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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편_ 이자젤의 타이탄(1) (183/207)

제199편_ 이자젤의 타이탄(1)

“그것보다 이것 좀 봐.”

이자젤이 만들던 타이탄을 축소 해서 가져왔다. 한 손에 팔찌를 찼는데 오우거 머리에 푸른빛과 공명하는 듯 동시에 깜빡거린다.

이자젤이 집중하자 오우거가 움 직인다. 앉았다가 일어서고 점프 도 하며 옆으로 구르기도 했다.

“이건 정신 조종. 생각하는 대 로 움직이는 건데 역시 웬만한 연 습으로도 쉽게 조종할 수 없어. 아무래도 집중력이나 공간지각 능 력을 타고나야 하지.”

이자젤은 살짝 익은 대창을 집 어먹곤 소주를 홀짝 마셨다. 매일 위스키를 먹다가 오늘은 소주다.

“두 번째는 들어가서 몸을 직접 움직이는 거지. 최소 3m 이상의 타이탄이 필요해. 뭐, 나쁘지 않 은 조종이고 반응도 가장 빠른 편 이지.”

“또 있어?”

“세 번째는 키보드랑 마우스라 는 걸 사용하든지 홀로그램 조작 키를 사용하는 것. 육체 컨트롤 능력이…… 그러니까 운동신경이 떨어지거나 머리를 더 잘 쓰는 마 법사용이 있지.”

“으음. 그래서 문제는?”

지금까지 세 종류의 문제는 딱 히 없다. 직접 조종하는 건 육체 계열이 사용하면 되고 머리로 조 종하는 거나 조종키를 이용하는 건 마법 계열이 사용하면 된다.

“문제는…… 굳이 이걸 만들 필 요가 없다는 거야.”

“응? 왜?”

“그냥 너처럼 테이밍하거나, 지 배자의 목줄을 차는 게 효과적이 라는 거지. 아니면 에고를 집어넣 어도 문제는 끝. 굳이 조종하는 것보다 같이 싸우는 게 낫지 않겠 어?”

“…… 그러네.”

아주 적절한 말이다. 연우는 잘 익은 곱창과 갈빗살을 동시에 잡 아 소스를 더 찍어 먹었다. 역시 곱창의 곱과 갈빗살의 식감이 합 해지면 천하무적이다.

“왜 나한테 이따위 스킬이 온 걸까.”

결국, 그 말이었다. 얼티밋 등 급이고 최적의 스킬이라고 부여받 은 거다. 만약 50m 정도의 타이 탄을 만든다면? 강해지긴 할 거 다.

하지만 그럴 바에 그만한 키메 라를 만들어 에고를 심고 명령하 면 된다.

“흥! 모르겠다! 술이나 먹자!”

이자젤이 대창을 하나 집어넣고 잘근잘근 씹으며 잔을 들었다.

“뭐, 하다 보면 답이 나오겠지.”

연우도 같은 생각이다. 아마 에 고로 감당하지 못할 만한 타이탄 을 만드는 게 이 스킬을 최종 목 표가 아닐까? 이자젤이나 연우 정 도나 돼야 감당할 수 있는 GOD 등급 타이탄.

이 말은 굳이 꺼내지 않았다. 이자젤도 알고 있을 거고 그 정도 를 완성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치이이익.

짠!

고기 굽는 소리와 냄새. 잔이 부딪치고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늦게까지 농장에 울려 퍼졌다.

“안녕하세요! 오늘 또 오랜만에 방송하죠?”

연지가 드론 카메라에 환하게 인사했다. 방송을 켜자마자 댓글 이 주르륵 올라갔다. 벌써 구독자 만 천만 명을 넘어섰다. 통역, 번 역 마법 덕분에 언어의 장벽이 사 라진 덕이 컸다.

거기에 연지연호와 혜영이 운영 하는 ‘농온그’라는 길드가 전 세계 적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인기는

하늘로 치솟았다.

“오늘은 드디어 호주에서 벗어 나 한국으로 온 날입니다! 지난 몇 주 동안 엄청 고생했어요.”

연지가 그렇게 말하며 연호와 혜영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자, 연호 씨. 어떻게 생각하시 죠?”

“좌! 여노 찌! 어또케 땡각하찌 요?”

연호는 연지의 말투와 표정을 이상하게 따라 하며 놀렸다.

“야이 개 人H……! 호호, 이 강아 지 같은 놈아!”

“말투 좀 제대로 안 할래? 맨날 그렇게 욕하다가 오랜만에 방송 켰다고 그렇게 달라지냐? 아니, 방송이 일주일 만인데 그게 오랜 만도 아니고.”

“컨셉이잖아. 이 사촌 신발 깔 창 같은 놈아!”

“뉘에뉘에. 방송이나 하시죠.”

“두고 보■자. 호호호. 여러분 방 금 건 NG입니다. 다시 갈게요!”

연지는 카메라를 들고 주절주절 떠들었다.

호주의 생존자는 대부분 구출할 수 있었다. 각 도시와 마을에 설 치된 연우의 반영구 실드 안에 생 존지를 만들어 이곳에 살던 사람 들로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게 했 고, 다른 나라로 가고 싶은 사람 들은 셰이크, 미하옐, 버크셔가 힘을 합해 항공모함으로 이주까지 완료했다.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많은 시 간과 인력과 자원도 필요했고 말 이다.

하지만 연우의 도움, 세계에서 한 권력 하는 사람들의 도움, 연 지와 연호의 방송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이 뻗으면서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 온 거죠! 자, 우리가 한국에 왔으 면 뭘 할까요!?”

연지는 연호를 처음으로 혜영, 아이델, 헤르메스, 아이린, 백호, 천인종. ‘농온그’ 길드원을 비췄 다.

“그렇습니다! 바로 우리가 ‘농 온그’가 온 농장을 가 봐야겠죠?”

채팅 창엔 또 그 농장이냐며 구 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구 독자들은 그곳이 어딘지 궁금해 했다.

연지와 연호는 한 번에 날아갈 수 있었지만, 농장을 소개하기 위 해 주차장부터 찍었다.

“와…… 주차장이 왜 저렇게 변 했지?”

“지하 주차장으로 바꿨나 봐.”

전에 기둥 몇 개에 지붕만 있었 던 주차장은 사라지고 대리석으로 이뤄진 입구에 ‘주차장 입구’라는 글자가 떡하니 박혀 있었다.

“뭐, 리모델링을 했나 봐요.”

그때 였다.

쿠웅. 쿠웅. 쿠웅.

주차장 입구가 분리돼 내려가고 뒤쪽 바닥이 쩌적 갈라지기 시작 했다. 5초가 지났을 땐, 주차장이 었던 바닥에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무, 무슨 일이지?”

연지는 물론이고 연호, 혜영, 헤르메스, 아이린, 아이델, 천인 종, 백호까지 모두 놀란 모습이었 다.

후욱!

순간, 깊은 구멍에서 무언가 뛰 어올랐다. 모두 놀란 나머지 뒷걸 음질 치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본 능적인 방어 태세였다.

쿠우우웅!

그들 앞에 착지한 거대한 몸체 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쏟아졌 다.

10m가 넘어가는 키. 두꺼운 팔 다리와 몸통. 갈색의 피부. 거친 뿔과 날개. 시커먼 안광. 지구에 몇 번 등장한 적도 없는 발록이라 는 마계의 생물이었다.

“뭐, 뭐야! 모두 전투 준비!”

연지의 외침에 혜영이 공간 도 살자를 꺼냈고 연호는 작은 유리 병 수십 개를 띄웠다. 아이델은 선술, 천인종은 검을, 백호는 하 얀 털을 삐죽 세웠다.

안광이 심상치 않았다.

머리에 연결된 푸른 튜브는 팔 과 다리, 허리 곳곳에 꽂혀 있고 관절 앞뒤 살가죽에는 검은 금속 이 언뜻 보인다. 그리고 기세에서 느껴지는 힘!

이건 쓰리 클래스 마스터인 오 크보다 훨씬 강력하고 압도적이었 다.

“쓰리 클래스 마스터급…… 보다 강하다. 그것도 훨씬.”

그 모습은 당연하게도 카메라에 찍히고 있었고 채팅 창이 폭발하

기 직전이었다.

- 미쳤다. 저거 발록이라는 거 아니야?

- 쓰리 클래스 마스터급보다 더 강하대!

- 무슨 일개 농장에 이런 게 있어? 갑자기 소환된 건가!?

- 연지 누님! 도망가요!

- 현 시청자만 1백만 명이 넘 는데, 생중계에서 큰일 나는 거 아니야?

? 야! 불안한 소리 하지 마라!

우리 농온그가 얼마나 강한데!

하지만 발록의 입에서 들린 소 리는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어? 연지연호 아니야? 다들 어 쩐 일이야!”

익숙하다. 묵직하게 울리는 게 꼭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 었지만, 이 정겹고 발랄한 목소리 는 이자젤……?

“앗, 나 탑승 중이었구나.”

그 말과 함께 발록의 안광이 죽 었고 가슴에 푸른 마법진이 퍼지 더니 한 인영이 나왔다.

그건 역시나 이자젤이었다.

“이야! 오랜만이야!”

이자젤이 밝은 웃음으로 인사했 다. 그러자 전투 준비 중인 농온 그 인원은 긴장을 풀었다.

“언니!”

“이자젤?”

이자젤은 그들 앞으로 사뿐하게 안착했다. 옆에 카메라가 보이자 손을 들어 인사한다.

“꺄아, 안녕하세요! 모두 오랜 만이네요.”

- 누나가 왜 거기서 나와?

- 저거 뭐지? 무슨 환상 마법 인가?

이자젤은 올라오는 궁금증 가득 한 채팅을 보곤 웃으며 대답했다.

“이거 제가 새로 개발 중인 타 이탄이라고 해요. 그 탑승해서 싸 우는 거, 알죠?”

“진짜예요? 언니?”

연지의 물음이었지만, 모두 궁 금한 표정이었다.

“어때, 한 번 타 볼래?”

“어? 저도 탈 수 있어요?”

“음. 저건 몸으로 직접 움직이 는 타입이라…… 혜영, 네가 한번 타 볼래?”

“나? 무섭긴 한데……

“아마 공간 관련 스킬도 사용할 수 있을걸? 원래 마력으로만 구동 되는 건데, 이번에 연우랑 같이 개조해서 특수 스킬의 힘도 발휘 할 수 있게 만들었어.”

이자젤은 별거 아니라는 듯 말 했지만, 듣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일이었다.

혜영은 고민하다 승낙했고 이자 젤은 탑승하는 법을 알려 줬다.

“여기 가슴에 손을 대고 가진 마력이나 특수 스킬의 힘을 넣으 면 돼. 일단 락이 걸려 있는 건 아니라 누구든 사용할 수 있게 해 뒀어.”

혜영은 이자젤의 말을 듣고 그 대로 따라 했다.

지잉!

가슴에 힘을 불어넣자 발록의 안광이 살아나며 혜영을 받아들인 다. 가볍게 가슴 안으로 들어간 혜영은 이상한 공간에 떠 있는 걸 느꼈다.

눈을 떴을 땐, 검은 공간에 마 법진으로 만든 발판. 손과 발. 그 리고 머리에 쓰는 반투명한 마법 진이 보였다. 마치 홀로그램처럼 만져지긴 하는데 무게는 전혀 없 었다.

눈앞엔 밖이 보이는 화면이 있 었다. 이것도 완벽한 마법이었는 데 발록의 시야를 벗어나 상하좌 우 전부를 볼 수 있었다.

-접속 완료. 구동을 시작합니 다.

마법으로 만든 인터페이스가 떠 올랐다. 아직 실험작이라 그런지 대충 만든 티가 났다.

하지만 움직임은 완벽했다.

위이잉. 쿵.

혜영이 발을 움직이자 발록의 발이 움직였고 팔을 움직이자 발 록의 팔이 움직였다. 완벽한 반응 이었다.

그러곤 혜영의 특수 스킬인 공 간의 힘을 끌어올렸다.

지이잉.

작은 공. 작은 건물 정도의 공 간을 주먹 정도로 압축한 거다. 이걸 던져 일정 충격을 받으면 원 래의 크기로 커지면서 주변의 있 는 걸 모조리 밀어 버리는 공간 폭탄이었다.

“헉, 이것도 구현되는 거야?”

혜영이 쏟은 힘이 착용한 마법 진 장비를 타고 들어가 발록의 눈 앞에 생성됐다. 조종하는 곳이 아 닌 밖 말이다.

“대박인데?”

?어이, 혜영?

“꺅! 깜짝이야!”

화면에. 그러니까 발록 눈앞에 연우의 얼굴이 크게 떠올랐다.

?이야, 공간의 힘도 제대로 발 현되는구나?

“그런 것 같아. 진짜 대박이야!”

?그거 힘을 최대로 끌어올려 볼래? 증폭률이 얼마나 되나 보 게.

“그, 그건 그렇고 눈에서 좀 나 오면 안 되냐? 너무 크게 나온 다.”

?내 얼굴이 어때서!

“아니, 누가 얼굴 때문에 그러 나! 그냥 너무 커서 그런다.”

?알았으니까. 해 봐.

연우는 허공에 떠올라 뒤로 물 러 났다.

그러자 혜영은 차분하게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번에 호 주에서 수많은 경험을 쌓고 오크 르트 입구인 오크 본진까지 들어 가 싸우면서 많이 발전했다.

“ 한다.”

?오케이!

만나자마자 실험을 하게 됐지 만, 그동안 성장한 힘을 보여 줄 생각에 설렜다.

우우우웅!

마력과 공간의 힘을 끌어올렸 다. 정말 수십 번, 수백 번은 죽 을 뻔하면서 마법 마스터에 공간 스킬 마스터까지 이뤘다.

두 마스터의 시너지는 엄청났고 마력과 공간의 힘을 조합해 사용 할 정도가 됐다.

기 이 이이잉!

?출력 최대치!

-증폭률 3.2배.

-몸체가 강화됩니다!

?마력 기관이 강화됩니다!

그런 말들과 함께 발록 눈앞에 푸른 마력이 줄줄 흐르는 공간 폭 탄이 완성됐다. 아까는 작은 건물 하나라면 이건 작은 도시를 압축 한 것이다.

?자, 나한테 쏴 봐!

“뭐? 미쳤어?”

-괜찮으니까 해 봐.

연우는 멀찍이 떨어져 손을 까 딱했다. 혜영은 입술을 씹었다. 아무리 연우가 강하다고 해도 이

걸 완전히 막지는 못할 거다. 하 지만 이렇게까지 도발하는데 참을 혜영도 아니었다.

“그럼 진짜로 간다!”

?오케이!

혜영은 힘을 더 끌어올렸다.

‘공간 도살자’.

레인에게 샀던 공간 특화 장비 였다. 여기서 꺼낸다고 발록이 사 용하는 건 아니지만, 혜영이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크게 증폭 된다.

기이이잉!

?줄력 최대치입니다!

-증폭률 3.8배

이 정도면 됐다.

혜영은 멀리 서서 양팔을 벌리 고 있는 연우에게 발사했다.

“한번 막아 봐라!”

피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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