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무너지는 요동성 >
만약 공기가 살을 벨 수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딱 그럴 것이다.
그랬다. 서슬 퍼런 살기가 공기를 잠식한 지금이야말로 딱 그럴 것이다.
요동성으로 진입하려는 연왕 주체의 명군과 이를 막고자 요격에 나선 최영의 연합군.
양군은 팽팽한 기세를 유지하면서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최영(崔瑩).
그는 진실로 고려의 거인(巨人)이었다.
만일 그가 없었다면 고려는 왕선 집권 이전에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단 한 명의 개인에 불과했으나 일국의 운명과 직결되는 무게감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가 나선 전장은 반드시 이겨야 했다.
어떤 경우라도 그 묵직한 무게감이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서, 최영의 승리는 고려의 승리였다.
설령 패배하더라도 다음 싸움에서 승리를 잡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만 했다. 하여, 최영의 패배는 반드시 의미가 있었다.
승패를 오가면서 평생 전장에서 싸웠다.
결과를 떠나서 싸우기 전 단 한 번도 패배를 상정하지 않았다.
전장에 나설 때 그의 각오는 오직 한 가지였다.
고려를 위해서 이긴다.
바로 그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 고려이자 최영인 노장의 심장은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
만일 여기서 패배한다면 고려는 무너진다.
...그리고 왕선은 죽는다.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야 왕선의 진심을 알게 된 거다.
그토록 치열하게 다퉜던 정객이었으나 그는 고려인이었다.
권세를 위해서 살아가는 권신이 아니라 고려를 위해서 살아가는 고려인이었다.
해서, 결심했다.
오늘 이 싸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노장의 눈은 적진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아니, 단지 적진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무척이나 의미 없는 행동처럼 보일 정도였다.
팽팽해진 감각이 요동쳤다.
그리고 목울대를 흔들었다.
하여, 입을 열었다.
“선수를 취할 것이다.”
우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러나 말을 번복할 생각은 없었다. 여전히 정면을 쏘아볼 뿐이었다.
그러자 모든 우려의 시선은 사라졌다.
최영으로서 내리는 군부의 명령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좌군 이원계, 박위, 배극렴, 변안열.”
본격적으로 명령을 내렸다.
“우군 북원군, 호발도.”
“중군 나세, 이옥, 마천목.”
간단한 편제였으나 담고 있는 의미는 무거웠다.
중군과 우군이 고군분투하는 사이 좌군이 적을 무너뜨리겠다는 거였다.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최영은 무거운 시선으로 돌아봤다.
“감당할 수 없으면.”
단호하게 말했다.
“그 자리에서 죽게.”
그 말을 끝으로 최영은 말에 올라탔다.
그리고
“진군한다.”
바야흐로 총공세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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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돌격하는 연합군을 향해서 명군의 화포 공격이 시작됐다.
최영은 전장에 나서지 않고 후진에 머문 상태였다.
전군의 지휘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작은 실수라도 피하기 위함이었다.
최영은 매서운 눈으로 아군의 돌격과 명군의 공격을 살폈다.
침착하게.
차분하게.
작은 흐름도 놓치지 않았다.
-콰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명군의 화포 공격은 아직 연합군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
사거리 밖이기 때문이었다.
철저한 위협용이었다.
하지만 그 위력은 이미 증명되었기에 충분한 두려움을 선사할 수 있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장수들 역시 쉬지 않고 병사들을 독려하며 함성을 지르게 했다. 적군의 위협에서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도는 기세를 끌어 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직은 순탄하게 돌격이 이어졌다.
그 모든 걸 지켜보던 최영은 손에 차오르는 땀을 느꼈다.
그러나 땀을 닦을 시간 따위는 없었다.
아니, 닦아야겠다는 생각 따위를 하지 않았다.
고작 그 정도의 불편함은 온 힘을 기울여서 집중하는 최영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콰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최영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다시 확인했다.
-콰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처음부터 지금까지 화포는 일제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점차 아군이 화포의 사거리와 가까워졌다.
최영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전군! 위치로!”
부관들이 곧장 손짓했고 사방에서 북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마침내 연합군이 화포 사거리에 들어갔고 연합군은 순식간에 좌우군과 중군으로 나뉘었다.
바로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위력적인 화포 공격의 모든 화력이 나세와 이옥, 마천목이 이끄는 중군으로 집중됐다.
반면, 좌우군은 효과적으로 화포 공격을 벗어났다.
순식간에 분군한 연합군은 명군을 거세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춤하던 명군은 곧장 반격에 나섰다.
최영은 손을 들면서 외쳤다.
“우군은 중군을 지원한다!”
북소리가 울렸다.
나하추와 호발도는 곧장 중군을 지원했다.
그리되자 급격하게 명군의 무게 중심이 연합군의 중군으로 쏠렸다.
최영의 눈이 커졌다.
“지금!”
즉시 고려의 주력이 있는 좌군이 저돌적으로 돌격했다.
본격적인 파상공세가 펼쳐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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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흐름은 실로 치열했다.
그리고 치열함의 정점은 누가 뭐라고 해도 주체가 위치한 곳이었다.
그는 흡사 짐승처럼 몸을 움직이면서 연합군을 도륙했다.
누구도 감히 그의 칼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일전의 전투가 연왕 주체의 용맹의 전장의 흐름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묘하게 달랐다. 주체가 싸우고 있는 중군은 분명 그랬는데 전체 상황이 언제부터 그의 주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거다.
바로 좌군이었다.
“곧장 밀고 들어간다!”
박위.
“한 놈도 살려주지 마라!”
배극렴.
“모조리 도륙하라!”
변안열.
“팔다리가 멈출 때까지 창칼을 휘둘러라!”
이원계.
고려의 주력군이 우직하게 돌격하는 좌군은 중군, 우군과는 흐름이 달랐다.
그랬다. 바로 이곳은 고려의 숙장들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 묘한 흐름을 주체가 파악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의 안색이 기괴하게 뒤틀렸다.
칼을 휘두르면서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명군의 전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곧장 명군의 무게 중심이 연합군의 좌군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던 최영이 부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지금일세.”
부관은 곧장 명령을 내렸다.
그 즉시 후진에서 위용 찬 북소리가 울렸고 연합군이 뒤로 물러섰다.
동시에 좌군의 박위와 배극렴이 중군을 지원했다.
무게 중심을 옮겨서 공세를 시작하자 연합군이 물러났다.
주체는 비웃으면서 총공세를 명했다.
명군의 저돌적인 돌격이 이뤄졌다.
연합군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최영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손을 꽉 쥔 채로 아무런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단지 핏발선 눈으로 전장을 노려볼 뿐이었다.
이쪽으로 달려오던 병사가 뒤를 확인하다가 목이 날아갔다.
황급히 달려오던 병사가 휘청이자 명군의 창이 목을 관통했다.
선두에 선 병사가 주춤하자 뒤따르던 병사가 충돌했고 명군의 칼이 팔다리를 잘랐다.
한 명이 넘어지면 두세 명이 걸려서 연거푸 넘어졌다. 명군의 창칼이 그들의 몸을 관통했다.
최영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면서 몸을 떨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먹만 꽉 쥐었다.
아니었다. 아직 아니었다.
그렇게 연왕 주체가 고려군의 후미를 본격적으로 도륙하기 시작했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달리다가 죽고, 멈춰서 죽고, 넘어져서 죽었다.
깔려서 죽고, 부딪혀서 죽었다.
그때 최영의 눈과 마주친 병사가 있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다급해 보였다.
살고자 최선을 다해서 달리고 있었다.
최영은 속으로 외쳤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병사의 머리가 허공을 날았다.
“!!!”
그런데도 몸통은 홀로 달리다가 쓰러졌다.
허공을 날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머리의 눈은 여전히 최영을 향하고 있었다.
그 시선과 시간을 공유하던 최영의 눈에 전체 전황이 들어왔다.
반사적으로 칼을 빼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학익진(鶴翼陣)을 펼쳐라!”
최영의 우렁찬 외침.
거친 북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퇴각하던 우군이 우회했다.
그리고 퇴각하던 좌군도 우회했다.
그러나 중군은 목숨을 걸고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순식간에 좌우 군은 명군을 포위했고, 중군은 목숨을 걸고 명군의 발목을 잡았다.
“모조리 도륙하라!”
최영의 전격적인 명령이 장엄하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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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급변한 전황.
주체는 서둘러서 상황을 파악했다.
완벽하게 포위됐다.
“학익진?”
위험천만한 상황이긴 했다.
그러나 그래서 우스웠다.
그에게 가장 돌파하기 쉬운 진법은 학익진이었다.
“추행진으로 학익진을 분쇄한다!”
그 모습을 본 이옥은 황급히 화살을 뽑았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서 온 힘을 다해서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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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눈이 커졌다.
이옥의 화살이 날아오는 걸 확인한 탓이다.
적색 표식이 적힌 화살.
추행진이다.
됐다. 드디어 됐다.
최영이 손을 내저으면서 외쳤다.
“전군 퇴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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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의 추격은 맹렬했다.
연합군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었다.
언월도를 고쳐잡은 나세는 주체를 막기 위해서 말머리를 돌렸다.
“함께 가겠소.”
나세는 고개를 돌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고약한 인연이긴 했다.
왕선의 장수로 합류한 이후 항상 아웅다웅 다퉜으니까.
그런데 지금 이 순간 함께 하는 사람이 바로 이옥이다.
시원하게 웃으면서 화답했다.
“꼭 살아서 자웅을 겨뤄야지요.”
“물론이외다.”
두 장수는 병장기를 휘두르면서 나세의 돌격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점차 피칠갑을 한 주체가 다가왔다.
그때
-부아아아아아아앙!
거친 파공음을 내면서 주체의 돌격을 막아선 사람이 있었다.
저돌적으로 다가오던 주체는 미간을 찌푸리며 몇 걸음 물러섰다.
나세와 이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바로
“천한 오랑캐 따위가 참으로 많은 내 병사들을 죽이더군.”
최영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노장이 싸늘한 기세로 칼을 고쳐 잡았다.
주체의 입에서 거친 음성이 들렸으나 최영은 비웃었다.
“명나라 오랑캐 놈이 참으로 말이 많구나.”
덧붙였다.
“네놈의 지휘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전장은 그것만으로는 하는 게 아니다.”
전장은 지휘관의 지휘력과 통솔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전장의 승패가 좌우되는 건 아니었다.
주체의 용맹과 지휘력이 실로 대단했으나 그것만으로 최영이라는 노장을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었다. 바로 지금처럼.
최영은 비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애송이가 이를 알 수는 없겠지만.”
덧붙였다.
“미리 일러주지. 전장은 군략이다.”
“흥!”
주체가 코웃음을 치면서 칼을 휘둘렀다.
최영은 자세를 틀면서 대응했다.
순식간에 수십 합이 오갔다.
실로 백중세였다.
주체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스쳤다.
최영의 이마에는 굵은 땀이 흘렀다.
그리고
-부아아아아아아앙!
-부아아아아아아앙!
나세와 이옥이 개입했다.
“장군!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무례는 넋 놓고 쳐다볼 때 저질렀네. 진작에 끼어들었어야지.”
“예, 예?”
“늙은이 체면에 도와달라고 말은 못 하고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갔지 않나.”
“이런.”
최영은 여유롭게 농을 하면서 말했다.
“저 오랑캐 놈이 머뭇거리고 있으니 지금 물러나야겠지? 그래야 작전이 시행되니까.”
“물론입니다.”
그 즉시 세 장수는 뒤로 물러났다.
주체는 오만상을 찌푸렸으나 섣불리 따라가지 못했다.
최영의 무위가 놀라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찰나였다.
곧장 추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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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과 나세, 이옥은 연합군의 가장 후미에 있었다.
다가오는 명군의 엄청난 추격을 힘겹게 막으면서 한발 한발 물러섰다.
“장군! 요동성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게!”
치열하기 이를 데 없는 퇴각이었다.
핏물로 범벅이 된 세 사람은 어느새 요동성 성문에 당도했다.
“장군!”
곧장 몸을 옮겼다.
그런데
“!!!”
명군의 진입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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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는 파안광소를 했다.
“하하하! 농성전을 날려버리다니!”
성벽의 연합군이 우와좌왕하는게 보였다.
이제 요동성 함락은 시간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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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전은 필패! 모두 퇴각하여 야전에 돌입한다!”
진입하는 명군을 베면서 최영이 외쳤다.
노장의 숨은 갈수록 가빠졌다.
여기서 버텨야 했다. 그래야만 시간을 끌 수 있으니까.
...최대한 많은 시간을 벌어야 했다.
하지만 연왕 주체조차 물러서게 한 위력적인 칼은 점차 무뎌졌다.
강맹하기 이를 데 없었던 공세는 흐트러졌다.
체력. 체력이 문제였다.
지나간 세월이 참으로 야속했다.
“휴.”
그러나 노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칼을 고쳐 잡았다.
그런데
“소장도 있습니다.”
나세였다.
“소장도 함께합니다.”
이옥이었다.
“허.”
최영은 헛웃음을 지었다.
“자네들도 참 고집이 세군. 주인 닮은 건가?”
“허. 장군. 무슨 말씀을 그렇게 고약하게 하십니까.”
“이건 평생 따져볼 문제입니다.”
“계속 저만 빼고 다니실 겁니까.”
마천목이었다.
세 사람은 미간을 찌푸렸다.
“자네는 아직 부족해.”
“낄 자리가 아닐세.”
“어서 집에 가게.”
“······.”
세 사람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감돌았다.
물론 마천목은 우거지상이었다.
그 순간 다시 백병전이 시작됐다.
마천목은 창을 고쳐잡으면서 외쳤다.
“최영 장군! 전장에서 장군의 곁에 서보는 게 이놈의 평생소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최영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화답했다.
“오늘 그 소원 거하게 이뤄보겠군!”
그렇게 네 사람은 거칠게 병장기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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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성을 벗어난 병력은 곧장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들을 통제한 배극렴, 변안열, 박위, 이원계는 초조한 기색으로 요동성을 바라봤다.
아직 나오지 않은 병력도 많았거니와 최영을 비롯한 세 명의 장수도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지금 성안에 남은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들이 아니었다면 명군의 추격을 제대로 막지 못했을 거다. 그랬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곳에 있는 장수들의 비겁한 건 아니었다.
수만의 병력을 통솔하여 퇴각하는 역할 역시 중차대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마음이 무거운 건 자신들은 생존이 확실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들은 생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와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이 일었다.
황급히 시선을 성문으로 돌렸다.
“!!!”
최영과 장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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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을 틀어막으려는 연합군의 저항이 무척이나 거셌다.
결국, 주체는 잠시 틈을 주기로 했다.
과연 연합군은 황급히 퇴각에 나섰다.
굳이 추격하지 않았다. 어차피 요동성을 수복하면 전쟁은 종결이다.
이곳에서 전열을 재정비한 뒤 북원이든 고려든 여진족이든 박살을 내면 그만이다.
여유롭게 요동성에 진입한 주체는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 순간 주체의 뇌리에 최영이 했던 말이 스쳤다.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으나 단지 그 어조가 기억난 것이다.
[전장은 그것만으로는 하는 게 아니다. 전장은 군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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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 요동성을 쳐다보던 왕선은 양팔을 하늘로 뻗었다.
그리고 외쳤다.
“미륵의 분노를 내리노라.”
그러자
“미륵의 분노를 내리노라.”
왕선의 뒤에는 엄청난 수의 백성들이 운집한 상태였다.
바로 요동성 백성들이었다.
“미륵의 분노를 내리노라!”
“미륵의 분노를 내리노라!”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상상을 초월하는 굉음이 울렸다.
요동 최고의 요새.
철옹성의 상징.
요동성이 무너졌다.
< 171화 무너지는 요동성 > 끝
ⓒ 날아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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