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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륵이니라-112화 (112/187)

< 112화 아직 승리는 시작하지도 않았다 >

“오랜만에 자네와 술 한잔 걸치니까 참으로 좋군.”

“송구합니다. 앞으로 자주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하하하. 이 사람아. 농일세. 자네 바쁜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네.”

애정이 담긴 목소리.

이 한마디로 이색이 정몽주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그렇다.

이색은 고려의 유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 자체만으로 최고의 명예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호칭보다 이색의 심장을 뜨겁게 하는 건 포은 정몽주의 사부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정몽주라는 존재는 이색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과찬이십니다. 사부님.”

“자네의 시간은 고려의 오늘, 자네의 땀방울은 고려의 내일을 정한다네.”

“사부님.”

“이처럼 무거운 자네의 시간일세. 더는 낭비할 수 없지 않겠나? 또한, 이처럼 귀한 자네의 땀방울이 헛되게 흘리는 걸 볼 수가 없네.”

“사부님. 어인 말씀입니까?”

“함께하세.”

“이 정몽주는 항상 사부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녕 이 사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건가.”

“아이고. 사부님. 포은이 원래 좀 답답하지 않습니까.”

이색과 정몽주의 정갈한 대화를 깨는 칼칼한 목소리.

이색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고, 정몽주는 크게 미소 지으며 반겼다.

“이 사람. 삼봉. 여긴 어쩐 일인가.”

“자네가 좋은 자리를 마련했다길래 냉큼 찾아왔지. 사부님. 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없네.”

짧았고 아주 경직된 목소리였다.

조금 전까지 정몽주에게 보이던 그 따사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정도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색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으니까.

“어떻습니까. 저도 합석해도 되겠지요?”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정도전은 자리에 앉았다.

이색의 표정은 냉랭해졌다.

“그 성미는 여전하군.”

“타고난 걸 어쩌겠습니까.”

“남의 말을 엿듣는 건 대체 누구에게 배운 건가.”

“공자께서 이르시길 세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배울 게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귀동냥을 좀 했습니다.”

“두 명일세.”

“그 두 명이 이 나라 고려를 대표하는 유학자가 아닙니까. 공자께서도 이해하실 겁니다.”

“이 사람아. 됐네. 술이나 받게.”

정몽주가 중재하듯 나섰다.

정도전도 은근슬쩍 말을 끊으면서 술잔을 내밀었다.

“포은.”

“왜 그러나.”

“함께 하세.”

대놓고 질렀다.

과연 정도전은 중간이 없었다.

“삼봉!”

“예? 왜 그러십니까? 사부님?”

“지금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건가.”

“요즘 많이 힘듭니다.”

“하. 뭐라?”

“여기저기 막 아픕니다.”

“삼봉. 어디 안 좋은가?”

“역시. 나를 걱정해주는 건 포은 자네뿐이군.”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서 말하게.”

“의원을 찾아가도 병세를 알 수 없었는데 최근 알았네. 내 영혼의 반이 제자리에 없다는 걸.”

“그게 무슨 말인가.”

“영혼의 반을 찾으면 괜찮아질 거 같아서 말일세.”

“대체 무슨 말이냐고 물었네.”

“자네가 내 절반이 아닌가.”

“···이보게.”

정도전은 그윽하게 쳐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연모하네. 포은.”

황당한 표정을 한 정몽주.

반면, 이색은 노발대발했다.

“삼봉. 더 경거망동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야.”

“허. 사부님께서도 포은을 연모합니까? 포은. 이 죄 많은 남자야.”

“삼봉!”

정도전은 과장되게 놀란 시늉을 했다.

“이런. 제자가 큰 결례를 범했군요.”

“이제라도 알았다면 얌전히 있게.”

“사부님께 먼저 제안을 해야 했는데 말입니다.”

“뭐라?”

“함께 하시겠습니까?”

“닥치거라!”

“예의상 아쉽군요.”

“허.”

이색은 노기를 참지 못했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더 이성을 잃으면 곤란하다.

애써 침착하며 말했다.

“포은은 나와 함께 갈 것이네.”

“그럴 리가요.”

“포은. 자네가 대답하게.”

“···사부님.”

“어서!”

정도전이 방긋 웃으면서 끼어들었다.

“거. 왜 포은을 곤란하게 하십니까.”

“포은은 나와 함께 대동군의 횡포에 맞설 것이다.”

“횡포요?”

“그래. 횡포.”

“백성들의 고혈을 짜는 토지 겸병을 박살 내는 게 횡포인가요?”

“대동군은 고려를 고려가 아니게 만들고 있어.”

“귀족의 나라를 백성의 나라로 만들고 있는 거지요.”

“고려는 귀족의 나라도 백성의 나라도 아닐세. 군왕의 나라지.”

“그런데 왜 귀족은 군왕한테 개깁니까?”

“뭐, 뭐라?”

“아. 실언했군요. 어쨌든 그렇지 않습니까. 고려가 군왕의 나라인데 녹봉 받는 종놈들이 왜 개기냐고 물었습니다. 아. 또 실언했군요. 여기서 종놈은 귀족을 이릅니다.”

정도전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

“고려는 군왕의 나라인데 왜 종놈들이 설쳐대면서 조세를 가져가지요? 그것도 수차례. 아. 여기서 종놈은 지주를 이릅니다.”

“네가 왕선의 총애를 받더니 눈에 보이는 게 없구나. 어디서 사특한 혀를 놀려서 왕선의 수작질을 펼쳐대는 것이냐.”

...그토록 뛰어난 학문을 가졌거늘 어찌 이리도 정치력이 형편없을까.

정도전은 입맛을 다셨다.

“그 말씀을 저를 적대하시는 거로 간주해도 됩니까?”

“네가 왕선의 제일 군사가 된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이다.”

“그러면 이 자리는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 게 아니라 정적을 마주한 게 되는군요?”

“뭐라? 정적? 네가 감히!”

“좋습니다. 사특한 대동군의 제일 군사로서 말씀드리지요.”

“작은 승리를 몇 번 얻더니 세상이 다 네 맘대로 되는 거 같으냐.”

도저히 노기를 참지 못하는 이색.

정도전은 싱긋 웃었다.

“아닙니다.”

콧잔등을 만졌다.

“더 기다려보십시오.”

손바닥을 비벼댔다.

“아직 승리는 시작도 안 했습니다.”

덧붙였다.

“도당의 패배는 시작됐고요. 아니군요. 정해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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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마는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넓은 전라도 북부와 충청도를 아우르는 상계의 움직임을 관할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랬다. 그는 이번 봉쇄령의 실질적인 책임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목상 최고 책임자는 따로 있었다.

“오셨습니까. 전 선생.”

전녹생이었다.

“송구합니다. 소인이 전 선생께 가야 하거늘.”

“됐네. 원래 한가한 사람이 움직이는 걸세.”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제 보고해도 되겠나?”

“이런. 어찌 보고라고 하십니까.”

“형식에 구애받지 말자고.”

“···무섭군요.”

“무슨 말인가.”

“고고한 품격을 지니셨던 선생께서 이리도 변하시다니.”

“하하하. 주인을 따라야지.”

“···삼봉 군사를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자네 죽고 싶나?”

“죽을죄를 진 거 같습니다.”

“시작하지?”

“예.”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쌀의 방출을 철저하게 금했네.”

“아군의 세력 범위 밖에 있는 남상을 모두 소환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을 모두 차단했네.”

“샛길까지 막으신 거 아니겠지요?”

“활짝 열어뒀네. 쥐새끼들이 들어와야지. 그런데 들어올까?”

“쥐새끼의 본성입니다. 곳간으로 통하는 구멍이 하나라도 있으면 반드시 들어올 겁니다.”

“하긴. 그래서 쥐구멍이라고 부르겠지.”

두 사람은 가벼운 농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미처 개간하지 못한 황무지가 아주 많다네.”

“이 나라 최고의 옥토에서 쌀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쌀을 갈구하는 백성의 이주가 가속화될 겁니다. 그러면 황무지를 모두 개간할 수 있을 겁니다. 어디 그뿐입니다. 채광할 인부도 늘어날 것이니 금상첨화지요.”

“인근 지역은 벌써 술렁이고 있다더군.”

“아. 우리 상인들에게 최대한 소문을 내라고 했습니다.”

“아주 훌륭하군.”

“과찬이십니다.”

백거마는 서류를 한 장 내밀었다.

“그동안 파악한 다른 지역의 상단입니다.”

“할 수 있겠나?”

“그게 좀 희한합니다.”

“희한하다니?”

“실은 대감께서 이르신 게 있습니다.”

백거마는 왕선이 고려 전국 상단을 준비하라고 했던 말을 언급했다.

“봉쇄령의 씨앗이 어디서부터 시작한 건지 가늠조차 안 됩니다.”

“이번 봉쇄령이 남상의 전국 상단화를 촉진하겠군.”

“예. 봉쇄령이 끝나면 다른 지역의 상단은 궤멸하였을 겁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물론입니다. 용 그림을 아무리 훌륭하게 그려도 눈동자를 그리지 않으면 용이 아니지요.”

“바로 그거일세. 해서, 다시 묻겠네. 할 수 있겠나?”

“이미 이놈의 투박한 손에 붓을 주셨습니다. 눈동자. 그려야지요.”

전녹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이 거들 건?”

“철저한 계엄령입니다.”

“어렵지 않네. 고양이부터 잡겠네.”

“고양이는 왜요?”

“쥐새끼 잡아먹으면 안 되니까.”

“허. 이런. 과연 삼봉 군사는 하늘이 내린 암흑이군요.”

“···그 입 다물게.”

“예.”

백거마가 멋쩍게 웃자 전녹생은 지그시 쳐다보면서 말했다.

“용서해줄 테니 지필묵과 한지를 좀 구하게.”

“예?”

“일은 많아지는데 손발이 부족해서.”

“그 말씀은?”

“시험을 쳐서 인재를 선출해야겠네.”

“과거를 이르십니까?”

“이 사람아. 과거는 나라에서 하는 거고. 그냥 시험일세.”

“아, 아. 예. 알겠습니다. 부족함 없이 구하겠습니다.”

“질은 필요 없고 양에 신경 쓰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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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의 말을 들은 이색의 사색은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도전은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굶주린 백성이 모두 몰려올 겁니다. 저는 그들의 손에 창칼을 쥐여줄 겁니다. 다른 군웅이 수천 명으로 깨작거릴 때 아군은 십만 강병을 조직하여 다 쓸어버릴 겁니다.”

이색의 손이 떨렸다.

“어디 그뿐입니까? 기겁한 다른 상단이 몰려오겠지만 모두 내칠 겁니다. 그들은 아사할 겁니다. 그러면? 백거마의 남상이 모든 지역의 상권을 장악할 겁니다.”

정도전은 황홀한 눈빛으로 하늘을 쳐다봤다.

“만일 그리된다면? 싸우지도 않고 적을 와해시킬 수 있지요. 상계의 흐름 만으로요.”

“그, 그런···.”

“음. 예의상 아쉬워했으니, 예의상 물어보겠습니다.”

“다, 닥치거라. 나는 절대...”

“무서우시지요?”

“!!!”

“약조하겠습니다. 군웅할거가 끝난 고려의 모든 토지는 왕실에 귀속될 겁니다. 사부님께서 보유하신 광활한 토지는 가장 먼저 제가 몰수할 겁니다.”

“!!!”

“이게 고려 최고의 옥토와 상단을 가진 우리의 힘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모든 군웅이 병력을 모아서 공격한다면 왕선은 무너질 것이야.”

“나쁘지 않군요. 얼마든지 덤비십시오. 오히려 그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아. 그리고 예의상 하나 더 말씀드리지요. 이 지극한 사실을 어서 최영 대감에게 알려야지요?”

정도전은 기분 좋게 웃었다.

“도당의 정치? 이번에도 잘 견식 해보겠습니다. 사부님?”

이색은 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사부님.”

정도전은 마지막까지 조롱했다.

이색을 배웅하고 온 정몽주가 정도전을 흘겨봤다.

“자네가 너무 과했네.”

“이 사람이. 정말 과한 게 뭔지 몰라서 이러나? 꼬박꼬박 존대까지 하지 않았나.”

“···삼봉.”

“마음 같아서는 도당의 무리와 싸잡아서 욕이라고 하고 싶었네.”

“삼봉.”

...뭔가 이상하다. 정도전은 슬쩍 시선을 옮겼다.

정몽주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다.

아차차. 너무 흥분했구나.

이거 크게 혼나겠구나.

정도전은 헛기침하면서 둘러댔다.

“미안하네.”

“아무리 그래도 사부님일세. 자네와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기반을 닦아주신 분이야.”

“미안하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지.”

“응?”

“욕이 치밀어 올라도 웃으면서 공손하게 말해야 하네.”

“응?”

“그게 하늘이 내린 사제 간의 법도일세.”

“그, 그렇지.”

“거짓말하지 말게. 자네가 언제 말로 하면 알아들었나.”

“그, 그렇지?”

“하아. 어쩔 수 없지. 자네가 계속 이렇게 망가지는 걸 지켜만 볼 수 없지.”

“그, 그래. 그렇지. 자네가 날 도와야지.”

“기회가 되면 내가 직접 하는 걸 보여주겠네.”

“!!!”

“싫은가?”

“포, 포은. 하면···.”

정몽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됐네. 앞서가지 말게. 오늘 자네 때문에 마음 상해서 더 생각해볼 것이네.”

미련 없이 등을 돌리는 정몽주.

정도전은 황급히 뒤따랐다.

“포, 포은. 포은! 이 사람아. 거기 서게.”

“따라오지 말게.”

“영혼은 같이 있어야지!”

“또 그런 말 하면 절교할 거네.”

“연모하네. 포은.”

“제발 그 입 좀 다물게. 삼봉.”

“끙.”

그랬다.

삼봉 정도전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그는 바로 포은 정몽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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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은 사색이 된 채로 최영의 사가로 향했다.

정도전에게 들은 내용이 실로 놀랍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다른 군웅의 아사하고 말 거다.

...그러나 그 속에 허점이 하나 있었다.

“남상이 다른 상단을 장악하려고 한다.”

이를 잘 이용하면 대대적인 반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봉쇄령을 와해시킬 마지막 기회야.”

이색은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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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선은 심드렁하게 물었다.

“실패했군.”

“절반 이상의 성공입니다.”

“절반은 내가 했었고.”

“끙.”

정도전을 지그시 쳐다본 왕선은 실소를 머금었다.

“경솔한 언행으로 포은 선생에게 고민을 안겨줬군?”

“끙. 그래도 성과가 있습니다.”

“그 성과라는 게 혹시 목은 선생이 기겁하여 최영 대감을 찾아가게 한 일을 말하오?”

“어, 어찌 아십니까?”

정말 대단한 인사가 아닐 수 없다.

그 와중에도 이색을 낚아버리다니.

“아주 잘했소.”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이제 자중지란에 빠지겠구려.”

“이제 승리를 시작할 때가 되었으니까요.”

“아주 대승을 이뤄봅시다.”

“물론입니다.”

“그런데 윤소종은?”

아차차.

정도전은 멋쩍은 표정으로 먼 산을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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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명심하시오.”

마치 생사대적을 맞이한 전장의 그것과도 같았다.

그만큼 최영의 어조는 결기가 서려 있었다.

“왕선의 봉쇄령을 분쇄하기 전에는 절대 분열할 수도 해서도 아니될 것이오.”

전장에서나 보이던 매서운 눈빛.

최영은 은은한 살기까지 보였다.

“이 사람의 말을 잘 새겨들으시오. 만일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키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외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하시오.”

최영의 말이 끝나는 순간 문이 열렸고

“잠시 재고해주십시오.”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최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네가 왜 여기 있나?”

< 112화 아직 승리는 시작하지도 않았다 > 끝

ⓒ 날아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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