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미륵의 큰 그림 >
떨어진 미륵사의 현판은 참으로 볼품없는 모습으로 나뒹굴었다.
선탄과 미륵사 승려들의 낯빛은 참담하게 질렸다.
“이, 이럴 수가.”
선탄은 덜덜 떨면서 현판을 어루만졌다.
“그깟 현판에 집착하는 모습이 미륵사의 현주소다.”
한껏 조소를 날린 왕선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미륵사로 들어갈 것이다.”
수많은 백성이 뒤를 따랐고, 이옥이 앞장섰다.
그때
“불...가에는 신중탱이 있소.”
여전히 떨림이 가시지 않은 선탄의 목소리.
“이는 도리천의 주재자로서 수미산 정상에 있는 선견성에 머무르면서 세상을 수호하는 제석천과 호법신 범천을 그린 거라오. 부처님께서 출가한 이후 삭발한 머리를 받아 도리천에 모시고 성도를 위해 보리수 밑에 좌정하려 하자 풀을 베어 자리를 마련한 것이 제석천이며, 성도 후 법열에 빠져 있을 때 그 훌륭한 법을 사람들에게 설 해줄 것을 간곡히 권유한 것은 범천이오.”
오열하며 현판을 어루만지던 선탄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핏발선 눈을 주시한 왕선이 오른손을 들면서 걸음을 멈췄다.
한걸음, 한걸음 미륵사로 향하던 인파는 멈췄다.
“그리고 수미산 정상에 있는 도리천의 주재자인 제석천을 도와 불법을 수호하는 자들이 수미산 중턱에 있는 사천왕이외다.”
왕선은 지그시 그를 쳐다봤다.
선탄은 자세를 고쳐잡고 합장했다.
“건달바와 비사사를 시종으로 하는 비파를 든 지국천은 동방.”
그런데
“건달바와 비사사를 시종으로 하는 비파를 든 지국천은 동방.”
왕선도 똑같이 외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동시에.
지켜보던 모든 사람이 눈이 껌뻑였다.
그 순간 오른쪽의 남문이 소란스러워지더니 활짝 열렸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불법을 수호함의 부득이함을 부처님께서도 아실 것이니.”
갑옷 차림에 큰 도끼를 든 승려들이 위압감을 보이면서 나타났다.
...그런데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고 의아한 기색을 보인다.
선탄은 마음을 다독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구반다와...”
“벽려다를 시종으로 하고 칼을 든 증장천은 남방.”
“!!!”
선탄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지켜보던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가장 왼쪽의 남문이 거칠게 열렸다.
검은 허리와 좁은 흰 모시를 입은 승려들이 창칼을 들고 나타났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사특한 무리를...”
기세 좋게 나온 그들은 좌중의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목소리가 낮아졌다.
슬쩍 시선을 돌려보니 오른쪽의 남문으로 나온 무승들도 얼이 빠진 기색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선탄의 목울대로 마른침이 넘어갔다.
혼란스럽다.
합장하며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옴마니 반메홈.”
“······.”
“안 해? 좋아. 그러면 내가 이어주지. 용과 부단나를 시종으로 하고 손에는 용을 든 광목천은 서방.”
그 말과 함께 중간의 남문에서 칠흑처럼 검은 옷을 입은 승려들이 활을 들고 뛰쳐나왔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
어수선한 분위기.
상대를 향해야 할 그들의 활이 어정쩡하게 멈췄다.
왕선은 비릿하게 웃으면서 외쳤다.
“야차와 나찰을 시종으로 하고 손에 보탑을 든 다문천은 북방.”
“······.”
제대로라면 이 말을 들은 모든 승려가 염불을 외치며 기세를 올려야 한다.
그런데 선탄이 아니라 왕선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황당함과 놀라움이 공존한 상태.
그게 끝이 아니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로우시지만, 불법을 지킴에 작은 주저도 없도다. 미륵사의 재가화상은 모든 남문을 굳건히 수호하라.”
왕선은 한걸음 내밀었다.
“이거 맞지?”
“어, 어찌···.”
“글쎄? 내가 어찌 알고 있을까?”
“무, 무슨···.”
“미륵의 권능? 뭐. 그런 거라고 하지.”
“!!!”
선탄의 눈은 혼탁하게 젖어졌다.
왕선은 그를 지나치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다. 고승으로서 남은 생을 이어갈지, 마군이로 몰려서 이 자리에서 화형당할지는 당신이 결정해.”
“!!!”
왕선은 발걸음을 옮겼다.
재가화상들은 엉거주춤.
다시 발걸음을 내디디니 막아서던 재가화상들이 한걸음 물러났다.
다시 발걸음을 내디디니 또 한걸음 물러난다.
기괴한 대치가 펼쳐졌다.
“비켜.”
“나,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하. 너희는 그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어.”
“!!!”
“보라고. 지금도 중생의 발걸음을 막고 있잖아. 왜? 미륵사 안에 하늘만큼 땅만큼 쌓여 있을 재물을 뺏길까 봐. 안 그래?”
“우, 우리는 불법을 수호하는 재가화상이외다!”
“재물 화상 아니고?”
왕선의 조롱은 끝이 없다.
막아선 승려의 멱살을 거칠게 잡았다.
“나와 내 백성들이 미륵사로 들어갈 것이다. 너희가 대체 무슨 권한으로 막아. 그러니까 비켜. 이 화상들아.”
그러자 지켜보던 수백 명의 백성도 발걸음을 옮겼다.
재가화상들의 낯빛은 하얗게 질렸다.
...싸우면 이긴다. 그러나 싸울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물러날 수도 없다.
...대체 어찌해야 하는가.
그때
“물...러서게.”
선탄이었다.
재가화상들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대, 대사!”
“미륵사는 미륵의 것이니라.”
“!!!”
선탄은 통곡하듯 외쳤다.
“소승이 죄를 씻을 수 있습니까?”
왕선이 고개를 돌렸다.
“네가 미륵사에 똬리를 튼 시간.”
“······.”
“...참으로 길지. 그렇게 네가 염불이나 지껄이고 있을 때 미륵사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죽어간 백성이 얼마나 될까?”
참담하게 질린 선탄의 안색.
“죄를 씻고 싶다?”
“······.”
“하. 죄를 씻고자 마음을 고쳐먹은 거라면 당장 이 자리에서 자결해.”
왕선이 매섭게 노려봤다.
선탄의 눈은 갈등이 가득했다.
...이미 죽이겠노라 겁박한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이런다.
대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이 이어졌고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 사람은 미륵을 참칭하지 않았으나 미륵으로 옹립되길 원한다.
선탄은 공손히 합장하며 말했다.
“미륵을 모시고 싶습니다.”
왕선은 그의 눈을 지그시 쳐다봤다.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 속에 있는 불순함. 최대한 빨리 걷어내야 할 것이다.”
“!!!”
눈을 부릅뜬 선탄.
왕선은 시선을 돌려서 외쳤다.
“옳다.”
선언했다.
“그리하여 이제 미륵사는 미륵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왔노라!”
그러자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지천에서 거대한 함성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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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 선생.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오?”
“이, 이 장군.”
초췌하기 이를 데 없는 이문정.
꼿꼿하고 정기가 넘쳤던 그의 모습을 상기한 이희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장군.”
이문정은 그간의 고초를 빠짐없이 말했다.
이희필은 헛웃음이 날 정도였다.
“···궁예의 현신이라고요?”
“그, 그렇소. 그자는 궁예의 현신이외다.”
“···이 선생. 진정하시오.”
“내 말을 믿어야 하오.”
“하아. 알겠소.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소.”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꼬장꼬장했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이희필은 차마 냉정하게 내치지는 못했다.
“이 장군. 지금 이대로 진군하면 아니 되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시오?”
“전주성에는 500명의 군사가 있소.”
“···500명? 분명히 함열현으로 일천 명이 진군한 거로 알고 있소만.”
“그게 궁예의 수작질이외다.”
“···그게 정말이오?”
이문정의 말은 장황하게 이어졌다.
이희필의 미간이 묘하게 휘어졌다.
...정말일까?
그럴 가능성이 크다.
백전노장 이희필의 눈에 보인 이문정은 왕선에 대한 증오와 두려움이 가득하다. 그의 몰락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희필은 자신의 안목을 믿었다.
“하지만 고작 500명에 불과하오.”
“내가 군략은 잘 모르지만, 장군은 무주공산을 노리고 왔을 거로 생각하오.”
사실이다.
텅텅 비워진 전주와 500명이 지키는 전주는 공략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희필은 일부러 과장되게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이 선생. 목호의 난을 진압한 이 사람입니다. 고작 오합지졸 500명을 감당하지 못하겠소?”
“내가 전주성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오.”
“굳이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소.”
“다른 건 원하지 않소. 왕선의 목을 내가 벨 수 있게 해주시오.”
그제야 이희필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그거면 족하오?”
“그렇소.”
“오늘 만남이 참으로 유익했소.”
이희필과 대화를 끝낸 이문정은 서둘러서 걸음을 옮겼다.
행여라도 누가 볼까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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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필은 기세 좋게 군사를 움직였다.
혹시 모를 미연의 사태에 대비해서 전주성을 철저하게 파악했다.
과연 이문정의 말대로다.
전주성에는 500명의 군사가 주둔하고 있었다.
“이거 보아하니 지병마사 안주가 제대로 역할을 해내지 못했나 보군.”
그런데 딱히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차라리 잘된 일이다.
어차피 전주라는 옥토를 안주와 나누는 건 별로 내키지 않았다. 만일 이대로 진군해서 전주를 도모하면 독점할 수 있다.
원래 안주가 유인할 병력은 500명이고, 나머지는 이희필이 맡기로 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은 약조한 그대로다. 그런데도 이희필의 머릿속에서 그건 완벽하게 지워진 상태였다.
“장군.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전주성 외곽에 주둔한다. 이문정이 신호를 보내면 총진군할 것이야.”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장군! 전주성에서 신호가 왔습니다.”
부관의 말에 황급히 전주성을 살펴봤다.
과연 성문에서 불꽃이 치솟았다.
딱 봐도 적당한 화재로 보일 정도의 수준이다.
전주의 병사들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넘어갈 정도였다.
이희필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걸렸다.
“곧장 총진군한다. 우리가 당도하는 즉시 성문이 열릴 것이야.”
“알겠습니다.”
이희필은 1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득달같이 성문을 향해서 달렸다.
“장군! 성문이 열립니다!”
이희필의 눈에는 희열이 담겼다.
이문정이 일을 제대로 해낸 것이다.
“좋아! 곧장 달려!”
“예!”
1천명의 병사가 거침없이 내달렸다.
점차 전주성이 가까워졌다.
그런데
“장, 장군!”
놀란 부관의 목소리.
그 순간 활짝 열려 있던 전주성의 성문의 닫히기 시작했다.
“!!!”
그리고
“와아아아아아아!”
전주성 성벽 사방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
이희필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장군! 속았습니다. 함정이었습니다!”
“젠, 젠장!”
“퇴각해야 합니다!”
이희필은 빠르게 상황 파악을 했다.
이대로 공격할까?
아니다. 그건 날이 밝을 때 해야 했다. 지금처럼 함정에 빠졌을 때는 병사들이 허둥지둥한다. 일단 물러난다. 수적 열세인 적은 쉽사리 성문을 열고 나오지 못할 것이다.
“퇴각한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군마의 함성이 들렸다.
“와아아아아아아!”
“저, 저건 또 무엇이냐!”
족히 500명은 되는 병사였다.
가장 선두에서 창을 휘두르면서 공세의 주도권을 거머쥔 장수가 보였다.
그의 목소리가 지천에 울렸다.
“전주 목사 왕선의 의제 마천목이니라!”
이희필의 눈이 충격으로 얼룩졌다.
함열현에 가 있어야 할 마천목이 여기 있다.
완벽하게 당한 거다.
한편 성벽에서 이문정이 혼탁한 눈으로 전장을 쳐다봤다.
마치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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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무슨 일이시오?”
갑자기 왕선이 들이닥치자 이문정은 기겁했다.
“귀신이라도 봤나? 왜 그리 놀라는 거야?”
“기, 기별도 없이 찾아와서 그러오.”
“기별은 무슨. 우리 사이에.”
왕선이 자연스럽게 상석으로 향하자 이문정은 움찔하면서 아랫목으로 내려갔다.
“이 자리는 언제 앉아도 편하군.”
“···용건이 무엇이오?”
“아. 일전에 이성계 장군을 만났네. 전주 이씨의 현 가주. 이성계 말이야.”
“!!!”
“그가 나한테 그러던데? 아쉬운 일 있으면 언제라도 당신 찾아가라고.”
“!!!”
“뭐. 그래서 알겠다고 했어. 그런데 웃음 참는다고 식겁했어. 이미 당신은 내 말이라면 껌뻑 죽는데. 안 그래?”
이문정의 낯빛은 수치심으로 붉게 타들어 갔다.
그러나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이미 내면이 왕선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상승불패의 명장 이성계 장군의 얼굴을 봐서라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그, 그게 무슨.”
“내가 한동안 자리를 비울 거야. 그새 내 군사 정도전이 찾아올 것이네. 그의 말을 무조건 들어.”
이문정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왕선은 빙그레 웃었다.
“아. 혹시 모르니 암호 하나 정하지.”
“암호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
“정도전을 위장한 가짜가 올 수도 있으니까.”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이오?”
“됐고. 시키는 대로 해. 꼭 해야 할 거야. 나 알지? 당신 속 다 들여다보는 거.”
-----
정도전이 빙그레 웃었다.
“이 선생.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무슨 일인가?”
“이런. 우리 주공께서 내용을 전달하셨다고 하던데. 아닙니까?”
이문정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힘겹게 내뱉었다.
“옴마니.”
“예?”
“옴마니.”
“아니. 이 선생. 왜 그러십니까?”
“암호를 말하지 않으면 자네 말을 들어줄 수 없어.”
“예?”
“자네가 진짜 정도전인지 어찌 아는가?”
“이, 이 선생.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시끄럽네. 따지려거든 나중에 자네 주공에게 따지게. 지금은 어서 암호나 말하게. 자. 옴마니.”
정도전의 눈이 거세게 떨렸다.
“암호를 모르나?”
모른다. 그런 건 전달 받은 적도 없다.
그러나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래서 정도전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색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다. 하지만 이문정이 없으면 작전 수행이 어렵다.
그가 이희필을 꼬아내야 했으니까.
“옴마니?”
정도전은 눈을 질끈 감고 겨우 내뱉었다.
“...반메홈.”
“모든 것은?”
“이, 이 선생!”
어느새 이문정의 목소리에는 여유가 담겼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직면한 정도전은 기가 찼다.
“모든 것은?”
“미, 미륵의 뜻대로.”
정도전의 낯빛은 수치심으로 얼룩졌다.
...죽고 싶었다. 쥐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 악몽 같은 순간이 끝났다. 그러면 됐다.
그런데
“오! 연꽃 속의?”
낭랑한 이문정의 외침.
정도전의 낯빛은 사색이 됐다.
눈은 거세게 떨렸다.
*****
이문정은 실성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전라도의 절반이 궁예의 손바닥에 올라가는구나.”
굵은 눈물의 그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전주 이씨의 앞날은. 나의 앞날은 어찌 될까?”
괴이하게 웃었다.
한참 동안 웃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한순간에 웃음이 멎었다.
“이대로 내 인생을 끝낼 수 없다. 궁예의 종놈으로 끝낼 수는 없어.”
이를 악물었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이문정의 눈은 핏발이 올랐다.
“궁예의 말대로 전주 이씨의 가주가 되고 말 것이다. 해서, 내 이름 석 자가 허망하지 않게 할 것이야.”
반드시.
“궁예에게 영혼을 파는 한이 있더라도.”
기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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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은 생각할수록 심사가 상했다.
...그따위 말도 안 되는 암호라니.
“삼봉 군사! 대승일세!”
흥분한 전녹생의 외침.
...다른 의미로 정도전도 흥분이 치밀어 올랐다.
< 46화 미륵의 큰 그림 > 끝
ⓒ 날아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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