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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편_ 농장의 일상(1) (160/207)

제176편_ 농장의 일상(1)

30년 만에 최고 폭설로 기록된 이번 겨울이 슬슬 끝나 가는 걸 까. 눈은 점점 그치고 살을 헤집 던 찬바람이 드물어지기 시작했 다.

“호주는 요즘 어때?”

연우가 오랜만에 농장에 들른 필리아와 아이델에게 물었다.

“일단 대규모 생존자는 거의 구 출을 완료했고, 연우 님이 주신 반영구 실드가 생성된 곳이 도시 화되고 있죠. 덕분에 안정적인 사 냥도 가능해졌고요.”

“또, 그 신력 때문에 사용자들 이 어마어마하게 몰리고 있습니 다. 그 호주 중심에 연우 님이 게 이트를 연결한 곳……

“엘리스 스프링스?”

호주 중심 지역이다. 넓은 평야 와 함께 원주민들이 주로 사는 곳.

“네, 그곳이 오크의 중심지가 됐고, 절묘하게 서로의 경계가 생 성되기 시작했어요.”

“그렇군.”

나쁘지 않다. 처음 게이트를 연 결하면서 생각했던 게 바로 이거 다.

호주를 중위 차원의 오크 필드 로 만들어 버리는 것. 생존자는 구출했고 안정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안전 지역을 만들어 줬다. 게다가 호주에만 있어도 신력이 조금씩 상승하니 많은 사용자가 모인다.

지구의 사용자 수준이 전체적으 로 오르는 거다.

“나쁘지 않네. 혜영이랑 연지연 호는?”

“아주 인기가 대단하죠. 만든 길드 이름이 뭐였더라……

“농장에서 온 그들. ‘농은그’라 는데?”

“…… 뭐지. 이 구리구리한 네이 밍 센스는?”

연우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혜영이 길드장이 되고 연지와 연호가 간부를 하며 필리 아, 아이델, 천인종이 길드원인 비정상적인 이 길드는 호주에서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특히나 연지연호와 혜영이 한참 인기가 좋은 튜버인 데다 천인종 이라는 특유의 멍청한 거만함을 가진 초강자. 아이델이라는 곱상 한 외모에 무지막지한 강함. 거기 에 드래곤이라는 조합이다.

인기가 없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천인종은 등 뒤에 날개 를 보였고, 아이델은 피부가 비늘 로 변하는 것도 보여 줬다. 연지 가 자랑하면서 발생한 일인데, 순 진한 인종이와 아이델이 대놓고 이종족이라는 걸 증명했다.

‘흥, 하등한 인간 따위는 쳐다 볼 수도…… 악! 아파! 그만 때려. 하, 하여튼. 난 천공 탑에서 온 천인종이라고 한다. 하늘의 종족 이라는 뜻이지!’

‘전 용마족이라고 해요. 드래곤 과 인간의 혼혈? 같은 건데, 여기 필리아와는 사촌 지간이라고 할 수 있죠.’

‘맞아요. 근데 그거 알아요? 아 이델이 저보다 훨씬 강하답니다!’

이게 방송에서 할 소린가.

구독자가 1,000만이 넘어간 연 지연호의 채널이다. 당연히 그 소 식은 전 세계로 뻗어 나갔고 온갖 언론에서도 떠들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이렇게 공식적으로 이종족임을 선포한 일은 최초였 고, 다른 이종족까지 반쯤 커밍아 웃(?)을 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기 도 했다.

“하여튼 가는 곳마다 사고야!”

연우는 그렇게 말했지만, 얼굴 은 웃고 있었다. 이제는 그런 걸 숨기지 않아도 된다.

그 덕에 헤르메스와 언더 월드 의 뱀파이어들. 그리고 늑대 인간 까지 슬슬 음지에서 양지로 모습 을 드러내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 다.

“뭐, 그래서 호주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 다행인 거지. 안 그 래, 연우?”

혜영이 카페 안쪽에서 커피를 한 잔 홀짝이며 다가와 앉았다.

“특히, 신력이라는 게 존재하고 그 신력을 얻으면 오크를 상대하 는 건 물론, 지구의 몬스터를 상 대하는 것도 훨씬 쉬워진다는 게 알려지면서 인기는 더더욱 좋아졌 죠.”

“맞아요. 게다가 수준 자체도 더 강해지기도 하니까요. 벽에 막 혔던 고수들도 하나씩 경지를 뚫 고 있고.”

좋은 소식이다. 연우가 언제까 지나 지구를 지켜 줄 순 없지 않 은가.

“그렇지. 자기가 할 일은 자기 가 해야지. 그래야 내가 좀 먹고 놀지.”

이젠 호주 쪽엔 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쪽 차원 으로 넘어가는 사용자가 생기려면 수년은 더 있어야 할 거다.

공유된 땅. 그러니까 수많은 오 크 때문이라도 차원 게이트 안으 로 들어가는 게 무지하게 힘들지 만, 그곳을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 나 차원을 건너갈 순 없으니까.

“그래도 아예 없진 않을 것 같 은데?”

“그건 그렇겠지. 그런 공간 지 각 능력에 재능이 있는 사용자가 있을 수도 있고 마력 흐름에 민감 한 사용자는 넘어가겠지.”

그 정도면 적당하다.

나중에. 한 2, 3년 정도 있다가 그라니아 선발대처럼 제대로 넘어 가는 사용자가 나와 주면 된다.

“끙차. 그럼 오늘도 힘찬 하루 를 시작해 볼까?”

연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 다.

필리아는 오늘 아침을 해 주고 호주로 다시 넘어간다고 했다. 조 금만 더 도와주고 안정되면 돌아 온다면서 말이다. 아이델이야 필 리아와 함께 간다며 삼미호를 보 러 메리쉽 농장으로 향했다.

연우는 오늘 이자젤과 함께 레 인을 만나기로 했다.

므깃도를 지나 천공 세계 입구 로 갔다.

마침 레인이 도착했고 뒤로 줄 줄이 마차가 따라왔다. 얼마 지나 지도 않았는데 이제 그 일이 익숙 한지 손짓으로 마차를 배치하고 물건을 정리하는 일을 감독한다.

“이야. 레인 많이 컸는데?”

“아! 연우 님! 오늘 물건이 좋 습니다! 이자젤 님도 오셨네요! 이번엔 오랜만이죠?”

레인은 활기찬 얼굴이었다. 직 원 부리는 표정이나 손짓도 자신 감에 찬 게 확실히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건 맞는 모양이다.

“그 물건은 구해 왔지?”

“네, 그럼요! 쉽진 않았지만, 있 긴 하더라고요.”

레인은 가장 먼저 자신의 아공 간에서 기다란 물건을 하나 꺼냈 다. 겉은 어떤 금속인 건지 무광 의 검은색이었고 표면엔 정교한 조각이 새겨져 있었다.

이건 던전이다.

“최상급 던전입니다. 연우 님이 만든 던전하고 비슷한 등급이지 만,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죠.”

연우와 농장 식구들은 타르를 벌기 위해 던전을 만든다. 요즘에 도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만들고 있었다.

“한번 볼까.”

[시공의 던전(최상급)]

설명 : 시간과 공간의 고난으로 구성된 던전. 강력한 몬스터와 함 정은 진입한 사용자를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특히, 사용자의 정신 을 극한 이상으로 몰아붙이기에 죽음을 각오한 이가 아니라면 결 코 추천하지 않는다.

(경고! 생존 확률 0.001%의 극 악의 난이도!)

“끝내주는군.”

이딴 건 도대체 누가 만드는 걸 까.

“가격은 45억 타르입니다!”

“비싸기도 엄청 비싸네.”

연우가 처음 팔았던 최상급 던 전은 30억 타르였고 브랜드가 어 느 정도 자리 잡은 지금은 35억 에서 40억 타르까지 받는다.

“이건 사용자 수준에 맞춰 난이 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원 클래스 마스터도 사용할 수 있고 나인 클 래스 마스터까지 비슷한 고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군.”

연우가 원한 던전은 연우나 이 자젤 같은 무력의 소유자들이 제 대로 된 전투를 하고 괜찮은 보상 이 있는 던전이었다.

“이건 탈락. 너무 힘들잖아.”

“네? 보상이 높으면 힘든 건 당 연한……

“보상은 좋은데 안 힘든 건 없 어?”

“네, 그 정도로 인생을 날로 먹 으려는 존재가 있을까…… 요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죠. 물론이 죠, 하하하.”

연우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레인 을 바라봤다.

침을 꿀꺽 삼킨 레인은 아공간 을 뒤지더니 던전 하나를 더 꺼냈 다.

“좀 비싼 건데…… 이건 어떨까 요?”

[보물 고블린을 찾아라!(최상 급)]

설명 : 최상급 보물 고블린의 찾아라! 지난 시즌 상급보다 출현 확률이 3%나 높은 최상급! 총 8%의 확률로 보물 고블린이 출현 합니다!

(경고! 보물 고블린이 출현하지 않을 시, 본사의 책임은 없습니 다.)

“미친! 이건 너무하잖아. 거의 돈슨의 가챠 시스템 아니야?”

“돈슨? 그런 회사도 있습니까?”

“여기 지구에 그런 곳이 있긴 하지.”

“그래도 8%면 꽤 높은 겁니다. 1억 타르만 투자해서 100억 타르 를 얻을 기회니까요!”

“아니, 그런 타르 보상 말고. 강 해지거나 장비가 나오거나 박 터 지는 전투를 할 수 있는 곳.”

“흠, 그런 곳이라면.”

“이젠 진짜 마지막이다.”

“아, 알겠습니다. 여기 하나 있 습니다.”

[지옥 불의 신전(VIP)]

설명 : 세븐 클래스 마스터의 지옥 신이 존재하는 지옥 불 던 전. 수만 마리의 지옥 몬스터와 각종 지옥 악마가 존재한다. 최종 클리어 시 지옥 신을 가질 수 있 다.

(경고! 클리어하지 못할 시 지 옥에 갇힐 수 있습니다!)

(경고! 지옥 신의 육체만 종속 됩니다.)

“세븐 클래스 마스터라. 손맛은 별로 없겠는데?”

“아닙니다. 그래도 꽤 높은 차 원에 있는 놈이라 연우 님이 힘들 지도 모릅니다.”

“오호, 그래?”

전이라면 믿지 않았을지도 모른 다. 하지만 중위 차원과 하위 차 원의 차이를 본 연우다. 세븐 클 래스 마스터에 꽤 높은 신력을 가 진 존재. 이거라면 할 만하다.

게다가 클리어하면 지옥 신을 가질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근데 이렇게 개체 하나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진 건 엄청 비쌉니 다. 신기술이 접목된 거라.”

“얼마나…… 558억 타르? 겁나 게 비싸네.”

지금까지 연우가 번 타르를 거 의 다 쏟아부어야 살 수 있는 던 전이었다. 역시 세븐 클래스 마스 터 정도는 쉽게 볼 수 있는 존재 가 아니란 말인가.

연우는 비싼 값에 오히려 만족 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근데 육체만이라는 게?”

“자아는 없을 겁니다. 종속시키 려면 죽였다가 육체만 살리는 게 최선이니까요.”

신력을 가진 존재라서 그런가.

하긴, 그 정도면 연우도 길들이 는 게 불가능할 거다. 그렇다 해 도 정신이 없다면 세븐 클래스 마 스터급 무력을 온전히 보유할 수 없을 텐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다른 자 아를 심어도 어느 정도는 대체되 겠지.’

“저 지옥 신에 대한 자세한 정 보는? 신이라는 게 진짜 신을 말 하는 건가?”

“그런 거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 다. 던전을 구매하는 분에게 30% 할인해서 5억 타르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야, 이것들 날로 먹네. 공략 까지 포함해 패키지로 판다 이거 지?”

연우는 혀를 내둘렀다. 연우도 꽤 장사엔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 는데 다른 던전 판매자의 야비함 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안 되겠어. 나도 분발해야겠는 데?”

가챠 시스템도 탐났다. 연우에 겐 보물 불사조가 있으니 해 볼 만하지 않겠는가? 10억 타르짜리 10개를 만들어서 그중 하나만 넣 었다고 하고 20개 중 하나만 넣 는 거다.

‘그건 좀 너무한가.’

게다가 이런 보스 몹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 연우라면 더 쉽 다. 물론 세븐 클래스 마스터라는. 게다가 높은 신력을 가진 존재를 구하는 건 어렵겠지만 말이다.

“또 여명이나 사자에 관한 정보 도 내가 너무 하위 차원에 있어서 비싼 거라며?”

무려 조 단위다. 지금의 연우는 꿈도 못 꾼다.

“네, 이번에 중위 차원에 존재 가 되면서 가격이 내려간 것 같지 만, 얼마 차이 나지 않습니다. 차 원을 떠나서 워낙 비싼 정보기도 하고요.”

“내가 만약 상위 차원까지 간다 면?”

“네? 상위 차원이요? 그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는데……

“내가 이번에 중위 차원까지 갔 잖아.”

연우는 그게 가능할 거라 보고 있다. 누가 연우를 도와주는 건지 몰라도 유독 이 지구에 이상한 일 이 벌어지고, 아마존에 존재하는 정령의 숲을 통해 이미 다른 차원 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 다.

“아, 연우 님이 이번에 가진 오 크르트라는 차원이군요.”

“거기가 오크르트였군.”

“네, 이미 가신 곳이니 기본적 인 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 곳은 54번 차원으로 중위 차원에 속하는 곳입니다. 그래도 상위 차 원은 힘드실 텐데?????? 만약 가신 다면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내려 갈 겁니다.”

좋다. 이 정보면 충분하다.

“그래, 일단 그 지옥 불 던전이 랑 정보까지 함께 주고 또 가져온 몬스터 있어?”

“네, 여기 있습니다.” 레인은 마차 하나를 가리켰다. 그곳엔 수백 종의 몬스터가 통에 담겨 있었는데, 연우는 지구에는 없으며 특이한 희귀종만 구해 달 라고 했다.

“그런데 왜 이런 몬스터들에겐 신력이 없는 거야?”

“음…… 천만 타르인데 들으시겠 습니까? 물론! 제가 받는 게 아니 라 위에 내는 겁니다. 절대 오해 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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