 이가 더 있었다.

심지어 성녀와 교단의 헌터가 같이 있었다는 추가 증언도 있었다.

“명확한 피해자가 있고 증인이 있는데도 놈들이 발뺌한다면…….”

처용의 눈빛이 싸늘해지고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그땐 저도 커맨더를 돕겠습니다.”

안 그래도 빛의 신에게 유감이 많은 처용이었다.

그들에게 자신을 건들면 어찌 되는지 제대로 경고를 전달할 기회일 수도 있었다.

“……정말 고마워, 여러모로.”

커맨더가 처용의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그때.

“이보슈, 은인!”

굵은 목소리를 가진 누군가가 처용을 불렀다.

아래턱 엄니가 입 밖으로 삐져나온 녹색 피부의 근육질을 가진 이종족, 오크였다.

그는 처용이 치료한 환자 중 하나이자 교단의 사제들을 목격한 사람 중 하나였다.

“내가 쓰러지기 전…… 기억하는 게 하나 있소.”

오크의 말에 처용이 귀를 기울였다.

“마 무슨 실험장으로…….”

처용은 오크의 말을 유심히 들었다.

그리고.

“마수 실험장으로 끌고 가라?”

오크의 증언을 종합하여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유추했다.

“맞소! 놈들이 그렇게 말했소!”

처용의 말에 오크가 흥분한 듯 콧김을 뿜으며 대답했다.

“나랑 같이 잡혔던 형제들 중 일부가 여기 없소! 분명 거기에!”

오크가 침을 튀기며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러자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일부가 그의 의견에 동조했다.

같은 장소에 억압되었던 이들 중 일부가 이 자리에 없다.

친구가 끌려가는 것을 봤다 등.

증언이 추가되었다.

“마수 실험에…… 이종족들까지 희생시켰다?”

처용이 얼굴에 분노를 일렁이며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혹시 또 기억나는 건 없습니까? 사소한 것 하나라도 좋습니다.”

이종족들을 둘러보며 처용이 말했다.

그때.

“제가 저주에 당하기 전에는 한국이라는 곳에 있었습니다.”

인어 중 하나가 바닥에 누워있던 몸을 반 정도 일으키며 말했다.

-언제까지 한국에 있는 거야?

인어는 자신을 억압한 자들이 했던 말들을 처용에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물로 가득 차 있는 복잡한 미로 속이었습니다.”

그 장소가 어떤 환경인지도 설명했다.

“……던전? 다른 특징은요? 거기에 몬스터는 있었습니까?”

“그곳을 배회하는 괴물들이 있긴 했었어요. 대략…….”

처용의 질문에 인어는 성심성의껏 모두 대답해 주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처용은 머릿속에 증거들을 정리했다.

‘찾을 수 있다.’

처용의 눈빛이 냉정하게 가라앉았다.

드디어 마인놈들의 마수 실험장 위치를 찾아낼 단서를 얻었다.

“커맨더.”

생각을 정리한 처용이 커맨더를 부르자.

“어, 후배.”

이야기를 듣던 커맨더가 대답했다.

“교단과 에덴은…… 부탁하겠습니다.”

“……알았어. 나도 부탁하지.”

처용의 말을 알아들은 커맨더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종족들을 공격한 교단은 커맨더가, 마수 실험장은 처용이, 각자의 역할이 나누어졌다.

“그럼.”

처용이 돌아가려 할 때.

[이거 가져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화신체가 처용을 불러세웠다.

[내 신관의 염원을 해결해 줬는데, 성좌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그녀가 처용을 향해 은색의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가서 열어 봐, 쓸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넣어 놨으니까.]

“감사합니다.”

처용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일단, 저는 곧장 이 일을 알아보겠습니다. 나중에 봅시다. 커맨더.”

처용이 커맨더를 향해 말함과 동시에 게이트를 열자.

“……고맙다. 한처용.”

커맨더가 게이트로 향하는 처용을 향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감사를 전했다.

***

처용은 성지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태민을 찾았다.

그간의 있었던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파악한 정보를 모두 말해주었다.

“마수 실험장으로 추측되는 만큼, 불법 던전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처용이 태민을 직접 찾아와 자세히 설명한 이유였다.

그곳은 마인들에게 있어 절대로 들키지 말아야 하는 비밀스러운 장소였으니까.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처용의 이야기를 곰곰이 듣던 태민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전에 A급 던전 바로 아래에 마인들의 아지트가 있지 않았습니까? 혹시 비슷한 방법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던전을 위장막으로 삼았을 가능성.

탐정으로서의 직감이었다.

“……그렇군요.”

태민의 말을 들은 처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인들의 습성을 생각해 볼 때, 가능성은 충분했다.

“B급 정도의 수중 던전……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몇 없을 겁니다.”

태민은 처용이 알려준 단서를 생각하며 말했다.

“조건에 맞는 던전을 찾아보고 불법 던전도 따로 수색해보겠습니다.”

태민은 조건이 명확한 만큼,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의 땅덩어리는 크지 않다.

그만큼 다른 나라보다 던전의 수는 평균적으로 적은 편.

그런 한국 안에서 특정 조건을 갖춘 던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처용은 태민에게 던전 일을 맡기고 태룡담 앞으로 나아갔다.

성지의 가장 높은 산꼭대기에 위치한 드넓은 연못 주변.

그중 나무가 있으면 좋을 법한 자리를 찾았다.

적당한 위치를 찾은 처용은.

‘아타 좀 전에 내가 보물전으로 보냈던 거 들고 이쪽으로 와.’

아타를 불러내었다.

-우우웅!

처용의 옆에 게이트가 열리며 아타와 세계수의 열매를 짊어진 개미들이 나타났다.

“이거 찾으셨어요. 용님?”

“지금부터 나무 좀 심으려고.”

처용이 아타의 말에 대답함과 동시에.

“토류부-땅울림.”

지면의 흙을 일정 부분 덜어 내었다.

그리고 그곳에 세계수의 열매를 심고 흙을 살포시 덮었다.

그리고.

“역시,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맞아.”

-콸콸콸콸!

처용은 아공간을 열어 물탱크를 꺼내고는 뚜껑을 열어 공청석유를 들이부었다.

그때.

[엘그드라실이 귀한 걸 내주었네요. 계승자.]

보살이 처용의 옆에 나타났다.

“직접 축복을 주실 생각인가요?”

처용이 보살의 생각을 알아채고 질문하자.

[다른 이도 아니고 세계수이지 않습니까? 계승자.]

보살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처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원래는 준비를 마치고 아타와 함께 생명력을 주입하여 나무를 부화시킬 생각이었지만.

다른 이도 아니고 보살이 직접 나선다고 하니 문제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은 상황이었다.

“끝났습니다. 보살님.”

준비를 마친 처용이 보살을 향해 말했다.

그 어떤 땅보다 신성한 기운이 흐르는 성지.

그런 성지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열매를 심었다.

그리고 세계수의 열매와 동급인 영약, 공청석유를 뿌렸다.

여기까지만 해도 훌륭하다 못해 최고였다.

심지어.

-화아아!

보살이 손을 앞으로 뻗으며 연분홍빛 신력을 흘려 보냈다.

다른 기운도 아니고 무려 자비의 대신이 직접 세계수의 열매에 기운을 더해 주고 있었다.

그러자.

-쿠구구! 쩌저적!

열매를 심은 땅에서 순식간에 뿌리와 가지, 줄기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빠르게 자라나던 나무는 점점 더 크고 거대하게 자라났다.

이윽고 나무의 크기가 300미터 가량 높이에서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잠시 뒤.

[……말도 안 돼.]

거대한 나무에서 세계수의 목소리가 울렸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당황스러움이 한가득 느껴지는 세계수의 목소리에 처용이 미소를 지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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