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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편_ 농장으로(1) (167/207)

제183편_ 농장으로(1)

연우가 그 끈을 손에 쥔 순간.

요르문간드는 던전의 세계인 핵 을 삼켰고, 아르테는 연우의 소유 가 됐다. 동시에 지옥 불 던전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핵이 없으면 던전은 유지될 수가 없었다.

“가자!”

연우는 므깃도의 입구에서 머리 를 삐죽 내민 요르문간드를 밀어 넣고 성 밖으로 이동했다.

이미 수만의 지옥 불 던전의 몬 스터는 알아서 쓰러지고 있었다.

동시에 하늘이 무너지고 넓은 땅이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했 다.

“일단 모두 이곳으로!”

연우는 화염룡, 헤맨, 이자젤, 트리니티까지 모두 므깃도로 집어 넣었다.

이자젤은 같이 가고 싶은 모양 인지 잠시 머뭇거렸지만, 연우가 아르테를 데리러 가려는 걸 안 모 양인지 별말 없이 들어갔다.

쿠우웅!

하늘에서 떨어진 투명한 하늘 조각을 쓱 피하며 아르테를 찾았 다.

선이 연결돼서 그런지 감각적으 로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연우는 빠르게 아르테에게 날아 갔다.

“연우 님!”

“이리로!”

콰과과과!

땅과 하늘이 사라진다. 공간이 깨지고 시간이 사라지며 무(無)의 공간으로 변하는 거다.

연우는 빠르게 아르테의 손목을 잡았다.

“앗!”

“들어가!”

연우가 아르테를 므깃도의 입구 로 던져 버렸다.

그러곤 무너지는 세상에 혼자 남은 연우는 온 정신을 다해 공간 을 갈랐다.

우우웅. 우우웅.

꼼짝도 하지 않던 던전과 지구 와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며 던전 의벽이 연우 코앞에 도달했을 때, 문이 열렸다.

쩌어억!

연우는 그 안으로 몸을 날렸고 558억 타르에 달하는 던전 하나 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아르테를 온전하게 얻었다. 그거 면 558억 타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연우는 호주 평야로 떨어졌다.

처음 들어갔던 지옥 불 던전은 원래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사 라진 후였다.

연우는 피식 웃고는 기지개를 켰다.

“끄으으. 오늘도 클리어다.”

오랜만에 아스가르드에서 겪었 던 수많은 대륙급 퀘스트처럼 스 릴 넘치는 모험을 했다. 그 공간 에서 벗어나지 못했거나, 연우까 지 므깃도로 들어갔다면 죽었을 까?

그래도 죽지는 않았을 거다.

어떻게든 살았겠지만, 드넓은 공간 어딘가로 빠져서 숨도 못 쉬 고 마력도 없이 수년 아니, 수십 년을 헤맸을 수도 있다.

연우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음, 던전의 신력이 조금 아깝 긴 하지만 요르문간드는 제대로 성장하겠네.”

지옥 불 던전에서 전투했던 이 자젤, 헤맨, 화염룡, 연우까지 모 두 그곳의 신력을 얻긴 했다. 완 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적응 했을 거다.

요르문간드가 조금 걱정이긴 했 지만, 원래 신력이 강한 존재였고 원래 세계를 삼키는 ‘신’이라는 종 족이니 별 탈은 없을 거다.

“오늘은 필리아의 요리를 먹어 야겠어!”

마침 호주였으니 온 김에 혜영 과 헤르메스도 보고. 협회장이나 해서웨이도 보면 좋을 것 같았다. 연우는 므깃도를 열어 모두 무사 한지 확인하고 이자젤과 아르테를 불렀다.

“끙차. 역시 연우!”

“가, 감사합니다. 연우 님!”

이자젤은 엄지를 척 올렸고 아 르테는 연우에게 안기려고 했지 만, 이자젤의 빠른 진로 방해로 실패하고 말았다.

“앗. 아, 안 되나요.”

“어디서 연우를 안으려고! 안 돼. 얜 더러워서.”

“뭐? 내가 더럽긴 왜 더러워?”

“흥. 아니야? 왜! 아르테의 저 옷차림에 안기고 싶냐? 그래? 안 길래? 여기 전체 이용가라고 했던 건 너였거든!”

“그, 그건 아니지만.”

연우는 시선을 피해 감각을 넓 혔다.

“빠, 빨리 이동해서 밥이나 먹 자.”

“홍, 말 돌리기는!”

“가, 가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우는 한 줄기 빛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자젤과 아르테는 연우의 뒤를 따랐다.

* 水*

연지와 연호는 이 기묘한 상황 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연 호야 그렇다 쳐도 연지가 입을 다 물고 있는 건 시청자들에게 충격 이었다.

-연지 누님, 입꼬리 봤냐. 바르 르 떨리는 거.

?이야, 근데 이게 진짜 무슨 일이야.

?여기 무슨 영화 촬영지야? 왜 그래?

-영화도 이렇게 못 만들 듯.

?드래곤에, 용마족에, 천인종이 라는 이상한 종족에. 거기다 이제 뱀파이어랑 늑대 인간이라고?

-그뿐인가. 백호라는 신수랑 삼미호라는 영물도 있는데?

?이름이 삼미호인가? 귀엽긴 진짜 귀엽네.

?으아아아! 씹덕사할 듯!

-얼굴 한 번만 더 보여 줘요!

? 저기 뱀파이어 대빵 옆에 여 자는 마왕이라는데?

-근데 마왕이라는 건 우리 적 아니야?

-그건 옛말이고. 요즘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냐?

“좀 조용히 합시다!”

연지가 괜히 시청자를 째려봤 다.

“넌 무슨 채팅이 시끄럽냐?”

“흥, 정신없잖아. 안 그래도 정 신없는데.”

연지는 필리아, 아이델, 천인종, 헤르메스를 봐 왔다. 그것까지는 괜찮다. 백호랑 삼미호?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 헤르메스의 반 려가 마왕이라는 것도, 늑대 인간 하고 다른 뱀파이어가 이렇게 많 았다는 것도 뭐,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걸 봐라.

세계사용자협회 한국 지부 협회 장 이진철, 곧 부협회장이 된다는 최민아. 미국 지부 스미스, 녹튼 의 해서웨이, 일본 지부의 시누자 키 아이, 레드문의 데이비드.

“이야, 난 이 사람들이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건 상상도 못해 봤 네.”

그 사람들은 대단하다. 농장에 자주 보던 몇몇이 있었기에 그나 마 괜찮다. 근데 그 옆엔 누가 있 나.

그 아랍의 석유 왕자? 정확한 신분은 모르지만 세계에서 제일의 부자라는 셰이크가 있고, 옆엔 미 국 CIA 국장이라는 찰튼, NSA의 부국장에서 해밀튼.

그래, 그 정도는 뭐.

협회장이 더 높은 위치이기도 하니까. 셰이크라는 사람도 협회, 레드문, 몇몇 정부까지 그의 영향 력이 강하다는 건 알지만, TV에 서 많이 봤으니까.

그런데 거기에 러시아 최대 PMC 회장인 블라디미르 미하옐 과 미국 최대 PMC 회장인 버크 셔 해서웨이까지. 말이 민간 군사 기업이지, 최첨단 군 장비를 가진 초대형 사용자 길드가 아닌가.

대한민국 5대 길드? 블랙 로즈 만 해도 5대 길드를 합한 것보다 몇 배는 큰 규모를 가진다. 게다 가 그들의 저력은 고위급 사용자 를 제외하고 일개 국가에 맞먹는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다.

항공모함, 핵 잠수함, 전투기, 위성까지. 그야말로 제3의 국가라 고 불리는 무력 사용자 집단의 먹 이사슬 최상위!

그런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 다.

“…… 배고프다.”

“지금 이 상황에 그런 말이 나 오냐?”

“안 나올 건 또 뭐야. 아니, 넌 맨날 그래서 간덩이가 부은 것 같 더니. 오늘은 또 왜 이래?”

오늘따라 연호가 더 태연해 보 였고 연지는 조심스러워했다.

“당연하지! 저 미하옐이라는 분 은 20년 전 월드 사용자 리그의

우승자라고! 5년 연속! 그리고 옆 에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분? 5년 동안 우승하던 미하옐을 밀어내고 이후로 5년을 더 우승한 분이야! 내 우상이라니까!”

“음. 그게 그렇게 대단한가.”

“흥, 너 같은 겁쟁이 쫄보가 알 리 없지! 맨날 창고에서 물약이나 만들어라!”

“갑자기 그 말이 왜 나와?”

연지는 연호를 깔끔하게 무시하 고 카메라를 바라봤다.

“후, 이제야 좀 진정이 되는 것 같네요.”

-연지 누님! 이런 모습 처음 봐요!

?근데 왜 이렇게 다 모인 거예 요?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인가? 난 잘 모르겠는데.

-저 사람들을 몰라? 검색이라 도 한번 해 보길. 맨날 정상회담 이니 세계 평화니 그런 키워드에 같이 등장하는 사람들이라고! 대 통령이나 수장도 아닌 사람들이!

-그 정도야? 그렇게 예전 우승 자면 한물간 거 아닌가.

-대단하다. 무식한 것도 그 정 도면 능력인 듯.

“흠. 여러분들. 몰라도 너무 모 르는 거 아니에요? 저 두 분은 5 년씩 우승하신 분들. 셰이크라는 분은 아프리카, 이번 그라니아 대 륙 선발대, 이 호주까지 어마어마 한 돈을 투자해 사용자 무력 수준 향상과 안전에 힘쓰는 분! 그리고 저분은……!”

연지는 침을 튀어 가며 설명했 다. 한 명씩 알아보는 사람이 늘 어나더니 채팅 창엔 놀랍다는 말 이 많아졌다. 영어, 일어, 중국어, 독어 등등 해외에서도 연지의 방 송으로 들어왔고 실시간 번역을 통해 한국말로 올라왔다.

- 오 마이 갓! 우리 미국의 별 인 버크셔가 인터넷 방송에 얼굴 을 내밀다니!

- 러시아의 미하옐 아니야? 왜 저기 있는 거지? 호주에 오크들이 나타났다는 것 때문인가? 뭐, 뭐 야! 저 드래곤은?

- 저기 뱀파이어 아니야? 아 니, 그것보다 왜 미하옐, 버크셔, 셰이크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거 야.

- 게다가 각 나라 협회장까지 다 모였잖아! 왜 우리 유럽은 없 는 거지?

- 우리에겐 레드문의 데이비드 가 있다!

- 우리 중국도 없어! 뭔가 자 존심이 상하는데?

- 여긴 도대체 뭘 하는 곳이 지? 정상회담이라도 하는 거야?

- 진짜 호주가 심각하긴 한가 봐. 세계 실질적인 정상들이 다 모였는데?

“어머, 외국분들도 많이 오셨네 요. 왜 이렇게 모인지 궁금하시 죠?”

연지는 드론 카메라를 직접 들 고 한 명 한 명 찍었다. 수십 개 의 막사가 모?여 있는데, 중앙 포 션 가판대에 그 유명한 사람이 줄 을 선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들을 줄 세운 건 혜영이었는 데, 뭔가 익숙한 건지 아무렇지도 않게 포션을 분배하고 있었다.

“저기 우리가. 아니, 제 친오빠 가 만들어 준 포션 제작 킷인데 저걸 얻으려고 이렇게 다 모인 겁 니다. 뭐, 또 우리 길드원인 드래 곤 필리아, 용마족 아이델, 자칭 반신인 천인종, 뱀파이어이며 언 더 월드라는 곳의 왕인 헤르메 스.”

“야, 헤르메스는 들어온다고 한 적 없거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리 오 빠 농장 출신은 하이 패스인 거 몰라?”

“하이 패스는 맞겠지만, 저기서 들어온다고 해야……

연지가 연호의 말을 끊고는 헤 르메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저기 헤르메스 씨.”

“네, 연지 님.”

“저희 길드에서 활동하는 거 어 때요?”

“네? 길드요?”

“네, 우리 연우 오빠가 만들라 고 한 길드인데 농장에서 온 그들 이라고 새로 만들었거든요. 거기 에 이름 좀 넣을게요.”

“연우 님이요? 당연히 넣어야 죠.”

연지는 씨익 웃으며 카메라를 돌렸다.

“자, 봤죠? 오늘부터 언더 월드 의 왕인 헤르메스도 우리 길드원 이랍니다!”

“야! 사기꾼아!”

“흥, 저리 꺼져. 나 방송하잖 아.”

? 그그거그그거그그 미쳤다. 강제 가입.

- 저 정도면 고용노동부에 신 고해도 되는 거 아님?

- 근데 언더 월드라는 게 뭐

- 그것도 모르냐. 요즘 핫한 이종족의 세상이라고! 검색 좀 하 고 살아라!

“모르는 분들이 많을 수도 있는 데 걱정하지 마세요. 점점 알려지 게 될 거니까요. 아, 그리고 뱀파 이어나 늑대 인간 중에서 인간에 게 해코지하거나 뭔가 범죄를 저 지른다면 바로 제보 주세요. 헤르 메스가 가서 혼내 줄 거니까요! 그럴 거죠? 헤르메스?”

“네, 바로 가서 죽여 드리겠습

니다. 그런 개체는 저희 언더 월 드에서 바로 추방이죠.”

“히히 봤죠? 이게 바로 저희 길 드의 힘입니다! 농! 온! 그!”

- 사실 이름이 구리긴 함.

- 불문율을 건드렸다! 삼가 고 인의 명복을 빕니다.

- 세상에, 뉴비들이 많아서 그 런가? 실수가 많네.

- 그게 왜? 구린 건 구리다고 하는 게 왜 안 되는 거임?

“너 이 새끼 딱 걸렸다. 뭐라 그랬지? 이 누님이 잘못 들었나?”

연지는 가차 없이 강제 퇴장시 켰다.

“자, 다시 방송을 이어 가겠습 니다. 저기 보이죠? 누워서 자고 있는 거대한 백호! 그리고 그 위 에 삼미호! 저기 백호도 우리 농 온그의 길드원이랍니다.”

“또 사기……!”

“닥쳐! 흥. 삼미호는 구미호로 자라는데 꼬리에 탈모가……

끄아아아앙!

거리가 있는데 쉬가 밝은 건지 삼미호가 울면서 연지에게 날아왔 다.

“연지! 미워! 탈모 아니거든! 아니야! 아닐 거야!”

“아, 미, 미안.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탈모가 절대 아니라고 말 하려고 한 거였어!”

“훌쩍. 진짜야?”

“당연하지!”

“알았어요. 반말해서 미안해요 오.”

“아니야. 미호야. 일로 와.”

연지는 날아온 미호를 어깨에 올려 얼굴을 비볐다. 부드러운 털 이 코끝을 간지럽혔지만, 기분은 무척 좋았다.

그때 였다.

하늘 높이서 누군가 부드럽게 안착했다.

“어? 연우 오빠?”

“ 연우야!”

“연우 님!”

모두가 알아보는 연우였기에 시 선이 쏠렸다.

하지만 곧 뒤따라오는 둘에게 모든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이래서 내가 혼자 다니려고 하 는 건데.”

연우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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