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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편_ 지옥 불 던전(3) (166/207)

제182편_ 지옥 불 던전(3)

아르테는 자신의 살던 차원에 대해 말하려면 던전에 종속된 제 약부터 풀어야 한다고 했고, 그 종속은 연우가 던전을 클리어해야 풀린다.

클리어라는 게 원래는 보스인 아르테를 죽이고 종속하는 거지 만, 연우와 이자젤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단, 아르테는 이곳에 있어. 혹시 혼자 있으면 위험하거나 그 런 건 아니지?”

“네? 당연하죠. 그럴 일은 없어 요. 그저 던전에 해가 되는 일을 직접 할 수 없다는 것뿐입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아르테가 직접 도와주면 좋겠지 만, 그런 건 기대도 안 했다.

“이자젤, 그럼 갈까?”

“좋지! 난 준비됐어!”

“조, 조심히 다녀오세요!”

저런 성향에 어떻게 지옥 신이 라는 명칭을 얻게 됐는지 알 수가 없다.

훌쩍.

연우는 이자젤과 함께 허공으로 떠올랐다.

보스를 죽이지 않고 던전을 클 리어하는 방법? 사실 그런 방법은 없다. 그저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일 뿐.

“일단 최종 보스가. 그러니까 아르테가 있는 방까지 직행이다.”

“오케이. 잡몬스터는 내가 맡는 다. 트리니티!”

구어어어!

트리니티는 포 클래스 마스터 정도 되는 수준이지만, 이자젤과 함께하면 무력이 증폭되고 연우가 도와준다면 한 번 더 대폭 상승한 다.

“가자.”

후웅! 후웅!

날개가 몇 번 움직였을 때.

팡!

대기를 뚫고 몇 번의 소닉 붐을 일으키며 한 줄기 빛으로 쏘아졌 다.

콰과과과!

트리니티의 몸집은 작아졌지만, 힘은 그대로다. 엄청난 속도로 나 아가는 트리니티를 막아설 잡몬스 터들은 없었다.

화산 위를 지나가면 산이 푹 파 이고. 용암 위를 지나가면 용암이 소용돌이친다. 작은 몬스터는 날 아가고 중간 보스급 몬스터를 만 나면 이자젤과 연우가 차례로 공 격한다.

콰과과과과!

초고속으로 이동한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테가 지내던 성 을 발견했다.

“여기구나.”

“내가 한번 스캔해 볼게.”

이자젤은 손을 뻗어 마법을 시 전했다.

“아마 안 될걸. 신력으로 꽉 막 혀 있는데?”

“그래도 아르테랑 어떻게 연결 됐는지는 알 수 있지.”

연우도 이자젤의 마법과 동화돼 성과 아르테를 느꼈다.

“그렇군. 그래도 다행인 건가? 이 던전 전체가 아니라 성과 연결 된 거니까.”

“근데 그 말은 저 성이, 아니 성안에 있는 무언가가 던전만큼의 힘을 가졌다는 거지. 세븐 클래스 마스터인 아르테를 완벽하게 종속 시킬 정도로.”

구구구구궁!

바닥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하긴, 여기까지 왔는데 던전이 가만히 있을 리 없지.”

주변에 모든 몬스터가 이곳으로 모이는 중일 거다. 연우의 힘과 이자젤의 힘을 감지했을 테니까.

“헷, 이곳은 내가 맡지.”

“그럼 성은 내가 가야 하는데. 혼자 할 수 있겠어?”

“살짝은 무리랄까.”

그래도 아예 무모한 성격은 아 니다.

“므깃도를 열게. 화염룡, 요르문 간드 정도면 되겠지?”

“뭐, 그 정도면 되지. 근데 헤맨 안 불러 주면 삐지지 않을까? 살 던 동굴이 타 버렸는데 화풀이 할 건 있어야지.”

“오케이. 그 정도면 되겠네.”

“나 먼저 간다!”

이자젤은 그렇게 소리치고 트리 니티와 함께 앞으로 날아갔다. 척 봐도 수만이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수. 게다가 강함은 또 어떤가. 세 븐 클래스 마스터급 던전의 몬스 터들이다. 최소 투 클래스 마스터 에서 파이브 클래스 마스터급까지 몇몇 보인다.

“열려라, 므깃도!”

화악!

허공이 쩍 갈라지며 평소보다 수백 배는 커다란 공간의 문이 열 렸다.

전에 이터 스네이크를 받을 때 요르문간드가 내건 조건이 있었 다. 제대로 한판 싸우게 해 달라 는 것. 연우와 함께 강렬한 전투 에서 말이다.

‘이 정도면 꽤 강렬하지?’

“나와라, 화염룡! 요르문간드! 헤맨!”

연우의 몸에서 마력과 함께 신 력이 퍼져 나갔고 므깃도로 연결 된 문을 감쌌다.

그러자.

후욱! 팡!

가장 빠른 화염룡이 불쑥 튀어 나갔고 뒤로 헤맨이 뛰쳐나왔다.

“크하하하! 이곳이 바로 천국이 구나! 이 열기! 이 화력! 내 세상 이다! 가즈아아!”

“크으. 다 죽여 버리겠어. 감히 내 동굴을! 이 빌어먹을 연…… 던전! 내가 간드아아!”

헤맨이 슬쩍 연우의 눈치를 본 건 아무도 몰랐다.

그다음엔 요르문간드였는데 역 시 몸집이 크다 보니까 시간이 한 참 걸렸다. 의지대로 몸을 줄이고 늘릴 순 있어도 어디까지나 최소 크기가 있는 법이니까.

쿠우우웅.

거대한 므깃도의 문에서 요르문 간드가 노란 눈을 빛내며 고개를 내밀었다.

“약속 지켰다. 간드야!”

-그건 한 번 싸워 봐야 아는 겁니다.

“그래, 한번 날뛰어 봐라!”

평소보다 훨씬 크기를 줄인 요 르문간드였지만, 머리가 나오고 몸통이 한참 후에 나와야 했다. 그리고 겨우겨우 꼬리까지 빠져나 오자 드넓은 평야가 꽉 차는 느낌 이었다.

멀리 이자젤은 이미 트리니티와 함께 격한 전투를 하고 있었다. 파괴의 힘과 화 속성 최고봉의 전 투다. 과격하고 화려하며 잔인한 그림이 그려진다.

대지가 흔들렸고 하늘이 갈라진 다. 먹구름인지 연기인지 모를 검 은 구름이 모여들었고 마른번개가 사방에 떨어졌다.

뛰어나간 화염룡은 오랜만에 가 득 찬 열기에 신이 났는지 무아지 경으로 적들을 부쉈고, 헤맨은 왜 그렇게 열이 받았는지 적의 공간 자체를 깨뜨려 버렸다.

요르문간드는 몸을 뭉개고 삼키 고 눈빛으로 동결시켜 파괴했다.

하나하나가 정말 강력한 개체 들.

연우는 그들을 뒤로하고 성으로 뛰었다.

잘 보이지 않았던 반투명한 막 이 선명하게 빛났다. 신력을 모아 연우의 진로를 방해하는 것이다.

‘역시 살아 있어.’

진정한 보스는 아르테가 아니라 이 던전이 아닐까. 아스가르드에 선 이런 걸 히든 던전이라고도 한 다.

연우는 발을 굴러 몸을 띄웠다.

후욱!

“깨져라!”

붕 뜬 연우는 자연스럽게 신살 검을 꺼냈다.

머리끝까지 치켜들었다가 강하 게 내리꽂는다.

쿠아아앙!

그와 동시에 신살 검이 가진 세 가지 능력이 발휘됐다.

?천인종의 신격 : 인세의 규칙 에 구애받지 않는다.

-대륙의 명인 대장장이 요섭 :

‘무한에 가까운 내구’와 ‘자가 복 구’를 얻는다.

-므깃도의 정수 : 거대한 세계, 신들의 전장인 므깃도의 축복을 받는다. (신들과 전투에서 전투력 10% 상승.)

끼이 이이야!

귀엔 들리지 않는 신력의 꿈틀 거림이다.

신살 검의 다른 능력 때문일 거 다.

-신살(神黑) 의지 : ‘신격의 제 한을 적게 받는 공격’을 얻는다. (동시에 ‘신격’을 지닌 존재와의 적대감 최대치.)

연우는 헤르메스에게 받은 왕의 눈을 개안했다.

아직 3단계뿐이지만, 심안과 세 상의 왕이 합해진 동공이 황금빛 으로 물든다. 동시에 던전 마스터 가 발동되며 던전의 구조를 파악 한다.

‘성 중앙에 저거군.’

온갖 색으로 뒤덮인 공이다. 강 렬한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신력 같기도 하고 마력이나 염력 같기 도 하다.

훅!

연우는 다시 발돋움했다.

빠르게 신력의 실드로 부딪혔 다. 이번엔 튕기지 않고 신살 검 을 박아 넣는다.

쿠극.

반쯤 파였다. 하지만 그것만으 론 부족한지 연우는 계속 뒤로 밀 어낸다.

“하앗!”

하지만 연우가 누구인가. 에잇 클래스 마스터에 환골탈태는 두 번이나 했으면서 수시로 영약과 같은 요리를 먹는다. 겨우 이 정 도로 물러설 연우가 아니었다.

절대자, 지배자, 중재자, 보이지 않는 손, 정령사 등의 스킬이 서 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안 되겠는데.’

신력을 너무 얕봤다. 확실히 50 번대 오크르트의 차원보다는 훨씬 높다는 게 분명했다.

“비약을 먹어야겠어.”

잠재력 상승의 비약이다. 하얏 트 대륙에서 만든 비약부터 물음 표로 도배된 비약까지 레인이 올 때마다 모았던 거다.

‘가장 싼 2억 5천만 타르부터!’

만약 현재 총잠재력이 658이고 올린 능력치는 650이다. 그런데 2억 5천만 타르짜리 잠재력이 659까지만 올려 주고 이후로 효 과가 없으면 큰일이다.

그래서 싼 것부터 비싼 것 순서 대로 먹어야 한다.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총 여섯 개를 먹었는데 세 개가 올랐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연우의 총잠재 능력치는 661이 다. 바로 올릴 수 있는 잠재 능력 치는 11개. 이 정도면 역대급 능 력치다.

“마력 5개. 힘 5개.”

1개가 남지만, 어차피 5개 단위 가 아니면 눈에 확 보이는 차이는 없다.

화악!

능력치가 올라가는 순간 연우의 몸에선 환한 빛이 퍼졌다. 강렬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밝은 빛 이었다.

능력치 :

힘 110, 민첩 105, 체력 110, 지능 105, 마력 110, 지배력 120

잠재 능력치 : (660/661)

연우는 능력치를 확인하면서 신 살 검은 더 강하게 찔렀다.

콰직! 쩌저적!

검이 깊게 박혔고 연우를 중심 으로 거미줄이 퍼져 나가듯 실드 전체를 조각냈다.

“이게 바로 현질의 힘이지!”

연우는 무너지기 시작한 실드를 확실하게 부숴 버리고 안으로 달 렸다. 실드는 금방 회복됐지만, 연우는 이미 성안이었다.

“오랜만에 땀 좀 흘리는데?”

게다가 방금 힘 싸움으로 인해 연우의 몸엔 새로운 신력으로 가 득 찬 상태였다. 물론, 영구적인 신력이 아니라 소모돼 없어질 신 력이었지만, 이 성을 상대하는 것 정도는 가능해 보였다.

성은 단단히 버티고 있었다.

원래 무생물일 때는 당연한 거 였지만, 저건 지금 살아 있는 던 전 그 자체다.

휙.

연우는 신살 검을 빙글 돌렸다.

옅은 빛이 뿌려진다. 전보다 더 강해진 신력이 느껴진다. 연우처 럼 이 검도 신력을 잔뜩 흡수했다 는 거다.

번쩍.

연우는 다시 왕의 눈을 개안했 다.

성 중앙에 거대한 원. 그리고 그 원에서 뻗어 나가는 하나의 선. 그 선은 아르테를 향해 있었 다.

원래 이 던전을 클리어하는 방 법은 아르테를 죽이고 종속하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지 만 죽은 것처럼 속인다면?

저 선을 끊는 것.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울까?

연우는 피식 웃으며 신살 검을 바닥에 박았다.

“열려라, 므깃도! 이리 오라, 요 르문간드여!”

웅후한 마력과 신력이 담겨 넓 게 퍼져 나갔다.

쩌억.

허공이 벌어지며 므깃도가 열렸 고 그곳으로 어느새 옮겨 온 요르 문간드가 머리를 디밀었다.

‘역시 므깃도는 사기 스킬이야.’

이걸 얻기 위해 노력했던 걸 생 각하면 이가 갈린다. 이 정도는 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부르셨습니까.

“세계를 삼키는 요르문간드.”

_네, 주인님.

지금은 장난칠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요르문간드는 고개를 숙이며 눈을 감았다.

곧게 선 연우는 황금빛 눈을 동 그랗게 뜨고 강렬한 힘을 발산하 고 있었으며, 그 힘에 옷이 펄럭 이고 바닥이 진동했다.

“이 세계를 삼켜라! 그리고 내 게 오라!”

명령이다.

요르문간드의 노란색 눈이 번쩍 뜨이며 입을 쩍 벌렸다. 입속엔 지금까지 삼킨 세계들이 소용돌이 치며 부서지고 있었다.

크아아악!

찰나, 요르문간드는 성 중앙에 휘몰아치는 형형색색의 공을 향해 날아가 물었다.

실은 아직 끊기지 않았다.

요르문간드가 권능을 발휘해 던 전 그 자체의 세계인 구체를 집어 삼켰고 연우는 신력을 최대로 끌 어올려 요르문간드를 도왔다.

-너무 큽니다. 보통 세계가 아 닌 것 같습니다!

요르문간드가 힘 들어 하다니! 무력 수준은 아직 포 클래스 마스 터에서 파이브 클래스 마스터가 되지 않은 정도라 해도, 세계를 삼키는 것은 무엇보다 쉬워 하는 존재다.

연우는 폴짝 뛰어 요르문간드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신살 검. 신을 살해하는 검을 휘둘러 구체와 연결된 실을 향해 휘둘렀다.

후욱.

콰직!

신살 검의 또 하나의 능력이 발

휘 됐다.

-요르문간드의 혼 : 세상에 삼 키는 요르문간드의 축복을 얻는 다. (세상을 삼킬 때 과도한 포만 감을 줄여 준다.)

동시에, 선이 끊어졌다.

요르문간드는 이 던전의 세계를 꿀꺽 삼켰고, 연우는 끊어져 흐느 적거리는 새하얀 실을 멍하니 쳐 다보다 꽉 붙잡았다. 본능적인 행 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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