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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1원 상점-122화 (122/240)

122화

권하율은 며칠 휴가를 냈다.

평소 같았으면 집에서 푹 쉬었겠지만, 그녀는 어쩐 일인지 시내로 나왔다.

칙칙한 요원복 대신 사복을 입고 지나가자 여기저기서 시선이 쏟아졌다.

생각과 감정들이 그녀에게 파도처럼 몰려들었다.

아무리 「독심술」에 익숙해져도 수십 명의 상념을 동시에 접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런데도 그녀가 번화가에 나온 건 꼭 보고 싶었던 영화가 오늘 막 개봉해서였다.

휴가를 낸 것도 그래서였다.

나오자마자 보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독심술」로 스포일러를 당할지 모르니까.

‘다른 건 몰라도 이번 작품은 못 놓쳐.’

이번에 볼 영화는 그녀가 몇 년 전 아주 감명 깊게 봤었던 작품의 후속작이었다.

영화광인 그녀가 봐 왔던 영화들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한 수작이었다.

더군다나 마지막엔 흥미로운 떡밥까지 뿌렸다.

후속작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한 명의 팬으로서 기대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영화관… 몇 년 만이지?’

그녀는 플레이어가 된 이후로 영화관에 가지 못했다.

「독심술」 때문에 집중해서 감상하기가 힘들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작품만은 조그만 TV 화면이 아닌, 거대한 극장 스크린과 빵빵한 음향으로 즐기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그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아, 정도현 씨! 여기예요.”

인파 속에서 정도현이 보였다.

그녀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총총걸음으로 다가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초행길이라 조금 헤맸네요.”

“아뇨, 괜찮습니다.”

정도현이 약속 시각보다 십 분 정도 늦었다. 그가 미안하다며 사과하자, 권하율이 고갤 살랑살랑 저었다.

“급작스럽게 부탁했는데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걸요.”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만 있다면야 이 정도 기다리는 거야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었다.

“그럼… 오늘 잘 부탁드려요.”

그녀가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도현은 고갤 끄덕이며 그 손을 맞잡았다.

그러자 권하율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고요해.’

「독심술」은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무분별하게 읽는다. 그녀가 조절할 수 없어서 상당히 불편했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와 접촉하면 그 사람의 마음만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정도현에겐 「독심술」이 아예 안 먹힌다.

즉, 그와 손을 맞잡으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차단할 수 있었다.

정도현은 그녀에게 우산과도 같았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둘은 연인처럼 손을 잡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 * *

영화가 끝났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왔다.

몇 년 만에 나온 후속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는 마치 성불한 듯 만족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후속작은 대개 전작의 아성을 따라잡지 못하는데, 이 작품은 전혀 아니었다.

전작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다.

‘감독님 최고.’

권하율은 여운에 푹 젖은 얼굴로 고갤 돌렸다.

“정도현 씨, 어땠어요?”

“전작을 못 보고 온 게 아쉬울 만큼 재밌었어요. 나중에 가족들이랑 전작도 꼭 봐야겠네요.”

“그, 그래요?”

정도현의 호평에 권하율은 마치 자기가 영화감독인 것처럼 기뻐하며 헤실댔다.

평소에는 감정을 절제하더니 지금은 영 딴판이었다. 정말 못 말리는 영화광이었다.

“권 팀장님, 이제 손을 놔도 될까요?”

“네? 아…….”

그녀는 그제야 두 시간이 넘도록 그와 손을 잡고 있었단 걸 떠올렸다.

권하율의 귀가 빨개졌다. 어째 부끄러웠다.

정도현이 자신에게 별다른 감정을 품고 있지 않다는 걸 아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조심스레 손을 놓으며 생각했다.

‘남들 눈에는 연인처럼 보였을까?’

개인 특성을 얻은 이후로 그녀는 누군가와 사귈 엄두가 안 났다.

「독심술」은 인간의 추악한 면모도 적나라하게 보여 주니까.

남자와 손을 잡고 거닐며, 마음 편히 영화를 관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

“…아쉬워.”

“네?”

권하율은 저도 모르게 본심을 툭 내뱉고 말았다.

정도현이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자,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급히 고갤 저었다.

하지만 정도현은 집요했다. 마치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낸 형사처럼.

“뭐가 아쉽단 거죠? 영화 내용이요?”

“아, 아뇨! 영화는 최고였어요!”

그의 망언에 권하율이 빽 소리 질렀다.

그러자 극장을 나가던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

‘뭐야?’

‘연인끼리 싸우는 건가?’

손을 뗀 탓에 주변인들의 생각이 다시 들렸다.

사람들의 오해에 권하율의 얼굴이 벌게졌다.

그녀는 정도현의 손을 붙잡고 달아나듯 극장을 빠져나갔다.

권하율과 정도현은 영화관 내부에 있던 카페로 들어가 자릴 잡았다.

그녀는 그에게 아쉽다고 말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게… 오늘처럼 영화관에서 마음 편히 영화를 본 적이 어릴 때 이후로 없었거든요.”

“하긴. 사람들이 많으면 영화에 몰두하기 힘들겠죠.”

관객들이 저마다 다음 내용을 예측하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참으면서 보려고도 해 봤는데,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랑 마주치면… 줄거리나 반전을 알게 되더라고요.”

“아.”

중요한 내용을 미리 안 상태로 보면 아무래도 김이 빠질 수밖에.

권하율은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그러니 더 고통스러웠다.

“최신 영화를 집에서 보려면 적어도 몇 달은 기다려야 하거든요. 그보다 더 걸릴 때도 있고.”

그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독심술」 때문에 영화 내용을 얼추 알게 된다.

그런데도 그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집에서 영화를 구매해 챙겨 봤다.

그게 그녀의 유일무이한 취미 생활이었으니까.

“…오늘처럼 편하게 감상한 건 십여 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아쉬웠어요.”

“그래서 아쉽다뇨? 나중에 또 같이 오면 되죠.”

“…네?”

정도현은 다음에도 같이 보러 오자고 말했다. 그 말에 권하율이 멍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혹시 저랑 같이 보기 싫으시다면…….”

“아, 아뇨! 전 좋아요!”

그녀는 허겁지겁 외치곤 뒤늦게 목소릴 낮췄다.

안에서 커피를 내리던 여점원이 흐뭇한 눈빛으로 둘을 쳐다본다.

권하율은 쑥스러워서 어깰 움츠린 채 말했다.

“저, 저야 그래 주면 좋은데… 그럼 정도현 씨가 번거로울 텐데…….”

“뭐, 신작 영화를 매번 챙겨 보긴 어렵겠지만 가끔 기분 전환으로 괜찮겠다 싶어서요. 그렇다고 저 혼자 보러 오긴 좀 그렇고.”

할아버지가 저번에 그랬었다.

삭막한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마음에 병이 드니, 건전한 취미나 문화생활도 틈틈이 즐겨야 한다고.

영화에 진심인 권하율도 도와줄 겸, 겸사겸사 즐기면 되겠지.

“고, 고맙습니다…….”

권하율이 감사 인사를 한 뒤 고갤 푹 떨궜다.

어쩐지 가슴이 간질거리고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어릴 때 영화관에서 처음 영화를 접했을 때처럼.

* * *

둘은 영화관 근처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그는 그녀에게 가족들과 함께 볼 만한 영화를 몇 개 추천해 달라고 했다.

권하율은 자신의 전문 분야가 나오자 신이 나서 조잘댔다.

그러다 너무 흥분했던 걸 뒤늦게 자각하곤 헛기침과 함께 화제를 돌렸다.

“정도현 씨는 C구역까지 올라온 이유가 뭔가요?”

“D구역에선 레벨이 안 오르더라고요.”

“그러다 한순간에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는데. 무섭지 않습니까?”

“무섭죠. 그런데 D구역에서 멈추는 것도 두렵더라고요. 이해가 잘 안 되겠지만…….”

“아뇨. 발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존경스러워요.”

혈혈단신도 아니고 소중한 가족들이 곁에 있는데 저럴 수 있다니.

그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기했다.

“할아버지와 여동생, 그렇게 셋이서 사시는군요.”

“예, 피는 안 섞였지만. 권 팀장님은……?”

“부모님과 여동생, 이렇게 넷입니다.”

“여동생이 있으셨어요?”

“네, 재작년에 아카데미를 들어갔어요.”

언니에 이어 동생도 플레이어인가.

대단한 집안이군.

정도현의 속마음을 짐작했는지 권하율이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

“동생은… 절 닮았어요.”

“그럼 남학생들한테 인기 많겠네요?”

“…얼굴도 닮긴 했지만, 방금 건 재능을 말한 거였습니다.”

“아.”

예상치 못한 칭찬에 권하율이 얼굴을 확 붉히며 정정했다.

각설하고, 권하율의 동생도 언니처럼 전투 쪽에 재능이 전혀 없었다.

아카데미에 들어가긴 했으나 추가 합격으로 겨우 붙었다.

“아마 제가 수석 졸업자라서 합격시켜 준 것 같아요.”

재능도 없는데 혈연으로 들어왔으니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쳐다보겠는가.

단언컨대 고운 시선은 아닐 거다.

“아카데미에 들어가고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아요. 작년엔 방학이 됐는데도 기숙사에 남았더라고요.”

“동생이랑 가족들 사이가 안 좋은 건가요?”

“…네.”

권하율과 동생은 더할 나위 없이 사이좋은 자매였다.

그런데 권하율이 수석으로 졸업한 이후로는 서먹서먹해졌다.

게다가 부모님마저 은연중에 둘을 차별했다.

“제가 없을 때 부모님이 저랑 동생을 비교하면서 잔소리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언니 덕에 아카데미 들어갔으면 놀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동생의 아카데미 성적이 최하점인 게 발단이었다.

하지만 권하율은 알고 있었다. 동생도 그녀 못지않게 노력했었다는 걸.

부모님과 대판 싸운 이후로 동생은 한 번도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

아카데미는 외부인의 접근을 막기에 만나러 갈 수도 없었다.

“저도 개인 특성만 아니었으면 동생이랑 별반 다를 게 없는데…….”

“개인 특성도 재능입니다. 그걸 잘 활용하는 것도 실력이죠.”

“…네?”

“권 팀장님은 자기 자신을 너무 낮게 봅니다. 개인 특성을 전투에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 많이 하셨죠?”

“그건 그렇긴 하지만…….”

「독심술」을 제대로 다루려면 정신 수양이 필수였다. 그녀도 피나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럼 더 당당해지세요. 그런 식으로 구는 게 동생분한테 오히려 상처가 될 겁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당하자 권하율은 머리가 멍해졌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독심술」을 지닌 건 재능이 아니라 그저 운이라고 생각했다.

“재능이란 게 결국 운 좋은 사람이 타고나는 거잖아요? 개인 특성이랑 다를 게 없죠.”

“…….”

당연한 얘긴데도 가슴 깊이 와닿았다.

어쩌면 그녀는 누군가에게 저런 말을 듣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가족 외엔 정도현밖에 없으니 들을 기회도 없었다.

또다시 심장이 콩콩 뛰었다.

정도현이랑 대화하고 있으면 어쩐지 즐거웠다.

그가 무슨 말을 꺼낼지 전혀 예측이 안 돼서 그러는 걸까?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요.”

권하율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어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길 잘했단 거다.

“…음?”

“왜 그러세요?”

정도현이 갑자기 두리번대며 주변을 살폈다. 권하율은 그가 왜 그러는지 몰라서 고갤 갸웃했다.

“아뇨. 어디서 자꾸 시선이 느껴져서요.”

“그래요? 그런 사람은 없는데…….”

권하율의 「독심술」에 걸리는 건 딱히 없었다.

다른 손님들은 저들끼리 대화하고 식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녀의 말에 정도현은 창밖을 쳐다봤다.

“이 안에 없다면… 다른 곳에서 훔쳐보고 있는 거겠죠.”

* * *

다른 건물에서 주문으로 정도현과 권하율을 염탐하던 부패의 마녀.

그녀는 권하율을 이해하지 못했다.

‘쟨 왜 저딴 남자를 만나는 거지?’

특출 나게 잘생긴 것도 아니고, 레벨이 그리 높지도 않다.

돈이 많거나 집안이 좋은 건가 싶어서 확인해 봤더니 F구역 출신 용병이었다.

반면에 권하율은 직위, 집안, 외모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아무리 봐도 저 둘은 어울리지 않는다.

‘저런 남자랑 데이트를 하다니. 취향 참 특이하네.’

권하율한테 훈수해 주고 싶었다. 남자 보는 눈을 좀 기르는 게 어떻겠냐고.

뭐, 곧 인형이 될 테니 말해 봤자 아무 의미도 없겠지만.

부패의 마녀는 지팡이를 꺼내 주문을 발동했다.

“어디, 실력 좀 볼까?”

그녀의 그림자가 사방으로 넓게 펼쳐지며 늪처럼 꿀렁댔다.

스륵, 스르륵.

그림자 안에서 해골 병사들이 하나둘 올라왔다.

“내려가서 날뛰어.”

해골 병사들은 주인의 명령에 주저 없이 건물 밖으로 몸을 내던졌다. 그 수가 수십이 넘었다.

쿵! 쿠웅! 쿠구궁!

10층 건물 높이에서 우수수 떨어진 해골 병사들. 낙하의 충격으로 뼈가 부러지거나 박살이 났다.

그러나 그들은 불사의 존재, 언데드.

이 정도로는 절대 죽지 않는다.

그녀의 마력이 조각난 육신을 원래대로 복원시켰다.

재조립된 해골 병사들이 벌떡 일어섰다. 그들은 시뻘건 안광을 빛내며 주변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뭐, 뭐야?”

“꺄아악!”

도심 한복판에 언데드 무리가 나타나자,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도망쳤다.

부패의 마녀는 옥상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시민들이 도륙 나는 걸 구경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응?”

권하율이 있는 건물의 4층에서 누군가가 풀쩍 뛰어내렸다.

‘그 용병이잖아?’

정도현은 겁도 없이 혼자서 해골 병사들에게 돌격했다. 더 놀라운 건 그다음 광경이었다.

콰가각-!

검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해골 병사들이 우수수 갈려 나갔다.

“…뭐야?”

그녀가 손수 제작한 병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땅을 뒹굴었다.

레벨과 맞지 않는 강함. 부패의 마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뭐, 저런…….”

정도현은 순식간에 수십의 해골 병사들을 무찔렀다.

주문을 외워 다시 살릴 순 있지만 그래 봤자 달라지는 건 없을 터. 마력 낭비였다.

‘저 녀석, 보통 놈이 아니었어.’

그녀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좀 놀라긴 했지만 딱 그뿐이다.

저것들은 일반인을 소재로 삼아 만든 해골 병사.

플레이어의 시체를 써서 만든 정예병들에 비하면 어린애 수준이었다.

방금 보낸 건 권하율의 실력을 보기 위한 가벼운 인사치레였다.

정도현 혼자서 쓸어버릴 줄은 예상 못 했지만.

‘저 남자 시체는 내가 가져야겠어.’

쓸 만한 병사가 만들어지겠어. 부패의 마녀가 그런 생각을 하며 입맛을 다실 때.

휙.

누굴 찾는 것처럼 두리번대던 정도현이 돌연 고갤 들어 올렸다.

그는 부패의 마녀가 서 있는 난간을 정확히 쳐다봤다.

그와 그녀의 눈이 딱 마주쳤다.

부패의 마녀는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여긴 10층 높이인데 어떻게 바로 찾아낸 거지?

그녀가 놀란 표정을 짓자 정도현이 중얼거렸다.

“찾았다, 내 경험치.”

거리가 멀어서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시력 강화 주문 덕에 그녀 눈에는 그의 입 모양이 또렷히 보였다.

그가 뭐라 말했는지 알아들은 부패의 마녀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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