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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편_ 오미호의 일상 (182/207)

제198편_ 오미호의 일상

타이탄 대륙에서의 일은 일사천 리로 끝났다.

헤맨이 거인족의 스킬을 수집했 고 다음 날 필스타인에게 인사를 했다. 이후에 연우는 마계를 한 바퀴 돌면서 재료를 수집하는 것 으로 타이탄 대륙에서의 캠핑은 끝이 났다.

연우는 마왕을 마계에 버리고 왔다.

이미 연우의 신력에 심장이 찔 려 마스터 스킬 몇 개가 소멸하고 마력이 절반 이상 사라지고 목숨 만 부지하고 있었기에 더는 데리 고 있을 필요가 없어서였다.

필요한 것도 모두 챙겼고 말이 다.

1월 농장의 아침은 여전히 추 웠다.

삼미호는 오랜만에 맡는 농장의 향기에 신이 났다. 백호 아저씨와 호주에서 전투하면서 오미호로 진 화를 하면서 꼬리는 물론이고 전 신의 털이 풍성해졌다. 그렇게 목 적을 달성한 오미호는 농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다.

“힝. 다들 바빠.”

삼미호는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쌓인 눈을 뽀득뽀득 밟으며 농장 을 돌아다녔다.

“연우 님!”

“삼미호. 아니, 이제 오미호구 나. 심심해?”

“앗, 아닌데…… 아니, 맞아요! 놀아 주세요!”

“나는 지금 바빠서. 아르테와 헤맨…… 도 바쁘구나.”

아르테는 헤맨과 밭을 구성하기 위해 땅을 보러 다녔다. 이왕이면 농장 근처로 하고 싶은데 어쨌든 주차장을 지나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댕댕이랑, 케베랑, 검둥이는 뭐 하고?”

“춥다고 맨날 자요! 전 요즘 힘 이 넘치는데.”

오미호는 연우의 어깨에 올라와 눈을 감고 볼을 비빈다. 입 주변 에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한 행동이다.

마치 고양이 같다.

“저랑 놀아 주세요오. 연우 니 이임!”

“흐음. 요섭이랑 바벨이랑 놀지 않으렴?”

“히익! 거긴 안 돼요. 이상해요. 항상 죽음의 냄새가 풍긴단 말이 에요!”

“그, 그럴 만하겠네.”

수이니와 후름은 므깃도에 들어 가서 새로 받은 스킬에 익숙해지 기 위해 훈련하고 있었다. 수이니 는 거대화에 적응하는 훈련, 후름 은 지금까지 그렸던 그림을 실체 화하는 연습이다.

사실 후름은 스킬을 키우기보다 그림 실력을 키우는 게 중요할 것 같았다.

슬쩍 보니 분명 오우거를 그린 건데 유령 몬스터인 고스트나 나 온다. 당연한 게 후름의 그림과 같은 형태의 몬스터는 물리적으로 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럼 나랑 같이 갈래?”

“그래요! 좋아요! 연우 님이라 면 다 좋아요!”

“재미없을 수도 있는데……

연우는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했 다.

2층엔 여전히 이자젤이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자젤은 마력 엔진 슈퍼 카에 서 손을 뗐다.

아니, 다시 말하면 마법, 인챈 트, 마도 공학, 슈퍼 카 제작을 하면서 배웠던 지식을 종합해 새 로 얻은 타이탄 제작을 시도하고 있었다.

타이탄이라는 것 자체가 크기가 어마어마한 거인족을 기준으로 만 드는 건데, 아직은 실험작이라며 사람과 비슷한 체형의 타이탄을 제작 중이었다.

그래도 말이 타이탄이지, 사람 이 들어가 조종할 수 있는 몬스터 나 다름없었다.

관절이나 힘줄은 기계보다 몬스 터의 재료를 썼고 가죽에도 블랙 키리윰이나 드래곤 본을 섞어 덧 대는 정도다. 그렇다고 몸속이 기 계화되는 것도 아니다.

아공간 마법와 링크 마법으로 사람이 아공간으로 들어가 조종하 고 몬스터 본래의 육체를 그대로 쓰려고 노력 중이다.

이자젤은 다양한 방법으로 차근 차근 실험하는 중이었다.

“이자젤은 바쁘니까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가자.”

“읍, 알겠어요. 쉬잇!”

그러면서 연우의 품으로 폭 들 어가 얼굴을 숨긴다. 이렇게 얼굴 을 숨기면 몸이 안 보이거나 조용 해지는 줄 아는 걸까? 몸은 다 드 러났는데 말이다.

연우는 귀엽다는 듯 등을 쓰다 듬고는 지하 4층으로 들어갔다.

“좋아. 오늘 제대로 완성한다.”

“우와! 이건 뭐예요? 장난감들 이에요?”

피규어들과 피규어 전용 성장 보드게임이었다. 평면 지도 위에 서 피규어들이 아장아장 걸어 다 니고 갖가지 몬스터가 생성돼 달 려든다.

10배속으로 설정된 보드 게임 속 세상에서 연우가 제작한 키메 라 피규어는 빠르게 성장 중이었 다.

“만지면 안 된다. 그러면 부서 지거든.”

“으아, 신기하다. 장난감이 막 움직여요!”

“그래, 그래.”

오미호는 다섯 개의 꼬리를 살 랑살랑 흔들면서 식빵을 닮은 발 을 모아 가만히 앉는다. 그러곤 움직이는 피규어를 구경하는 것에 빠졌다.

연우는 잘됐다 싶어서 재료들을 하나씩 꺼냈다.

거인족처럼 어마어마한 크기를 가진 이들이지만, 손바닥만 하게 축소해 버렸다. 그래야 키메라 제 작이 수월해질 테니까.

가장 첫 번째는 연우가 먼저 길 들였던 세븐 클래스 마스터 서큐 버스다.

서큐버스, 악의 화신이자 꿈과 몽상의 요녀. 정신 계열 마법에 능하고 아름다운 육신과 정신을 소유한 마족이다.

육체적 능력은 확실히 약하다.

아르테의 DNA는 세븐 클래스 마스터까지 올라가는 엄청난 잠재 력, 불 속성 권능이 주가 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가장 부족한 건?

바로 육체적 능력이다.

“아르테나 서큐버스나 기본적으 로 세븐 클래스 마스터라 육체 능 력이 강하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 까지나 파이브 클래스 아래. 같은 세븐 클래스 마스터급의 육체 능 력을 갖추려면?”

장비나 아이템. 또는 스킬이나 육체 자체다.

역시 키메라라면 육체를 조합하 는 게 인지상정.

“단단한 육체라 하면 발록인

데......

타이탄 대륙의 마계에서 발록을 한 마리 데려오긴 했다. 수준은 식스 클래스 마스터급. 하지만 육 체 능력에 특화된 녀석이기에 마 법적 능력은 없다. 대신 마법 저 항까지 강하지만.

“좋아. 한번 해 보자.”

서큐버스와 아르테 자체가 외모 에 특화된 종족이기에 발록 하나 가 낀다고 많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다.

서큐버스의 정신과 마법적 DNA, 아르테의 화 속성과 잠재력 의 DNA, 발록의 육체 능력 DNA 까지 분리해 조합하기 시작했다.

간단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급 격히 늘어난 연우의 신력과 능력 치와 시너지를 일으킨 9단계의 흑마법이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아르테를 연상시키는 붉은 머리 칼, 붉은색과 보랏빛 오드아이, 역시나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 하 지만 발록 특유의 거칠고 단단한 뿔과 날개가 돋아 있었다.

- 세븐 클래스 마스터급 키메 라를 완성했습니다.

- 최강의 조합! 궁극의 키메라 를 완성했습니다.

- 서큐버스의 에고가 메인으로 선정됩니다.

- 파이브 클래스 마스터로 시 작할 수 있습니다.

- 성장 한계치가 사라집니다.

-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연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익숙하 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정했 다.

[원일 (얼티잇)]

설명 : 얼티밋급 키메라. 상위 차원 최강의 전투 종족 아르테의 메인 DNA와 정신 계열 최강의 마족 서큐버스의 에고와 육체 전 투로는 최고인 발록의 육체의 강 점이 합해졌습니다.

(잠재력의 한계가 보이지 않는 초진화형 개체입니다.)

(현재 무력, 파이브 클래스 마 스터)

“크으, 완벽하다!”

그래도 연우가 완전하게 제작한 거라 세븐 클래스 마스터부터 시 작할 순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 금 방 제 능력을 찾을 거다.

연우는 이후에도 몇 개의 키메 라를 제작했다.

[원이 (얼티잇)]

설명 : 얼티밋급 키메라. 영적 잠재력과 강력한 육체를 보유한 ‘사신’을 메인으로 뒀다. 서브로는 공간 관련 최강자인 공간 집 요정 의 공간 적성을 더했고 천족의 날 개를 달아 신력과 비행 능력을 더 했다.

(공간과 비행 능력의 조합으로 최고의 기동력을 지니게 됐습니 다.)

[원삼(얼티잇)]

설명 : 얼티밋급 키메라. 얼음 의 마녀라 불렸던 상급 마족인 아 이스 위치의 마법적 능력과 얼음 속성을 메인으로 발록의 육체 능 력과 마법 저항 능력을 더했다. 외에 마계의 에이션트 드래곤의 비늘과 뿔을 달았다. 제작자의 강 력한 염원으로 아이스 위치의 아 름다운 몸을 그래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죽음의 위기를 느끼면 아이스 다크 드래곤으로 폴리모프됩니 다.)

“나머지는 전설 정도고……

얼티밋은 총 세 마리가 나왔다.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하다. 모두 외모에 치중하느라 아니, 소녀 부 대라는 이름에 걸맞은 소신을 지 키느라 얼티밋이 되지 못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연우는 결국 그 소신을 모두 지켜 낼 수 있었고 총 서른 의 전설급 피규어는 보드게임 안 으로. 셋의 얼티밋은 연우의 재생 관으로 들어가 육체의 완성을 준 비하고 있었다.

새근새근.

오미호는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잠들어 있었다. 다섯 개의 꼬리로 온몸을 감싼 채로 웅크려 자는 모 습은 그 어느 모습보다 귀여웠다.

“이자젤은 조금 만들었을까.” 연우는 오미호를 조심스럽게 안 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3층은 이 자젤이 쓸 창고라 예전에 만들어 둔 슈퍼 카들이 즐비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이자젤이 집 중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이 보였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지 입술을 씹고 있었다.

“많이 어려워?”

“아, 연우 왔구나.”

이자젤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고 개를 돌리지 않았다.

척 보기엔 그럴듯해 보인다.

오우거의 육체가 기준인 건지, 두꺼운 팔다리와 몸통에 각종 금 속과 다른 몬스터의 재료가 덕지 덕지 붙은 모습이었다.

마계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블랙 키리윰이 비늘처럼 겹쳐 주요 관 절을 보호했고, 머리엔 육체를 조 종할 신경 링크 마법이 걸린 투구 가 걸쳐져 있었다.

그 투구에서 시퍼렇게 빛나는 관이 척추, 팔, 다리에 연결돼 있 었다.

“…… 이거 거의 괴물인데?”

“괴물이라니! 아직 실험작이라 서 그래!”

“타이탄 제작이라는 게 원래 이 런 건가?”

“이것보단 거인족처럼 거대한 몸집의 타이탄을 만들어 탑승하는 거긴 하지. 일단은 그 정도까지 하기 힘드니까.”

이것도 결코 쉬워 보이진 않는 다.

“일단 밥 먹고 할까?”

“…… 그러자, 밥 먹으면서 요섭 이랑 헤맨이랑 너랑 이것에 관해 이야기 좀 해 봐야겠어. 막힌 게 풀리지가 않네.”

역시 힘들 땐 맛있는 걸 먹어 줘야 한다.

오늘 저녁 메뉴는 뭘까.

수이니는 거대화를 훈련하러 므 깃도에 갔기에 요리는 필리아와 쇼타가 했다. 최근 쇼타가 요리 스킬과 마법 스킬을 배우기 시작 했다는데 요리는 급격하게 오르지 만, 마법은 재능이 없는 건지 간 단한 생활 마법을 하는 게 전부였 다.

“오늘 메뉴는 야끼니꾸입니다.”

“크으, 좋지.”

일본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양념 바른 소고기구이다. 특히 대 창이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식당 테이블 위엔 넓은 화로가 준비돼 있었다. 식구가 많은 만큼 한 번에 많이 구울 수 있도록 배 려한 화로였다.

쇼타가 특별히 준비한 야끼니꾸 양념이 잔뜩 밴 각 부위별 소고기 가 줄줄이 나왔다. 중간에 돼지고 기도 섞여 있는데, 기름이 많아서 그런지 양념이 달라 보였다.

연우는 자리를 잡고 우설(牛舌) 을 집었다. 역시 처음은 양념이 안 된 우설이다.

치이 이익.

앞뒤로 3초에서 5초 정도씩만

구우면 된다. 더 구우면 질겨지고 덜 구우면 맛이 덜하다.

벌써 다 구워진 우설을 입에 넣 었다. 따끈함이 퍼지고 곧바로 우 설 특유의 비린내 없는 고소한 향 이 확 퍼진다. 한 번 씹을 때 육 즙이 흘러 침이 폭발했다. 두 번 씹을 때 우설의 식감이 잇몸을 감 싼다.

세 번째, 우설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크으으. 맛있어! 너무 맛있어! 왜 한국엔 이런 거 파는 곳이 없 는지 몰라.”

연우의 말에 쇼타가 대답했다.

“아마 양념을 만들기 힘든 것도 있지만, 야끼니꾸의 메인인 신선 한 소 내장을 싸게 구하기 힘든 것도 있는 모양입니다.”

“하긴, 한국의 소 유통 과정이 터무니없긴 하지.”

돼지고기는 싼 편인데 소고기는 너무 비싸다. 그게 소를 사육하는 사람들이 비싸게 팔아서가 아니 다. 중간에서 다 빼먹기 때문이지.

“우리 블랙 카우 제대로 키워 볼까?”

“블랙 카우요? 진짜 그렇게 한 다면 돈은…… 뭐, 없어도 되겠지 만…… 유통업자들보단 소 키우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요?”

“흐음, 그렇긴 하지.”

중간 대기업이라는 유통업자들 이 손해 보는 짓을 할 리 없다.

“그럼 그 사람들에게 블랙 카우 를 키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거 지!”

“그게 됩니까?”

“어렵진 않지.”

옆에서 듣던 이자젤이 입을 열 었다. 방법은 많다. 사육 가능한 아이템을 줘도 되고 순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도 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쉬운 방법 이 있지.”

이자젤의 말에 연우와 쇼타가 궁금한 듯 바라봤다.

“그 유통사를 사거나, 비슷한 유통사를 만들어 버리면 되지. 뭐, 우리야 중간에서 돈을 많이 받을 필요도 없고.”

“…… 간단한 방법이 있었네.”

돈이 많아야 하지만, 그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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