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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1원 상점-12화 (12/240)

나 혼자 1원 상점 - 12화

도핑제로 능력치를 올린 팀원들이 암살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정도현만큼 잘 싸우진 못했지만, 레벨이 더 높아서 피지컬은 더 뛰었다. 그래서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암살녀는 네 명의 합공을 겨우겨우 받아내며 기회만 엿봤다.

‘연계가 느슨해.’

이들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본 팀이 아니었다.

게다가 정도현을 제외한 나머지들은 도핑제로 올라간 능력치에 익숙지 않았다.

쓸데없이 큰 동작을 펼치거나 힘을 과하게 쓴다.

그녀는 그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한 명만 쓰러트리면···.’

딱 한 명만 처치하면 포위망을 뚫고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장 허술한 상대를 탐색했다.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으하핫! 죽어! 죽어랏!!”

그녀는 목표를 정했다.

김태양. 레벨은 가장 높았지만 갑자기 늘어난 힘에 취해 빈틈투성이였다.

그녀는 그에게 슬쩍 빈틈을 보이며 공격을 유도했다. 아니나 다를까 김태양이 미끼를 덥석 물었다.

“···!”

샤악-!

김태양이 내지른 창이 허공을 찔렀다.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고 경악하는 김태양. 하지만 늦었다.

그의 심장을 향해 구불구불한 단검이 쏘아졌다.

그녀는 생각했다.

성공했다. 이건 확실히 들어갔다고.

설사 죽이지는 못해도 전투 불능 상태가 될 것이다.

‘그 틈에 도망치면···.’

카앙-!

불협화음과 함께 그녀의 희망이 유리창처럼 조각났다.

정도현의 검이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그녀의 단검이 튕기며 엉뚱한 곳을 찔렀다. 역습을 완벽한 타이밍에 막아낸 것이다.

“···읏!”

노림수가 실패했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며 정도현을 노려봤다.

그 사이, 김태양은 뒤로 물러서며 거릴 벌렸다. 그는 십 년 감수한 얼굴로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형님!”

“집중해.”

“예!”

정도현의 한 마디가 김태양의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았다.

암살녀는 깨달았다. 방금이 그녀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였음을. 이제 저들은 방심하지 않으리라.

여기서 더 버텨봤자 살아날 방법은 없다.

“제가 졌어요. 정말 대단해요, 도현 씨.”

그녀가 자포자기한 얼굴로 자세를 풀었다. 그러더니 단검을 제 목에 겨눴다. 그녀의 돌발 행동에 정도현 일행이 당황했다.

‘설마?’

푹! 촤아악!

그녀가 목을 그었다. 전투복이 포도주를 쏟은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정도현 일행은 얼빠진 얼굴로 자결한 암살녀를 쳐다봤다.

김태양이 머릴 벅벅 긁으며 말했다.

“어, 음. 형님. 혹시···.”

“말해봐.”

“저희한테 이상한 짓 당할까 봐 자살한 거 아닐까요?”

그 말에 정도현은 어이가 없어서 그를 쏘아봤다.

김태양은 평소 버는 족족 향락가에 들러 흥청망청 써댔다.

그러니 생각도 그런 쪽으로 먼저 뻗은 모양.

“아무리 그래도 자살하는 건 좀···.”

“혹시 정신병자 아닐까?”

“우리한테 경험치 주기 싫었던 걸지도.”

팀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정도현은 그들끼리 떠들게 놔두고, 시체에 다가가 자세히 살펴봤다.

‘경동맥을 정확히 찔렀다.’

아무리 플레이어라도 이렇게 급소를 찔리면 죽는다. 즉, 그녀는 진짜로 자살한 것이다.

그게 이상했다.

‘대체 왜?’

그녀에게 승산이 없었던 건 그도 안다.

하지만 사람의 생존 본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는 F구역에 살면서 죽음을 숱하게 접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저렇게 담담히 죽지는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선 뭐든 하는 게 인간이다.

‘그런데 자존심을 지키려고 죽음을 택했다?’

그럴 사람으론 보이지 않는다.

정도현은 그녀의 입장이 되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뭔가 다른 노림수가 있나?’

촤악-!

정도현은 그녀의 목을 쳐냈다.

머리와 몸통이 분리됐다. 혹시 몰라 팔다리도 전부 잘라냈다.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냥 시체였다.

그의 과격한 행동에 뒤에서 저들끼리 떠들던 팀원들이 놀라 입을 다물었다.

“혀, 형님? 그렇게까지 능욕할 필요는···.”

“혹시 몰라. 되살아날지.”

“···예?”

“성녀의 「소생」 스킬 같은 거?”

죽은 사람도 되살리는 고레벨 플레이어가 있다.

가장 레벨 높은 힐러에게만 시스템이 허락해준 특수한 스킬, 「소생」.

그만큼 부활 관련 스킬이나 아이템은 귀했다.

51레벨이 결코 낮은 레벨은 아니었지만, 윗구역의 플레이어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

그렇게 귀한 능력이 저 여자한테 있을 확률은 지극히 낮았다.

“게다가 성녀의 소생도 몇 분이 지난 시체에는 효과가 없다 들었어.”

팀원이 말했다. 그 대단하신 성녀님도 몇 분 안에 소생의 주문을 써주지 못하면 되살릴 수 없다고.

암살녀가 죽은 지 이미 몇 분이 흘렀다.

이제 성녀가 여기 와도 그녀는 되살릴 수 없었다.

‘뭐지?’

이대로 끝이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할 거면 좀 더 확실히 해야 한다.

정도현은 인벤토리에서 「이그나이트」 매직 스크롤을 꺼냈다.

이그나이트는 불을 피울 때 쓰는 보조 주문. 전투에서 활용하기엔 화력이 너무 약했다.

그래서 그는 던전에 모닥불을 피울 때나 써먹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볼 땐 사치스러운 행동 그 자체였다.

“헉!”

“매, 매직 스크롤?”

“저 비싼걸···.”

수십만 원이나 하는 아이템을 일회용 라이터처럼 쓰다니. 팀원들이 혀를 내둘렀다.

“저기, 형님. 아까 쓴 도핑제들은···.”

“갚을 필요 없어.”

“옙.”

김태양이 눈치를 살피다 질문했다.

한 명당 수백만 원어치를 사용했으나, 정도현은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 말에 팀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화르륵-!

시체에 불이 붙자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아무리 보조 주문이라도 마력이 담긴 불꽃. 시신은 불과 몇 분 만에 소각됐고 뼛가루만 남았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철수한다.”

정도현은 안태환의 아들을 품에 안아 들며 말했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건 아이의 안전.

여기서 계속 죽치고 있을 수만은 없다.

***

정도현 일행이 떠나고 수십 분이 흘렀다.

한 줌의 뼛가루만 남은 현장에 기묘한 현상이 일어났다.

스슥. 스스슥.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뼛가루가 서서히 흔들렸다.

그것들이 하나로 뭉쳐지며 이윽고 자그마한 생명체로 변모했다.

그건 새카만 고양이었다.

[끄응···. 이제 네 번 남았네.]

고양이의 입에서 암살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분명히 죽었던 그녀가 고양이로 되살아난 것이다. 암살녀는 부활 페널티부터 확인했다.

[냥태창.]

[서아린] [LV.46]

- HP: 5,700/5,700

- MP: 4,200/4,200

- 근력: 142

- 체력: 131

- 마력: 127

- 민첩: 158

- 행운: 129

- 개인 특성: 바스테트의 축복

- 남은 부활 횟수: 4/9

[하아···. 5레벨이나 떨어졌네.]

암살녀, 서아린은 부활 페널티로 줄어든 레벨과 능력치를 확인하곤 한숨을 푹 쉬었다.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걸 복구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장비까지 싹 털어갔네.]

주변이 휑했다. 그녀가 불탄 자리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서아린은 망연자실했다.

[다른 건 몰라도 단검은 찾아야 하는데···.]

뱀 모양으로 굽이진 단검.

그건 그녀에게 있어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물건이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선물해준 거니까.

[도현 씨, 조금만 기다려요.]

이 망할 고양이 페널티가 풀리고 나면 단검을 받으러 갈 테니까.

그의 비장의 수단이 도핑제인 것도 알아냈으니 같은 수에 또 당할 일은 없었다.

***

정도현 일행은 미리 준비해둔 차를 타고 안태환이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으음···.”

도착하기 전에 자고 있던 아이가 눈을 떴다.

안태환의 사생아, ‘이진성’.

아버지의 성을 물려받지 못하고, 출생신고마저 못한 불쌍한 아이.

눈을 뜬 아이는 낯선 남자들을 보곤 울먹거렸다.

“흑···.”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

정도현은 김태양한테 어떻게든 해보라며 눈치를 줬다.

김태양이 어색하게 웃으며 이진성을 달랬다.

“꼬맹아, 울지 마. 형들 나쁜 사람 아니에요.”

“흐윽, 흐끅···.”

오히려 역효과였다. 갱단에 납치됐을 때 들은 얘기랑 레퍼토리가 똑같았으니까.

정도현이 김태양을 째려봤다. 김태양은 면목 없단 듯이 고갤 떨궜다.

어쩔 수 없이 정도현이 나섰다.

“진성아. 우린 널 구해주러 온 형들이란다. 이제 아빠 만나러 갈 건데···.”

“···아빠요?”

아빠란 말에 훌쩍대던 이진성이 울음을 그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진성이 시무룩한 얼굴로 고갤 저었다.

“···거짓말.”

“응?”

“엄마가 그랬어요. 아빠가 우릴 버렸다고.”

민감한 사안이라 정도현과 팀원들이 입을 다물었다.

김태양이 이제 어쩌면 좋겠냐는 눈빛으로 질문했다.

“아빠가 진성이를 버리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전 플레이어가 될 수 없대요. 의사 선생님이 그랬어요.”

“···.”

정도현은 그게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했다.

플레이어는 시스템의 선택을 받아 마력을 깨우친 자.

즉, 플레이어가 되는 건 운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행운을 타고났는지 아닌지 살짝 확인해볼 수 있었다.

‘마력 적성도 검사.’

사람마다 성격과 외형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신체가 마력과 반응하는 정도도 다르다.

예민한 이도 있고, 좀 둔감하거나 반응이 거의 없는 자들도 있다.

중요한 건 그 반응이 뛰어날수록 플레이어로 각성할 확률도 높았다.

관리국이 낸 통계가 이를 증명해줬다.

플레이어 중에는 마력 반응이 뛰어난 이들이 대다수였다.

‘물론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정도현은 마력 반응 점수가 낮았다.

그의 부모가 자신을 버린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터.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각성했다.

“형도 너랑 똑같았어. 의사 선생님이 힘들 거라 했었지.”

“형은···. 플레이어예요?”

“그래.”

“우와!”

정도현의 말에 희망을 얻은 것일까.

이진성이 언제 울었냐는 듯 활짝 웃었다. 그 모습이 퍽 귀여워 팀원들도 따라서 웃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 너도 분명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거야.”

“정말요? 그럼 엄마랑 다시 만날 수 있어요?”

그 말에 정도현은 고갤 갸웃했다.

엄마랑 다시 만날 수 있냐니?

질문이 어째 이상했다.

정도현만 그런 느낌을 받은 게 아닌지 팀원들도 술렁댔다.

김태양이 호기심을 못 참고 질문했다.

“엄마는 지금 어디 계시는데?”

“···몰라요.”

“그럼 집은 어디야?”

“거기에 없어요.”

마치 스무고개를 하는 것 같았다.

김태양은 답답한지 뒤통수를 벅벅 긁어댔다.

그러자 이진성이 해맑게 웃으며 수수께끼의 정답을 알려줬다.

“제가 플레이어가 되면 꼭 돌아온다고 했어요.”

“···뭐?”

“엄마가 이거 놔두고 어디 갔어요. 근데 글자가 어려워서 못 읽겠어요.”

이진성이 주머니에서 조그만 수첩을 꺼냈다. 정도현과 팀원들은 그걸 펼쳐 내용을 살펴봤다.

쭉 읽어나가던 김태양은 저도 모르게 발끈해서 소리쳤다.

“미친. 엄마가 애를 버리···. 읍!”

정도현이 그의 주둥이를 틀어막았다.

수첩에 적힌 내용을 요약하면 이러했다.

[마력 적성 검사가 최하로 나왔다. 의사 말로는 다섯 살이 넘으면 더 검사해도 의미가 없단다. 난 그 사람한테 사실대로 털어놨다.]

하지만 안태환의 반응은 싸늘했다.

플레이어로 각성하지 못한다면 키워봤자 쓸모가 없다. F구역에 버리고 와라.

그런 식의 답변이 돌아왔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쟬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제 쓸모없으니 버리고 오라고? 후계자로 삼아준다고 했으면서!]

이진성의 엄마는 배신감에 몸서리쳤다.

그녀는 자기 아들이 안태환의 후계자가 될 거라 굳게 믿었다. 설사 플레이어로 각성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다 끝났어. 왜 저딴 걸 열심히 키운 걸까···.]

정도현은 내용을 다 읽고선 얼굴을 찌푸렸다.

이진성의 엄마도 선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녀는 제 아들을 그저 돈줄로만 여겼다.

안태환에게 빵빵한 뒷배경이 없었으면 진즉 내버리고 도망쳤겠지.

[복수할 거야. 반드시.]

안태환에게 사생아가 있었단 정보가 어디서 샜나 했더니 이 여자 짓이었다.

‘자기 아들에 대한 정보를 팔아넘겼어.’

진실을 알고 나니 구역질이 났다.

그녀는 안태환과 경쟁 중인 후보를 찾아가 정보를 넘긴 뒤 돈을 챙겼으리라.

지금쯤 그녀는 다른 구역으로 도망쳤겠지. 아니면 이용 가치가 떨어지자마자 그들 손에 제거됐거나.

“형. 엄마가 뭐래요?”

이진성이 순수한 눈망울로 물어본다.

정도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애한테 진실을 고스란히 말해줄 순 없었다.

착한 아이로 있으면 금방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얼버무렸다.

‘이 아인 F구역으로 추방당하겠지.’

마치 과거의 자신처럼. 정도현은 가슴이 울렁거렸다.

‘뭔가 해주고 싶어. 뭔가 방법이···.’

***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 귀환하자, 민규원이 반겨줬다.

정도현은 정체불명의 암살녀에 대해 먼저 보고했다.

“···웬 여자가 갱단을 쓸어버렸다고?”

“흠. 다른 후보 측에서 따로 고용한 청소부인 모양이군요. 특징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51레벨. 투척용 암기와 독 그리고 구불구불한 단검을 잘 다루는 흑발의 여성.

정도현이 특징을 말해주자 민규원이 안경을 쓱 올리며 말했다.

“···‘검은 뱀’인 것 같군요.”

“검은 뱀?”

“예. E구역 암흑가에선 상당히 유명한 암살자입니다.”

“아니, 검은 뱀이고 나발이고 그년 때문에 우리 다 죽을 뻔했다고!!”

“약속한 보수의 두 배를 주지. 다들 고생했어.”

김태양이 발끈해서 따지자 잠자코 있던 안태환이 타이르듯 말했다.

금융 치료에 팀원들의 불만이 눈 녹듯 사라졌다.

안태환은 일행 한 명이 죽은 건 언급조차 안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민 실장. 저 애는 저번에 말한 대로 조용히 처리해.”

“예.”

안태환은 제 자식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방을 나갔다.

아니, 나가려고 했다.

정도현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돌발 행동에 다들 당황했다.

“부지부장님.”

“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아, 자네가 부탁한 건 민 실장이 미리 손 써뒀네. 민 실장, 이주 허가에 얼마나 걸리지?”

“내일 오전 중으로 끝납니다.”

안태환은 이제 됐냐는 눈으로 비키라 지시했다. 하지만 정도현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저 애, 진성이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음?”

방에 있던 이들의 숨소리가 잠깐 멎었다.

안태환은 정도현 등 뒤에 딱 붙어 있는 아들, 이진성을 흘끗 쳐다봤다.

성가시다는 눈빛이었다.

“자네가 그걸 왜 궁금해하지?”

“F구역으로 추방할 겁니까?”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 문제야. 자네 임무는 끝났어.”

실력은 쓸만한데 오지랖이 넓군.

안태환이 그렇게 말하며 언짢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도현은 이진성의 머릴 쓰다듬으며 말했다.

“F구역으로 추방할 바엔 차라리 저한테 맡기시죠.”

“···뭐? 그 애를 자네가 키우겠다고?”

“아뇨. 제 지인이 보살펴 주고 싶다더군요.”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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