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처용이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치고 태룡전에 돌아오자.
[하하하! 그 요망한 계집이 보면 미쳐 날뛰겠구나!]
미륵이 처용을 향해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르테미스가 보고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기대되는군요. 하하.”
처용이 좀 전,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준비한 것들을 다시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상황을 파악한 제니퍼가 신전에 오는 순간.
아르테미스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망할 여신을 위해 준비한 것들 역시도…….
“제니퍼를 죽이지 못한 건 아쉽지만요.”
처용이 아쉬운 듯 작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니퍼가 신전에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번엔 아르테미스의 신전을 무너뜨리는 것이 주 목표였으니 나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제니퍼와 아르테미스가 신전을 찾아와 처용의 선물을 마주한 순간!
신전이 무너질 것이다.
‘크크, 기대되네.’
처용이 아르테미스의 반응을 상상하며 즐거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무슨 볼일이 있었는지 태룡전 안에서 여래와 마주하고 있는 카투라를 바라봤다.
“마침, 부탁드릴 게 있었는데 여기에 계셨네요.”
처용이 카투라를 향해 말하자.
[응? 나한테?]
카투라가 등 뒤의 집게발로 자신을 가리키며 의문을 표했다.
“네. 다름이 아니라…….”
처용이 그녀에게 부탁할 것은 바로.
“공청석유 좀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전 그녀의 시험을 통과하고 얻어 마셨던, 레전더리 등급의 영약이었다.
당시 그녀의 말로는 처용이 평생 먹어도 남을 정도로 많다고 했었으니까.
[아! 그때 그거?]
카투라가 알아들었다는 듯 손뼉을 치고는.
[네가 더 먹어 봐야 회복 말고는 아무 효과가 없을 텐데?]
처용을 향해 의문을 표했다.
“제가 쓸 목적이 아닙니다.”
수련탑에서 처용의 지시대로 꾸준히 성장하는 이들.
처용은 그들을 위해 영약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주는 건 어렵지 않지만…….]
카투라가 말을 흐리고는.
[부탁 하나만 들어주지 않을래?]
처용을 바라보며 대가를 요구했다.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카투라의 말을 예상했다는 듯 처용이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레전더리 등급의 영약을 거저먹을 생각은 전혀 없었으니까.
그런데…….
[네 동생, 나한테 주지 않을래?]
카투라의 부탁은 처용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었다.
“……네?”
그녀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처용이 되묻자.
[음……, 그러니까…….]
카투라가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듯 말을 흐릴 때.
[카투라는 너의 동생에게 가호를 내려줄 생각인 것 같더구나.]
여래가 처용에게 카투라의 의도를 이야기해 주었다.
[조금 전까지 카투라와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
처용이 여래의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말을 흐렸다.
그렇게 잠시 생각한 시간을 가지고는.
“왜…… 연아를?”
궁금증을 담아 처용이 질문했다.
회귀 전, 연아는 죽기 전까지도 각성하지 못했었다.
이 정보대로라면, 앞으로 10년 동안, 아니 그녀는 계속 각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카투라가 연아를 선택했다?
[그거 아니? 너희 가족들은 ‘물’과 친화력이 아주 높다는 거?]
카투라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여래의 수련을 받고 개조(?)가 된 너는 예외고.]
[선인의 수련을 개조라니…….]
카투라의 말에 여래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지만, 카투라는 무시하고 할 말을 계속했다.
[원래는 네 누이를 노리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녀의 미소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바뀌며 말을 이었다.
카투라는 이전 처용이 시험을 통과했을 때.
-나도 인간 하나 키워볼까?
처용에게 흥미를 느끼며 그렇게 중얼거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말에.
-가능하겠는데?
여래가 진지하게 대답했었다.
당시 카투라는 그 대답을 두고 실없는 소리에 진지하게 말하지 말라며 넘겼지만.
마음속으로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태초의 마수인 자신의 가호를 받은 인간.
카투라의 마음속에 생긴 작은 흥미는 점점 크기를 부풀리며 커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고민과 생각을 반복하던 때.
가호를 잃은 연화가 태룡전에 찾아와 재활 훈련을 시작했다.
카투라는 연화를 관찰하다가 그녀를 선택하려 했지만…….
[선수 치기를 당할 줄은…….]
연화는 해전무신의 신관이 되어버렸다.
‘해전무신과 연화의 상성이 좋은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나?’
카투라의 말을 들은 처용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연화가 교단에 있을 당시 그녀의 클래스는 ‘성수의 기사’였다.
성수는 수 속성과 빛 속성이 융합되어 만들어진 힘이었다.
그녀가 가진 재능인 물에 대한 친화력, 그리고 빛의 신의 가호가 합쳐져 나온 결과였다.
처용이 연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카투라가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나? 싶었는데 네 동생이 눈에 들어오더라.]
카투라가 포기할까 마음먹으려는 순간.
연화와 같은 핏줄인 인간, 연아가 눈에 들어왔다.
재능이 높은 연화와 같은 성별, 심지어 더 어린 나이의 인간이었다.
무엇보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연아에게도 재능이 있었다.
[그래서, 좀 전까지 여래와 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거야.]
“……그렇군요.”
카투라의 말에 처용이 대답하며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연아가 각성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좋은 상황이었다.
이전 커맨더의 말대로 보호만 받기보다는 자신을 지키는 힘이 있는 것이 좋으니까.
그리고…… 근래 연아가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친구인 윤아가 청룡의 신관이 되어버린 것이 원인인 것 같았다.
윤아는 이전처럼 연아를 대하지만.
연아는 확 달라진 친구의 모습에서 무언가 이질감을 느낀 듯 보였다.
각성자와 일반인은 다르니까…….
연아가 친구인 윤아와 같은 입장, 즉 각성에 성공한다면 이 상황도 해결할 수 있었다.
생각을 마친 처용은.
“당사자한테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카투라를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
아무리 카투라가 원한다고 해도 당사자인 연아의 입장도 들어봐야 했다.
그녀가 예상외로 각성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었으니까.
처용이 게이트를 열고 곧장 연아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자.
“안내해.”
연아가 표정을 굳히며 대답했다.
“어?”
처용이 반문하자.
“뭐 해!? 당장 안내하라고!”
연아가 자신을 원하는 신에게 안내하라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무슨 당연한 걸 묻고 자빠졌어? 가호를 준다면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야지! 내가 얼마나……!”
그간 마음속에 담아 둔 응어리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연아를 본 처용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용의 예상대로 그녀가 최근 의기소침한 이유는 윤아의 각성이 원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비단 윤아만이 아니라, 연화, 처용 등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헌터였다.
연아는 나름대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던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 자신을 원하는 성좌가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아 빨리 가자고!”
일말의 고민도 없이 수락하고 오히려 처용을 닦달했다.
“……만나게 해줄 테니, 그분 앞에서는 지금처럼 까불거리지 마라.”
처용은 걱정 반, 기대 반의 감정을 가지고 연아를 카투라에게 안내했다.
솔직히 기대보다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컸지만…….
“그……, 어……, 안녕하세요?”
막상 카투라를 마주한 연아는 당돌한 모습 대신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안녕, 꼬마야?]
인간형의 카투라가 손과 집게를 흔들며 미소를 짓고는 인사를 건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버릇없이 굴지 마라.”
처용이 연아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말을 전하고 나가려는 때.
[이거 가져가.]
카투라가 처용을 향해 손을 한 번 휘저으며 말했다.
-쏴아아!
물결이 소용돌이치며 둥글게 뭉치더니, 처용 앞에 커다란 물방울이 생겼다.
“이건!”
물을 자세히 관찰한 처용이 눈을 크게 떴다.
놀랍게도 카투라가 만들어 낸 거대한 물 구슬(?)은 공청석유였다.
“이렇게 많이 주셔도 되나요?”
처용의 키보다는 작은 크기인, 물이 뭉쳐진 구슬.
대충 가늠해 봐도 카투라가 건넨 공청석유의 양은 1톤이 훌쩍 넘었다.
[그 정도 양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냥 가지고 가.]
카투라는 별것 아니라는 듯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처용은 카투라에게 감사를 전하고는 둘이 대화할 수 있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철벽부-금속 공예.”
처용이 철벽부를 이용해 2미터 정도 크기인, 원기둥 형태의 물탱크를 만들어 내었다.
카투라에게 받은 공청석유를 물탱크 안에 쏟아내고는 뚜껑을 닫아 밀봉했다.
생각보다 공청석유를 많이 받았다.
물론, 많이 받은 만큼 처용의 머릿속에서 많은 활용 방안이 떠올랐다.
공청석유를 챙긴 처용이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보물전으로 향했다.
***
처용이 몬스터 오지, 북한에 방문하고 하루가 지났다.
북한의 수도였던 도시, 평양. 도시의 건물들 중 하나인 김일성 궁.
-화아아…….
그곳은 마치 죽음의 사신이 방문한 듯, 어둠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김일성 궁 입구에는.
“이, 이게 도대체……!”
등에 활을 멘, 긴 금발 머리의 여성이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건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올림포스 길드장, 제시카와 같은 청록빛 벽안이 거침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금발 여성이 김일성 궁 앞에서 일그러진 표정으로 경악을 내뱉을 때.
“제니퍼 님!”
외투에 달과 화살이 그려진 옷을 입은 헌터, 아니 마인이 금발 여성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왔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김일성 궁을 바라보는 여성.
그녀는 아르테미스의 신관 제니퍼 로스차일드였다.
“제니퍼 님, 결계는…… 이상이 없습니다.”
제니퍼에게 다가온 마인이 보고를 올리자.
“결계가 멀쩡하면!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야!!”
보고를 들은 제니퍼가 날카로운 괴성을 버럭 질렀다.
분노를 몰아내듯 거친 숨을 내쉬던 제니퍼는.
“당장 가문에 이 사실을 알려!”
휘하 길드원이자 로스차일드 사람이기도 한 마인에게 명령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남자가 사라지고 제니퍼가 큰 소리로 추가 명령을 내렸다.
“달의 사제들만 나를 따라오고 나머지는 결계를 지켜라!”
“예!”
대부분의 마인들이 흩어지고 제니퍼 옆에 다섯 명의 여성, 달의 사제들만이 남았다.
“달빛 결계를 유지하면서 나를 따라와!”
제니퍼가 명령을 내리고는 달의 사제들과 함께 신전 안으로 진입했다.
동시에.
“달의 감시자.”
신관의 자격으로 아르테미스에게 받은 스킬, 달의 감시자를 발동했다.
-스르르르!
제니퍼의 옆에 달빛이 뭉치더니 농구공 크기의 구체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신전 안쪽으로 걸어가자 제니퍼 옆에서 부유하는 달이 일렁였다.
그리고.
-저, 저, 저 가면은! 조커!
-으, 으아악!!
일렁이는 달 속에 신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비춰지기 시작했다.
“…….”
제니퍼가 신전 안쪽으로 계속 걸어가며, 달 속에 비추어지는 영상을 관찰했다.
흑백으로 나뉜 하회탈 반가면의 침입자.
씨익 웃을 때 드러나는 금색으로 번쩍이는 이빨.
그와 비슷한 검은 가면을 쓰고 대낫을 휘두르며 사람들을 학살하는 강자들.
그리고…….
-집행한다!
그가 사용하는 스킬, 검은 불길이 길드원들을 학살하는 모습이 보였다.
“조, 조커?”
“저자가 어떻게 이곳을!?”
“게다가 저건 집행자의 스킬인데!”
달에 비추어진 영상을 같이 지켜보던 달의 사제들이 경악했다.
제니퍼는 굳은 표정으로 달 속의 영상을 계속 관찰하며 걸어 나갔다.
이윽고 신전의 가장 깊은 곳, 제단이 위치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러자.
-커, 커으…… 커억……!
마치 목을 긁는 듯, 희미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제니퍼와 달의 사제들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다가가자.
“흡!?”
“읍, 으! 으웨엑!”
눈앞에 드러난 끔찍한 광경에 달의 사제들 중 몇몇이 토악질을 했다.
소리가 들린 곳에는.
-커, 여-여신…… 이여…….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미세하게 몸을 떨며 신음을 내고 있었다.
완전히 썩어버린 과일처럼 칙칙하고 검게 물든 무언가.
여기저기 박혀 있는, 강력한 저주가 일렁이는 검은 송곳들.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녹아내려 바닥에 흐르고 있는 장기.
마치 곰팡이처럼 곳곳에 번져 있는 검녹색의 진균들까지.
그러나…… 충격적인 사실은 따로 있었다.
“페라나?”
제니퍼가 바닥에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향해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커-으어…… 제- 니퍼……님.
검게 썩어 녹아내리는 무언가, 이곳을 지키던 달의 사제 중 하나가 힘겹게 소리를 냈다.
“흡……!”
“으……, 으읍!”
처참한 동료의 모습에 제니퍼를 따라온 달의 사제들이 다시금 입을 틀어막고 욕지기를 참고 있었다.
충격 받은 듯 눈을 크게 뜬 제니퍼가 시선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더 충격적인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신전의 가장 깊은 곳, 제단에는 달의 여신을 조각한 조각상들이 벽에 장식되어 있다.
그중 초승달 위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경견한 분위기의 조각상이 있었다.
아르테미스의 ‘순결’을 상징하는 조각상.
그 이마에.
[Lie]
칼로 새긴 듯 음각으로 파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 위에 피까지 바른 듯 검붉은 액체가 흘러내린 흔적까지…….
“아, 아…….”
제니퍼가 떨리는 음성으로 조각상에 다가갔다.
순결의 여신상, 그 이마에 새겨진 ‘거짓’이라는 문구.
거짓된 순결이라는 의미.
“이…… 이!”
조각상을 본 제니퍼의 입에서 떨리는 음성이 울렸다.
그리고.
[이 개자식이이이!!]
제니퍼의 입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 더 날카롭고 크게 울리는 괴성이 울려 퍼졌다.
달의 감시자를 통해 이 상황을 지켜보던 아르테미스.
눈이 뒤집힌 여신이 신관에게 강신하여 분노를 내뿜었다.
[죽일 것이다! 죽여 버리겠다!!]
제니퍼에게 강신한 아르테미스가 광기를 내뿜을 때.
“아르테미스…… 큭, 크크.”
어디선가 낮고 굵은 음성이 들려왔다.
심지어 성좌인 아르테미스의 이름을 부르면서.
[어떤-!]
아르테미스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곳을 바라봤다.
그러자.
-스르르
그림자 속에서 웃는 하회탈 가면을 쓴 인영이 여유롭게 걸어 나왔다.
“거짓된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 크크크.”
가면 속에서 비웃음을 잔뜩 끌어올린 목소리가 울려왔다.
“‘우리’의 선물은…… 마음에 좀 들었나? 크하하하!”
가면에서 울리는 음성이 끝나자.
-콰아아아!!
아르테미스에게서 달빛과 같은 은백색 신력이 거칠게 뿜어져 나왔다.
[너! 이! 새! 끼!]
얼굴에 힘줄이 가득 번진 아르테미스가 손을 들어 올리며 무언가를 하려는 순간!
“그림자들이여 영원하라!!”
가면 속에서 신전을 울리는 큰 목소리가 울렸고.
-피이이!!
가면을 쓴 인영에게서 빛과 어둠이 뿜어져 나왔다.
[무슨!?]
아르테미스가 의문을 표하는 순간!
-콰콰콰콰콰콰콰!!
강렬한 폭발이 일어나며 신전이 화마에 휩싸였고.
-쿠구!! 쿠쿠쿵!!!
지하 신전을 포함, 김일성 궁 자체가 폭삭 주저앉았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