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미륵이니라-35화 (35/187)

< 35화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내다 >

최영은 아쉬움을 내보였다.

왕선은 의구심이 가득했으나 표 내지 않았다.

그때

“이성계는 원래 고려인이 아니지요. 나라가 거덜 나더라도 제 살길만 모색하는 인사입니다. 뭐하러 여기까지 오겠습니까?”

카랑카랑한 목소리.

조민수였다.

최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조 장군. 말이 과하네.”

“과하긴요. 이곳에 없는 것만으로도 모든 게 설명됩니다.”

물론 이 자리에 참여하지 않은 장수는 많다.

문제는 그들을 모두 합쳐도 이성계의 무게보다 가볍다는 데 있다. 유독 이성계의 불참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민수의 언행이 용납되는 건 아니었다. 왕선은 최영의 노기가 더 치솟기 전에 나서기로 했다.

“조 장군. 전주 목사 왕선이라고 합니다.”

“반갑네. 조민수라고 하네.”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자네 사람 보는 눈이 있군.”

“하하. 그렇습니까?”

최영도 왕선이 일부러 나섰다는 걸 눈치챘다.

해서, 더 일을 크게 만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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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임은 하륜이 가져온 연합군의 명단을 꼼꼼하게 쳐다봤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처음부터 이걸 노렸다고 볼 정도로 빠른 움직임입니다.”

“그렇지?”

“예. 처 백부 어른께서도 그렇게 보십니까?”

“그게 아니라면 이런 기상천외한 생각을 이렇게 도모할 수는 없지.”

“예.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왕선은 목적을 달성한 겁니다.”

“그래. 만일 왕선이 홀로 격문을 날렸으면 미친놈 소리 듣고 끝났을 거야. 실제로도 초기 분위기는 그랬고.”

“그러나 최영 장군이 결합하면서 상황은 완벽하게 달라졌지요.”

“결국, 왕선은 최영을 낚은 거지.”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놈이 개경에 선선히 온 게 내 목이 목적이 아니라는 결론도 나오지.”

“예. 왕선이 원하는 건 다른 겁니다.”

“자네 생각은?”

하륜은 콧잔등을 만지면서 말했다.

“군웅할거.”

“역시.”

“생각보다 위험한 인사가 분명합니다.”

“여기서 의문. 군웅할거를 열어서 뭘 하려는 걸까?”

“태조께서도 군웅할거를 평정하셨지요.”

“완전 미친놈이었군.”

이인임은 헛웃음을 지었다.

하륜도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친 거죠.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하는지.”

“그 말은 고생하면 가능하긴 하다는 건가?”

“처 백부 어른께서 건재하신데 가당키나 합니까?”

“자네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하륜이 코를 찡그리자 이인임이 짓궂게 웃었다.

“만일 왕선이 진짜 그걸 실현하면 자네는 어쩔 건가?”

“그러면 갈아타야죠.”

“자네도 참 한결같군.”

“그래서 지금 여기 있습니다. 왕선의 꿈은 망상이니까요.”

“자네가 여기 있다는 건 무조건 내가 이긴다는 거겠지.”

“예. 맞습니다.”

그랬다. 하륜은 이런 사람이다.

그리고 이인임도 탓하지 않는다.

“그래. 그러면 자네 생각을 말해봐.”

“일단 연합군을 와해시켜야 합니다.”

“음. 연합군에 딱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있지.”

“그렇습니까?”

“동상이몽.”

“적절하군요.”

“이불 걷어치우고 찬물 부어주면 꿈에서 깨겠지.”

“일단 맹주가 중요하겠죠.”

“최영이 하면 딱 맞지.”

“무조건 그렇게 될 겁니다. 누가 최영 장군을 앞지를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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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선은 심호흡을 했다. 지금부터 잘해야 한다.

연합군이 분열하지 않고 튼튼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개경을 점령하고 이인임의 목을 벨 수 있다.

“본격적으로 싸우기 전에 연합군의 맹주를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왕 목사의 말이 옳소.”

모두 동의했다.

이제 막 모인 상태다. 암묵적으로 최영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으나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반드시 잡음이 생긴다.

왕선은 장수들의 안색을 살폈다.

-나서는 사람이 없군. 이럴 때 치고 나간다.

조민수다.

참 욕심 많은 인사다.

물론 최영과 조민수가 경합하더라도 결과는 최영이 될 거다. 그러나 벌써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그러니 조민수가 욕심을 공개적으로 내보이기 전에 싹을 잘라야 한다.

왕선은 곧장 입을 열었다.

“최영 장군께서 맹주를 역임하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다른 분들은 어찌 생각합니까?”

조민수의 볼이 씰룩였다. 분위기를 몰아가려고 했는데 제대로 시도도 못 한 거다.

“나는 됐네. 이름만 그럴싸한 퇴물이야. 나보다는 이번 연합군을 주도한 왕 목사가 하게.”

“장군. 가당치도 않습니다. 소직은 그럴 그릇이 안 됩니다.”

“자네가 아니었다면 누가 연합군을 만들어.”

“이미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제안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게 한 건 장군의 위력이지요.”

왕선은 바로 말을 이었다.

“장군. 저를 난감하게 하지 마십시오.”

그랬다.

최영이 왕선을 추천할 때 어색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거다.

이 백전노장이 모인 집단의 수장을 약관의 청년이 역임할 수는 없다.

“장군. 왕 목사의 의견대로 하시지요.”

“그렇습니다. 그게 좋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동의하는 말이 터져 나왔다.

최영은 멋쩍게 웃었다.

“알겠네. 부족하지만 내가 맹주를 맡도록 하지.”

“고려 최고의 명장이십니다. 부족할 수가 없지요.”

분위기는 훈훈했다.

조민수는 억지웃음을 지은 채로 손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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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임은 빙그레 웃었다.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일이 풀려간 거다. 양손을 비비면서 기분 좋은 고민을 시작했다.

“누구를 보낼까?”

한참 손바닥을 비비다가 손을 마주쳤다.

“임견미를 보내면 적당하게 해내겠군.”

“소생도 그게 좋을 거 같습니다.”

“혹시 자네도 같이 가보겠나?”

하륜은 칠색 팔색.

“정중하게 사양하겠습니다.”

“지나친 보신주의는 몸에 해로워.”

“하하. 처 백부 어른. 소생 하륜입니다.”

“됐네. 내가 말을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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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의 장수들은 오만상을 찌푸렸다.

기세등등하게 진군하던 연합군이 임진강에서 발목이 잡힌 탓이다. 강을 건너는 수단을 찾지 못한 게 아니라, 임견미가 굳건하게 방비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연합군이 결성된 이후 첫 번째 교전이었는데 바로 난관에 봉착한 거다.

“임견미가 저렇게 뛰어난 무장이었다니.”

“이인임의 주구에 불과한 인물인지 알았는데.”

대책 마련에 나선 장수들은 입을 모아서 한탄하듯 말했다.

임견미가 지금은 권신 이인임의 수족 노릇을 하고 있으나, 세밀하게 군략을 잘 펼치는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상황을 난감하게 만든 건 그의 용맹이었다. 기껏 나선 무장들은 모두 그의 칼에 목이 떨어졌다. 그럴수록 연합군의 사기는 박살 났다.

임견미가 이끄는 대군과 본격적으로 자웅을 겨루기도 전에 그의 창칼에 연합군이 멈춰버린 거다.

최영의 고민이 깊어졌다.

일단 임견미의 칼부터 꺾어서 사기를 다시 고취해야 했다. 그래야만 제대로 싸울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나서고 싶었으나 맹주라는 위치는 발목을 잡았다.

“자임해서 임견미를 제압할 사람이 없는가.”

연합군의 수뇌부는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않았다.

마땅한 방도가 보이지 않았다.

이건 이대로 정말 곤란했다.

수뇌부만 모인 군막회의도 아니라 전장이다.

군사들의 시선이 전방으로 향해 있으나 귀는 모두 이쪽으로 쏠려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몸을 사리는 모습은 올바르지 않다.

최영은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왕선은 그들의 작태를 빤히 쳐다봤다.

그들이 이렇게 나오는 건 뻔하다.

이미 임견미의 칼에 장수가 몇 명이나 죽었다. 괜히 나섰다가는 손해만 본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직접 나서려니 위험부담이 크다.

그리고 반 이인임 연합군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제사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다.

비록 이인임이라는 공동의 적이 워낙 거대해서 잘 도출되지 않지만, 그들의 정치적 입장은 모두 달랐다. 만일, 이 문제가 작게라도 논의된다면 연합군은 순식간에 와해 될 수 있다. 그만큼 모래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인임을 제거하면?

...다음부터가 진검 승부가 된다.

그들로서는 그때를 대비해서 세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게 현명하다.

그래서 지금 모두 몸을 사리고 있다.

왕선은 쓰게 웃었다. 그러나 낙담하지 않았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어차피 이들은 이인임을 제거하기 위한 칼로 사용할 뿐이다.

이후 최영과 정몽주를 앞세워 개경의 정국을 장악한다면 어려운 건 없다. 얼마간의 혼란은 있겠으나 오래가지 않을 거다. 그렇게 내치를 정몽주가 맡아낸다면 고려의 정국은 빠르게 안정될 거다.

가끔 생각했다. 만일 태평성대가 이어졌다면 이성계의 조선은 창업되었을까?

백번 생각해도 아니다. 그건 불가능했다. 난세였기에 가능한 거다.

그래서 왕선은 도드라진 모습을 보일 생각이다. 이미 이인임을 제거할 거사를 꾸미고 연합군까지 제안한 상태. 여기서 전장의 공까지 거머쥔다면 이후 단번에 개경의 핵심으로 부상할 수 있다. 그래야만 최영과 정몽주와 겨우 어깨가 나란히 할 수 있으니까.

왕선은 싱그럽게 웃으면서 빠르게 입을 열었다.

“우리가 나서겠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통곡이라도 하고 싶던 최영은 지원자가 나타나자 반색했다.

그리고 왕선이다. 아마도 의제 마천목을 내보낼 생각일 터. 최영의 안색이 확 밝아졌다.

“왕 목사. 그래 주겠나?”

분위기가 고조됐다.

자고로 물들어오면 노를 저어야 한다.

“제 의제 마천목은 이인임의 군사 수백을 따돌리고 개경을 벗어났습니다. 능히 임견미를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적당하게 관심이 필요한 때다.

과연 웅성거림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소개는 충분했다.

“임견미의 수급을 취하겠습니다.”

창을 고쳐 잡은 채로 나서는 마천목.

모든 사람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으나 의연한 표정이다.

자고로 전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기다. 적장의 활약이 실로 놀랍다.

이럴 때는 마천목이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선을 제대로 제압하고 내부의 사기를 최고치로 올리는 게 중요하다.

이기는 건 당연하다는 걸 알리는 거다.

마천목의 무력을 넘어서 이미 정해진 일이라는 걸 분명하게 하는 거다.

왕선은 싱긋 웃으면서 전주의 병사를 돌아봤다.

왜구와의 격전을 거치면서 단단해진 그들의 눈을 쳐다봤다.

“천목은 반드시 이길 것이다.”

“어째서 필승을 장담하십니까?”

“그것은 필연이기 때문이다.”

전주는 군사는 물론이거니와 연합군의 모든 시선이 왕선에게로 쏠렸다.

왕선은 근엄하게 오른손 주먹을 쥔 채로 하늘로 뻗었다.

“내가 누구인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왕선의 말을 들은 이들이 누구인가? 왕선의 격정적인 연설을 들었던 자들이다. 과연 전주의 군사들이 왕손처럼 모두 오른손의 주먹을 쥔 채로 하늘로 뻗었다.

“우리의 미륵이십니다.”

왕선은 오른손 검지가 내밀어졌다.

“이 손가락에 기운을 모았노라.”

즉시 군사들도 검지를 내밀었다.

“소인들도 함께하겠습니다.”

왕선은 흡족하게 웃었다.

그리고 오른손 검지로 마천목을 가리키면서 외쳤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천목에게 내릴 것이다.”

그리고 일천의 군사가 일제히 검지를 움직였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천목에게 내릴 것이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천목에게 내릴 것이다.”

왕선이 외쳤다.

“너는 반드시 승리한다.”

군사들이 화답했다.

“반드시 승리한다.”

왕선은 양손을 하늘로 뻗었다.

“우주의 힘을 받은 천목은 뜨거운 차가 식기 전에 돌아올 것이니라.”

군사들이 화답했다.

“차를 대령하겠습니다.”

왕선은 마천목에게만 들리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무조건.”

시뻘게진 낯빛의 마천목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힘겹게 말했다.

“해...보겠습니다.”

“제대로 하자고.”

이를 악문 마천목이 창을 휘둘렀다.

“반드시 다녀와서 뜨거운 차를 마시겠습니다!”

왕선의 오른손 검지가 다시 움직이더니 마천목의 창을 건드렸다.

“온 우주의 기운을!”

천명이 다시 화답했다.

“온 우주의 기운을!”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합군은 실소를 머금었다.

다른 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차가 식기 전에 임견미를 어찌하겠다고 한다.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하다.

냉소적인 분위기를 뒤로한 채 마천목은 표정을 고쳐잡고 단기필마로 적진을 향해서 달려갔다.

연합군의 긴장감은 고조됐다.

그때 우렁찬 함성과 함께 적진에서 임견미가 말을 타고 달려 나왔다.

염소수염을 한 그는 태산 같은 기세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꽉 찬 느낌을 줬다.

마천목은 내심 긴장하여 이를 이겨내고자 힘차게 외쳤다.

“나는 전주 목사 왕선의 의제 마천목이다.”

마천목은 위협하듯 창을 휘두르면서 통성명을 시도했다.

그러자

-부아아앙!

임견미가 그대로 칼을 내질렀다.

“!!!”

대경한 마천목이 가까스로 피했다.

“이, 이 무슨!”

“무명 잡졸 따위와 나눌 이름은 없다.”

비웃음이 가득한 말.

마천목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참으로 무도한 작자로다!”

“그 세 치 혀부터 뽑아주지.”

그 즉시 임견미의 칼과 마천목의 창이 충돌했다.

-부아아앙!

-차아아앙!

-차아아앙!

임견미의 칼을 마천목이 피하고 마천목의 창을 임견미가 막았다.

상상 이상의 수준 높은 대결이 펼쳐졌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연합군의 장수들은 마른침을 넘치고 손에 땀을 쥔 채로 수준 높은 공방을 주시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공방은 지속했다.

여유가 넘치던 임견미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었다. 정확하게는 놀라움이 가득한 거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잡졸이 분명했는데, 자신과 수십 합을 겨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나를 상대로 여기까지 오다니 대단하군.”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진중한 임견미의 목소리.

그는 여전히 칼을 휘두르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힘에 부친 거 같은데?”

그의 말대로 마천목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그 순간

“이제 끝을 내겠다.”

차가운 임견미의 목소리와 함께 힘이 잔뜩 실린 칼이 휘둘러졌다.

그의 칼은 마천목의 사방을 압박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마천목은 창을 고쳐잡았다.

-차아아아아아앙!

-차아아아아아앙!

-차아아아아아앙!

양군은 침묵에 휩싸였다.

마천목의 창이 뽐낸 위력에 임견미가 밀린 거다.

그리고 창이 크게 휘둘러지며 상대의 목을 취하려는 순간

-휘이이이이잉!

임견미가 급히 말머리를 돌렸다.

마천목은 뒤쫓으려고 했으나 적군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래도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창을 고쳐잡아서 온 힘을 다해서 던졌다.

그리고 외쳤다.

“온 우주의 기운을!”

-부아아아아아아앙!

마천목의 창이 임견미의 등을 향해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대경한 임견미가 말에서 뛰어내렸다. 겨우 목숨만 건진 거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와아아아아!

-와아아아아!

지축을 울리는 거대한 함성이 일었다.

마천목은 한껏 호기롭고 의기양양하게 말 머리를 돌렸다.

왕선은 진하게 웃으면서 찻잔을 건넸다.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다.

“이제 마시겠습니다.”

“뜨겁네. 천천히 마셔.”

마천목. 그 석 자를 천하에 알리는 순간이었다.

< 35화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내다 > 끝

ⓒ 날아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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