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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58화 (58/726)

#058화

루나가 새로운 힘을 얻고 일주일이 지났다.

처용의 예상대로 하루에 협회의 던전 의뢰가 적어도 2건씩은 발생했다.

그것들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보법 수련과 괴수에게 도전하는 것을 꾸준히 반복했다.

그 결과.

[반복적인 훈련으로 잃어버린 선술이 재생성 되었습니다.]

[선인의 육체가 성장합니다.]

[자연신보(自然神步)가 재생성 되었습니다.]

[질풍신뢰(疾風迅雷)가 재생성 되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스템 알람이 드디어 나타났다.

“다행히 99레벨 전에 얻을 수 있었네.”

반복적인 훈련과 꾸준한 노력 덕에 생각보다 빠르게 잃어버렸던 보법을 되찾았다.

[자연신보(自然神步)]

[자연의 원소를 자유롭게 다루는 선술의 형태 중 하나.]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든, 열기를 내뿜는 화산이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선인의 육체가 성장할수록 더 강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자연신보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속성 저항력이었다.

예시로 빙결 마법사 클래스 헌터가 적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위해 눈보라를 일으킨다면.

빙결의 특성에 영향을 받아 움직임이 느려지고 얼어붙게 된다.

그러나 처용은 얼어붙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주변이 불바다든, 끝없이 몰아치는 해일이든 그 환경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물론 처용이 지닌 힘보다 강한 원소의 힘은 예외였다.

보통 마법사 클래스 헌터의 파이어 볼과 상급 악마 발록의 파이어 볼은 하늘과 땅 차이였으니까.

‘마녀의 독염 정도는 무시할 수 있겠네.’

튜토리얼 던전에서 마주친 마녀가 사용한 독염.

지금의 처용은 그 정도 흑마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많이 훈련했던 보법이자 필요했던 보법.

[질풍신뢰(疾風迅雷)]

[자유로운 바람과 번쩍이는 번개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보법.]

[풍신보(風迅步)와 뢰신보(雷迅步), 두 가지 타입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인의 육체와 민첩 스테이터스가 성장할수록 더 강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질풍신뢰의 보법은 두 가지로 나누어졌다.

첫 번째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진 풍신보.

빽빽한 장애물이 있어도 마치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 종횡무진 움직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압도적인 빠르기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마치 번개와 같은 뢰신보.

풍신보처럼 자유롭지 못하고 직선적이었지만, 풍신보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좋아!”

목과 손목을 꺾으며 몸을 푼 처용이 씨익 웃어 보였다.

보법을 되찾은 이상 수련의 난이도를 한 단계 더 올릴 필요가 있었다.

“아타, 내가 알려준 기술들을 쓰도록 해.”

처용이 아타를 향해 말하자.

“괘, 괜찮을까요. 용님?”

아타가 걱정하듯 망설임을 섞어 대답했다.

“내가 알려준 기술에 내가 당할 리가 없잖아.”

처용이 자신감을 가득 담아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아타는 처용의 말을 듣고 뒤로 물러났다.

[대련이 시작됩니다.]

동시에 다섯 마리의 거대 개미들이 처용을 포위하듯 둘러쌌다.

-키이이!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철벽이였다.

철벽이의 주변에 금속들이 뭉쳐 들더니 날카로운 탄환들이 만들어졌다.

처용의 철갑탄환을 흉내 낸 것이었다.

거기에.

-파지지직!

벼락이가 만들어진 철갑탄환에 뇌전을 뿜어 힘을 더했다.

단순히 처용의 자연부를 흉내 낸 것에 그치지 않고.

속성을 융합하는 기술까지 서로 협동하는 것으로 재현해냈다.

“알려준다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이야.”

처용은 멀리 떨어져서 집중하고 있는 아타를 보며 대견한 듯 말했다.

-파지지직! 피슈웅!

뇌속성이 응축된 철갑탄환이 처용을 향해 발사되었다.

마치 기관총이 처용을 목표로 총알을 쏟아내는 듯했다.

“풍신보.”

처용은 자신을 향해 쇄도해오는 전격의 탄환들을 보며 풍신보를 발동했다.

-휘이이!

처용이 다리에 바람이 휘감김과 동시에 발을 움직였다.

-콰콰콰쾅!

탄환들이 바닥에 박히며 터져 나갔다.

피할 곳이 보이지 않는 집중포화가 계속되었지만.

처용을 적중시킨 탄환은 단 한 발도 없었다.

-파지지직!

바닥에 박힌 탄환들이 터지며 전격을 뿜어댔다.

마치 바닥에 고압 전류가 흐르듯 스파크가 이리저리 튀고 있었지만.

처용은 전혀 영향이 없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격을 담은 총알 세례가 끝나자.

-푸화화화!

숯불이의 화염 브레스가 날아왔다.

동시에.

-쩌저적!

겨울이 주변에 얼음의 창들이 생성되더니 처용을 향해 발사되었다.

“흠.”

처용은 화염 브레스를 피해 백덤블링을 하듯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숯불이의 화염 브레스 위를 밟고 숯불이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되찾은 자연신보 덕분에 부릴 수 있는 묘기였다.

“빙류태극권.”

-차자장!

브레스를 밟고 달림과 동시에 겨울이의 공격을 받아쳤다.

처용이 숯불이에게 거의 접근한 순간.

-쿵! 촤르르르!

철벽이가 앞다리로 땅을 내리찍더니 발밑에서 강철의 가시들을 솟구쳐 오르게 했다.

처용이 다리를 박차 위로 뛰어오르자.

-파지지직!

-위이이잉!

반짝이와 벼락이가 입에 브레스를 충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브레스가 발사되고 처용이 직격당하려는 때.

“뢰신보.”

처용의 다리에 바람이 사라지고 번개가 휘감겼다.

-파직!

전기가 흐른 듯한 작은 소음과 함께 처용의 신형이 사라졌고.

반짝이와 벼락이의 브레스는 허공을 가르며 지나갔다.

“후!”

처용이 가볍게 숨을 뱉으며 바닥에 착지했다.

그러자.

-후우우!

이번에는 발밑에서 새하얀 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겨울이가 처용의 기술 설녀의 숨결을 흉내 내 만든 안개였다.

-쩌저적!

극저온의 냉기를 품은 안개가 사방에 서리를 만들며 주변을 얼리고 있었다.

처용이 안개의 영역에 닿자 철벽이가 입에서 천라지망을 뿜어냈다.

동시에 벼락이가 뇌속성을 부여해 철벽이의 천라지망이 뇌전 천라지망으로 변했다.

번개가 흐르는 그물이 처용을 덮쳐들 때.

-파직!

또다시 처용의 신형이 사라지며 그물을 피해냈다.

원래 설녀의 숨결에 닿은 처용은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해야 했지만.

처용은 자연신보로 겨울이가 뿜은 안개에 얼어붙지 않았다.

처용은 개미들에 공격에 맞춰 풍신보와 뢰신보를 번갈아 사용하며 공격을 계속 피해냈다.

무한히 쏟아지는 개미들의 공격을 계속 피해내자.

[대련이 종료되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와 동시에 개미들이 공격을 멈추었다.

“잘했어, 아타. 까딱 잘못했으면 당할 뻔했는데?”

처용의 말은 진심이었다.

보법을 되찾지 못한 상태에서 개미들의 그런 맹공격을 당했다면,

분명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용님은 전혀 맞지 않았는걸요.”

조금 침울한 듯한 아타의 말에 처용이 웃음을 지었다.

‘대련 전에는 걱정해 주더니…….’

처용은 아타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니까 겨우 피할 수 있었던 거지 보통 헌터였으면 순식간에 당할 거다.”

“그렇죠. 용님은 특별하니까요.”

아타의 말에 한 번 더 웃음을 지은 처용은 근처에서 대련 중인 루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소룡에게 꾸준히 도전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소룡을 이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일주일 동안 그녀가 발전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우선 그녀의 전투 스타일이 조금 변했다.

“칫!”

루나가 소룡의 정권 지르기를 피해 뒤로 날아올랐다.

“블러드 소드!”

혈기가 뭉치더니 루나의 주변에 여덟 자루의 검이 만들어졌다.

루나가 손짓하자 검들이 핏빛 칼날을 빛내며 소룡에게 쇄도했다.

-차자자장!

소룡은 날아드는 핏빛 검들을 맨손으로 빠르게 쳐내었다.

루나가 강철의 힘을 얻고 혈기로 만들어낸 무구들은 더 강해졌다.

하지만, 소룡의 금강불괴를 뚫고 상처를 입힐 수는 없었다.

혈기의 검들이 모두 부서지자 소룡이 루나를 향해 주먹을 쥐며 돌진했다.

“블러드 실드!”

혈기의 파편들이 루나의 주변으로 모여들며 거대한 핏빛 방패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소룡의 주먹이 핏빛 방패에 내리꽂혔다.

-콰쾅!

“크윽!”

바위가 부서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방패에 금이 가며 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침음을 낸 루나의 입가에는 웃음이 실려 있었다.

“블러드 샷건!”

-파차장!

혈기의 방패가 마치 크레모아가 터지듯 소룡의 방향으로 터져 나가며 파편들을 분출했다.

-팅! 팅팅!

소룡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듯 가드를 올리며 물러났다.

“칫! 이거도 안 먹히나…….”

나름대로 준비한 일격임에도 소룡은 상처가 없었다.

“소룡의 금강불괴를 무너뜨리기에는 쉽지 않을 거야.”

루나의 대련을 구경하는 처용이 말했다.

처용 역시 저 금강불괴를 사용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안 끝났어!”

처용의 말에 자극이 되었는지 호기롭게 외치며 혈기를 뿜었다.

루나의 양손에 마치 건틀릿이 끼워지듯 혈기가 모여 감싸졌다.

그리고 손등 부분에 1미터 크기의 칼날 네 개가 생성되었다.

“기요틴 클로!”

동시에 루나의 주변에 혈기가 뭉치더니 네 개의 분신이 만들어졌다.

그 분신들 역시 본체처럼 클로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앗!”

다섯 명의 루나가 클로를 휘두르며 소룡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샤앙!

소룡은 쇄도해오는 클로를 막지 않고 뒤로 물러나며 피해냈다.

“오? 기요틴 커터를 고정시킨 건가?”

처용은 루나의 클로를 보며 감탄했다.

검기의 절삭력을 상회하는 루나의 일격 필살기는 강철의 힘을 얻어 더 강해졌다.

그 기술을 무구의 형태로 고정시킨 듯했다.

루나가 착용한 클로의 칼날은 전부 ‘기요틴 커터’가 응축된 칼날이었다.

네 명의 분신이 소룡을 몰아붙이고 있을 때 루나가 앞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루나의 그림자가 소룡의 그림자와 맞닿은 순간.

“섀도우 러커!”

소룡의 그림자에서 검은 가시들이 솟구쳐 튀어나왔다.

-촤자자자작!

검은 가시들은 소룡에게 상처를 입히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주 잠시나마 소룡의 움직임을 붙잡았다.

“흐압!”

루나가 기합을 지르며 분신들과 함께 클로를 휘둘렀다.

“이번엔 내가 이겼-.”

사방에서 몰아치는 클로의 칼날에 소룡이 당하려는 순간.

소룡은 정권을 쥐고 빠르게 앞으로 뻗었다.

-우우웅!

마치 극한으로 압축된 공기가 터지듯 소룡을 중심으로 압력이 발산되었다.

“이건 뭔데? 꺄아아!”

발산되는 압력을 견디지 못한 루나와 분신들이 멀리 날아갔다.

-쿵!

분신들이 모두 터지며 사라졌고 루나 역시 결계의 벽에 부딪히며 주저앉았다.

“아으…….”

[대련이 종료되었습니다.]

“많이 성장했네.”

처용이 바닥에 쓰러진 루나를 부축하듯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소룡이 권기(拳氣)을 쓰게 만들 줄이야.”

극한으로 단련한 무투가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인 권기.

방금의 기술은 처용이 검기를 응축해 날려 보낼 수 있는 것처럼.

권기를 응축하여 적에게 방출할 수 있는 소룡의 기술이었다.

날카로움과 예리함을 가진 검기와는 조금 다르게 파괴적이고 범위가 넓은 특징이 있었다.

포권을 취한 소룡이 제자리로 돌아가자.

“아악! 열 받아!”

루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가는 소룡에게 짜증을 내었다.

소룡을 이겨먹기 위해 정말 갖은 노력을 다했다.

처용이 알려준 동그라미와 세모를 동시에 그리는 것까지 승리에 대한 집념으로 성공시켰다.

거기에 새로 얻은 힘까지 사용했지만, 결국 이기지 못했다.

“소룡을 저 정도로 몰아붙인 것만 해도 대단한 거다.”

처용의 말은 진심이었다.

소룡이 진짜 전력을 내면 S급 헌터도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였으니까.

“수련은 이쯤 하고 나갈 준비 해.”

“그 던전이라는 곳?”

처용이 보통 데려가는 곳은 전투가 있는 던전이기에 물어본 것이었다.

“아니, 나를 도와주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러.”

“나도 같이?”

“그래.”

처용은 슬슬 다음 계획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기로 했다.

뱀파이어들을 시작으로 이종족들을 협회에 합류시키는 것.

어차피 순혈자들의 길드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잠입에 특화된 뱀파이어의 힘이 필요했다.

‘아마도 놈들은 이미 악신들과 협력 중일 것이다.’

놈들이 그대로 활동하게 두는 것은 좋지 않았다.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은 무리더라도 세력을 크게 위축시킬 필요는 있었다.

‘우리가 당했던 것처럼 그대로 돌려주마.’

회귀 전 배테랑 히트맨인 뱀파이어의 무서움을 몸소 경험한 만큼.

이젠 그 어둠 속의 칼날들을 역으로 이용해 적들을 겨눌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류마가 안 보이네?”

루나가 주변을 둘러보듯 고개를 돌리며 처용에게 물었다.

“이미 바깥으로 보내 놨어.”

류마는 산신각에 있는 게이트를 활용하여 외부를 드나들고 있었다.

잠입에 뛰어난 A급 뱀파이어를 활용하기 전 미리 세상을 둘러보게 한 것이었다.

-인간들의 도시에 자주 잠입을 나갔었습니다.

류마가 자신감을 보이며 처용에게 했었던 말.

그는 이런 일을 자주 맡아 했었던 뱀파이어였다.

“나도 갈래.”

루나가 살짝 기대된다는 듯 말했다.

그녀는 아직까지도 이전에 처용이 건네준 치킨의 맛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 세상이라니 솔직히 정말 궁금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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