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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편_ 농장으로(2) (168/207)

제184편_ 농장으로(2)

“이야, 오랜만에 다 모였네.”

“연우 님!”

해서웨이와 이진철이 가장 빠르 게 달려왔다. 해서웨이는 그렇다 쳐도 왜 이진철이 안기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르테에 의 해 막혔다.

“안 됩니다.”

“뭐? 넌 뭐야!?”

해서웨이는 고개를 살짝 올려서 아르테를 바라봤다. 눈에서 살기 가 비쳤지만, 아르테는 이자젤을 향해 ‘나 잘했죠?’라는 표정을 지 을 뿐이었다.

연우는 덕분에 이진철을 막을 수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르테, 이리 와.”

“네!”

연우는 해서웨이와 아르테가 싸 울 것 같아서 아르테를 불렀다. 아르테는 한 마리의 강아지처럼 쫄래쫄래 걸어 연우 옆으로 딱 붙 었다.

“이진철 협회장님. 해서웨이. 최 민아 씨? 다들 강해졌네요. 절망 의 도시에서 꽤 많은 걸 얻었나 보네요.”

“네, 덕분입니다. 아직 쓰리 클 래스 마스터는 멀었지만, 보이지 않던 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도요! 저도 투 클래스 마스 터를 이뤘어요!”

다들 성장했다. 특히 이진철과 해서웨이. 그리고 최민아의 성장 이 두드러졌고 그들 뒤에 선발대 를 함께한 팀원들도 마찬가지였 다.

“셰이크 님. 이터 스네이크는

쓸 만하죠?”

“네, 아주 튼튼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사용자의 희생 이 크게 줄었고 생존자 구조도 아 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스미스 씨랑 시누 자키 아이 씨도 강해졌고.”

연우는 조금 떨어져 있는 그들 에게 눈인사했다.

“연우 님! 연우 님! 으아아아 앙! 보고 싶었어요!”

연지 어깨에 있던 삼미호였다. 빠르게 날아오는 걸 보니 선술 스 킬도 꽤 성장한 것 같았다. 아직 탈모는 그대로지만, 사미호가 되 면 변하지 않을까?

“그래 그래. 오랜만이다. 어때, 재미있어?”

“네! 오크들이 손맛이 죽여줘 요!”

“그런 말은 누구한테 배운 거 야?”

“그거! 백호 할아버지가요! 씹 는 맛이 죽인다! 밟는 맛이 죽인 다! 계속 그랬어요!”

연우가 백호를 째려보자 깨갱거 리며 시선을 피한다.

“그런 말 배우면 못 써! 백호!

너도 조심하고!”

연우의 말에 백호가 벌떡 일어 나며 앞발을 모아 사죄한다.

“오빠! 왔으면 우리부터 신경 써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게, 형. 많이 변했다.”

“ 흥.”

연지와 연호가 앞으로 달려왔고 혜영도 쭈뼛거리며 뒤로 섰다.

“그 드론은 뭐야?”

“아! 이거 카메라! 인사해. 여기 내 시청자들.”

“야, 네 시청자라니? 우리 시청

자지!”

“우리라니 시청자가 우리 소유 냐? 그냥 시청자지.”

연지와 연호만 그랬는데 이제 혜영까지 껴서 싸우고 있다. 연우 는 드론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 어 줬다.

“안녕하세요. 연지랑 연호 잘 봐주세요. 내 친구 혜영도.”

“근데 오빠! 이 옆에 여자분은 누구야? 여자 친구분?”

“아니거든!”

뒤에 서 있던 이자젤이 버럭 소 리 쳤다.

“…… 흥, 여자 친구는 아니고 이제 우리 농장에 들어올 신입이 지!”

“신입이요? 오오! 이 예쁜 언니 도 이제 우리 길드 농온그인가!”

“농온그?”

연우가 무슨 말이냐는 듯 물었 다.

“연지가 농장 사람들을 다 길드 에 넣으려고 한대요! 강제로!”

“아니거든! 강제는 무슨 강제 냐! 다 자원하는 거지! 원래 그런 거야. 난 하이 패스권을 준 것뿐 이라고!”

“ 말은.”

연우는 시끄러운 동생을 보며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 미쳤다. 여신이 내려왔다!

? 여신님! 여신님!

- 미안합니다. 혜영 누님. 연지 누님! 저는 이제 천국을 봤습니 다!

? 저기 이자젤 님도 무지하게 아름다웠지만, 사실 아르테가 더 예쁘다. 인정?

? 아닌데! 난 이자젤 님이 최 곤데! 스타일이 다른 거지.

- 맞아. 누가 더 예쁘다고는 못할 듯. 청순함과 섹시함. 치명 적인 상큼함인지 미칠 듯한 퇴폐 미인지!

- 아니! 도대체! 연지 오빠라 는 분은 뭐하는 사람이길래 저런 미녀를 양쪽에 두는 거지?

- 저기, 여러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협회장들이 존대하고 셰이크와 정중하게 인사하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

아름다움에 시각을 잃은 시청자 는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 다. 몇몇 눈을 제대로 뜬 사람도 있었지만, 수백만의 댓글 사이에 빠르게 묻혀 버렸다.

“다들 정신없네. 근데 다들 여 긴 왜 모인 거예요?”

연우의 물음에 해서웨이가 바짝 다가와 대답했다.

“연우 님이 만든 포션 제작 킷 을 구매하러 왔습니다! 이번 전쟁 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라서요!”

“하긴 그러겠네요. 그럼 일들 보세요. 전 힘들어서 돌아가야 해 서요.”

“네? 벌써요?”

“그래야죠. 죽을 뻔해서. 어후. 생각만 해도 손에 땀이 나네. 삼 미호야. 얼마나 더 있을래?”

“저요? 저요? 바로 가고 싶은 데! 연우 님이랑 있고 싶은데……. 아직은 안 됩니다! 할 일이 남았 어요!”

아주 단단한 결심이다. 누가 보 면 지구라도 구하는 줄 알겠다.

“아, 필리아는?”

“저 여기 있어요!”

많은 사람에 의해 가려졌던 곳 에 필리아가 사람의 모습으로 나 타났다.

“필리아는 이제 그만 같이 가지 않을래? 필리아의 요리가 너무 먹 고 싶네.”

“그래요! 저도 빨리 제대로 된 요리가 하고 싶네요.”

좋다. 이 정도면 된다.

“필리아는 같이 가고, 혜영은 더 남을 거지?”

“그래야지. 아직 부족하니까.”

“고생한다. 그리고 헤르메스?”

“네! 주인님.”

“아이린이랑은 잘 지내지?”

연우의 말에 헤르메스가 웃으며 대답했고, 아이린은 긴장한 듯 손 끝을 바르르 떨었다. 아마 연우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듯했 다.

“여기 좀 도와주다가 여유 생기 면 농장으로 넘어오고. 네 자리는 항상 있으니까. 그리고 결혼하면 농장 분점 내줄게.”

“알겠습니다. 있는 힘껏 돕겠습 니다.”

어쩌다 보니 인간과 이종족의 연합이 이뤄졌다. 단 한 번도 합 의되지 않았던, 항상 서로에게 으 르렁대던 세력들이 힘을 합해 지 구를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그 모든 시발점은 연우였다.

“그럼 우린 간다. 잘 지내고. 아 르테, 이자젤, 필리아. 가자.”

“조심히 가세요!”

“다음에 농장 놀러 갈게요!”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연우는 중간에 이상한 말이 들 린 것 같았지만, 이미 높게 날아 오른 후였다.

연우가 아르테를 가지게 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몸에서 뿜어지 는 열기를 조절하는 거였다. 아르 테 스스로 쉽게 조절하지 못했기 에 연우가 도와줘야 했다.

그러고 나자 어떤 걸 먹어도 입 에서 타지 않고 맛을 느낄 수 있 었기에 아르테는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했다.

연우는 블랙 쿡을 해체하고 있 었다. 이미 털과 내장을 제거된 후로 보관돼 있던 거다. 연우는 양쪽 날개와 다리를 분리하고 배 를 갈랐다. 가슴살과 늑골 부분을 분리하고 먹기 좋게 썰어서 총 24조각으로 만든다.

“음. 역시 너무 커.”

작은 놈으로 골랐지만, 그래도 크다.

24조각은 일반 닭은 먹기 좋게 튀길 때 나누는 수다. 연우는 48

조각 정도로 나눈 후에 튀김옷을 반죽해 하나씩 묻혔다.

촤르르르르!

기름에 빠진 닭 조각은 거품을 뿜으며 바르르 떤다. 양념은 튀김 옷이 얇고 후라이드는 더 두껍다. 연우는 맵고 단 빨간 양념, 짜고 단 간장 양념, 담백하고 고소한 후라이드 세 종류를 만들기로 했 다.

튀겨지는 시간은 보통 15분. 감 자튀김은 7분 정도면 된다. 또, 두꺼운 다리와 가슴살은 가장 먼 저 넣고 중간에 얇은 칼로 찔러 주며 나중에 빼는 건 팁이다.

탁! 탁! 탁!

다 튀김 닭을 채로 꺼내 기름을 털었다. 흐르는 기름이 없을 정도 로 해 주면 된다.

후라이드는 이미 그릇에 올렸고 간장 양념엔 매운 고추와 마늘을 얇게 썰어 뿌려 준다. 빨간 양념 은 미리 만들어 뒀기에 비비기만 하면 된다.

연우는 치킨을 담은 큼지막한 그릇을 가지고 주방을 나섰다.

“치킨이 다.”

“와아! 맛있겠다!”

아르테가 잔뜩 기대하고 있다. 요즘 먹는 것마다 새로운 세계라 며 난리다. 이자젤은 수이니, 필 리아, 쇼타가 먹을 피그미온 라거 를 따라 왔다.

연우는 자리에 앉아 이자젤이 가져온 라거를 마셨다.

“ 크으.”

강렬한 탄산과 차가운 감각. 목 을 타고 들어가며 간지러운 곳을 사정없이 긁어 준다.

연우는 젓가락으로 닭 허벅지 살을 들어 물었다.

바삭.

후라이드는 튀김옷에서 약간의 매콤함. 그리고 바삭한 식감을 타 고 들어오는 닭의 기름. 동시에 입안 전체를 감싸는 부드러운 살 코기들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최 고의 음식이다.

다시 한 번 라거를 들이켰다.

“크으. 좋아. 역시 이거지.”

“꺄아! 대박! 이게 무슨 맛이 야! 아아아! 너무 좋아요.”

아르테는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 었다. 노출이 없는 옷을 입혀 뒀 지만, 퇴폐적으로 보이는 얼굴 때 문인지 소리가 너무나 야했다.

“그건 그렇고. 한번 얘기해 줄 래?”

궁금했다. 도대체 어디서 왔기 에 이렇게 순수하고 자신의 힘을 제대로 조절할 줄도 모르는 이가 세븐 클래스 마스터가 되는 건지.

“음, 그러니까. 전 납치당한 거 예요. 원래 살던 곳은 그 던전과 정말 닮은 헬크리스라는 대륙이었 고요.”

납치당했다는 말을 덤덤하게 하 는 아르테였다. 너무 오래돼서 가 족의 얼굴도 잊었다고 했다.

“몇 살이야?”

“저 이제 1,200살 정도 됐을 거 예요. 아직 한참 젊죠.”

“그, 그래. 그럴 수 있지.”

종족마다 나이에 대한 기준은 다른 거다.

“하여튼 여기 갇힌 게 벌써 500년도 전이었어요. 저희 대륙에 선 기본적으로 500살이 되기 전, 그러니까 성인이 되기 전에 보통 파이브 마스터 정도는 해요. 보통 제 나이 때는 세븐 클래스가 정상 이고요.”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사기 종족 이었다.

헬크리스에 사는 헬린이라는 종 족이었다. 워낙 단순하고 폭력성 이 깊은 종족인데 불을 다루는 것 에 있어선 최상위 차원의 신력에 버금간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다 최상위 종족에게 납치를 당해 던전에 갇히게 된 것 이라고.

“그, 그렇구나. 가족은 안 보고 싶어?”

“당연히 보고 싶죠. 근데 어쩌 겠어요. 여긴 하위 차원인 것 같 고. 제가 살던 곳은 상위 차원인 데.”

“여기서 상위 차원으로 가는 건 불가능한 건가?”

“아예 불가능하진 않죠. 하지만 거의? 판도라에 사는 차원 상인을 통하거나 직접 문을 찾아가야 하 는데…… 그거야말로 가장 힘든 거고요. 게다가 저도 차원 상인을 통해 버려서 신력이 어느 정도 하 향됐어요.”

그래서 그곳으로 가는 것도 힘 들고 가도 적응하기 힘들다고 했 다. 아르테는 시간이 지나면 금방 적응하겠지만, 연우나 다른 이들 은 버티는 것 자체도 많이 힘들다 고 한다.

“ 그렇군.”

생각보다 아르테가 아는 게 많 진 않았다. 그저 자신이 사는 차 원과 몇몇 유명한 종족이 전부였 다.

“사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살아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응? 그건 무슨 말이야?”

“저회 종족은 차원 전쟁의 항상 선두에 서서 싸우니까요.”

“차원 전쟁?”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연우는 더 알려 달라고 했다. 역시 레인 에게 정보를 듣는 것과는 다르게 아르테에게 직접 듣는 건 아무런 제약도 없는 모양이다.

“음. 어떻게 보면 우리 차원을 넘보는 적들이라고 할 수 있죠.”

아르테는 이야기를 시작했고 연 우, 이자젤, 수이니는 침을 삼키 며 경청했다.

“성공인가?”

해루스가 모니터를 보며 담배를 잘근 씹고 있었다.

“이래도 되는 거야?”

해루스 뒤에 서서 팔짱을 끼고 있는 렌싱이 물었다. 해루스와 차 원관리국 국장이 힘을 합해 감사 팀을 습격했고, 뜻이 맞지 않은 감사국장의 구속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감사팀을 움직이기 위해 선 렌싱 정도의 인물이 필요했고 해루스는 차원 감사국장에게 렌싱 을 추천한 것이었다.

“이렇게라도 해야지. 헬린 종족 을 우리가 어떻게 구한 건데. 원 래 최상위 차원으로 갔어야 할 던 전을!”

“쯧. 그런다고 저 인간이 우릴 도울까?”

“우리를 돕진 않아도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를 지키기 위해선 움 직이는 인간이니까.”

“하. 우리 아리움이 겨우 32번 차원의 인간에게 기대는 꼴이라 니.”

“겨우 32번 차원이 아니야. 지 금 저 인간은 여명을 가지고 있고 신분증도 충분해. 아니, 신분증 몇 개가 더 있어야 하지만, 50번 대 오크르트에 가서 얻으면 끝이 야. 그가 움직이지 않는 건 귀찮 기 때문이지.”

“귀찮아서? 에잇 클래스 마스터 에서 나인 클래스 마스터로 오를 수가 있는데. 귀찮아서? 그게 말 이 된다고 생각해?”

“신연우라는 인간은 충분히 가 능하지. 당장 위험이 없으면 매일 저러고 놀고먹고 잔다고!”

예전엔 제거하려고 했다. 하지 만 이제 그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 다. 그것도 아리움에게 우호적이 고 이 ‘차원계’를 지킬 한 명의 영 웅으로 만들기 위해.

“그래서 우리가 힘을 합한 거잖 아.”

해루스와 렌싱은 연우를 바라봤 다. 희망과 걱정을 가득 담은 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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